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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153

장마 장마 / 최옥   장마 / 최옥 일 년에 한 번은실컷 울어버려야했다흐르지 못해 곪은 것들을흘려보내야 했다부질없이 붙잡고있던 것들을놓아버려야 했다눅눅한 벽에서 혼자 삭아가던 못도한 번쯤 옮겨 앉고 싶다는 생각에 젖고꽃들은 조용히꽃잎을 떨구어야 할 시간울어서 무엇이 될 수 없듯이채워서 될 것 또한 없으리우리는 모두일 년에 한 번씩은 실컷울어버려야 한다 2024. 7. 21.
두 편의 시와 두 남자 그리고 성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살살 뛰고 입꼬리가 슬그머니 올라가는 시가 있다. 전북 고창 부안면 선운리 질마재의 서정주문학관엘 들렀을 때다. 폐교된 선운분교를 살짝 개조해 꾸민 문학관 1층의 전시실 겸 세미나실을 거쳐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 벽면이었을 것이다. 거기 구석진 곳에 운 좋은 사람만 보라는 듯 걸려 있는 시 한 편이 있었다. 제목부터 군침이 솟는 ‘하늘이 싫어할 일을 설마 내가 했을까’.“연애지상주의파의 한 노처녀가/ 사내인 그대의 사십대 후반기쯤 나타나서/ “나는 줄곳 당신을 혼자서 사모해 왔거던요”/ 한다면,/ 그리고 또 그대가 이미 처자를 거느린 가장이라면/ 이거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하면 좋지?// “너 좋알라, 나 좋알라” 받아들여서/ 사람들 눈 피해서 붙고 노는가?/ 아니면 “참어라 참어라 .. 2024. 6. 29.
44주년 5.18에 목련이 진들- 박용주(중학생)목련이 지는 것을 슬퍼하지 말자피었다 지는 것이 목련뿐이랴기쁨으로 피어나 눈물로 지는 것이어디 목련뿐이랴우리네 오월에는 목련보다더 희고 정갈한 순백의 영혼들이꽃잎처럼 떨어졌던 것을해마다 오월은 다시 오고겨우내 얼엇던 이 땅에 봄이 오면소리없이 스러졌던 영혼들이흰 빛 꽃잎이 되어우리네 가슴 속에 또 하나의목련을 피우는 것을그것은기쁨처럼 환한 아침을 열던설레임의 꽃이 아니요오월의 슬픈 함성으로한닢 한닢 떨어져우리들의 가슴에 아픔으로 피어나는순결한 꽃인 것을눈부신 흰 빛으로 다시 피어살아있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고마냥 푸른 하늘도 눈물짓는우리들 오월의 꽃이아직도 애처러운 눈빛을 하는데한낱 목련이 진들무에 그리 슬프랴 그날>_정민경(18세)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근디 갑.. 2024. 5. 18.
인연이 아니라는 말 인연이 아니라는 말 / 장만호인도양 / 최준하관 / 이언주 무장무애無障無礙 / 나혜경-채석강을 읽다 /꼬막 삶는 저녁/낙법의 기술그랬으면 좋겠네 / 이시하/ 아무도 본적 없는, 목련봉방 (木蓮蜂房) / 신미나/옛일 어떤 출토出土 / 나희덕바람의 식사법 / 이종섶 우리가 잃어버린 연금술 / 이문재다방에 관한 보고서 / 유홍준 대설 / 정양철물점 여자 / 홍정순소녀, 혹은 소년기 / 현택훈/흐린 명조체의 시 경문經文을 보다 / 김기찬/ 누에 바람의 모습 / 권도중접촉사고 / 황진성바람벽 / 이사랑/만두를 빚으며/박꽃 소가 넘어갔다 / 김세형/ 틈새기타 등등 · 1/ 김경선/기타 등등 · 3-그림자/기타 등등 · 4 –방석 놀이여을 / 남유정강 / 박남희모과나무 밑 / 김충규뼈의 기원 / 안병호오르골 / 이 .. 2024. 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