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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길에서

한국 길모임 결성 1주년 기념식 가서 맛만 본 대구 올레길 1-7코스 복지장사 길(12.8.31)

by 이성근 2013. 6. 10.

 

8월31일~9월1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한국 길모임 창립 1주년 행사가 열였다. 한국길모임과 대구녹색소비자연대가 주최.주관하고 대구시가 후원했던 이날 행사는 대구 올레길 탐방과 더불어 진행되었다. 걷고싶은부산에서 중도하차 한 후 4개월 만에 그들과 만났다.

대구에서 1주년 기념 행사는 원래 지난6월 남해바래길에서 열리기로 되어 있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대구에서 개최되었다. 내 입장에서는 이동하기에는 대구가 수월했다. 걷고싶은부산의 박정애 이사가 동행했다.  개최된다는 사실을 새로 온 실무자에게 언급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아무 일없었다는 듯 걷고싶은부산이 한국길모임의 회원단체로 자동 승계 된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그 판단은 전적으로 길모임 운영위가 할일이긴 하지만, 직전까지 운영위원의 한 사람으로 그간의 사정과 공식 사임의사 전달은 필요했다.       

포럼에서는 한국길모임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한 주제발표가 있었고, 길 법제화에 대한 추가 발제도 있었다.                                   사진출처:대구올레 채수현

행사장에 도착한 시간은  8시였다. 그리고 밤 10시부터 운영위가 있었고, 운영위를 통해  나의 근황이 공유되었다.  모두들 안타까워 했다.  이 모임을 만들기 위해 나름 많은 노력을 기울인 바 있기 때문에 수많은 감정들이  교차했다.  더욱이 비슷한 사례가 부산말고도 다른 곳에서도 있었기에 위원들의 마음은 무거웠다.

마지막으로 참석한 운영위에서는 지난 1년에 대한 자성과 부족분의 극복 차원에서 비교적 조직적 토대가 튼튼하고 활동가들이 많은 제주와 지리산에서 1명씩 사무국 인력으로 투입하기로 하는 한편 제주에서 발생한 불행하고도 참담한 사건에 대해 공동의 대응 부제가 논의되었다.   그리고 자정서부터 재개된 뒷풀이에서 보여준 각 지역 활동가들의 위무와 격려가 고마웠다.  명예회원 자격을 받았다고나 할까

둘째날 대구 팔공산 7-1코스 걷기가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맛만 보았다.

방짜유기박물관에서 복지장사까지의 왕복 걷기였다. 대구 올레길을 관리하는 대구녹색소비자연대가 이번 행사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대구 지역의 언론들도 적극적인 취재로 분위기를 돋구었다. 원코스는 백안동삼거리에서 동화사시설지구로 가다 도장교에서 방짜유기박물관 방향으로 들어간다. 다리를 넘으면 1코스 출발점이다. 길옆엔 윤동주·고은·김지하·서정주·이상화 등 시인들의 대표시들을 본인의 필체로 그대로 바위에 새겨 전시하고 있다.  일명 ‘시인의 길’이라고 명명된 거리다.

시인의 길은 평생 시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살아온 돌 수집가 채희복씨가 20여 년간 고서점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국내 시인들의 육필시 가운데 23편을 선정해 바위에 새겼다고 한다.

시인의 길이 끝날 즈음엔 전국 유일의 방짜유기박물관이 나온다. 방짜유기는 놋그릇을 말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인 유기장 이봉주옹이 평생 제작하고 수집한 방짜유기 275종 1,489점을 대구시에 기증한 것을 전시하고 있다.

방짜유기는 구리와 주석을 합금한 향동(響銅)의 질 좋은 놋쇠로서 방짜라고도 한다. 제작의 기법에 쇳물을 녹여서 그릇의 형태를 이루는 안성의 주물유기(통쇠), 평안북도 정주군 납청(納淸)에서 전해진 방자(方字), 주물과 방자를 병행하는 순천의 반방자유기 등 세 가지가 있다. 이 중에 놋쇠를 망치로 두들기고 펴서 모양을 만드는 방자유기의 제작이 가장 까다로워 그 제품을 으뜸으로 친다.

최근 각종 실험을 통해 병원균,0-157 살균기능, 농약성분 검출기능 등이 밝혀지면서 새롭게 그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박물관 내부는다양한 형태의 전시물과 함께 제작과정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방문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날 걷기는 일반시민의 참여와 같이 이루어졌다.

도장마을 지나면서 본 구판장, 그 이름이 정겹다.

아직은 마을의 골목이 살아 있다.  코스로 잡았던 이유를 읽을 수 있었다.

마을을 벗어나면

솔숲 따라 1km 남짓 30여 분 가면 북지장사가 나온다. 길은 콘크리트로 포장된 외길이다.

유난히 며느리밥풀꽃이 많이 피었다.

흰며느리밥풀꽃도 운좋게 보았다.  딱 한송이 피었길레 얼런 카메라에 담았다.

 솜나물 넘어 명상이 든 사람들이 보인다.  늘 그렇다.  행사를 할 때면 늘 앞장 서다 보니 제대로 관찰 할 틈이 없다. 해서 답사 때 더디더디 움직이며 미리 살핀다. 그리고 이번처럼 안내를 받아 가는 길에서는 늘 꽁지가 되다 보니 헐떡이며 쫒아가기를 반복한다. 그래도 좋다. 그렇게라도 만날 수 있는 것들 만나니

늘 웃는 얼굴의 진선아 간사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명상진행을 돕고 있다.

길에서 이루어 지는 이 잠시의 명상만으로도 세상은 한결 평화로울 수 있다.

다시 걷기에 든 대구시민들, 길모임 식구들로부터 전화가 왔다.  본대보다 훨씬 앞서 북지장사로 가고 있으니 빨리 따라 붙어라고...

북지장사 가는길은 콘크리트 길이기는 하나 계곡물 소리내어 흐르고 솔숲 사이를 걸어 나름 운치가 있다

낯선 곳에서의 걷기는 이렇듯 늘 새롭고 맛있다. 보약이다.  

팔공산의 능선? "팔공산은 원래 공산(公山)으로 불렸다. <세종지리지> 대구군편에 ‘공산은 해안현 북쪽 11리 거리에 있다. 신라 때에 부악(父嶽)이라 일컫고, 중악(中嶽)에 비겨 중사(中祀)로 삼았는데, 지금은 수령으로 하여금 제사를 지내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이와 같이 아직까지 개천절에 제사를 지내는 유서 깊은 산이다.

공산이 팔공산이라고 바뀐 유래는 몇 가지가 전한다. 왕건의 여덟 명의 장군이 순사했다는 설과 동화사에 팔간자를 모셨다는 설, 군위·경산 등 여덟 고을에 걸쳐 있기 때문이라는 설, 중국의 팔공산에서 따왔다는 설, 원효가 중국 승려 8명을 득도시켰다는 설, 3명의 성인과 5명의 깨우친 자가 났다는 설 등이 있다. (월간 산에서)"

복지장사 입구에 서 있는

북지장사엔 보물 제805호로 지정된 대웅전이 있다. 대웅전 앞 안내문에 의하면 북지장사는 신라 소지왕 7년(485)에 극달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절로, 주변에 고려시대 이전의 유물인 건물지, 기단, 석탑 등이 있다.

북지장사는 팔공산의 최고 명당 터로 알려져 있다. 팔공산 내 그 어떤 사찰보다 먼저 지어졌다고 한다. 

헌데 이 절집이 흥하기 위해선 시방 도로가 확장되어야 한다고 ...

출발지로 되돌아가는 길 제주올레 정지혜 팀장과 숲해설하신다는 귀엽고 호기심 많은  대구 아지매가 물미나리에 눈길을 주고 있다. 이 계절에 미나리 맛은 거칠다.  

오르면서 보지 못했던 길의 모습 내려가며 담는다

 

이날 행사에는 숲해설사들이 투입되어 참가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솦숲 가운데 다정히 누운 두기의 무덤, 나도 때되면 저런 자리에 사랑하는사람과 같이 묻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하는 부부의 연

 

바위틈새에 꽃 피우고 시나브로 열매 단 노루발풀

행사를 주최한 대구녹색소비자연대는 먹는음식 하나하나 신경을 썼다. 현미밥에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도시락 , 고마운 일이다.

제주 올레 식구들과 기념하여 .. 그 넘어 오병헌 녹색소비자연대 팔공산녹색여가문화센터장이 보인다.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