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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괜찮은 詩

고은 복귀 논란이 우리에게 남긴 질문

by 이성근 2023. 2. 20.

문의(文義) 마을에 가서

 

겨울 문의(文義)에 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다다른 길이

몇 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죽음만큼

이 세상의 길이 신성하기를 바란다.

마른 소리로 한 번씩 귀를 달고

길들은 저마다 추운 소백산맥 쪽으로 뻗는구나.

그러나 빈부에 젖은 삶은 길에서 돌아가

잠든 마을에 재를 날리고

문득 팔짱끼고 서서 참으면

먼 산이 너무 가깝구나.

눈이여,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

 

겨울 문의에 가서 보았다.

죽음이 삶을 꽉 껴안은 채

한 죽음을 무덤으로 받는 것을

끝까지 참다 참다

죽음은 이 세상의 인기척을 듣고

저만큼 가서 뒤를 돌아다 본다.

지난 여름의 부용꽃인 듯

준엄한 정의인 듯

모든 것은 낮아서

이 세상에 눈이 내리고

아무리 돌을 던져도 죽음에 맞지 않는다.

겨울 문의여, 눈이 죽음을 덮고 나면 우리 모두 다 덮이겠는냐.

ㅡ제 5 시집 문의(文義) 마을에 가서1974년ㅡ

 

 

. 저녁 하늘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적혀 있다

네 이야기와

내 이야기가 있다 -<저녁 하늘> 일부

 

. 아직도

새 한 마리 앉아보지 않은

나뭇가지

나뭇가지

얼마나 많겠는가 - <부탁> 일부

 

. 잠들기 전 베갯머리

밤에는 미운 사람이 더 밉고

그리운 사람이 더 그리워진다 -<원수> 일부

 

. 만남과 만남 사이

그 골짝을

누구는 헤어짐이라 한다

유월의 밤이 깊다

그대와 헤어진 뒤

나는 나 자신과도 헤어져 밤이 깊다 -<영월에서> 일부

 

이 없으면 도 없다. ’타자가 사라지면 자아도 성립하지 못한다. 대화는 서로가 다르기 때문에 생겨나고 독백은 서로 다를 수가 없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 (P41)

 

. 오늘도 누구의 이야기로 하루를 보냈다

돌아오는 길

나무들이 나를 보고 있다 -<순간의 꽃> 한 토막

 

. 옷소매 떨어진 것을 보면

살아왔구나! 살아왔구나! -<여수(旅愁)158> 전문

 

. 날파리야 날파리야

이제 보니 네놈밖에 알아줄 놈 없구나

산에 가서 똥 싸면

맨 먼저 웽하고 달려오는 네놈밖에 -<동행>일부

 

. 누우면 끝장이다

앓는 짐승이

 

필사적으로

서있는 하루

오늘도 이 세상의 그런 하루였단다 숙아 -<순간의 꽃> 한 토막

 

. 아이들 입에 밥 들어가는 것 극락이었구나 -<아버지>전문

 

. 수북수북 눈 쌓여 날짐승 궁하다

개밥 그릇에 와서

개밥 남지기 잘도 먹네

까치 두 마리

아침 저녁 꼭 와서

개 먹고 나면 잘도 먹네 -<> 일부

 

. 온종일 장맛비 맞는 거미줄

너에게도 큰 시련이 있구나 -<순간의 꽃> 한 토막

 

. 미안하다

미안하다

나 같은 것이 살아서 국밥을 사 먹는다

-’세월호때 누가 SNS에 이 시를 올린 적이 있다. 분명히 고은의 시인데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 기억이 옳다. 처음부터 제목이 없었으니까. (P107)

 

. 이상한 노릇이다 과일이 벌써 벌써 익었다

그 캄캄한 살이 싱싱하게 아프리라 -<과육(果肉)>일부

 

오래 발효된 술일수록 향기가 짙다. 원숙해지고 무르익는다는 것이 고통과 아픔을 달관하게 된다는 걸 뜻하지는 않는다. 어른이 될수록, 늙을수록 고독이 깊어진다는 것을 왜들 모를까? (P119)

 

. 누구는 그냥 샛강이라고 불렀다

누구는 벙어리 강이라고 불렀다

누구는 초승당, 서른 개나 묻힌 강이라고 불렀다

누구는 어린 시절

이쁜 정순이 넋 떠내려간 강이라고 불렀다 -<샛강> 일부

 

. 불 안 들여 뜯은 방고래에서

집 나갔다던 개 죽어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조심조심 들어다 뒷산에 묻어주었습니다

다음 날 비가 왔습니다 비 오자 나뭇잎 컹컹 짖으며 푸르렀습니다 -<죽은 개> 전문

 

. 1980년 이래 나는 절대로 구름하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운 사람 하나 없이

하루하루 견디는 일이 가장 괴로웠습니다 -<구름에 대하여> 일부

 

엄중한 현실을 등지고 음풍농월하는, 자신과 무관한 뜬구름을 노래하는 감상적 신파의 정신을 고은은 얼마나 혐오했던가? 모진 폭염과 비바람의 세월을 피해서 저 홀로 우아한 비겁한 화초들 곁에 서있어야만 하는 등 굽은 나무의 외로움이여! (P126)

 

. 웅변이

젊은이들을 압도할 때마다

박차고 일어난다

웅변에는 확신뿐이니까

머리카락 한 개의 고뇌도 없으니까 -<그대의 웅변> 일부

 

나는 옳다. 그래서 힘을 내어 또 옳다. 그러다 마침내 옳고 옳음에 도취되어 익사하고 만다. 소위 머리카락 한 올의 고뇌도 없이.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 순간을 돌아보게 되었을 때 몸서리치게 확인한다. 하필 나는 그때 왜 만인을 위한다는 웅변가의 얼굴을 하고 있었을꼬. (P131)

 

. 뒷산이야 노상 어머니 아닌가

가서 놀던 곳 울던 곳

속상한 누나도 올라가

혼자 싸리버섯 따던 곳 - <뒷산> 일부

 

. 가뭄 꼬리에 비 오셨다

하늘이

하늘님이셨다 -<꽃모종> 일부

 

. 누님께서 더욱 아름다웠기 때문에 가을이 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진정코 누님이야말로 가을이었습니다 - <사치>일부

 

. 여름내 우거질 대로 우거진 풀 다 말라버렸구나

서슬찬 억새 댕댕이 개망초 박주가리들도

백 년을 살지 않고 단 한철로 다하였구나 -<송내 가서> 일부

 

- 떡잎 상태일 때는 풀과 나무가 잘 구별되지 않는다. 오뉴월이 되면 풀이 무성하게 자라서 나무를 덮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찬바람이 불면 풀은 말라서 소멸하기 시작하고, 겨울이 오면 완전히 제 모습을 잃어서 이듬해 봄에야 다시 떡잎으로 돌아온다. 그에 반해 나무는 성장이 더디지만 겨울에도 나이테를 남겨서 이듬해 봄이면 전년도에 성장을 멈춘 자리에서 다시 싹울 틔운다. 까닭에 풀은 숲이 되지 못하고 나무는 숲이 되는 것. 풀과 나무는 같은 땅에서 서로가 얼마나 얄미울까. (P159)

 

. 자작나무 숲의 벗은 몸들이

이 세상을 정직하게 한다 그렇구나 겨울나무들만이 타락을 모른다

-<자작나무 숲으로 가서> 일부

 

. 생각해보니 내가 중학교 때 걷던 오솔길은 그녀가 지나간 뒤에도 늘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이미 해묵은 길이 내게서 나중에 새로워지고는 했다. (P165)

 

.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순간의 꽃> 한 토막

 

. 함박눈이 내립니다

함박눈이 내립니다 모두 무죄입니다 -<순간의 꽃> 한 토막

 

. 바람 부는 날

먼 데 바라보면

거기가 내 고향입니다

 

사람에게는 먼 데가 있어 구원입니다 -<먼 데> 일부

시의 황홀- 고은 지음, 김형수 엮음|

 

 

피해자들의 일상이 안전해질 때까지, 당신의 죄는 잊힐 수 없다.

- 고은 복귀사태에 부쳐

 

최영미 시인이 고은의 성폭력 사실을 밝히고, 최영미 시인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1, 2심에서 고은이 패했음에도 고은은 여전히 당당하다. 2018년 영국 일간 가디언에 실린 고은의 입장문에서 계속 집필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는 말을 몸소 보여주겠다는 듯이 고은은 실천문학사에서 두 권의 책을 내며 복귀했다.

 

이 황당한 복귀에 대해서 문학신문 뉴스페이퍼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고, 99.2%의 응답자가 고은의 활동 재개를 반대하였다.

 

하지만 성폭력 가해자가 복귀할 수 있는지 없는지, 복귀를 한다면 언제부터 가능한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논쟁은 가해자 동정론으로 가기 십상이다. 우리는 가해자가 어느 시점에 돌아올 수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의 공동체가 피해자가 안전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피해를 피해라고 말할 수 있는, 성인지 감수성과 공동체 내의 권력구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간이 되었는가 말이다.

 

그런 면에서 반성 없는 가해자를 어떤 제재도 없이 복귀시키는 실천문학사의 무감각함에 통탄한다. 실천문학사는 고은의 복귀를 일언반구 없이 진행하며, 문학업계를 사과 한마디 없이도 가해자 자신이 돌아오고 싶다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만약 그가 복귀의사를 밝혔다면, 그에게 명예와 권력을 줬던 모든 주체들은 피해자에게 사과 없는 가해자의 복귀에 대해서 진지한 성찰을 했어야 한다. 실천문학사는 고은의 복귀의 조건으로 피해자에게 해야 할 사과나, 사과 없는 복귀가 피해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확인했어야 한다. 고은의 복귀는 수많은 미투가 있었음에도 그가 잠시 떠난것일 뿐, 문단계 권력의 최고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었음을 보여준다.

 

#문단내_성폭력을 고발했던 사람들과 고은 시인의 성폭력사실을 공개한 최영미 시인의 용기는, 문단 내 성폭력이 중단되도록 위계적인 구조를 없애는 것을 향해있었다. 2018년 미투(#Metoo)는 성희롱 발언에, 성폭력 상황에 문제제기 하면 등단을 할 수 없고 책을 낼 수 없는 현실을 살아냈던 그들이, 이를 더는 묵과하지 않겠다는 함성이었다. 그 용기들이 모여 성폭력방지를 위한 장치들과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성폭력/성희롱을 적극적으로 금지하고, 사안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게 하는 법률은 수많은 사람의 미투(#Metoo)가 모여 만들어진 결과다.

 

그런데 성폭력은 없어야 한다고 어렵게 모여온 이 이야기들을 뒤로 하고, 고은의 복귀는 여전히 문단 내에 있을 가해자들에게 이 정도는 괜찮다.’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고은은 1980실천문학의 설립멤버이자 편집책임으로 있었다. 그리고 실천문학사에서 이번 신간을 냈다. 누가 권력을 가졌는지 명백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실천문학사는 자신들을 진실을 가리는 부당함에 굴종하지 않는,”이라 설명하지만, 그 진실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굴종하는 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의심스럽다.

 

이러한 무감각함 덕분에 고은의 평생의 전기와 지혜가 담겨있다며 홍보되는 책에는 성폭력 가해자라는 한마디 없이 전 지구적 시인으로 이름 붙여 YES24, 알라딘, 교보문고 등 유명 서점에 진열되고 있다. 고은이 복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만의 카르텔이 작동한 결과다.

 

지금까지도 자신의 죄를 부정하고 침묵하는 고은은 이제라도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에 무책임하게 대응하고 있는 실천문학사도 고은 복귀사태의 무게를 깨달아야 한다. 고은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진실은 이미 밝혀졌다. 피해자들의 일상이 안전해질 때까지, 당신의 죄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2023112

한국여성민우회

 

최영미 시인, 미투 그 이후 고스란히 담은 산문집 출간

그들의 심기를 건드려 귀찮은 일이 생길까봐 바른 말 하기가 힘들어졌다.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싫어 침묵하는 사이에, 침묵을 강요 당한 사이에 우리 사회 표현의 자유가 많이 후퇴했다.”(‘최선의 눈사람’)

 

최근 고은 시인이 성추행 사건과 관련, 피해자와 독자에게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시집과 대화집을 출간한 데 대해,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권력이라고 지적한 최영미 시인이 산문집 난 그 여자 불편해’(이미출판사)를 펴냈다.

문단 권력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은밀한 악을 거침없이 비판해온 시인은 이번 산문집을 통해서도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거나 회피하는 사이 곳곳에 자리 잡은 허위와 위선, 거짓들을 신랄하게 드러낸다.

특히 2017황해문화겨울호에 시 괴물발표 후 2018년 여름 손해배상청구소송 소장을 받아든 날로부터 소송을 치르며 진실을 위해 싸우고 이긴 과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미투는 그의 삶을 바꿔놓았다. 새 시집을 내고 싶어도 선뜻 나서는 출판사가 없었다. 이런 저런 말도 없이 퇴짜를 맞고 서야 사태를 파악했다. “, 나는 이제 이 바닥에서 끝났구나.”

그래서 나혜석처럼 행려병자로 생을 마감하지 않으려고 출판사를 차렸다.”

사실 시 괴물이전에 좀 더 일찍 밝힐 기회가 있었음도 밝혔는데, 2016년 문단 성폭력이 세간을 흔들어 놓았을 때 한 방송사 기자에게서 ‘En’의 추행을 실명으로 말했지만 공식 인터뷰를 거절했다는 것이다.

 

책은 3부로 구성, 1부는 고은 시인의 복귀 심정을 다룬 위선을 실천하는 문학등 미투 재판 사회문제를 다루는 논쟁적이며 시사적인 글을 모았으며 2부에선 축구, 야구, 수영 등 시인이 좋아하는 스포츠 얘기를 담았다.

 

물에 빠져 죽을 뻔한 경험을 한 뒤 일부러 죽을 각오로 깊은 물에 몸을 던져 바닥을 치고 올라와 공포를 물리친 이야기, 길을 가다 축구공이 굴러오면 발이 근지러워 그냥 보내지 않는 시인, “즐긴 자가 진정한 승자이다며 열정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시인은 스포츠야말로 자신을 지탱해준 힘이라고 말한다.

 

3부는 유년의 추억, 호박잎, 집수리,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작은 행복 등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았다.

 

지나친 솔직함, 정직함은 그의 무기다. 그는 고통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안으로 더 단단해지고 당당해진 듯하다.

 

먼저 경기장에 나서지는 않지만, 때가 되면 나는/전 세계와도 맞서 싸우는 수비수가 되련다.”(인간의 두 부류’), 시인은 프리다 칼로 처럼 언제든 전쟁터에 나설 준비를 한다. 책은 매체에 발표한 순서대로 글을 배치해, 사건의 진행과 시인의 내면을 시간의 흐름으로 읽을 수 있다.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고은 시인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안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은 매우 힘들다. 사안마다 내용이 차이가 있고 공개된 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해서는 논란만 커질 뿐이다. 오늘날처럼 SNS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특히 그러하다. 사이버 공간의 흐름이 집단지성이라는 긍정적 방향이나 성과로 귀착되는 경우도 많아서 다수의 의견이 존중받아야 할 경우는 분명히 존재한다. 동시에 객관화된 사회적 규범이나 원칙의 확인을 통해 생산적인 답안을 도출할 수도 있다. 양방향 모두 다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생각해 볼 주제는 고은(90) 시인의 복귀에 대한 시시비비다.

 

2018년 최영미 시인의 미투폭로 이후 활동을 중단했던 고은 시인의 복귀 시도가 최근 비판의 도마에 올라 멈칫한 상태다. 고 시인에 대한 견해를 표명한 주체들의 견해는 대부분 복귀 불가의 범주에 속했고 복귀를 긍정한 견해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특이한 것은 그의 복귀 여부에 대한 찬반 등에 대한 논리를 표명하거나 토론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거나 논리의 방향, 위치가 다르다는 식의 의견 표시가 없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그의 복귀 시도에 대해 공개된 견해에 다들 승복한다는 표시인가, 다른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가? 침묵은 긍정의 표시로 해석하고 지나갈 일인가? 그러나 이번 사안은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것이라는 점에서 객관적으로 짚어보는 작업은 생략할 수 없다고 본다. 그것은 이 사안에 대한 최근의 상황을 살피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 같다.

20171121일 오후 서울도서관 3층 서울기록문화관에서 열린 만인의 방개관식에서 고은 시인이 인사말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 시인의 성추행 논란이후 5년만의 복귀 시도와 비판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은 최영미 시인이 한 문예지에 기고한 시 괴물에서 그를 암시하는 형식으로 과거 성추행 의혹을 고발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고 시인은 그에 대해 국내 언론에는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고 시인은 그러나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의혹을 부인하며 집필을 계속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나의 과거 행실이 야기했을지 모를 의도치 않은 상처들에 대해 이미 사과의 뜻을 표한 바 있지만 일부 여성들이 나에 대해 제기한 습관적 성폭력 의혹에 대해선 단호히 부정한다고 밝혔다.

 

이후 고 시인은 최영미 시인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9년 항소심에서 패소하자 대법원 상고를 하지 않아 패소가 확정됐다.

 

최근 고 시인이 5년 만에 시집과 대담집을 출판하고 복귀하는 모습을 보인 뒤 최 시인 등의 비판이 일었다. 고 시인에 대한 비판은 고 시인이 잘못을 시인, 사과하지 않은 이상 더 이상 문학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문화예술인 연대체 문화연대는 고 시인의 문단 복귀를 괴물의 귀환이라 평했고 문학전문매체 <뉴스페이퍼>는 복귀반대라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자, 고 시인 시집을 낸 출판사 실천문학은 해당 서적의 공급을 중단하고 자숙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천문학사는 지난 120일 연합뉴스에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세간의 부정적 여론에 따라 국내 모든 서점의 고은 시인 시집 주문에 불응해 공급하지 않고 계간지 실천문학도 2023년 휴간 기간을 갖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은 시인은 문단 복귀 시도 행보를 전후해 자신과 관련된 성추행 논란 등과 관련한 해명이나 사과는 하지 않았다. 고 시인의 복귀 시도와 관련해 민족문학작가회의를 계승한 한국작가회의, 한국문인협회는 물론 대부분의 중견 문인, 고 시인의 책을 펴낸 출판사들은 침묵하고 있다.

 

이상의 축약된 그간의 경과를 놓고 볼 때 이 사안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느냐, 그리고 고 시인이 활동을 계속 중단할지 여부에 대해 논의를 해볼 필요가 있는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그러나 이런 의문들은 쉽게 시도하기 쉽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 특히 이미 알려진 것 말고 당사자들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그런 사연이나 인과관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모두가 침묵하는 상황이 더 지속되는 것보다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시도해 공론화의 발판을 만들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이 사안이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공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에 따라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몇 가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미투운동속의 고 시인에 대한 문학적 고발 그리고

우선 점검할 것은 미투운동 속의 고은 시인에 대한 문제제기 형식이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를 휩쓴 미투운동은 여성이 당한 성적 수치심이나 성폭력에 대한 문제를 부각시켜 피해 여성에게 힘을 실어주고 가해자에 대한 사회적 제재를 가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 운동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이 혼자서 감내하기 힘든 성적 가해행위를 사회에 공개적으로 고발하는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양성평등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8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린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고은 손해배상 소송 공동대응 기자회견에서 최영미 시인(오른쪽 두번째) 등 참석자들이 피켓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영미 시인은 시의 형식을 통해 미투운동에 동참했다. 형식은 내용을 제약한다는 상식은 문학작품의 형태로 발표된 고 시인에 대한 문제제기에서도 확인되었다. 최 시인은 괴물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고 시인을 괴물로 지칭하고 한 모임에서 그의 옆에 앉았다가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고, 다른 모임에서 고 시인이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것을 보고 이 교활한 늙은이야!” 라고 고함치고 도망쳐 나왔다고 썼다.

 

모든 글에서 제목의 중요성이 크다는 점은, 고 시인이 이 시에서 괴물로 지칭된 것에서도 확인되었다. ‘괴물이라는 용어가 지닌 유무형의 의미는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고 보인다. 이에 따라 고 시인에 대한 문학적 고발은 미투운동 과정에서 전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그 낙인효과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 결과 고 시인에 대한 사회적 비판은 엄청나게 컸다. 몇 명의 문인이 고 시인의 불미스런 행동에 대한 자신의 목격담 등을 공개한 이후 고 시인에 대한 비판은 가중되었다. 그 이후 고 시인은 국내 언론 등에 직접 발설하거나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채 잠적상태가 되었고 위에 기술한 바와 같은 소송제기와 패소 그리고 재기 시도로 이어졌다.

 

최영미 시인이 5년 전 괴물시를 통해 고 시인이 30여 년 전에 문단에서 미투운동의 고발 대상에 해당하는 비행을 저지른 것과 같은 의미를 전달한 것은 특이했다. 시인이 표현의 자유에 의해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은 것이라 하겠지만 괴물이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가 대단히 강렬해서 고 시인의 미투운동 고발대상 행위가 최악의 범주에 속한 것이라는 낙인을 보편화시킨 점이다. 시라는 형식은 민·형사 고발, 고소장과 다르다. 후자가 엄격한 사실관계의 구속을 받지만 전자는 상징성, 비유성 등에서 작가의 주관이 십분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확산된 미투운동은 공개적으로 가해자를 밝힌 뒤 사실관계를 엄격하게 사후에 따지게 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고 시인의 경우는 시 한편이 유죄로 단죄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란 특성을 갖는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재판부가 고 시인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 패소를 결론내린 것도 주의 깊게 살필 부분이다. 명예훼손의 입증을 고 시인이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고 시인을 향해 제기된 성추행 문제제기 등을 유의미하게 받아드린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고 시인이 자신에게 가해진 미투폭로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의 부분도 유심히 살필 필요는 있다. 그에 대한 판단은 주관과 객관의 차이가 클 수 있다는 점이 있지만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고 시인과 같은 공인이면 당연히 공개 사과했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 해도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 고 시인이 자신의 판단에 의해 처신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는 외국 언론에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고 다년간 근신한 것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고 시인 자신이 공인으로 지녀야 할 사회적 책무를 이행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물론 이에 대해 이론이 있을 수 있다.

 

문단이 침묵을 거두는 노력을 전체 사회에 보여주어야 할 때다

 

고 시인이 최근 복귀를 시도한 것에 대해 상상력을 발휘해 볼 때 떠오르는 다음과 같은 의문이 있다 - “고 시인은 혹시 자신이 당한 미투운동에 해당하는 혐의에 대해 몇 년간 침묵했으니 공인으로서 감당해야 할 사회적 책무를 다 했다고 생각한 결과였을까? 그는 혹시 적지 않은 언론과 전문가, 시민들은 그가 세상에 나오는 것을 반대하거나 문학 활동을 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에 과도한 요구라며 억울해 하고 있지 않을까? 일부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자신을 위험한 인물처럼 몰아가는 것에 대해 명예훼손이나 인권모독이라고 원망하고 있지 않을까?”

 

이런 의문과 함께 이 사회, 언론, 문단 등이 제 역할을 다 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5년 전 고 시인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사회는 사실규명과 유사한 사례 확인 노력 등을 제대로 했어 했다. 동시에 오늘날 고 시인이 재기 움직임을 보였을 때도 적절한 역할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

 

고은 시인과 관련해 몇 가지를 짚어보았는데 사회적 관계는 시간이 흐르면서 주체가 되거나 객체가 되는 식으로 입장이 바뀌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 경우는 흔히 공방이 벌어진다거나 공을 넘긴다, 공이 넘어갔다는 식의 표현에서 확인된다. 최영미 시인과 고은 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위에서 제기한 여러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노력은 생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문단이 발 벗고 나서야 할 책무가 있다 할 것이다. 이 글은 현 시점에서 이 사안에 대한 어떤 결론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 공론화는 어떤 형식으로든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취지인 것은 글 서두에서 밝혔다. 고 시인의 복귀 논란에 대해서 문단이 침묵을 거두는 노력을 전체 사회에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미디어오늘 고승우 민언련 고문·언론사회학 박사

 

-시인이기 전에 인간이 되어라.

고은추○○-차기 더듬당 대표로 추천합니다. 잘 할거예요

윤진-고은태로 그냥 살다가 가는것! 후대가 평가하게 둬라!

 

 

고은 복귀 논란이 우리에게 남긴 질문

고은 시인이 미투논란 이후 5년의 공백을 깨고 시집과 대담집을 출간하며 복귀했다. 비판이 일자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책이 서점에서 사라졌다. 그의 복귀 논란이 남긴 것은 무엇일까?

지난해 12, 고은 시인의 시집과 대담집이 출간됐다. 5년 공백을 깬 복귀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는 출간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출판사의 공급 중단 결정에 따라 서점에서 사라졌다. 120, 고은 시인의 책을 출간한 실천문학사의 윤한룡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117일부터 국내 모든 서점에 고은 시인의 신간을 유통하지 않고 있으며 공급 중단은 여론의 압력에 출판의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이 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책 공급 중단 결정이 실천문학사 출간 도서 불매운동 등에 따른 불가피한 판단임을 밝힌 것이다.

 

고은 시인의 복귀에 대한 여론은 냉정했다. 문학 전문 매체 뉴스페이퍼가 지난 17~81989(문인 172, 독자 1817)을 대상으로 고은 시인의 문단 복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9.2%가 복귀에 반대했다. 적절한 자숙 기간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 97.8%복귀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출판사는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의 부제에서 고은 시인을 전 지구적 시인으로 명명했지만, 대중은 그를 반성과 사과 없는 성폭력 가해자로 평가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판인은 이번 고은 시인의 복귀가 공식적 문단 활동을 개시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요건도 충족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미투 의혹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선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번 시집과 대담집에서 고은 시인은 자신에 대한 의혹을 회피해온 기존 태도를 유지했다.

 

고은 시인은 20182월 최영미 시인이 성추행 의혹을 폭로하자 같은 해 3,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 집필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힌 뒤 국내 언론과는 일절 접촉하지 않은 채 잠정적 집필 중단에 들어갔다. 이후 5년간 국제 문학축제 등에서 시 낭송, 강연 등을 하며 활동했으나 국내 활동은 하지 않았다.

 

당시 그는 최영미 시인과 해당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1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려 했으나 이 역시 실패했다. 1심과 2심 모두 패소한 고은 시인은 상고를 포기했다. 이로써 해당 소송은 일단락됐다.

 

그는 최근 낸 책 두 권에서도 해당 사안에 대해 끝까지 함구했다. 특히 윤한룡 대표가 경전처럼 매일매일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평가한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는 공동체를 향한 고은의 헌신과 소명, 나아가 문인으로서의 철학에 초점을 맞추며 고은의 독보성을 조명하는 데 그친다. 대담을 진행한 캐나다 시인 라민 자한베글루는 고은 시인에게 이런 질문들을 던진다.

 

선생님께서는 치열하게 정치적 활동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글을 쓰셨습니다. 단기 투옥되셨을 때도 계속 시를 쓰셨는지요?” “선생님께서는 어린이나 농부 그리고 마을 여인네들 등 보통은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는 사람들에 대해 쓰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더 가까움을 느끼십니까?” 과거 치적에 대한 찬사는 있고, 성추행 의혹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그의 신간이 출간된 지난해 12실천문학146호도 출간되었다. 이 계간지에는 고 김성동 작가에 대한 고은 시인의 추모시가 실렸다. 해당 계간지의 편집주간이던 구효서 소설가는 시사IN과의 통화에서 실천문학사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이번 실천문학에 고은 시인의 시가 실리는 줄 알았으면 자신은 반대 의사를 밝혔을 것이라며, 편집 과정에서 편집주간인 본인이 배제되었다고 말했다.

 

다르게 쓰기·말하기를 통해 책임지는 문화

2016년 실천문학사는 내홍을 겪었다. 계간지 실천문학의 문인 편집위원들이 소수 대주주의 출판사 운영과 편집권 장악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퇴했다. 이후 실천문학사는 윤한룡 대표 중심으로 운영되어왔다. 구효서 소설가는 지금의 실천문학사는 규모도 조직도 없이 겨우 유지되고 있는 상태로 자신 역시 편집위원 사퇴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고은 시인의 복귀를 문단 권력이 작용한 일이라기보다는 실천문학사의 이런 기형적 구조에서 비롯된 일로 평가했다.

 

권지현 성폭력예방치료센터 센터장은 미투 가해자의 특성으로, 그가 일해온 분야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미투 폭로 이후에도 가해자의 권력은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해자의 상징성에 기댄 공생자들이 그의 비호 세력으로 계속 존재하는 이유다.” 권 센터장은 사과와 반성 없는 가해자의 복귀를 막기 위해서는 공생자를 비판하고, 그들에게 가해자의 권력에 기대는 일은 허용되지 않는다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천문학사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오혜진 문학평론가는 “‘고은은 왜? 실천문학사는 왜?’라는 질문을 넘어서, ‘우리 사회는 왜 가해자가 반성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거듭 실패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책을 사지 말자’ ‘밥벌이를 못하게 하자같은 경제적 단죄 혹은 교과서나 도서관에서 그의 흔적을 즉각적으로 삭제하는 것 이상의 고민과 행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투 이후 한국 사회가 학습해야 하는 것은 가해자와 더불어 사는 법이다. 나 자신 혹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가해자를 영원히 추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묻고 논의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지금까지 가해자가 자기의 가해 사실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하는 방식으로 문학 세계를 바꾼 경우가 매우 드물다.” 가해자가 면죄부를 찾으며 회피할 게 아니라, ‘다르게 쓰기·말하기를 통해 가해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고 그다음에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미투 이후, 가해자의 복귀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넘어선 공동체의 질문이 필요한 이유다.

시사인 김다은 기자

 

marin**** 체벌과 같이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고통이 없는 소위 주둥이만의 반성이나 사과로는 가해자들 에게 아무의미도 없는 공허한 절차일 뿐인 야만적 사회이기 때문이지

이름없음 범죄에대해서만 말하지 굳이 지역적차별이나 정치적인건 왜끌고들어오는지 모르겠네.

그게 본인들의 편협하고 모자란 생각을 보여주는지 모르는게 웃음 포인트임. 싸잡아서 욕하려면 서울이든 경상도든 어디든 정상인데가 없다. \ 죄인의 죄를 욕하라.

dkdlrh 다른것도 아니고 성추행. 기득권자로서 평생 그리 살았을것같은 사람. 게다가 시인. 정신적인 풍요를 위해 읽은 시를 쓰는 시인. 거기다 반성도 없었고 제대로된 법적책임도 지지 않았다. 이런자에 대해 뭔 더 논의 하고 싶은데?

starfish 추잡스런 전형적 전라도 늙다리

apple dog -노랫말 가사로 유명한 모 저명 시인 왈, "대중들은 '고은''''똥물'인줄도 모르고 그동안 벌컥 벌컥 마셔 왔다."

apple dog-이미 수십년 전부터..... 문학계에는 그의 추악한 만행에 대한 이야기가 전설처럼 퍼져있었다더군. 그런데.... 소위 진보 좌파라는 인간들도 뻔뻔스럽기는 보수 꼴통에 뒤지지 않는군.

 

 

침묵하는 한국 문단의 고은 딜레마

한국 문단이 고은 시인에 의해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고은의 신작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최근 펴낸 실천문학사는 비난 여론에 직면해 시집 공급 중단과 문학 계간지 발행을 중단했다. 그러나 대담집은 판매 중이다.

 

실천문학사 측은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여론의 압력에 출판의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지’, 혹은 독자가 선택한 감상의 자유를 화두로 던졌다. 정작 문단이나 문학인들은 화두에 답하지 않고 솔직한 목소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시인 고은 역시 아무런 말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5년 전 미투 논란에 지금껏 사과나 해명이 없다. 공황장애를 이유로 법원의 신문 신청에도 전혀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랫동안 고은의 책을 펴내어 시인과 인연을 유지해온 몇몇 출판사들도 하나같이 침묵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문단을 대표하는 중견 문인들은 5년째 입을 닫고 있다. 민족문학작가회의니 한국문인협회니 하는 문학 결사체 역시 아무런 말이 없다.

고은 시인의 홈 페이지는 여전히 폐쇄되지 않고 있다. (시인이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홈 페이지(http://www.koun.co.kr/korea/index.html)는 그의 집전화와 팩스, 이메일 주소가 공개되어 있다. 메인 페이지에는 고은의 작품목록, 문학상, 번역서목록, 해외활동, 사진첩, TV(와 라디오, 해외신문 인터뷰) 목록도 찾을 수 있다. 과거와 달라진 게 없다.

 

최영미 시인이 201712괴물라는 시를 발표한 이후 고은 시인은 해외활동을 중단하지 않았다. 다음은 그의 해외활동 사례다.

 

베트남어 만인보출간 기념식 (2017.12, 베트남 하노이)

멕시코시티 국제 시축제에서 단독 시낭송회 및 기타 시낭송회 (2018. 7)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시아 시축제에서 시낭송 및 대화 참석 (2019. 2)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에서 열린 제 10회 부카레스트 국제 시축제에서 시낭송 및 콜로키엄 발제 (2019. 5)

카자흐스탄의 수도 누르 술탄에서 열린 제 1회 아시아 작가 포럼에서 발제 강연, 그리고 여러 인터뷰 (2019. 9)

인도에서 열린 제 14회 그리티아 국제시축제 개막식에서 시 낭송, 앞으로 이 국제 시축제 자문위원으로 위촉됨 (온라인 행사, 2021. 7)

31회 콜럼비아 메데힌 국제 시축제 개막식에서 시낭송, 또한 별도의 단독 시낭송회를 가짐 (온라인 행사, 2021. 8)

슬로베니아의 국제 시축제 시와 포도주의 날들’ 25주년 특별기획으로 기획한 빛의 공유에서 시낭송 (온라인 행사, 2021. 8)

베를린 국제문학제 주관 팬데믹 사망자를 위한 추도시 낭송에 참여 (온라인 행사, 2021. 9)

 

현재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주요 인터넷 서점에는 문제가 된 시집을 제외하고 여전히 그의 작품집을 구매할 수 있다. 헌책방 사이트 역시 정상 거래 중이다.

어느 중고서적 사이트에 검색어로 고은 초판을 넣으니 모두 129개의 책이 나왔다. 높은 가격은 20만원에 거래되는 책(해변의 운문집)도 있고 2000원에 거래되는 책(나의 파도소리)도 있었다.

지난 110SBS 뉴스가 "5년 만에 고은 시인의 문단 복귀"를 보도하고 있다. 사진 SBS 뉴스 캡처

 

향후 한국문학사에서 고은의 이름은 어떻게 정리될까. 그의 이름을 지워야 할까 살려야 할까. 그에 대한 평가를 지금은 유보해야 마땅할까. 문학 작품과 사생활의 영역은 별개로 둬야 할까. 이런 저런 논의를 할 만큼 우리 사회와 문단은 아직 미성숙한 것일까.

 

고은 시인은 법원을 통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최영미 시인이 1·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다른 무언가의 공적 판단이 필요할까. 알려진 바로는 고은 시인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고 한다. 누군가는 여론이 싸늘하게 식기를, 세월이 흐르기만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한편, 실천문학 편집자문위원을 맡았던 이승하 시인은 고은 시인과 실천문학사 대표에게 사과를 촉구하며 자문위원 직을 사퇴했다. 이 시인은 고은 시인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반성과 사과라며 “(고은의) 앞으로의 행보가 자신의 문학 전체를 살리는 길과 죽이는 길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썼다. 한국 문학이 그로 말미암아 다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글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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