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주관 습지생태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가덕 눌차도 정거마을에서 지난 5월12일과 13일, 그리고 19일과 20일 생태체험행사가 있었다, 1차 팀은 부신권에서 모집한 가족들이고 2차는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모집된 가족이다. 정거마을은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가동 눌차도 4개마을 중 무인섬 진우도를 마주하고 있는 60여 세대의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마을 이름의 유래는 마을 남쪽 열린 바다와 마주하여 파랑 등의 위험에 노출, 닻을 놓아 어선들이 파도와 바람을 피했다하여 유래된 지명으로 '닻을 걸어 놓은 곳'이라 하여 ';닻걸이'라 하였지만 일제시절 한자로 개칭하면서 배닿을 碇 (혹은 닻 정)에 걸이를 巨里로 표기함에 정거리가 되었다.
바탕그림은 마을 남쪽 국수봉자락이 돌출하여 파식지형으로 해식애와 해식동으로 정거말과 탕구수미 해안이다. 두 해 전까지 해병 초소가 있었다. 거기서 조망하는 낙동강 하구 해안사주가 장관이다.
아직은 대중교통편이 불편하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부산권 밖에서 온다면 가락 IC나 서부산 IC에서 방향을 돌려야 한다. 대중교통은 지하철 하단역에서 하차 한 다음 시내버스 58번 혹은 강서구 13번 마을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58번의 경우 1시간마다 있고 13번은 하루 3차례 운행한다. 마을까지 들어오는 길이 협소하여 58번을 타고 올 경우 종점인 선창에서 내려 약 2km를 걸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나, 외눌골목과 해안길 걷기가 그 피로를 씻어 준다. 정거마을이 오지 아닌 오지처럼 남아 있음도 실은 도로환경 덕분이다. 불편을 즐기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11일 밤 정거부녀회가 밤 늦도록 반지락을 까면서 손님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드디어 날이 밝았다. 언제나처럼 정거마을의 아침은 인근 창원시 진해구 용원수협으로 배를 몰고가는 인근 어촌계 주민들의 행열에서 시작된다. 바다직박구리 한 마리 어민들의 등장을 지켜보고 있다.
아침 8시경 햇살이 국수봉산자락과 정거말 해안을 물들이고 있다
걸음을 마을 쪽으로 하여 마을 선착장에서 바라 본 남쪽 해안. 이 빛깔은 시간대를 달리하면서 변한다, 아침 산책 때 경험하기 바란다.
마을 회관 앞을 청소하는 주민, 몸이 불편해하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애쓰신다.
마을입구 방문자들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부착중인 주민들 . 13번 마을버스 종점이기도 하다.
마을 최고령 할머니(87세 /85세)들 , 늘 이 담벼락 긴 의자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신다.
이철희 통장이 점심때 먹을 반찬으로 숭어를 손질 중이다. 맛만 보라고... 횟감은 1인당 만원 정도를 기준으로 하여 미리 주문하면, 주민들이 직접 잡은 싱싱한 고기들을 맛 볼수 있다. 가격이 시내에서 사 먹는 것 보다 몇 배 싸고 맛있다.
드디어 마을로 들어서고 있는 1차 참가자들
참가자들은 민박과 마을 회관에서 잠을 잔다. 19일 광주전남팀
12일 부산팀이 정거골목의 정겨움을 느끼며 벽에 붙은 자기 숙소를 확인하며 기대감으로 설레고 있다.
참가자들은 제비 한 마리도 반갑다. 고맙게도 제비가 인기척에도 아랑곳 않고 포즈를 취해 준다. 제비도 정거마을의 일원이다.
골목이 끝날무렵 담벼락 사이 바다가 걸려있다. 참가자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곳이기도 하다
진우도가 코 앞에 펼쳐지고 바다가 시원스럽게 열리기 때문이다.
마을회관 마당에는 어민들이 새벽에 조업을 나갔다 그물을 정리하면서 달려온 게종류며 불가사리, 작은 어류 등을 주어와 물통에 담아 두었다. 밥준비때까지 관찰하라고... 아이들의 관심이 증폭되는 순간이다. 그것도 살아있으니
먼길 오느라 배가 고픈 참가자들이 줄을 서서 식판에 밥과 찬을 담고 있다.
애들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내심 걱정을 하던 부녀회...결과는 달고 맛있게 어떤 아이는 두 그릇을 먹기도 했다.
광주.전남지역 참가자 역시 밥이 좋았다고 했다.
식후 통장님의 마을이야기
부산팀의 경우 어린이 비율이 높았고, 광주 .전남은 낮았다. 프로그램 진행은 광주 전남팀이 휠씬 수월했고, 수용력도 좋았다.
식후 첫 프로그램인 천연 모기퇴치제 만들기
참가자들의 설문 후기는 한마디로 짱이이었다고 했다.
더욱이 직접 만드는 것이라 ...
진우도로 가기 전 휴식시간 아이들의 천진스러움이 진우도를 배경으로 빛 난다.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 한 진우도 체험프로그램 두 대의 선박에 구명조끼를 입고
선박 운행은 마을주민들이 돌아가며 수고 했다. 물살을 가르며 날듯이, 하지만 거리가 너무 짧아 아쉬워 했다.그리고 아무도 밟지 않은 천연의 해안, 엽랑게들이 토해놓은 모래구슬(경단)이 해안을 장식하고 있다.
그리고 펼쳐진 띠 밭
갯벌체험팀은 두 모둠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약간의 오락을 통해 분위기를 돋구고 난 뒤
갯벌체험에 따른 주의사항과 기본적 이해를 들려주고
발딛기 미안한 갯벌로 향해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진우도 갯벌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종의 특징과 기능에 대해...
진우도, 서낙동강 하구의 모래섬으로 다른 모래 사주와는 다른 복합적인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 학술적 가치도 높을 뿐 아니라 습지교육장소로도 이름난 곳이다. 북쪽갯벌에는 겨울이면 매, 물수리를 비롯하여 검은머리갈매기가 집단 서식한다.
비뚤이 고둥들이 먹이 활동 중이다. 갯벌의 청소부다
쏙붙이
북쪽해안에 널렸던 길게들은 퇴적입자의 변화로 그 밀도가 줄었다.
갈대 밭에서 흔히 만나는 어두운 청록색의 방게
Helice tridens (De Haan, 1835)
기수역 상한선까지 제한적으로 서식하며 보통 제방이나 갈밭에 산다, 양 집게다리는 대칭이며, 수컷의 집게다리가 암컷에 비해 크고 억세다. 제1·2 걷는다리의 발목마디 끝과 앞마디 앞면에 짧은 털이 촘촘히 난다. 눈 아래 두둑에는 수컷은 10∼19개, 암컷은 약 20개의 사각형 알갱이가 늘어서는데, 수컷은 이 알갱이와 집게다리의 긴마디 안쪽 끝에 있는 줄선을 비벼 소리를 낸다. 식용이 가능한 게로 조림이나 볶음을 해먹는다,
넓적콩게들도 간만에 만났다, 번식철이 되면 앙증맞은 양 집게발을 들었다 올렸다 한다. 영역과시이기도 하고 짝을 부르는 춤이기도 한데 그 동작이 일제히 이루어 진다. 거디다 여름이 가까와 올 수록 껍질이 비취빛으로 변하는데 그 빛깔이 햇볓에 반사될 때 인상적이다.
진우도가 한동안 사람의 출입이 없없던 지난 몇 년을 지나며 갈대밭이 확장됐다. 안에는 밀려온 해양폐기물이 집적해 있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일대 생물에게는 집이고 은신처 역할을 한다.
가덕 연대봉과 강금봉이 보인다. 나 역시 이 장면을 못 몬지 꽤나 된듯하다.
세스랑게인지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이들은 늘 초롱한 눈망울로 신기해 한다.
진우도(眞友島) 고아원 터다. 1955년 2월22일 동아일보는 이렇게 쓰고 있다. '孤兒들의 樂天地, 미군이 진우도에 건설' 이란 제목으로 "가득도에서 일키로 지점에 있는 무니의 고도 진우도에 6.25 사변 이래 서울 향린원(香隣園)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번 유엔 군이 철수 함에 따라 그들의 기념사업으로 이 섬에 우리나라 최대 고아원을 건설하려고 이미 지난 2월 초 순경부터 공사에 착수하였는데 이 공사는 3월말까지 준공될 것이라고 한다. 이 진우도에에는 현재 350며의 고아들만이 수용되고 있는데 미군측에서는 동 공사에 소요될 4만5천불과 목재 3십만 보트필트 세멘트 5천2십포대, 석회 2천 가마니를 수송 도중에 있다. 그런데 이로써 오십평의 건물을 가진 12동의 건물이 건축되어 이 섬은 문자 그대로 고아들의 나천지가 될 것이라고 한다. " 같은 해 8월21일 경향신문은 '고아의 낙원, 진우도'라는 제목으로 보다 자세한 내용을 전한다.
작은 제목으로는 '자주자활을 지향', 동란의 상처 잊고 갱생(更生)하는 273명, 완비된 민주주의 형태'를 달고 있다.
기사 전문을 옮겨 본다. " 수많은 전쟁 고아들이 가두에서 방황하는 가 하면 지난날의 불우를 깨끗이 잊어버리고 오로지 내일을 위해 씩씩히 자라가는 '고아'들이 있다. 그곳은 진우도. 진우도야 말로 아동들의 천국이요, 불우한 아동들의 낙원이다. 작금의 진우도와 그들의 생활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진우도란 이름이 생겨난지도 벌써 오년... 본시 초원 황무지였떤 이 조그만 무인도를 6.25 사변 후 피난 내려온 향린원(서울)고아들이 처음으로 천막을 치고살기 시작하여 '진우도'라 이름지었다. 지금은 버젓한 근대식 건물이 들어서고 다시없는 그들만의 영토인 이 섬은 '진우도 兒童民主市로서 지상의 어린이 낙원처럼 나날이 자라나고 있다.
* 가덕도=경남 창원군 천가면 땃거리(訥次里)에서 마삼ㄴ부산간의 해로를 끼고 동북쪽으로 500m 떨어져 있는 전면적 육십정보의 이 고도에 4284년 5월7일 방수원(方洙源52세)원장이 인솔하는 전쟁고아 삼십명이 처음으로 천막 하나를 치고 입주 했던 것이다. 가난한 가운데서도 보건행상을 꾀하여 그해 8월에 백여명으로 증원된 아이들은 제1회 오림픽대회를 개최하고 작년도 제4회대회까지 치렀다.
* '진우도아동민주시'라는 하나의 自治市의 조직을 보면 시장, 의회, 경찰국, 산업국, 재무국, 사회국, 병원 등의 기구까지 있어 민주주적인 한 국가 조직과 같다. 현재 인구는 최하 6세부터 최고 18세까지의 284명(그 중 여아25명)의 고아들이다. 이 섬의 행정 장관인 시장은 2개월 마다 한번씩 개선을 하고 18명의 시의원을 선거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 시의회는 개최되고 무든 운영상황을 이 의회에서 토의 결정한다, 경찰국에서는 25명의 경찰관을 두어 범죄를 취체하고 싸움을 말리고 위생검사를 시행하는 가 하면 산업국으로 하여금 산업을 발달케하고 재무국에서는 자기들끼리 통용하는 화폐를 발행(현재 발형고 십만환)하고 있는 것이다.
* 그런데 이 화폐는 '아동은행'을 통하여 드나드는데 중노동자에게는 한 시간 10환, 경노동자에게는 5환이란 임금을 지불하고 이 돈으로 그들은 점심과 의복값을 치루고있다. 노동하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사회국에서 구호금을 지불하고도 있다. 재무국에 화폐가 결핍할 때는 복표(福票)를 발행한다고도 한다.
* 이 화폐란 이들 고아들에게는 자기 소유감을 강화시키고 남에게 얻어 먹는 의존심을 없애고 자기를 위하는 근로정신을 환기시키는데 큰 의의가 있는 것이다. 또한 법원이 있어 재판관을 두고 범죄를 재판하는가 하면 재판시에는 변호인까지 등장하여ㅑ 변호도 하는 등 축소된 하나의 완전한 사회형태를 갖추고 있다. 교육과정으로는 훌륭한 국민학교가 있어 손색없는 교육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 농사에 있어서는 현재 소채원 2천5백평. 금년 가을에는 5천평의 밀 소맥(小麥)을 갈려하고 있으며 가축에는 닭 4백수 소6두, 말 1필, 토끼돼지10마리 등을 기르고 있다. 어업으로는 섬주위의 모래사장에서 무진장으로 재취되는 조개가 있는데 과거에는 이 조개를 부식으로 하고있었으나 앞으로는 어망을 구득하여 어획까지 연구하고 있다 한다.
* 이들의 희망의 보금자리인 진우도는 어제도 오늘듯 이렇듯 어린이의 호홉과 더불어 자고 깨고 있다. 일찌기 이들도 누구에게나 못지않는 어머니와 그리고 어버지의 품안에서 고이 자라나고 있었으나 동란이란 민족의 운명이 그들 연약한 어린이들을 천애(天涯)의 비운 속에 몰아쳐 버리고...누구하나 거들떠 보지 않는 거칠어진 세파를 헤쳐나가기에는 너무나 벅찬, 외로운 街路에서 그들은 가냘픈 생명을 이어나가려고 떨고 울다가 이렇듯 한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다.
* 누구의 사정을 들은들 딱하지 않은 아이가 없으려니와 이들은 이제 지나간 과거의 역사는 잊어버리고 오직 오늘의 과정에서 내일의 벅찬 희망을 꿈구며 이와같은 이들만이 맛 볼 수 있는 사회를 낙원으로 삼고 줄달음치고 있는 것이다. 처오고 처가는 파도소리! 그곳은 이곳 이동들의 자장가다. (마산지사 강치영기자)
건물은 동쪽을 향해 'ㄷ'형태로 지어졌으나 1959년 9월17일 몰아친 사라호 태풍과 이후 방문객의 실화로 불타고 사라져 중앙부 건물만 남아있다. 이후 1959년 9월24일 동아일보는 태풍이 몰아친 진우도 사정을 단신으로 전하고 있다. '백여 아동 구출, 진우도에 태풍' 이곳 명지 지서 근무 정무영, 손재현 두 순경은 지난 17일 '태풍예보'와 '추석선물'을 전달차 관하 앞 바다에 있는 진우도의 고아원에 왔다가 때마침 태풍이 뒤덮쳐 몸둘 곳을 몰라 아우성치는 고아 1백3십 영명을 기민한 지휘로 구출하였다고 하여 관계관 뿐만이 아니라 일반민의 많은 칭송을 받고 있다" 라고 전하고 있다.
얼마간의 사상자도 있었던 모양이다. 이후 진우원은 경남 진영 신용리로 이전한 다음 1972년 사회복지법인으로 설립 허가를 받았고 2002년 진우아동종합복지관으로 거듭났다. 한편 지난 2007년 여름에는 부산의 모대안학교 학생셋과 인솔교사 1명이 생태탐사 도중에 파도에 휩쓸려 사망하는 일이 있기도 했다. 이후 섬은 다시 사람의 출입이 끊긴 곳으로 변했다. 오솔길은 식물들이 뒤덮어 버렸다. 아카시가 확산중이며, 진우원 마당에 있던 등나무는 소나무를 감고 올라 고사 직전이다. 사람의 간섭이 사라진 진우도는 재편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불씨가 도사리고 있다. 인근 눌차 분교를 임대한 업자가 청소년 수련원을 준비하면서 승마교실을 주 프로그램으로 하면서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진우도 지주연합회가 연결되면서 모양새가 이상한 꼴이 되고 있다. 언론의 보도와 주민들의 강력한 항의로 풀어 논 말은 다시 뭍으로 옮겨지긴 했으나, 말이 섬에 머물던 기간 동안 배설한 말똥이 방문자의 눈살을 찌부리게 만들었다. 시간이 흐르면 지워질 흔적이긴 하지만 진우도의 미래가 갑갑해져 온다, 이 건에 대해선 별도로 소개할 예정이다.
아무튼 진우원 마당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참가자들은 도둑게를 보기 위해 옛 축사로 이동했다.
도둑게는 포항 이남 동해와 남해, 서해 전 해역에 분포하며, 해안에 가까운 습지, 방축 돌 밑 또는 논밭에 구멍을 파고산다. 갑각의 앞부분은 붉은색 또는 옅은 갈색이고 집게다리는 선홍색이며 손가락은 황색 또는 흰색이다. 주 포란기는 7∼8월이며, 8∼9월 상순의 만월이나 신월 때 포란 암컷이 집단으로 해안으로 내려와 부화하는 유생들을 바닷물에 털어 넣는다. 유생은 5기의 조에아단계를 거치며, 최대 갑각나비는 40mm 정도이다. 도둑게란 이름의 유래는 부엌에 들어가서 음식물을 훔쳐 먹는다 해서 생겼다. 진우도는 국내 최대 도둑게 서식지로 웃지못할 일도 있었다. 지난 2008년 7월 문화재보호구역인 진우도에서 도둑게를 잡아 마리당 5천원에 팔 요량으로 채집하던 하 모씨가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이 일은 방송을 통해 전국에 알려지기도 했는데, 요즘도 성체 한쌍에 30,000원으로 분양하는 카페 광고를 곧잘 접한다. 뭐든지 잘 먹는 잡식성으로 사료값이 안들 뿐 아니라, 교육용으로 좋다며 홍보하고 있다. 마치 애완견처럼 ... 씁쓸한 노룻이다.
참가자들은 채집한 게들을 현장에서 돌려보내준 다음 다음 공간으로 이동한다. 진우도 남쪽 해안사주와 생물상을 보기 위해서다. 이 모래 언덕을 넘기 위해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저 언덕 넘어에 어떤 풍경이 있을까 라고 상상하게 한뒤
맨발에 눈을 감고 미리 설치해 둔 밧줄을 잡고 천천이 걷는다. 콧구멍과 귓구멍을 최대한 열어 두고 ...
그리고선 만나게 되는 남쪽해안의 절경과 확 트인 바다는 참가자 누구라도 감탄사를 내뱉는 곳이다, 아
그리고 아무도 없는 이 모래 사주
부모들은 간만에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진우도 남쪽해안은 수제부로부터 서식생물이 달리 분포 한다, 앞쪽 진곳은 염랑게들이 중간부는 달랑게가 그리고 염생식물들이 있는 초지쪽으로는 환경부멸종위기 2급 보호종인 표범장지뱀을 비롯하여 길앞잡이, 방아깨비, 잠자리 등의 곤충들이 서식한다. 최근 맹꽁이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달랑게 구멍이다. 구멍을 판지 얼마 되지 않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전수한 비법, 마른모래를 한웅큼 가져다 구멍속으로 넣는다. 그러면 젖은모래속의 달랑게집이 마른모래가 들어감으로 인해 달랑게는 위에서 마른 모래가 누르는 압에 의해 움직일수 없는 상태가 되는데, 이때 구멍을 중심으로 두뼘 정도의 원을 그리고 파내려간다. 마른모래가 달랑게의 집 형태를 읽게 한다. 'L' 자 모양의 달랑게 집은 깊이가 50cm~1m정도까지 된다. 시범적으로 달랑게를 잡아내니 모두들 구멍 하나씩 차지하고 마른 모래를 붓기 시작했다.
이윽고 여기저기서 잡았다며 환호성을 지르며 날리기 아니다. 하긴 이런 재미가 갯벌체험을 맛나게 한다. 물론 충분히 관찰 한 다음에는 돌려보내준다.
그렇게 체험을 마치고 정거마을로 가는 길, 저녁 프로그램인 문패만들기에 쓰일 조가비들을 몇 개씩 주워간다. 남족해안의 패류들을 알아보기 위한 종다양성 확인 프로그램도 있다. 1인당 10개씩 서로 다른 조개껍질을 주워 오라고 한뒤 채집한 조개껍데기를 종류별로 나열하고 그 중에 중복되는 수가 많은 종이 이 바다사가의 우점종이란 것을 알게 한다.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다보니 저물녁이다.
방문자들의 발자국은 파도가 오가며 시나브로 지워졌다. 가져 온 것은 눈에 담아 온 진우도의 보물들이다. 그 조차도 안타깝다면 작은 디카 하나 마련할 일이다.
귀항하는 뱃전, 부자가 신이 났다.
밥맛이 꿀맛이다.
숭어튀김이다. 맛이 그만이다.
식후 주경덕 개발위원장이 갯가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물때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눌차의 특산물인 굴 이야기를 들려 준다. 마을로 오면서 보았던 산처럼 싸인 조기비들의 정체와 궁금증이 이때 밝혀진다. 눌차는 남해안 굴양식에 필요한 종패를 생산하는 곳이고, 바닷가에 촘촘히 들어선 목책은 굴 종패를 키우는 인큐베이트라고 ... 그제사 고개를 주억거리는 참가자들
참가자들이 본격 문패 만들기에 들었다.
다양한 형태의 문패는 참가자들의 마음을 담았다.
두개를 만드는데 하나는 집에 가져가고 하나는 머물렀던 댁(민박)에 줄 것이다.
정성이 보통이 아니다.
만드는 중간 중간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칠판에 자연스럽게 개진하도록 했다.
밤이 깊어 간다. 마을 뒷산인 국수봉에서 소쩍새가 간간이 울고 도회의 불빛이 물결에 어린다.
그 사이 부녀회원들이 참가자들이 미리 주문한 회를 썰고 있다.
아이들은 잠들었고 어른들은 주민들과 어울려 회를 를 안주 삼아 교류회를 가졌다. 정거마을은 호남지방 출신들이 제법 산다. 광주.전남에서 온 참가자들과 고향이야기가 절로 나와 족보를 따지기도 하면서 금새 가까워졌다. 내일이면 떠난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하강삼.현일 부자(광주시청 근무)는 부녀회 아짐들과 한컷 담는다. 갯가의 바람이 썬타.
원형의 섬과 닻걸이마을 -어느 광주 참가자가 걷고싶은부산에 올린 글
술과 담배를 한번쯤 안해 본 고딩이 어디에 있을까?
우리가 자랄 적에는 그랬다. 꼭지에 피도 안마른 초딩들이 눈 내린 논두렁에 오손도손 둘러앉아 어른들이 피우다 만 꽁초를 주워서 멋지게 빨아보곤 했었다.
담배연기로 허공에 구름과자를 지어내는 이들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껌을 딱딱 소리를 내거나 풍선을 만들어 보이는 이들보다 더 멋져보였다.
요즘은 모르겠지만 그 때는 시골아이들이 중딩 쯤 되면 누구를 막론하고 담배를 피워댔고, 고딩이라면 막걸리에 취해 고성방가를 하면서 어른이 되었다는 뿌듯함을 느꼈다.
눌차도 닻걸이마을에 도착한 첫날 새벽에 유럽축구 챔스리그 결승전이 열렸다. 첼시와 뮌헨이 맞붙었다. 고딩 2학년인 그는 축구라면 아예 사족을 못쓴다.개발위원장님 댁을 빌려 잠을 자던 날, 고딩은 밤새워 축구볼 요량만 했다.
애비가 요놈이 공부에도 그런 열정을 가졌으면 하는 잠깐의 망상을 안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아뿔사, 고딩이 술을 마다하랴 ㅎㅎ^^
옆에 계신 어른들의 다정한 권유도 한 몫을 했으리라.
고딩은 술에 취에 유럽축구 챔스리그 결승을 보지 못하고 그만 잠이 들었다.
다음날 생태탐방과 체험을 하면서 고딩은 수시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비는 눈치를 슬슬 보기도 했고 가끔씩 둘은 신경전을 벌였다.
가덕도 가는 길이다. 버스에 오르자마자 달걀이 나온다.
덥석 물었더니 달콤하다. 어떻게 삶은거야? 물어본다 해 놓고 잊어버렸다. 바로 이어서 따끈한 백설기. 떡보인 그에게 백설기는 어느 진수성찬보다 좋다.
섬진강휴게소. 창원 마산을 거치고 나서 들어선 곳이 드디어 분주한 선착장.
외눌마을 선착장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것은 발길 닿는 곳마다 집채처럼 쌓여 있는 굴껍질더미.
그걸 바다에 넣으면 굴(포자=새끼)이 자연적으로 붙어서 자라난단다.
그리고 나서 보이는 것이 거가대교와 바다에 촘촘히 얽혀 들어서 있는 굴양식장.
넘어간다 넘어간다, 에헤라디야 넘어간다.
이 다리를 건너가면 외눌마을이 나온다.
외눌마을 당산나무는 이팝나무가 아닐쏘냐.
이팝나무 두 그루가 뭉게뭉게 꽃피웠다.
넘어가자 넘어가자 이 언덕을 넘어가자.
승마연습장으로 변한 눌차초교에서 코를 막고
목넘이마을(항월)을 지나 닻걸이마을(정거)마을로 들어가자.
그가 찾아간 곳은 가덕도였는데 막상 다다른 곳은 가덕도가 아닌 눌차도였다. '더덕이 많이 난다'는 섬이 아니라 '땅세가 완만하여 누워 있는 모습'의 섬이다. 가덕도 그물 안에 갇힌 눌차도는 이제 가덕도에서 벗어나 제이름을 되찾아야 한다.
부산에서 가장 큰 섬 가덕도 발치에 놓여 있는 원형의 섬이 바로 눌차도이다. 외떨어진 만큼 깨끗하고 인심이 좋으며 인정이 후덕한 섬.
낙동강에서 밀려 내려온 사주에 의해 형성된 육지와 연결된 섬 육계도이다.
닻걸이(정거)마을회관이 광주에서 온 손들의 보금자리다.
아들하고 같이 온 그에게는 개발위원장님 댁에 별도의 VIP룸이 배정되었다.
점심을 먹을 때는 바다가 만들어 낸 맛깔스런 음식 덕분에 밥보가 되었다. 이제야 때가 타지 않은 원형의 섬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배가 부르니 모기도 귀찮다.
앞에 보이는 섬에 가기로 했는데 모기가 많단다.
팔뚝에 시커먼 털이 북실북실한 총각선생님이 천연원료를 이용해 모기퇴치약 만드는 법을 알려주셨다. 애들이 좋아하는 것은 어른들에게는 더욱 재미있는 거구나. 체면이란 것은 대체 언놈이 만들어 놓은 거야?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것이다.
날이면 날마다 토사가 내려와 여러 섬들이 새롭게 생겨난단다.
눌차도 발치 아래 낙동강이 만들어 낸 섬은 지금도 계속 커져간다.
낙동강 모래톱으로 태어난 지 100년 밖에 안 됐지만 낙동강 하구에서는 어른이시다.
그 섬에 애 어른 합해 30여 명의 사람들이 배를 타고 들어간다.
이쁜 부산 아지매 둘이 그만큼 밝고 상냥한 말투로 우리를 이끈다.
그 섬은 북쪽은 갯벌이고 남쪽은 모래사장이다.
북쪽은 낙동강과 접해 있고 남쪽은 태평양과 접해 있기 때문이다.
손으로 모래땅을 파내려갔더니 새조개와 이름 모를 큰 조개들이 잇따라 나온다.
저녁에 술안주로 하겠다며 딸처럼 어여쁜 대학생이 챙겨들었다.
이 섬에도 한때 사람이 살고 있었다.
1959년 추석 전날 사라호 태풍이 온 나라를 휩쓸었을 때 '진우원'에는 6.25 전쟁고아들이 자치구를 이뤄 살고 있었다.
사람들을 집어삼킨 사라호는 부모 없는 아이들이라고 인정을 베풀지 않았다.
아이들은 파도에 휩쓸려 바다 속으로 사라져 돌아오지 않았다.
참변 이후 진우원은 뭍으로 옮겨갔고 대신 잡초 무성한 시멘트 건물과 '진우도'라는 이름을 남겼다. 마당에 사람 키 몇 배 높이에 이르는 향나무도 함께 남겼다.
달랑게 엽낭게 도둑게와 띠풀·갈대·억새 군락과 소나무 숲도 남아있다. 멸종위기 종인 표범장지뱀, 장지뱀, 줄장지뱀이 있고 최근에는 맹꽁이까지 발견되었다.
헐, 남겨진 것이 또 있다. 조심하시라. 군데군데 말똥이 퍼질러져 있다. 눌차초등학교에서 말 기르는 사람이 말 두 마리를 가져와 이곳에 방사시켰단다. 쫒겨간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똥이 마르지 않았다.
진우도를 낙동강하구 람사르 습지보호지역에 포함시키자는 얘기에 공감이 간다.
개발위원장님 잘 생기셨다고 여성회원들이 이구동성이다.
닻거리마을로 되돌아올 때 물보라를 일으키며 행계섬을 향해 달리면서 청량하고 세찬 바닷바람을 한참 동안이나 맛보게 해주신 것에 보답...
좀만 더 가면 대마도가 나온다는데 그냥 달려보시지...
늙으면 밥심으로 산다고 했다. 저녁을 양껏 먹었다.
물감을 이용해 그림을 그려 넣은 문패를 만들었는데 걸어놓고 보니 예쁘다.
닻걸이마을에서 알아낸 두 가지 진실.
1. 부산에는 행계섬이 있다.
통장님 저기 아득히 보이는 섬 2개 있죠. 이름이 뭐죠?
행계섬 아입니까?
아 행개섬요.
아니 행계섬이라니까요.
네 알겠습니다. 행계섬요
아참 행계섬이라니깐요. 행 동생할 때 행계섬요.
2.생선회는 아구지가 터지도록 입안에 밀어 넣는 것이다.
처음에는 한점씩 음미하다가 그곳에서 사는 분들을 따라 볼이 터지도록 밀어 넣었다.
바닷가의 일출은 어디서나 장관이다.
아침 5시에 일어나 국수봉에 오르는데 동이 터 오르는 모습에 가슴이 뛴다.
개똥도 약에 쓸라고 보면 없더라고 사진을 찍으려했더니 휴대폰 배터리가 꽝이다. 눌차도에 오시거든 국수봉을 막 올라서기 시작할 즈음에 일출을 보시라. 가덕도의 국수봉이 아니라 눌차도에도 국수봉이 있다.
눌차도 국수봉 근처에는 요즘 보기 힘든 성황당(사당)이 있다. 그 이름은 국사당이다.
시원한 조개탕과 고등어조기(맛은 고등어, 생긴 것은 조기)로 아침을 먹고나서 눌차도 생태탐방이 시작된다.
눌차도와 가덕도를 잇는 도로를 따라 걸었다. 짱뚱이가 모두 숨어 버렸다. 눌차도와 가거도에는 습지가 발달되었다.
습지는 다양한 생물이 살고 원시적인 삶이 유지되는 곳이다.
습지는 자연적인 오염물질 정화 기능도 있어 인간을 위해 소중한 곳이다. 논사이의 둠벙에는 무당개구리가 있고 풀 잎위에는 청개구리가 보인다.
최근에 부산을 대표하는 갈맷길이 개설돼 길 걷기 코스의 출발지이자 종착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눌차도와 진우도에서 시작돼 부산을 한바퀴 빙도는 해안둘레길이 만들어지고 있다.
200킬로미터에 이르는 아름다운 길을 함께 걷는 날이 올 것이다.
자전거로 달리며 또 그 얼마나 상쾌하리.
‘걷고 싶은 부산’의 이성근 사무처장님과 함께 해 주신 선남선녀 두 분께 감사드린다.
광주사람들을 초대주신 정거마을 통장님은 아주 멋쟁이시다.
이웃마을 고향 누님이 그곳에 살고 계셨다. 개발위원장님의 손은 정말 두툼하시다.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의장님은 무척 소박하시다.
여행을 함께 해주신 분들, 따뜻한 마음으로 우리를 맞아주신 닻걸이 마을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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