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길에서/길에서

34차 갈맷길 그린워킹 기장 안평~테마임도 만화리 후기(11.4.9)

by 이성근 2013. 6. 9.

 

 

기장 철마 안평에서 만화리 -봄날은 간다  

일시: 2011년 4월9일(토) 10:00~15:30

구간: 기장 철마 안평역~테마임도~만화리 동서마을~안평역

거리 및 소요시간: 12km  4시간

34차 갈맷길 그린워킹은 기장 철마 안평리와 기장읍 만화리 일원 테마 임도와 동서마을 걷기다.  대강의 코스는 안평역으로부터 출발하여 차량기지창 뒷길 안평천을 따라 비스듬히 오르다 약1km 지점에서  쌍다리재 방향 갈림길에서 약400m를 더 가면 14번 국도와 만나게 된다. 14번 국도갓길을 따라 쌍다리재 이내터들 앞 횡단보도까지 800m 이동한 다음 부활동산에서 본격적인 산길을 탄다.  제1목적지인 가나안 목장 갈림길까지는 1.1km 여기서 점심을 먹게 된다.  두 번째 목표지점은  일광산 아래 돌샘 체육공원까지로 거리는 3km 초대시인의 시낭송과 가수 변혜림과 시인 김형술씨가 준비한 노래공연이 있다. 공연후 마지막 코스로 동서마을을 거쳐 안평역으로 원점회귀(이진테마빌 방향은 희망참가자만) 하는데 안평역 4번 출구 입구까지 5.3km다. 총거리는 12km이며 걷는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이면 된다.

34차 갈맷길 그린워킹은 테마임도를 목표로 한 걷기다. 그러나 접근성이 떨어져 실행이 쉽지 않았던 터에 마침 도시철도 4호선이 최근 개통함으로 일부 구간이나마 맛을 볼 수 있게 됐다.

도시철도 4호선  이날도 말이 많았다.   통상  정시 개최였는데 이날은 조금 시간을 늦추었다.   

 

 

안평은 생각보다 오래된 마을이다. 옛날 마을 앞에 신명역(新明驛)이 있어 신명역촌이라 했다.  차성가에 “남경니(이) 회복하니 대명일월(大明日月) 신명(新明그)니(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그리고 신명역 안쪽 들에 있는 마을을 안평이라 하는데, 임진 왜란 때 주민들이 마을 뒷산에 산성을 쌓고 왜적을 방비하여 마을이 안전하고 편하게 되었다 한데서 유래한다. 지도를 참고하자면 안평역 4번 출구 앞에 형성된 마을이다. 그리고 1과 3번 출구 쪽이 고촌리에 해당한다.

안펑역에서 4분 정도 인도를 따라 이동하면 교각 아래 화엄사 방향과  송전소 방향 길이 있는데 가장 위쪽 길을 택한다.  차량기지창이 옹벽길과  산자락에 붙어 있는 소방도로가 있다.  

14번 국도와 만나게 되는 1.3km까지는 보림사를 지나 안평천을 따라 차량기지창을 마주하며 이동한다. 길의 재질은 콘크리트에 폭 4m ~2m로 약 1km 지점부터는 산자락 도랑물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전원지역으로 들어섰음을 감지한다.

 

쌍다리재 이내터들 앞 횡단보도까지의 도로길 역시 솔직히 권하고 싶지는 않지만 달리 길이 없다. 14번 국도갓길을 따라 0.8km를 차량이 고개를 넘어 오느라 용쓰는 엔진소리를 감수해야 한다.  쌍다리재는 기장읍 서부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산성산에서 북쪽으로 뻗은 산등성이의 낮은 곳에 있다. 예부터 기장에서 동래로 빠지는 주요 길목의 하나로 왕래가 잦았다. 쌍다리란  안평마을의 북쪽에 있는 상달마을에서 기원한다. 위쪽에 있어 상달이라고 하는데, 그 상달이 >상다리 >쌍다리로 바뀌어 쌍교(雙橋)가 되었다.  

 

 

 

이내터들 입구 횡단보도 뒤쪽 산자락은 영락동산이다.  함경북도 출신들이 묻힌 곳이다. 실향의 한을 풀지 못하고 타관에서 통일의 그날을 기다리다 이승을 떠났다. 그들의 의지와는 무관한 타관 땅에서의 삶과 죽음은 여전히 우리가 냉전적 이데올로기의 덧에 갇혀 있음을 의미한다.

횡단보도를 건너 안평쪽 세 갈래 길 중 왼쪽으로 향한다. 1968년 부산진 교회에서 조성한 부활동산 입구가 대숲 가운데로 나타난다. 일대는 온통 묘지다. 특히 크리스챤 묘역이다. 갈치재 아래 비탈 역시 기독교인의 공동묘지다.  고촌리 쪽 실로암 묘역까지 포함한다면 그 면적은 엄청나다. 6곳의 묘역 면적을 어림잡아 계산하니 644,954㎡ 쯤 된다. 갑자기 막막해진다.  남한 국토의 면적 1%가(매년 3백 만평 증가) 무덤으로 사용되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매장이 아니라 화장이 보편화 되어야 한다. 대한예수교 장로교 합동교단은 ‘기독교 장례문화’에 대해서 제 84회 총회보고서를 통해 매장을 원칙으로 하되, 화장도 권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음을 고려한다면, 더욱이  그것이 부활과 관련된  것이라면 하나님은 매장이건 화장이건 상관없이 죽은자 모두를 살린다고 하지 않았든가(살전 4:16; 계20:13)  참 이곳에 애국지사 배동석의 묘도 있다.

 

 

부활동산 주차장에서 경사도 20%의 비탈진 아스팔트를 따라 5분 정도 오르면 가나안목장으로 가는 임도가 나온다. 길은 도래솔 몇 곳을 지나면서 초지로 들어선다. 좌측은 범방골 꼴짜기다.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멀리 일광 바다가 푸르게 다가선다.

이곳은 낙동정맥 28지맥인 용천지맥(湧天枝脈) 2구간에 해당하는 코스로  곰내재-함박산-아홉산-280봉-258-274봉-357봉(일광산분기봉)-321봉-쌍다리재-수령산-장산까지 이어지는 주요 산행코스이기도 하다. 

그런데 목장으로서의 기능은 멈춘 듯한 이 푸석푸석한 흙 능선에 노란열매가 달린 마른 식물체 하나가 눈에 뛴다. 그 유명한 도깨비가지다.   2002년 환경부 지정 생태계 교란식물이다.  도깨비가지 solanum carolinense L.  가지과 영명 Carolina Horse Nettle

영어 명에서 읽을 수 있듯 Carolina(북미 대서양 연안의 영국 식민지) Horse(말) Nettle (신경을 건드리는 것, 신경질 나게하다) 혹은 Apple of Sodom(죄악이 성행한 곳) 등으로 읽혀지는 데서도 일 수 있듯 참 짜증나고 신경 쓰이게  만드는 곤혹스러운 식물이다. 그  생김새를 보자면  줄기, 가지 잎자루 그리고 잎 뒷면 맥위에 날카로운 가기가 돋아나 있다. 잎 가장자리는 파도 모양으로 갈라진다. 6월 말 부터 10월의 긴 기간 동안 희색 또는 자주색의 꽃을 6~10개씩 모여 핀다. 화관은 5갈래이고 열매는 노란 구슬같이 달려 있는데, 익어가는 과정의 푸른 빛 열매 겉모습에 상상의 도깨비 같은 무늬가 있다 하여 도깨비 가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비슷하게 생긴 식물로서는 감자꽃. 까마중과 꽃이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


미국에서 곡물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전파 되었다 하는데, 1978년 처음 알려졌다. 미국의 광활한 대평원과 큰강이 흐르는 유역에서 많이 자생하고 있는데  국내 분포지역은 맨땅(42%), 도로(29%), 목초지(16%),등산로(13%)으로 소개되고 있다.  특이사항은 종자에 휴면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을에 발아하지 않고 추운 겨울내 잠을 자다가 봄이 되면 발아한다는 것이다. 땅속 깊이 묻히거나 건조한 토양에서 발아되지 못한 종자는 한여름에 다시 휴면기로 접어 들어 이듬해 봄을 기다리는 끈질길 식물이다.


한편 농작물에 해를 주는 바이러스와 곰팡이의 중간숙주로, 독이 있어 초식동물과 목축업 종사자에게는 경계대상 1호 식물이다.  이 풀을 먹은 소의 우유를 먹은 사람은 배탈, 설사, 복통을 일으키게 된다.  뿌리를 한번 파보면 도라지와 민들레 뿌리를 능가한다. 넓게 퍼져 가는 모습에 고개를 내저을 정도로 조직도 아주 질기다. 그래서 뿌리가 제일 골치 아픈 잡초로 다른 나무뿌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이다. 뿌리를 제거하려다 뿌리가 조금이라도 잘리면 새로운 눈과 뿌리가 왕성하게 세포가 분열된다는 것이다. 잘린 토막이 많을수록 확산 분열되며 잘린 곳곳에서 싹이 나고 뿌리를 내린다고 한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방심하면 온통 도깨비가지 밭으로 황폐화 되는 것이다.  한번 발생한 지역에서는 뿌리에 의한 번식이 더해지며 국소적인 확산범위를 넓혀가고 가축이 섭식을 기피하는 지역에서는 이내 우점하여 해당지역에서 분포를 넓혀간다.  제초제에도 내성이 강하여 제초제 사용결과 오히려 도깨비 가지기가 선택적으로 더 번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해운대구는 장산 목장 일원에 대규모 군락지에 대한 제거 구민대회까지 벌였지만 그 효과는 의문이다.  난감한 일이다. 길이 아파한다.

가나안목장에서 테마임도로 향한다. 길은 폭 2m의 포장 콘크리트다. 테마임도 합류부까지는 10분이면 도착한다

초입 소나무가 우점하지만 중간지점부터는 밤나무를 포함한 참나무류가 숲을 이루고 있다. 하늘빛 지붕이 보일라 치면 농장의 개들이 요란하게 짓는다.  콘크리트길은 농장까지만  개설된 것으로 보아 일대의 땅 대부분이 사유지임을 알 수 있다.

50m 정도의 오솔길을 오르면 테마임도와 만나게 된다.

 

 

 

 

동백이 식재되어 있고 굴참나무숲 사이 언뜻언뜻 생강나무의 노란색 꽃이 나비떼처럼 보인다. 길은 크게 휘어지면서 내리막이거나 평탄하다.  500m 쯤 나아가다 그때부터 약간 오르막이다.  다시 원을 돌듯 골짜기를 감아 돌면 다시 내리막 길 끝 모연정이 있다.

 

테마임도 개설 초기에는 바다가 보여 조망이 좋았다고 하나 숲이 지붕을 이룬지 한참이라 그늘만 제공할 뿐이다. 얼핏 만화리가 나뭇가지 사이 보인다.  여름숲이라면 잎이 무성해 이마저도 볼 수 없다.

 

 

5분 정도 걸어 내려가다 보면 일광산 임도와  돌샘체육공원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까지가 출발지로부터 6km지점이고 600m 더 이동하면 목적지 2지점이다.  일광산 사면에서 흘러내린 석간수를 모아 연못을 조성했다.  비단잉어 몇 마리가 놀고 있다.

 

 천의 얼굴로 알려진 변해림 가수가 노래를 부르자  흥이난 참가자들,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세번의 앵콜이 있었다.

 초대시인으로 이민아 시인이  사전에 답사 후 쓴 시를 직접 낭송하고 있다. 

 

일광테마임도를 따라 걷다

                                - 이 민 아



지금, 당신 삶의 임도를 따라 어디쯤 가고 있는가

낡은 이정표, 새로 만든 안내도가 발길을 묶을 때가 있다

자취 없고 표기되지 않은 지명이 머뭇거리게 할 때가 있다

우리 앞에 수많은 길이 얽혀 있다는 말과

몇 갈래 길이 그리로 나 있다는 말 중에

당신이 한 발 내딛게 되는 것은 어느 쪽인가

생의 종점에서 길이 시작되는 만화방창萬化方暢의 진경도

바로 이 순간 그대의 작고 착한 두 발에 달려 있다면!


이곳에서 잊었던 삶의 테마를 향해 걷는다

노포동역 달뜨는 상현마을에서 해뜨는 기장역까지

범선을 탄 듯 휴메트로를 타고 도시를 건너다가

일광테마임도에서 만화리萬化理 차능車陵을 지나 안평역까지

그리움을 이우며 걷다보면, 한 걸음 한 걸음이 쉼표가 되어

우주로 새나갔던 당신의 스토리를 다시 깁는 곳,

구멍 난 양말을 깁던 어머니의 풍경 같은 것이 있다면

그 기억들마저 만화처럼 흐르는 곳을, 우리는 만나게 되리


길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길을 만들며 걸어도 좋다

걷다 머물러도, 되걷다 주저앉아 울어도, 웃어도 좋다

기억의 숨골이란 흐려져도 사라진 것이 아니듯

길은 단지 제 안에 어제의 길을 품고 있을 뿐

그 품을 열고 가 닿은 당신의 이야기가 있을 뿐

다시, 수많은 길이 얽혀 있다는 말과 몇 갈래

길이 그리로 나 있다는 말 중에, 당신은 어느 쪽인가

지금, 당신 삶의 임도를 따라 어디쯤 가고 있는가



2005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시, 

2007년 동아일보,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가 당선됨.

 어어진 김형술 시인의 차분한 노래들  그도 두번의 앵콜 끝에 기카를 내려 놓을 수 있었다ㅣ

 

 일곱송이 수선화로부터 시작해서 고래사냥까지 불렀다.  마지막으로 이장희의 '그건 너'를 부를 땐 모처럼 참가자 전부가 목소리를 세웠다.   

 

 

안골 방향으로 하산한다. 길은 테마임도가 자랑하는 황토 지압 길에 톱밥이 뿌려져 있어 맨발의 걷기도 시도해 볼만 하다.  간혹 오색딱다구리가 목탁소리를 내며 나무결을 두드리는 소리도 들리기도 한다.  백두사 가는 갈림길에서 5분 거리에서 솔 숲 사이 오솔길을 택한다.  하산길 두 번째 갈림길인데 무작정 큰길로 가다보면 이진테마빌로 빠질 수 있다. 어쨌든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골짜기 다랑이논들이 물결처럼 펼쳐진다. 일명 ‘까치들’인데 그림이 괜찮다. 포근하고 정감 있다.  코스를 잡기 위해 일대를 돌아다닐 때,  발품을 판 값이 있다고 만족해하던 기억이 새롭다.  이날 참가자들도 만족해 하던 길이다.

까치들 들머리에 양봉을 하느라 벌집이 꽤나 깔렸다. 동서마을 회관까지는 620m 약 10분 거리지만 골짜기 풍경이 발길을 잡는다. 동서마을은 분지형태로 사방이 산이 에워싸고 있다.


마을로 들어서니 아직도 남아 있는 돌담이며 골목이 고향마을 같다.  돌담 너머 고개를 내민 엄나무며 감나무는 우리가 늘 가슴에 품고 싶어 하는 풍경이다.  마을회관 뒤편에는 차능(車陵)이 있다. 문화유씨와 연안차씨의 유래를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장의 옛 이름 차성(車成)이 여기서 유래함을 알 수 있어 의미가 깊다.

 

 

차능(車陵)에 대해

신라39대 소성왕때 차무일[車無一]의 32세손인 건갑[建甲또는建申]이 승상벼슬에 있었는데 소성왕이 태자를 잘 보살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왕의 유언에 따라 12세에 보위에 오른[애장왕]을 보필하다가 아들 33세 손 승색[承穡]에게도 왕을 보필 할 것을 부탁하고 별세 했다.  [애장왕]은 [장례도감] 왕례 로서 기장 만화동에 예장케 하였으며, 이때부터 차능[車陵]이라 칭하였고 기장현도 차성[車成]이라 불렀다. 또한 신위도 소성왕 종묘에 배향 하였다. 그후 차무일의 33세손 차승색[承穡]은 애장왕 10년 왕[王]의 숙부인 김언승[彦昇;후에 헌덕왕]이 난을 일으켜 왕[애장왕]을 시해하고 왕[헌덕왕]이 되니 차승색 은 아들 차공숙[車恭淑]과 전왕[애장왕]의 원수를 갚기 위해 [헌덕왕]을 암살 하려다 실패하자 아들 숙[淑]과 함께 황해도[유주]의 구월산[九月山]묵방동[墨妨洞]으로 피신하여  류[柳]씨로 개성[改性]하고 이름을 백[栢]으로 아들은 숙[淑]으로 고쳐 살았으며, 둘째 아들 차공도[車恭道]는 강남으로 피신 하였는데 차씨의 본 성인  왕씨로 복성 하였다. 그가 고려 태조 왕건의 증조부 원덕대왕[元德大王]이다. 이런 인연으로 차씨는 고려 건국에 큰공을 세웠고 고려조의 차씨는 왕씨와 함께 똑같은 왕족 대우를 받았다.  개국 수공자로서  고려왕실은 이들 후손에게 다시 차씨 성을 복성하며 연안군[延安君]으로 봉했다.이에  큰아들 차효전[孝全]을 차씨의 시조로 하고 둘째아들 효금[孝金]은 류씨의 시조가 되었다


길은 이렇듯 묻혀있던 역사를 새롭게 한다.  동서마을회관에서 흙사랑으로 걸음을 옮기다 보면 4개의 시(詩)가 있는 길을 만나게 된다. 사계에 맞추어 구간 구간 시심을 불러 일어키도록 했다.  기장군 농촌지도소가 조성했다는데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다만 ‘시가 있는 올레길’이라 이름을 달았다 는 것이 아쉽고 불만이다.  올레는 제주의 골목길 아니던가.  누구를 탓하랴.  아무튼 여기서 이진테마빌로 가는 팀과 안평역으로 가는 팀이 나뉠 터. 두 코스다 종점을 앞두고 있어 각각의 의미를 더 할 것이다.

 

 

흙사랑 입구 조형물

 

 똑같은 배경이지만  일주일 사이 만화리의 봄은 손에 잡힐 듯 다가섰다.

 

 

 

 

이진테마빌로 향하는 코스의 경우 평지길로 ‘시가 있는 가을길’을 따라  만화리 당산나무를 거쳐  장그렁들과 두화마을, 이진테마빌로 간다. 약 1.5km로 걷기에는 그만이다. 만화천과 골짜기들이 만들어내는 맛이 좋다.

 

만화리 당산나무와 성황당

만화리 당산나무는 팽나무로서 수령은 최소 200년 이상 되어 보인다.  두 그루의 팽나무가 뿌리부터 뒤엉켜 하늘을 향해 가지를 펼치고 있는데 그 위상이 먼데서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당당하다.  서낭당은 마을 어귀나 고개 마루에 원추형으로 쌓아 놓은 돌무더기형태로 그 곁에는 보통 신목으로 신성시되는 나무 또는 장승이 세워져 있기도 하다. 이 서낭신앙은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그중 하나가 강태공과 관계있다. 옛날 강태공이 성공을 하여 금의환향하는데 강태공을 버리고 떠난 여인이 강태공의 길을 막으며, 자기의 잘못을 용서하고 같이 살기를 애원했다.  강태공이 그녀에게 물을 가져오라 하여 가져온 물을 땅에다 부어 버리고 다시 이 자리에서 그 그릇에 물을 가득히 채워라 하니 그녀는 침으로 물을 체울려고 했고 이를 보던 주위 사람들이 사발에다 침을 벹어 물을 보태어 주었으나 끝내 그 사발에 다 채우지 못한 체 그 자리에서 죽었다. 그의 시체를 거두어 줄 아무도 없어서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돌을 하나 둘 던져서 그의 시체를 묻어 주었다는데 우리나라에 서낭신앙이 전래된 것은 고려 문종 때 신성진(新城鎭)에 성황사(城隍祠)를 둔 것이 서낭의 시초라 한다.

 

 

 

안평역으로의 이동은  흙사랑을 기점으로 비탈길을 올라 모시밭골을 지난다. 오일뱅크까지 0.8km 여기서 철마삼거리 못미쳐 옛원님길 입구까지 14번 국도 갓길을 따라 0.8km 이동해야 한다. 가는 길  골프장 반대 현수막이 군데군데 붙어 있다.

 

 

 

4월 9일 코스는 안평역으로 잡았다.

 

동원종합건설이 만화리 일원에 9홀 규모(385,653㎡) 의 골프장을 지을 예정이다. 주민반대가 만만치 않다. 오규석 기장군수의 입장도 단호하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돌맹이 하나도 기장군의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내 임기 동안 기장에서 더 이상의 난개발은 있을 수 없다"면서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골프장을 건설하는 일을 좌시하거나 방치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국토해양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GB 관리계획 변경안이 통과돼 반대하는 주민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개발업자들은 목장부지에 조성하기 때문에 환경훼손은 ‘절대’없다고 하나 기존의 생태적 지위와 조건과는 전혀 낯선 존재인 골프장 자체가 환경적으로 이질적임을 고려 한다면 그들의 주장은 신뢰할 수 없다. 만화리의 평화를 기원한다.  

 

원님길은 대숲이 아치를 이루고 있다. 전체길이는 약 300m에 불과하지만 가마를 타고 행차를 했던 당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아리랑고개 식당에서 안평저수지길을 약 1km 이동하면 도시철도 4호선 차량기지창 뒷길로 연결된다. 이후 코스는 출발 때와 같다.

 

 

이번 코스 중 황당코스라고 이름 붙인 곳이다.  횡단보도가 그어졌고 버스 정류소까지 기능을 하지만 보행자 안전 시설은 전무하다.

 그리고 가드레일을 넘어(?) 다시 안평역으로 가는 길,  저 테크는 뭔가? 달리 방법이 없어 코스를 잡긴 했어도 막상 시민들과  이 코스를 지나가자니 당혹스러웠다.  물론 자료집에 그 불편을 잠시 언급하긴 했지만   

길이 우습게 되는 장면이다. 

차량기지창을 지나 다시 안평역으로 향한다.  그래도 즐거웠던 나들이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4월 중순으로 향하지만 벌써 초파일 모드로 들었다.

Happy Together - Turtles
출처:다음 블로그 홍이 아뜨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