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일찍 눈을 떳다. 먼동 틀 무렵부터 약 한시간 정도를 명상하듯 보냈다. 사실 해안쪽으로 창이 달린 방에서 혼자 자다 보니 온 밤내 파도가 귓전에 촐싹거렸다. 지형탓이리라. 밀려 오는 파도의 주기가 너무 짧았다. 아무튼 걷고싶은부산이며 갈맷길, 정거마을 그리고 나 자신의 처신 등 이것 저것 생각이 많았던 새벽이다.
제일 먼저 산책에 나섰다.
어제 낮에 본 마을의 모습과 이른 아침마을의 모습은 또 다르게 다가 왔다.
두릅이 많았다. 산에도 곳곳에 두릅 나무 천지였다. 모두가 군침을 흘렸다.
갯가의 밭에는 저런 불가사리도 거름이다,
일대는 연대도 패총터다. 연대도의 역사는 패총과 같이 한다. 이미6천년 전 신석기 시대부터다. 1987년 태풍 셀마가 지난간 다음 패총과 집단 묘역이 발견되었고 국립진주박물관에서 1988년·1992년까지 4차례걸쳐 발굴 조사를 했다고 한다. 그 위치는 섬의 동북쪽을 따라 ‘U’자형으로 펼쳐진 모습이며, 북쪽은 바닷가로 비스듬히 이어지고 동쪽은 가파른 언덕을 이룬다. 시대에 따라 바다의 높이가 달랐다고 한다.
패총은 7층으로 쌓은 흔적이 구분되며 아랫부분인 4층에서 7층은 신석기시대의 문화층이라고 한다. 주로 조개·검은흙·자갈과 토기들 무덤과 사람뼈들이 나왔으며, 신석기 시대 사람들의 체질과 생활상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준다. 윗부분인 2층과 3층에서는 조선·고려·삼국시대의 토기와 자기들이 나와 이 유적이 매우 다양한 문화층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특히 출토 유물 가운데 흑요석을 비롯한 융기문토기와 줄무늬토기 등이 나왔고 문일본 신석기시대 토기들도 있어 당시 일본과 우리 나라사이에 교류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고 한다. 학계에서는 부산 동삼동 패총과 상노대도 유적들과 함께 연구되어야 하는 유적으로 알려 져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어떤 흔적이나 설명도 없다. 센터 입구에 패총에 대한 짧막한 안내판이 다였다.
파랑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호안 석벽을 쌓았다. 다행히 경관적으로 큰 침훼는 없다.
이곳을 수달이 먹이터로 이용하나 보다. 배설 흔적을 몇 군데서 확인했다. 윤국장의 말로는 일대 물웅덩이에서 금개구리를 비롯 흑구렁이, 황구렁이를 자주 보인다고했든가 숲이 뛰어난 곳도 아니고, 마을 폐가등도 주변에는 보이지 않았는데 ... 문득 지난 여름 간이 식생조사를 했던 봉도가 떠올랐다.
이 바다도 해양폐기물로 몸살이다. 수거해 놓은 큰 덩어리의 폐어구들이 해안에 여러 개 있다.
폐어구나 스티로폴 외 생수병을 비롯 막걸리, 탄산 음료, 세제병이 해양 폐기물의 주범이다.
센터 뒷편 작은 사빈에도 예외없다.
그렇지만 수질과 투명도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물속이 훤히 드러다 보이는 이 바닷가에 제일 먼저 눈독을 들인 사람은 정거 주민이다. 문어를 봤다며 횟바리를 하자며 석유를 찼기도 했다.
그 당부표현이 적나라 하다. 문득 20년 전 낙동강 하구둑 근처 안내판이 떠 올랐다. 이곳에서 고기 굽지마시오. 뭐 하지 마시오 로 나가다 맨 마지막에 '섹스 하지 마시오'
늘푸른 덩굴식물 모람이 열매를 맺고 있다. 비슷한 종으로 잎의 길이가 적은 왕모람이 있다.
아침밥 반찬으로 나온 달래 무침, 향이 진했다.
식후 잠시 쉬면서
통양의제21 조갑자 바다해설사가 아침배를 이용해서 강의하러 왔다. 연대도 출입은 하루 두번 있는 정기노선을 이용하든가, 아니면 낚시배를 이용해야 한다. 그보단 인원이 어느 정도, 한 10명을 기준한다면 마을 어촌계 배를 이용하면 시간과 뱃삯이 떠 저렴할 수 있다. 1인 왕복 10,000원이다. 10분이면 도착한다.
숙련된 해설사의 면모를 풍기며, 나 많은 어르신들을 웃기게 하며 수업에 든다
날씨가 쌀쌀하지만 모두가 즐겁다.
장단을 못맞추고 헷갈리는 이철희 통장, 덕분에 파안대소하는 이가 있는 가 하면 허 참 저 친구 왜 저래 등 표정이 각양각색이다.
주민들을 인솔하여 나선 곳은 센터 뒷편 모래해안,아니 자갈도 있다.
밀려온 쓰레기며 생물 사체며 조게 껍집을 이용한 해설법을 전하는 중이다. 전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란이나 자세가 매우 좋다. 그렇게 강의를 마치고
다랭이꽃밭을 건나다 보고 귀가길에 오른다.
이 꽃밭이 이렇게 변한다. 봄이 오면 저 벤치에 앉아 꽃내음에 취할 일이다. 다랭이 꽃밭은 와 가지고 볼거리가 많아야 되고 이왕이면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 조성됐다. 물론 마을의 또 다른 즐거운 일거리이기도 하다. 누 좋고 매부 좋고다.
지금은 꽃샘추위가 가끔씩 앙탈을 부리듯 옷깃을 여미는 날씨지만 조만간 연대도의 봄은 다시 필것이다. 이 언덕에
잘 있거라 연대도. 아마 다시 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거제 휴게소에서 간식으로 우동 한 그릇씩 하고
가덕을 10km 쯤 남겨둔 지점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어땠냐고 ? 모두들 흡족해 했다. 자신있냐? 고 물으니 자신있다! 고 기운차게 말하신다. 투어는 성공한 셈이다.
진우도와 정거마을이 마주보고 있다.
정거마을도 이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갈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성북에서 눌차만을 내려다 보며 정거로 차는 마지막 구비를 돈다.
항월을 돌아 정거마을이다.
다들 연대도 방문 기념품을 한 보따리 혹은 어깨에 한 짐씩 지고 골목을 통과하고 있다.
정거마을의 생태관광 마을로의 진화는 이곳 마을회관 겸 경로당에서 시작한다. 현재로선 어쩔 수 없다. 달리 공간이 없다. 그나마 국방부 소유라서 내부 수리 조차도 마음대로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원래 이땅은 마을 주민이 기증한 것이었다. 군사적 목적이 사라졌는데도 굳이 주인행사를 할려고 하는 국방부의 속셈은 뭔가?
전체 대지면적은 340 에 건평은 150 정도 된다. 부녀회는 건물 내부배치가 터이거나 재배치 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군 당국이 벽을 허물지 못하게 한다고 했다. 한층을 더 높여도 부족한 터에 ... 내부수리에 대한 비용을 강서구청이 일부 지원하기로 했다. 또 겨울이면 보일러 기름값 때문에 노인들이 기거가 자유롭지 못해 양지바른 쪽에 있다고들 했다. 이 건물을 패시브로 개조 한다면 .... 방법을 강구할 일이다.
정거마을 주변에도 이렇듯 작은 역빈이 몇 곳 형성되어 있다. 가장 큰 무기는 진우도다.
저 섬은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현장이다. 나 역시 처음부터 진우도를 염두해 두었다.
골목길 작업가는 마을 젊은 아낙
이곳이 가덕 눌차 정거주민의 터전이다. 그리고 바다에서의 조업
진우도가 저 앞에 세월아 내월아 누워 있다. 조만간 저 갯벌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스며들 것이다.
그대여 - 이정희
'길에서 > 길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덕 정거 갈맷길 거점 생태체험관광마을 만들기 5. 봄이 왔다(12.5.2) (0) | 2013.06.10 |
---|---|
41차 갈맷길 그린워킹 : 눌차만둘레길 걷기 후기(12.4.11) (0) | 2013.06.10 |
가덕 정거마을 갈맷길 거점 생태관광마을 만들기3. 통영 연대도 견학(12.3.22) (0) | 2013.06.10 |
큐슈올레4-가고시마현 이브스키 (指宿)코스; 일본 남쪽 마지막 역에서 (0) | 2013.06.10 |
큐슈올레 3 -구마모토현(熊本縣) 아마쿠사(川草).이와지마(維和島) 코스 :순교의 섬 (0) | 2013.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