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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생태환경 뉴스

5.25~6.1 정부 실효성 없는 공원일몰제 2차 대책 발표

by 이성근 2019. 5. 25.

지구를 살리는 냉장고를 부탁해

미국-중국 무역전쟁이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한다

아마존에서 환경운동가 또 피살남성, 페루서 시신으로 발견

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소설 읽는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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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보급창 반환하라시민운동본부 본격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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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꽉 찬다는데'사용 후 핵연료' 어떻게?

원전사고 보도 안하는 종편3사 안전불감증

‘#식물’··· 나는 오늘도 검색한다 반려식물

해수면 상승 주범 남극 수도꼭지틀어막을 수 있을까?

 


지구를 살리는 냉장고를 부탁해

냉장고가 인류와 계속 함께할 수 있을까. 프레온 가스에 이어 새롭게 만든 냉매는 온실효과 등을 엄청나게 일으켰다. 장점이 많은 자기냉각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19세기 말까지도 사람들은 식품을 차갑게 보관하기를 꺼렸다. 소비자들이 기피했기 때문에 일부 상점 주인들은 냉장고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알려야 했을 정도다. 프랑스에서는 채소 가게 냉장고가 거리에서 공개처형당하기도 했다. 동시에 한편에서는 군인들에게 안전한 식자재를 배송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때는 냉동 기술의 도움을 받아 보관된 고기가 안전할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사람들은 실험에 실험을 반복했다.

 

21세기에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냉동 기술은 완벽한 신뢰를 받고 있다. 큰 의미에서 냉동 기술의 일종인 냉장 기술 역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의구심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냉장고가 인류와 함께하려면 더욱 발전되어야 한다. 냉장고가 품은 식·약품의 안정성을 불신하는 게 아니다. 냉장고를 품고 있는 지구에 관한 얘기다.

 

연합뉴스 기술자들은 냉장고 냉매로 인한 환경 파괴 문제에 직면해 있다. 위는 폐냉장고 수거 모습.

 

차가운 곳에서 열을 빼주는 냉매는 냉장고의 필수 요소다. 다소 황당하게도 100년에 걸친 냉매의 역사는 사실상 실패의 역사. 기술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냉매가 1931년 뒤퐁 사와 GM 사의 협력을 통해 개발되긴 했다. 냉동 기술에 적합하고 화학적으로 안정할 뿐 아니라 인체에 무해하며 색과 냄새도 없고 폭발성·인화성도 없는 완벽한 냉매. ‘기적의 발명’ ‘완벽한 물질등 찬사를 받았던 이 1세대 냉매가 바로 악명 높은 염화불화탄소(CFC), 상표명 프레온이다. 프레온은 오존층을 심각하게 파괴했다. 냉매가 냉장고 밖에서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퇴출만이 길이었다. 1989년 발효된 몬트리올 의정서를 통해 20년에 걸쳐 프레온 가스는 단계적으로 사용 및 제조가 완전히 금지되었다.

 

안타깝지만 뒤를 이은 냉매들도 성공하지 못했다. 2세대 냉매인 수소염화불화탄소(HCFC)는 프레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3세대인 수소불화탄소(HFC)는 오존층을 상하게 하지는 않았지만 온실효과를 엄청나게 일으켰다.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 지구온난화지수(GWP)가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에 비해 1000배가 넘었다. 모두 다 퇴출 계획이 잡혀 있다.

 

기술자들은 큰 도전에 직면했다. 4세대로 일컬어지는 차세대 냉매를 준비하며 수많은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수소불화올레핀(HFO)이 강력한 후보인데 아직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 아예 냉매로 합성물질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천연 물질을 냉매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당히 혁신적인 자세를 갖고 있는 기술자들도 있다. 그들은 아예 냉매로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연구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자기냉각 기술(Magnetic refrigeration)’이다. 자기냉각 기술을 이해하려면 자기열량 효과(Magnetocaloric Effect)를 알 필요가 있다. 자기열량 효과란 물질의 온도가 외부 자기장에 따라 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처럼 직접적인 열작용 없이 물질의 온도가 바뀌면 이론적으로 냉매 구실을 할 수 있다.

 

자기냉각 기술의 놀라운 장점

사실 보통의 냉장고가 냉매에 요구하는 성질도 이와 같다. 단지 가스 냉매들은 자기장이 아니라 압력에 의해 온도가 바뀔 뿐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것이 냉동 기술의 핵심이다. 차가운 냉매가 냉장고 안의 온도를 낮춘다. 그러면 냉매는 상대적으로 따뜻해지는데, 이를 다시 차갑게 만들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온도를 매우 높여야 한다. 냉장고 외부, 그러니까 보통 냉장고 뒷면에서 냉매에 압력을 가해 온도를 높인다. 냉매가 주변 공기보다 뜨거워지면 곧 자기가 가진 열에너지를 주변에 방출한다. 냉장고 뒤편이 따뜻한 이유가 이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냉매가 충분히 열에너지를 방출한 뒤 이제 가했던 압력을 제거한다. 곧 냉매의 온도는 애초에 압력을 가하기 전보다 훨씬 더 떨어지게 된다. 자신이 지녔던 열에너지를 주변에 방출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2018722일 서울 시내 한 전광판에 오존주의보 발령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자기냉각 기술도 똑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자기장을 가해서 자성체의 온도를 충분히 높인다. 자성체가 주변에 열을 발산하고 나면 이제 자기장을 제거한다. 자성체의 온도는 다른 물체를 냉각시킬 수 있을 만큼 낮아진다. 압력이 자기장으로 바뀌었을 뿐 이론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기존 냉장고와 큰 차이점은 없다. 하지만 실현된 기술 대부분이 그러하듯 작은 이론적 차이는 현실에서 큰 차이로 발전한다. 가스를 냉매로 사용하는 냉동 기술이 갖지 못한 장점을 갖추게 된다.

 

먼저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장점이 된다. 온도가 오르고 내리는 것은 가스가 아니고 자성체다. 오존층이나 온실가스 걱정에서 해방된다. 둘째, 자기냉동 기술은 원론적으로 효율이 좋다. 자기장을 이용해 온도를 높이는 과정은 기본적으로 부가적인 외부 효과 없이 매우 빠른 속도로 강력하게 일어난다. 냉매를 기계적으로 압축하기 위해 압축기를 돌려야 하는 기존 냉장고보다 효율이 좋을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세 번째 장점도 뒤따라온다. 제품에 기계적 부분이 적다는 것은 소음이나 진동이 덜하다는 뜻이고 이는 온갖 장점을 이끌어낸다. 조용하고 고장이 적고 따라서 유지비도 덜 든다.

 

자기열량 효과는 1881년에 처음 발견되었다. 비록 저온에서지만 이를 이용한 냉각 기술도 1930년대에 이미 실현되었다. 상온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기술이 작동할 수 있다는 실험적인 증명이 1997년에 있었으니 벌써 20년이 지났다. 숱한 장점을 지닌 아이디어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양산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술적으로 아직 큰 난관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기술자들은 자성체의 온도를 필요한 만큼 변하게 하는 데에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한 자기장을 얻는 것조차 쉽지 않다. 코일을 이용하면 자기장 자체야 만들 수 있다. 자기장을 만드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면 효율에 문제가 생긴다. 강한 자기장을 만들기 위해 영구 자석을 사용하면 효율은 좋아지지만 다른 생각할 거리가 생긴다. 예를 들어 네오디뮴(Nd)을 이용한 강한 영구 자석을 떠올려볼 수 있다. 그러나 네오디뮴 자체가 희토류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

 

자성체를 구성하는 물질의 성질도 좋아야 한다. 기술자들은 꽤 이른 시간에 가돌리늄(Gd)을 이용한 합금이 외부 자기장에 의해 온도가 잘 변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가돌리늄 역시 희토류의 일종이다. 희토류 가운데 그나마 저렴한 물질이라지만 그래도 희토류는 희토류다. 매장량에 한계가 있고 가격도 절대적으로 비싸다. 전 세계 냉장고에 보급되기에는 적절치 않다. 이에 기술자들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철이나 망간 등을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의 발전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러 회사에서 다양하고 실험적인 시제품을 선보였지만 아직 모자란다.

 

최초의 냉장고가 개발된 지 100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기술자들은 온도차를 만드는 물질을 궁리하고 있다. 어쩌면 자기냉동 기술에도 프레온과 같은 놀라운 신물질 발명이 필요한지 모른다. 모든 기술적 난관을 단번에 풀어줄 마법과 같은 존재. 바라건대 이번에는 인류가 깨닫지 못하던 곳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진오 (<물리 오디세이> <밥벌이의 미래> 저자) 시사인 제609

 

미국-중국 무역전쟁이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한다

 

지난 2009년 브라질 북부 파라주의 노보 프로그레소 지역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산불. 불법 개간을 위해 숲에 불을 지른 것이다. [AP=연합]

 

.‘지구의 허파’, ‘생물 종의 보물창고라고 불리는 남미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 22(현지시각)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국립우주연구소(INPE)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불법 벌목 등으로 파괴된 아마존 열대우림이 8200(서울시 면적의 13.5)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하루 평균 30의 열대우림이 사라진 셈이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벌목 (2000~2008)

 

.세계인이 우려하고 있는데도 이처럼 열대우림이 지속해서 파괴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열대우림, 지구 면적의 26%를 차지

     

 

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선 아프리카 열대우림의 모습. [중앙포토]

 

.열대우림(tropical rainforest)은 적도를 중심으로 북위 10도와 남위 10도 사이에 위치한 열대지역, 그중에서도 건기가 없는 곳에서 나타난다. 1년 내내 월평균 기온이 18도를 넘고, 연평균 강수량이 1680가 넘는 지역이다.

열대우림은 남미 아마존 지역과 중앙아메리카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파푸아뉴기니·필리핀·말레이시아·스리랑카 등 아시아와 카메룬·콩고 등 아프리카에도 분포한다. 열대우림은 지구 전체 면적의 26%, 지구 전체 삼림 면적의 43%를 차지한다. 열대우림의 대표 주자인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페루·콜롬비아·베네수엘라·에콰도르·볼리비아·가이아나·수리남과 프랑스령 가이아나 등 남미 9개국에 걸쳐 있으며 전체 넓이는 550에 달한다.

한편, 국토 면적 1당 나무 숫자로만 보면 온대지역이 더 울창할 수도 있다. 20163월 네이처에 실린 논문을 보면, 핀란드는 국토 172644그루를 보유하고 있어 국가별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브라질은 절반에 못 미치는 35288였다. 이 논문에 따르면 지구 상에는 3400억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3조 그루는 인류 한 사람당 422그루에 해당한다. 논문은 12000년 전 농경이 시작된 이래 지구의 나무는 절반으로 줄었고, 매년 150억 그루의 나무가 잘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벨기에 크기의 숲 사라져

 

브라질의 아마존 열대우림 벌목 현장. [AP=연합]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7차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총회에서 채택된 전 지구 생물 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 평가에 대한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지구 상에서 사라진 숲은 벨기에 면적과 맞먹는 360(36000)에 이른다. 산불이 극심했던 2016년에만 세계적으로 600의 숲이 사라졌다.


브라질 과학기술부 산하기관인 IPNE 등에 따르면 브라질 내 아마존 열대우림의 면적은 1970년대 초에만 해도 410나 됐다. 남한 면적의 41배다. IPNE에 따르면 브라질 열대우림은 88년 이후 지난해까지 30년 동안 783000가 사라졌다. 독일 국토면적의 2, 남한 면적의 7.8배에 해당한다.

 

70~80년대에는 매년 2가 넘는 브라질 열대우림이 사라지다가 90년대 초반에는 연간 사라지는 면적이 1500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95년에는 다시 한 해 29059의 숲이 한꺼번에 사라지기도 했다.

 

, 2004년에도 연간 손실이 27772까지 치솟은 뒤 이후 지속해서 감소해 2012년에는 4571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다시 사라진 면적이 7900로 늘어났다. 2008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숲이 사라졌다.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라지는 아시아 열대우림



인도네시아 아체 지역에서 환경활동가가 오랑우탄 구조를 위해 의약품이 든 배낭을 지고 벌목된 숲을 지나고 있다. 바닥에 이탄층이 쌓인 이 지역은 팜유 플랜테이션 조성을 위해 벌목을 했다. [AP=연합]

 

아시아 열대우림도 마찬가지다. 미국 세계자원연구소(WRI) 등의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 사라왁 주에서는 벌목으로 2001~2016년 사이 25260의 열대우림이 사라졌다.

사라왁에서 벌목된 목재 가운데 40%는 일본으로 수출돼 건설공사장 콘크리트 거푸집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에서도 목재를 얻기 위해 매년 2000의 숲을 벌목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1990년 국토의 58%가 산림이었는데, 2010년에는 47%로 줄었다.

 

인도네시아 아체 지역의 팜유 플랜테이션. [AP=연합뉴스]

 

.열대우림이 사라지는 것은 목재를 이용하기 위한 벌목 때문만 아니다. 농업과 목축을 위한 개간도 주요 원인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팜유(Palm oil)를 얻기 위한 야자수 농장이 늘어나면서 1990~2015년 영국 전체 면적에 해당하는 24의 숲이 사라졌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삼림이 연간 2씩 사라지면서 브라질 열대우림보다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도 팜유 플랜테이션 탓이다.

지난 201611월 환경운동연합 등 국내외 환경단체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대기업인 코린도(KORINDO)가 팜유 플랜테이션을 조성하면서 98년 이후 5ha(500)의 열대우림을 훼손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세계자연기금(WWF)2015년 분석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보르네오 섬의 삼림 30%가 주로 팜유 플랜테이션과 목재 공급을 위해 벌목됐다.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 남수마트라의 팔리 지역에서 산불로 인한 짙은 연무가 발생하자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헬리콥터에서 물을 뿌리고 있다. [AP=연합]


.사람들은 팜유 플랜테이션 조성을 쉽게 하기 위해 열대우림에 불을 지르기도 하는데, 이때 숲 바닥에 쌓여있는 이탄(泥炭)에 불이 붙기도 한다.

 

이탄에 불이 붙으면 쉽게 꺼지지 않는다. 땅속으로 불이 번지는 지중화(地中火) 탓이다.

이로 인해 불이 번지면서 동남아 전체가 연무에 휩싸이고, 많은 주민이 미세먼지에 노출돼 호흡기 질환을 앓는 상황도 벌어진다.

 

불법 광산 채굴로 인해 파괴된 남미 페루의 아마존 열대우림. {EPA=연합]

 

.무분별한 광산개발도 숲을 훼손하는 요인이다.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는 불법 채광 업자들은 개발에 반대하는 원주민을 몰아내기 위해 숲에 불을 지르고 원주민을 살해하기도 한다. 2005~2015년 사이 사라진 아마존 열대우림의 9.2%에 해당하는 11679가 광산개발로 파괴됐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미국 대신 브라질에서 대두 수입

     

 

브라질 론도니아 지역에서 진행된 열대우림 벌목. 벌목 전(왼쪽)과 벌목 후. [중앙포토]


.최근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3월 독일과 영국 전문가들은 과학잡지 네이처에 기고한 글을 통해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데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사료로 쓰는 미국산 대두()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이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세가 하반기부터 부과됐음에도 지난해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대두의 양이 절반으로 줄었고, 대신 브라질산 대두 수입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2018년 하반기 중국은 대두 소비량의 75%를 브라질에서 수입했다.

중국이 브라질에서 수입하는 대두의 양은 2000년에 비해 20배로 늘어났는데, 2016년에 이미 브라질산 대두는 중국 수입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브라질은 2016년 연간 960t의 대두를 생산했는데, 대두 경작지 면적은 130(13000)로 늘어났다. 그 면적만큼 열대우림이 사라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대두 소비량은 급속도로 늘고 있어 미국산 수입이 줄 경우 앞으로도 브라질산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브라질 아마존 지역의 로라이마 주에서 진행되는 불법 벌목. 브라질의 환경연구소인 이바마(Ibama)가 촬영한 사진이다. [AP=연합]

 

.해외 삼림 파괴의 주범으로 몰리는 중국이지만 정작 국내 녹지 면적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들은 2000~2017년 지구의 녹지(Green Leaf) 비율이 5%가량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러티'(Nature Sustainability)에 발표했다.

17년간 증가한 지구 삼림 면적은 약 51800(518)로 아마존 열대 우림과 비슷한 면적이다. NASA 연구진은 산림 면적의 증가 가운데 30% 정도는 중국과 인도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인도 기여분의 80%가량은 집약 농업을 통해 이뤄졌다. 엄청난 인구를 지탱하기 위해 지하수 등을 이용한 관개농업과 비료를 사용, 곡물이나 야채, 과일 등의 생산량을 35~40% 늘리는 과정에서 녹지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중국의 경우 지구온난화와 사막화 방지 등을 위해 산림을 보호하고 확대하는 노력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영국의 4배에 해당하는 면적에 나무를 심어 온실가스를 흡수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백두대간이 온대우림이라고?

 

백두대간 강원도 구간. [사진 녹색연합]

 

.열대우림이 있다면 지구 상에는 온대우림(temperate rainforest)도 있다. 온대지역이면서 강수량이 많은 곳에 발달한 숲이다. 캐나다 밴쿠버가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나 미국 북서부 워싱턴 주가 대표적인 곳이다. 연간 4000이상의 비가 지속해서 내리는 이 지역 숲은 덩굴식물이 발달하고 이끼가 두텁게 자라는 특징을 보인다.

학자들은 북미 지역에서 연간 강수량이 1400이상이고, 연평균 기온이 4~12도인 지역의 숲을 온대우림으로 분류한다. 이 기준에 따라 일부에서는 한국의 남해안이나 백두대간을 온대우림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기상청에서는 한반도 중부지방 연간 강수량을 1200~1500, 남부지방을 1000~1800, 연평균 기온도 10~15도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식물, 생태학자들은 국내 산림을 온대우림으로 분류하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한 식물학자는 북미의 전형적인 온대우림에 비해 한반도는 강수량도 작은 데다 그나마 여름철에 집중되고, 기온도 겨울에는 너무 낮다국내에는 온대우림이란 용어를 적용하기 적절하지 않다 개념이 생소하다고 지적했다.


지구 지키려면 나무 심지 말라?

울창한 숲은 나무가 광합성을 통해 공기 중의 오염물질을 흡수하고 대신 산소를 공급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열대우림은 늘어나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온난화를 막아줄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기도 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2030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을 2도 이하로 묶기 위해 줄여야 할 이산화탄소의 3분의 1가량을 삼림 등에서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학자들이 이 같은 개념을 뒤흔드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숲이 온난화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네이처에는 이러한 주장을 소개하는 글이 실렸다   우선, 과거 눈으로 덮여 있거나 맨땅으로 드러난 곳에 나무가 자라면 지표면의 알베도(albedo, 반사 계수)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 과거에는 태양 빛이 그대로 우주로 반사됐는데, 나무가 자라면서 태양에너지를 흡수해 결과적으로 지구의 기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다   , 식물이 광합성을 하면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방출하는데, 이것이 온난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나무가 방출하는 VOC의 하나인 아이소프렌(isoprene)은 대기 중의 질소산화물과 반응해 오존이 된다. 오존은 대기오염 물질이면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물질이기도 하다. 물론, 나무가 방출하는 VOC가 미세먼지가 돼 태양 빛을 차단, 기온을 떨어뜨리는 정반대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자라는 식물이 대기 중으로 직접 메탄을 방출하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3배나 강력한 온실가스다.


미국 예일대 나딘 웅거 부교수는 지난 20149월 뉴욕타임스(NYT)지구를 구하려면 나무를 심지 말라라는 내용을 투고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적어도 열대우림만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 지구온난화를 막아준다고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지난 22일 자 과학면 기사에서 북미 온대우림에서는 과거에 없던 지렁이가 늘어나면서 온실가스를 방출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북미에서는 과거 1만 년 전 빙하기 때 지렁이가 사라졌는데, 최근 남부 유럽으로부터 침입종 형태로 들어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제 지렁이들은 북미 온대우림의 숲 바닥에 쌓인 낙엽을 분해하면서 적지 않은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낙엽의 형태로 이산화탄소가 땅에 저장되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했는데, 이제는 지렁이 탓에 숲이 온실가스의 원천(source)이 된 셈이다.


우리가 숲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조각조각 나면서 파괴되는 브라질 열대우림. [중앙포토]

.열대우림은 지구 식물 종의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안에 300종이 넘는 식물이 존재한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에는 지구 생물 종의 3분의 1이 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열대우림이 훼손되고 파편화되면 생물 종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지난 2013년 싱가포르대학 등 국제연구팀은 태국의 대형 수력발전용 댐 건설현장에서 20년 동안 진행한 조사 결과를 통해 저수지 건설로 섬이 돼 버린 숲에는 작은 포유동물 숫자가 종별로 평균 1마리도 남지 않아 완전히 멸종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은주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전체적으로 보면 광활한 숲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게 맞다삼림에 깃들어 사는 다양한 생물 종까지 고려한다면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파괴된 브라질 열대우림. [중앙포토]

 

.브라질 등에서는 열대우림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환경운동가들도 있다. 그들처럼 할 수는 없겠지만, 열대우림에 대한 관심, 숲을 보전하는 데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 실제로 2016년 노르웨이 의회는 전 세계 열대우림 지역에서 생산되는 팜유, , 육류, 목재 등을 개인이나 기업 차원에서 구매하지 않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노르웨이 정부의 공공물자 조달 시에는 열대우림 관련 물품 구매를 하지 않게 됐다.

강찬수 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kang.chansu@joongang.co.kr

 

치코멘데스상 Chico Mendes Award

아마존 열대우림을 지키고 브라질 소작농과 토착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활동하다가 암살당한 브라질의 환경운동가 치코 멘데스를 기념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세계적으로 뛰어난 용기와 리더십을 발휘한 개인과 비영리 조직을 선정하여 이를 수여한다.

 

첫 수상자는 브라질 싱구 강 유역의 토착민인 카야포족 연구를 통해 토착민 문화의 존엄성을 세계적으로 알린 미국의 인류학자 데럴 포세이 박사다. 이후 말레이시아 사라왁 열대림의 불법 벌목을 반대했던 사라왁 페낭족 연대, ‘침팬지의 친구로 잘 알려진 제인 구달 등이 이 상을 받았다. 2013년에는 최열 전 환경재단 대표가 한국의 환경보호를 위한 헌신과 한국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저지하는 운동으로 고통받은 것을 인정받아 한국인 최초로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브라질 가톨릭 토지위원회(CPT)2008년 멘데스 20주기를 맞아 환경보호 운동가들에 대한 위협을 고발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톨릭 주교를 포함해 환경운동가 260명이 벌목기업가들과 거대 농장주들의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

 

아마존 오지 싱가라에서 환경운동을 하는 프랑스 사제 프레이 앙리 데 로시에르에게는 5만헤알(2700만원)의 현상금이 걸렸다. 아동성매매 금지운동을 벌여온 오스트리아 출신의 돔 크라우틀러 주교, 여성 환경운동가 마리아 다 코스타 등도 살해 위협을 받았다. CPT멘데스 사후 20년이 흘렀지만 아마존의 숲을 지키려는 이들은 여전히 생명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의 고무나무 수액 채취 노동자였던 멘데스는 1960년대 고무값이 폭락한 뒤 환경운동에 눈을 떴다. 룰라 대통령과 함께 노동자당 창당을 이끌었다. 그는 개발업자들에 맞서다 881222일 가족들 앞에서 살해됐다. 그의 이야기는 <불타는 계절 BURning Season>이라는 영화로 세계에 알려졌고, 그는 아마존 환경운동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숲을 보호하려는 이들의 목숨 건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파괴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아마존에서 환경운동가 또 피살남성, 페루서 시신으로 발견

페루에서 원주민들을 대표하는 활동을 펼쳐온 영국 출신의 종교 및 환경운동가 폴 매콜리(71)2(현지시간) 자신이 아마존의 열대우림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유스 호스텔에서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매콜리는 오랫동안 석유 및 광물 채굴을 원하는 막강한 이권에 대항해 싸우며 차별받아온 페루의 원주민 사회를 지원하고 강화하기 위한 활동을 펴왔다.

 

페루 정부는 지난 2010년 광물 채굴을 위해 아마존 밀림 지역을 파괴하는 것에 반대하는 원주민들의 소요 사태를 선동했다는 이유로 매콜리의 거주권을 박탈하려 시도했다가 실패했었다. 페루 당국은 매콜리가 운영해온 유스 호스텔에 거주해온 6명의 청소년들을 조사하고 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지역에서는 환경운동가 살해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89년 브라질에서 환경운동가 치코 멘데스가 살해당한 것을 비롯해 2005년 도로시 스탱 수녀, 2008년 프란시스코 다 시우바가 목숨을 잃었다. '글로벌 위트니스'에 따르면 200명 이상의 환경운동가가 목숨을 잃은 바 있다. /dbtpwls@newsis.com/ 2019 4.3

 

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소설 읽는 노인

뉴스에 2100년도쯤에는 남극의 황제펭귄이 멸종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란다. 미국의 우즈 홀 해양 연구소팀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남극 주변의 해빙량이 감소하면서 황제펭귄의 개체 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다.

 

 지구온난화 문제는 비단 황제펭귄에게만 위협적인 문제는 아니다. 문명의 이기로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으며 수많은 동식물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인간이 있다.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자세는 교만과 어리석음의 극치다.

 

 칠레를 대표하는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 그는 이러한 인간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그의 첫 소설 <연애소설 읽는 노인>은 제목만큼 로맨틱 하지 않다. 연애소설을 좋아하는 노인의 한가롭고 여유로운 이야기가 아닌 자연에 대한 경외심, 그리고 파괴적인 인간들에 대한 경고장이기도 하다.

 

 아마존 부근 엘 이딜리오에 살고 있는 노인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의 꿈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애 소설을 읽으며 여생을 평화롭게 보내고 싶은 것. 하지만 노다지를 찾아 모여든 양키들은 정글을 들쑤시고 다니면서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까지도 빼앗는다.

 

 마을에서 가장 정글을 잘 아는 노인이 원하는 것은 오직 오두막에서 조용히 머나먼 곳에서 일어나는 달콤한 연애담을 탐독하는 것이지만, 이러한 소망은 정글의 맹수를 화나게 한 바깥인간들에 의해 방해를 받고 이를 보다 못한 노인은 자연을 위협하는 자들에 대한 응징과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홀로 총을 메고 정글로 들어간다.

 

 단순히 자연보호를 강조하는 계몽적인 내용이 아닌 정글이라는 오묘한 매력의 자연을 배경삼아 추리적 기법을 통해 긴장감이 보태지면서 이야기는 점점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원주민의 초상화를 기념품삼아 가져가려는 인간들, 새끼 살쾡이를 죽여 아무렇지도 않게 껍질을 벗기고 태연스럽게 자연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는 인간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자연에 순응하며 삶의 터전을 바꿔가면서까지 자연이 회복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수아르족의 모습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사실 루이스 세풀베다는 이 책을 쓰기 전 아마존에서 원주민과 함께 생활했던 경험이 있었으나 10년 동안 그 시기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의 글로 인해 아마존에 대한 환상을 불러 일으켜 그곳이 훼손될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환경운동가 치코 멘데스가 살해당한 후 그는 이 소설의 집필을 시작했고, 그의 영전에 이 책을 바친다.

 

 이 작품은 1989년 티그레 후안상 수상과 함께 이후로도 꾸준히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스테디셀러의 대열에 올랐으며 2001년에는 영화화 되었다. 한국판 제목이 <아마존 대탐험> 이라니 이처럼 원작의 명성과 감동을 깎아내리는 어처구니없는 제목이 있을까 싶어 실소를 자아내지만 작품이 주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 옛날 사계절이 아름다웠던 대한민국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 같다. 봄과 가을의 수명은 짧아져 가고, 여름답지 않은 여름, 겨울답지 않은 겨울은 우리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자연과 기후의 변화는 이미 우리에게 수차례 위험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인간들은 꿈쩍하지 않는 당돌함으로 여전히 오만하다.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무참히 쓰러져 가고 있는 자연을 훼손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있지 않다. 그러한 이기심은 부메랑이 되어 오롯이 다시 돌아올 것임은 자명하다. 한가롭게 연애소설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자연이 보내는 경고를 결코 가볍게 흘려 보내서는 안될 것이다.

전북도민일보 /  김효정<북칼럼니스트> 14.6.30

 

국립공원 생태통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단골 야생동물은?



지난해 5월 지리산국립공원 정령치1 생태통로에서 무인카메라에 촬영된 담비. [사진 국립공원공단]

도로 건설로 단절된 생태계를 연결하고, 자동차에 야생동물이 희생당하는 로드킬(Road-kill)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되는 생태통로.

국립공원에 설치된 생태통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단골손님'은 고라니와 멧돼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2014~20185년간 전국 국립공원의 생태통로에서 야생동물의 이용률을 조사한 결과, 멸종위기종 등 야생동물의 이용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20149개 생태통로에서 야생동물이 2056회 관찰됐으나, 지난해에는 14개 생태통로에서 7921회 관찰됐다. 생태통로 1곳당 이용률도 2014년 평균 228.4회였으나, 2016348, 지난해에는 565.8회로 늘어났다.

 

지난해 덕유산국립공원 신풍령 생태통로에서 관찰된 노루. [사진 국립공원공단]

 

.생태통로에 설치된 무인카메라로 살펴본 결과, 고라니·멧돼지·노루·다람쥐 등 포유류와 곤줄박이··멧비둘기 등 조류, 북방산개구리 등 양서·파충류 등 69종이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5년간 누적 이용횟수를 분석한 결과, 고라니가 1503회로 가장 많았고, 멧돼지가 1154회로 그 뒤를 이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I급인 반달가슴곰·산양·수달, 멸종위기 야생동물 II 급인 담비··하늘다람쥐·무산쇠족제비·참매 등 멸종위기종 8종도 관찰됐다.

야생동물이 가장 많이 이용한 생태통로는 설악산 한계령 생태통로로 5년간 7994회였고, 계룡산 민목재 생태통로가 3411, 오대산의 진고개1 생태통로가 2396회로 뒤를 이었다. 국립공원에는 총 15곳에 생태통로가 설치돼 있으나, 소백산 죽령의 생태통로는 관측장비 고장으로 이용률 분석에서 제외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야생동물 생태통로 추가 설치를 비롯해 야생동물의 도로 탈출 시설 설치 내비게이션과 안내판 등 로드킬 저감 시설 설치 훼손지 복원 등 생태환경 개선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제군 북면 한계령

계룡산 민목재

오장근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야생동물의 생태통로 이용률이 꾸준히 증가한다는 것은 단절되거나 훼손된 생태계의 건강성을 향상하는 데 생태통로가 기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앞으로도 단절된 생태축 회복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인간 체증'으로 사망 사고 잇달아

 

에베레스트 정상으로 향하는 좁은 길이 지난 22(현지시간) 등반객들로 붐비고 있다. AFP연합뉴스

 

높이 8848m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 등산로에서 최근 산악인 10명이 사망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25(현지시간) 보도했다. 좁고 위험한 등산로에 사람들이 몰려 병목현상이 발생한 것이 잇단 사고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오전 영국인 로빈 헤인스 피셔(44)가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고 하산하던 중 쓰러져 사망했다고 전했다. 가이드 업체 관계자는 오랜 등반 시간과 어려운 하산 과정에서 체력이 떨어져 사망했다고 말했다. 앞서 24일에는 아일랜드 등반객과 오스트리아 등반객, 네팔인 가이드 등 3명이 사망했다. 23일에는 인도인 2, 22일에는 인도인과 미국인 각 1명이 사망했다. 15일과 17일에도 각기 아일랜드인 1명과 인도인 1명이 등반 중 사망했다.

 

외신들은 사망 배경에 에베레스트의 인간 체증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봄 시즌인 3~5월은 항상 등반객이 몰린다. 올해는 평년보다 기상 조건이 나빠 정상 등반이 가능한 날짜가 줄었다. 옵저버는 평년의 경우 5월 중 정상 등반이 가능한 날이 7~12일인데, 이번 시즌은 5일밖에 안 돼 2012년 이후 최악의 체증을 보였다면서 한 번에 1명만 지나갈 수 있는 험난한 코스에 수백명이 몰렸다고 지적했다. 등반 시간이 길어지면서 등반객들이 탈진했다는 것이다. 23일 하산 도중 사망한 인도인 니할 바그완(27)은 정상에 오르기 전 12시간 동안 대기줄에 갇혀 있었다.

 

한 셰르파는 뉴욕타임스에 에베레스트를 여러 차례 올랐지만 올 봄 체증은 최악이라며 추가 산소통 없이 정상에 오른 등반객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강풍이나 혹한이 아니라 체증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팔 정부가 너무 많은 등반객에게 등반을 허용해 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팔 정부는 올해 봄 시즌에 381명의 정상 등반을 허용했다. 지난해에는 346명이었다. 허가를 받으려면 1명당 11000달러(1306만원)를 내야 한다. 등반자의 준비 부족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가디언은 베테랑 가이드의 말을 인용해 에베레스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소프트볼 크기 '우주 쓰레기', 총알 7배 속도로 지구 궤도에 2만개 '둥둥'

 

우주 쓰레기를 묘사한 모식도. 수십만개의 우주 쓰레기가 지구 궤도를 빽빽하게 메우고 있다. 특히 위성들이 많이 운영되는 고도 500~100036000부근의 밀집도가 높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검은 우주, 그리고 푸른 바다와 흰 구름이 뒤섞인 지구가 대조를 이루는 고도 500에서 우주비행사들이 허블우주망원경 수리를 위해 무중력 유영을 한다. 우주의 고요함을 한껏 즐기던 우주비행사들의 여유는 헤드셋에 다급하게 울려 퍼진 지상관제소의 임무 중단!”이라는 명령과 함께 극한의 긴장감으로 바뀐다. 특정 국가의 인공위성 요격으로 인해 생긴 파편이 연쇄적인 위성 파괴를 일으키면서 다량의 우주 쓰레기가 이들을 덮친 것이다. 2013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그래비티>의 한 장면이다.

 

우주 쓰레기는 말 그대로 우주를 떠다니는 조각과 파편이다. 로켓이 상승하면서 떨어져 나간 조각이나 인공위성의 부품, 우주비행사들이 작업을 하다 놓친 연장 등이 모두 포함된다. 지구 밖 500까지만 올라가도 지구 중력은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에 이런 쓰레기들이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둥둥 떠다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27일 도쿄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 이와 관련한 의제가 올라갈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의제로 올라간 만큼 우주 쓰레기 처리에 양국 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과학계에선 우주를 안보적인 목적을 담은 감시 태세의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우주 쓰레기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007년 임무 도중 우주 쓰레기와 충돌하며 손상된 우주 왕복선 엔데버호의 선체. 어른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큰 구멍이 뚫렸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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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쓰레기가 문제로 떠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가공할 만한 속도 때문이다. 최대 초속 8에 이르는데, 총알의 7배 빠르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런 우주 쓰레기가 지구 궤도에는 매우 많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소프트볼만 한 크기, 즉 둘레 30가량의 우주 쓰레기가 약 2만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보다 작은 우주 쓰레기는 최소 50만개로 추정한다. 지구 궤도 전체가 일종의 지뢰밭인 셈이다.

 

우주 쓰레기는 실제로 현실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달 유럽우주국(ESA)은 우주 쓰레기를 피하기 위한 위성들의 회피 기동이 지난해 28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회피 기동을 하면 자세와 위치가 틀어지기 때문에 지상 관측 등 위성 본래의 역할을 하루 이상 할 수 없다. 위성이 망가지는 것을 피한다고 해도 적지 않은 무형의 피해가 생기는 셈이다. 모든 위성들이 운좋게 우주 쓰레기를 피한 것도 아니다. 1996년에는 프랑스의 인공위성인 세리스가 유럽의 우주로켓인 아리안에서 떨어져 나간 파편과 충돌해 큰 손상을 입었고 2007년에는 미국의 우주왕복선 엔데버호의 선체에 구멍이 뚫렸다. 2009년에는 버려진 러시아 위성이 미국의 통신위성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 충돌로 또 다른 우주 쓰레기 2000개가 만들어졌다. 현재 지구 궤도에 버려지거나 작동 중인 인공위성이 5000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이런 피해는 언제든 또 생길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우주 쓰레기가 극적으로 늘어날 대대적인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 우주선인 스페이스X 사업을 주도하는 일론 머스크는 사각지대 없는 지구적인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스타링크사업을 추진 중인데 여기엔 2만여개의 소형 위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우주 인터넷 사업을 구상 중인데, 모두 수많은 위성을 우주 공간에 띄우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한다. 과학계에선 이런 소형 위성들 자체가 수명을 다하면 우주 쓰레기가 되거나 우주 쓰레기를 유발하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주 쓰레기 증가 추세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과학계에선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중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장은 우주 쓰레기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24년 달 착륙, 2030년 화성 착륙을 계획하는 인류는 1960년대 이후 인간을 가장 활발히 우주에 내보낼 것으로 보인다. 천체에 인간을 착륙시키는 것 외에도 지속 가능한 우주 기지를 세울 복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주의 이용과 개발은 정부에서 민간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민간의 핵심을 이루는 기업은 수익 창출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우주 발사체를 다량으로 띄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람이 우주 쓰레기의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어떤 상황이든 인간이 탑승한 우주선이나 정거장이 늘어날 것이므로 우주 쓰레기와 맞닥뜨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세계 과학계에선 우주 쓰레기 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세계 과학계에선 수명이 다하면 어떤 방법으로 폐기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까지 제시한 뒤에야 위성 발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수명이 다하면 행정 절차를 밟아 폐차하듯이 위성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주 이용에 관한 국제적인 합의는 다른 분야에 비해 특히 더디게 진척되고 있어 우주 쓰레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340공원터 사라질라LH ‘도시 허파조성 돕는다

정부 공원부지 일몰대책 발표

내년 7월 공원 미집행 땐 해제

국공유지 조성 시한 10년 유예

LH, 막개발 우려되는 땅 우선매입

정부, 지방채 이자 지원 70%까지

지자체 지원 규모 적어떨떠름

 

공원 조성 기대 효과. 국토부 제공

 

정부가 내년 7월로 조성 시한이 다가온 전국의 공원부지 중 국공유지의 조성 시한을 10년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활용해 지방자치단체의 공원 조성을 돕고 지방채 이자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토지 보상비 등 정부의 직접 지원을 요구했던 지자체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28일 더불어민주당과의 당정 협의를 거쳐 장기 미집행 공원 해소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공원부지로 확정됐지만 지방정부의 재원 문제 때문에 오랫동안 진행되지 못한 사업이 장기 미집행 공원이다. 지난 20007, 20년간 공원이 조성되지 않으면 서울시 전체 면적(605)의 절반이 넘는 340가 공원부지에서 해제되는 실효제가 도입됐기 때문에 내년 7월 전에 종합대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정부는 우선 전체 공원부지 중 국공유지 90의 실효 시한을 10년 연장하기로 했다. 토지 수용을 위해 추가 재원이 필요 없는 국공유지의 공원 조성 시한을 유예해놓은 것이다.

 

공원부지에서 풀리면 막개발이 우려되는 우선관리지역’(130)에서는 엘에이치를 활용해 공원 조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정부는 엘에이치가 부지를 먼저 매입하고 지방정부가 5년간 부지대금을 분할 상환하는 토지은행 제도를 공원 조성 사업에 도입하기로 했다. 또 주민 반발 때문에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민간공원 조성 사업도 엘에이치가 승계할 수 있도록 했다. 민간공원 특례 사업은 건설사가 공원을 조성하되 부지의 30%까지 민간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방식인 탓에 광주·수원·청주 등에서 녹지 훼손과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엘에이치는 이런 곳의 사업을 이어받아 공원을 조성하고 임대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방채 발행 이자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공원 조성에 나서야 할 지방정부를 측면 지원하기로 했다. 현행 최대 5년간 50%까지 지원하기로 한 지방채 이자 지원을 광역자치단체의 경우 70%까지 높인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공원부지 3403분의 1 이상인 비우선관리지역(120)의 경우 내년 7월 공원부지에서 실효되더라도 녹지로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린벨트 등의 보전녹지가 많고 해발고도나 경사도를 고려한 것이다. 국토부는 국공유지(90)와 우선관리지역(130)에 공원이 들어서면 1100만그루의 나무를 심어 연간 396톤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자체는 정부의 종합대책에 떨떠름한 반응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번 조처로 대전은 1년에 1700만원을 더 받게 됐다.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지원 규모가 너무 적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가가 도시공원을 지정한 뒤 업무를 지방으로 넘겼으니 이자가 아니라 최소한 공원 조성비용의 50% 정도는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올해 도시공원 안 사유지를 사기 위해 지방채 2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정부가 이자 지원 폭을 50%에서 70%로 높이면 늘어나는 혜택은 연간 12000만원이지만 도시공원 38곳에 해당하는 사유지를 사들이는 데 필요한 예산은 15000억원이다. 서울시도 사유지 보상에 드는 재원 중 절반을 정부가 지원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정으로 사유지 보상이 어렵다 보니 지방채를 내게 된 것이다. 후손들이 채무를 갚아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김태규 박수혁 기자 dokbul@hani.co.kr

 

 

여의도 면적의 110배 공원 사라질판지자체 책임 전가하는 정부

당정 '도시공원 일몰제' 대책 발표

국공유지 9010년간 개발 막고

우선관리지역 5년간 16조원 투입

지방채 이자 최대 50%70% 지원

막대한 원금에 이자까지 떠안을 판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서리풀공원 모습. 서리풀공원 역시 서울시 내 대표적 장기 미집행 공원 가운데 하나다. 사진=서울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전국 340, 서울시 면적(605)의 절반 크기의 공원부지가 난개발 위기에 처하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도시계획시설상 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거나 현재 공원으로 쓰이고 있지만 보상이 안된 땅들로 여의도 면적의 110배 규모다. 지자체가 땅을 사들일 돈이 부족해 계획을 차일피일 미뤄오면서 20년 가까이 방치돼 왔다. 이 가운데는 개인 소유의 땅도 포함돼 있어 헌법재판소는 20년 동안 보상이 안된 땅은 도시계획시설상 공원 지정을 풀고 원 소유주에게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그 시점이 바로 내년 7월이다. 내년 7월까지 땅을 매입해 공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실시계획 승인)이 없으면 이들 도시공원이 사라지는 셈이다.

 

도심의 허파역할을 하는 공원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으면 그렇잖아도 미세먼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시 환경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지난해 4월 장기 미집행 공원 해소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28일 당정 협의에 나선 이유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지자체 재정 자립도 50% 미만실효성 의문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당정협의회를 열고 장기 미집행 공원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국공유지의 경우 실효(효력 상실)10년 동안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새로 담겼다. 내년 7월로 실효되는 공원부지 가운데 25%(90)가 국공유지에 해당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공유지 역시 실효 대상에 포함했던 정부가 입장을 바꾼 까닭은 지자체의 부족한 예산을 고려한 까닭이다. 권혁진 국토교통부 도시정책관은 지자체와 협의해보니 사유지를 대상으로 공원으로 조성할 재정 여력도 부족한 상황이었다국공유지 실효를 유예하는 10년 동안 지자체 노력을 평가해 이를 추가 유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국토부는 현재 국공유지를 대상으로 기초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11월께 현지 실사를 마친 후 정부간 협의를 거쳐 시가화 등으로 공원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운 일부 부지를 실효시키고 나머지를 10년간 실효 유예할 예정이다. 10년 뒤에도 공원 조성에 어려움이 따를 경우 지자체 노력을 평가해 추가 유예를 검토할 계획이다.

 

지방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지자체의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운영하는 토지은행이 먼저 땅을 매입하고, 지자체를 비롯한 사업시행자가 토지은행에 토지보상비를 추후 분할 상환하는 형태로 토지은행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 공원을 조성할 때 거치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공익성 심사기준을 별도로 마련하는 등 절차를 합리화해 조성 절차를 단축하는 일도 이번 대책에 추가됐다.

 

이미 내놨던 대책도 개선했다. 공원 조성 과정에서 지방채를 발행하는 때 이자 지원율을 현행 50%에서 70%까지로 늘리고 발행한도 제한에도 예외를 두기로 했다. 또 현재 79, 26크기로 추진되는 민간공원특례사업 가운데 진행속도가 더딘 사업에 한해 LH가 이어받을 수 있도록 했다. LH는 공급촉진지구를 활용해 서울을 제외한 전국 10, 603000가구 수준으로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관리지역으로 지정된 130가운데 지자체나 민간이 조성하는 부지를 제외한 37의 경우 개발행위를 제한할 수 있는 도시자연공원구역이나 보전녹지, 경관지구 등으로 지정함으로써 공원 기능을 유지토록 할 방침이다.

 

자료=국토교통부

도시공원 국가 사무인데 국토부 나몰라라

하지만 이같은 대책에 실효성이 있는지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지자체가 공원을 조성하려 발행한 지방채의 이자를 지원하거나 LH 공급촉진지구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부지 70%를 공원으로 기부채납 받고 나머지에 공동주택을 짓는 등 정부의 직접적 재정 지원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손 안대고 코 풀려는격이다.

 

우선관리지역 130만 해도 향후 5년 동안 지자체 예산 43000억원 지방채 발행 24000억원 민간공원 조성 56000억원 국고사업연계 등 5000억원 도시계획적 관리 37000억원 등 16조원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권혁진 도시정책관은 “30년 전 국가 사무에서 지방 사무로 바뀐 만큼 지자체가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고, 국비로 공원 조성 전부 지원한다면 지자체가 더이상 공원을 조성하지 않을 도덕적 해이도 우려됐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반발은 거세다. 최영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대부분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는 50% 미만이어서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 도시공원 일몰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공공재 성격을 띤 도시공원은 국가 사무인데도 국토부가 나 몰라라하고 있지만 국고 보조가 당연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은경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국장은 정부가 보유한 국공유지마저 실효시킨다면 민간에 사유지의 도시공원 실효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국공유지 실효 유예는 당연한 일이라며 사회복지 분야에서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분담 비율을 나눠 부담하는데, 지자체의 재원 부담으로 미뤄진 도시공원 역시 중앙정부가 매칭해 부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이번 대책의 실효성을 담보하려면 LH공급촉진지구로 적용하는 지역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묶더라도 소유주 반발을 고려해 인센티브를 주는 등 당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사설] 추가 지원 더 필요한 당정의 공원 일몰제 신규 대책

28일 정부와 여당이 공원 일몰제 추가 관련 대책을 내놓았다. 공원 조성을 위해 지자체가 발행하는 지방채 이자의 70%까지 정부가 국고에서 내주겠다는 것과 국·공유지는 일몰제가 시행되더라도 향후 10년간 공원 부지로 더 묶어두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내년 7월이면 전국 340의 도시공원 부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당정이 내놓은 대책이라지만, 문제의 절박함을 고려하면 여전히 생색내기에 그친 안이한 대책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번 대책으로 지방채에 대한 이자 지원율이 최대 50%에서 70%로 늘어나게 됐다. 공원 조성 목적으로 지방채를 발행하면 발행 한도에 제한을 받지 않도록 예외 규정도 적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일단 청사포와 이기대 등 당장 시민 이용도가 높은 사유지부터 2712억 원의 보상비를 책정해 우선 매입하려는 부산시의 입장에선 재원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는 보인다. 다만 언 발에 오줌 누기수준에 그친다는 게 문제다. 일몰 예정 도시공원을 매입하는 보상비 50%를 국고로 지원해달라는 그간의 지자체 요구에 대해 지방채 이자 몇 푼 지원으로 갈음하겠다는 것이니 말이다. 채무 비율 관리에 비상이 걸린 부산시 입장으론 16.4의 사유지를 사들이는 데 필요한 1조 원이 넘는 보상비 마련은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다.

 

전체 일몰제 대상 공원 부지 중 25%에 해당하는 국·공유지를 10년간 공원 해제에서 유예한 것도 당장 급한 불이야 끄겠지만 근본적인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10년 뒤에도 공원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전체 일몰제 대상 공원 부지의 절반가량이 국·공유지인 부산의 입장에선 더 안타까운 일이다. 공원 일몰제 논란을 부른 1999년 헌법재판소 결정과 관련해 미집행 도시공원은 사유지로만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보면, 사유재산권과 상관 없는 국·공유지는 원천적으로 공원 일몰제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 방식이다. 정부 의지만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미세먼지를 줄이고, 열섬 현상을 막고, 각종 자연재해의 피난처가 되는 도시공원은 보편적인 녹색복지의 상징이다. 공원 일몰제 해소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기도 했다.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 현실을 고려하면 생색내기에 그치는 정부 대책으로는 도시공원이 난개발의 희생양이 되는 걸 막을 수 없다. 이대로라면 내년이면 영도구 면적보다 4배나 많은 공원이 부산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국가가 지자체에 떠넘기지 말고 전면에 나서서 공원을 지켜야 한다.

 

, 55보급창 반환하라시민운동본부 본격 활동

부산경실련 등 60개 시민단체, 진보·보수 없이 결집 오늘 출범

부산시 등에 적극 대응 촉구키로

 

부산 동구 범일동 미군 55보급창의 반환을 요구하는 시민운동(국제신문 지난 225일 자 2면 등 보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미군 55보급창 반환 범시민운동본부29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운동본부 출범 사실을 알린다고 28일 밝혔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산시민연대 지방분권시민연대 부산여성단체연대 부산발전시민재단 등 지역 60여 개 시민단체가 운동본부에 소속돼 55보급창 반환을 위한 활동을 펼친다.

 

이번 시민운동을 위해 사실상 부산 전체 시민단체가 결집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박정희 사무국장은 “70년 동안 점유된 땅을 되찾는 시민운동인 만큼 진보와 보수 등 성격을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시민단체가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반환 여론이 다시 고조되는 데는 최근 국가사업화가 결정된 2030부산월드엑스포의 개최 예정지에 55보급창 부지가 포함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엑스포 개최 예정지는 북항 재개발 1단계 부지 일부와 2단계(자성대 부두) 부지, 55보급창, 감만부두 등지가 포함된 북항 전역이다. 정부는 지난 142030부산월드엑스포를 국가사업으로 확정하고, 올해부터 2023년까지 부산시와 함께 유치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2030월드엑스포추진단 관계자는 “55보급창이 엑스포 부지에 공식적으로 포함된 건 아니지만, 앞으로 국방부와 이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시민운동본부는 기존 55보급창 반환 운동이 2030부산월드엑스포, 북항 개발 등과 맞물리면서 다시 동력을 얻었다고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박 사무국장은 기존 55보급창과 하야리아 부대 반환 운동은 우리 땅 되찾기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당시 하야리아 부대 반환에 여론이 집중돼 55보급창은 상대적으로 소외됐었다하야리아 부대가 시민공원으로 재탄생한 것과 달리 55보급창은 여전히 미군이 점유하고 있다. 반환 운동을 더는 미룰 수 없어 시민운동본부를 결성했다고 말했다.

 

시민운동본부는 앞으로 55보급창의 반환 필요성을 알려 시민 여론을 모으는 데 집중하고,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할 계획이다.



무등산 국립공원서 멸종위기종 담비 확인.."건강한 생태계 증표"



무등산 국립공원서 포착된 담비 [국립공원공단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무등산 국립공원에서 국내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알려진 노란목도리담비의 서식이 확인됐다.

 

국립공원공단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는 무인센서 카메라를 이용한 생태계 모니터링을 통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급인 노란목도리담비를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무등산공원사무소는 노란목도리담비가 행동권이 넓지만 잇따라 발견된 정황으로 미뤄볼 때 무등산을 거점으로 활동한다고 분석했다.

 

노란목도리담비는 호랑이와 표범이 멸종한 우리나라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 지위를 가진다. 몸집은 작아도 2마리 이상 무리를 이뤄 멧돼지, 고라니, 들고양이를 사냥하며 생태계 조절자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족제비와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몸집이 훨씬 크다. 목 아래에 노란색 털이 특징이다.

 

무리 생활을 하며 암수가 짝을 지어 다닌다. 나무 위에서 생활하다가 먹이를 찾을 때 땅으로 내려오는 습성을 보인다. 탐방로 등 무등산 곳곳에서 꾸준히 관찰되고 있는데 개체 보호를 위해 서식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은창 무등산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도심형 국립공원인 무등산에 담비가 서식한다는 것은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증거"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무등산 생태계 보전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s@yna.co.kr

 

조만간 꽉 찬다는데'사용 후 핵연료' 어떻게?

최근 한빛 원전 1호기 사고로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이 다시 한번 부각됐습니다. 오늘은 원전에서 전기를 생산한 뒤 버려지는 핵폐기물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폐기물이라지만 엄청난 방사능을 내뿜고 있다보니 방폐장이라고 하는 전용 폐기 장소에 영구 격리시켜야 하지만 우리 나라엔 이 시설이 하나도 없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그저 원전 부지 안에 임시 저장해왔는데 이 마저도 이제 포화 상태라고 합니다.

 

리포트 지난 1983년 첫 상업운전을 시작한 월성 원전입니다. 월성 1호기부터 4호기까지 총 4기의 원자력발전소가 나란히 있습니다. 여기서 지난 36년 간 전기를 만들고 버려진 사용후핵연료는 모두 408천 다발. 아직 전용, 즉 고준위 방폐장이 없어 전부 원전부지 안에 있는 임시 저장 시설에 보관중입니다.

 

문제는 이 시설도 포화 직전이라는 겁니다. 지난 2016년 정부의 실태 조사 보고서를 보면, 월성원전의 저장시설이 꽉차는 예상 시기는 당장 올해 말입니다. 경주지진이후 안전점검을 받느라 가동이 일시 중단됐던 탓에 다소 시간을 벌었지만 그래봐야 2년이면 끝입니다.

 

월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빛원전과 고리원전은 5년 뒤인 2024년이면 저장시설이 다 차고, 한울원전은 이제 15, 신월성원전은 16년 남았습니다. 그렇다고 핵폐기물을 분산시킬 수도 없습니다. 핵폐기물에 든 플루토늄, 세슘, 스트론튬 등이 강한 방사능을 뿜어내기 때문에 다른 원전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어렵습니다. 당장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장 마련에 대한 논의가 시급한 이유입니다.

 

[은재호/사용후핵연료 재검토준비단장]

"선진 외국의 예를 들면 최소 20년이 걸리는 것 같고요, 그것도 현재 진행 중입니다. 고준위 방폐장을 만들기까지의 여정은 최소 30-40년 되지 않나"

 

정부도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를 오늘 출범시켰습니다. 처리장 건설이나 임시저장시설 증축 등에 대해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건데 주민 반발 등 난제는 여전합니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처리시설을 자꾸 지을 게 아니라 원칙적으로 원전가동을 멈춰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신희동/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

"고준위 방폐장 정책은 일부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종합돼서 하는 게 아니고 일반 국민의 의견을 종합해야 하는 이슈입니다. 국민의 의견을 어떻게 잘 듣고 모을 수 있는지에 대한"

 

1990년 안면도, 94년 굴업도, 그리고 2004년 부안까지.

방폐장 추진 실패의 트라우마를 이번에는 극복할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출발선에 섰습니다.

MBC뉴스 이지선입니다.

 

원전사고 보도 안하는 종편3사 안전불감증

[민언련 방송 모니터 보고서]

지난 10일 전남 영광군 한빛 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출력 제한치 초과 사태가 벌어져 가동을 멈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큽니다.

 

지난 9일 재가동 승인을 받아 이튿날(10) 오전 원자로 특성 시험을 진행하던 도중 원자로 내 열 출력이 운영지침상 제한치인 5%를 초과해 1분 만에 18%까지 치솟았고 이에 따라 취해져야 했던 가동 중지 조치도 빠르게 이뤄지지 않았던 겁니다. 원자로 출력은 제어가 어렵기 때문에 제한치 초과 시 곧바로 원전을 세워야 했지만 이상하게도 한빛 1호기는 무려 12시간이나 더 가동됐고 10일 밤 10시가 넘어서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정지 조치를 받고 멈춰 섰습니다.

 

10일 당시에는 일반적 고장인 것처럼 보도자료를 냈던 원안위는 열흘 만인 20일이 되어서야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이 열 출력 제한치 초과에도 원자로를 즉시 정지하지 않았고, 원자로조종면허가 없는 직원이 제어봉을 조작한 정황도 확인했다며 엄중 문책을 예고했습니다.

 

이에 한국수력원자력은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한빛 1호기는 제어봉 인출이 계속됐더라도 원자로 출력 25%에서 원자로가 자동으로 정지되도록 설계돼 있어 더 이상의 출력증가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사실로 확인된 출력 제한치 초과 사태에 있어 자동 정지 설비로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비판이 큽니다. 원전 안전 전문가 박종운 동국대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SNS를 통해 원자로 자동 정지 시 제어봉 낙하까지는 수초가 걸리므로, 제어봉 낙하보다 먼저 출력이 25%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으며 최대 250%까지 증가할 수 있다며 한수원이 수동 정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한 면피를 시도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빛 원전 1호기 문제 다룬 건 MBCJTBC

박종운 교수는 시험 가동 중 출력 폭주 사태라는 양태가 비슷했던 1986년 체르노빌 참사를 들어 이번 사건을 이거야말로 체르노빌 사고 직전까지 간 것이라 질타하기도 했는데요.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21SNS를 통해 체르노빌 운운한 몇 사람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할 계획이라 밝혔다가 논란이 일자 글을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파문이 큰 원전 사고였으나 이상할 정도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는 조용했습니다.

 

520~24일 방송사별 한빛 원전 1호기 사고 저녁종합뉴스 보도량 *0.5건은 단신.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원안위가 한빛 원전 1호기 사고를 알리고 특별조사 방침을 밝힌 20일부터 24일까지, TV조선채널AMBN은 아예 보도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KBSMBCJTBC가 상세히 보도한 편이고 특히 MBC는 총 7건으로 가장 보도량이 많았습니다. SBS도 리포트 1, YTN은 단신 1건에 그쳤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사고임에도 보도가 없거나 미미했던 방송사들은 비판을 면키 어렵습니다.

 

시청자 눈높이에 맞는 상세한 설명한 MBC

 

비교적 보도가 충실했던 KBSMBCJTBC는 모두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한빛 1호기 사고를 되짚었습니다. 시청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알 권리를 충족시킨 겁니다.

 

보도량이 가장 많았던 MBC는 사고의 진상부터 여론, 대책까지 폭넓게 사안을 다뤘고 이 과정에서 친절한 풀이로 시청자의 이해를 도운 부분들이 눈에 띕니다. MBC21일 톱보도 <출력 치솟는데뭐가 문제야? 왜 멈춰야 해?”>(521, 최훈 기자)를 시작으로 사고 당시 상황을 시간대별로 상세히 전했습니다. 전문 용어가 등장하는 원전 사고를 시청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보도 구성이 특히 눈에 띕니다. MBC는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그래픽 화면과 함께, “제어봉은 원자로의 출력을 조절하는 브레이크 같은 것으로 원자로 깊숙이 밀어 넣으면 출력이 낮아지고 위로 올리면 출력이 높아지는 구조등 사고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개념들을 쉽게 풀어줬습니다.

 

이외에도 이번 사고가 체르노빌 참사처럼 심각한 사안임을 해외 사례와 더불어 설명한 <체르노빌 될 뻔?무면허 제어봉 조작은 심각”>(521, 김윤미 기자), 사고 은폐 의혹 및 전반적 원전 점검의 필요성을 제기한 <사고 대처·발표 왜 늦었나?>(521, 최훈 기자), <단독/“안전 불감증 심각다른 원전으로 조사 확대”>(522, 최훈 기자), <단독/“핵연료 손상 가능성 있다정부 조사 착수>(523, 최훈 기자) MBC는 반드시 전해야 할 소식들을 체계적,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한빛 원전 1호기 원전사고를 가장 빠르고 쉽게 설명한 MBC (521).

 

한수원의 늑장 대처 지적한 JTBC

보도량이 3건에 그친 JTBC<한빛 1열 출력사고원전 불안파장 커져>(521, 박상욱 기자)에서 한빛 1호기가 위치한 지역민들의 피해를 조명했습니다. JTBC열 출력이 제한치를 넘기면 즉시 가동을 중지해야 하지만 (한수원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 “심지어 이런 규정이 있는지도 몰랐다는 의혹”, “무면허자가 제어봉을 조작한 정황도 확인등 사고의 진상을 전한 후 원전으로부터 반경 30km 이내의 지역은 긴급보호조치 계획구역”, “한빛 원전의 반경 30km 이내에는 13만여 명이 살고 있고 광주광역시는 불과 40km 떨어져 있다, 원전 인근 지역에 대한 관리가 허술한 점도 지적했습니다. ‘원전 사고가 지니는 파괴적 위험성을 잘 전달한 것입니다.

 

한빛 1호기가 위치한 지역민들의 피해를 조명한 JTBC (521).

 

26년 전에도 동일한 사고 있었다, KBS 단독 보도

KBS는 한빛 원전 1호기 문제에 대해 원안위와 한수원의 입장까지 모두 나온 뒤인 22일에나 관련보도를 내놔서 아쉬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24일에 보도된 두 건의 단독 보도는 주목할 만합니다. KBS <단독/유례없는 일?26년 전에도 동일한 사고>(524, 서재희 기자)는 한수원이 한빛 원전 1호기 사고에 대해 유례가 없었다고 밝힌 것과 달리, “원전 사건 기록을 찾아보니까 1993년에도 같은 한빛 1호기에서 ​​열 출력이 급증해 원자로가 멈춰 섰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한빛 원전 1호기 사고와 비슷한 26년 전의 원전 사고를 지목했습니다. “19931218일 발생한 한빛 1호기 사건 기록에 따르면, “원자로 시험 중 과도한 제어봉 인출로 사건이 일어났다고 명시되어 있고, “제어봉을 인출하다 일어난 이번 사건과 과정이 거의 똑같으며, “열 출력이 순간적으로 급증한 것도 유사하다는 겁니다. KBS1993년 당시 사고의 원인이 운전원의 이해 부족과 제어봉 인출 시 확인 소홀이었는데, 지난 510일 있었던 한빛 원전 1호기 사고도 무면허자의 제어봉 조작과 감독자의 지시와 감독 소홀이 의심된다고 한 만큼, 두 사건 모두 원인이 모두 사람의 실수로 귀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빛 원전 1호기 사고는 사람의 실수라고 지적한 KBS (524).

 

사고 ‘0등급 판단단독으로 고발한 KBS

KBS <단독/나아진 게 없는 사고 대처-사후 대책>(524, 정연우 기자)는 한수원이 이번 한빛 1호기 사고를 정상 안전이나 다름없는 0등급으로 분류했음을 단독으로 전했습니다.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입니다. KBS“1993년 한빛 1호기 사건에 대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보고서에서 “(당시 사고의) 사건 등급을 0등급으로 분류해놨는데, 이번 한빛 원전 1호기 사고에 대해서 한수원도 감독기관인 원안위에 0등급으로 분류해 보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KBS는 이어서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기준을 기반으로 한 안전 등급표를 설명했습니다. “0등급은 정상 운전의 일부로 안전에 영향이 없는 등급이고, “1등급에서 3등급은 외부에 방사성 물질 누출이 없는 고장’, 4등급에서 7등급은 방사성 물질이 외부에 영향을 끼치는 사고’”에 해당합니다. 원자로 폭주까지 이를 수 있는 사고를 0등급으로 분류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KBS는 이런 설명 끝에 “‘불장난은 했지만 불은 안 났다별로 의미가 없고요. 제가 보기에는 실수로 따지면 3등급, 4등급 수준이 되는 걸로 보인다 이거예요라는 박종운 교수의 인터뷰를 녹취 인용했습니다.

 

KBS의 보도와 관련해 한수원은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등급을 축소해 보고한 게 아니라 매뉴얼대로 처리했다면서 방사성물질의 유출이 전혀 없는 원자로정지 사건으로 안전설비가 모두 건전해 사건등급평가 매뉴얼에 따라 잠정 등급을 ‘0’으로 평가한 것이라 해명했습니다. 추후 원안위의 원전사건등급 평가위원회가 최종등급을 다시 결정한다는 사실도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한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KBS가 지적한 문제점은 유의미합니다. 한수원 등이 내놓은 변명 위주로만 보도하던 기존의 보도들과 달리 보다 적극적이며 분석적으로 문제를 지적하려는 원전 관련 보도들이 더 나오길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원전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단 한건도 보도하지 않은 TV조선, 채널A, MBN은 어느 나라 언론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521~24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

 

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식물’··· 나는 오늘도 검색한다 반려식물

1인 가구의 새 친구로 뜨는 식물

이제 식물은 젊음의 상징

출판계도 덩달아 책 봇물·팟캐스트나 웹툰도 많아

원예사, 식물 세밀화가 등 직업 관심 커져

거실 풍경 바꾸는 화분, 마음 상처 치유하기도

 

다양한 식물을 파는 가게 공간 식물성'을 운영하는 정수진씨가 식물들을 정돈하고 있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최근 출판계의 블루칩은 식물이다. 식물 세밀화 화가 이소영의 <식물산책>을 비롯해 뮤지션 임이랑의 <아무튼, 식물>, 식물가게 공간 식물성을 운영하는 정수진의 <식물 저승사자>, 식물 애호가들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린 안난초의 <식물생활>을 비롯해 식물 초보자를 위한 가이드인 최정윤의 <식물을 들이다>, 반려식물이라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박원순의 <식물의 위로>와 김현경의 <오늘부터 식물을 키웁니다> 등의 식물 관련 에세이가 1년 새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기존에 식물에 대한 책이라면 전문가가 쓴 도감류가 주를 이루었는데, 전문가보다는 애호가 쪽의 저자들이 쓴 에세이가 점점 그 수를 늘려가고 있다.

 

웹툰 식물생활화면 갈무리.

 

그러고 보니 에스엔에스(SNS)에서도 식물 사진이 자주 눈에 띈다. ‘식물계’(식물 이야기만 하기 위해 별도로 만든 식물계정)를 별도로 운영하는 식물 애호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으며, 그들이 올리는 사진들을 보면 가정집인데도 화원을 방불케 하는 화분 개수가 눈에 띈다. 식물을 많이 키우기만 하는 게 아니다. ‘칼라테아 멀티컬러라고 알려진 트리오스타’, ‘마오리 소포라등 전에 볼 수 없었던 특이한 수입 식물들을 키우는 사람도 많이 보인다.

 

최근에는 새로 개업한 커피숍들의 인테리어로 식물이 사용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 ‘플랜테리어라는 말은 식물’(plant)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인데, 식물을 이용한 인테리어를 말한다. 에스엔에스와 카페, 에세이 이 세 가지는 최근 식물에 관해 관심을 갖는 세대가 전과 달리 젊음을 의미한다. 젊은 1인 가구의 새로운 가족으로 식물이 떠오르고 있다. 젊은 식물인간의 탄생이다.

 

팟캐스트 <식물라디오>를 진행하는 이소영 식물 세밀화 화가는 국립수목원에서 근무를 시작했던 10년 전과 지금 식물에 대한 관심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때만 해도 식물 이야기를 인터넷에 올려도 반응이 크지 않았고, 관련 글을 검색해도 내용이 많지 않았다. 집에서 식물을 가꾼다고 하면 어르신들의 클래식한 문화라는 인식이 컸다.” 그런데 최근에는 에스엔에스를 통해 식물에 대한 이야기가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인식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한다. “화훼시장에 가면 젊은 손님들이 늘어난 것이 눈에 보인다.” 식물 관련 강의를 찾는 사람들의 연령대도 낮아졌다. “식물 세밀화가나 가드너(원예사) 같은, 관련한 직업도 늘어나고 있다.”

 

정수진씨는 다양한 식물을 파는 가게 공간 식물성'을 운영한다. 그는 <식물 저승사자> 저자이기도 하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아무튼, 식물>을 쓴 임이랑 작가는 구할 수 있는 식물의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온라인 상거래 채널 이베이를 통해 직구로 식물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단다. 3~4년 전에는 한국에서 구할 수 없던 종이 수입 판매됨은 물론이다. “식물 기르기는 진입장벽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작은 화분은 2천원, 3천원부터 살 수 있다. 시작에는 돈이 들지 않는데, 빈티지 토분(토기 화분)이나 수입 식물에 꽂히면, 이른바 캠핑처럼 장비발을 세우기 시작하면 여기도 돈이 들기 시작한다.”

 

빈티지 토분에 관심을 갖는다는 말은 잘 길러내기만큼이나 식물이 포함된 풍경을 가꾸는 데도 관심이 있는 요즘의 식물 애호가들의 성향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미 팔고 있는 식물을 고르지 않고 구하기 어려워도 낯설고 이국적인 식물을 굳이 찾는 것도 같은 이유다. <식물 저승사자>를 쓴 정수진 작가는 식물 상점 공간 식물성을 운영 중인데, 그는 에스엔에스에서 본 예쁜 식물을 갖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식물을 집으로 들이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죽지 않고 자란다고 해도, 잡초같이 생긴 것보다는 조형미를 가진 식물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우리 집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은 게 사람 심리니까. 손님들은 잘 안 죽는 식물을 추천해달라고 하지만, 결국 마음속에는 식물의 이데아가 있더라. 원하는 이미지를 분명히 갖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최근 출간된 다양한 식물 관련 서적. 각 출판사 제공

 

카페 인테리어로 식물을 이용하는 경우는 가까이서 보면 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상태일 때가 많아서 안타까운 경우도 많단다. 식물을 돌보기 위해 공간이나 인력이 존재하는 게 아닌 상황에서 다양한 생태의 식물이 놓여 있는 경우, 인테리어 소품으로만 취급받는 듯 보일 때가 적지 않다. 임이랑 작가는 식물을 잘 돌보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차라리 조화를 사라고 한다. “나는 조화도 식물의 영역에 있다고 생각한다. 똑같은 심적 안정을 주지는 않을지언정, 시각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아니면 조화와 생화를 섞어서 진열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미세먼지를 포함한 환경 이슈 때문에 식물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용적인 이유로도, 미적 이유로도 식물은 기술이 고도화되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준다. 최근 식물을 다루는 에세이들이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는, ‘마음의 문제를 다루는 열쇠로서의 식물이 갖는 귀한 아름다움이다. 베스트셀러 제목을 빌려 말하자면 죽고 싶지만, 식물을 한번 살려보고 싶어”.

 

정수진씨는 다양한 식물을 파는 가게 공간 식물성'을 운영한다. 그는 <식물 저승사자> 저자이기도 하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일이 배신하고 사람이 배신하고 도저히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에너지가 남지 않았을 때, 생의 이른 시기에 번아웃을 경험할 때, 정성을 들인 만큼 잘 자라나는 식물의 존재는 건강한 즐거움을 안긴다. 생생하고 아름답고 즐겁지만, 나를 귀찮게 하지 않는 식물이라는 존재는 밀레니얼 세대가 원하는 이상적인 친구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우리는 금방 친구가 되었다. 나를 소개할 필요도 없었고, 스스로를 치장하거나 즐거운 표정을 짓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 건강한 방식이 나를 기쁘게 만들었다.’(<아무튼, 식물> 중에서)

이다혜 <씨네21> 기자·작가 krapple@cine21.com

 

 

초보 식물인간을 위한 Q&A

Q 집이 반지하인데 해가 잘 들지 않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키워도 괜찮나요?

A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 있습니다. 스파티필룸, 스킨답서스가 대표적이죠. 식물등을 구매해 사용하면 빛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식물들을 돌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식물이 보내는 위기 신호는 어떻게 알아볼 수 있나요?

A 식물에 부정적인 변화가 올 때, 식물은 천천히 자라고 천천히 죽습니다. 그런데 일시에 잎이 떨어지거나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는 신호죠. 당장 대책이 필요해요.

Q 흙은 언제 바꾸면 되나요?

A 흙이 딱딱해지면 물길이 협소해지기 때문에 흙은 갈아주면 좋습니다. 하지만 흙을 간 뒤 1년이 넘지 않았다면, 굳이 흙을 갈 필요가 없습니다.

Q 병충해 피해를 당하였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 식물에 생기는 여러 문제는 인간의생활 습관과도 관련되어 있어요. 인터넷 검색보다 동네 화원을 방문해 도움을 받는 게 빠른 해결에 더 도움이 됩니다.

이다혜 <씨네21> 기자·작가

 

해수면 상승 주범 남극 수도꼭지틀어막을 수 있을까?

 

한국·미국·영국 등 3개 나라가 국제공동연구에 나서는 서남극의 스웨이츠빙하 위치. 해양수산부 제공

 

남극의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 특히 서남극의 스웨이츠빙하는 지난 4년 동안 남극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녹으면서 이미 붕괴가 시작됐다. 이 빙하는 얼음바닥이 해수면보다 낮기 때문에 따뜻한 바닷물의 유입이 쉬워 빙하가 잘 녹는다.

 

남극대륙 위를 흐르는 빙하는 대부분 대륙을 둘러싸고 있는 두꺼운 얼음벽(빙붕)에 막혀있어 상대적으로 견고하지만, 서남극의 빙상(대륙빙하)을 지탱하고 있는 스웨이츠 빙하의 얼음이 빠르게 녹게 되면 둑이 무너지듯이 상류 빙상의 붕괴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해마다 남극 전체에서 사라지는 1300t의 얼음 중 50% 이상이 이 서남극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서남극의 빙상이 전부 녹는 경우 지구의 평균 해수면이 5.2m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급격한 해수면 상승은 뉴욕, 런던, 상하이 등 해안가와 인접한 세계 주요 도시에 침수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인천과 부산 등이 침수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해양수산부는 밝혔다.

 

전 지구 차원의 위험요소로 지적되고 있는 서남극 빙하의 붕괴 상황과 이에 따른 해수면 변동을 예측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한 국제 공동연구가 한국·미국·영국 등 3개 나라의 주도로 진행된다.

 

해양수산부는 남극 빙하 붕괴에 따른 해수면 상승 예측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6월부터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 돌발 붕괴가 유발하는 해수면 상승 예측 연구를 본격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연구는 네이처가 지난해 12월 선정한 ’2019년 주목해야 할 과학분야 이슈 101순위로 꼽힌 바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남극 연구 역사상 단일건으로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공동 연구라면서 우리나라는 2022년까지 소요되는 800억원의 연구비 중 2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극지연구소가 연구에 참가한다. 극지연구소 연구팀은 우리나라의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을 이용해 현장 연구를 수행한다. 연구팀은 우선 깊은 바다까지 잠수할 수 있는 물범에 측정장비를 부착한 뒤 스웨이츠 빙하 주변 바다로 보내는 방법으로 빙하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관측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쇄빙선으로 접근이 불가능한 빙붕 하부에는 무인 잠수정을 이용한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스웨이츠 빙하의 얼음 손실량은 최근 10년간 남극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100년 해수면 상승에 58% 정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 붕괴에 의한 미래 해수면 상승 예측성을 높이는 것이 연구의 주된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심각한 침수가 예상되는 국내 연안지역의 재해대응 정책 수립을 위한 과학적 근거도 도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의 시체등반가 충격 사진 공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에서 시체 위로 등산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있다. 지난 27(현지시간) 캐나다 출신의 영화제작자이자 등산가인 엘리나 사이칼리는 얼어붙은 시체를 보며 발을 내딛는 등산객들의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이 사진은 지난 23일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의 힐러리 스텝에서 촬영된 것으로 시체는 등산객들의 발 아래에 밧줄로 대롱대롱 묶여있다. 시체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사이칼리는 "시체가 된 이 불쌍한 사람은 모든 등산객들이 볼 수 있는 해발 7000피트에 자리잡고 있었다"면서 "우리는 모두 꿈을 쫓고 있었고 우리 발 밑에는 생명이 없는 영혼이 있었다. 어쩌다 에베레스트가 이 모양이 됐느냐"며 한탄했다. 이어 "이곳을 책임지는 사람은 누구인가. 해결책은 있는가"라면서 "이날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두 깊은 슬픔과 함께 위로 올랐다"고 적었다.

 

실제로 최근 들어서 벌써 11명이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다 목숨을 잃었다. 이는 기후가 따뜻해지는 3~5월 사이에 등산객들이 몰리는 영향이 크다. 정상 부근 능선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병목 현상이 일어나 등산객들이 고산증에 노출된 위험이 커진 것. 여기에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는 산업이 커지면서 경험없는 등산객들이 많아진 것도 사고를 키우고 있다.

 

산악 전문가 데이비드 모튼은 네팔 정부가 등반객 수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하면서 이러한 사고가 벌어지기 최적화된 상황이 됐다고 비판했다. 보도에 따르면 1922년 최초의 에베레스트 등반객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약 200여명의 산악인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Reflections Of My Life - The Marmal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