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153 선물 外 아버지의 쌀 / 우대식 아버지가 쌀을 씻는다 쌀 속에 검은 쌀벌레 바구미가 떴다 어미 잃은 것들은 저렇듯 죽음에 가깝다 맑은 물에 몇 번이고 씻다 보면 쌀뜨물도 맑아진다 석유곤로 위에서 냄비가 부르르 부르르 떨고 나면 흰쌀밥이 된다 아버지는 밥을 푼다 꾹꾹 눌러 도시락을 싼다 빛.. 2020. 4. 18. 2020년 신춘문예 당선작 2020 경향 신춘문예]시부문 당선작 - ‘세잔과 용석’ 박지일 세잔의 몸은 기록 없는 전쟁사였다 나는 용석을 기록하며 그것을 알게 되었다 세잔과 용석은 호명하는 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 하나의 인물이었다 나는 세잔을 찾아서 용석의 현관문을 두들기기도 하고 반대로 용석을 찾아서 .. 2020. 1. 1. 무엇보다 그리운 外 가슴이 먼저-고증식 우금치-박제영 반란을 엿보다-서동인 가방을 찾습니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박제영 장돌뱅이 우리 할매 생전에 술만 자시면 들려주시던 보릿고개 이야기 장돌뱅이 우리 할매 생전에 술만 자시면 들려주시던 환장 이야기 나무도 자살을 한다-유용주 백 미터-.. 2019. 8. 15. 김기홍 外 도라지꽃 / 곽재구 대청마루 위 할머니와 손녀 감자 세알이 화안하다 기둥에는 두해 전 세상 떠난 할아버지의 붓글씨가 누렇게 바래 붙어 있는데 山山水水無說盡이라 쓰인 문자의 뜻을 아는 이는 이 집에 없다 할머니가 감자 껍질을 벗겨 소금 두알을 붙인 뒤 손녀의 입에 넣어주는 모습.. 2019. 8. 9.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