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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서평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

by 이성근 2020. 3. 6.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양병찬 옮김/웅진지식하우스/452/2020.02

STEVE BRUSATTE-고생물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 1984년 미국에서 태어나 시카고 대학교에서 지구물리학을 공부한 후,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지구환경과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부교수로 재직하며 공룡 및 다양한 척추고생물의 신체 구조와 진화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110여 편의 논문을 썼고, 15종이 넘는 신종 공룡을 발견·기술했으며, 그 학문적 성취를 방송과 책을 통해 대중과 소통해왔다.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읽을 수 있는 과학 교양서로, 출간 즉시 큰 호응을 받으며 미국 뉴욕 타임스· 영국 선데이 타임스· 캐나다 글로브 앤 메일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GOODREADS CHOICE AWARDS)’ 과학기술 부문을 수상했다. 이 책은 공룡의 기원과 진화, 멸종에 관한 최신 연구를 현장의 생생한 에피소드와 함께 흥미롭게 전한다.

 

목차

프롤로그: 발견의 시대

1. 최초의 등장

2. 공룡의 발흥

3. 혁명의 시작

4. 공룡 왕국의 번성

5. 폭군 공룡들

6. 공룡의 왕

7. 지구의 지배자들

8. 공룡의 비상

9. 최후의 그날

에필로그: 공룡 이후

 

변방의 초라한 고양이는 어떻게 지구의 지배자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진화의 기린아공룡의 놀라운 반전 매력

공룡은 어떻게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을까? 공룡은 처음부터 커다란 덩치와 가공할 만한 힘을 갖고 태어나 자기보다 약한 종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해 마침내 세계 제국을 건설하도록 선택받은 존재였을까? 강하고 멋진 공룡에 흠뻑 빠져 아예 공룡이 되겠다는 애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이겠지만, 최초의 공룡은 집고양이만 한 가냘프고 보잘것없는 괴상한 생명체였다.

오히려 공룡의 진정한 멋짐은 뾰족한 이빨이나 다부진 근육질 다리가 아니라 뛰어난 적응력과 끈질긴 생존력에 있었다. 이 말의 뜻을 이해하려면 약 23000만 년 전 최초의 공룡이 등장했을 때 지구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당시 지구엔 땅덩이라곤 초대륙 하나뿐이었는데, 적도를 중심으로 한 고온다습한 열대 지옥과 광대한 사막이 대부분인 상태로, 이제 막 생존 신고를 마친 루키들에게 결코 호의적인 환경이 아니었다. 따라서 원시 공룡들은 비교적 적응하기 쉬운 온난습윤한 남쪽 변방에 자리를 잡고, 슈퍼 도롱뇽과 거대 악어를 요령껏 피해 다니며, 홍수와 진흙사태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안간힘을 써야 했다. 그렇게 근근이 버티는 삶은 무려 3000만 년이 넘게 이어졌다.

 

하지만 공룡은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엿봤다. 공룡 조상들은 쩍 벌리고 어기적어기적 걷는 대신 똑바로 걷고 달리는 사지를 진화시켜 지옥 같은 페름기 말을 견뎠다. 개와 기린의 중간 크기쯤 되는 고용각류는 경쟁자인 린코사우르(초식 파충류)나 디키노돈트(초식 포유류)의 눈치를 보며 조금씩 서식지를 넓혀나갔고, 긴 목과 큰 덩치 같은 독특한 체제를 실험했다. 개만 한 원시 공룡인 코일로피시스는 험상궂은 경쟁자들이 즐비한 열대 사막에서 살아남아, 훗날 T. 렉스를 포함하는 수각류 왕조를 열어젖혔다.

 

그리고 마침내 쥐라기가 도래했을 때 전세는 완벽하게 뒤집혔다. 트라이아스기 말부터 초대륙은 동서로 찢어지기 시작했고, 박살난 지표면 틈 사이로 마그마가 콸콸 쏟아져 나왔다. 화산 폭발로 방출된 대량의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했고 식물 대부분을 멸종시켰으며 연쇄적인 도미노 효과로 인해 슈퍼 도룡뇽, 대형 양서류, 의사 악어류 등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놀랍게도 공룡은 이 모든 역경을 이겨냈다. 그리고 신속한 대사, 미친 성장 속도, 거대한 몸집이라는 초능력을 진화시켜 지구의 지배자로 우뚝 섰다. 진정한 공룡 시대의 막이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결론적으로 이 환상적인 동물들은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자연이 행동학적, 생리학적, 생물학적 이점들을 하나씩 차곡차곡 조립해 만든 것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스크린에서 쥐라기와 백악기 전 지구를 호령한 위풍당당한 공룡들만 보았지만, 진정한 공룡의 역사는 이렇게 화려한 무대 뒤 장막에 가려진 역전과 반전의 대장정에서 시작되었다.

 

소행성이 공룡의 아킬레스건을 강타한 것이라면, 다음 멸종의 주인공은 우리가 될 것인가?

공룡 흥망사의 하이라이트는 6600만 년 전 백악기 말 직경 10킬로미터의 소행성이 멕시코 유카탄 반도 상공을 질주한 최후의 그날이다. 15000만 년의 장구한 역사를 지닌 공룡 제국은 소행성 충돌로 순식간에 몰락했다. 페름기 말의 대멸종이 그랬듯, 백악기 말의 대멸종은 세상에 텅 빈 운동장을 선사했고, 어렵사리 살아남은 패잔병들은 여러 가지 생물학적 실험을 감행하며 줄기차게 진화했다. 그리고 마침내 포유류가 음지에서 기어나와 새로운 주연 배우로 급부상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 페름기 말 지구상 생물종의 90퍼센트 이상을 휩쓸어버린 끔찍한 화산 폭발이 일어났을 때에도, 트라이아스기 말 거대한 판게아가 해체되어 지리와 기후 조건이 완전히 뒤바뀌었을 때에도, 위기를 훌륭하게 극복해온 공룡이 소행성 충돌로 갑작스레 절멸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 문제와 관련해 저자는, 소행성 충돌 당시의 먹이사슬에서 일부 대형 초식공룡들이 사라짐으로써 생태계가 약간취약해졌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렇다면 소행성이 자연의 약한 고리를 찔렀던 것은 아닐까? 소행성이 다른 때에 지표면을 강타했다면, 상황은 전혀 다르게 전개되었을지도 모른다.

 

백악기 말 벌어진 이 대사건이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의미심장하다. 산업혁명 이후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30퍼센트 이상, 메탄의 농도는 두 배 이상 높아졌다. 1900년 이후 사라진 척추동물은 400여 종에 육박한다. 따라서 현대의 생태계는 백악기 말보다 더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는 생각보다 훨씬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 아닐까?

 

공룡의 진화와 멸종의 연대기는 단순히 우리의 판타지를 충족해주는 화려하고 멋진 동물들의 옛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은 흥망성쇠를 반복하는 장구한 생명사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서, 오늘날의 인류를 비추는 거울로 기능한다. 그 역사에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단 하나의 교훈이 있다면, 다름 아닌 겸손함일 것이다.

 

땅속에 숨겨진 생명의 진실을 쫓아 잃어버린 세계로 떠나는 매혹적인 여정

공룡의 파란만장한 진화사 못지않게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공룡을 둘러싼 온갖 수수께끼와 관련이 있다. 용각류가 큰 덩치를 앞세워 번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북아메리카를 호령했던 티라노사우루스를 아시아계 이주민으로 보는 까닭은? 유럽에서 발견된 난쟁이 공룡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중국에서 발견된 깃털 달린 공룡들은 새가 공룡이라는 생각을 어떻게 뒷받침하나? 새가 정말 공룡이라면 왜 비조류 공룡만 몰살당한 걸까? 그것이 소행성 충돌 때문이라는 주장은 어느 정도로 믿음직한가?

 

이 질문들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저자를 포함한 수많은 연구자들의 학문적 열정과 놀라운 발견들이 더해져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스코틀랜드에선 신비로운 거대 용각류의 흔적을 쫓아 방수옷을 세 겹이나 껴입고 몇 시간을 추운 해안에서 보낸다. 때론 어두컴컴한 연구실에 쭈그려 앉아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원시 티라노사우루스의 태곳적 뼛조각들을 살펴본다. 유럽의 난쟁이 초식 공룡들을 잡아먹고 살았을, 또 다른 난쟁이 육식 공룡의 정체를 밝히러 루마니아로 날아간다. 중국 랴오닝성에서 발견한 깃털 공룡과 몽골 고비사막에서 발견한 수각류 공룡들을 토대로 공룡과 새를 포함하는 새로운 족보를 작성한다.

 

젊은 과학자들의 창의력 넘치는 기발한 실험들도 돋보인다. 공룡 골격의 3차원 디지털 모델을 컴퓨터로 구축해 거대한 용각류의 실제 크기와 무게, 습성과 운동 등을 추론한다. 뼈를 으스러뜨리는 T. 렉스의 깨무는 힘을 확인하려고 청동과 알루미늄으로 만든 T. 렉스 이빨을 유압식 부하 장치에 장전한 다음, 암소의 골반을 강타해본다. 고성능 현미경을 이용해 화석화된 깃털 속 멜라노솜을 관찰해서 선사시대 동물들이 살아 있을 때 색깔을 알아낸다. 그 결과 우리는 50톤이 넘는 몸무게로 보잉 737 비행기를 압도하는 초대형 용각류와, 조심스럽게 자르고 써는 대신 뼈를 통째로 으스러뜨리는 공룡의 왕 티라노사우루스, 총천연색 깃털로 화려하게 장식된 날개를 뽐내는 공룡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저자와 함께 공룡의 비밀을 쫓아 폴란드의 채석장, 몽골의 사막, 스코틀랜드의 섬, 브라질의 오지, 미국의 황무지로 떠나보자. 공룡이 지배하던 세상은 6500만 년 전 끝났지만 그 역사는 수많은 생명의 기록들과 과학적 추론이 더해져 매일같이 진화하고 있기에 잃어버린 세계를 향하는 우리의 지적 여정은 여전히 매혹적이다.

 

책속으로

공룡의 흥망사는 거대한 야수와 그 밖의 환상적인 동물들이 자신만의 세상을 이루었던 기간에 대한 아주 멋진 이야기다. 그들은 한때 지구상에서 당당히 활보했으며, 이제 바위 속에 파묻힌 화석으로 자신들의 역사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내게 그들의 화석은 지구의 역사를 말해주는 가장 위대한 내러티브다. --- p.20

 

공룡은 등장하는 순간부터 판게아 전체를 휩쓸지는 않았다. 그들은 일부 지역에 국지적으로 분포했는데, 그 원인은 (넘을 수 없는) 물리적 장벽이 아니라 (견딜 수 없는) 기후였다. 그들은 수백만 년 동안 초대륙 남쪽의 한 지역에 파묻혀 옴짝달싹 못 하는 시골뜨기 신세였다.

--- p.76

 

엄밀한 의미의 공룡 시대의 서막이 열린 시기는 쥐라기였다. 물론 최초의 진정한 공룡, 쥐라기가 시작되기 최소한 3000만 년 전 지구상에 등장했다. 그러나 지금껏 살펴보았듯이, 트라이아스기의 초기 공룡들은 지배적이었다고 주장하기에는 너무 약소했다. 트라이아스기 말기에 판게아가 갈라지기 시작해 종국에는 화산들이 왕성하게 활동했고, 쥐라기 초기의 공룡들은 잿더미 속에서 눈 비비며 나와 새롭고 훨씬 텅 빈 세상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얼씨구나 하며 정복 작전을 진행했다. 쥐라기에 들어와 처음 수천만 년 동안, 공룡들은 아찔하리만큼 많은 신종으로 다양화했다. 완전히 새로운 하위 분류군들이 등장하여, 그중 일부는 향후 13000만 년 이상 장수하게 된다. --- p.119

 

최초의 티라노사우르 공룡은 그다지 인상적인 체격은 아니었으며, 겨우 사람만 한 크기의 그저 그런육식공룡이었다. 그들은 이런 체격을 8000만 년쯤 유지하며, 덩치 큰 포식자들(처음에는 알로사우루스와 그 쥐라기 친척들, 그다음에는 백악기 전기부터 중기까지의 사나운 카르카로돈토사우르 공룡들)의 그늘에 묻혀 살았다. 이처럼 (지겹고 짜증날 정도로) 오래 계속된 진화 기간을 무명으로 지낸 뒤, 티라노사우르는 마침내 크고 강하고 사납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먹이사슬의 최정상에 올라, 공룡 시대의 마지막 2000만 년 동안 세상을 지배했다. --- p.193~194

 

우리가 새로 알게 된 T. 렉스에 관한 지식은 하나같이(사실, 모든 공룡에 관한 지식이 다 그렇다) ‘믿을 수 없을 만큼 환경에 잘 적응했고 찬란하게 진화하여 당대를 지배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렉스는 실패는커녕 승승장구를 거듭한 진화의 기린아였다는 것이다. 또한 렉스는 현생 동물들, 특히 새와 매우 비슷했다(렉스는 새들처럼 깃털을 가졌고 빨리 성장했으며, 심지어 호흡도 새처럼 했다).공룡은 외계 생물이 아니라 다른 동물들이 하는 일(성장, 섭식, 운동,생식)을 모두 해야 하는 진짜 동물이었다. 그리고 그런 일을 진정한 왕T. 렉스보다 잘할 수 있는 공룡은 없었다. --- p.261~262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는 공룡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환상적으로 다양하게 빚어냈다. 그리하여 공룡은 표류하는 대륙변화하는 해수면기후 변화호시탐탐 왕관을 노리는 경쟁자들의 위협에 적응함으로써 지구를 매우 오랫동안 지배했다. --- p.317

 

종합적으로 말해, 소행성은 공룡의 아픈 데를 찔렀던 것 같다. 만약 몇 백만 년 전(, 초식공룡의 다양성이 감소하지 않고 유럽에 반전이 일어나지 않았을 때)에 소행성이 들이닥쳤다면, 건강한 생태계가 든든해서 충돌의 효과를 거뜬히 해결했을 것이다. 만약 몇 백만 년 후 들이닥쳤다면, (지난 15000여만 년 동안 다양성이 누차에 걸쳐 약간 감소했다 다시 회복된 것처럼) 초식공룡의 다양성이 회복되어 생태계가 건강을 회복했을 것이다. 우주에서 날아온 직경 10킬로미터짜리 소행성으로서는, 공룡을 몰살하기에 그때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룡으로서는 6600만 년 전의 그날이야말로 최악의 날이었을 것이다. 공룡은 지지리 운도 없었다. --- p.387

 

진화(그리고 생명)와 관련된 많은 것이 공룡의 운명을 결정했다. 공룡들이 맨 처음 승기를 잡은 것은 25000만 년 전 (지구상의 거의 모든 종을 휩쓸어버린) 끔찍한 화산 폭발이 일어난 뒤였다. 그 후 트라이아스기 말기에 이르러, 행운에 힘입어 경쟁자인 악어류를 따돌리고 두 번째 대멸종을 통과했다. 그러나 삼세번은 없었다. 6600만 년 전 소행성이 충돌한 뒤 T. 렉스와 트리케라톱스는 자취를 감췄고, 용각류는 육지에서 더 이상 천둥 같은 발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새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새의 탈을 쓴 공룡으로, 소행성 충돌 후 살아남았으며 지금도 우리 곁에 있다.--- p.391

 

현재 우리 인류는 한때 공룡들이 썼던 왕관을 쓰고 있다. 우리의 행동이 주변 환경을 신속히 바꾸고 있는데도, 자연계에서 우리의 위치가 확고할 거라고 믿는다. 이는 나를 언짢게 한다. 뉴멕시코의 열악한 사막에서 공룡의 뼈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토레요니아와 다른 포유동물로 바뀌는 것을 보며, 내 머릿속을 끊임없이 맴도는 생각이 하나 있다. ‘이런 일이 공룡에게 일어났다면, 우리에게도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지 않을까?’ --- p.402

 

 

진화의 천재공룡은 왜 멸종했나오만한 인간은 괜찮을까?

 

1993년 개봉한 영화 <쥬라기 월드>에 등장하는 티라노사우르스 렉스의 흉포한 모습.

 

움직이지 마! 그럼 우리를 볼 수 없어.” 앨런 그랜트 박사가 비명을 지르는 소녀의 입을 틀어막고 숨을 죽인다. 피에 굶주린 티라노사우르스 렉스(티렉스)는 노란 눈을 희번덕거리며 주변을 훑는다. 칼날 같은 이빨이 줄지어있는 주둥이가 시야를 메운다. 1993년 개봉한 영화 <쥬라기 공원>에 나오는 유명한 장면이다. 하지만 영화처럼 가만히 있다가는 곧바로 티렉스의 간식이 된다. 2000년대 들어 티렉스가 예리한 청각과 시각, 후각 거기다 높은 지능까지 가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는 부제대로 지구 역사상 가장 찬란했던 공룡의 진화와 멸종의 연대기를 적은 책이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15종이 넘는 신종 공룡을 발견·기술해온 젊은 공룡학자 스티브 브루사테(36)가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해 공룡에 대한 기존 관념을 바꿔놓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룡의 불가사의한 기원과 종말은 지구 역사를 함께 들여다봐야한다. 지구에선 5억년 동안 다섯 번에 걸쳐 대멸종이 발생했다. 가장 유명한 것은 6600만년 전 백악기 말기 공룡의 몰살이었지만, 최악의 떼죽음은 고생대 페름기 말기인 25200만년 전 발생했다. 모든 종의 90%가 사라진 무주공산에서 변화가 시작됐다. 공룡의 차례였다.

 

하지만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인 23000만년 전 등장한 최초의 공룡은 집고양이만한 초라한 생명체였다. 먹이사슬 최정상 근처에는 얼씬할 수도 없고, 다른 파충류나 초기 포유류, 먹이사슬 중간의 양서류와 경합하는 수준이었다. 슈퍼 도롱뇽과 거대 악어들을 피해 다니면서 3000만년을 근근히 버텼다. 마침내 쥐라기가 도래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트라이아스기 말부터 초대륙(팡게아)이 동서로 찢어지기 시작했다. 그에 따른 지각 변동과 기후변화 등 연쇄적 효과로 기존 강자들이 퇴장당하고, 그사이 탁월한 진화에 성공한 공룡이 지구의 지배자로 떠오른 것이다.

 

의문이 생긴다. 왜 공룡만 이러한 변화가 가능했을까. 책에선 기다란 목, 빠른 성장 속도, 효율적인 폐, 골격 경량화, 신체를 냉각하는 기낭 등 여러 요인들이 결합해 슈퍼 자이언트 공룡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한다.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자연에서 여러 요인들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진화가 모든 퍼즐 조각을 하나씩 수집해 순서대로 조립해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에선 공룡의 강함은 뾰족한 이빨이나 근육질 다리가 아닌 뛰어난 적응력과 끈질긴 생명력에 있다고 설명한다.

 

뉴욕 미국자연사박물관에 소장된 티라노사우르 렉스의 골격. ()웅진씽크빅 제공

 

뿔공룡의 아이콘 트리케라톱스 두개골. ()웅진씽크빅 제공

 

중국 랴오닝성에서 발견된 깃털 달린 공룡 시노르니토사우루스. ()웅진씽크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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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기린아인 티라노사우르스 중에서 가장 유명한 녀석이 북아메리카를 지배한 공룡의 왕티렉스다. 성체 길이는 13m, 체중은 7~8t. 최상급 육식동물로서 입 안에는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들쭉날쭉하고 끝부분이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바나나만한 50여개의 이빨이 있었다. 손과 발은 크고 뾰족한 손발톱을 자랑했다. “먹잇감에게 살육기계이자 고문실이며 모든 위험요소를 골고루 갖춘 일체형 악마 가면’”이다.

 

최근 연구대로 조류에 가까운 온혈동물(요사이 화제가 된 티라노사우르스의 깃털은 오늘날 새들의 깃펜형 깃털이 아니라 머리카락에 더 가까운 단순한 깃털이고, 과시나 보온 용도로 추정된다고 한다)로 가정하면 매일 110의 고기를 먹어치워야한다. 이빨 하나의 깨무는 힘이 오늘날 최강인 악어의 13400뉴턴과 비슷했다. ‘싱싱한 고기를 먹기엔 멍청하고 느렸다는 편견과 달리 능동적인 사냥꾼이었으며, 최대 속도도 시속 16~40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룡의 지능 역시 뇌 크기를 비교하는 EQ(대뇌화지수)로 추정해보면 침팬지와 비슷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급속한 성장 탓에 수명은 30년 정도로 공룡계의 제임스 딘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티렉스의 라이벌은 체중 14t프라임스테이크트리케라톱스였다. 이들은 초식공룡이었지만 삼지창처럼 세 개의 뿔로 무장하고 무리지어 생활하며 육상을 누볐다.

 

하지만 6600만년 전 발생한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이 공룡의 15000만년에 걸친 진화를 무효화하고 생명의 경로를 바꿔놓는다. 백악기 말기의 소행성 충돌이다. 에베레스트산 만한 소행성이 제트기보다 100배 빠른 속도로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충돌하면서 핵폭탄 10억개가 터지는 에너지가 지구를 강타했다. 공룡들의 멸망이다. 하지만 소행성이 모든 생물을 죽인 것은 아니었다. 당시 70%의 종이 멸종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중에는 다른 종들도 여럿 포함되었다. 저자는 당시 먹이사슬에서 일부 대형 초식공룡들이 사라지면서 생태계가 약간취약해졌고, 소행성의 강타가 이 약한 고리를 찌르면서 갑작스런 절멸에 이르렀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공룡 중에도 일부는 오늘날까지도 살아남았다. 날개를 퍼덕이는 새들이다.

 

백악기 말 벌어진 이 대사건은 우리에게도 의미심장하다. “아무리 지배적인 동물이라도 별안간에 멸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판이 날이 다가왔을 때도 공룡은 여전히 자연계의 정점이었다. 공룡이 한때 썼던 왕관을 차지한 인류는 지구를 마음대로 바꾸고 있으면서도 우리의 위치가 확고할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공룡에게 일어났던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나지 말란 법이 있을까. “공룡의 멸종에서 얻어야 하는 뼈아픈 교훈이다.

@kyunghyang.com

 

멸종 생명진화의 끝과 시작 저자 김시준, 김현우, 박재용, EBS 미디어|MID |2014.08

 

추천사

책을 열며: 어떤 종의 끝, 다른 종의 시작

서론: 대멸종의 역사와 인류의 미래

 

PART 1 대멸종

대멸종이란 무엇인가

대멸종이 일어나는 이유들

대멸종 이후

 

PART 2 고생대의 대멸종

고생대 이전의 역사-명왕누대에서 원생누대까지

생명의 대폭발-고생대 전기

첫 번째 대멸종-오르도비스기-실루리아기 멸종

바다에서 육지로-고생대 중기

바다에 대한 육지의 첫 공세-데본기 대멸종

육지에 활짝 핀 생명들

모든 멸종의 어머니-페름기 대멸종

 

PART 3 중생대와 신생대의 대멸종

다시 일어서는 생명들-중생대 전기

아틀라스의 저주-트라이아스-쥐라기 멸종

공룡의 세기-중생대 중, 후기

공룡 사라지다-백악기 대멸종

포유류 전성시대-신생대

 

PART 4 인간이 스스로를 멸할까6의 멸종

이전의 멸종이 알려주는 대멸종의 징후들

인류의 행동은 과연 대멸종을 유발할까

 

책을 마무리하며: 어찌 되었든 멸종은 피할 수 없다

찾아보기

 

다섯 번의 대멸종

멸종이란 단 하나의 개체도 남김없이 종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종의 사라짐은 생명의 역사 이래 항상 되풀이되고 있는 일상적인 사건이다. 작은 규모의 멸종은 수십 번 있어 왔다. 하지만 지구 전체 생물종의 절반 이상이 사라지는 대멸종은 생명의 역사에서도 5번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한 대멸종은 진화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며 지구에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왔다.

 

다섯 번의 대멸종을 보면서 알 수 있는 것은 멸종이 모든 생명의 끝은 아니라는 점이다. 가장 극심한 멸종이었던 페름기 대멸종의 경우 모든 생물종의 95% 이상이 사라졌지만 결국 살아남은 몇 되지 않는 생물들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인류는 어찌 보면 지구 생태계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암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생명의 역사를 돌아보면, 지구 역사상 6번째 멸종의 방아쇠는 인류가 당기고 있음을 알게 된다. 과연 여섯 번째 멸종은 올 것인가. 멸종이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숙명이라면 그 모습은 어떠할 것인가. 6의 멸종이 일어난다고 해서 지구가 끝장나는 것도, 생태계가 완전히 망하는 것도 아니다.

 

진화와 생존 그리고 멸종이 끊임없이 순환하는 지구의 역사. 그 장엄한 시간에 대한 통찰은 우리에게 미래를 바라보는 폭 넓은 시각을 만들어 줄 것이다. 스스로 만류의 영장이라 부르는 인류가 과연 멸종을 맞이할 것인가 혹은 피할 길은 있는 것인가. 앞으로도 끊임없이 인류의 삶에 개입할 경이로운 사건들 앞에서 인류의 현재는 멸종의 끝과 시작, 그 어디쯤 있는 것일까.

 

대멸종-어떤 종의 끝, 다른 종의 시작

어떤 이들은 인류에 의해 지구가 6번째 대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말이 옳은지에 대해서 판단하기 위해서도 이전의 지구상의 대멸종 사건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멸종이란 결국 생태계를 유지시켜주는 자율적인 평형의 유지가 깨지고(음의 되먹임과정) 상황의 악화가 더 큰 다른 상황의 악화를 부르는 과정에서(양의 되먹임과정) 일어나는 일로써, ‘살아있는지구에서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아니 어쩌면 일어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건이다. 지구가 생명을 멈춘다면 오히려 멸종 그 자체도 되풀이되지 않을 일이다.

 

어찌 되었든 멸종은 피할 수 없다

인류가 어찌 보면 지구에서 잠깐?길게 봐서 200만 년 정도?살았다가 떠난다고 해도 별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 6의 멸종이 인류와 현재의 많은 생물종을 사라지게 하더라도 지구 생태계는 보란 듯이 다시 재생될 것이다. 이제까지의 대멸종과 그 결과는 인류가 만들어 놓은 문명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고 인류만 사라지면 몇 만 년 혹은 몇십만 년 가지 않아 원상회복될 것이라는 메시지처럼도 보인다. 오히려 인류가 지배하던 시절보다 더 평화로워질 수도 있으리라. 당연한 것이 이때까지의 다섯 번의 멸종을 보면서 알 수 있었던 것은 멸종이 모든 생명의 끝은 아니라는 점이다. 가장 극심한 멸종이었던 페름기 대멸종의 경우 모든 생물종의 95% 이상이 사라졌지만 결국 살아남은 몇 되지 않는 생물들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6의 멸종이 일어난다고 해도 지구가 끝장나는 것도, 생태계가 완전히 망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멸종을 불러온 인간을 비롯한 많은 생물종이 지구에서 사라질 뿐이다. 그리고 그 자리는 또 다른 생물들이 차분히 채워나갈 것이다.

 

만류 영장이라는 오만함을 내려놓을 때

하지만 지금의 대멸종 위기와 앞으로 닥칠 수많은 멸종의 위기를 벗어나 그러한 우주 인류가 된다는 것은 성경의 말처럼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기보다 힘들 것이다. 아니 그보다 만 배 이상 더 어렵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인류가 멸종하지 않고 영원히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스스로의 행위로 스스로를 지우는 일, 인류 멸종(omnicide)만은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인류가 보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간다면 우리 지구의 미래는 멀지 않은 장래에 인류와는 상관없는 길을 갈 것이다. 생명 진화의 처음과 끝을 만들어온 대멸종의 역사 앞에서 지금이라도 인류는 만류의 영장이라는 오만함을 내려놓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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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일하면서 관람객으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공룡이 왜 멸종했어요?”라는 것이다. 공룡의 멸종에 대해 묻는 사람들의 눈빛에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이렇게 크고 멋진 공룡들이 아직도 자연을 누비고 있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겠는가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공룡이 아무리 멋지면 무엇하랴? 우리가 없다면……. 우주가 아무리 찬란하면 뭐하겠는가? 내가 없다면!

 

공룡이 멸종한 덕에 우리가 이렇게 지구를 지배하고 살고 있다. 중생대 백악기 말,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를 지배하던 거대 파충류들이 멸종하자 온갖 새와 젖먹이 동물 그리고 고래와 물개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우리 인류도 생긴 것이다. 6,500만 년 전 거대한 운석이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지지 않았다면, 그래서 그때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우주는 어떻게 생겼는지 고민하고, 무지개 빛은 왜 그리 아름다운지 밝혀내고, 저 먼 우주 어디서에선가 올지도 모르는 전파를 검출하려 애쓰는 인간이라는 생명체는 아직 지구에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구는 작은 행성인데다가 바다의 평균 깊이는 4킬로미터에 불과하고 아무리 높이 나는 새도 겨우 에베레스트 산을 넘을 뿐이다. 이 작은 공간에 수없이 많은 동식물이 치열한 경쟁을 하며 산다. 사자들이 어린 양과 뛰놀고 어린이들이 함께 뒹구는 세상이란 없다.

모든 생명들은 저마다의 니치(niche)를 누린다. 니치란 원래 건축하다가 생기는 틈새를 말하는데, 흔히 생태적 지위라고 옮긴다. 나는 틈새로 이해하는 게 편하다. 생명이 살 수 있는 곳에는 다른 생명들이 진입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틈새들이 있는데, 각 생명들이 그 틈새를 하나씩 차지하고 살고 또 죽는다.

 

진화란 그 틈새를 차지하고 있는 주인이 바뀌는 것이다. 이런 일은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100만 년에 2~3종이 사라진다. 틈새를 차지하고 있던 주인이 사라지면 다른 생명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그래서 생태계는 일정한 상태를 유지한다. 멸종과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지구에서 일상적인 일이다.

그런데 가끔 한꺼번에 틈새의 주인이 범지구적으로 바뀌는 일이 일어난다. 지난 6억 년 동안 지구에는 다섯 차례의 큰 변화가 일어났는데, 우리는 그것을 대멸종이라고 부른다. 대멸종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기온이 올라가고, 산소 농도는 떨어지며, 산성비가 내린다. 식물이 사라지면 초식동물이 사라지고 이어서 육식동물이 사라진다. 식물이 사라지면 토양이 쉽게 바다로 휩쓸려가고 낮은 바다에 살던 해양동물들도 사라진다.

 

대멸종은 슬퍼하고 대성통곡할 일만은 아니다. 환희의 순간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대멸종을 통해 생겨난 그 많은 틈새들이 비기 때문이다. 틈새를 채울 새로운 생명이 탄생할 준비가 된 것이다. 대멸종이라고 해서 모든 생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살아남아서 새로운 생명으로 진화할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최고 포식자는 반드시 멸종된다. 덕분에 생태계가 급격히 변할 수 있다.

 

앞으로 여섯 번째 대멸종이 일어나고 나면 지구는 전혀 다른 생태계를 보여줄 것이다. 기대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가? 여섯 번째 대멸종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 속도도 지구 역사상 가장 처참했던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보다 적어도 1만 배 정도 빠르다. 그 속도의 원인이 인류란 점은 무척 미안한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의 최고 포식자는 인류라는 것 역시 슬픈 일이다. 우리는 반드시 사라질 것이다.

 

보통 한 개의 종은 100~500만 년 정도 틈새를 차지한다. 우리 인류는 불과 수십만 년 밖에 되지 않았다. 이렇게 사라지기에는 인류의 삶은 너무나 짧다. 어이 할꼬? 칼 세이건(Carl Sagon)은 보이저 1호가 찍은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한 지구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행성은 광활한 우주의 어둠에 둘러싸인 하나의 외로운 얼룩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어둠에서 우리를 구해줄 손길을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입니다.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의 멸종을 하루라도 더 늦추기 위해서는 멸종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쉬우면서도 정확한 지식을 담고 있는 책, 멸종이 출간되었다는 것은 인류의 수명이 조금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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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호미니드 조상들은 모두 멸종했다.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유일한 포유류인 호모 사피엔스의 기원과 진화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그 사실밖에 없다.

네안데르탈인은 점차 넓은 지역으로 퍼져나가던 도중 멸종했고, 크로마뇽인들이 이들의 특징을 전부 물려받았다. 크로마뇽인, 즉 우리는 동굴 벽화를 그렸고, 도시를 건설했고, 피라미드를 세웠고, 십자군 전쟁을 일으켰고, 화약을 발명했고, 천동설 대신 지동설을 채택했으며, 아메리카를 발견했고, 계산기를 발명했고, 종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인식했고, 전화와 비행기와 자동차와 컴퓨터를 발명했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으며, DNA를 발명했고, 달 위를 걸었다. 그리고 2001911, 우리 동료 사피엔스 몇 명이 세계무역센터를 파괴함으로써 문명21세기를 열었다.

그리고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의 무한한 기쁨을 위해 지구에서 동료 포유류들을 없애는 일을 매우 잘 해내고 있다. 멸종해버린 우리 조상 중에서/ 원제 No turning back: (the) life and death of animal species/ RICHARD ELLIS



Je Vais Seul Sur la Route

Alone on the Road (나홀로 길을 걷네)  Svetl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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