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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길에서

명상과 함께하는 갈맷길 1. 금정산 金魚洞天 꽃 피다 (11.4.7)

by 이성근 2013. 6. 9.

 

 

명상과 함께하는 갈맷길 걷기

명상이란 몸과 마음을 편안히 쉬면서 내 속에 있는 ‘참나’를 찾는 것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모든 근심과 걱정을 다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 내가 있는 이곳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아름다운 곳이라 여기며 나무 향기, 풀 향기, 꽃향기를 맡고 바람을 느끼는 것이다. 

천천히 걷고 명상하면서 마음 깊이 숲 속의 뭇 생명과 존재들을 느끼고 축복할 때 진정한 참나를 발견하게 되고 고요한 가운데 찬란히 빛나는 우주가 펼쳐진다.  명상과 함께 하는 갈맷길 걷기는 지난해 제2회 갈맷길축제 기간 중 범어사 일원에서의 개최 경험을 상설프로그램화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목표와 방향

건강한 숲을 걸으며 자연에 대한 이해와 교감으로 느리고 평화로운 생태적인 삶을 지향하고 명상을 통해 심신의 치유와 참된 자아를 찾는 시간이 되도록 하며,  프로그램의 상시화 및 프로그램에 체험행사 다양화로 고정참여자 및 가족 참여 확대할 계획이다.  


행사내용

기본 적인 길걷기 외  명상, 문화유산과 숲생태 이야기, 전통 사찰음식 체험, 야생차 만들기, 다문화가정 참여 등이 곁드려 진다.  


행사기 간

2011년 4월~11월 (8월 쉼) 총 7회인데 시범적으로 해보고 반응이 좋으면 더 확대함과 아울러 심화 프로그램도 준비할 예정이다.  

답사는 도시철도 1호선 범어사역 옆 90번 버스종점에서 시작하여 범어정수장 > 경동아파트 >  지장암> 등운곡 > 상마마을 > 만성암 > 범어사 경계석 으로 이루어 졌다.

답사는 행사를 진행할 류경희 문화 유산해설사, 송영경 명상지도사, 안정영 명상지도사와 같이 했다.   송영경씨와 안정영씨는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 환경운동연합(구 공추협)에서 같이 한솥밥을 먹던 이들로서 반갑고도 고마웠다.  갈맷길 명상은  한마디로 내가 잘되기 위한 명상이 아니라 나 아닌 다른사람을  잘되게  하기 위한 명상이다.     

타인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한 단계 더 높은 잘 되게 한다는 것 그것이 결국 내게로 돌아옴인데... 아무튼

 범어정수장을 지나 경동아파트 진입로를  따라  이동 중이다.  개나리와 벚꽃 목련이 한창 피어난 길에 그들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다.

 경동아파트 뒷편 산행 들머리

 대숲을 지난다.

 나무 막대로 대나무를 두드려 보자 성장 형태에 따라 소리가 달랐다.  가장 맑은 소리를 낸 좌측의 고사한 대나무 그리고 중간에서 우측으로 옮겨 두드려 보았을 때  소리는 둔탁했다.  비워있음으로해서 나는 소리를 생각한다.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대 숲에  밪나무 몇 그루가 들어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잠시 우스개 소리가 있었다. "그러니까 줄을 잘 서야지"  입지의 문제다.  어디서 뿔이내릴 것인가 ?  누가 먼저였을까 

 대나무 숲을 벗어나자 계명봉 자락에 군락지를 이룬 서어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한창 물이 오르고 있는 나무가지 끝의 봄빛들

지장암쪽  바위에 각자 된 금어동천외 尹弼殷, 金澈均, 鄭顯德 등의 이름도 음각되어 있다.  금어동천을 이해 하기 위해서는 금정산의 이름 유래부터 거슬러 올라야 한다. 범어가 노는 계곡은  범어사의 유래에서 차용한 것 같다.   이중 김철균이 제일 먼저 이름을 남겼으니 그가 금어동천이라  새긴 것 같고, 뒤이어 이곳을 방문한 동래부사들이 그 풍류에 편승?한 것 같다  아무튼  동국여지승람  권 23 동래현 산천조에 보면 “금정산은 동래현 북쪽 20리에 있다. 산마루에 3장 정도 높이의 돌이 있는데 그 위에 샘이 있다. 둘레가 10여척이고 깊이가 7촌가량으로 물이 늘 차 있어 가물어도 마르지 않으며 빛은 황금색이다. 세상에 전하기를 한 마리 금빛 고기가 오색 구름을 타고 하늘로부터 내려와 그 샘에서 놀았으므로 산 이름을 금빛 샘이 있는 산 '金井山'이라 하고, 그 산 아래에 절을 지어 절 이름을 범천의 깨끗한 물고기라고 「梵魚寺」라 불렀다. 

 정현덕(1810), 김철균(1771), 윤필은(1640)은 동래부사 및 부윤 출신이다.  특히 정현덕은 범어사 곳곳에 그 이름이 남아 있다.  그는 대원군의 심복으로서 대원군이 물러난 다음 원악도 (遠惡島)로 유배된 뒤 그곳에서 사사되었다.  윤필은은 동래부윤 출신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재무차관을 지낸 독립운동가이다. 아무튼 그들이 즐겨찾았던 이곳이 그 시절과 오늘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  도시화가 급속히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금정산 자락도 옛 모습을 상당히 잃었다.  그 시절을 살지 않아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원효석대(元曉石臺)  자웅석계(雌雄石鷄)   암상금정(巖上金井)의 범어 3기를 비롯하여   금정팔경이  노래하는 풍광, 예컨데 어산노송(魚山老松)  계명추월(鷄鳴秋月)  청련야우(靑蓮夜雨)  대성은수(大聖隱水)  내원모종(內院暮鐘)  금강만풍(金剛晩楓)  의상망해(義湘望海)  고당귀운(高幢歸雲) 는 그만큼 금정산과 범어사가 절경ㅇ르 연출했다는것을 의미한다.  아무튼 동천(洞天)은  풍경이 빼어나 신선이 사는 곳이라 하지  않든가

서어나무의 꽃이 수북하니 달렸다.  지장암으로 들어서니 햇무리가 섰다.   지장암의 옛이름은 금포암이었다고 한다.  풍수지리학으로 금란포계형국, 황금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이란 뜻으로 이곳에서 수행하거나 발원 정진하면 이루지 못하는 이가 없다는 옛 이야기기 전한다.    

 범어사 일주도로 상에 있어 접근성은 좋다. 메타쉐퀴어를 통해 본 지장암은 색다른 맛이다.

 거기 꽤나 오래된 살구나무 한 그루 있다.  거기다 햇무리가  참 상서러운 기운처럼 퍼져왔다.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저 광경을 본이 얼만 될까.  오죽했으면 사찰 보살에게 하늘을 한번 보라고 권했을 정도였다.

 고마운 일이다. 그 길에 이런 풍경을 그리고 늙은 살구나무에 핀 꽃을 볼 수 있었음이  

  

 

 범어사 매표소 못미쳐 만나 수형 좋은 서어나무

 봄이 익으면 건너편 산자락은  묻힐 거다. 

 오솔길이 가느다랗게 이어진다.

 상마마을  만성암 쪽 대숲과 목련숲

 이어진 산세는 원효봉과 고당봉으로 어깨를 건다

 범어사 뒷편 북문방향 대성암 골짜기

 삼나무숲과 이제 막 물이 오른 서어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류의 가지 끝이   집단으로 빚어내는 저 봄빛을 딱히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  누구도 정의하지 못하는 저 빛깔, 하마 봄은 저리도 곱게  치장하고 있었다.  종무소 앞에서 바라본 계명봉

 

불타버린 천왕문 터, 그안에 있던 사천왕들의 부릅뜬 눈들이 떠올랐다.  곁에 있던  전나무가 검게 그을려 있다.  작년 12월  인근  암자의 처사로 일하던 모씨가  사찰 측에서 각종 잡무뿐 아니라 6개월에 걸친 파견 노동까지 시키자, 불만을 풀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든가.  안타까운일이다.

 일주문의 긴 원형 석주(石柱) 네 개가 기둥을 받쳐 다른 사찰과 달리 삼문(三門)으로 되어 있다. 둥근 돌기둥 위에 짧은 나무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맞배지붕을 세운 형태인데 정면의 중앙엔 조계문(曹溪門)이란 작은 현판이 걸려 있다. 좌우엔 선찰대본산(禪刹大本山), 금정산 범어사(金井山梵魚寺) 현판이 걸려 있는데 모두 해사 김성근(海士 金聲根, 1835~1918) 선생의 78세 때 썼다는 관지(款識)가 있다.

 

 등운곡 입구

 세 여자 이야기 ?

 등운곡(藤雲谷)은 등꽃이 구름처럼 모여 핀다하여 붙인 이름이다.  사진은 올리지 않았지만 주변 계곡이 엉망이다.  금정구청에서 관심을 보일 일이다.  지난 여름 호우에 떠내려 온 잡목더미며 쓰레기들이 방치되어 있다.  둘레길 자랑 이전에 정비해야 할 일이다. 1966년 1월 13일 천연기념물 제176호로 지정되었으며 범어사에서 소유, 금정구청에서 관리하고 있다.

 등나무 군락지에는 약 500~450주가  있다.  다양한 형태의 등나무가 자라고 있다. 등나무 숲에 서어나무며 팽나무가 힘겹다. 

 마치 거대한 구렁이가 나무를 타고 오르는 듯한 모습

 등나무 군락지를 벗어나면 조릿대 밭이다.  바람이 불자 떼지어  소리가 일어난다.

 두번째 명상을 할 지점

 상마마을로 향한다.

 상마마을은 청룡동 자연마을 중에 하나다.   상마ㆍ하마는 청룡마을 서쪽에 있는 마을인데,  이곳에 삼을 많이 심었던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원래 마을은 범어사의 창건이래의 잡역에 종사한 사람과 목수의 가족들이 모여 살았던 곳이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는 닭백숙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이 즐비하다.

 출발지로부터 지나온 흔적들이다.

 만성암, 범어사 하고는 무관하다.

 이곳에서 두번째 명상을 했으면 하고 방문했다.  계명봉이 건너다 보인다.

 

 최근 금정구와 부산일보가 이름붙인 금정산 둘레길 중의 일부 구간  호젓하니 걸을 만 하다

 밤나무들이 많다.  이길에 노루귀들이 앙증맞게 피어나고 있었다.

 

좌로부터 여로 ? 족도리풀, 얼레지가 한 줄로 싹을 내밀었다.

 마지막 마무리 명상을 할 지점

 공식행사는 여기서 끝나게 된다.  그리고 외대 운동장 방향으로 이동한다. 

 외대운동장을 0.5km 남겨둔 지점에서 시가지로 내려선다.   일주일 상간으로 숲은 놀라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꽃같은 하루가  지난다.

Have You Never Been Mellow - Olivia Newton 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