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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괜찮은 詩125

내가 돌아오지 말걸 내가 돌아오지 말걸-이동순 동상 암살-서해성 까치구멍집 안상학 외길 이태수 부르면 그 이름으로 온다 백무산 내부수리 미황사 편지> 도종환 운주사>함민복 운주사>이재무 탁발승의 새벽노래> 정태춘 폭설> 마종기 폭설>​ 이재무 폭설, 그 흐릿한 길>​심재휘 인생>​이재무 장미빛 인생>​기형도 내가 돌아오지 말걸-이동순 -홍범도 장군의 독백 내가 돌아오지 말걸 공연히 돌아와서 이 꼴을 보네 내 평생 미워하고 싸웠던 내 아내와 두 아들까지 죽인 저 왜적은 나의 적 우리 겨레의 적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그리 될 수 없는 악독한 승냥이 마시면 바로 병들거나 죽는다는 저 무시무시한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그냥 바다에 쏟아 지구 죽이려는 뻔뻔스런 일본은 교활한 강도 반성도 후회도 모르는 요망한 도깨비 무리 온 겨레가 .. 2023. 9. 7.
동백나무 그늘에 숨어 동백나무 그늘에 숨어 / 김태정 목탁소리 도량석을 도는 새벽녘이면 일찍 깬 꿈에 망연하였습니다 발목을 적시는 이슬아침엔 고무신꿰고 황토 밟으며 부도밭 가는 길이 좋았지요 돌거북 소보록한 이끼에도 염주알처럼 찬 이슬 글썽글썽 맺혔더랬습니다 저물녘이면 응진전 돌담에 기대어 지는 해를 바라보았습니다 햇어둠 내린 섬들은 마치 종잇장 같고 그림자 같아 영판 믿을 수 없이 나는 문득 서러워졌는데 그런 밤이면 하릴없이 누워 천장에 붙은 무당벌레의 태앗적처럼 담담히 또 고요하였습니다 어쩌다 밤 오줌 마려우면 천진불 주무시는 대웅전 앞마당을 맨발인 듯 사뿐, 지나곤 하였습니다 달빛만 골라 닫는 힌 고무신이 유난히 눈부셨지요. 달빛은 내 늑골 깊이 감춘 슬픔을 갈피갈피 들춰보고, 그럴 때마다 나는 동백나무 그늘에 숨어 오.. 2023. 4. 24.
아득한 한 뼘 구부러진 길 이 준 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속도 이원규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인간들의 동화책에서만 나온다 만일 그들이 바다에서 경주를 한다면?.. 2023. 4. 3.
고은 복귀 논란이 우리에게 남긴 질문 문의(文義) 마을에 가서 겨울 문의(文義)에 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다다른 길이 몇 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죽음만큼 이 세상의 길이 신성하기를 바란다. 마른 소리로 한 번씩 귀를 달고 길들은 저마다 추운 소백산맥 쪽으로 뻗는구나. 그러나 빈부에 젖은 삶은 길에서 돌아가 잠든 마을에 재를 날리고 문득 팔짱끼고 서서 참으면 먼 산이 너무 가깝구나. 눈이여,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 겨울 문의에 가서 보았다. 죽음이 삶을 꽉 껴안은 채 한 죽음을 무덤으로 받는 것을 끝까지 참다 참다 죽음은 이 세상의 인기척을 듣고 저만큼 가서 뒤를 돌아다 본다. 지난 여름의 부용꽃인 듯 준엄한 정의인 듯 모든 것은 낮아서 이 세상에 눈이 내리고 아무리 돌을 던져도 죽음에 맞지 않는다. 겨울 문의여,.. 2023.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