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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146

김사의 - 여든 즈음에 여든 즈음에 김사의 살아 있을까 혹 살아 있다면 어떤 모습일지 곰곰 생각하니 현기증 이네 월세방 전전하며 롤러코스터에 올라타 있는 인생이 출렁출렁 무슨 수로 삶을 이어가고 있을지 교환가치나 있을는지 내 사용가치는 무엇이 될까 삼포세대도 목숨 걸고 살아야 하는 살얼음판에 .. 2015. 1. 15.
우리나라 꽃들엔 우리나라 꽃들엔 - 김명수(1945~ ) 우리나라 꽃들에겐 설운 이름 너무 많다 이를 테면 코딱지꽃 앉은뱅이 좁쌀밥꽃 건드리면 끊어질 듯 바람불면 쓰러질 듯 아, 그러나 그것들 일제히 피어나면 우리는 그날을 새봄이라 믿는다 우리나라 나무들엔 아픈 이름 너무 많다 이를 테면 쥐똥나무 똘.. 2014. 3. 23.
김수영의 풀 풀 김 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더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 2014. 2. 13.
일기 쓰는 할아버지 外 일기 쓰는 할아버지 김현숙 할아버지 방에는 날짜만 있는 달력 하나 걸려있어요 날짜 밑에는 감자 심은 날 모내기 한 날 둘째네 다녀간 날 송아지 낳은 날 손 씨랑 논물 때문에 싸운 날…… 일기처럼 빼곡히 적혀 있어요 6월 7일 할머니 제삿날엔 <무심한 사람>이라 적혀 있고요 10월 8.. 2014.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