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낮추는 공원이 돈벌이 수단?…도시숲 지키자”
3년간 태양광 시설로 여의도 15배 산림 훼손
덩치 커진 느티나무 가로수 “내가 민폐인가요?”
미세먼지 스쿨존 만든다 부산교육청
세계적 석학이 '4대강 부역자'에게 보낸 경고
전국 첫 산복도로 ‘테라스 임대 주택’ 추진
심고 뽑고 또 심고…동래 BRT 거리 ‘가로수 잔혹사’
우주에서 본 지구의 봄
‘식목일의 비극’ 1년 중 산불 가장 많았던 날…이유는?
10년간 산불 4000건 이상 발생…입산자 실화가 주원인
4천 260만년 전 네 발 달린 고래가 살았다
3억 5천만년을 살아온 ‘은행나무’
“먹지 않는 것이 우리를 죽게 한다”…식이요법의 역설
온난화의 역설…'청정국가' 캐나다 세계 온난화 속도 1위
낙동강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양 연간 53t…해양유입양 첫 공개
“인간 개입없는 야생의 땅, 전체 육지의 23%뿐”
아르마딜로가 눈앞을 총총! 아마존 체험기
국민 모두 소외됨 없이 ‘공원서비스’ 제공받아야
“미세먼지 낮추는 공원이 돈벌이 수단?…도시숲 지키자”
환경운동연합 4일 전국 동시 기자회견
도시숲이 미세·초미세먼지 농도 낮춰
도시공원 26% 이상 국공유지
“정부, 도시숲을 국공유지 재원 확보 도구로만 여겨“
서울환경운동연합이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국공유지에 있는 도시공원을 일몰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날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과 1인 시위가 부산·거제·수원·당진·대전·대구에서도 동시에 진행됐다. 환경운동연합 제공
서울환경운동연합이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국공유지에 있는 도시공원을 일몰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날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과 1인 시위가 부산·거제·수원·당진·대전·대구에서도 동시에 진행됐다. 환경운동연합 제공
미세먼지를 줄이는 역할을 하는 도시숲을 공원일몰제로부터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4일 오전 서울과 부산, 거제, 수원, 당진, 대전, 대구 등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어 “미세먼지를 줄이는 생활 기반인 도시공원을 보전하기 위해 국공유지 도시공원을 도시공원일몰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자료를 보면 도시숲의 미세먼지는 도심에 비해 25.6%, 초미세먼지는 40.9%가 낮았다. 시흥산업단지에 만들어진 완충숲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완충숲을 만든 뒤 최근 3년 동안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인 날은 약 31% 줄어들었다. 환경운동연합은 “도시공원은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 말고도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탄소배출과 소음도 줄여준다. 생물다양성뿐 아니라 수재해 예방 부분에서도 도시공원의 역할은 크다”고 밝혔다.
실제 공원으로 조성되지 않은 ‘도시공원’은 2000년 개정된 도시계획법, 이른바 ‘도시공원일몰제’에 따라 2020년 7월 사라지게 된다. 도시공원일몰제는 도시계획에서 공원으로 지정된 터를 내버려둔 채로 20년이 지나면 공원용 땅에서 해제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도시계획시설로 정한 뒤 오랜 기간 집행하지 않는 것은 개인 토지의 사적이용권을 제한한다며 도시계획법 일부에 관해 헌법 불합치 판단을 내렸고, 그 결과 도시공원일몰제가 도입됐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는 그동안 충분히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다. 강 건너 불구경만 하다가 일몰을 앞두고서야 부랴부랴 대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지난해 4월 발표된 부처합동 정부종합대책은 부실하기 이를 데 없다”며 “국토교통부는 가장 먼저 일몰을 막을 수 있는 국공유지조차 지킬 의사가 없고, 기획재정부는 초지일관 도시공원일몰을 지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개인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생긴 도시공원일몰제를 빌미로 국공유지인 녹지마저 개발하려 한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도시공원 중 국공유지인 토지 비율은 평균 26%이고, 부산의 경우 50%, 인천 40%, 서울·경기·제주도가 33%의 도시공원 국공유지가 있다. 경기도 오산, 전남 장성, 강원도 춘천, 경남 거제, 경기 수원·안양 등은 도시공원 국공유지 비율이 81~92%에 달한다.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서울시는 이미 국공유지 도시공원을 일몰 대상에서 제외했고 사유지 역시 차례로 매입할 계획을 세웠다. 반면 다른 지역의 도시공원들은 일몰을 앞두고 개발 시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유지 매입 대책을 세울 생각은 않고 국공유지의 공원 해제마저 손놓고 있다. 기재부는 국공유지 공원을 재원을 만들 수단으로만 본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즉각 나서 국공유지를 도시공원 일몰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4,407㏊…232만7,495그루 사라져
탈원전 바람을 타고 태양광 발전시설 조성사업이 급증하면서 최근 3년간 여의도면적(290㏊)의 15배에 달하는 산림이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산림청을 통해 전국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 조성 사업 추진으로 4,407㏊의 산림이 훼손됐고 232만7,495그루의 나무가 사라졌다. 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 6,000개가 넘는 규모다.
경북 칠곡군 동명면 태양광발전소/윤상직 의원실 제공
연도별로 보면 지난 2016년 529㏊, 31만4,528그루였던 것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태양광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2017년 1,435㏊, 67만4,676그루로 늘었고 지난해는 2,443㏊, 133만8,291그루로 급격히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1,025㏊, 46만4,021그루로 산지 훼손이 가장 심했고 경북(790㏊, 60만4,334그루), 전북(684㏊, 19만3,081그루), 충남(599㏊, 35만2,091그루) 순으로 나타났다.
산지 훼손이 가장 심한 마을은 경북 봉화군 봉성면으로 태양광 발전시설 4곳이 설치돼 13㏊의 산지가 훼손됐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 태양광발전소(11㏊), 경북 칠곡군 동명면 태양광발전소(9㏊), 전남 순천시 외서면 발전소(7.4㏊), 전북 장수군 천천면 발전소(3.2㏊) 등지에서도 산림훼손이 심각했다. 이와 관련, 산림청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산림과 나무 훼손 등을 억제하는 내용의 산지관리법 시행령 개정 이후 태양광발전시설 신청 건수와 면적이 대폭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덩치 커진 느티나무 가로수 “내가 민폐인가요?”
부산 남구 석포로 일대의 느티나무 가로수가 크게 자라 인도턱이 파손된 모습.
부산 남구 석포로 일대에 과도하게 자란 느티나무 가로수가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생활에 불편을 끼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로 상황에 맞지 않게 커진 가로수를 정비할 중장기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구 석포로 가로수 과다 발육
인도턱 파손·보도블록 밀어올려
주민 보행 위협 등 생활 불편 민원
녹지 확대 정책으로 이식 어려워
수종 교체 등 정비계획 필요 지적
4일 오전 10시께 부산 남구 석포로. 느티나무 가로수 뿌리 주변으로 보도블록이 일어난 인도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감만삼거리에서 옛 부산외대 정문 방향으로 이어진 30여 그루 중 13그루 주변의 인도턱은 파손되거나 균열이 생긴 상태였다. 나무 밑동 둘레가 커지고 뿌리가 자라면서 보도블록과 인도턱을 밀어낸 것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석포로 일대 느티나무 가로수는 총 221그루로 1991년에 식재됐다. 28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킨 가로수는 어느새 주변 2~3층 건물 높이를 훌쩍 넘었고, 가지 사이에는 전깃줄이 걸쳐있기도 했다.
느티나무 가로수가 과도하게 자라자 주민들은 안전에 위협을 받고 생활에도 불편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조용판 감만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울퉁불퉁한 보도블록 때문에 노인들이 넘어지는 경우도 있고, 비가 많이 오면 웅덩이가 생겨 금방 젖기도 한다”며 “큰 나무가 가로등 불빛과 상점 간판도 가려 안전 문제뿐만 아니라 상권 발전에도 역효과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시와 남구청은 당장 가로수 수종 변경이나 이식을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녹색도시과 관계자는 “기존 나무를 옮기거나 수종을 변경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 BRT 사업이나 도로 확장 공사 등의 사유가 있을 때만 검토해 결정할 상황”이라며 “수십 년이 된 나무인 만큼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남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녹지공간을 확대하는 상황인지라 나무를 당장 없애기 어렵다”며 “매년 가지치기를 하고, 보도블록도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난달 29일 남구의회 임시회에서 해당 문제를 제기한 허미향 구의원은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중장기적 수종 교체와 이식 계획을 지금부터 세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학교 담장 허물어 학교숲 조성
- 시·시교육청 18억 들여 추진
- 먼지제거차 학교주변 집중운영
‘아이들 보행 자유존(아보자)’ 조성에 나선 부산시(국제신문 지난달 25일 자 1·3면 보도)가 이번엔 부산시교육청과 함께 미세먼지 없는 스쿨존 만들기 사업을 추진한다. ‘무늬만 스쿨존’인 곳을 보행 안전은 물론 어린이 건강까지 챙기는 구역으로 바꾼다는 게 시의 의지다.
시와 시교육청은 미세먼지 없는 스쿨존 만들기를 함께 추진하면서 학교 담장을 허물어 ‘학교 숲’을 조성하는 학교 공원화 사업을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모두 18억 원(국비 9억, 시비 9억 원)을 들여 매년 10개 학교의 담장을 없애고 ‘학교 숲’을 조성해 학생들에겐 쾌적한 교육 환경을, 주민에겐 걷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는 게 사업의 주요 내용이다. 시와 시교육청은 2022년까지 학교 30곳에 ‘학교 숲’을 조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대상 학교를 발굴, 내년부터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시와 시교육청은 먼지 제거 차량 8대를 초등학교 14곳 주변에서 주 3회 운영하고, 2022년까지 대상 학교를 80곳으로 늘린다. 또 올해 상반기 중 중·고교 162곳에 공기정화장치도 설치한다. 이미 유치원 396곳과 초등학교 304곳, 중·고교 146곳, 특수학교 15곳에 공기정화장치가 갖춰졌다.
오거돈 시장과 김석준 시교육감은 지난 2일 열린 ‘부산교육 협력 4개년 비전 선포식’에서 ▷어린이 중심의 걷기 좋은 길 만들기 ▷미세먼지 없는 스쿨존 만들기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세계적 석학이 '4대강 부역자'에게 보낸 경고
[삽질의 종말 ⑮] 미국은 왜 댐을 부쉈나
'댐 폭파한 미국, 4대강도 가능할까'
2년 전인 2017년 4월 13일 <오마이뉴스>가 미국 현지에서 쏘아올린 첫 기사 제목이다. <오마이뉴스>는 7박 9일간 미국 북서부에 있는 강을 취재하면서 현장-기획 기사(4대강 독립군 미국에 가다)를 내보냈다. 첫 기사의 제일 뒷부분에 올렸던 아래 동영상을 보아주기 바란다.
댐을 해체한 뒤에 벌어진 놀라운 사실이 담겨 있다. 재생시간 4분 40초경에 시원한 폭발음과 함께 댐이 폭파되는 장면이 나온다. 최근 자유한국당은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의 금강-영산강 일부 보 해체 제안을 "문명 파괴", "국가기반시설 파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미국은 달랐다. 댐을 폭파하고 강의 문명을 되살렸다. 4대강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마침 미국의 댐을 취재할 때 만난 마티야스 콘돌프 미 버클리대 교수가 지난 3월 27일 서울에서 열린 '우리 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제프리 듀다 미 내무부 산하 지질조사국(USGS) 박사는 이날 미국 엘와댐의 해체 과정을 발제했다. <오마이뉴스>는 당시 듀다 박사 대신 엘와강 복원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브라이언 윈터 올림픽국립공원 부감독관을 만났다.
지난 기사 '일본인이 한국당에 던지는 경고 '우리가 왜 그랬겠습니까''에서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했던 일본 규슈 구마모토 자연협회 츠루 쇼코 회장과 일본 댐 해체 사례를 소개한 데 이어, 미국 관계자들이 발제한 엘와강의 사례와 2년 전 미국 취재 내용을 재구성했다. 4대강 사업 때 세워진 일부 보의 해체를 둘러싼 최근 논란을 바라보는 데 시사하는 점이 많기 때문이다.
[엘와강] 미국이 엘와강의 두 개 댐을 해체한 까닭
▲ 엘와댐 폭파장면 ⓒ 올림픽내셔널파크
"미국의 댐은 9만1000개가 넘는다. 최근 철거하는 댐의 수가 급증했고, 지난 30년 동안 1500개 정도의 댐을 철거했다. 그동안 철거된 댐은 3m 높이의 작은 댐이 많은데 큰 댐도 있다. 이중 엘와댐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이날 국제 심포지엄에서 듀다 박사가 소개한 엘와댐(Elwha Dam)은 1914년 미국 워싱턴주 북서부, 캐나다 국경에 인접한 엘와강에 세운 33m 높이의 수력발전용 댐이다. 이곳으로부터 상류 15km 지점에 있었던 글라인스 캐니언댐(Glines Canyon Dam)은 1927년에 건설됐다. 높이 64m인 대형 댐이었다.
두 개의 댐이 지도상에서 사라진 건 10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엘와댐은 2011년, 글라인스 캐니언댐은 2014년에 철거했다. 미국 역사상 최대의 댐 해체 작업이었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4대강 보를 일부 해체하는 것을 '문명파괴'라고 성토하는데, 미국은 왜 엘와강에 있는 두 개의 댐을 해체했을까?
▲ 3월 27일 서울에서 열린 "우리 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미 내무부 산하 지질조사국 제프리 듀다 박사. ⓒ 박용훈
듀다 박사는 "강 하구에서 8km 떨어진 엘와댐이 건설되기 전 엘와강은 '물고기 생산 공장'이었다"면서 "장어, 무지개송어, 붉은 연어, 왕연어 등의 물고기가 잡혔지만, 댐 건설 뒤에는 연어의 98%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매년 엘와강을 거슬러 오르는 태평양 연어 5종은 이곳 원주민들에게는 '바다의 선물'이었다. 100파운드(약 45kg)에 달하는 시누크 연어가 강 상류로 거슬러 오르는 곳이었다. 댐이 들어서자 연어들이 급감했다. 2년 전 4대강 독립군이 만난 원주민 클랄람 부족 프란시스 찰스 부족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매년 강으로 오르려고 콘크리트 벽에 부딪히며 죽어가는 수많은 연어를 봤다. 연어들은 머리가 깨지면서도 끊임없이 튀어 오르며 발버둥 쳤다. 그걸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 그건 나의 모습이었다. 우리 부족의 고통이었다.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오르려고 싸우듯이 우리도 댐을 부수기 위해 싸웠다."
"국립야생공원인데도 댐의 수질 악화"
▲ 2011년 엘와댐이 폭파되면서 엘와강 하구에는 거대한 검은 모래 삼각주가 만들어졌다.
ⓒ 맥헨리 제공
엘와강 유역은 83%가 국립야생공원으로 지정된 올림픽국립공원을 관통하고 있다. 도심과 농촌 등 오염원을 지나는 우리의 4대강과는 달리 상류에 오염원이 거의 없다. 하지만 댐으로 인해 수질 오염 문제까지 대두됐다. 당시 클랄람족 마이클 맥헨리 매니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댐에 가로막혀 퇴적토가 2100만m³ 정도 쌓였는데, 탁도가 심해서 저서생물이 줄어들고 수질 문제도 일으켰다. 2015년에는 이 물을 정수해 먹는 2만 명의 포토 앤젤레스 시민들에게 불편을 줬다."
엘와댐 철거는 1963년에 통과된 멸종위기종법에 일부 연어가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되면서부터 예고됐다. 1978년에는 댐 안전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때부터 원주민들의 철거 운동이 거세졌다. 1992년에 엘와강 생태계와 어장 복원을 위한 연방법이 통과됐다. 1995년 복원 관련 환경영향평가 결과, 두 댐을 철거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댐 해체 비용으로 3676억 원... "경제적으로 이득"
미 환경보호청(EPA) 자료에 따르면, 엘와댐 등의 철거 비용은 2690만 달러(약 305억), 강 복원에는 수력발전소 매입비용, 어류 산란장 개설 등 총 3억2470만 달러(약 3676억)가 들어갔다.
엘와강의 댐을 해체하고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브라이언 윈터 올림픽국립공원 부감독관은 "댐 철거에 대한 반대의견도 있었다"면서 "댐이 철거되면 인근 제지소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을 못 얻고, 경제가 낙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댐에서 생산된 전력은 지역의 수요와 발전용량에 비해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면서 "댐 철거 전후 경제성을 자세히 비교하는 자료는 없지만, 지금이 경제적으로 이득"이라고 덧붙였다.
클랄람 부족에게 연어의 귀환은 자연생태계의 복원일 뿐만 아니라 과거 강에 기대에 살던 문명의 복원이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의미했다. 클랄람 부족에게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은 서로 대립된 가치가 아니라 공동운명체였다.
[클라마스강] 내년부터 4개 댐 동시 철거하는 까닭
▲ 미국의 클라마스강이 댐이 건설되면서 녹조로 녹색강이 됐다. ⓒ 카룩족 제공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2년 전 <오마이뉴스>는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에 걸쳐 있는 클라마스강(Klamath River)을 현장 취재했다. 미국은 총연장 597km의 클라마스강 상류에 높이 22~53m의 댐 6개를 세웠다. 4대강 사업 때 이와 비슷한 길이의 낙동강에 8개의 보를 세운 것과 흡사했다.
하지만 미국은 2016년 4월에 이중 4대 댐의 동시 철거를 결정했다. 아이언게이트댐(Iron Gate Dam), 콥코1댐(Copco 1 dam), 콥코2댐(Copco 2 dam), 제이시 보일댐(JC Boyle Dam) 등이다. 4000억 원이 투입될 공사는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미국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댐으로 인해 재앙이 시작됐다
'4대강 독립군'은 당시 아이언게이트댐을 취재하기에 앞서 오리건주의 이레카로 향했다. 아메리카 원주민인 카룩족 사무실에서 카룩족 정부 천연자원부 리프 힐만 국장을 만나 댐 건설 이전과 이후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서였다.
"카룩족은 클라마스 강의 풍부한 어족 자원을 바탕으로 살아가던 부족이었다. 상류에 대형 댐이 차례로 들어서면서 재앙이 시작됐다. 3년 전에는 가을철에 강에서 바다로 나가는 1~2년생 연어들이 전염병에 걸려 70~80%가 멸종됐다. 되돌아올 연어가 없어졌다. 이 연어들은 댐 아래에서부터 바다까지 본류와 지류에서 수확하던 것들이다. 지금 잡히는 연어는 대략 100마리 정도뿐이다. 물론 댐 상류에는 연어가 없다."
그나마 하류에 남았던 연어들조차도 댐의 영향 때문에 멸종했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녹조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녹조 문제가 심각했다. 댐 소유주였던 퍼시픽코프(Pacific Corp, 민간전력회사)는 인정하지 않지만 우리는 실증적인 자료를 갖고 있다. 각종 모니터링을 했고, 데이터를 들이댔다. 물을 가두니 녹조가 엄청나게 번성했다. 그 녹조 물속에서 폴리킷이라는 기생충이 번성했고, 바다로 나가야 할 연어들이 집단으로 감염됐다. 녹조로 인한 물고기 떼죽음을 과학적으로 밝혔더니 주정부나 카운티 정부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1300만 영남인들의 식수원인 낙동강을 떠올렸다. 4대강 사업 이후에 낙동강에서 녹조가 창궐했고 떼죽음 당한 강준치 배 속에도 기생충이 가득했다.
"기준치 만 배의 녹조 창궐... 개들이 죽기도"
▲ 수잔 프리키는 녹조물에 사는 어류를 연구한 결과 "녹조의 독성이 어류의 간에 축적된다"고 했다. ⓒ 카룩족 제공
하천 유지용수용 댐인 아이언게이트댐에서 만난 카룩족 수질 전문가 수잔 프리키씨는 더 충격적인 말을 했다.
"1964년에 댐이 만들어진 뒤부터 계속 녹조가 발생했다. 물이 갇히고 여름에 수온이 올라가면서 녹조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심할 때는 독성 남조류로 인한 마이크로시스틴이란 독성물질의 농도가 최고 1만ppb(10억분의 1)까지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마이크로시스틴의 수질 기준은 1ppb다. 수잔의 설명에 따르면 무려 만 배나 되는 농도의 독성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그는 "독성물질이 강 하구의 민물조개에서 더 많이 검출됐다"면서 "오클랜드 지역에선 2~3년 전에는 이 물을 먹은 개들이 죽기도 했는데, 녹조물과의 인과관계는 최종 확인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조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미국이 내년부터 4개 댐을 동시에 철거하기로 결정한 것은 엘와강의 사례처럼 멸종위기종인 연어를 보호하고 원주민의 삶을 회생시키기 위해서이다. 또 이를 통해 녹조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 석학의 충고] "수문 개방, 철거해도 강 회복에 50년 이상 걸릴 듯"
▲ 마티야스 콘돌프 미 버클리대 교수가 지난 3월 27일 서울에서 열린 "우리 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 박용훈
"4대강 사업의 핵심적인 키포인트는 '4대강살리기'였다. 하지만 북미나 유럽, 일본, 호주의 사례를 보면 댐이나 보, 준설을 복원이라고 말한 사례가 전혀 없다. 미국에서는 4대강 사업과 같은 작업을 스트레스 유발자로 본다. '고장 나지 않으면 고치려 들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복원이라는 말로 강에 들어가서 조작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그냥 내버려 둬라."
이날 국제 심포지엄에서 콘돌프 교수가 한 말이다. 그는 하천지형학과 환경설계학을 전공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지난 2010년, 2014년에 운하반대 교수 모임 등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4대강 사업 현장을 직접 조사한 바 있다. 2년 전 '4대강 독립군'이 버클리 대학 연구실에 들렀을 때도 그는 4대강 사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심각한 것이 너무 많다. 그중 하나를 들자면 본류의 과도한 준설에 따른 악영향을 꼽을 수 있다. 제일 끔찍한 일이다. 또 퇴적토에 실트질의 펄층이 많이 쌓이면, 그 자체에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영양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수질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의 흐름이 차단된 상태에서 광범위하게 번진 녹조를 피할 수 없다."
그는 특히 "미국에서는 1970년대 '청정수법(Clean Water Act)'이 발효됐고, 유럽연합(EU)도 '물관리 기본지침(Water Framework Directive)'에 따라 4대강 사업과 같은 대규모 환경 파괴 사업을 할 수 없다"면서 "4대강 보 수문을 완전 개방하거나 철거를 하더라도 4대강 사업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회복하려면 50년 정도는 지나야 한다"고 밝혔다.
[심포지엄 다음날] '4대강 부역자'들의 준동이 시작됐다
국제 심포지엄이 열린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4대강 보 해체 저지 범국민연합'이 발족했다. 이들은 이날 발대식에서 "문재인 정권은 4대강 보 해체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해체하려 한다"며 "명백한 국가시설의 파괴이며 국토의 재앙을 가져오는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문재인 정권은 4대강 보를 해체해 금강·영산강·낙동강·한강 등을 전근대적 하천으로 돌려놓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범국민연합에 참여한 주요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대부분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벌일 때 주도했던 인사들이다. 공동대표를 맡은 이재오 전 특임장관은 '4대강 사업 전도사'를 자임했던 정치인이다. 고문으로는 최병국 전 의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함께 자유한국당 '4대강 보 파괴 저지 특위' 위원장인 정진석 의원 등이 참여했다. 자문위원으로는 유인촌 전 문화체육부장관,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다. 환경단체들이 선정한 '4대강 부역자' 명단에 오른 이들이 대부분이다.
금강엔 독이 가득하다. 녹조는 독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맹독성 물질이 들어있다. 그 독이 금강을 점령했다. 물고기조차 살 수 없는 강은 강이 아니다. 늪이다. 악취가 풍긴다. 금강이 쑥대밭 됐다. '젖과 꿀이 흐르는 4대강을 만들겠다'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
'4대강 청문회' 열자.
▲ 2017년 4월 8일, 4대강 독립군이 금강을 현장 취재하면서 찍은 녹조 사진. ⓒ 정대희
이들은 4대강 사업이 완공된 지 7년여가 흐르는 동안 대부분 침묵하거나 면피성 발언만 해왔다. 4대강에 16개 보가 세워진 뒤 물고기가 떼죽음 당했고, 매년 녹조 현상이 나타났지만, '녹조는 4대강 보 때문이 아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또 4대강에 쌓인 펄 속에서는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창궐했지만, '물이 맑아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제를 한 두 명의 미국인은 댐을 철거한 미국의 경험을 발제하면서 4대강의 복원을 강조했지만, 4대강 부역자들의 대대적인 준동이 시작됐다. 미국은 30년 전부터 1500여 개의 댐을 부쉈지만, 이들은 최근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제시한 일부 보 해체 방안에 대해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7년 전 22조 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을 써가며 4대강을 훼손한 일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minifat)
전국 첫 산복도로 ‘테라스 임대 주택’ 추진
서구청이 서구 남부민동 천마산 아래 산복도로 일대에 추진 중인 테라스형 주거지 조감도. 서구청 제공
부산 서구청이 남부민동 일대 산복도로에 전국 최초로 ‘테라스형 임대 주거지’를 추진한다. 기존 낙후지역을 임대 아파트나 관광형 재생 마을로 개발하는 것과 차별화한 시도로, 산복도로 재생 사업의 새로운 모델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 서구청은 하반기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공모하기 위해 ‘산복도로 테라스형 주택 조성’ 용역을 지난달 5일 발주했다고 2일 밝혔다. 테라스형 주택은 계단식 공동주택으로 경사의 지형을 살려 아래층의 지붕이 위층의 정원이 되는 방식이다. 한 층씩 올라갈 때마다 건축의 형태로 뒤로 물러나 쌓아지는 모습이 된다.
서구청, 남부민동 4500㎡
지난달 용역 발주, 6월에 공모
국비 50억 등 사업비 100억 투입
전문가 “경관 뛰어나 관광지 기대”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 될지 주목
서구청은 용역을 바탕으로 오는 6월 정부의 뉴딜사업에 공모할 계획이다. 사업에 선정되면 국비 약 50억원과 시비 25억원에 구비 25억을 더해 총 100억원의 사업비로 남부민동 천마산 아래의 산복도로 약 4500㎡ 일대에 테라스형 주거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분양 형태나 세대 수는 용역이 끝나는 8월께 결정된다.
앞서 서구청은 지난해 10월 테라스형 주택 건설을 부산도시공사가 담당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서구청이 테라스형 주거지에 주목한 것은 천마산 경관을 헤치지 않으면서도, 원주민들이 공동으로 살 수 있는 주거 형태이기 때문이다. 서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테라스형 주택은 산복도로 건축 높이 제한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다”며 “산복도로라는 지형을 최대한 이용해 천마산 일대의 경관을 가리지 않고 건물간 조망권에도 문제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산복도로가 많은 부산에 새로운 도시재생의 형태로 테라스형 주거지에 주목했다. 부산도시공사 이을찬 주거복지사업본부장은 “테라스형 주거지는 임대로 진행될 경우 원주민이 머무는 도시재생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주거뿐만 아니라 경관이 뛰어나 관광형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했다.
테라스형 주거지가 도시재생의 성공 모델이 되기위해서는 공공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동아대 오세경(도시계획공학과) 교수는 “정주여건이 개선되고 생활 인프라가 들어서면 자연히 집값이 올라 되게 원주민이 떠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후에 땅을 매입하는 구청과 건설을 담당 도시공사가 임대 조건을 어떻게 합의하느냐에 따라 도시재생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서구청은 도시재생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원주민의 거주에 방점을 찍겠다는 입장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임대조건을 공공성에 맞게 설정하고 주택 기금 등을 활용해 최대한 원주민이 정착할 수 잇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우선 뉴딜 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심고 뽑고 또 심고…동래 BRT 거리 ‘가로수 잔혹사’
1단계 구간 심은 나무 잇단 고사, 두 차례 보충식재에도 계속 반복
- 좁은 인도 폭 탓에 활착도 안돼
- 보행권 놓치고 먼지 저감도 놓쳐
부산 간선급행버스체계(BRT) 2단계 구간 가로수가 대거 뽑혀나갈 위기(국제신문 지난달 28일 자 8면 보도)에 놓인 가운데 이미 준공된 1단계 구간에선 한 번 심은 나무가 곧잘 죽어 수백 그루를 다시 심었는데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더해 BRT 공사로 보도 폭이 좁아진 데다 도로 관리 상태도 나빠 미세먼지 저감 효과와 시민 보행권을 둘 다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1단계 구간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2022년까지 계속될 BRT 2~4단계 구간 공사 때 가로수를 보호할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래구는 BRT 1단계 구간인 내성교차로~원동IC 3.7㎞에 심긴 가로수 전체에 대해 하자를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동래구는 조사가 끝나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가로수를 제거한 뒤 새롭게 나무를 심을 것을 시공사에 요구할 계획이다.
이곳 가로수변은 지난해 2월 만들어진 뒤부터 지금까지 2차례 보충 식재가 이뤄졌다. 부산시가 동래구로 BRT 구간 관리 업무를 넘기기 전인 지난해 6월과 동래구가 관리를 시작한 뒤인 지난해 11월 각각 나무를 다시 심었다. 지난 1일 기준으로 이곳엔 은행나무 322그루, 이팝나무 58그루, 꽃댕강나무 1만3311그루 등이 심겨 있다.
문제는 2차례나 보충 식재를 했는데도 새로 심은 나무들이 자꾸 죽는다는 점이다. 1차 보충 식재 때 시는 꽃댕강나무 1200그루 등 2400그루를 심었다. 2차 땐 동래구가 꽃댕강나무 380그루 등 모두 600개의 꽃과 나무를 다시 심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BRT 구간 가로수변 나무 상당수가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했다.
동래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주순희 의원은 “여전히 많은 구간에서 가로수 수량 자체가 부족하고 상태도 나쁘다”며 “인도 폭이 크게 줄어든 데다, 보도블록 수평화가 부실하고 반파·함몰된 부분도 많아 휠체어 사용자 등 교통 약자에게 매우 ‘나쁜 길’이 됐다”고 지적했다.
내성교차로~원동IC BRT 구간 보충 식재는 하자 보수 기간 만료일인 내년 3월까지는 시공사가 맡는다. 그러나 이후의 식재 등을 관리하는 작업은 오로지 동래구가 예산을 투입해 진행해야 한다.
동래구는 BRT 구간에 유동인구가 많아 가로수변 나무를 밟거나, 자전거가 지나다녀 나무를 죽게 하는 등 인위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한다. 구는 나무가 계속 밟히는 곳은 보도로 환원하고, 유지가 가능한 부분엔 울타리 등 시설물을 설치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사무처장은 “행정 편의적 정책 탓에 결국 시민만 손해를 보게 됐다”며 “앞으로의 BRT 공사를 할 때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가 가로수를 보호하고 보행권을 보장할 확실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우주에서 본 지구의 봄
미 남캘리포니아 일대 뒤덮은 야생화들
적당한 겨울 비와 기온이 만들어낸 조화
미 서부 남캘리포니아 일대를 뒤덮은 봄꽃들. 디지털글로브 위성이 촬영했다. @DigitalGlobe 트위터에서
겨울이 가고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최고의 전령사는 역시 꽃이다. 들판과 계곡, 산 허리에 흐드러지게 핀 봄꽃을 보노라면 새롭게 시작하는 봄 기운을 한가득 받는 느낌이다. 우주에서 본 지구의 봄 모습에서도 이런 기운을 느낄 수 있을까? 온천지가 야생화로 뒤덮인 미 서부 남캘리포니아의 초원과 계곡을 위성에서 촬영한 사진이 잇따라 공개됐다.
미국의 위성영상정보업체 디지털글로브의 월드뷰2 위성과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지구관측위성 랜드샛8이 촬영한 사진이다. 이 지역은 원래 덥고 건조한 사막 기후이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온화한 겨울 날씨와 적당한 강우량이 어우러지면서 오렌지색 양귀비 꽃을 비롯한 봄꽃이 만개했다. ‘슈퍼 블룸’(Super Bloom)이라고 불리는 이 장관은 보통 10년에 한 번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지난 겨울 날씨의 조화 덕분에 2017년에 이어 2년만에 다시 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기후변화의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워낙 넓은 지역에 많은 꽃이 피는 바람에 고도 770km의 먼 하늘에서 촬영했음에도 꽃밭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디지털글로브가 공개한 사진은 3월19일에 촬영한 것으로, 로스앤젤레스 동남쪽 워커캐년과 엘시노어호수 일대다. 이 사진을 촬영한 월드뷰2 위성은 2009년 10월 발사됐다.
나사 위성이 포착한 남캘포리나의 봄. 나사 제공
나사 위성이 촬영한 사진은 로스앤젤레스 북서쪽 뉴쿠야마 타운 인근 카리조 평원의 모습이다. 3월18일에 촬영한 사진으로, 고도 210km 상공에서 찍었다. 2013년 8월에 발사된 랜드샛8 위성은 미국지질연구소가 운영하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식목일의 비극’ 1년 중 산불 가장 많았던 날…이유는?
4일 밤 강원 고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식목일인 5일까지 이틀 째 이어졌다. 1박 2일 동안 계속된 산불로 1명이 숨지고 주민 11명이 부상했다. 강풍을 타고 번진 산불은 산림 면적 250만㎡를 태웠다.
나무를 심는 날인 식목일에 난 큰불로 문재인 대통령은 식목일 행사까지 취소하고 강원 산불 현장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했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산림청에서 제공하는 산불 데이터를 공공 API로 수집해 분석한 결과, 지난 16년 간(2003~2018년) 식목일에 산불이 가장 많이 났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이 공개한 산불 발생 통계를 보면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에서 6,859건의 산불이 났다.
월별로 보면 3월에 발생한 산불이 1,744건(25.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4월 산불 1,651건(24.1%), 2월 산불 897건(13.1%) 순이었다. 대게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건조주의보가 발효되는 늦겨울과 초봄 사이에 60% 이상의 산불이 집중된 것이다. 반대로 습도가 높은 여름철(7~9월)에 발생한 산불은 16년 동안 211건(3.1%)에 불과했다.
청명·한식과 겹치는 식목일 "산불에 취약"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산불이 가장 많이 난 날은, 나무를 심는 날인 식목일(4월 5일)이었다.
16년간 식목일에 발생한 산불은 120건으로 같은 기간 전체 건수의 1.7%를 차지했다. 식목일 다음 날인 4월 6일 발생한 산불이 104건(1.5%), 3월 28일 산불이 102건(1.5%)으로 뒤를 이었다.
식목일 전날인 4월 4일에도 16년 동안 89건(1.3%)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는 산불 발생이 1년 중 여섯 번째로 많은 날로, 식목일을 전후해 산불이 빈번했다. 식목일에 산불이 많이 나는 것은 풍습·문화와 기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호 소방청 대변인은 “통상 청명, 한식과 시기가 겹치는 식목일에 성묘객이나 등산객이 증가해 담배꽁초 등으로 인해 산불이 많이 난다"며 "날씨가 건조한 가운데 농사 준비를 위해 쓰레기를 태우다 발생하는 산불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도 유독 4월 5일에 산불이 집중된 이유는 무엇일까?
공휴일 해제하자 식목일 산불 급감
2005년까지 식목일이 공휴일이었던 점을 식목일 산불이 빈번했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16년 동안 산불이 가장 많았던 요일은, 쉬는 날을 맞아 산을 찾는 이들이 느는 일요일(1,243건·18.1%)과 토요일(1,155건·16.8%)이다.
식목일의 경우, 공휴일이었던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발생한 산불은 61건으로 같은 기간 전체 산불(1,331건)의 4.6%였다. 반면 공휴일 지정이 해제된 2006년부터 2018년까지 발생한 식목일 산불은 전체(5,528건)의 1.1%인 59건이었다. 식목일 공휴일이던 때 3년간 발생한 산불이 공휴일 해제 이후 13년 동안 발생한 것보다도 많은 것이다.
조 대변인은 “식목일이 공휴일이던 때는 요즘과 달리 곳곳에서 나무 심기 행사가 진행됐다”며 “대규모 인원이 산을 오가다 보니 발화 요인도 그만큼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청은 매년 식목일 즈음 산불 예방 홍보 활동을 하며 특별 경계 근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10년간 산불 4000건 이상 발생…입산자 실화가 주원인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4000건이 넘는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6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산불은 모두 4316건이 발생했다. 피해면적은 서울시 넓이의 9분의 1에 맞먹는 6699㏊로 집계됐다. 피해 금액은 약 2392억원이었다.
원인별로 구분하면 입산자의 실화에 의한 산불이 36.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논과 밭 소각 16.9%, 쓰레기 소각 13.8%, 담뱃불 실화 4.3%, 성묘객 실화 4.0%, 건축물 화재 2.6%, 어린이 불장난 0.6%였다.
산불이 발생하는 시기로는 3월에서 5월 사이가 58.6%로 가장 많았다. 12~2월은 22.0%, 6~8월은 10.6%, 9~11월은 8.8%로 나타났다
기자최승훈 기자 seunghoon@hankooki.com
4천 260만년 전 네 발 달린 고래가 살았다
페루 해안가 사막 화석 발굴…수중·육지 오가
[올리비에 랑베르/커런트 바이올로지 제공]
페루 해안에 인접한 사막에서 약 4천260만년 전의 네 발 달린 고래 화석이 발굴됐다. 꼬리까지 포함해 약 4m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고대 고래 화석은 발끝에 달린 굽이나 엉덩이와 사지의 형태가 모두 육지를 걸어 다녔을 것이란 점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물갈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긴 발가락과 꼬리 척추뼈 등의 해부학적 특징은 수달처럼 수영도 잘했을 것이란 점을 보여주고 있다.
육중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수중에서 사냥을 하고 육지에서는 새끼를 낳거나 휴식을 취하는 등 수중과 육지를 오가며 생활을 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벨기에 왕립 자연과학원의 고생물학자 올리비에 랑베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페루 남부 해안가 사막 '플라야 메디아 루나'에서 발굴된 네 발 달린 고래 화석을 통해 얻은 이런 연구 결과를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실었다.
[A. 젠나리 제공]
연구팀은 이 고래 화석에 "태평양에 도달한 여행하는 고래"라는 의미를 가진 '페레고세투스 퍼시피쿠스(Peregocetus pacificus)'라는 학명을 부여했다. 이는 고대 고래가 고래의 발상지인 남아시아에서 북아프리카를 거쳐 대서양을 건너 페루 해안에 도착했을 것이라는 가설과 관련돼 있다. 연구팀은 이 화석이 "(발상지인) 인도와 파키스탄을 제외할 때 가장 완벽한 것이며, 태평양 지역에서 반박할 수 없는 첫 번째 네 발 달린 고래 화석이자 미주 인근에서는 가장 오래된 화석일 것"이라고 했다
고래는 약 5천만년 전 지금의 남아시아에서 하마의 먼 친척격인 발굽 달린 포유류에서 시작해 수중 동물로 진화하며 세계로 퍼져 나갔다. 초기에는 중간급 개 크기였을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비에 랑베르/커런트 바이올로지 제공]
[G. 비아누치 제공]
페레고세투스가 발견된 침전층은 약 4천260만년 전 에오세(Eocene) 중기로 분석됐다.
북미 지역에서도 약 4천120만년 전 고래 화석이 발견되기는 했으나 일부에 불과했다.
고래목(目)은 약 4천만년 전부터는 육지 생활을 접고 완전한 수중 동물이 돼 앞발은 지느러미가 되고, 뒷발은 퇴화해 흔적만 남게 됐다. 고래목은 이후 돌고래 등처럼 이빨을 가진 종과 고래수염 등으로 먹이를 여과해 먹는 고래류로 나뉘어 있다.<연합>
3억 5천만년을 살아온 ‘은행나무’
4900만년전의 은행잎 화석 ⓒ Kevmin
지구에서 첫 생명체가 탄생한 이후로 수십억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수많은 생물들이 새로 생겨나고 멸종하기를 반복하였다. 다섯 번의 ‘대멸종’을 포함하여 크고 작은 멸종사태들을 많이 겪다보니, 여전히 지구상에서 생존을 이어가는 동물과 식물들은 지금은 사라진 생물종들에 비해 매우 적은 비율에 불과하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동물과 식물 중에는 1~2억년 이상의 오랜 세월동안 거의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온 것들도 있고, 오래전에 멸종한 것으로 알았지만 뜻밖에도 생존이 확인되어 놀라움을 안겨준 종들도 있다. 이들은 이른바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오랜 지구의 역사를 온몸으로 말해주는 소중한 존재로서 여러모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하겠다. 이들 중에 몇 가지 예를 살펴보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을 듯하다.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은행나무와 떨어진 은행잎 ⓒpublic domain
‘살아있는 화석’하면 일단 매우 희귀하거나 쉽게 보기 어려운 생물을 떠올릴지도 모르지만, 의외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바로 은행나무가 대표적인 예인데, 거리 곳곳에 가로수로도 많이 심어졌으니 가을 단풍철이면 노랗게 물든 은행잎과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은행알들이 발길에 차이곤 한다.
고약한 냄새를 풍기기도 하는 은행알 ⓒ public domain
그런데 이토록 흔한 은행나무가 매우 독특한 존재인데, 일단 생물분류학상으로도 상당히 이례적인 위치에 있다.
즉 은행나무종(Ginkgo biloba)의 위 단계 범주인 은행나무속-은행나무과-은행나무목-은행나무강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다른 식물은 포함되지 않고 오로지 은행나무 한 종만이 존재한다. ‘강’보다 더 위 단계인 겉씨식물 ‘문’에 이르러서야 다른 식물들이 등장한다. 은행나무와 그나마 가까운 식물로 꼽히는 소철류(소철강)에는 최소 수백종 이상의 식물군이 포함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또한 참고로 동물 분류의 한 예를 들자면, 척추동물문 아래의 포유강에는 인간과 원숭이를 포함하는 영장목, 맹수 등의 식육목, 소와 돼지, 사슴 등이 속한 우제목 등의 다양한 분류들을 포함하여, 현생 종만 4000 가지가 넘는다.
지구상에 은행나무가 처음 나타난 것은 약 3억 5000만 년 전인 고생대 석탄기 초로 추정되며, 중생대 쥐라기 때 가장 번성했으므로 공룡들과도 동년배(?)인 셈이다.
물론 초기의 은행나무들은 지금과는 좀 다르고 이후 멸종하기도 했지만, 현생 종으로도 1억년 이상을 생존해왔으니 가히 살아있는 화석이라 부르지 않을 수 없다.
은행나무의 독특한 특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단 암수의 구분이 있다는 것도 그중 하나로 꼽힌다. 즉 암나무는 수나무에서 날아온 꽃가루가 있어야만 종자의 번식이 가능하다. 우리가 흔히 은행나무 열매라고 생각하기 쉬운 은행알은, 엄밀히 말하면 열매라기보다는 은행나무 종자라고 지칭하는 것이 옳다.
물론 은행나무 종자는 당연히 암나무에서만 열리지만, 어린 은행나무가 어른 나무로 자라나 종자를 맺기 전까지는 암수를 구별하기가 극히 힘들었다.
어린 은행나무는 심은 지 무려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야만 종자를 맺을 수 있는데, 이처럼 손자 대에 이르러서야 종자를 얻을 수 있다고 해서 일명 ‘공손수(公孫樹)’라고 불리기도 한다.
어린 은행나무의 암수를 일찍 구별할 수 있다면 여러모로 이득이 될 터인데, 예를 들어 은행알을 수확하기를 원하는 농가에서는 암나무를 바랄 것이고, 가로수로는 고약한 악취를 풍기는 은행알을 맺지 않는 수나무가 더 나을 것이다.
지난 2011년에 국립 산림과학원에서 은행잎을 이용하여 암수를 감별하는 효율적인 방법을 개발하였는데, 수나무에만 존재하는 유전자 부위를 검색하면 1년생 이하의 어린 은행나무들도 암나무인지 수나무인지 정확히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현생종의 은행나무보다 잎이 더 많이 갈라진 형태인 쥐라기의 화석종 은행나무 ⓒ Ghedoghedo
오랜 세월을 버텨온 살아있는 화석답게, 은행나무는 수명이 무척 길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효능도 지니고 있다. 구워서 먹기도 하는 은행알은 진해, 거담에 약효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은행잎은 심장과 혈류에 좋은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서 우리나라에서 나온 은행잎은 해외에 수출되기도 한다.
은행나무는 사실 인간의 손에 의하지 않으면 번식하기가 쉽지 않다. 종자가 크고 무거워서 바람 등으로 널리 퍼지기 어려울 뿐 아니라, 특유의 냄새로 인하여 다람쥐와 같은 동물의 힘을 빌려 번식하는 것도 기대하기 힘들다. ㅠ따라서 인간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외딴 곳에서 야생 상태의 은행나무를 발견하기는 매우 어려운데, 중국 저장성(浙江省)의 일부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은행나무가 약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은행나무가 인간에게 친숙하다 보니, 우리 민속과 설화에서도 은행나무는 자주 등장하곤 한다. 따라서 천연기념물로서 보호를 받는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 중에 은행나무들도 적지 않은데, 경기도 양평군에 있는 용문사 은행나무 등이 특히 유명하다.
천연기념물 제30호인 용문사 은행나무는 수령이 11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꽂고 간 지팡이가 자라났다는 이야기도 있고,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은 설움에 금강산으로 가다가 심었다는 설도 있다. 다른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들 역시 다양한 전설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요컨대, 살아있는 화석의 하나인 은행나무를 새롭고 다각적인 측면에서 살펴보고 이해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최성우 (과학평론가) 사이언스타임즈
“먹지 않는 것이 우리를 죽게 한다”…식이요법의 역설
동의보감 서문을 보면, 선조가 허준에게 의서 편찬을 명하면서 이렇게 당부했다고 합니다.
"사람의 질병은 모두 '섭생'을 잘 조절하지 못한 데서 생기는 것이니, 수양이 최선이고 약물은 그다음이다."
단순하게 의서를 쓰라고 한 게 아니라, 즉 잘 먹는 것(섭생)과 몸을 잘 기르는 것(수양)을 합한 양생(養生: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몸 관리를 잘함)의 방법을 정리해 백성들에게 알리라는 뜻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가르침입니다.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금연이나 고혈압 관리'와 '잘 먹는 것',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요?
나쁜 음식이 흡연·고혈압보다 나쁘다.
[사진 출처 : www.cnn.com]
미 워싱턴대 건강 측정 및 평가 연구소(Institute for Health Metrics and Evaluation)가 란셋(Lancet) 의학 저널에 27년간 세계 음식섭취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CNN이 현지시간 3일 보도했습니다.
많은 국가에서 흡연이나 고혈압보다 불량한 음식물 섭취로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것이 논문의 핵심입니다.나아가 단순히 적색육이나 당이 첨가된 음료수를 적게 먹으면 되는 게 아니라, 좋은 소금과 건강식을 많이 먹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입니다.
수석 저자인 아슈칸 애프신 조교수는 "전통적으로 건강한 식이요법은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나쁜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의 문제보다, 건강한 음식을 조금 먹고 있는 문제가 더 건강에 크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쁜 음식 덜 먹기' 보다 '좋은 음식 많이 먹기'가 더 중요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먹는 것에서 있어 15가지 위험 요소가 죽음과 장애에 영향을 주는 정도를 분석했습니다. 15가지 위험 요소는 많은 소금, 적은 곡물, 적은 과일, 적은 견과류, 적은 오메가3, 적은 채소, 적은 섬유질, 적은 불포화지방산, 적은 콩류, 적은 칼슘, 적은 우유, 많은 트랜스지방, 많은 가당 음료, 많은 적색육, 많은 가공육입니다.
표를 보면 인구가 많은 국가(중국, 인도, 미국, 인도네시아, 브라질)에서, 짜게 먹는 것과 통곡물 섭취 부족, 과일, 견과류를 적게 먹는 것은 사망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보였습니다. 이에 비해 설탕이 첨가된 음료와 쇠고기 등 적색육을 많이 먹는 것은 위에 언급한 요소보다 사망을 높이는 것과 상대적으로 관련이 적었습니다.
한마디로 탄산음료나 고기를 적게 먹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저염식이나 통곡물, 과일, 견과류 등을 많이 먹는 데 노력하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CNN은 이 보고서를 보도하면서 기사 제목을 "What we aren't eating is killing us", '우리가 (좋은 것을 제대로) 먹지 않는 것이 우리를 죽게하고 있다라'고 강렬하게 뽑은 것 같습니다.
이 연구는 195개국에서 350개 이상의 질병 및 상해로 인한 조기 사망 및 장애를 추적하는 세계 질병 부담 보고서(Global Burden and Disease report)의 일부입니다. 이 보고서를 만드는 컨소시엄 측도 지난 1월 "붉은 고기와 설탕 소비량을 반으로 줄이고, 과일, 채소, 견과류 섭취를 늘리면, 지구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고, 최대 1,160만 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 다며 "건강한 지구를 위한 식단(diet for a healthy planet)"을 내놨습니다.
컨소시엄 측 연구원인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의 앤드루 레이놀즈 연구원은 애프신 연구팀의 이번 발표는 "위험 순위를 통해 정책 입안자들에게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 귀중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내 몸 안에 우주가 들어와 있다
우주가 나고 내가 우주라는 물아일체의 사상은 동양 사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허준의 동의보감으로 대표되는 한의학의 세계관도 여기에 잇닿아 있습니다. 음식을 먹는 것은 하늘과 땅, 나아가 지구를 먹는 것과 같습니다. 땅의 양분과 햇볕과 깨끗한 비를 받아 자란 질 좋은 곡식과 채소, 과일을 먹을 때 한 번쯤 푸른 지구가 내 몸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건강에 중요하다는 건 따로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그동안 해로운 음식을 피하는 소극적인, 마이너스적인 제언보다는 좋은 음식을 보다 적극적으로 먹는 것이 우리 몸을 '양생'하는 길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보여줬다는 데 그 의의가 있어 보입니다.
[참고 자료]
1. https://edition.cnn.com/2019/04/03/health/diet-global-deaths-study/index.html
2.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고미숙, 북드라망, 2018,
3. Health effects of dietary risks in 195 countries, 1990–2017: a systematic analysis for the 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2017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19)30041-8/fulltext
정영훈 기자jyh215@kbs.co.kr
온난화의 역설…'청정국가' 캐나다 세계 온난화 속도 1위
캐나다 연방정부가 캐나다 기후변화 리포트(CCCR)를 공개한 홈페이지
(changingclimate.ca/CCCR2019)
지구에서 가장 깨끗한 청정 지역에 속하는 캐나다의 평균 온난화 속도가 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2배가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깨끗한 자연 환경으로 가장 살기 좋은 나라 10위권 안에 여러 도시가 들 만큼 청정한 국가가 이런 오명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캐나다 정부는 주마다 기후변화 대응계획을 자체 도입하도록 장려했다. 하지만 최근 10개 주 가운데 이를 어긴 4개 주에 탄소세를 부과하면서,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캐나다 기후변화 리포트(CCCR)'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은이미 지구상 수많은 지역에서 온난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에서 온난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지역은 캐나다의 북극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2배 이상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온난화가 상당히 많이 진행됐기 때문에 돌이키기 어렵다고 보고됐다.
극심한 고온으로 산불, 가뭄, 홍수 발생
캐나다 북극 지역의 빙하가 기후변화로 인해 점차 녹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캐나다의 연평균기온은 역사상 온도를 처음 기록한 1948년 이래로 1.7도나 증가했다. 특히 캐나다 북부와 대초원,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북부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에 걸쳐져 있는 이 지역은 연평균 기온이 약 2.3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극단적인 날씨가 나타나고 있다. 여름에 극심한 고온으로 인해 뜨거운 열은 물론이고, 산불과 가뭄이 나타나고 있다. 또 해수가 점차 산성화하고 산소가 줄어들면서 해양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수십 년 내에 캐나다의 북극해 일부가 '빙하가 사라지는 기간'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해수면이 상승해 연안 지역에 홍수가 발생하고, 강수량이 증가하면서 도심에서 범람하는 문제도 일어날 것으로 추측했다.
지구 온난화의 원인으로 보고서에서는 자연적인 기후 변화와 인간의 산업활동으로 봤다. 특히 캐나다에서 진행된 온난화는 대부분 인간 활동 때문인 것으로 파악했다. 전문가들은 또 캐나다의 북극이 눈과 빙하로 뒤덮여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태양 복사에너지 흡수량이 많은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물론 온난화로 인해 이 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할 결과도 다른 지역에 비해 심각하다.
탄소 감축하려면 시민-정부-여론 힘 합쳐야 해
하지만 극심한 예상과 달리 보고서는 한 줄기 희망도 살짝 비추고 있다. 세기 말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량이 거의 제로(0)가 되기 때문에 온난화가 점차 감속할 것이라는 기대다.
전 세계 200개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맺었다. 물론 캐나다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이 협약을 통해 참가국들은 산업시대 이전의 기온보다 2도(또는 1.5도) 가량 낮은 온도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 여러 공식 보고서에는 파리기후협약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돼 있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에서는 2030년까지 2005년 이전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이하로 감축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튜 호프만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에서 내놓은 보고서 내용과 마찬가지로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발생할 일들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지난 3월 퀘벡 주에 살고 있는 수천 명이 기후변화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것을 떠올리며 "이미 사람들은 기후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며 "정부와 시민단체, 여론이 힘을 합쳐 기후변화 해결책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2년 전부터 캐나다 정부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를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도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온타리오 주와 매니토바 주, 서스캐처원 주, 뉴브런즈웍 주 등 4개 주는 탄소세를 부과받았다.
캐나다 정부는 탄소세를 리터당 4.4캐나다센트(한화 약 37.5원) 씩 올릴 예정이며, 2022년까지 톤당 20캐나다달러(한화 약 1만7060원)까지 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에 힘쓴 가정에 대해서는 '기후 행동 인센티브' 형식으로 연방 정부가 보상해줄 예정이다. 하지만 야당은 10월 연방 선거에서 승리 할 경우 탄소세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하며 이에 맞섰다./ 이정아 기자zzunga@donga.com
낙동강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양 연간 53t…해양유입양 첫 공개
오염된 바다에서 채취한 미세플리스틱을 조사하고 있다. 바다교육협회(Sea Education Association)
지난해 8월 29일 제주도에서 인공증식돼 방류된 붉은바다거북이 불과 10일만에 사체로 발견돼 충격을 줬다. 발견된 바다거북의 장 속에서는 비닐 등 플라스틱 쓰레기가 다수 발견돼 국내 해양도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처럼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경각심이 국내뿐 아니라 전지구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육지에서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양이 국내 처음으로 규명됐다. 육지와 해양을 넘나드는 개방된 환경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확산된다는 점에서 제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예방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일 대전 소재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에서 열린 ‘2019 KRIBB 이슈 콘퍼런스: 미세플라스틱 연구동향’에서 발표에 나선 심원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 소장은 국내 육지에서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양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금부터라도 예방적 차원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해양 생물들이 해양에서 플라스틱을 취식하듯 인간도 눈에 보이지 않는 플라스틱을 먹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심원준 소장 연구팀은 낙동강에서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양이 연간 53톤으로 개체수로는 약 1조2000억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육지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종착지가 결국 해양이라는 점에서 육지에서의 플라스틱 배출 연구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심원준 소장은 “해양 플라스틱 오염 문제가 심각해지다 보니 최근 들어 육지에서의 플라스틱 배출 현황 연구도 활성화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연구를 본격화할 계획을 밝혔다.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생명체와 환경에만 유해한 게 아니라 경제와 해양사고 등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주목받았다. 심원준 소장 연구팀은 2011년 발생한 태풍으로 해안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였을 당시 남해연구소가 있는 거제도에서만 한해 동안 300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분석했다. 대부분 관광 수입이 악화한 결과다.
해양사고의 경우 선박이 추진력을 내는 데 필요한 스크루에 플라스틱이 감기며 벌어지는 사고가 전체 해양사고의 1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크루에 이물체가 감기면 선박이 추진력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결국 전복 등 위험한 사고가 일어나게 된다.
연구팀은 또 국내 연안에서 얻은 123개의 시료를 분석해 해양 표층과 중층, 심층의 플라스틱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도 공개했다. 인구가 많은 남동해안 주변이 인구가 적은 동해안이나 서해안 지역보다 플라스틱 양이 약 2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견된 플라스틱 중 86%가 30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인 것으로 분석됐다.
심원준 소장은 “2016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어드밴시스 논문에서 전세계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약 8%에 불과한데, 국내 재활용률도 이와 유사한 9%에 그친다”며 “약 59%의 플라스틱이 폐기 처분되는데 최근 해양 생물 사례에서 드러난 플라스틱 문제는 예방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슈 콘퍼런스를 준비한 김장성 생명공학연구원 원장은 “1868년 미국의 존 하이엇이 상아 당구공의 대용품으로 발명한 플라스틱 개발 이후 불과 150여년만에 전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번 콘퍼런스를 시작으로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김민수 기자reborn@donga.com 동아사이언스 4.2
“인간 개입없는 야생의 땅, 전체 육지의 23%뿐”
브라질의 아마존 숲 을 지나 흐르는 카테테강 주변을 걷고있는 여성의 모습이다-Taylor Weidman 제공
100년전만 해도 인간이 가축을 기르거나 곡물을 생산하는 육지 면적은 전체의 15%였다. 최근 인간의 활동 영역이 이때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생활하기는 그만큼 어려워진 것이다.
호주 퀸즐랜드대와 미국 야생동물보존협회 연구진은 전 지구적인 조사를 통해 남극을 제외한 육지의 77%, 전체 바다의 87%가 인간에게 점령당했다고 31일(현지 시간)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진한 남색은 육지에 남아있는 야생 구역으로 전체의 23% 수준이다. 또 하늘색으로 표시된 바다만이 인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바다의 87%(하얀 색)는 모두 인간에 의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네이처 제공
캐나다의 알레스카와 브라질의 아마존 등 진한 남색으로 색칠된 영역은 육지에 남아있는 야생 구역이다. 남극을 제외한 전체 육지의 23% 수준이다. 또 하늘색으로 표시된 바다만이 인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바다의 87%(하얀 색)는 모두 인간에 의해 끊임 없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네이처 제공
연구진은 1993년에서 2009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농업화와 공업화가 급속도로 빨라지면서 인도의 넓이와 맞먹는 약 330만㎢ 면적의 땅이 인간의 영역으로 편입된 것을 확인했다. 남아메리카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열대 우림인 아마존(약 500㎢)의 60%가 사라진 셈이다. 육지 위에서 야생이 남아있는 곳의 70%는 러시아와 캐나다, 미국, 브라질, 호주 등 5개 국가에 집중된 상황이다.
바다도 예외는 아니었다. 연구진은 극지역에 가까운 고위도 지방을 제외한 거의 모든 바다가 운송업과 어업을 위해 움직이는 배들로 조용할 날이 없다고 설명했다. 바다와 육지를 모두 합쳐, 전 지구적으로 약 1만㎢의 면적만이 온전한 야생의 영역으로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주도한 제임스 앨런 퀸즐랜드대 생물과학과 연구원은 “육지 위의 야생구역인 숲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생산하는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고, 바다 역시 온실기체를 흡수해 지구온난화를 막는 역할을 한다”며 “지구의 자정 시스템의 핵심으로 이대로 가다간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생 동물들의 생존을 보장해 생물 다양성을 지켜야 할 의무도 있다”며 “지구 그리고 그 속의 생명체들과 공존할 방법을 찾아 빠르게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사시언스 18.11.1
아르마딜로가 눈앞을 총총! 아마존 체험기
전종윤 연구원의 아마존 체험기 - GIB 제공
● 지구상 가장 거대한 자연, 아마존에 들어서기까지
내가 아마존에 가기로 마음먹은 것은, 외국인 친구가 툭 내뱉은 한 마디 때문이었다. 같은 실험실에서 생활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불현듯 나의 버킷리스트였던 아마존 탐험 이야기가 나왔다. 언제쯤 갈 수 있을 지 꿈만 같다는 나의 말에, ‘지금은 왜 못가? 거기도 연구기관들 있을 걸?’이라는 그의 답이 나를 깨웠다. 그 날로 당장 아마존 현지의 연구기관들을 찾았고, 그 모든 기관에 이메일을 보냈다. 다행히도 항상 일손이 모자랐던 대부분의 기관들이 연구인턴을 구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자신들의 연구 성과와 진행 중인 연구 프로젝트, 그곳에서의 생활에 대해 가장 자세하게 답변해준 한 곳으로 마음을 정했다.
아마존 연구소에서 6주간 함께한 양서파충류, 조류 조사팀원들 - 전종윤 연구원 제공
시간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조금만 양해를 구하면, 내겐 졸업식 전까지 마지막 겨울 방학이 있었다. 마침 그곳에서 명시해놓은 인턴 기간도 6주였다. 대학 졸업 여행으로 앞뒤가 잘 들어맞았다. 다음으로 해결해야할 것은 돈이었다. 직항이 없는 비행기편, 그리고 이 6주간의 체제비가 만만치 않았다. 당장 수백만 원이 필요했다. 이 부분도 나는 운이 좋았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해외 단기 연수 지원금을 신청했고, 곧 선발되었다. 아마존으로 연수를 가겠다니, 학교에서도 별난 학생으로 보았을 것이다.
이제 계획은 완벽했고, 실행만이 남았다. 그렇게 2017년의 크리스마스날, 나는 비행기에 올랐다. 나의 목적지, 페루의 아마존 도시인 푸에르토 말도나도까지의 비행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인천공항을 떠난 비행기는 LA, 멕시코시티, 리마, 쿠스코를 거쳐서야 푸에르토 말도나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행시간만 장장 24시간에 육박했고, 경유지에서의 공항 체류까지 포함하면 꼬박 하루 반나절이 걸렸다. 중간에는 짐도 한 번 사라졌다 돌아왔다. 열대의 나무들로 둘러싸인 푸에르토 말도나도 공항에 내렸을 때는 이미 넋이 나간 상태였다. 그러나 아직은 끝이 아니었다. 도시에서 정글까지는 도로로 한 시간, 오프로드를 45분, 강을 따라 뱃길로 15분을 더 들어가야 했다. 시차도 적응이 되지 않은 채, 서울에서 아마존까지의 여정은 그저 가혹하게만 느껴졌다.
아마존강으로 이어지는 갈색의 강 탐보파타강. 그 주변에 펼쳐진 울창한 나무들과의 첫 만남은 감격 그 자체였다. - 전종윤 연구원 제공
그러나 마침내 탐보파타강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그 가혹함을 한꺼번에 보상받는 듯한 감격을 누렸다. 안데스에서 흘러나와 아마존강으로 이어지는 갈색의 강, 그 주위로 펼쳐지는 울창한 나무들. 사진으로나 보던 모습이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자연 속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실감하기 충분했다.
● 타란튤라부터 투명한 개구리까지...아마존은 동물의 천국
아마존은 풍광만으로도 아름다운 곳이지만, 그 안에 어우러져 살아가는 동물들이 있기에 더욱 빛을 발하는 곳이다. 전 지구를 통틀어 가장 다양하고, 가장 많은 생물들이 살아가는 곳답게, 매 순간 순간 새로운 동물들을 만났다. 내가 머무르는 곳, 디디는 곳 자체가 자연이었기에 언제나 동물들과 함께였다. 내가 가지 않아도 그들이 왔다.
농사의 신이라 불리는 잎꾼개미가 큰 턱으로 나뭇잎을 오려내 운반하고 있다. - 전종윤 연구원 제공
아마존에서 내가 수행한 일은 기본적으로 이곳의 양서파충류상을 조사하는 일이었다. 어떤 종들이 이 지역에 서식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서식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었다. 양서파충류 조사 외에도, 조류, 포유류 조사가 상시 이루어지고 있어 여력이 되는대로 종종 참여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내가 6주간 머무르며 관찰한 동물들은 척추동물에만 한정해도 106종 273마리에 이르렀고, 발자국이나 소리, 흔적, 무인카메라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관찰한 동물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곤충이나 거미 등 무척추동물들은 셀 수도 없다.
무엇보다도 아마존을 주름 잡고 있는 것은 가히 벌레(무척추동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 소비자 동물들의 중요 먹잇감이 되기도 하는 그들은 아마존 어디에서나 쉽게 마주치게 되는데,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거대한 크기와 다채로운 무늬를 자랑하여 그 자체로도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 신비롭다.
보는 이들의 눈을 의심케 하는 엄지손가락만한 벌과 개미, 손바닥만 한 메뚜기와 바퀴벌레, 그리고 얼굴보다 조금 작은 듯한 타란튤라와 전갈부치까지. 형형색색의 나비들이나 채도 높은 체색을 띠는 원숭이메뚜기, 어릿광대를 연상시키는 거미와 노린재들을 보면 마치 누군가 색칠을 한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메뚜기 중 하나인 덕스대왕메뚜기. 손바닥만 한 괴물 메뚜기가 캠프 난간을 갉아 먹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땐 가슴이 철렁했다 - 전종윤 연구원 제공
나의 주 분류군이었던 양서류와 파충류들도 독특한 생김새와 무시무시함에 있어서는 빠지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습기에 의존하는 양서류의 특성과 이 양서류들을 먹이로 삼는 파충류의 특성을 생각하면, 다양하게 진화하여 이 넓은 열대우림을 누비는 것도 금세 이해가 된다.
투명하거나 예쁜 무늬를 가진 나무개구리들, 눈에 띄게 화려한 독개구리들, 비교적 큰 몸집으로 원숭이처럼 기어 다니기를 좋아하는 원숭이개구리들과, 뱃고동이나 염소 울음소리를 내는 맹꽁이과의 개구리들, ‘팩맨’을 닮은 뿔개구리, 머리에 투구를 쓴 듯한 투구머리나무개구리, 두꺼비 중 가장 크다는 내 얼굴 크기의 수수두꺼비, 남미황소개구리라고도 불리는 우람한 눗센긴발가락구개구리까지 단 한 종도 신기하지 않은 종이 없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인상적인 얼룩무늬나무개구리가 자그마한 발가락을 가지런히 펼치고 있다. - 전종윤 연구원 제공
그런가하면, 이들과 벌레들을 먹이로 삼는 파충류들은 탁월한 위장색을 몸에 둘렀다. 푸른 풀과 나무를 본 뜬 나무도마뱀과 아놀도마뱀, 채찍꼬리도마뱀, 고동색의 나뭇가지나 흙을 닮은 무딘머리나무뱀, 고양이눈뱀, 아마존나무보아뱀, 무지개보아뱀, 도르비니지렁이도마뱀, 게다가 위장색과 함께 치명적인 독마저 가진 부쉬마스터와 페르드랑스까지.
이 외에도, 오히려 대놓고 자신의 맹독성을 과시하는 리본산호뱀, 그런 산호뱀을 카피한 듯 화려한 아마존고리무늬뱀, 2~3미터에 육박하는 무쑤라나와 노란꼬리크리보뱀도 내겐 인상 깊은 동물들이었다. 아, 어둠이 내려앉은 강의 포식자 카이만악어도 빼놓아선 안 되겠다.
뱀의 입을 벌려 송곳니를 확인하는 모습. 다행히 이 뱀은 독이 없는 종이다. - 전종윤 연구원 제공
반면 자유로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은 비교적 진화의 압력에서도 자유로웠던 모양이다. 벌새들, 금강앵무라 불리는 마카우들, 왕부리새인 투칸, 또한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비단날개새류, 오색조류, 풍금조류의 자태를 보면 그 휘황찬란함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노랫소리는 또 어떤가. 오로펜돌라의 물방울 떨어지는 듯한 노랫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귓가마저 황홀해진다. 자연이 빚은 이들의 아름다움은 열대를 상징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양새다.
마지막으로 포유류. 이들은 척추동물군을 통틀어 가장 큰 몸집에도 불구하고 그 예민함과 민첩성 때문에 가장 마주하기가 힘들다. 그나마 운이 좋았던 나는 짧은 기간 동안 썩 많은 종들을 볼 수 있었다.
나무를 건너가는 붉은배티티원숭이도 종종 볼 수 있었다. - 전종윤 연구원 제공
아마존 포유류 중 먹이 사슬의 최하위에 있는 아구티는 꽤나 자주 보았고, 고블린을 닮은 박쥐, 티티원숭이, 카푸친원숭이, 공포영화의 배경음악을 깔아주는 것만 같은 고함원숭이도 종종 볼 수 있었다.
● 눈 앞에 나타난 아르마딜로.... 그들만의 안녕을 바라다
딱 한 번 조류 조사에 참여했을 때는 숲 속의 작업 공간 바로 옆을 뛰어다니는 아르마딜로 가족도 만났다. 완전한 야행성이어서 낮에는 절대 볼 수가 없다던데 우리 때문에 땅굴 속까지 시끄러웠던 것일까? 아무튼 내겐 가장 큰 행운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침에 이를 닦다 현생종중 가장 큰 설치류인 카피바라가 눈앞을 뛰어가는 광경을 보았고, 해먹에 누워 그저 숲 속을 응시하다 몸집이 큰 담비라 할 수 있는 타이라가 나무를 타는 모습도 보았다.
아르마딜로는 원래 야행성이어서, 보기 어려운데 조류 조사 때 운 좋게도 바로 옆을 뛰어다니는 아르마딜로를 만났다. - 전종윤 연구원 제공
사실, 이 포유동물들을 마주할 뻔해서 오히려 위험한 상황들도 있었다. 한밤 중 야간조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물을 마시던 타피르(또는 맥이라고도 부르는 작은 코끼리 형태의 초식동물)가 우리를 보고 놀라, 그 녀석의 쿵쾅거리는 발소리에 우리 역시 놀라자빠진 적도 있다. 야밤에 숲에서 길을 잃어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던 때, 페커리 무리의 발소리로 불안감이 한 층 더 엄습하기도 했다. 조사 중 저 멀리서 오슬롯(고양이 크기의 재규어라 할 수 있는 육식동물)을 보는가하면, 무인카메라를 통해 왕개미핥기와 아마존의 최상위 포식자 재규어의 위엄을 경험하기도 했다.
6주, 약 40일간 내가 경험한 아마존은 동물들에겐 지상낙원 그 자체였다. 빽빽한 나무들로 문을 걸어 잠근 이곳에서 인간은 도리어 불청객에 가깝게 느껴졌다. 인간의 발길이 깊지 않은 그곳에서 그들은 그들만의 질서로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개발과 관광의 증가로 자연의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인간의 부를 위해 이용되면서 점차 인간에 의해 잠식되어가고 있다. 태초를 간직한 이곳, 아마존에도 인간과 자연의 갈등은 커져만 간다. 지구의 허파이자, 생물다양성의 심장인 이곳은 미지의 생명체와 그 안의 비밀을 간직한 채 이제껏 존재해오고 있다. 지구상에서 단 한 곳, 이곳만이라도 그들만의 천국으로 남겨두면 안 되는 것일까. 인간이 아닌 그들만의 안녕을 꿈꾸며 나의 작은 바람을 빌어본다.
전종윤 연구원(서울대 생명과학부 행동 및 집단 생태학 실험실) 동아사이언스 18.8.11
https://blog.naver.com/jyj5558
“잠시 생태관광에 대한 내 의견을 나누자면, 나는 이곳의 생태관광을 현재로선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생각한다. 동물이 주인인 곳을 사람이 주인이 되도록 탈바꿈한 것이 아닌, 동물이 주인인 곳에 사람이 손님으로 찾아오는 꼴이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이나 예전에 여행했던 생태 강국 마다가스카르의 국립공원은 꽤나 현대적인 개발이 이루어져 자연보호지역 내에도 사람을 위한 건축물, 사람을 위한 포장도로가 눈에 띄곤 했다. 결국 사람의 편의를 위해 인공물로써 동물의 영역을 훼손한 것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본 만큼의 이곳은 달랐다. 최소한의 지역에만 인간이 지낼 구조물을 짓고(다만, 스카이타워는 예외다.), 그마저도 이곳의 목재 등 자연물을 활용해 만들어서, 동물들 역시 언제든 이를 누릴 수 있게 했다. 포장도로 같은 것은 없다. 그저 데코레이션 삼아 통나무 단편들로 몇 군데 길을 이어놓은 정도다. 인공물로 뒤덮이지 않은 이곳은 어디든 동물들이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다. 실제로 인간이 머무는 곳과 동물이 살아가는 곳의 경계가 없다는 것이 포인트다. 인간이 머무는 곳조차 ‘자연’스러운 이상, 그곳 역시 동물들에겐 터전일 뿐이다. 다만 때론 더 많은 동물들을 만나기 위해 인간이 숲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때론 강을 찾아 숲 외곽에 자리한 인간의 ‘임대지’로 동물들이 나오기도 한다. 나는 이것이 생태‘관광’과는 다른, 진정한 ‘생태’관광이라고 생각한다.”
전종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행동 및 집단 생태학 실험실에서 양서파충류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2월 초까지 6주간 아마존 열대우림의 생태보전을 위한 비영리 연구기관 ‘Fauna Forever’에 머물며 양서파충류 조사를 했다. 18.8.20
오마이뉴스 창원 천주산 진달래 꽃대궐(사진 최정선)
국민 모두 소외됨 없이 ‘공원서비스’ 제공받아야
1인당 공원면적기준 수정, 도시재생뉴딜·생활SOC 등 지표 개선해야
“공원서비스와 같이 국민 건강과 삶의 질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공공재는 포용적으로 공급돼야 하며, 이는 어떤 계층도 소외됨 없이 양적으로 풍부하고 질적으로 우수한 공원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한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김용국 부연구위원, 조상규 연구위원은 「포용도시 구현을 위한 공원서비스 현황 및 개선 방안」 브리프를 지난 30일 발간했다. 공원은 건강 불평등 개선, 사회경제적 취약 계층의 상호작용 증진, 환경 불평등 개선 등 도시 포용성을 제고하는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현 정부가 국정전약으로 제시한 ‘포용적 복지국가’의 실현을 위해서는 공원과 같은 복지 서비스가 재산, 성별, 연령 등에 상관없이 제공되고 있는가를 우선적으로 분석한 후 근거 기반의 정책·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7개 광역시의 공원서비스 포용성을 분석한 결과, ‘공원서비스 수준’은 7대 광역시 총 1,148개 읍면동 가운데 법적 공원 면적 확보 기준인 3㎡/인에 미달하는 읍면동이 530개, 약 46.2%가 존재한다. 7대 광역시 전체 면적 5,423㎢ 대비 공원서비스 소외 면적 1147.69㎢이 차지하는 비율은 21.2%로 나타났다.
7대 광역시 1,148개 읍면동별 공원서비스 면적 비율을 5개 등급으로 구분한 결과, 공원서비스의 양적 수준이 취약하다고 할 수 있는 20% 미만에 해당하는 읍면동이 167개, 약 14.5%를 차지했다. 7개 광역시 읍면동별 평균 서비스 범위 내 공원 개소는 7.41개다.
7대 광역시 공원서비스 소외지역 현황도 /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제공
공원서비스 수준과 사회경제 및 환경적 지위의 상관관계 산점도 /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제공
공원서비스 수준과 사회경제 및 환경적 지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을 때, 노인 비율이 높은 읍면동일수록, 재정자립도가 낮고, 경제·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 비율이 높은 읍면동일수록,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계층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공원서비스 수준이 열악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즉, 7대 광역시의 공원서비스가 포용적으로 제공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공원서비스가 매우 열악한 읍면동만 들여다보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에서는 공원서비스 면적 비율이 20% 미만이 55개, 10% 미만이 40개로 집계됐다. ▲‘유소년’ 비율이 15% 이상을 차지하는 곳에서는 20% 미만이 24개, 10% 미만이 8개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10% 이상을 차지하는 곳은 20% 미만이 11개, 10% 미만이 10개 ▲‘비만율’이 30% 이상인 곳은 20% 미만이 22개, 10% 미만이 14개 ▲‘폭염과 미세먼지에 의한 건강 취약성 지수가 0.40인 지역’은 20% 또는 10% 미만인 지역이 다수 존재했다.
연구진은 “도시 포용성 제고를 위해서는 이들 근린지역 공원서비스의 양적·질적 수준을 우선적으로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한 공원 정책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공원서비스 공급 기준을 수요자 중심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4조(도시공원의 면적기준)의 도시지역 주민 1인당 6㎡ 기준은 오늘날 도시 여건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구수가 감소하는 지방 중소도시는 추가적인 공원 확충 없이도 1인당 공원 면적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10년 단위로 수립해야 하는 공원녹지기본계획 수립지침 내 포용성 관련 요소를 강화할 것도 피력했다. 지침 제3장 공원녹지기본계획의 내용과 작성원칙, 제4장 기초조사의 내용과 방법, 제5장 공원녹지 기본구상 수립기준, 제6장 부문별 수립기준, 제7장 공원녹지의 관리·이용·주민참여계획 수립기준 등에 포용성 관련 요소를 포함할 것을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도시재생 뉴딜, 지역 맞춤형 생활SOC 등 유관 정책과 연계를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국내외에서 공원을 지역 혁신 거점으로 리뉴얼 또는 신규 조성해 도시재생 효과를 창출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생활SOC 공급을 위한 국가 최저기준 설정 시 1인당 면적, 접근거리 및 소요시간 등 물리적 지표와 함께, 정책필요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사회경제 및 환경적 취약 계층을 우선적으로 배려할 수 있는 지표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라펜트 전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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