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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생태환경 뉴스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 무엇이 문제인가

by 이성근 2019. 5. 30.


5월30일 시청광장


환경훼손 조망권 침해 불 보듯 한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

환경파괴 경관훼손 난개발 등 복원 불가능한 재앙 초래 가능성

[긴급 점검] 해운대 모래 유실 우려되고 조망권 막혀 환경성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가 실제로 조성됐을 때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무엇일까? 두말할 것도 없이 환경이다. 자연환경과 인문환경 모두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막말로 교통난은 시민의 혈세를 투입하면 뒤늦게라도 해결 가능성이라도 있지만 한번 훼손된 환경은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기대에서 광안리 앞바다를 가로질러 해운대 동백유원지(송림공원)까지 이어지는 4.2길이의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가 설치됐다고 가정하고 미래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보자.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코스를 따라가며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머릿속에 그려보자.

 

광안대교 너머 빨랫줄 연상시킬 케이블카...어수선한 광안리 스카이라인

부산 수영구 남천동 49호 광장에서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까지 이어지는 광안대로는 양측 접속교 5800m가 바다와 만나면서 트러스교 720m에 연결되고, 한 가운데 현수교 900m로 모아지면서 조형미를 한껏 뽐낸다. 마치 하얀 선이 양쪽에서 바다 위를 거침없이 달리다 두 번 휘청거리며 출렁이는 현수교에서 하늘로 오르는 상승감을 느끼게 한다.

 

부산블루코스트가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를 설치했을 때의 조감도이다. 광안대교의 스카이라인이 어수선하게 변하게 된다(사진: 부산블루코스트 자료).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흰색의 광안대교는 푸른 바다와 어울려 시원한 눈맛을 선사한다. 부산시민이든 서울이나 광주 대구 등지에 온 관광객이든 모두가 광안리 해변에 서서 편안함과 느긋함을 느끼는 것은 바다와 하늘, 그리고 광안대교가 어우러지면서 그려내는 단순성과 깔끔함 때문이다. 수평선의 고요 속으로 흐르는 광안대교의 단순한 동선과 그 아래 일렁이는 파도가 마음을 가라앉혀 주는 것이다.

 

부산블루코스트의 계획대로 해상관광 케이블카가 광안리 앞바다에 놓였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 케이블카는 삼익비치 앞 광안대교에서 먼 바다쪽으로 510m, 광안대교 현수교 부분에서는 629m, 민락수변공원 앞 광안대로 접속교 부분에서는 776m 남쪽으로 각각 떨어져서 지나간다. 그러나 광안리 해변에서 바라보면 마치 광안대로와 케이블카가 나란히 바짝 붙어서 지나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광안리의 시원한 조망, 그림 같은 풍광은 기억 속에만 존재할 수도

케이블카의 3개 해상타워 높이는 모두 바다 수면으로부터 151m까지 치솟는다. 광안대교 현수교 105m 보다 46m가 높다. 부산블루코스트가 2016년 해상관광 케이블카 사업을 하겠다고 처음 제안했을 때 케이블카 해상타워 높이는 100m 였다. 현수교 보다 5m가 낮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151m로 대폭 높여 광안대교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케이블카를 타고 갈 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했다.

 

이제 케이블카가 설치된 광안대교 앞바다 모습을 상상해보자. 광안대교가 그려내는 단순함과 가볍게 흐르는 변화의 곡선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광안대교 뒤로 불청객처럼 끼어든 케이블카의 케이블과 거기에 매달린 캐빈은 관광객의 시선을 혼란스럽게 할 게 틀림없다.

 

부산블루코스트가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를 설치했을 때 낮과 밤의 모습을 상상한 조감도이다. 위 그림에서는 광안대교 현수교 통과 부분에 캐빈이 6대 정도 그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현수교 900m 구간에만 캐빈이 17대 가량 매달려 있게 될 것이다(사진: 부산블루코스트 자료).

 

광안리 해변에서 보면 광안대교의 절제되고 간결한 선과 그 위로 지나가는 케이블카의 케이블이 겹치면서 어수선하고 무질서한 스카이라인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마치 빨랫줄에 주렁주렁 매달린 물건을 연상케 하는 캐빈이 흔들거리면서 놀이공원의 번잡함과 유흥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광안리의 푸른 하늘과 바다, 그리고 흰색의 광안대교가 만들어내는 순수함과 시원함은 과거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게 될 공산이 크다.

 

부산블루코스트는 케이블카 총연장 4200m80대의 캐빈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왕복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케이블 105m마다 케빈이 설치되지만, 실제로는 52.5m 구간마다 캐빈이 1대 꼴로 매달리게 된다. 광안대교 현수교 부분만 놓고 보면 900m 구간에 17대 가량이 상시 매달려 있게 되는 셈이다. 광안리 해수욕장 쪽에서 광안대교를 바라보면 주탑 위쪽으로 17대의 캐빈이 케이블에 주렁주렁 매달려 좌우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상상이 되는가.

 

명승 동백섬 훼손, 해운대 송림공원과 이기대 난개발 막을 수 있을까

부산블루코스트는 해운대 동백유원지(송림공원)와 이기대 컨벤션 더 뷰자리에 케이블카 정류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연간 300여 만 명, 하루 9000여 명이 타고 내릴 정류장이다 보니 시설 규모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사업을 시행하는 ()부산블루코스트 입장에서는 수익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정류장에 레스토랑 커피숍 기념품가게 등 각종 부대시설을 가능한 많이 배치할 것이다.

 

해운대 동백유원지에 설치될 정류장은 16270부지에 연면적 81980, 지상 4, 지하 4층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주차면적은 797대 분이다. 정류장 건물의 지상 높이만도 25m에 이른다.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는 사진 오른쪽 위 송림공원에 설치되는 정류장에서 출발해 레스토랑 더 베이 101’ 를 지나 공영주차장 아래쪽 방파제처럼 툭 튀어나온 곳에 세워지는 보조지주를 거쳐 마린시티 초고층 아파트단지 앞을 통과해 이기대로 향하게 된다(사진: 카카오 맵 캡처).

 

부산블루코스트 측은 해운대쪽 정류장을 현재 동백유원지(송림공원) 주차장 땅에 건설해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백유원지는 소나무 숲으로 조성돼 있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인데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작열하는 태양을 피할 수 있는 해변의 유일한 녹지대다. 더구나 이곳은 문화재보호구역, 유원지, 경관지구, 온천지구, 중점경관관리구역 등으로 지정된 곳이다.

 

부산블루코스트 측에 땅을 매각한 전 지주 역시 겹겹이 걸려있는 각종 법에 막혀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 일대는 오랜 세월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보존이 될 수 있었다. 수 십 년간 묶여 있는 이 땅을 부산블루코스트 측이 해상관광 케이블카 건설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개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송림공원 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하지만 지켜질지 미지수다. 전국의 수많은 개발사례를 보더라도 업자들이 애초 약속을 그대로 지키는 경우는 드물다. 야금야금 파 들어가는 게 일반적인 행태다. 업자들은 행정기관으로부터 허가만 떨어지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여러 가지 이유를 붙여 설계변경을 하면서 원래 목적을 달성하곤 했다.

 

거대한 해운대 케이블카 정류장, 해수욕장 모래 유실 가속화시킬 수도

동백유원지에 건설될 높이 25m의 대규모 케이블카 정류장이 해운대 해수욕장 모래사장에 끼칠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해운대 해수욕장 모래사장은 동쪽과 서쪽 부분이 유달리 많이 쓸려나가는 현상을 보여 왔다. 백사장과 붙어있는 건물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웨스틴조선 호텔이 있는 백사장 서쪽의 경우 갯바위가 드러난 상태다. 태풍 등 거센 바닷바람이 건물에 부딪쳐 되돌아 나가면서 모래를 함께 쓸어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서쪽 끝 부분은 모래가 유실돼 갯바위가 드러나 있는 때가 많다. 송림공원 안에 25m 높이의 해상관광 케이블카 정류장이 들어설 경우 웨스틴조선 호텔과 함께 백사장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우려스럽다(사진: 부산블루코스트 자료)

 

25m 높이의 송림공원 케이블카 정류장은 해수욕장 백사장과 평행하게 지어진다.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정면으로 막아서게 된다. 백사장과 직각으로 서 있는 웨스틴조선 호텔보다 더 큰 영향을 백사장에 끼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웨스틴조선 호텔과 케이블카 정류장이 해수욕장 서쪽 끝 모래사장을 직각 형태로 가로막게 돼 모래 유실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

 

동백섬은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과 부산시 지정기념물로 지정된 부산의 상징이고 자랑이다. 동백섬 위로 케이블카가 지나갈 경우 명승의 분위기와 기념물이 갖는 아우라는 훼손될 게 뻔하다. 이런 이유로 문화재 보호구역 인근은 개발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 문화재가 갖는 상징성도 크지만 개발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부산 남구 이기대공원의 현재 컨벤션 더 뷰자리에 들어서는 이기대쪽 케이블카 정류장의 야간 상상도이다(사진: 부산블루코스트 자료)

 

해상관광 케이블카의 반대편 정류장이 들어서는 이기대는 부산 갈맷길의 최고 코스로 꼽힐 만큼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이기대 거의 전 지역은 공원지구와 자연녹지다. 이기대에 서식하는 반딧불이와 앞바다의 상괭이, 아름다운 갯바위는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생물종이고 자연이다. 특히 반딧불이는 자동차 불빛은 물론 밝은 달빛만 비춰도 숨을 만큼 예민한 곤충이다. 부산 남구는 축제를 매년 개최해 반딧불이를 소중히 보호하고 있다. 해상관광 케이블카 운행이 이들 생물종에 긍정적 영향 보다 악영향을 끼칠 개연성이 높다.

 

조망권 우려하는 해운대 주민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반발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로 인한 환경성 교통성 공공성 등 피해는 부산시민 전체가 지게 되지만 가장 직접적인 피해지역은 케이블카가 설치되고 지나가는 부산 남구 수영구 해운대구일 수밖에 없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 박재범 남구청장 등 관련 자치단체장들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사업” “절대 불가를 외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는 저 멀리 보이는 이기대공원에서 오른쪽 마린시티 초고층 아파트단지 바로 앞을 지나 사진 좌측의 레스토랑 더 베이 101’를 통과하게 된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특히 가장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지역은 부산 해운대구 우3동이다. 부산의 대표적인 부촌이자 초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마린시티가 포함된 곳이다. 해상관광 케이블카는 마린시티 해안선 끝 부분에서 불과 149m 떨어져 초고층 아파트단지 앞바다를 지나간다. 케이블카는 높이 151m3번 해상지주를 지나 동백섬 앞에 설치되는 높이 70m의 보조지주까지 고도를 낮춰가면서 마린시티 초고층아파트 앞을 지나가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해운대 동백유원지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의 경우는 반대로 고도를 올려가면서 마린시티 아파트를 거쳐 이기대 쪽으로 간다. 조망권 피해를 직접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해운대구 우3동 주민들은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러나 부산블루코스트가 부산시에 사업제안서를 공식적으로 내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현재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 대표는 물론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격렬하다.

 

한 주민은 아파트 앞으로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것을 안경 앞에 줄을 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 주민은 매일 수 백 번, 수 천 번이나 케이블카를 타고 지나가면서 집 안을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어댈 것을 생각하면 잠이 안 온다고 분개했다. 이 주민은 또 동백섬과 해운대 등 천혜의 자연경관은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유산이라며 만일 부산시에 사업 제안이 들어가면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동 동사무소에 만난 주민도 업체 측에서 돈을 뿌려가면서 숙박업 요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동원해 여론 조작을 하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짓이라고 분노했다. CIVIC뉴스

 

경제성 없다결론 해상케이블카 재추진 무슨 꿍꿍이인가

2년 전 부발연 B/C 0.37~0.55통영 여수 케이블카도 탑승객 줄어

[긴급점검] 통영 여수 케이블카 대박 주장은 상당부분 맞지 않아 경제성

            

광안리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조성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까? 바다 위에 케이블카만 설치하면 엄청난 생산유발효과와 일자리가 부산에 생긴다는 말이 사실일까?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부산블루코스트는 물론 부산지역 관광업계와 관광학계 학자들은 장밋빛 그림 그리기에 바쁘다. 해상관광 케이블카 사업이 부산 경제를 살릴 절묘한 한 수나 되는 듯이 홍보하고, 해양관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고 주장한다.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 사업의 경제성이 정말 있기는 있는 걸까. 일부에선 민간 사업자가 하는데 왜 경제성을 걱정하느냐는 반론을 제기한다. 경제성이 없어 망하더라도 민간 사업자가 망할 것 아니냐는 얘기다. 정말 그럴까.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는 용호동 이기대 공원에서 해운대 솔밭공원까지를 바라본 모습이다(사진: 부산항만공사 제공, 시빅뉴스 편집).

  

개인이나 기업이 자기 땅 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운영하겠다면 경제성이 있건 말건 부산시나 시민들이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해운대해수욕장 솔밭공원~용호동 이기대공원을 잇는 해상케이블카는 공공재인 바다 위로 4.2를 지나간다. 바다와 공중, 조망권 등 공공재는 부산시민을 포함한 국민 모두의 재산이다. 사기업체가 사업을 하겠다고 해서 마음대로 허가해줘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민의 재산 공공재는 사기업체 영리수단 엄격히 제한돼야  

그리고 국민의 재산인 공공재를 이용해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경제성이 크다면 부산시민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그 혜택을 누려야 마땅하다. 공공재를 특정 사기업의 손에 넘겨 그 집안 자손대대로 그걸 이용해 돈벌이를 할 수 있도록 판을 펴줘서는 안 되는 게 당연하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 팔아먹도록 놔둬서는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대로 경제성이 없는데도 추진하게 되면 해상케이블카는 광안리 앞바다의 흉물이나 애물단지로 남아 시민들의 눈앞에서 원성과 손가락질의 대상이 될 게 틀림없다. 마치 황령산의 스키돔 재판이 될 수도 있다.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 사업이 경제성이 있느냐 없느냐는 과거 2007년과 2016년 두 차례 시도된 추진 사례를 되돌아보면 어느 정도 해답이 나온다.

 

2007년 동방삭도란 회사가 이기대공원~동백섬 간 3.2에 해상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고 부산시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당시 해상 지주 6개를 설치해야 하는 기술적 안전성 논란, 국제경기 규격에 위배된다는 부산요트협회의 반발, 어민들의 어업권 보상 등 반대여론이 높아 무산됐다. 경제성이 없다는 주장도 많았다. 동방삭도 측은 연간 120만 명이 탑승할 것으로 제안서에서 예측했으나 당시 전문가들은 수치를 과다하게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20165월 아이에스동서를 모기업으로 한 부산블루코스트가 다시 나선다. 이기대공원~해운대해수욕장 솔밭공원 간 4.2에 걸쳐 해상관광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도시계획시설(궤도) 사업 제안서를 부산시에 제출한 것이다. 2007년 동방삭도가 추진한 거리보다 1늘어났다. 당시 ()부산블루코스트는 사업비 4500억 원을 들여 케이블카를 설치한 뒤 35인승 캐빈 80대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부산블루코스트는 제안서에서 해상관광 케이블카를 조성하면 이용인원 연 300만 명, 생산 유발효과 1400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6400억 원, 고용유발효과 18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와 환경단체, 해운대구와 남구지역 주민, 부산요트협회 등이 난개발, 환경훼손, 조망권 침해, 국제요트경기 불가능 등의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시는 부산발전연구원(BDI)에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연구용역을 지시했다. 해상관광 케이블카 사업이 업체 주장대로 할 만한 사업인지 정밀하게 따져보자는 것이었다.

 

부산발전연구원 용역 결과 해상케이블카는 사업성 없는 것으로 결론 나

 

BDI의 연구 결과는 업체 측 주장과는 딴판이었다. 사업성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부산블루코스트는 연 300만 명이 케이블카를 이용한다고 봤지만 BDI 용역보고서는 이의 63.6% 수준인 연 1908000명 만이 탑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통영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는 연 이용객 1343000, 여수해상케이블카는 연 이용객 2162000명이었다.

 

경제성 여부를 알아보는 비용편익분석(B/C)을 보자. 투입되는 비용(C) 대비 거둬들이는 편익(B)1.0을 넘기면 수익성이 있는 사업으로 판단한다. 비용편익분석(B/C)은 사업성을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따져보는 항목이다. 부산블루코스트는 부산시에 제출한 사업제안서에서 B/C1.045로 나왔다고 밝혔다. 1.0을 넘었으므로 사업성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BDI의 경제성 분석결과 B/C0.37~0.55로 나왔다. 사업성이 전혀 없는 수치다. 해봐야 적자가 난다는 의미다. BDIB/C를 최소 0.37에서 최대 0.55로 산출한 근거는 이렇다.

 

먼저 B/C0.37로 나온 것은 전국 11개 케이블카 시설 평균탑승률 5.37%와 이들 시설의 1인당 평균 요금 8475원을 적용했을 경우다. 참고로 당시 통영은 요금이 1만 원, 여수는 13000원이었다. B/C0.44로 나온 것은 전국 9개 케이블카 시설(금강공원, 대구앞산 케이블카 제외) 평균탑승률 6.47%와 이들 시설의 1인당 평균 요금 9152원을 적용했을 경우에 산출된 지수다. B/C가 가장 높은 0.55는 수요 기본안인 전국 11개 케이블카 시설 평균탑승률 5.37%에다 설악산과 오색삭도 1인당 평균요금 14865원을 적용했을 때이다.

 

BDI는 총투자비도 부산블루코스트가 제안서에서 밝힌 4500억 원에서 825억 원을 줄여 82% 수준인 3675억 원으로 잡았으며, 편익(30)은 제안서 대비 58%11316억 원으로 산출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BDI의 경제성 환경성 안전성 교통대책 공익성 등에 관한 분석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201611부산블루코스트에 사업 제안서를 반려했다. 당시 부산시의회 전진영 의원은 “()부산블루코스트 측이 이용객 수를 비롯한 각종 데이터가 부풀려지면서 B/C 지수를 높게 잡은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 부산블루코스트가 사업 반려 2년여 만에 또 해상관광 케이블카 사업을 꺼내들면서 해묵은 경제성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업체 측은 이르면 오는 6, 늦어도 연말까지 부산시에 사업 계획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부산블루코스트 측이 2년여 전과 사업 내용을 변경한 것은 거의 없다. 사업비를 4500억 원에서 5359억 원으로 증액하고, 해상 지주 3개의 높이를 100m에서 151m로 높이고, 용호동 이기대공원과 해운대 송림공원의 주차면수를 1200면에서 300면 가량 증설한다는 계획만 흘러나오고 있다.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 조성사업을 찬성하는 이들은 통영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와 여수해상케이블카 사업으로 인해 통영과 여수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부산도 해상관광 케이블카 사업만 벌이면 이들 지역처럼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애드벌룬을 띄운다.

 

여수 통영 케이블카 사업 최근 2년간 매출액 탑승인원 지속적으로 떨어져 

그렇다면 여수와 통영의 케이블카 사업이 정말 대박이 나고 있는 걸까? 시빅뉴스 특별취재팀이 국내 해상관광 케이블카사업을 벌이고 있는 지자체와 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2년간 매출액과 탑승인원을 직접 취재한 결과는 달랐다. 통영과 여수의 경우 매출액과 탑승인원 최근 2년간 감소했다. <아래 표물 참조>

       

통영 케이블카는 매출액이 2017124억 원에서 201897억 원으로 무려 27억 원이 감소했으며, 탑승인원은 2017140만 명에서 2018107만 명으로 33만 여명이 줄었다. 여수 케이블카는 매출액이 2017257억 원에서 2018238억 원으로 19억 원 줄었고, 탑승인원은 2017197만 명에서 170만 명으로 27만 명 줄었다.

 

20176월 개장한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의 경우 매출액은 시빅뉴스 특별취재팀에 공개했으나 탑승인원은 영업비밀이라며 거부했다  

송도해상케이블카의 매출액은 2017173억 원에서 2018212억 원으로 39억 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송도의 경우 20176월 개장해 연말까지 영업일이 6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201812개월 매출액이 산술적으로 따져 2017년의 2배가 되어야 함에도 이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탑승인원은 각종 언론 보도와 관할 서구청의 의견 등을 종합하면 201795만 명, 2018년은 120만 명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이 수치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매출액과 마찬가지로 201812개월 실적은 20176개월 실적에 비해 매우 저조한 편이다.

 

위에서 보듯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 조성 사업 추진 근거로 찬성론자들이 주장하는 통영과 여수의 케이블카 사업의 대박 운운은 상당부분 부분 사실과 다르다. 그리고 개장 이후 지속적으로 탑승객이 줄어들고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 여수 통영 관광객 증가를 케이블카 때문으로 보는 건 아전인수격 

무엇보다 여수와 통영은 케이블카가 설치되기 오래 전부터 한려수도의 미려한 자연경관을 갖고 있어 관광객이 끊이지 않은 관광도시였다.

 

특히 여수는 여수엑스포와 버스커 버스커의 <여수밤바다> 노래로 젊은이들이 찾고 싶은 국내관광지 1번지로 뽑힐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케이블카를 운영해 관광객을 끌어 모았다는 주장은 견강부회다.

 

또 통영 역시 한국의 나폴리로 이미 전국적인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자랑하고 있는 지역이다. 게다가 2005년 통영-대전 고속도로 완전 개통 이후 이른바 빨대효과가 작용해 고속도로 경유지 도시는 외면당하는 반면 종착지로 관광객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해 통영이 가장 핫한 관광지가 됐다.

 

여수와 통영이 케이블카로 인해 관광객 유인효과가 일부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들 지역을 찾는 전체 관광객은 늘었을지라도 최근 2년간 통영과 여수의 케이블카 영업실적이 말해주듯이 해상케이블카 이용객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케이블카 사업을 황금알 낳는 거위처럼 홍보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다. 케이블카 조성 추진업체야 그렇다고 할지라도 관광학계 학자와 전문가들조차 사실관계를 호도하면서 경제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무책임하거나 오해를 살 만한 소지가 크다.

 

부산녹색연합과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는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 사업을 의혹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2년 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데 부산블루코스트가 이를 재추진하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또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가 설치되더라도 케이블카 남쪽은 섬 하나 없는 바다뿐이고, 북쪽은 부산의 아파트 숲만 바라볼 수밖에 없어 지속적인 탑승객 유인이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호기심에 한 번은 타겠지만 두 번 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사업비가 통영 여수 송도 케이블카에 비해 과다하게 투입돼 이들 지역 케이블카보다 2배 이상 요금을 받지 않으면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국 부산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돈벌이를 하면서, 놀이동산의 단순한 탈 것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상케이블카 추진은 해운대 이기대 일대 주변 상업개발 위한 포석 아닌가 의구심도 

그렇다면 BDI 용역결과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이 났는데도 부산블루코스트가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 사업에 집착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일부에서는 부산블루코스트가 낮은 경제성 공익성 등 부산시와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 사업을 강행하려는 의도가 다른 데 있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부산관광 활성화는 표면에 내세우는 명분일 뿐이고 이를 통한 주변 개발 사업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주장이다.

 

전진영 당시 부산시의회 의원은 2년 전 부산블루코스트가 최초 사업제안을 했을 당시 제안서대로라면 해상케이블카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해운대와 이기대 일대의 상업개발을 위한 포석에 불과할 뿐 공공개발이라 할 수 없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케이블카 사업 제안서만 보더라도 부대시설과 편의시설 등 지원시설의 규모가 과다하다는 분석이 많다.

 

현재 해상관광 케이블카의 시점과 종점인 남구 이기대와 해운대 송림공원 주변 땅 80%가 사업 주체인 부산블루코스트가 소유하고 있다. 해상케이블카 출발지인 이기대의 39000가운데 36500부산블루코스트의 땅이며, 종점인 해운대 송림공원 160008700가 이 업체 소유다. 이곳은 현재 자연녹지 수변공원, 유원지, 문화재 등으로 지정돼 있는데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 용도를 상업시설과 유희시설로 변경해야 한다. 땅 값이 폭등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활용도가 대폭 높아지게 된다. 부산녹색연합이 해상케이블카 사업을 2의 엘시티 사업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해운대 일원 교통대책? “없다”... '케이블카' 반려사유 보완 "없다"

이대로면 교통대란 불 보듯... 주민, 관광객에 밀려 나들이 포기?

[긴급점검]부산 광안리 해상 케이블카, 필요한가? 교통 대책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건립에는 필수 선행과제가 있다. 해운대 일원의 교통대책과 시·종점부(송림공원·이기대)의 친환경성 보완이다. 부산시가 2년 전 이 사업 제안을 반려했을 때의 사유다. 해상케이블카를 건립하려면, 건립계획 자체의 타당성·경제성을 충분히 갖춘 뒤, 해운대 일원의 도시기능을 유지할 교통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뜻이다.

 

사업자는 2년여 만에 건립계획을 재추진하면서 이 필수과제, 해운대 일원 교통대책을 제시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교통대책은 없다고 해야 할 정도다. 사업자는 국제적 관광지해운대의 도시기능과 이 지역 30만 정주(定住)인구의 생활환경을 담보할 교통대책 없이, 이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

 

해운대 일원, 지금도 혼잡... “획기적 도로확충 필요

1. 해운대 일원 교통 상황, 지금도 심각한 혼잡상황이다. 여름 성수기와 주말이면 상습적인 정체를 빚고 있다. 올 연말 엘시티가 완공되면 교통대란을 빚을 우려가 크다. 여기에, 해운대 중심지역에 해상케이블카 정류장과 주차장을 설치한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특단의 도로 인프라 개선사업 없이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우리가 얘기하는 해운대의 주도로는 크게 2개다. 옛 해운대의 간선로인 해운대로(원동IC-옛 해운대역)와 마린시티를 관통하는 해운대 해변로(올림픽공원 교차로-해운대온천). 이 도로는 그리 넓지 않다. 해운대로, 동백섬 입구부터 옛 해운대역까진 너비 30m에 왕복 6차선, 해운대 해변로 역시, 너비 25m에 좁은 6차선 도로다.

 

부산시는 해마다 주요 간선도로의 통행속도와 주요 정체구간을 조사, 각종 교통대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차량교통량 조사와 차량통행속도 조사다. 이 조사결과는 해운대 도로들의 교통체증 상태를 그대로 증명한다.

 

2018년도 차량통행속도 조사(2019.2월 발표)에 따르면, 해운대를 드나드는 2개 도로축은 둘 다, ‘애로구간에 든다. 평일 시간대별 차량통행 속도가 시속 21km 미만3회 이상 발생하는 구간에 들어가는 것이다. 부산의 애로구간은 전체 간선축 90개 구간 중 21개 구간, 전체의 23.3%. 줄여 말하자면, “해운대는 평일에도 교통체증이 심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같은 기간 차량통행량 조사(06:00~22:00시 기준) 역시 해운대 지역의 엄청난 교통량을 보여 준다. 센텀시티 교차로와 올림픽 교차로는 평일 98000~99000, 송림공원 인접 동백교차로는 평일 42000대 수준이다. 넓지 않은 도로에다, 교차로마다 차량이 넘쳐난다는 얘기다. 부산시가 이 케이블카 건설계획을 두고 해운대 일원 교통대책’, 곧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이유다.

 

522일 오전 해운대해변로의 모습. 해운대 일원은 지금도 심각한 교통난에 시달리는 교통혼잡지역이다. 이곳에, 지속가능한 교통계획 없이, 엄청난 교통수요를 유발하는 유희시설을 설치한다? 결국, 이 사업에 따른 교통대책은 없다는 결론이다(사진: 객원편집위원 문진우).

 

부산시 조사, 해운대는 평일도 애로구간’... 주말? 교통대란?

해운대의 평일이 이렇다면 주말은 어떨까? 해운대 주민들은 잘 알고 있다. ‘주말교통지옥이 어느 정도인지를. 부산시가 2년 전 해상케이블카 건립 제안을 반려하며 제시한 교통성 관련 검토의견을 보자.

 

해운대 교통은 지금도 과포화 상태이며, 동부산관광단지, 엘시티 등 현재 건설 중인 대규모 교통유입시설로, 케이블카 사업을 전제하지 않더라도 조속한 특단 교통대책 마련 불가피, *사업자가 제시한 주차장 확보 등 일부 교통대책은 본 사업에 따른 교통유발 대응책으로 대단히 미흡, *근본적 교통문제 해결 위해 획기적 대체도로 신설, 도로확충 필요....”

 

최근 이 부분을 지적한 부산녹색연합의 성명서가 있다. 해운대의 심각한 교통난을 경고한 부분이다.

 

“...지금도 주말, 휴가철에는 해운대 일대는 심각한 교통난에 시달리고 있다. 더베이 영업 이후 더욱 심각하다. 여기에 케이블카 요인이 더해지면 해운대 지역은 교통대란과 그에 따른 대기오염(미세먼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1300대 규모 주차시설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주차시설 설치 자체가 동백섬, 송림공원 일대의 자연훼손이다. 이와 같은 심각한 문제에도 케이블카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공익을 무시하고 사익을 위한 특혜를 누리겠다는 것으로...”

 

부산시는 획기적 교통대책요구... 사업자는 주차장 확장만 제시

2. 해운대 일원 교통난 해소대책은, 없다. 2년 전 부산시의 획기적 교통대책요구에, 사업자는 주차면수를 (2년 전보다)300여 면 늘릴 계획만 제시했다. 우선, 사업자의 개발계획을 지원·옹호하는 흐름의 토론행사(‘부산 관광MICE산업 발전을 위한 해상케이블카의 가치’) 중 교통 관련 발제내용을 보자. ‘해운대 교통난 해소를 위한 해결책은?'이란 제목이다.

 

이 발제는 *교통현황 *케이블카 교통수요와 검토할 내용 *문제점·이슈 및 개선방향 *교통관련 개발사례 등을 검토하고, 해운대 일원 대형도로 개발계획(정부 계획)을 제시했다.

 

기존 혼잡지역에 대규모 시설이 입지한다.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 숙박, 음식점 밀집, 상시 유동인구 과다하고 *백화점, 마트, 예식장 등 주말 교통량 집중, 해운대 내부도로 용량이 부족하다 *벡스코, BIFF 등 대규모 행사 많아 교통혼잡 가중 상태다.

 

케이블카 설치 시 신규수요, 1년간 385만 명으로 예상한다. 기존 해수욕장 이용자 277만 명에, 신규 이용자 109만 명선으로 보는 것이다. 비휴가철엔 하루 9000~15000, 휴가철엔 13000~22000 명선.

이 사업은 교통수요를 분석하며, 대중교통체계 및 수요관리, 시설설계 및 주차시설, 교통안전 및 운영계획, 교통처리계획(사업지 내·외부 및 대형차량)을 검토했어야 했다. 그러나, 기존 혼잡지역에 신규 교통유발시설이 입지하는 데 따른 문제와 함께, 사업지 주변의 교통처리 장애, 대형차량 처리방안, 피서철 교통대책 같은 문제점에만 주목했을 뿐, 개선계획은 검토하지 않았다. 이 부분, 발제자의 한계라기보다는 사업자의 의지에 영향 받은 바 클 것이다.

 

발제를 맡은 선일이엔씨 이상수 대표(교통기술사)는 교통을 보는 시각을 소개한다. 우선 교통은 살아있는 생물이어서 평형이론이 작용한다는 것. 대형시설 입지 때, 교통수요 유발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 이동을 자제하거나, 시간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교통량을 분산시켜 가며, 최적화에 이르도록 한다는 것이다.

 

사업자 도심이어서 대중교통 이용 쉽다”... 체계적 대책 검토 없어

사업자가 제시한 교통소통 대책은 참 긍정적(?)이다. “다른 지역 케이블카 정류장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 교통혼잡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곳 케이블카 정류장은 도심에 위치, 대중교통을 쉽게 이용할 수 있어 승용차량 이용에 따른 교통분산이 가능하다.”

 

그러면서, 정류장 계획을 제시한다. 이기대 정류장은 대지 39651, 45587, 지상 4~지하 5층 건물을 지어 주차면적 507대 분을 확보한다. 해운대 정류장(동백유원지)은 대지 16270, 81980에 지상 4~지하 4, 주차 797대 분을 확보한다. 정류장의 지상높이는 25m, 송림공원 숲 안에 고층의 주차시설 및 기계설비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그 밖의 체계적 교통대책은 없다.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 해운대 정류장 조감도. 해운대 해변로와 맞붙은 그 상징지역에, 지상높이 25m의 대형건물을 짓는 것이다. 관련 교통대책은 사실상 없다. 한 교통전문가는 지적한다, “이 곳은 케이블카 정류장 위치로 적합지 않은 만큼 그대로 놔두는게 최선이라고-(사진: 부산 해상관광케이블카 공식 홈페이지).

 

사업자 교통대책 제시 없이 지역사회 고통·희생 강요하나?

3. 부산 해상관광 케이블카는 과연 획기적 교통대책없이, 교통의 평형이론에 따른 지역사회·지역주민의 고통과 희생만을 강요할 것인가? 기존 교통혼잡지역에 대형시설을 개발하면서,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현실적·도덕적 책임은 아예 외면할 것인가?

 

실제 해운대 일원의 장래 교통소통 전망 역시 그리 밝지 않다. 당장은 도로 신설 또는 확장계획이 없는데다, 엘시티 완공시에는 교통대란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엘시티, 건물규모는 63빌딩의 3배 크기, 하루 교통수요는 수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도로계획이라곤, 기존 2개 도로를 일부 확장하는 수준이다.

 

엘시티는 부산 유명 주거·상업시설인 마린시티, 센텀시티와 불과 2, 4떨어져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과는 붙어 있다. 이곳 해운대 해변로의 정체는 이미 상시적이다. 이 건물을 완공한 뒤 피서철까지 맞물리면 그 교통난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그럴 때, 예의 평행이론대로라면, 케이블카를 타려는 관광객은 어차피 해운대로 쏟아져 들어올 것이고, 해운대 주민들은 관광철이나 주말이면 아예 문을 닫아걸고 바깥출입을 삼가야 할 터이다. 사업자가 기대하는 교통대책은 바로 이 부분, 해운대 주민의 고통과 희생인가?

 

케이블카 노선의 양쪽 시·종점인 해운대 및 남구가 이 사업에 확고한 반대입장을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확고한 반대. 어떤 명분으로라도 해운대 지역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개발사업이라는 입장이다.

 

박재범 남구청장 역시 이 사업에 대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 사업은 전 부산시장 당시 환경파괴 및 교통 문제 등의 이유로 반려한 사업이라는 점, 여전히 관련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해운대 일원을 시·종점으로 할 2개 초대형 도로의 개설 역시, 해운대 지역에 굳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만은 아니다. 이들 도로의 진출입로를 해운대 도심으로 잡고있는 만큼, 특정지역의 '교통지옥' 우려가 높은 것이다. 현 해운대 일원 간선도로의 유기적 확장 같은 교통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림공원, 개발보단 그대로 두는 게 최선... 사업자 결단 필요

이런 상황에서, 해운대 도심 혼잡지역에 교통수요 유발효과가 엄청난 유희시설을 설치한다? 그것도, 현재 도로수준을 유지할 시설계획이나 피서철 특별통행체계 같은 지속가능한 교통계획을 전혀 제시하지 않은(못한) 상태에서? 이 부분에 관한 한 교통기술사 이상수 대표는 참 솔직한(?) 대답을 준다.

 

그는 우선, 이 케이블카가 부산관광 활성화라는 부산 전체의 이익을 가져온다면, ‘교통 때문에 허용할 수 없다는 논리는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 사업의 타당성부터 면밀히 따져보고, 타당성이 없으면 접고, 타당성이 있으면 후속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덧붙인다. 이 사업과 관련한 해운대 일원 교통대책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사업계획서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부산블루코스트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역시, 해상관광 케이블카 사업의 반려 사유였던 교통, 환경 훼손, 공공기여 등의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지역사회의, 그보다 사업자의 현명한 결단이 필요한 이유다.

출처 : CIVIC뉴스(http://www.civicnews.com)


서유석 먼 후일 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