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 소리에 눈을 뜨니 먼동이 터 온다. 날씨부터 챙겼다.
다행 햇살이 바다에 깔렸다.
아침은 뷔폐식으로 준다. 양껏 먹었다.
이 지역의 특산물인 사쿠라지마 무다. 무게가 30㎏에 달하는 것도 있는데, 일본에선 못생긴 여자에게 “사쿠라지마 무 같다”고 농을 하기도 한다. 내눈길을 끈 것은 무우보다 꽃이었다. 벌써
국기 개양대에 내걸린 태극기, 우리의 방문이 있기도 했지만 여기 백수관은 한국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자 또 걸어야지
늘 그렇지만 부지른을 떨어도 일정과 시간에 쫒겨 완주한 적이 없다. 중간중간 도로는 버스를 타고 이동했고, 마지막날은 신칸센 시간을 맞추느라 JR히가시 가이몬 역 밖에 가지 못했다.
코스안내
JR니시오야마역(JR西大山駅)→나가사키바나 등대(長崎鼻灯台5.8km)→나가사키바나곶(長崎鼻)→나가사키바나해안(長崎鼻海岸)→소나무숲(松林9.4km)→레져센터 카이몬(レジャーセンターかいもん11.3km)→가와지리 해안(川尻海岸)→가와지리 어항(川尻漁港12.5km)→가이몬 산록 허브원( 開聞山麓香料園13.8km)→ JR히가시가이몬역(JR東開聞駅15.9km)→가가미이케(鏡池17.4km)→히라키키신사(枚聞神社9.0km)→JR가이몬역(JR開聞駅20.4km)
JR니시오야마( 西大山駅 )역 이다. 일본 철도 마니아에게는 성지같은 곳이다. 단선철로에 플랫폼 하나 서 있는 무인역이지만 최남단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을 불러 들이고 있다. 여기서 일본의 북쪽 끝 북해도까지 기차 여행이 가능하다. 문득 우리는 언제 신의주며 두만강까지 가보나, 사방 팔방 직선거리 4~500km면 바다에 막히고 휴전선에 막혀 더는 갈 수 없는 현실이다. 일본에서 느낀 또 하나의 부러움이다.
모두가 기념사진이다. 기념(記念)이라 ? 요즘은 인증(認證)샷 이라고 하는데 사전적 의미로는 둘 다 부적절한 것 같다. 그럼 뭐라 해냐 하나 ? 아무튼 JR니시오야마역은 북위31도 11분에 위치한 일본 최남단 역이다. 역 주변에는 행운의 종을 비롯하여 행복을 전하는 노란 우체통이 있다. 지인들과 가족에게 편지를 보낼려고 편지지와 봉투를 준비해 갔건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 특히 간만의 외국 나들이라고 거마비를 후원했던 지인들에게는 그 고마움을 전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일본와서 그들의 존재를 다시금 생각했다. 한결같이 내 곁에 있어 준 그들이 있음으로 해서 나는 행복하다.
역 뒷편 가이몬다케 (開聞岳)는 이브스키 어디를 가나 시야에 들어오는 산이다. 배경삼아 일본정부관광국 서울사무소 최병길 부소장, 문찬일 남해바래길 국장, 허영선 제주일보 논설위원, 백수관 사장,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서순애 제주올레지기와 한 컷 했다.
흙빛이 기름져 보인다. 뭘 심어도 잘 자랄 것만 같은 저 들에 봄이 성큼 와 있었다.
가이몬다케가 가장 잘 보이는 나가사키바나(長崎島)로 이동하는 길, 여기서도 솔개들이 하늘을 맴돌았다.
나가사키바나(長崎島) 는 사츠마반도 끝에 있다. 우리로 치면 해남 땅끝 정도 되겠다. 나가사키바나란 이름은 사람의 코 처럼 튀어 나와 있어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활처럼 휘어진 검은 해안에 바다거북들이 알을 낳기 위해 찾는다.
등대에서 나가사키바나 해안(長崎鼻海岸)을 약 2.5km 따라 걷다 소나무 숲으로 이동하기 위해 방향을 꺽는다. 가는 길에 번행초를 뜯어 먹으며 이런 저런 이바구를 나누었다. 군산 구불길 홍강석 국장이 시익 웃음을 흘린다.
간식거리를 준비한 지역민들, 참에 담배도 한대 피고 여기저기 인텨뷰도 이루어졌다. 서일본 신문 永松英一郞 기자가 물었다. 큐슈 올레를 비롯하여 이브즈키 올레가 경쟁력과 가능성이 있으냐 ? 있다 고 답했다. 첫째는 호기심, 둘째는 온화한 기후, 셋째는 무리없이 조성된 코스, 네째, 걷고 난 다음의 휴식의 과정이 한국과는 또 다른 차이다. 무엇보다 가까운 외국이지 않는가. 제주 가는 비용이나 이곳에 오는 비용상 차이가 얼마 없다. 문제는 서명숙 이사장이 말했듯 한국관광객이란 파이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일본 자국민이 치유받는 길로서 자래매김 됐으면 한다 대강 그런 이야기였다.
가와지리해안(川尻海岸)으로 가기 위해 마을 내 들길을 기로 지른다.
부산에서는 5월이 되어야 볼 수 있는 장딸기가 여기선 하마 피었다.
도로이용을 이용하지 않고 굳이 들길을 냈다.
어디를 가나 농부는 부지른하다.
원래 송림길은 없었는 듯 하다. 올레팀이 찾아낸 것 같다.
참가자 모두가 만족했던 길이다.
송림이 끝나는 지점에서 만난 현지 주민, 갯머위를 채취하고 있었다. 식용은 안되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먹냐니까 겉껍질을 벗겨낸 줄기를 삶아 간장에 조려 먹는다고 했든가. 새로운 발견이었다.
송림이 끝난 다음 마을 입구로 들어서 해안으로 내려 선다.
벌노랑이 노란 빛 고와 담아 보았다.
이도제에 앉아 있는 솔개들, 무려 스물 네마리가 있었다. 낙동강 하구 다대포가 떠 올랐다.
기아와지리 해안이다.
일본 100대 명산의 하나인 가이몬다케가 후지산처럼 우뚝하다.
마을 골목길에서 인사를 나눈 노인
소담한 가와지리항의 전경,
쪽문을 통해 하천길 옆으로 빠져나가면 가이몬 산록 허브원으로 가는 길이다.
왜광대수염인듯 한데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5~6월에 볼 수 있는데, 주변에는 동백도 한창이었다. 이 뒤죽박죽을 뭐라고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 풍경은 정말 제주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히라키키 신사(枚聞神社) 입구 , 제주 올레 서명숙 이사장이 이쁘다고 그렇게 자랑했던 곳이다.
신사 입구에서 마음과 몸을 깨끗히 하기 위해서 치루는 의식, 물을 한 바가지 떠서 반은 손을 씻고 반은 바기지를 씻어 다음 사람을 배려한다.
백일을 맞아 신사에 온 아기, 할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이 아이의 미래가 평화롭기를
신사를 벗어나면 JR 가이몬역(開聞駅)으로 향한다.
신사에서 해마다 개최되는 축제, 뭔 축제인지는 모르겠다. 허나 1300년이란 숫자로 보아 그 역사성을 짐작할 뿐이다.
가이몬역에는 유채꽃이 만발했다. 이 역시 제주 보다 빨랐다. 문득 그런생각을 했다. 미치게 빨리 봄이 보고싶으면 가고시마 이브스키로 가라!
이브스키 올레는 여기가 종점이다. 20.4km
그 마지막 장면을 큐슈 관광협회 회장과 같이 했다.
가이몬다케를 뒤로 하고 신칸센을 타러 간다.
다시 빗방울이 든다.
마지막 점심 가고시마 흑돼지 덮밥
신칸센을 타고 하카타까지는 1시간 반이 걸렸다. 스쳐지나는 역이 낮익었다. 예컨데 이즈미역이라든지 미나마따역은 내 지난 시절 활동과도 연관이 많았던 지역이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저녁겸 오뎅우동 한그릇 (7백엔)으로 4박5일의 큐슈올레를 마감한다. 기회를 제공한 제주 및 큐슈 각 지역 올레와 큐슈 관광연맹에 감사드린다.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스미마센 / 좃또마떼 구다시이 / 고레와 난데스까/ 이꾸라데스까 /와다시노 나마에와 ~ 데스 따위의 표현도 가방 속에 집어 넣었다.
김해공항 가방을 찾느라 기다리고 섰는데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골프 가방들, 이런 가방이 여행 베낭으로 대체되길 희망해 본다.
집이다. 아직은 이땅은 춘삼월 봄 품은 겨울이었다. 벗었던 내복을 다시 껴 입어야 하나?
후기: 일주일이 경과 했다. 내가 모르는 내용을 언론쪽에서는 꺼집어 낼거란 막연한 기다림 끝에 중앙일보 (3월9일)손민호 기자의 기사를 보았다. 일단 그가 쓴 글에 공감한다. "...지난해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여행 기사는 쓸 수 없었다. 2만 명 가까운 사상자가 난 사건도 참혹했지만, 솔직히 방사능 공포는 지금도 떨치기 어렵다....누가 뭐래도 규슈올레는 한국 시장을 회복하려는 일본의 생존 전략이다. 규슈에 올레를 내자고 먼저 제안한 곳도 규슈관광추진기구다. 규슈올레 4개 코스는 모두 지역 공무원이 두 발로 걸어 닦은 길이다. 그러니까 규슈 정부가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정부도 못하고 대기업도 못한 일을 제주올레가 거둔 것이다.
규슈 측은 일정 마지막 날 숙소로 가고시마의 료칸 하쿠이스칸(白水館) 별궁을 내줬다. 하쿠이스칸 별궁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일본 고이즈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바로 그 장소다. 그 밤 우리 일행은 국가 수반에 준하는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일본의 절박한 처지가 눈에 밟혀 마냥 편하지는 않았다. 그건 그렇고, 일본은 어떻게 한국에서 길을 수입해 자기네 관광상품으로 만들 생각을 했을까. 모방에서 시작해 끝내 세계시장을 석권한 일본인의 근성을 현장에서 목격한 것 같아 서늘했다." 라고 했다.
그 근성까지 몰라도 나 역시 탐방 내내 드러내지 못한 심경이 있다면 후쿠시마 핵 문제였다. 지진이 많은 사상자를 내긴 했지만 알려진 대로 일본의 지진은 흔한 일이다. 고베를 비롯한 크고 작은 지진이 있었지만 그들은 또 일어서곤 했다. 문제는 후쿠시마였다. 지금 일본은 핵 전환기에 있다. 체류기간 내내 일본의 방송은 일년 전 이 맘때의 재앙과 오늘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럼에도 우리의 화제는 길과 그들의 자연이 연출한 풍광과 삶에 초점을 모았다. 그게 편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제 큐슈올레는 열였다. 그 길이 평화롭기를 희망한다. 핵 앞에서는 어디를 가나 불안하다.
My Heart Bleeds Blue ,, Deborah Cole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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