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의힘’ 국민의힘
"이 가게, 살인자가 하는 곳"…악성민원 학부모 영업장 '성난 발길’
'역대급 꼼수' 집값 띄우기 기금으로 전락한 외평기금
윤서인이라는 작자와 친일
JTBC 기자는 '윤석열'을 묻지 않았다
말만 꺼냈다 하면 '자유', 대통령 주변에 누가 있길래
베트남 ‘대나무 외교’, “강대국 싸움에 휘말리지 않고 내 길을 간다”
“냉장고, 현금으로 싸게” “재고는 단 1개!”…4백 명 넘어갔다
‘암 낫는 생수’라며 4백억원 꿀꺽 …환급은 ‘막막’
캠프데이비드 구상, 왜 허상인가? 미 전문가 기고
한구전력 재무 전말 변화 그래프
한일 재정 상황 그래프
"우크라 재건에 3조700억"…개미들 벌써 이 주식들 담았다
'영끌러'들은 승리할 수 있을까
부동산 '영끌족'이여! 부디 금리하락 꿈 깨시라
‘러시아와 30년 협력’ 팽개친 윤석열식 외교…이런 정권 없었다
김윤아의 ‘오염수 발언’ 과 조진웅의 ‘홍범도 발언’…그리고 권력의 맹공
‘허위 인터뷰 의혹’ 수사, 언론 자유 침해로 가나
검찰의 <뉴스타파> 압수수색, 그들은 무엇을 덮었나
조인성 결혼시키고 김영옥 죽인 가짜뉴스
‘문 정부 통계조작’ 감사결과, ‘부풀리기’ 아니라 할 자신 있나
출산하라고 풀어준 그 찰나, 사기범은 옛 피해자를 또 속였
무너진 그의 문자메시지엔 찬란했던 과거가 담겨 있었다
‘망각의힘’ 국민의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야당 원내대표 시절인 2021년 8월24일 국회 법사위 회의실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강행을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야당일 땐 언론중재법 반대
여당 되니 개혁 명분 내세워
비판 언론 재갈 물리기 앞장
“언론탄압 저지” 민주당도
과거 행보에 스스로 발목
국민의힘의 ‘가짜뉴스’ 처벌 강화 추진을 두고 야당 시절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바꾼 ‘내로남불’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야당 시절 언론 자유를 강조하더니 집권 후에는 ‘국가반역죄’까지 거론하며 가짜뉴스 처벌을 빌미로 비판언론 옥죄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을 ‘대선 공작 게이트’로 규정하고 가짜뉴스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언론개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허위 보도 등 악의적 행위가 한 번이라도 적발되면 언론사를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까지 추진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7일 김씨의 인터뷰를 보도한 뉴스타파를 향해 “사형에 처해야 할 만큼의 국가 반역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8일 뉴스타파를 겨냥해 “폐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만배·신학림씨와 뉴스타파 기자는 물론 뉴스타파 인터뷰를 인용해 보도한 MBC 기자 4명도 경찰에 고발했다. 이러한 태도는 ‘내로남불’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야당 시절엔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던 언론중재법에 반대했지만 여당이 되자 입장을 바꿨다. 언론중재법은 언론이 고의 또는 중대과실로 허위·조작 보도를 하면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김기현 대표는 야당 원내대표 시절이던 2021년 8월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추진을 “정권을 향한 언론의 건전한 비판에 재갈을 물리는 현대판 분서갱유”라고 반대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가 되기 전인 2021년 8월 언론중재법을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언론재갈법”으로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이 법이 시행된다면 권력비리는 은폐되고 독버섯처럼 자라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2월엔 “진실을 왜곡한 기사 하나가 언론사 전체를 파산하게도 할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을 바꿨다. 이 발언이 민주당이 추진하던 언론중재법에 찬성하는 취지로 해석되자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가 ‘언론중재법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수습했다.
여권의 언론 공격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사도 선택적으로 폐간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지난 8일 국회 브리핑에서 “타당 후보 공격할 땐 ‘합리적 의혹 제기’이지만 자당 후보 공격하면 죄다 ‘가짜뉴스’이고 ‘대선 공작’이라고 얘기하는 당정의 태도가 현재 벌어지는 언론에 대한 공격이 결국 당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것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선 당시 국정감사에서 타당 대선 후보와 조폭의 연계설을 주장했지만 가짜뉴스라 밝혀졌어도 해명 한마디 없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가짜뉴스 규제 강화 방침을 효과적으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언론탄압에 저지 방침을 밝혔지만 민주당 또한 여당 시절 언론중재법과 포털 규제법을 당론으로 추진했던 과거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언론중재법은 ‘조국 사태’ 이후 언론·검찰 개혁을 완수하라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사항이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도 대선 경선 후보 시절 언론중재법에 찬성한 바 있다. 이 대표는 2021년 8월 언론중재법이 규정한 5배의 징벌적 배상책임 조항을 두고 “5배도 약하다”며 “언론사를 망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강력한 징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방송 장악’을 막겠다며 뒤늦게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방송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당내에선 ‘여당일 때 뭐 했나’라는 자성이 나왔다.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7월 방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법안 처리에 미온적이었다. 채이배 전 민주당 비대위원은 지난해 4월 당시 당 지도부가 추진하던 언론중재법 대신 방송법을 언론개혁의 우선 과제로 제시하면서 “솔직하게 또 내로남불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언론개혁을 바라는 국민에게 얼굴 들기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 가게, 살인자가 하는 곳"…악성민원 학부모 영업장 '성난 발길’
"이 가게는 두 명의 자녀를 둔 선생님을 죽음까지 몰고 간 살인자가 하는 곳입니다."
"사회적 타살자, 죗값 제대로 치르세요"
"이것은 우리의 분노입니다. 법적인 벌을 받을 때까지 잊지 않겠어요."
"경찰과 검찰은 교사를 상대로 한 교권 침해 및 각종 폭력을 저지른 악질 학부모를 엄정 수사하고 법원은 그들이 저지를 범죄를 엄벌하라"
숨진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들이 운영하는 대전 관평동의 영업장 두 곳에는 주말에도 성난 발길이 이어졌다.
학부모들을 원망하는 글을 적은 메모장 위로 달걀 세례의 흔적이 역력했고, 바닥은 흘러내린 달걀과 깨진 껍질이 수북했다. 출입문 한 켠에는 의자와 자전거가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등 성난 민심의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10일 오후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학생들과 어린 자녀 손을 잡고 나온 젊은 부부, 산책 나온 중년 부부와 어르신들 모두 혀를 끌끌 찼다.
"어쩌면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돌아가신 선생님 불쌍해서 어떻게 하나" "가게를 내놨다고 하는데, 누가 인수하겠어? 어떻게 믿고" 유리창에 붙은 메모를 보며 저마다 원망과 안타까움의 한 마디씩을 내뱉는다.
성난 민심은 온라인 공간에서도 계속됐다. 별점 1점 몰아주기는 물론 "어디로 도망가든 반드시 추적당해서" "학교 선생님도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 "엄마 없이 자라야 할 선생님의 자식을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시길" 등의 원망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영업장 중 한 곳의 본사에서 해당 점포에 대해 '내용이 확인될 때까지' 영업 중단 조치하기도 했다.
한편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지난 7일 숨을 거뒀으며 유족 등에 따르면 A씨가 지난 2019년부터 4년 동안 일부 학부모들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려왔다.
대전CBS 신석우 기자
'역대급 꼼수' 집값 띄우기 기금으로 전락한 외평기금
역대급 세수 펑크가 났다. 올해 7월까지 나라살림이 이미 43조 원 이상 구멍이 난 것이다. 이 추세면 올해 세수 부족분이 최소 50조~60조 원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된다. 우선 들어오는 수입이 왕창 줄어들었다. 그런데 써야 할 돈은 정해져 있다. 그렇다면 빚을 내야 한다.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으로 구멍 난 세수 부족분을 채우겠다고 한다.
국채 발행 대신 외평기금으로 세수 부족 채우려는 꼼수
정부도 일반 가정에서 자녀 결혼자금, 대학 등록금, 주택 마련 등 꼭 필요한 자금은 따로 빼서 관리하는 것처럼 약 67개의 각종 기금을 별도 관리한다. 각종 기금의 돈이 남거나 모자랄 때 적절하게 조정할 수 있는 기금이 바로 ‘공적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이다.
공자기금 규모 추이. 자료=기획재정부, 한국재정정보원
외평기금에서 돈을 빼서 공자기금으로 보내고, 공자기금에서 다시 돈을 빼서 세수 부족분을 메우겠다는 것이다. ‘외평기금 → 공자기금 →일반회계’의 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구멍 난 세수를 메우겠다는 것인데 이 돈이 무려 19조~20조 원에 이른다. 도대체 왜 이렇게 하는 것일까?
많은 언론이 이를 가리켜 기막힌 묘수라고 칭찬을 하는데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역대급 꼼수에도 칭찬을 해대는 언론 기사에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났다. 꼼수도 이런 꼼수가 없다. 사실상 분식회계에 가까운 꼼수다. 게다가 꼼수의 의도가 매우 불량하고 사악하기 그지없다. 두 가지 이유에서 그렇다.
첫째, 적어도 내년 총선까지는 부동산 시장 폭락만은 막아보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 가계부채가 커지고 시중금리가 왜곡되고 나중에 혹독한 대가를 치를지라도 내년 총선은 반드시 여당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위험한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는지 모른다.
총선 승리를 위해 부동산 떠받치려는 의도 아닌가
채권시장에서는 통상 경험적으로 국고채 10조 원이 새롭게 발행되면 국고채(10년물) 금리가 약 7~10bp 상승한다고 보고 있다. 즉 20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적자국채가 발행되면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시중금리를 큰 폭으로 끌어 올리고,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올라가면 대출이자가 크게 증가해 취약해져 있는 부동산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이 주저앉으면 내년 총선은 여당 국민의힘에 매우 불리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이를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의도가 사실이라면 당장 수술이 필요한 위중한 환자에게 통증만 없애는 마약을 처방하며 병을 크게 키우고 있는 꼴이다.
이미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에서 그런 의도가 노골적으로 엿보인다. 소득에 상관없이 9억 원 이하의 주택에 5억 원까지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이미 30조 원이 넘어섰다. ‘깡통전세’나 ‘역전세’가 발생해도 집주인은 집을 팔 필요가 없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의 마지막 보루인 DSR(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규제까지 풀어주면서 돈을 빌려준다. 최근에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까지 내놓았다. 만기가 워낙 길어 사실상 DSR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상품이다. 그 외 부동산 관련 각종 세제, 대출 등 거의 모든 규제를 풀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려도 오히려 가계대출과 통화량(M2 광의의 통화)이 크게 증가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통화량도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던 2021년 8월 이후 불과 2년 만에 300조 원이 넘게 증가했다. 인플레이션이 우리 경제를 덮치고 있는데 정부는 사실상 금리 인하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거꾸로도 이런 거꾸로가 없다. 말로는 집값 하향 안정을 이야기하지만 사실상 집값 떠받치기에 올인하는 듯한 모습이다. 이 모든 것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국세수입 전망
‘건전 재정’ 외치면서 감세 정책 펴는 사기술
둘째, 정부는 입만 열면 건전 재정을 외쳤다. 세수 펑크가 나면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그런데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순간, 건전 재정은 사기였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다. GDP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자기 부정이다. 그건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는 이런 꼼수가 나오는 것이다.
건전 재정을 외치면서 감세 정책을 펴는 것 자체가 사실상 사기에 가깝다.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다. 이번 세수 펑크도 감세 정책 영향이 컸다. 꼼수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감세 정책을 철회하고 제대로 된 세입 확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참고로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주요 선진국들 대부분 세금을 올리면서 긴축 정책을 펴고 있다. 그게 정상적인 정부의 모습이다.
꼼수의 그 끝은 잔인할 정도로 참담할 수 있다. 시중금리가 올라야 할 때는 올라야 한다. 그래야 과도한 자산 버블이나 좀비 기업들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 되면서 건강한 경제구조가 만들어진다. 미루면 미룰수록 성장은 무너지고 치러야 할 대가만 커질 뿐이다.
또한 외평기금은 부동산 시장을 위한 기금이 아니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조성된 기금이다. 외평기금으로 세수 부족을 메우겠다는 것은 시장에 원화 가치 하락을 용인하는 듯한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원화 가치 하락을 더욱 부추기는 일이다. 이미 2년 연속 대규모 무역적자가 확정적이다. 외환보유고는 갈수록 줄어든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1330원을 훌쩍 넘어섰다. 우리 경제 관련 거의 모든 지표가 최악으로 달려가고 있다.
다른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꼼수를 버리고 정수를 택하면 된다. 그럼에도 총선 따위를 생각해서 꼼수만 부린다면 가계부채 위기가 하늘 끝을 찌르고, 심각한 경기 불황이 닥쳐 여기저기 공장들이 문을 닫고, 실업자가 쏟아지는 최악의 상황에서 우리만 금리를 올려야 하는 지옥 같은 처지에 내몰릴 수도 있다. 그런 날이 오지 않길 바라지만 그런 날이 온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먹고사는 문제는 관심도 없고 이념만 중요하게 여긴 현 정부의 책임이다.
주영 경제칼럼니스트 시민언론 민들레
JTBC 기자는 '윤석열'을 묻지 않았다
2021년 10월 26일 봉지욱·조우형 100분 녹취록 살펴보니...'검찰발' 정보에 휘둘리는 언론
지난 6일 JTBC가 지난해 2월 내보냈던 자사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 보도에 대해 "중요한 진술의 누락과 일부 왜곡이 있었다"고 사과했지만,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사과로 밝혀졌다. 또한 같은 날 <조선일보>가 '[단독] 30분 넘게 "수사 무마 없었다" 했는데... 쏙 빼고 보도한 언론'이라는 제목으로 비슷한 내용의 비판 기사를 내보냈는데, 근거가 된 검찰발 소스가 역시 실제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오마이뉴스>가 지난 2021년 10월 26일 봉지욱 당시 JTBC 기자(현재 <뉴스타파> 소속)와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씨의 약 100분에 걸친 미팅 녹취록 전문을 확인한 결과다. 소위 검찰발 '허위 인터뷰' 정국에서 언론의 사과 및 비판 기사가 이어지고 있는데, 역설적으로 사실과 거리가 있는 '허위 정보'에 언론이 휘둘리는 형국이다.
100분 대화 동안 '윤석열' 딱 한 번 언급... 조우형이 먼저 말해
▲ 지난 6일 JTBC 뉴스룸이 지난해 20대 대선 전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 관련 자사 보도가 왜곡이었다고 사과했다.ⓒ JTBC
JTBC는 지난 6일 메인뉴스인 뉴스룸을 통해 지난해 2월 일련의 자사 보도에 대해 "왜곡된 보도를 하게 된 점,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면서 그 근거를 이렇게 밝혔다.
조우형씨의 입장을 직접 들은 건 2021년 10월입니다.
봉지욱 기자가 '주임검사 기사'를 쓴 지난해 2월보다 넉달 전입니다.
조씨는 "담당검사는 박모 검사였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은 없느냐" 질문엔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실을 누락한 채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의 진술조서를 근거로 부산저축은행 봐주기 수사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JTBC는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면서 "이런 보도가 나간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가 되고 있는 봉지욱-조우형 취재 녹취록 전문을 확인한 결과, 봉 기자는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은 없느냐"는 질문 자체를 한 적이 없었다. 질문이 없었으니 "없다"라는 답변 역시 당연히 없다.
녹취록 전체에서 '윤석열'이라는 이름은 딱 한번 등장하는데, 오히려 봉 기자가 아니라 조씨의 입을 통해서다. 대화 초반이다.
- (봉)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아직 검찰에서 연락 왔습니까?
- (조) 예. 아직 연락은 없고. 저는 (검찰에서) 두 가지 정도로 좀 질문이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이제 킨앤파트너스에서 그 자금 조달한 거 그 앞단에 역할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거 물어볼 거 같고요. 그 다음에 이제 경향신문 덕분에 그 박영수 특검을 통해서 윤석열 후보한테 영향을 끼친 거 아니냐. 이렇게 그런 오해가...
여기서 조씨가 "이제 경향신문 덕분에"라고 말한 배경은 그날 이 신문에서 '윤석열 중수부, 2011년 대장동 대출 브로커 계좌 추적했다'는 제목으로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또한 JTBC 사과 보도에 나오는 "담당검사는 박모 검사였다"는 발언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박모 검사'는 당시 윤석열 중수2과장 밑에 있는 박길배 검사를 의미하는데, 그 이름 역시 딱 한 번 등장한다.
조씨는 "이제 박길배 검사님이 그 다음에 들어오시더라고요"라면서 1차 조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데 현재 소위 '커피'로 인해 이슈로 떠오른 건 1차가 아니라 2차 조사다. 조씨는 "벌벌 떨면서 전화해가지고 다음 날 약속 잡고" 갔다는 1차 조사에 대해서는 매우 상세히 설명하면서도, 분위기가 급반전됐다고 알려진 2차 조사에 대해서는 기자에게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 언론이 제기한 봐주기 수사 의혹에 대해 조씨 발언의 전반적인 취지는 "오해"라는 것이었다. 조씨는 2011년 중수부 수사 당시 대장동이 제외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자신은 (수사 대상이 아니라)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의 뇌물 혐의 입증을 위한 협조 대상일 뿐이었다는 점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외부에서는 봐주기로 오해할 수도 있다는 점은 있다고 말했다.
근데 이제 밖에서 봤을 때는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것들이 몇 가지가 있었어요. 첫 번째는 제가 김만배 회장, 김만배 기자님을 통해 가지고 박영수를 만났던 사실이 있어요. 그거 때문에 오해가 첫 번째 시작됐고. 그 다음에 두 번째는 2014년도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어... 진술을 하는 과정에서 제가 "앞에 대검에서 다 봤는데 뭘 또 보냐" 이런 취지의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대검에서 봤던 건 사실인데 마치 대장동에서, 대장동 관련된 걸 조사한 것처럼 제가 진술을 한, 거짓말을 한 게 있어요. 그 두 가지 때문에 지금 이렇게 좀 오해를 초래한 것 같아요.
"오해"와 "거짓말" 등 용어를 사용한 조씨의 봐주기 수사 의혹 부인성 발언들은, 봐주기 수사가 사실일 경우 그 수혜자가 자신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고 들을 필요가 있다.
조씨가 30분 넘게 강조한 건 '수사무마'가 아닌 '주범은 정영학' 주장
▲ 9월 6일자 <조선일보>가 '[단독] 30분 넘게 "수사 무마 없었다" 했는데... 쏙 빼고 보도한 언론' 기사.ⓒ 조선닷컴
또한 6일 <조선일보>는 조씨의 지난 7월 검찰 진술을 전언 형식으로 직접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씨는 "2021년 10월부터 JTBC, 경향신문 등과 한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사에게 조사받은 적 없고 누군지 알지도 못했다'고 밝혔지만 내 입장은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JTBC 기자에게 30분 넘게 '대장동 대출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대상이 아니었고 대검 중수부가 나를 수사한 자체가 없다' '수사가 없었는데 수사무마는 말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JTBC 기자도 '알았다' '이해한다'고 해놓고 그 내용은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녹취록에 나타난 상황과 거리가 있다. 위에서 밝혔듯이 당시 조씨는 윤석열 검사에게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지 없는지 자체를 밝힌 적이 없다. 또 수사무마를 강하게 부인하고 봉 기자가 '알았다' '이해한다'고 동의하는 상황 역시 없었다.
오히려 조씨가 30분을 넘게 강조하며 설명한 내용은 대검 중수부의 봐주기 의혹에 대한 해명이 아니라, 당시 핫이슈로 떠오른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의 핵심은 김만배도, 남욱도, 자신도, 이재명도 아닌 정영학 회계사라는 점이었다.
조씨는 "검찰에 이번에 정영학이 녹취록을 안 갖고 갔다면 수사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됐을까"라며 "정영학은 딱 자기가 먹을 거만큼 먹고, 나머지를 다 사지로 몰아넣는, 그래서 결국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다 도구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A4 용지와 볼펜을 달라면서 인물 관계도에 대해 "정영학에 민○○, 정영학에 전○○, 정영학에 김○○, 네, 정영학에 김○○, 김○○에 딸린, 그 다음에 정영학에 조우형이다, 이렇게 됐다"며 "이 사업장은, 그냥 정영학 사업장이다"라고 주장했다.
녹취록에 담긴 조씨 발언은 현재 이미 사실과 다른 것으로 결론 난 것도 많다. 천화동인 6호의 주인이 자신이 아니라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당시 조씨는 "조현성 변호사가 천화동인 6호의 주인이 맞고"라고 강조했지만, 조 변호사는 명의일 뿐 실제 주인은 조씨다.
흔들리는 조우형의 검찰 진술... JTBC의 성급한 사과
▲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 관계사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자로 의심받는 조우형 씨가 지난 5월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정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5.4ⓒ 연합뉴스
JTBC 사과 보도의 근거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드러남에 따라 성급한 사과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또한 소위 '허위 기획 인터뷰' 주장의 주요 근거가 조씨의 검찰 진술이라는 점에서, 허위 인터뷰 프레임도 흔들릴 조짐이 감지된다.
현재 JTBC를 그만 둔 상태에서 과거 자신의 보도가 사과의 대상이 된 봉지욱 기자는 "대체 무엇을 근거로 진상조사를 하고 사과보도를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JTBC는 내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고 자료 요청도 없이 허위 정보를 근거로 사과를 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게 조씨 음성 파일을 달라고 했다면 다 제공했을 것"이라며 "JTBC와 <조선일보>뿐 아니라 다른 언론도 현재 조우형과 남욱의 바뀐 진술이 마치 진실인 양 검찰 발 보도를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우형의 진술은 사실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면서 "당시에도 미팅 이후 조씨를 잘 아는 다른 관계자들에게 확인 취재를 했을 때, 그 취재원이 내게 '조씨에게 또 속으셨네요' 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오마이뉴스>는 JTBC 측에 사과 보도의 근거를 물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 김종훈(moviekjh)이병한(han)
말만 꺼냈다 하면 '자유', 대통령 주변에 누가 있길래
현 정부에 뉴라이트 출신 포진... "대통령이 자기 세력 없어 끌어들였다" 분석도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이어 육사 교정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까지 이념 전쟁이 뜨겁다. 윤 대통령의 말과 행동으로 나타나는 '이념 정치'를 보면 뉴라이트와 판박이다.
뉴라이트는 196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한 신보수주의에 근거한 사상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학생운동의 일부 세력이었던 '주사파' 계열 인물들이 전향 후 주도했다. 이명박 대선 후보를 지지했던 뉴라이트 세력은 그의 당선 이후 대거 정치권에 진입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 때는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며 싱크탱크 역할도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며 정치권을 벗어난 그들은 윤석열 정권에서 요직에 기용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뉴라이트' 출신 주요 인사들
▲ 윤석열 정부 '뉴라이트' 출신 주요 인사들ⓒ 임병도
윤석열 대통령 곁에는 뉴라이트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윤석열 정권의 뉴라이트 출신 핵심 인물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한오섭 국정상황실 실장이다. 이들 3인방은 뉴라이트를 주도적으로 이끌던 인물들이다.
김태효 차장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뉴라이트 지식인 100인 선언'을 시작으로 핵심 선거 참모이자 가정교사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이후 대외전략비서관 등으로 이명박 정부 대북 정책과 외교를 담당했다.
한오섭 국정상황실장은 '뉴라이트 전국연합' 정책실장으로 2000년대 뉴라이트 운동을 주도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동아일보 정치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우리나라 최초로 '뉴라이트'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은 2008년 뉴라이트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집필에 참여했고,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의 주역이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뉴라이트 싱크넷'의 운영위원장으로 뉴라이트 성향 교과서 발간을 목표로 하는 '교과서 포럼'에도 참여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주도한 육군사관학교 '기념물재배치위원회' 총괄 간사인 나종남 육사 교수는 뉴라이트 계열의 한국현대사학회 창립준비위원이었다.
뉴라이트 교과서를 통해 본 그들의 이념
▲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포럼이 출판한 <한국 근·현대사>ⓒ 임병도
2000년대 뉴라이트 운동의 가장 큰 목표는 '교과서'였다. 뉴라이트 성향의 '교과서 포럼'은 아예 대안 교과서라며 '한국 근·현대사'라는 교과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그들이 교과서에 목을 맨 이유는 이념 정치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만들기 위해서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때부터 계속 강조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는 이명박 정권 시작부터 뉴라이트가 강력하게 밀고 있는 용어이다. 특히 뉴라이트 세력들은 교과서에도 '자유민주주의'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라이트 역사교과서는 일제가 조선을 근대화시켰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핵심으로 강제동원이나 식량 수탈, 일본군 성노예(위안부)는 없다고 주장하며 독립운동은 테러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5·16 군사쿠데타를 근대화 혁명의 출발점으로 치켜세우면서 4·19 혁명은 학생운동으로 낮췄다.
2008년 뉴라이트 대안 교과서가 출판됐지만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면서 한풀 꺾인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서 뉴라이트도 완전히 소멸될 줄 알았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뉴라이트 계열의 '한국현대사학회'가 집필한 교과서가 국사편찬위원회의 검정을 통과하며 되살아났다.
여기에 더해 박근혜 대통령은 아예 뉴라이트 인사들과 함께 국정교과서를 추진했다. 국정교과서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야 폐기됐다.
뉴라이트와 함께하는 윤석열 대통령, 왜?
▲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시내 한 호텔에서 한·쿡제도 정상회담을 앞두고 박진 외교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외교비서관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보면 뉴라이트 세계관이 그대로 담겨 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독립운동은 '건국운동'"이라며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건국됐다는 뉴라이트와 똑같은 주장을 펼쳤다.
광복절을 건국절로 만들자는 움직임은 뉴라이트 인사들이 포진한 이명박 정권에서 강력하게 추진돼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까지 구성됐다. 당시 집행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었다.
뉴라이트 이념을 바탕으로 외교·대북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인물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다. 그는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론'을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조현동 주미대사, 이도훈 외교부 2차관, 이충면 외교 비서관은 김 차장과 함께 일했던 인물들이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 안보 정책의 방향성이 뉴라이트 성향임을 알 수 있는 인사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뉴라이트를 기용하는 이유가 정치 세력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진중권 광운대학교 특임교수는 9월 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대통령이 사실 자기 세력이 없다"라면서 "구 우익인 국민의힘 대신에 뉴라이트를 자기 사람으로 끌어들이고 당을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05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뉴라이트전국연합' 창립대회에 참석해 "한나라당과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선진 한국을 만드는 동반자"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뉴라이트연합 회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고쳐야 할 것이 많고 할 일이 많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다"며 뉴라이트 인사들을 격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낡아빠진 이념으로 치부됐던 '뉴라이트'를 부활시키고 있는 것은 두 전직 대통령처럼 이들을 자신의 정치 세력으로 이용해 권력을 공고히 만들기 위해서라는 지적도 있다
임병도(impeter) 오마이뉴스
베트남 ‘대나무 외교’, “강대국 싸움에 휘말리지 않고 내 길을 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9월10일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한때 처절한 전쟁을 벌였던 양국 사이의 외교관계가 최상급(포괄적, 전략적 동반자)으로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베트남은 강대국들 사이에서 섬세한 균형을 유지하는, 전통적 ‘대나무’ 외교 전략을 폐기하지 않을 것이다.
9월10일, 베트남 하노이 대통령궁의 환영 행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에서 세번째)이 부이 타잉 썬 베트남 외교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AP Photo
실제로 베트남은 미국과 훈훈하게 외교관계 격상을 논의해온 지난 몇 개월 동안 러시아로부터 비밀리에 무기를 사들여 자국의 군사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계획을 추진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9월9일)가 제시한 베트남 재무부 문건(지난 3월 이 나라 정부 내에서 회람)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매입하고 그 대금을 시베리아 소재 합작(러시아-베트남) 석유회사를 통해 결제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 합작 석유회사의 베트남 측 계정에서 러시아 측 계정으로 자금을 이체하는 방법으로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감시를 따돌리려 한 것이다.
지난 8월15일, 러시아 모스크바 부근에서 열린 국제 군사 포럼에서 만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오른쪽)과 판 반 장 베트남 국방장관. ⓒAP Photo
미국과 UN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계기로 러시아를 ‘무기 금수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와 무기를 거래하는 나라나 기업은 국제 제재를 받게 된다.
외로운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추진한 이유
베트남이 국제 제재 위험까지 무릅쓰며 러시아 무기를 매입하려 한 가장 큰 이유는,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위협 때문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이 해상으로 들어오는 다른 나라 선박이나 비행기를 위협해왔다. 베트남 입장에선 자국의 해상 국경이 침범받고 있다. 그래서 지난 수십 년 동안 긴밀한 군사협력을 유지해온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공급받아 자국의 군사 시스템을 현대화하려 시도했다. 미국의 러시아 무기 금수 조치로 이 계획의 실행이 어려워지자 비밀 거래를 추진해온 것이다.
지난 8월22일, 남중국해의 제2 토마스 암초 부근에서 다른 나라 함선의 통행을 저지하려는 중국 경비대 함선에 나부끼는 중국 국기 상공으로 미 해군 비행기가 선회하고 있다. ⓒAP Photo
베트남 재무 차관이 서명한 이 비밀 ‘문건’엔, 다음과 같은 구절들이 적혀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다. “우리 당(베트남 공산당)과 국가는 여전히 러시아를 국방과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러시아가 전방위적으로 서방 국가들의 금수 제재를 받는 시기에 새로운 무기 거래를 통해 러시아와 전략적 신뢰를 강화할 수 있다.”
이 문건이 회람된 직후인 지난 5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이자 전 총리)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다. 베트남과의 무기 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한 회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한 나라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러나 베트남이 자국의 군사‧외교 전략을 러시아 같은 하나의 강대국에 의존하는 방향으로 몰고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내다봤다. 베트남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무기의 문제점들이 드러나기 전부터 이스라엘, 체코 등의 업체에 무기 매입을 타진하는 등 다각화를 타진해왔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관계가 최악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베트남은 러시아에서 구축함, 우크라이나에선 그 부품을 조달했다.
바이든의 이번 방문으로 미국-베트남 외교관계가 격상된다면, 베트남은 미국은 물론 그 동맹국인 한국으로부터도 무기를 매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심지어, 베트남이 러시아와 비밀 무기 거래를 추진한 이면에도 베트남 나름대로의 다른 속셈이 있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베트남 재무부 문건은, 미국이 러시아 무기 매입 때문에 베트남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 문건은 미국이 실제로 그런 조치를 강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중국 봉쇄를 위한 미국의 청사진인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하노이(베트남)이 가진 파트너로서의 가치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 첫날인 9월10일, 하노이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AFP PHOTO
베트남 자신의 길
〈뉴욕타임스〉는 한 안보 전문가의 말을 빌려, 베트남이 강력한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유연한 ‘대나무 외교(bamboo diplomacy :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휘어질망정 부러지진 않는다는 의미)를 펼쳐왔다고 썼다. 베트남은 한 강대국과 우호 관계를 맺을 때 다른 강대국에도 악수를 청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하노이 방문에 이어 중국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올해 베트남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 중이라고 한다.
“(지난 20세기 중후반의) 25년 동안 세 침략자(프랑스, 미국, 중국)를 물리친 (인구 1억명의 국가) 베트남은 초강대국들의 싸움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는 것이, 베트남의 비밀 협상에 대한 〈뉴욕타임스〉의 평가다.
시사인 이종태 기자
“냉장고, 현금으로 싸게” “재고는 단 1개!”…4백 명 넘어갔다
'가짜 쇼핑몰'을 만들어 9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구속됐습니다.
누구나 속을 만큼 그럴듯한 사이트를 만든 뒤, 현금 결제를 유도하며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았는데, 이렇게 피해를 당한 사람이 4백 명이 넘습니다.
[리포트]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니 상단에 뜨는 전자제품 쇼핑몰. 접속해보면 대기업 로고가 전면에 보이고, 최신형 TV와 세탁기 등 다양한 물품들을 내세웁니다.하지만, 실상은 가짜입니다.
[이OO/가짜 쇼핑몰 피해자/음성변조 : "한 치의 의심할 그런 것도 없이 그냥 화면상으로는 완벽했었어요. '신혼 가전 행사다' 이렇게 그럴 듯하게…."] 사이트 운영진은 이 가짜 쇼핑몰에 속아 주문을 한 회원들에게 따로 연락해 현금결제를 유도했습니다.
더 많은 혜택으로,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속였습니다.
[가짜 쇼핑몰 상담원/음성변조 : "현금 결제하실 경우에는 10% 할인해서 3백만 원에 올라와 있고요. 5만 원권 상품권, 백화점 상품권으로 한장 더 증정을 해드리고 있는 중이거든요."]
품절이 임박했다며, 빠른 송금을 부추기기까지 합니다.
[가짜 쇼핑몰 상담원·피해자/통화/음성변조 : "휴대폰 번호 기재해주시면은 저희가 영수증도 발급을 해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아, 네.) 아, 예. 지금 재고 한 대 나가고 한 대 남았네요. (빨리 보내주세요.)"]
하지만 돈을 받으면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만 모두 436명, 피해 금액만 9억 4천만 원에 달합니다.
[이OO/가짜 쇼핑몰 피해자/음성변조 : "나중에 전화도 안 받았고, 한 3~4시간 정도 후에는 사이트도 이제 안 열렸고…. 나중에 알고 나서는 황당하고, 허탈하고."]
경찰 조사 결과, 이 쇼핑몰 운영진은 도용한 신분증과 대포폰으로 포털사이트 판매자 등록 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운영진 4명을 사기와 범죄단체 조직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범죄 수익금 6억 5천만 원을 동결 신청했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
‘암 낫는 생수’라며 4백억원 꿀꺽 …환급은 ‘막막’
'암을 낫게 해주는 생수'라고 속여 수백억 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조 모 씨에 대한 첫 재판이 최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렸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피해자들은 돈을 돌려받을 길이 막막하다며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리포트]암을 낫게 해주는 생수를 개발한다며 전국에서 투자자들을 모아 수백억 원을 받아 챙긴 조 모 씨. 조 씨와 동업자 정 모 씨에 대한 재판이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렸습니다.
이들은 서로 공모해 3천 6백여 명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115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약속한 수익률은 3천5백 퍼센트에서 12만 9천5백 퍼센트에 달합니다.
이와 별도로 조 씨는 3천 8백여 명으로부터 투자금 313억 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조 씨 측은 재판에서 의견 진술을 하지 않았고 함께 기소된 정 씨는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이번 재판에는 조 씨에게 돈을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피해자들도 참석하면서 법정에서 한 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변호사 사고, 이런 돈이 어디서 나왔습니까? 그게 전부 우리 돈 아닙니까? 그 자체가 벌써 돈을 다 빼돌렸다는 뜻 아닙니까."]
일부 피해자들은 민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지만, 돈을 돌려받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윤주/KBS 자문변호사 : "가해자의 재산이 파악된다면 가압류나 가처분 등 보전 처분을 먼저 같이 진행을 하는 게 당연한데, 은닉되어 있다면 이걸 찾기가 어려운 것이 솔직히 현실이긴 합니다."]조 씨는 17년 전에도 '항암 버섯'을 재배한다며 비슷한 수법으로 사기를 쳐 복역한 사실이 있습니다. 구속 중인 조 씨는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며,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했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캠프데이비드 구상, 왜 허상인가? 미 전문가 기고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이 끝난지 3주가 지났지만 윤석열 정부는 아직도 회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은 인도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만난 한미 양국 정상이 캠프데이비드 회담을 소재로 대화를 나눴다며 "잊지 못할 순간"(윤석열 대통령), "역사적 순간"(바이든 대통령)이라는 자찬도 나왔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 캠프데이비드 회담이 허상(illusion)이라는 미국 전문가의 뼈아픈 충고가 나왔다.
콜비(Colby) 대학교 월터 해치 명예교수가 지난 8일 시애틀 타임스에 기고한 '한일간 데탕트의 허상'이라는 제목의 글이 그 것이다.
해치 교수는 이 글에서 미국은 캠프데이비드 회담이 아시아 안보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제시했다고 높이 평가하고, 중국도 이를 태평양판 나토(NATO)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해치 교수는 양쪽 모두 비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 .
그는 이 것이 새로운 동맹체계도 아니고, 나아가 3국간 동맹체계도 아니라고 깎아내리면서 그렇게 볼 수밖에 없는 역사적 배경을 설명해 간다.
시애틀 타임스 캡처
그가 주목한 것은 일본의 제국주의 역사다. 그에 따르면 식민지시대 일본의 잔혹 행위에 대해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온 한국은 민주화 이후 일본에 과거사에 대해 인정할 것을 요구했지만 일본의 말과 행동은 달랐다.
일본 지도자들이 거듭 사과는 했지만 역사 미화와 왜곡, 정치인들의 신사참배 등 위선적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미국은 두 나라가 역사 논쟁을 멈추기를 지속적으로 바라왔다.
그러나 이 문제의 중심에 미국이 있기 때문에 미국의 심판자 역할은 한계를 보여왔다는 게 해치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과거사에 대한 일본과 독일의 상반된 접근을 비교했다. 그는 이미 '동네의 유령들(Ghosts in the Neighborhood)'이라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서도 독일이 유럽의 이웃국가들과 화해를 이루고 협력관계를 구축해나간 과정을 서술한 바 있다.
그는 독일이 프랑스에 회개하기 오래 전에 이미 프랑스와 화해를 했고, 침략피해국 폴란드에 대해서도 독일의 많은 정치인들이 회개의 언급을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독일은 특히 유럽연합(EU) 국가들과 무기를 연계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협력국임을 보여줬다.
반면, 일본은 아시아의 국가들과 그런 유대관계를 형성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해치 교수는 미국이 자신이 지배하지 못하는 아시아에 (유럽연합 같은) 기구를 만드는 것을 단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은 1990년 말레이시아가 요청한 동아시아 경제그룹, 1997년 일본이 주창한 아시아 통화기금에 반대 입장을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대신 미국은 일본, 한국, 대만, 필리핀과 일련의 '양자 동맹'을 유지하는데 힘을 쏟았다.
해치 교수는 이를 '허브 앤 스포크' 패턴 이라고 불렀다. 벌집 모향의 유럽식 다자 네트워크가 아닌, 가운데 허브(hub)가 있고 빗살(spokes)로 각 끝과 연결돼 있는 자전거 바퀴 모양을 닮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치 교수는 미국이 아시아의 주요 동맹국들이 서로 화해하기를 원한다면, 과거 독일이 했던 것처럼 일본이 이웃 국가들과 더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한국이 이 관계 형성에 일본보다 적극이었다고 평가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 대해서도 5월 한국 방문때 강제 징용 문제과 관련해 한국인들에 공감을 표했지만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해치 교수는 캠프데이비드 회담은 화해의 처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일본이 미국의 압력을 받고 행동에 나선다면 일본의 진정성에 대해 한국인들이 의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끝으로 해치 교수는 미국에 주문했다.
1950년대 서독이 프랑스와의 관계를 재건하도록 압박했던 것처럼, 1990년대 통일된 독일이 폴란드와 관계를 재건하도록 압박했던 것처럼 똑같이 행동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미국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 그 곳에서 발을 빼야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 재건에 3조700억"…개미들 벌써 이 주식들 담았다
포크로우스크=AP/뉴시스] 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에서 소방관들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된 건물 현장에 도착해 소방 호스를 풀고 있다. 2023.08.08.
윤석열 대통령이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에 23억달러(한화 약 3조700억원)를 지원한다는 소식에 건설기계 업종 등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인다.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첫 삽을 뜬다면 관련주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수급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오전 11시11분 기준 증시에서 HD현대건설기계 (74,100원 ▼3,400 -4.39%)는 전 거래일 대비 5800원(8.17%) 오른 7만6800원에 거래 중이다. 굴착기용 캐빈을 생산해 판매하는 서연탑메탈 (4,125원 ▼135 -3.17%)(9.62%), HD현대인프라코어 (10,560원 ▼40 -0.38%)(6.91%), 대동금속 (12,100원 ▼180 -1.47%)(3.32%), 디와이파워 (13,350원 ▼340 -2.48%)(3.25%), 대모 (10,660원 ▼480 -4.31%)(3.18%), 현대에버다임 (7,000원 ▼170 -2.37%)(1.41%), 두산밥캣 (53,200원 ▼500 -0.93%)(0.76%) 등 건설기계 업종은 일제히 오름세를 보인다.
건설기계 업종 외에도 모듈러 주택 사업을 영위하는 에스와이 (5,160원 ▼430 -7.69%)가 13%대 강세를, 네트워크 장비 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다산네트웍스 (4,550원 ▼115 -2.47%)도 3%대 강세를 나타냈다. 대우건설 (4,390원 ▼130 -2.88%)(1.46%), 현대건설 (35,400원 ▼950 -2.61%)(1.11%), 삼부토건 (3,610원 ▼200 -5.25%)(7.79%), 국보 (4,400원 ▼120 -2.65%)(1.46%) 등 건설 관련 업종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인다.
우크라이나 지원액 규모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자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 투심도 개선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3세션에서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무상 개발 협력, 국제금융기구를 통한 지원 등 3억달러를 추가 지원하고, 20억달러 이상의 중장기 지원 패키지를 마련해 우크라이나 재건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며 총 23억달러 규모의 지원 계획을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안보지원과 재건지원을 포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재건에 관해 구체적인 지원 규모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 최근 난립한 테마주와 다르다?
증권가에서는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가 초전도체, 양자 암호 등 최근에 난립했던 테마주와 다르다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정부의 지원 액수가 구체적으로 발표됐다"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시작되면 지원을 공식적으로 밝힌 국가들의 제품을 먼저 구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에 속한 회사들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재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왔다. 지난 6월 HD현대인프라코어는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쉬쿠라코프 바실리 제1차관이 울산 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에 재건사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지난 7월 현대건설은 우크라이나 보리스필 국제공항공사와 공항 재건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키이우 시 인근에 위치한 보리스필 공항은 우크라이나 여객 수송량의 62%, 화물 수송량의 85%가 집중된 우크라이나 최대 국제공항이다. 삼부토건은 지난 5월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코노토프(Konotop)시와 재건사업 관련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쟁이 끝날 시점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관련 종목의 수급 변동성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소식이 있을 때마다 재건 관련 종목들이 급등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아직 회사 측에서도 우크라이나에 관한 실적이나 매출에 관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영끌러'들은 승리할 수 있을까
[시시비비] 인플레이션, 금리, 성장률 등 모든 거시지표가 불리하다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중 3할 이상을 30대 이하가 차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라는 표현의 줄임말)의 귀환이라 할 것인데,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들의 영끌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혹시 이 시점의 영끌은 상처만 가득할 선택은 아닐까? 거시지표를 보면 영끌러의 운명을 점칠 수 있다.
최초로 30대 이하가 부동산 시장 주포로 등장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만 3437건이다. 그중 31.3%에 해당하는 6만 3683건을 30대 이하가 사들였다. 2019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특히 충격적인 건 서울 아파트 매매 중 30대 이하가 차지한 비중이다. 올해 1~7월 전체 서울 아파트 매매 중 30대 이하가 차지한 비중은 무려 36.3%에 이른다.
주택은 가계가 구입할 수 있는 재화 중 가장 값비싼 재화이기에 30대 이하가 주택을 구입한 비중은 세대 가운데 늘 낮은 편이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에는 30대 이하가 주택시장의 주포로 등장한 것이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30대 이하가 주택매수에 앞다퉈 뛰어들게 만든 건 단연 윤석열 정부다. 윤 정부는 취임 초부터 집값 올리기를 위해 세제, 대출, 청약, 재건축, 분양가 등 전 분야에 법률 개정이 필요한 것을 제외하곤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시장 정상화 조치를 해체했다. 특히 집값 올리기에 가장 효과적인 대출 규제 완화에 몰두했다.
생애 최초 주택구매 가구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완화해 집값의 80%·최대 6억 원까지 대출을 허용한 것, 규제지역 내 15억 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한 것, 1·3 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한 것 등이 좋은 예다.
▲ 특례보금자리론 소개 이미지ⓒ 금융위원회 누리집
그걸로는 부족했는지 윤 정부는 올해 초 소득을 따지지 않는 저금리 정책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도 출시한 바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연 소득에 상관없이 최대 9억 원의 주택을 담보로 5억 원까지 빌릴 수 있는 상품으로 최근까지 심사를 통과한 대출 규모만 무려 35조 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까지 쏟아져 나왔다. 한 마디로 윤 정부는 '빚내 집 사라' 정책의 원조 박근혜 정부가 무색할 정도로 대출을 풀었다.
'영끌러'의 위험천만한 도박, 거시지표는 알고 있다
관건은 영끌러들의 도박이 성공할 수 있는가다. 아마 30대를 포함한 영끌러들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지금이 부동산을 매수할 적기고,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은 사실상 끝났으며,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난 만큼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조만간 내릴 수밖에 없고, 바닥인 경기는 호전될 일만 남았다'는 생각을 갖고 주택 매수에 나섰을 듯싶다.
하지만 거시지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영끌러들의 생각은 근거 없는 희망 사항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먼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승리로 마무리됐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2%대로 내려왔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에 3%대로 올랐다. 미국도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은 매우 완강히 버티고 있다.
상황이 더 심각한 건 인플레이션 하락세에 결정적 기여를 하던 국제유가가 고개를 바짝 들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중국 수요 위축과 베네수엘라 등의 공급확대가 국제유가를 안정시킬 것으로 전망하기도 하지만 그건 누구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인플레이션과의 조속한 전쟁 승리를 전제로 경제적 의사결정을 하는 건 위험천만하다는 사실이다.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잡혔다는 객관적 통계가 없는 마당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를 포함한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섣불리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내습했음에도 기준금리를 늦게 올려 인플레이션 초기 진압에 실패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만큼 인플레이션 불씨가 꺼졌다는 확신이 들기 전 기준금리를 경솔히 내려 인플레이션이 다시 살아나는 상황만은 극력 회피하려 할 것이다. 연준을 포함한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 재발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는 확신이 생긴 연후에나 단행될 확률이 높다.
경기 바닥이 올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올해 1%대가 확실시되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내년에도 이어지지 말란 법은 어디에도 없다.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경쟁적으로 한국의 내년도 GDP 성장률을 1%대로 전망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무역수지 적자, 임계점을 돌파한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생(PF) 등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복병이다.
부동산 시장을 큰 틀에서 규정짓는 인플레이션, 금리, 성장률 등 거시지표가 모두 부동산 시장의 하락을 가리키고 있는 마당이니 영끌러들의 도박이 성공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어쩌면 영끌러들이 건너가야 할 통곡의 계곡은 이제부터 시작일지도 모른다
이태경 (토지+자유 연구소 부소장) 오마이뉴스
부동산 '영끌족'이여! 부디 금리하락 꿈 깨시라
모든 금리의 바닥이자 근간이라 할 국채금리가 뛰고 있다. 국채의 대표격이라 할 10년물 금리가 조만간 4%를 넘을 것이란 예측이 시장에 파다하다. 장기국채의 경우 미국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만큼 미국의 국채금리가 떨어져야 하는데 미국 경기의 견조함과 유가 급등 등의 원인으로 미국 시장에서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국채금리의 상승은 대출금리를 포함한 시장금리의 상승을 견인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다.
10년물 금리, 4%를 돌파하나?
국채금리가 무섭게 상승 중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의하면 11일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오후 3.961%를 기록해 전날 보다 0.066%올랐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8월 22일 기록했던 연중 고점(3.986%)에 바짝 다가섰다. 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 기준 4%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국채의 대표격인 10년물만이 아니다. 아래 그래프가 잘 보여주듯 1년물부터 50년물까지의 모든 국채 금리가 오르고 있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지방채, 은행채, 회사채 등의 금리가 오를 수 밖에 없고, 대출금리도 덩달아 상승할 수 밖에 없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국채 장기물 금리 상승은 미국 국채 금리 폭등에 기인해
한편 최근 한국 국채 장기물 금리 상승분의 절반 이상은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른 데 따른 것이라는 흥미로운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한·미 금리 동조화 현황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두 나라 간 금리를 실증 분석한 결과, 올해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이 장기물에서 커졌지만 중·단기물에서 줄어 동조화 정도가 만기별로 차별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한은은 "단기물의 경우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이 지난해 18∼19%에서 올해 들어 10%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하지만 10년물에 대한 영향은 소폭 감소에 그쳐 여전히 50%를 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런 분석을 토대로 “미국 금리 상승의 영향이 우려할 만큼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가계·기업의 대출금리에서 1년이하 단기 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의 비중이 크고, 회사채·은행채 등의 발행 만기 역시 3년물 이하 중·단기물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한은은 “다만 국내 장기 금리의 경우 여전히 미국 국채 금리와의 동조성이 강해 이와 연계된 일부 대출금리, 은행채·회사채 금리 등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 국채금리에 대한 미국 국채금리 영향력 분석 등. 한국은행 제공
미국 고금리 지속 가능성 커
국내 시장금리의 하락은 국채금리의 하락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국채금리의 하락이 가능하기 위해선 미국 국채금리의 하락이 선행되어야 한다. 문제는 미국 국채금리의 하락이 녹녹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5로 월가의 전망치 52.5를 크게 상회하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시장의 예상을 하회하는 등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 등의 원인으로 유가가 고개를 바짝들고 있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사활을 걸고 있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긴축에서 완화로 변경시킬 여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미국의 고금리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제하고 경제행위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조속한 금리 인하에 운명을 맡기는 부동산 영끌은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것만큼 위험천만하다.
이태경 편집위원 시민언론 민들레
‘러시아와 30년 협력’ 팽개친 윤석열식 외교…이런 정권 없었다
노태우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우호관계 강화
윤 ‘일방주의 외교’…러, 30여년 만에 북한과 밀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가 임박한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군사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확인되면서, 1990년 수교 이후 30여년 동안 우호적 관계를 쌓아온 한-러 관계가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대북 제재 ‘이탈’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안보 상황 역시 크게 악화될 것이 불 보듯 뻔해졌다.
장기화된 전쟁 속에서 군사적 궁지에 몰린 러시아의 잘못된 판단과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4월 섣부른 인터뷰와 뒤를 이은 일방주의적 ‘가치 외교’가 상호작용을 일으켜 만든 거대한 참사로 해석된다.
한국과 러시아는 1990년 9월 수교 이후 지난 30년 동안 줄곧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탈냉전이란 시대적 흐름을 잘 읽은 노태우 정부가 추진한 ‘북방정책’의 큰 성과였다. 이후 정부들도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철의 실크로드 구상’(김대중 정부), ‘한반도 평화 번영 및 동북아 시대 구상’(노무현 정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박근혜 정부), ‘신북방정책’(문재인 정부) 등을 통해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려 애썼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엔 양국 관계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하지만 양국 간 경제 협력 구상들은 사업 성공의 전제가 되는 ‘북핵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으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진 못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 루스키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한-러 관계에 시련이 찾아온 것은 2022년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주도한 대러 제재에 동참한 한국은 지난해 3월7일 러시아가 공포한 ‘비우호국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구 선진국의 일원으로 국제사회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하면서도 한-러 관계를 관리할 수 있는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방문’을 앞둔 지난 4월 중순이었다.
윤 대통령은 4월19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등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무기를 제공할 수 있음을 강력히 암시한 언급이었다.
그러자 러시아의 거센 경고가 쏟아졌다. 인터뷰가 나온 이튿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떤 무기 전달도 러시아에 대한 공개적인 적대 행위로 간주할 것”이라며 “한국이 이런 행동을 하면 한반도에 대한 우리 접근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한 러시아대사관도 같은 날 성명을 내어 “그런 조처(한국의 무기 공급)는 두 나라 국민들의 이익을 위해 지난 30년 동안 건설적으로 발전돼온 러-한 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1945년 8월 이후 한반도 현대사에 결정적 영향을 끼쳐왔다. 북한 건국(1948년)과 한국전쟁(1950~1953년)을 주도했고, 1961년 7월 이후엔 ‘조소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을 맺어 북한에의 안전을 보장해 왔다. 하지만 냉전 해체 뒤엔 한국과 협력을 중시하며 북한과는 상대적으로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후 한국이 정말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미국 언론들은 한국이 미국에 155㎜ 포탄을 제공하면 미국이 자신들의 여유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해왔다. 윤 대통령 역시 7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발표해 안보·인도·재건 분야의 지원을 약속했고, 10일엔 23억달러(약 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지원 계획을 내놨다.
결국 러시아는 모자라는 무기 보충을 위해 30여년 만에 북한과 다시 관계를 강화하는 선택을 내렸다. 윤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가치 외교’와 러시아의 무책임한 태도가 지역 정세를 악화시키는 큰 파국을 불러온 셈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김윤아의 ‘오염수 발언’ 과 조진웅의 ‘홍범도 발언’…그리고 권력의 맹공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빈약한 권력의 언어에 생채기를 내다
자우림의 김윤아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사태를 두고 ‘오늘 같은 날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적은 이후 보수 유튜버나 자칭 논객들에게 심한 마타도어를 당했다.
한없이 낮은 곳에서만 작렬하는 분노 너의 분노. 자우림의 곡 ‘狂犬時代’ 가사 일부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에게 청취를 권한다. 보수 성향 문화예술인 단체인 문화자유행동 창립총회에 참석한 김기현은 “최근에 어떤 밴드 멤버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후 ‘지옥이 생각난다’고 해서 ‘개념 연예인’이라고 하는데,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 너무 많은 거 아닌가”라고 발언했다. 자우림의 보컬리스트 김윤아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사태를 영화적 디스토피아에 빗대며 ‘오늘 같은 날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적은 걸 노린 비난이다.
여당 대표의 인신공격성 발언 이후
일제히 김윤아 때리기 나선 보수진영
조진웅도 ‘역사 왜곡’에 소신 발언
‘자유 타령’ 대통령을 둔 대한민국
권력자들에게 ‘광견시대’ 듣길 권한다
“낮은 곳에서만 작렬하는 너의 분노~”
지옥에 대한 비유 이후 김윤아는 수많은 보수 유튜버나 자칭 논객들에게 심한 마타도어를 당했다. 오염수에 의한 생태계 파괴를 우려한 게 그 정도로 비난받을 일이냐는 걸 차치하더라도, 유튜버들의 말과 여당 대표의 말의 무게와 책임은 다르다. 김윤아가 오염수 방류에 대해 현 한국 정부와 여당의 책임을 적시해 물었다 해도 당대표가 직접 나설 일인지 의문이지만, 정작 그는 함께 사는 지구를 걱정하는 세계시민의 관점에서 일본 정부를 비판했을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염수에 대한 우려가 ‘1+1=100’이라 하는 것과 같다고 했지만 실은 이 수식이 1+1인지 1+2인지 1×99인지 아직 확신하기 어려운 것에 가깝다. 사안의 비가역성에 대한 70%가 넘는 국민들의 걱정과 부정적 반응에도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외교적으로 유감 발언 하나 없던 정권의 당대표가, 본인들도 아닌 일본을 비판한 가수를 콕 집어 직접적인 공격을 하는 모습에 앞서의 가사를 다시 들려줄 수밖에 없다. 한없이 낮은 곳에서만 작렬하는 분노 너의 분노.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만 35번이나 말했던 대통령의 당에서 정작 한 명의 가수이자 시민에게서 정치적 발언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모순을 꼬집기란 어렵지 않다. 별 의미가 없을 뿐. 그들이 말하는 자유란 말하자면 ‘누칼협’의 자유다. 위험한 작업을 하라고 누가 칼 들고 협박했어? 120시간 일하라고 누가 칼 들고 협박했어? 수산물 먹지 말라고(혹은 먹으라고) 누가 칼 들고 협박했어? 누구도 무언가를 하거나 하지 말라고 칼 들고 협박한 적 없으니 충분히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의미만큼의 자유. 그러니 같은 행사에서 김기현이 천연덕스럽게 배우 김규리의 과거 광우병 소고기 비판 발언을 비꼴 수 있었을 게다. 이명박 정권 시절,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대해 그걸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겠다’던 김규리의 당시 발언이 레토릭으로서 과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당시 연령 제한 없는 소고기 수입의 문제는 과학적 차원에서도 외교적 차원에서도 비판적 논의가 필요했으며 결국 30개월 미만 소고기만 수입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김규리는 정부에 비협조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분류되고 국정원 댓글부대의 악플에 시달렸다. 본인들의 집권기에 부당한 배제와 불이익을 받았지만 그래도 국민의힘은 떳떳하다. 누구도 김규리에게 더는 작품 활동을 하지 말라고 칼을 들고 협박한 적은 없으므로. 그러니 김윤아와 김규리를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라 칭하는 김기현의 발언은 의도치 않게 스스로에 대한 자기고백이 된다. 자유라는 ‘개념’을 자기 멋대로 오용하고 아직 논의가 종결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우려를 싸잡아 괴담이라는 개념으로 포괄하는 이들과 개념의 있고 없음에 대해 소통하고 합의할 수는 없다. 첩보소설의 대가 존 르 카레의 말처럼 “언어가 분명치 않으면 진실의 기준이란 있을 수 없다”.
권력이 언어를 사유화할수록 정치적 쟁점에 대한 발언의 위험 부담은 커진다. 소위 연예인의 소신 발언도 마찬가지다. 지난 문재인 정권 때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몇몇 연예인의 비판적 발언들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의 노력과 성취를 생각하면 엄혹하거나 엉뚱한 말들이라 논란도 있었지만 대충 언론에 의해 ‘일침’이라는 말로 뭉뚱그려져 넘어갔다. 반면 김윤아는 현 정부에 대한 직접적 언급 없이도 수구 세력의 전방위적인 공격과 여당 대표의 비난에 노출됐다.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 합리적 의심이 아닌 괴담, 외교적 무능이 아닌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으로 언어를 변용하고 통제하려는 권력의 통치술에 반하기 때문이다. 세계는 투명하지 않으며 언어를 매개로 구성된다. 반민주적인 권력일수록 빈약한 어휘를 사용하는 건 그래서다. 윤석열 대통령의 자유 타령은 자유라는 천부적 권리에 대한 강조라기보다는 차라리 어휘력의 한계에 가까운데, 단순하고 한정적인 어휘로 세계를 구성할수록 정치적 논의의 다양한 쟁점과 맥락은 휘발된다. 당연히 이에 대한 저항에도 언어가 필요하다. 시민 하나하나의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좀 더 구조화된 담론으로 응집할 언론과 지식인의 언어가 필요하며, 권력의 빈곤한 어휘에 맞서 풍부한 어휘와 참신한 조합으로 세계에 대한 여러 관점을 형성해줄 예술가의 언어가 필요하다. 오염수에 대한 김윤아의 발언은 단순한 정념의 발산과 다른 묵시록적인 무게감으로 울림을 남겼다. 즉 그는 시민에게 보장된 정치적 발언의 자유를 행사한 것뿐 아니라, 예술가로서 할 일을 한 것이기도 하다. 상당한 위험을 무릅쓰고. / 한겨레
‘허위 인터뷰 의혹’ 수사, 언론 자유 침해로 가나
특별수사팀 구성·‘명예훼손’ 혐의 적용… PD수첩 때와 기시감
신학림씨가 지난 9월 1일 경기 고양시 자택 인근에서 김만배씨와의 ‘허위 인터뷰 의혹’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두고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두 사람이 공모해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등 특정한 의도를 갖고 거짓 인터뷰가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는지가 의혹의 골자다. 특히 김씨가 신씨에게 책값 명목으로 건넨 1억6500만원의 실제 성격이 무엇인지가 사법처리 여부를 가를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해당 책은 신 전 위원장이 집필한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이하 <혼맥지도>)로, 혼인관계로 맺어진 언론과 재벌 등 권력층의 가계도를 분석한 내용이다.
검찰은 두 사람의 인터뷰를 보도한 뉴스타파, 이와 유사한 내용을 다룬 JTBC 등 언론사와 기자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이들에게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명예훼손의 피해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시민사회에서는 공직자의 도덕성·청렴성 등에 관한 비판·평가를 담은 언론보도를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비판 언론 옥죄기’라고 비판한다.
허위 인터뷰? 사적 대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지난 9월 1일 신학림씨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만배씨와 신씨가 금품을 대가로 허위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물증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어 서울중앙지검은 9월 7일 검사 10여명을 투입해 특별수사팀까지 구성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그 배경을 밝히면서 “대통령선거를 목전에 두고 유력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해 “민의를 왜곡하는 시도”를 함으로써 “헌법상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농단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대선 공작 사건”으로 규정하자 이에 보조를 맞춘 듯한 모습이다.
논란이 된 인터뷰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씨와 신씨는 2021년 9월 15일 경기 성남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둘은 과거 같은 언론사에서 일했던 선후배 사이다. 신씨는 김씨와의 대화를 녹음했고, 6개월 뒤인 2022년 3월 4일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 등을 뉴스타파에 제보했다. 신씨는 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다. 뉴스타파는 이 대화를 발췌해 20대 대통령선거 사흘 전인 3월 6일에 보도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9월 7일 오전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뉴스타파 보도 내용의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이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을 지낼 당시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수사하면서 대장동 관련 불법 대출 내용을 인지했음에도 수사를 무마한 의혹이 있다는 취지다. 의혹의 근거로 김씨와 신씨의 대화 내용을 제시했다.
검찰은 해당 의혹이 거짓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김씨와 신씨가 고의로 허위 내용을 인터뷰해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하도록 했다고 의심한다. 대선에 개입하려 한 정황도 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두 사람이 만났을 당시는 대장동 개발 사업을 둘러싼 검찰수사가 윗선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띠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에 따라 김씨가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현 대표에게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을 우려해 거짓 인터뷰를 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김씨가 이 대표의 당선을 도와 범행을 은폐하고 책임을 축소할 목적으로 상대 후보(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불리한 허위사실 유포를 계획했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김씨와 신씨, 그외 관련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면서 사전모의 정황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김씨와 신씨는 의혹을 일축한다. 김씨는 “15~20년 만에 처음 (신씨에게 전화가 왔다)”이라며 “이 사건(대장동)으로 패닉 상태에 있었고, 오랜 지인으로서 위로 자리가 되지 않을까 해서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사적 대화를 녹음하는 줄도 몰랐다”고도 했다.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에는 실제로 김씨가 “이거 기사 나가면 큰일 난다”, “이 얘기는 죽을 때까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신씨도 과거 부고 기사를 통해 김씨의 연락처를 파악해 인터뷰 전날 연락을 취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신씨가 연락을 했다고 주장하는 날은 김씨가 기존 휴대전화를 폐기하고 연락처를 바꾼 시점이어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 두 사람이 만난 시점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결정되기 약 두 달 전이어서 대선 개입 의도로 허위 인터뷰를 했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뉴스타파 측은 해명하고 있다.
<혼맥지도>, 1억5000만원 가치?
무엇보다 주목되는 부분은 김만배씨와 신학림씨의 금전 관계다. 김씨는 신씨와 만난 이후 1억6500만원을 건넸다. 이 돈은 신씨의 저서 <혼맥지도> 1세트, 총 3권의 구매 대금이라고 두 사람은 주장한다. 책값 1억5000만원에 부가가치세 1500만원을 더한 액수다. 검찰은 그러나 1억6500만원이 허위 인터뷰를 하고 이를 보도한 대가였다고 보고, 돈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계약서에 기재된 매매 일자가 실제 거래일보다 6개월 빠른 점 등을 특히 석연찮게 보고 있다.
김씨와 신씨는 <혼맥지도>가 이 정도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입장이다. 신씨는 “김씨는 언론사에 있는 사람이고, 언론사를 인수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이) 어마어마한 데이터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신씨는 다른 사람에게도 책을 판매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신씨는 “책의 모양을 띤 데이터베이스”라며 “이 때문에 1억5000만원 이상 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신씨는 10년 이상 권력층의 혼맥과 인맥 등 관계망을 조사·분석해왔다고 한다. 그 결과물이 2020년에 발간한 <혼맥지도>다. 책은 서점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다만 내용은 신씨의 과거 인터뷰 내용을 통해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2021년 7월 경남 남해의 지역언론인 남해시대와 저서를 주제로 인터뷰를 했다.
뉴스타파 소속 직원들이 지난 9월 14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사무실 앞에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위해 나온 검찰 관계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 성동훈 기자
신씨는 인터뷰에서 “한국사회 부조리의 뿌리에는 혼맥이 있다”라며 “혼맥을 알지 못하면 부정부패의 고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책은 우리나라 0.1%인 최고위층이 어떻게 혼인관계로 엮여 있는지 가계도만을 정리한 책”이라고 소개했다. 신씨는 “나만의 노하우로 검증을 거쳐 제작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1만명의 ‘족벌 클러스터’가 돈, 권력, 명예를 완벽하게 독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자료”라고 부연했다.
책은 조선·중앙·동아일보 사주 일가의 가계도로 시작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신씨는 “언론노조 위원장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족벌신문의 혼맥이 언론 문제의 근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권력을 감시해야 하는 기관이 언론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주들은 이미 혼인관계를 통해 재벌과 한몸이 된 지 오래였다”라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신씨는 후속편을 준비 중이라며 “후속편은 (가계도) 하나하나의 의미와 뒷이야기를 담은 책이 될 것이다. 현재 작업을 지원해줄 후원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 탄압”
검찰은 김씨와 신씨 사이에 금전이 오간 점을 근거로 배임증·수재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두고 수사 중이다. 또 명예훼손 혐의를 추가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수사팀에는 명예훼손죄에 전문성을 갖춘 검사도 참여했다.
검찰은 지난 9월 14일 김씨와 신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한 뉴스타파, 유사한 보도를 한 JTBC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뉴스타파 소속 기자 2명(1명은 전 JTBC 소속)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뉴스타파 측은 “언론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당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무도한 윤석열 정권과 정권을 수호하는 정치검찰이 얼마나 악랄하게 언론을 탄압하는지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날”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뉴스타파가 검찰의 특수활동비 검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하필 오늘 같은 날을 검찰이 택한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특히 검찰이 언론사와 기자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적용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공직자의 도덕성과 청렴성, 정부 정책을 대상으로 한 공익 목적의 언론보도는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니고서는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시민사회에서는 검찰이 언론을 압박하려는 목적으로 명예훼손죄를 꺼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의혹 제기 자체를 형사적으로 처벌하고 이를 빌미로 집권세력이 언론사를 공격하는 사례가 반복된다면 언론의 자유는 물론 고위공직자 비위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는 형해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2011년 대검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수사할 때 실제 수사 무마가 있었는지부터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도 논평을 내고 “언론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과 법원의 영장 발부 남발은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했다. 민변 미디어언론위원장인 김성순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압수수색을 당하면 업무에 상당한 지장이 있고, 향후 보도에서 자기검열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해당 언론사뿐 아니라 다른 언론사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PD수첩> 사건 재연?
2008년 MBC <PD수첩> 사건이 연상된다는 말도 나온다. 검찰이 언론보도와 관련해 특별수사팀을 꾸린 것도 <PD수첩> 사건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PD수첩>은 2008년 4월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방영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위험성과 정부 협상 과정의 문제점을 다뤘다. 그러자 정운천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이 제작에 참여한 PD와 작가 등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1년 만에 제작진 5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2011년 9월 최종 무죄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출범한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019년 1월 검찰이 <PD수첩>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권을 남용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수사팀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검찰 지휘부는 그러나 수사팀에 기소와 무관하게 강제수사를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아가 ‘무죄가 나와도 상관없으니 기소하라’는 지시도 수사팀에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팀장이던 임수빈 부장검사는 지휘부와의 마찰을 이유로 결국 사표를 냈다. 당시 대검 형사부가 강제수사의 필요성을 검토한 문건을 보면,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요건이 아니라 ‘정국 안정’, ‘야권 반발’, ‘사회 분위기나 여론’ 등을 고려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검찰의 <뉴스타파> 압수수색, 그들은 무엇을 덮었나
[권력에 고발당한 기자들⑥] 강승규 수석 관제데모 지시 의혹 등 정권 부정적 이슈 사라져
검찰은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이 싫었던 걸까.
<뉴스타파>가 검찰 특활비 상세 내역이 공개하려는 날, 검찰은 <뉴스타파>에 대한 압수수색을 감행했다. 여론의 관심도도 '검찰 특활비'가 아닌, 뉴스타파 압수수색으로 옮겨갔다. <뉴스타파>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는 강승규 대통령실 수석의 관제데모 의혹과 검찰 특활비 이슈를 삼켰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이 서울 중구 충무로 <뉴스타파> 사무실로 들이닥친 건 14일 오전 9시경. 검찰은 지난 대선 당시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만배-신학림씨 녹취록을 허위로 보고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이어왔다. 이번 압수수색도 보도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압수수색을 단행한 시점이 묘하다. 당초 <뉴스타파>는 이날 오후 1시 30분 검찰 특활비 내역을 집중 분석한 '검찰 특활비 등 예산오남용 시즌2'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뉴스타파>는 지난 7월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재직 당시 특활비 내역 등을 입수해 보도해왔고, 이날 검찰 특활비와 관련한 의혹들을 추가로 제기하려 했다.
그런데 이날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은 언론사들의 관심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포털에서 뉴스타파 압수수색을 다룬 기사는 100여 건 이상 검색된다. 한국언론재단 빅카인즈에서도 '뉴스타파 압수수색'이라는 단어가 담긴 언론 기사 역시 64건에 달했다.
<뉴스타파>는 검찰 압수수색에도 기자회견과 보도를 예정대로 진행했지만, '압수수색' 관련 보도와 비교하면, 보도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네이버와 다음에서 이날 오후 4시 기준 '검찰 특활비'로 검색한 결과, 관련 기사는 각각 10건을 넘지 않았다. 그마저도 취재를 직접 수행한 <뉴스타파>, <뉴스민>의 기사가 대부분이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늘은 '검찰 특활비 등 예산오남용 시즌2'를 기자회견과 집중보도를 통해 공개하려고 한 날"이라며 "때를 맞춰 <뉴스타파>를 침탈한 건 그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검찰 특활비 이슈를 덮으려는 시도 아니었냐는 의심이다.
도 넘은 뉴스타파 때리기... 정권 부정적 이슈 가려져
<뉴스타파> 때리기가 계속될수록, 정권의 부정적 이슈는 가려지고 있다. 지난 6일 <시민언론 더탐사>는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 수석과 보수 인사 A씨와의 전화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이 녹취에서는 강 수석이 MBC에 대한 보수단체의 관제 데모를 종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녹취록을 보면 A씨가 "MBC 앞에 가서 우파 시민들 총동원해서 시위를 해야 한다"고 말하자" 강 수석은 "주변에 그렇게 하세요"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차원에서 언론에 대한 비판 집회를 종용한 정황으로, 충분한 이슈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사안은 <뉴스타파>에 김만배 녹취록을 건낸 언론인 출신 신학림씨가, 김씨로부터 1억5000여만원을 받은 사실에 묻혀 상대적으로 여론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 주요 인사들이 "국기문란", "중대범죄", "정치공작"이라는 원색적 단어로 공세를 펼쳤고, 언론의 관심도 이들의 '입'에 집중됐다.
▲ ‘전국 67개 검찰청 특수활동비 예산 검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독립언론 뉴스타파에서 검찰예산검증공동취재단 주최로 열렸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가 검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권우성
언론노조 등 언론현업단체들의 대응도 <뉴스타파> 탄압에 대한 정부 비판에 초점이 맞춰진 상황이다. 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현업단체들은 뉴스타파 탄압과 관련해 지난 7일과 14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언론노조 등은 강승규 대통령실 수석의 관제 데모 종용의혹과 관련해선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중요한 뉴스 거리가 있을 때마다 압수수색 등 이슈를 선점할 행위를 통해, 문제로 불거질 상황을 사전에 봉쇄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의심은 충분해 해볼 수 있다"면서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공권력을 동원해 이슈를 덮는 새로운 방법이 된 건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햇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도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정권에 민감한 이슈가 터졌을 때, 압수수색을 단행하는 것은 이슈를 전환하려는 의도가 아닌가라는 의심은 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뉴스타파에 대한 압수수색도 정말 필요한 것인가라는 의문도 든다"면서 "헌법이 언론자유를 보장하고 있는데,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렇게 쉽게 이뤄지는 것도 위험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신상호(lkveritas) 오마이뉴스
조인성 결혼시키고 김영옥 죽인 가짜뉴스
배우 조인성이 결혼설에 휩싸였다.
‘가짜뉴스’가 배우 조인성의 결혼설을 유포하며 연예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누리꾼들은 “이제 어떤게 진실인지 분간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근거 없는 유튜브발 가짜뉴스가 사회를 멍들이고 있다.
15일 배우 조인성과 SBS 아나운서 출신 박선영이 결혼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접점이 없는 이들이 어떻게 연인이 되었는지 궁금증이 쏠렸다. 그러나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
조인성 측 관계자는 스포츠경향에 “박선영 아나운서와는 결혼 뿐 아니라 열애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잘못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조인성은 현재 해외에서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를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영 측 관계자도 “조인성과의 결혼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선영은 현재 가족 여행 중 이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아와 고우림이 이혼한다는 가짜뉴스가 담긴 유튜브 영상.
이처럼 스타들을 둘러싼 전혀 근거 없는 가짜뉴스는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다. 열애설, 결혼설, 이혼설은 물론 사망설도 쏟아진다. 최근엔 JTBC 드라마 ‘킹더랜드’에 출연한 임윤아와 이준호의 열애설이 터졌고, 김연아와 고우림 부부의 이혼설도 계속 생성되고 있다. 그 중 사망설은 가장 악질이다. 나훈아, 백종원, 서정희 등도 사망설로 피해를 입었다.
지난 13일 원로 배우 김영옥은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사망설을 언급해 주목 받았다.
김영옥은 “나보고 자꾸 죽었다고 하더라. 가짜뉴스에 다들 놀랐다. 어떤 이는 한참을 울었다고 하더라”면서 “그런 뉴스가 나오면 동창에게도 연락이 온다. ‘너 죽었다는데 너 알어?’ 하고 물어본다. 그러면 나도 ‘죽었다는데 살아서 어쩌냐’라고 한다”고 했다.
MBC ‘라디오스타’
그러면서 김영옥은 “왜 그런 장난들을 치냐. 내가 살 날이 많은 사람이면 웃고 넘기겠는데, 살 날 얼마 안남은 사람 가지고 그러지 말아라”고 일침을 날렸다. 김씨는 “‘라스’에선 확실하지 않냐. ‘나 살았다’고 발표를 해야지 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스타의 아픈 사연을 이용한 가짜뉴스들도 판친다. 최근 출산을 코 앞에두고 뱃속에서 아이를 떠나보낸 배우 진태현, 박시은 부부와 관련한 가짜뉴스도 떠돌았다. 두 사람은 “‘저들은 왜 아이가 없는가?’ 이런 콘텐츠도 많고, 제가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콘텐츠도 있었다. 그런 일 전혀 없었다”며 분노했다.
가짜뉴스라는 것을 어느정도 알고 있지만, 기자들 입장에서는 확인을 안할수 없다. 소속사는 연락이 오는 매체에 응대를 안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게 되면 그날은 온종일 해당 이슈로 온라인이 떠들썩해진다.
연예계 소식에 어느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매체를 가장한 유튜브발 가짜뉴스에 “이건 가짜”라고 구분할 수 있지만, 얼핏 소식을 들은 사람은 무의식중에 그 정보를 집어넣게 된다. 소속사에서 나서 공식입장을 밝혀도 그 흔적은 남기 마련이라, 연예인들에겐 타격이 크다.
김호중(왼쪽)과 송가인. SNS캡처.
이 같은 일이 계속 이어지자, 해프닝으로 여겼던 연예계도 강한 입장과 대책 마련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 시작했다.
지난 3월 한 유튜버는 가수 송가인과 김호중이 결혼한다는 뉴스 형식의 콘텐츠를 만들어 배포했다. 소속사측은 해당 사실을 부인하며 “송가인뿐 아니라 많은 연예인들이 오롯이 조회수만 노리는 가짜뉴스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받고 있다”라며 “아직까지 이들을 직접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피해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가짜뉴스가 근절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법적 규제가 마련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4일 아이브, 몬스타엑스 등이 소속된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연예계 이슈를 빙자한 가짜 뉴스를 양산하고 배포하는 대표적인 사이버렉카 채널에 대해 엄중한 법의 처분을 촉구한다”는 성명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제 가짜뉴스는 개인의 판단이나 소속사의 개별적인 소송 등에 맡겨 놓기는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 등을 이유로 ‘가짜뉴스 규제법’은 수년 째 제자리 걸음이다. 가짜뉴스 규제는 대부분 사건이 모두 터진 다음에 이뤄지는 데다 소송에서 이겨도 벌금이 소액에 불과하다. 그 사이 사이버 렉카 들은 수십억의 수익을 올린다. 법 위에 서서 판치는 유튜브, SNS 등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는 이유다.
경향 강주일 기자
‘문 정부 통계조작’ 감사결과, ‘부풀리기’ 아니라 할 자신 있나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과 가계소득·고용 등 주요 국가통계에 조작이 있었다고 보고, 전직 관료 22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수현·장하성·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 전 정부 핵심 경제책임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감사원은 주택 통계의 작성·공표 과정에서 청와대와 국토부가 한국부동산원에 통계 자료를 사전 제공토록 하고, 낮게 나오게 하거나 대책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소득주도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가계소득 분야에서도 조작이 있었다고 했다. 통계조작을 통해 국정운영 성과를 ‘분식’한 것이 사실이라면 묵과할 수 없는 중대범죄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이뤄진 여타 감사와 마찬가지로 이번 역시 논란이 불가피하다. 이번 발표는 감사위원회의 의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중간 감사 결과’로, 최종 의결 과정에서 얼마든 사실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정치적 고려에 따라 감사위를 우회해 현 정부에 유리한 감사 결과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지난해 9월 착수해 감사기간을 3차례나 연장해 1년 만에 내놓은 결과임에도, 조작 범죄로 특정할 정도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눈에 띄지 않는다. 감사원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압박과 영향력, 윗선 지시로 통계 수치가 변동된 것이 최소 94회이고 대통령실 내지 부처 고위 인사가 직접 조작을 지시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나 통상적인 통계 분석이나 기관 간 협의로 볼 만한 사안까지 조작·왜곡으로 엮은 흔적도 엿보인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이날 “시장 상황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한 정당한 노력을 통계조작으로 둔갑시켰다”고 했는데, 감사원은 이런 의혹을 불식할 자신이 있는가.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의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등을 집중 감사해왔다.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무리수를 범하면서 ‘정치감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감사’ 의혹으로 최근 공수처의 압수수색을 당하는 수모도 겪었다. 이번 감사에서도 ‘강압조사’라는 뒷말이 나온다. 통계행정상의 절차적인 문제를 조작으로 몰기 위해 강압조사를 벌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감사원은 불식시킬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통계조작의 진상은 가려지지 않은 채 감사원의 독립성에 대한 불신만 커지게 될 것이다.
최달영 감사원 제1사무차장이 15일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요청을 밝혔다. 연합뉴스
경향 사설
출산하라고 풀어준 그 찰나, 사기범은 옛 피해자를 또 속였
대단한 그녀
혼인 미끼로 돈 챙겨 구속수감
형집행정지 기간에 또 돈 뜯어가
검찰 출석 땐 둘째 임신 상태
뻔한 기획으로도 피해자 농락
게티이미지뱅크
‘대단하다.’
그녀를 떠올리면 언제나 자동으로 이 네 글자가 따라 떠올랐다. 꼭 맞는 수식어처럼, 오래전부터 달고 다닌 별명처럼 내가 만난 모든 순간 그녀는 대단했다. 대단하지 않은 그녀를 떠올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녀의 첫번째 사기는 비교적 평범한 스타일이었다. 오래 혼자 살아온 외로운 남자에게 결혼할 것처럼 접근한 뒤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돈을 뜯어내는 것이다. 한번은 친정 오빠가 누구를 때려 합의금이 필요하고, 또 한번은 친정엄마 수술비가 급히 필요하다는 식이었다. 그녀의 엄마는 수십억원 되는 땅을 소유하고 있지만 당장 현금화가 되지 않아 푼돈이 필요한 것뿐이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녀에게는 부동산 부자인 엄마가 없고, 친정 오빠라는 이는 그녀의 두번째인가 세번째인가 남편이었다는 이야기. 그 와중에 결혼을 약속한 이가 그 남자 외에도 여러 남자 더 있었다는 이야기. 여기까지만 보자면 흔한 혼인 빙자 사기범이다.
“합의해줄게”…두번 당한 남성
그녀의 진정 대단한 면모는 사기 2라운드에서 드러난다. 속았다는 것을 안 남자의 고소로 그녀는 결국 교도소에 갔다. 그런데 수감 당시 그녀는 임신 중이었다. 누구의 아이인지는 여기서 따지지 말자. 출산이 임박하자 형 집행이 정지되고 그녀는 잠시 출산을 위해 석방된다. 그즈음 남자는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전화 속 목소리는 자신을 그녀의 어머니라고 소개한다. 애까지 낳은 딸아이를 다시 감옥에 가게 둘 수는 없으니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넘겨주고 합의를 좀 보려고 한다고 전화 속 여성은 말한다. 그런데 어쩐지 남자는 부동산에 약간의 세금 체납이 있어서 이걸 납부해야 땅을 넘길 수 있다고 말하는 어머니의 말을 믿고 만다. 체납된 세금 압류를 푸는 비용과 등기 이전 비용과 새로 취득하는 토지에 대한 취득세까지 갖가지 명목으로 수천만원이 넘어간 뒤 장모가 될 뻔한 여성의 연락은 두절되고, 그녀는 아이를 낳고 다시 교도소로 돌아간다. 남자는 뒤늦게야 전화 속 어머니의 목소리가 그녀의 목소리와 같았음을 깨닫는다.
출산을 위한 형 집행 정지 기간이라는 불과 몇주 동안 과거에 사기 친 남자를 다시 사기 친 여자, 그 와중에 아이도 낳고 유유히 교도소로 다시 복귀한 여자. 사건 기록을 덮으며 나는 조그맣게 “우와~ 대단하다!” 하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녀가 언제부터 그런 2차 범행을 계획했는지 모르지만 그 기획력과 실행력이 흔한 사기범의 범주를 넘어서고 있음은 분명해 보였다. 이미 들통난 사기지만 포기하지 않고 불씨를 살려 다시 불 지필 수 있다고 판단한 뒤, 출산을 위한 형 집행 정지라는 극한의 상황을 이용하여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짜내고 실행한 것이었다.
1차 사기에 따른 형을 다 살고 출소한 그녀는 2차 사기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거대한 숨소리’와 함께 검사실로 왔다. 1층에서부터 3층까지 그녀가 천천히 계단을 올라오는 동안 그 숨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는데, 무언가 한 사람이 올라온다기보다 하나의 거대한 세계가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침내 커다란 체구의 여성이 걸음마를 막 뗀 듯한 작은 아이의 손을 잡고 검사실에 들어섰다. 기록을 보며 상상하던 모습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라 약간 놀라다가 눈길이 그녀의 커다란 배에 이른다. “아, 제가 임신 중이거든요. 쌍둥이래요.”
그녀의 커다란 배와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압도적인 숨소리가 모두 수긍된다. 검사실의 우리는 모두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조사를 시작한다. 이때부터 이미 완전히 이기기엔 어려운 판이 된다.
100% 진실에도 거짓을 섞어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한다. 어머니를 자처한 여자에 대해서도, 등기를 넘겨준다는 부동산에 대해서도, 남자가 돈을 송금한 계좌(전남편의 누나 명의)에 대해서도….
“저는 저 아이를 낳고 다시 교도소에 들어갔을 뿐이에요. 아이가 장애가 좀 있어요.” 여자는 놀고 있던 아이의 팔을 거칠게 잡아당긴다. 기다렸다는 듯 아이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다. 아이 엄마는 아이를 달랠 생각이 없고, 조사는 중단된다.
그 뒤로도 조사는 내내 순조롭지 않았다. 조사가 불리해질 만하면 그녀는 갑자기 배를 움켜잡으며 숨소리를 거칠게 내뱉었다. ‘갑자기? 이 타이밍에?’ 싶었지만 그녀의 거친 숨소리와 거대한 배를 보자면 저것이 쇼일 확률이 99%라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른다. 병원에 잠시 들렀다 오겠다며 나간 여자는 돌아오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이 조금만 늦게 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당분간 절대 안정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전화로 소식을 전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쾌활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우리대로 계좌 추적 등으로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으나, 그사이 그녀의 배도 점점 불러 어느새 출산이 임박해 있었다. 그녀가 하는 모든 말이 거짓이라 하더라도 배 속 아이만은 실존하는 존재였으므로 나는 어쩔 수 없이 분노의 구속영장을 얼마간 더 저장해둬야 했다.
그녀가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병원에 전화를 걸어 확인했더니 그녀가 출산을 한 것은 맞단다. ‘그래 아무리 숨만 쉬어도 거짓말인 그녀라 하더라도 그 커다란 배가 거짓일 수는 없지’ 하고 전화를 끊으려다가 문득 물었다. “쌍둥이인가요?” “아뇨, 하나예요. 저희 병원에 쌍둥이는 없어요.” 이건 도대체 뭘까? 쌍둥이든 아니든 사건에서 달라질 것이 없는데 그녀는 왜 굳이 거짓말을 한 걸까. 아기가 하나인 이유를 묻자 그녀는 머뭇거리는 기색도 없이 준비된 듯 말했다. “쌍둥이였는데, 한 아이는 유산되었어요.”
확인되지 않은 괴벨스의 어록 중에 “100% 거짓보다 1% 진실이 섞여 있는 쪽이 더 큰 효과를 낸다”는 말이 있단다. 그런 맥락에서인지 그녀는 100% 진실일 수 있는 영역에도 습관적으로 거짓을 섞었다. 그리하여 어디까지가 거짓이고 진실인지 확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마침내 진실이 무엇이고 거짓이 무엇인지 따져 묻는 일 자체가 허망한 것이 되기까지 그녀는 삶의 전방위에서 끊임없이 거짓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사기꾼으로서 그녀의 위대함은 바로 그 지점에 있었다.
산후조리가 끝날 즈음 드디어 그녀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날, 남자의 합의서가 제출되었다. 돈은 받고 합의하시는 거냐고 물었더니 돈은 한푼도 돌려받지 못했으나 여자의 남편이라는 자가 보증을 섰다고 했다. 그걸 믿으셔도 되겠냐고 물었지만 남자는 확고했다. 자기가 두번 속지 세번 속겠냐고 큰소리를 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하여 여자의 구속영장은 기각되었다. 글쎄, 이 정도라면 여자가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남자가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기각된 영장을 받아 들고 나는 다시 한번 “우와~ 대단하군” 하고 작게 숨을 내쉴 뿐이었다.
대구지검 상주지청장 정명원의 사건 외곽의 풍경들/ 한겨레
무너진 그의 문자메시지엔 찬란했던 과거가 담겨 있었다
패기와 사기
게티이미지뱅크
기록 속 청년사업가의 실재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이미 여러 건의 사기죄로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는데, 과거 동업자였던 이들로부터 추가 고소를 당했다. 그를 조사하기에 앞서 나는 이전 사건기록을 꼼꼼히 살폈다. 기록 속에 담긴 과거의 시간 속에서 그는 전도유망한 청년사업가였다. 적어도 남들에게는 그렇게 인식됐다. 돈 한푼 없었지만 창의적인 아이템과 공격적인 실행력으로 투자자를 모았다. 화려한 언변과 세련된 매너가 그의 말끝에 투자를 불러왔다. 사업은 무섭게 일어났고 한때 그는 동업자에게도 투자자에게도 영웅이었다. 물론 모든 일들이 틀어지기 이전의 일이다. 성공의 신화가 물거품처럼 사라진 자리에 마침내 형체가 드러난 그의 거짓말들이 고스란히 고소장에 담겨 내게 왔다. 고급스러운 캐시미어 코트 차림에 차분한 분위기의 명품 안경을 쓴 패기만만한 젊은이의 사진이 기록 속에 편철돼 있었다.
문이 열리고 수의를 입은 남자가 교도관들에 이끌려 검사실로 들어섰다. 내 앞에 앉은 남자는 한눈에 보기에도 매우 불안해 보였다. 몸체를 작게 웅크리고 앉아 두리번거렸다. 무엇을 물으면 한번에 알아듣지 못했고 입을 조금 벌린 채 멍한 표정을 지었다. 다리를 달달 떨었다. 교도관으로부터 그의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연락을 미리 받았으나 생각했던 것보다 남자의 상태는 더 좋지 않았다. 조사가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러나 힘들어 보이니 다음에 다시 조사 일정을 잡자고 제안하면 그는 한사코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늘 진술하겠다고, 진술할 수 있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미 형을 받은 사건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 사건에 대해서만은 정말로 할 말이 많다고 하며 흔들리던 눈빛을 가다듬었다.
그러나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는 자신의 사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었으나 조금씩 아귀가 맞지 않는 진술들이었다. 무언가 잔뜩 메모한 종이들을 어수선하게 들고 있었으나 대답에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그에게 불리한 질문을 하면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교도관으로부터 건네받은 약을 손을 떨며 삼켰다. 기록 속에서 내가 보았던 눈빛이 형형한 젊은이의 모습은 거기에 없었다. 그는 누구인가. 어느 쪽이 진짜 그인가. 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당신은 얼마나 자주 문자메시지를 쓰는가. 당신의 하루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휴대전화에 저장되는가. 그리하여 당신이 쓰는 문자와 대화 내역들은 얼마나 당신 자신을 담고 있는가.
지금 내 앞에 앉아 손을 떨며 사탕 봉지를 벗기고 있는 남자의 과거를 나는 알고 있다.(남자는 조사 도중 당이 떨어진다고 하며 사무실에 있는 사탕을 좀 먹어도 되겠느냐고 했다.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어서 검사실 한쪽에 사탕·초콜릿 같은 것을 비치해둔다.) 고급 슈트를 입고 비싼 차를 타고 다니던 시절, 성공한 청년 사업가로 투자자들과 전문직 종사자들 사이에서 이름을 날리던 시절, 그가 그의 직원들과 나눈 문자메시지들이 상당 분량 확보됐기 때문이다. 범죄를 도모하던 어떤 순간도, 공범과 신호를 주고받던 순간도, 일을 완성한 뒤 성취감과 두려움도 그들의 휴대전화 속 문자메시지로 남는다. 어떤 경우는 누군가의 인생의 한 시절이 통으로 문자메시지 속에서 복원되곤 한다. 눈빛에 자신감이 가득하던 시절 과거의 그를 나는 실시간으로 읽어낸다. 주로 ‘대표님’이라고 불리지만, 가까운 직원들에게는 ‘형’이라고 자신을 칭하기도 하는 쿨하고 매력 넘치는 젊은 남자의 시간이 그 안에서 고스란히 살아난다.
가장 먼저 등 돌린 이는…
“김 실장 오늘 투자자 미팅 자료 다시 한번 체크해서 보내줘.” “네 대표님. 그런데 ○○솔루션에서 뭐가 안 맞는다고 대표님 직접 뵙길 원한다고 하는데요.” “아, 걔들은 뭘 그렇게 확인할 게 많더냐. 일단 내가 다시 연락 준다고 하고 시간 좀 끌어.”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급한 것 같았습니다. 빨리 연락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김 실장아 형은 점심도 못 먹고 돌아다니고 있다. 어떻게 너네는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나서서 해결을 해줘야 하니.” “죄송합니다, 대표님.” “멀지 않았다 김 실장아 잘하자. 고지가 코앞이야 밑에 애들 잘 챙기고. 조금만 더 고생하자. 참, 박 변호사 사무실 이전한다는데 에스프레소 기계 좋은 걸로 하나 보내. 구리게 화환 같은 거 말고.” “넵! 식사하시고 건강 챙기십시오. 형님!”
대화는 경쾌했다. 식사할 시간도 없이 바쁘게 일을 진행하는 자의 고단함과 동시에 얼마 지나지 않아 거두게 될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뜨겁게 버무려진 젊은 직장인들의 대화였다.
바쁘지만 활기찬, 성공에 대한 확신과 미래에 대한 설렘이 가득한, 자신을 믿고 따르는 부하직원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거운, 힘들지만 언제라도 미래에 대한 비전을 잃지 않는, 고독하고 유능한 사업가가 거기 있었다. 그들이 저토록 활기차게 도모하던 일들은 결국 범죄행위를 구성하는 일들이었지만, 저 메시지를 나누던 순간만큼은 그들 사이에 어떤 범죄의 낌새도 느낄 수 없다. 실체가 하나도 없는 허황된 모래성 같은 조건을 내세워 투자를 받고 있지만, 그 모래성의 어느 한쪽 귀퉁이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을 알지만, 그 순간만큼은 스스로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오직 불확실한 미래를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밀고 나가는 패기만만한 비즈니스맨이 있을 뿐이다. 이 바닥에서 패기와 사기는 한끗 차이다.
끝내, 모래성은 무너져 내렸다. 그들의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훨씬 급박한 형태로 붕괴됐다. 무너진 모래성 아래 그의 거짓말들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분노한 투자자들은 앞다퉈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는 구속됐다. 그런데 망연자실하던 투자자들보다 먼저 그에게 등을 돌린 이들은 그와 가장 가까이 있던 이들이었다. 그를 전도유망한 청년 사업가라고 주변에 소개하며 함께 샴페인 잔을 들던 동업자들이 그의 사기 흔적을 찾아 투자자들에게 넘겼다. 처음부터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이고 과시욕이 넘치는 인물이었다는 주변의 증언들이 빗발쳤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문자메시지를 긁어 제출한 이는 ‘김 실장’이었다. 성공을 향해 함께 파이팅을 다지던 어느 날의 대화는 그가 대표의 지시에 따라 수동적으로 일했을 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로 검찰에 제출됐다. ‘박 변호사’는 끝내 그를 면회하러 오지 않았다.
폼생폼사…이미 죽은 폼
그런 경위로, 투자자도 동업자도 같이 꿈을 이야기하던 동생도 떠나버린 그는 오늘 그의 동업자였던 ‘○○솔루션’에서 추가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대답하기 위해 내 앞에 앉아 있다. 잘나가던 시절의 그라면 입에 대지도 않았을 믹스커피를 연거푸 몇잔째 마시며 손톱을 물어뜯고 있다. 동업 조건을 적은 계약서의 문구에 대한 질문에, 정산 내역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고자 잠시 그는 미간을 좁히고 골똘히 생각하는 듯하지만 더 이상 그조차도 과거의 그를 복원해낼 수 없다. 모든 계산과 설명과 구상들이 머릿속에서 풀세트로 돌아가 그림같이 퍼즐을 맞춰내던 그 시절의 자신으로 잠시만 돌아갈 수 있다면 검사의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해낼 수 있을 텐데, 기억은 전생처럼 흐릿하고 다만 포기되지 않는 억울함만이 생생한 파이팅으로 만져질 뿐이다.
그를 돌려보내고, 그가 남기고 간 종이컵을 본다. 저 종이컵으로 믹스커피를 마시던 남자와 최고급 에스프레소 기계에서 갓 뽑은 커피만을 마시던 남자는 같은 사람인가? 사람이 몇개월 만에 그렇게까지 무너질 수 있는가. 아니면 불리한 자신의 위치를 극복해보고자 정신을 놓은 척 무너진 척 고도의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인가. 어느 쪽으로도 나는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설사 그가 지금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가 무너졌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폼생폼사의 인생에서 그의 폼은 이미 죽은 것이다. 인간은 놀랍도록 영특하고 찬란하다가도 또 어느 순간 저토록 한없이 무너질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자주 보는데도 매번 아찔하다. 그의 안에서 무너진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본다. 결국 무너진 것은 과거의 그를 지탱하던 것일 텐데, 그런 것에도 꿈이라든가 희망이라든가 우정이라든가 신뢰 같은 이름을 붙여도 좋은 건지에 생각이 이르면 입안이 쓰다. 우리 모두의 견고해 보이는 오늘은 무엇으로 지탱되고 있는지 문득 자문하게 된다.
사기 이야기를 시작했으니 내 기억 속에 ‘대단한 그녀’로 저장된 여성 사기꾼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자. 그녀는 정말 대단했다. 그녀는 삶의 모든 방면에서 사기적 태도를 견지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했다. 인생 전체가 사기적이라고 하면 맞을까? 아무튼 그 대단한 사기꾼과의 싸움에서 나는 어쩐지 패배한 적이 있다.
대구지검 상주지청장
56차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9일 광화문 광장 옆을 행진하고 있다. 2023.9.9. 이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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