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그린 뉴딜 글로벌 그린 뉴딜 2028년 화석연료 문명의 종말, 그리고 지구 생명체를 구하기 위한 대담한 경제 계획,THE GREEN NEW DEAL 저자 제러미 리프킨 저|역자 안진환|민음사 |2020.01
저자 : 제레미 리프킨 현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사상가이자 미래학자.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하며 미래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왔다. 유럽연합과 중국 등 전 세계 주요 국가수반의 고문으로 활동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1995년 이래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스쿨의 경영자 과정 교수로 재직하는 한편, 워싱턴 DC 소재 비영리 단체 '경제동향연구재단(FOET)'의 회장으로서 사회 공공 영역을 수호하기 위한 계몽 운동 및 감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와 『3차 산업혁명』, 『공감의 시대』, 『소유의 종말』, 『수소 혁명』, 『유러피언 드림』, 『노동의 종말』 등을 포함해 21권을 저술했으며, 그의 책은 전 세계 3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리프킨은 『글로벌 그린 뉴딜』에서 역사상 가장 중대한 이 시대에, 기후변화에 대응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릴 '그린 뉴딜' 정치 내러티브와 경제 계획을 제시한다. 화석연료 좌초 자산과 녹색 정치 비전의 동시 발생은 걷잡을 수 없는 기후변화를 불러올 지구온난화를 미연에 방지하고 탄소 후 녹색 시대로 넘어갈 수 있는 회생 가능성을 열어 준다. 지난 25년 동안 유럽연합과 중국에서 그린 뉴딜형 전환을 직접 구현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경제를 개혁하고 지구 생명체를 살리기 위한 획기적인 비전과 실행 계획을 제시한다.
목차
서문
1부 대붕괴: 이탈 경쟁과 화석연료 좌초 자산
1장문제는 인프라야, 바보야!
3차 산업혁명 패러다임
점의 연결
인프라의 주인은?
구글 지배와 그 대안
2장파워의 민주화: 태양과 바람은 공짜다
EU의 정치 활동가들은 어떻게 그린 뉴딜을 출범시켰는가
ICT와 커뮤니케이션 인터넷
재생에너지 인터넷
3장탄소 제로 생활: 자율 주행 차량과 IoT 빌딩, 스마트 생태 농경
한계비용 제로에 가까워지는 운송 수단
IoT 빌딩
녹색 시대를 위한 미국 노동력의 준비
스마트 생태 농경
복원의 시대
4장티핑 포인트: 2028년경, 화석연료 문명은 붕괴한다
2020년의 20-20-2
대파괴: 녹색 선을 넘어서
경고를 무시하면?
북미의 모르쇠
블랙 골드의 저주
경보를 울리는 금융계
2부 잿더미에서 부상하는 그린 뉴딜
5장자이언트 깨우기: 목소리를 높이는 연금 기금
카를 마르크스의 명제를 뒤집어라
이론에서 실천으로: 혁명의 시작
6장경제 변혁: 새로운 사회적 자본주의
무대 중앙에 올라선 사회적 책임 투자
비용은 얼마나 들 것인가?
돈을 찾아라
인프라를 되찾아라
ESCO: 그린 뉴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7장사회 동원령: 지구의 생명체를 구하라
유럽에서 날아온 공문
생물종처럼 사고하라
방 안의 코끼리 세 마리
그린 뉴딜의 스물세 가지 주요 이니셔티브
피어 어셈블리 거버넌스
감사의 말
주석
찾아보기
출판사서평
인간이 화석연료를 태워 초래한 지구온난화가 지구 생명체를 멸종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릴 에너지 혁명과
'그린 뉴딜 계획'의 청사진
이 시대 가장 선구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현시대 전 지구적인 중대 과제인 ‘기후변화’와 관련해 세계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다룬 『글로벌 그린 뉴딜』이 (주)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근래 호주와 캘리포니아, 아마존에서 시베리아까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비롯해 허리케인과 홍수 등 자연재해가 갈수록 빈번해지며 인명과 재산 손실, 생태계의 파괴가 뒤따랐다. 이는 인간이 화석연료를 태워 초래한 지구온난화에 기인한다. IPCC(유엔 산하 과학 위원회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 따르면 지구의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도가 올라갔으며, 앞으로 0.5도가 더 올라가면 지구 생명체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를 피하려면 지구온난화 가스의 배출량을 2010년 수준에서 45퍼센트 줄여야 하는데 그것은 곧 글로벌 경제, 사회, 삶의 방식을 인간 역사에서 전례 없는 방식으로 개혁돼야 함을 의미한다.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 『3차 산업혁명』『한계비용 제로 사회』 등의 저작을 통해 미래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해 온 선구적인 사상가 리프킨은, 지금 우리가 문명의 방향을 급진적으로 재설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으며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강조한다.?이번 신작은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무사히 헤쳐 나가고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릴 에너지 혁명과 '그린 뉴딜 계획', 즉 탄소 제로 스마트 그린 인프라의 밑그림을 세계에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전 세계적인 비상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화석연료를 태워서 초래한 기후변화가 인간을 비롯한 지구상의 생물종을 여섯 번째 대멸종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임박한 현실을 의식하지 않으며 심지어 대다수는 알지도 못한다. 유엔 산하 과학 위원회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8년 10월, 지구온난화가 가속되고 있으며 곧 일련의 기후 이변으로 지구상의 생명체들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대단히 심각한 경고를 내놓았다. IPCC는 인간의 활동이 지구의 기온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1도만큼 올려놓은 것으로 추산하며 만약 그것이 1.5도라는 한계점을 넘어서면 걷잡을 수 없는 피드백 루프가 형성되고 그에 따른 엄청난 기후 이변들로 지구의 생태계가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훼손될 것으로 예측했다 - 『글로벌 그린 뉴딜』 서문 중에서
● 2028년 화석연료 문명의 종말과 좌초자산, 그리고 주요 산업계의 새로운 움직임
“지구온난화 가스 배출에 가장 책임이 있는 ‘4개 주요 부문’이 화석연료 문명에서 분리되어 그린뉴딜의 신흥 재생에너지와 결합한다.”
그린 뉴딜이 논쟁의 화두로 부각하는 동안 비즈니스 공동체에서는 그에 상응하여 향후 글로벌 경제의 근본적인 기반을 뒤흔들 움직임이 일고 있다. 책에 따르면 경제의 주요 부문들이 빠르게 화석연료에서 이탈해 갈수록 저렴해지는 태양력 및 풍력 에너지로 갈아타고 있으며, 그에 따라 새로운 사업 기회와 고용이 발생 중이다. 리프킨은 화석연료 산업 및 관련 산업에서 발생할 수조 달러의 좌초 자산이 2028년경이면 탄소 버블을 터트리며 화석연료 문명이 붕괴할 것으로 예측한다. 즉 지금으로부터 8년 이내에 태양열과 풍력이 훨씬 저렴해지면서 화석연료 업계와 결전을 치른다는 것이다.
“좌초 자산”은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채굴되지 않고 남게 되는 모든 화석연료를 포함, 버려지거나 폐기되거나 포기되는 송유관과 해양 플랫폼, 저장 시설, 에너지 생산 설비, 예비 발전소, 석유화학 공정 시설, 그리고 화석연료 문화와 밀접하게 결합된 모든 산업이다. 리프킨은 지구온난화에 가장 책임이 있는 4대 핵심 부문, 즉 정보 통신 기술(ICT)과 텔레콤 부문/ 전력(에너지) 및 전기 유틸리티 부문/ 운송 및 물류 부문/ 건축물(주거와 상업·산업·기관 건조물) 부문이 화석연료 산업과 절연하고 저렴하고 새로운 그린 에너지를 채택하게 될 것이며, 화석연료 산업 안에서 100조 달러에 달하는 자산이 좌초될 것으로 예측한다.
2차 산업혁명 인프라를 구성했던 위의 4대 부문은 이미 지난 10년 동안 화석연료 문명과 손을 끊고 녹색 에너지와 청정 기술과 재결합하기 시작했다. 책에 따르면 산업 부문 가운데 가장 많은 에너지와 전기를 사용하고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정보 통신 기술(ICT, Information & Communications Technology) 부문’에서 화석연료를 분리하고 녹색 에너지에 재투자하는 과업에는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들이 앞장서기 시작했다. 2018년 4월 애플은 세계 곳곳에 산재한 자사의 모든 데이터 센터가 이제 재생에너지로 가동된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2017년 자사의 데이터 센터에 100퍼센트 재생에너지 사용을 달성했으며 현재 재생에너지 인프라에 총 35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식으로 20개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같은 해에 향후 건립하는 모든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100퍼센트 재생에너지로 가동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자동차 산업’이 화석연료로 구동되는 내연 차량에서 녹색 재생 전력으로 구동되는 전기 차량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을 도시계획에 반영하고 있다. 2019년 4월, 로스앤젤레스의 시장 에릭 가세티는 운송의 미래를 제로 배출 경제로 전환하는 도시계획을 공표했다. 가세티는 2025년까지 로스앤젤레스시의 모든 차량 중 25퍼센트, 2035년까지는 80퍼센트를 전기 차량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운송 부문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세 가지 요인, 즉 ‘휘발유 차량에서 녹색 에너지로 구동되는 전기 및 연료전지 차량으로’의 이행, ‘차량 공유 서비스’로의 전환, ‘자율 주행 차량’의 도입이라는 세 가지 주요 변화는 각각 그 자체만으로도 혁신적이며 기존 운송 부문을 파괴하기에 충분하다. 그것들이 서로 힘을 합쳐 전 세계에 걸쳐 이동성과 물류의 완전한 격변을 일으키며 좌초 자산을 남기고 있다.
전 세계적인 그린 뉴딜 대중운동과 동시에 부각된 탄소 버블과 화석 연료 좌초 자산의 발생 전망은 향후 20년에 걸쳐 탄소 제로에 가까운 생태 시대로 인프라가 전환될 가능성을 열어 주고 있다. 리프킨은 지난 25년 동안 유럽연합과 중국에서 그린 뉴딜 유형의 전환을 직접 구현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경제를 개혁하고 지구상의 생명체를 살리기 위한 획기적인 비전과 실행 계획을 제시한다.
한때 무적으로 보였던 화석연료 부문은 이제 우리의 목전에서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 그 일은 불과 2~3년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속도와 규모로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계속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석유산업과의 대결에 임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잿더미로부터 녹색 문화를 구축하는 과업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우리는 탄소 제로 경제로의 전환에 자금을 지원해야 하고 모든 지역과 공동체에서 정부의 행동을 촉구하여 모두 함께 생태 시대로 넘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미국과 전 세계에 필요한 것이 바로 “그린 뉴딜”이다. - 책 속에서
● 모든 것은 인프라 구축에 달려 있다.
‘그린 뉴딜 스마트 (3차 산업혁명) 인프라’의 구축
리프킨에 따르면 역사상 위대한 경제적 변혁은 커뮤니케이션 매개체와 에너지(동력원), 그리고 운송 메커니즘라는 세 요소가 만났을 때 만났을 때 발생한다. 19세기에는 증기력을 이용한 인쇄와 전신, 석탄, 철도망이 서로 맞물리며 사회를 관리하고 동력과 이동성을 제공하는 범용 기술 플랫폼을 형성함으로써 1차 산업혁명이 발생했다. 20세기에는 중앙 제어식 전력과 전화, 라디오, 텔레비전, 석유, 그리고 전국의 도로망을 달리는 내연기관 차량이 상호작용하며 2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창출했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1·2차 산업혁명은 수명이 다해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3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다. 디지털화한 커뮤니케이션 인터넷과 태양열 및 풍력 전기를 동력원으로 삼는 디지털화한 재생에너지 인터넷, 그리고 녹색 에너지로 구동되는 전기 및 연료전지, 자율 주행 차량으로 구성된 디지털화한 운송 및 물류 인터넷이 상호작용하며 수렴하고 있다. 이는 사물 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플랫폼을 기반으로 삼으며 현대 사회와 경제에 변혁을 알리고 있다.
1차 및 2차 산업혁명 인프라는 중앙 집중식과 하향식 그리고 독점 방식으로 설계되었으며,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고 투자자에게 수익을 안겨주기 위해 수직으로 통합되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 결과, 2차 산업혁명이 끝나 가는 오늘날,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대부분이 미국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GDP의 37퍼센트에 해당하는 30조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35억 명에 달하는 전 세계 노동인구 가운데 단지 6770만 명 정도만 고용하고 있다.
그린 뉴딜 스마트 3차 산업혁명 인프라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설계 및 구축 기술을 동반한다. 인프라 기반이 중앙 집중식이 아니라 분산된 운영 방식에 중점을 두며, 지적재산권으로 폐쇄하는 대신 네트워크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분산적이고 개방적이며 투명하게 설계된다. 마지막으로, 분산되고 개방되며 투명한 시스템은 그 운영이 수직으로 통합되지 않고 수평으로 규모가 확장될 때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일 수 있는 특징을 지닌다. 스마트폰이 있고 인터넷만 연결되면 전 세계 수백만 기업 및 웹 사이트와 빅 데이터에 즉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니, 세계 곳곳 수십억 인구가 각자의 지역에서 매우 적은 고정비용이나 제로에 가까운 한계비용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에서 직접 관계를 맺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인프라 혁명은 항상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십이며, 공공 자본과 민간자본, 사회적 자본의 적절한 혼합으로 모든 수준에서 정부와 산업, 시민사회를 결합하는 건전한 사회적 시장경제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리프킨이 말하는 가장 심오한 수준의 인프라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새로운 에너지원, 새로운 방식의 운송 및 물류, 그리고 새로 조성되는 환경을 결합하여 지역사회가 보다 효율적으로 경제활동과 사회생활, 거버넌스를 관리하고 거기에 동력과 이동성을 부여하게 만드는, 기술과 사회의 접합이다.
● 지구 생태계를 지속할 새로운 경제 발전 모델, 그린 뉴딜의 전 세계적 확산
EU와 중국에 이은 미국의 등장
최근까지 탄소 제로 녹색 경제로의 전환을 주도한 것은 5억 800만 명의 인구가 모여 사는 EU였다. 이름도 동일한 그린 뉴딜이라는 유사한 운동(미국 역사상 가장 큰 공공사업 프로젝트인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에서 영감을 얻어 유럽 경제를 녹색 시대로 전환하는 운동에 이름 붙였다)은 EU에서 이미 10년 전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는 운동으로 EU회원국 정당들 사이에 강력한 구호로 자리잡았고 19년에는 EU집행위원회 의장과 유럽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거의 핵심 주제로까지 부상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어서 근래 몇 년 사이에 14억 명에 가까운 인구를 보유한 중국이 탄소 후 시대로의 전환 계획을 앞세우며 요란하게 등장했다. 모든 산업 분야를 2차 산업혁명 인프라에서 분리해 새로 부상하는 3차 산업혁명 인프라와 재결합시키는 것, 디지털로 상호 연결된 녹색 시대로 나아가는 선두에 EU와 중국이 서 있으며 이제 인구 3억 2700만 명의 미국이 그 대열에 합류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미국은 2018년 11월 총선을 기점으로 젊은 세대의 의원들이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경제 방향을 수정하는 동시에 친환경 사업 및 고용을 창출하는 데 헌신하기 시작했다. 2019년 2월 7일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 의원, 에드 마키 상원 의원이 그린 뉴딜 결의안을 공동발표했다. 이 결의안에 지지 서명을 한 명단에는 버니 샌더스 포함 민주당 주요 대선 후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전 부통령인 앨 고어를 위시한 주와 지방 정부의 관료 300여 명도 대열에 합류했다. 그린 뉴딜은 이제 미국에서 진보 정치인 중심으로 힘을 키우는 가운데, 젊은 유권자들, 특히 강력하고 새로운 밀레니엄 세대와 Z 세대가 주도하는 정치혁명의 부상에 힘입어 결실을 맺으려 하고 있다.
이 책의 말미에 실린 그린 뉴딜 탄소 제로 인프라 구축을 위한 23가지 핵심 안건은 미국 연방 정부 주도로 이뤄져야 할 탄소세 인상, 화석연료 보조금 삭감, 스마트 전력 그리드 인프라 준비 등 구체성을 띈 그린 뉴딜 법안으로, 미국 내에서의 계획 실행을 위한 리프킨의 제안이나, 그린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하는 국가의 정보와 기업 들은 각 항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새로운 사업과 고용 기회를 창출하고 녹색 에너지에 투자하기 위한 인프라 마련의 기초가 되는 구성안이기 때문이다.
● 새 인프라의 주인은 누구인가
기후변화는 인류가 사상 처음으로 스스로 “멸종 위기의 생물종”으로 인식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미 깨닫기 시작한 젊은 세대는, 실용주의적이고 변화에 보다 둔감한 기성세대에 앞서 환경문제의 위험을 직시하고 있다. 그린 뉴딜은 젊은 세대, 즉 오늘날 미국의 지배적인 집단인 밀레니엄 세대와 Z 세대가 국가의 방향을 돌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어젠다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촉구하는 강력한 탄원이다.
2019년 3월 15일, 100만 명이 넘는 Z 세대(1990년대 이후 출생 세대) 학생들이 전례 없는 1일 파업으로 교실을 박차고 나와 가두시위에 들어갔다. 선배인 밀레니엄 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 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전 세계 128개국에서 벌어진 2000건 이상의 시위 행렬에 동참한 것이다. 그들은 정부가 기후변화에 무관심하다고 항의하며 탄소 이후 그린 시대로 돌입하기 위한 글로벌 변혁을 요구했다.
저자는 앞으로 수십 년간 정치에 영향을 행사할 준비가 되어 있고, 기꺼이 그러고자 할 현재 40대 이하의 젊은 디지털 원주민 세대가 그린 뉴딜 운동의 중심이 되어 탄소 제로 생태 시대를 이끌 것으로 예측한다. 그는 젊은 세대를 필두로 한 지구인의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 즉 살아 숨 쉬는 지구와 함께 문제의 당사자가 되는 것, 생물권적 의식을 갖는 진정한 참여자가 되는 것이 기후변화로 인한 종말로부터 성공적으로 탈출할 창의적인 돌파구가 될 것으로 낙관한다.
“우리는 스스로 운명의 주인이며 지구는 인류에게 끝없이 내주기만 하는 존재라고 믿어 버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행성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는 언제나 불확실한 청구서가 따라온다는 진리를 간과했던 것이다. 우리는 이 시기를 진보의 시대라 불렀다. 현재의 기후변화는 그 청구서의 기한이 도래한 것과 다름없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는 새로운 여정의 출발선을 지나는 중이다. 복원의 시대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이 새로운 세상의 현실에 어떻게 적응하는가에 따라 생물종으로서 인류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책 속에서
"2028년 화석연료문명 붕괴 티핑포인트, 살아 남으려면?"
"2028년, 화석 연료 문명이 붕괴하고 재생 에너지 시대가 도래하는 티핑 포인트(전환점)에 가닿는다."
<노동의 종말>, <한계비용 제로 사회> 등의 저서로 이 시대를 대표하는 미래학자로 꼽혀온 제러미 리프킨이 신간 <글로벌 그린 뉴딜>(안진환 옮김, 민음사 펴냄)을 냈다.
책의 핵심은 간단하다. 현재 서구 사회를 휩쓰는 메시지이자, 한국에서도 이제 무시할 수 없는 목소리로 성장한 '그린 뉴딜'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해야만 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인류가 원하든 원치 않든 도래할 예견된 미래라고 리프킨은 단언한다. 그렇다면, 먼저 준비하는 게 이 거대한 전환에서 성공하는 길이 아닐까.
리프킨은 총 2부 7장으로 나뉜 이야기에서 아주 구체적인 수치와 체계화한 미래 전망치를 근거로 '한시라도 빨리 그린 뉴딜에 나서야만' 성공하는 국가가 되리라고 강조한다. 재생 에너지는 돈이 안 되니 (원자력을 포함한) 화석연료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 경기 침체기에는 시장의 자율성에 맡겨야만 경제가 살아난다는 이야기 등은 모두 헛소리라고, 리프킨은 책 전반에 걸쳐 나눠 배치한 사례를 들어 차분히 지적한다.
책 1부에서 사물인터넷(IoT)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이라고 지칭)과 동시에 진행되는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사회 모든 인프라의 '탄소 제로' 혁신을 낳는 한편, '에너지 민주화' 시대를 열 것이라고 전망하는 리프킨은 2부에서 그 전환을 일으키는 힘으로 연·기금이 주도하는 사회적 책임 투자로 대표되는 새로운 '착한 투자'를 꼽는다. 이 같은 전환 끝에 세계 체제는 (자본가와 정치가가 원하든 원치 않든) '사회적 자본주의'로 대체되리라고 리프킨은 전망한다. 이 같은 변화 끝에 지구는 환경과 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뉴 노멀의 시대로 접어들리라는 게 리프킨 주장의 골자다.
책이 기후위기를 거론하는 다른 저서와 크게 다른 성격을 띠는 지점이 이곳이다. 도덕성을 논하고, 파멸을 이야기하고, 당위를 내세우는 운동가적 성격을 책은 보이지 않는다. 리프킨은 '앞으로도 성공하는 국가가 되려면' 녹색 전환을 따르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쉽게 말해 돈 이야기다. 국가 생산성을 높이려면? 일자리를 늘리려면? 기업 수익성을 올리려면? 녹색 전환에 동참하라. 정치인은 진지한 환경운동가의 충고를 무시한다. 표가 되지 않는다 여겨서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돈을 이야기하는 리프킨의 충고도 무시할 수 있을까. 완전히 다른 방향에서 녹색 전환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전하는 책이다. 새로운 무엇을 이야기하기보다, 통합적 사고로 4차 산업혁명과 그린 뉴딜, 기후위기가 도래할 미래를 내다보는 책이다.
우리의 통념을 깨는 여러 근거는 읽을 법하다. 재생 에너지 전환이 정말 헛투자일까? 재생 에너지는 비싸기만 하고, 효율은 떨어지는 발전 체제일까?
1977년 태양 전지판 부속인 실리콘 광전지의 와트당 고정비는 76달러였다. 오늘날에는 50센트 이하다. 국제 재생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 IRENA)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육상 풍력 에너지의 킬로와트시(kWh)당 발전 비용은 3~4센트에 불과하다. 재생에너지 생성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재생에너지는 무한하다. 태양은 88분당 470엑사줄(EJ, 1엑사줄=1018줄, 전 세계의 연간 에너지 소비량은 2012년 기준 약 560엑사줄)의 에너지를 지구로 방출한다. 풍력 역시 마찬가지다. 스탠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인류가 전 세계 가용 풍력의 20퍼센트만 수확해도 현재 글로벌 경제를 운용하는 데 들어가는 전력의 일곱 배를 생산할 수 있다.
반면 화석 에너지는? 비축분에 한계가 뚜렷하다. 이대로 탄소 에너지를 낭비하며 살 수는 없다는 걸 이미 세계 과학자들이 경고하고 있다. 정말 원자력 에너지가 대안인가? "현재 원자력 설비의 건설 및 운영에 들어가는 균등화발전원가(LCOE)는 메가와트시당 112달러이며, 풍력 에너지 생성의 LCOE는 메가와트시당 29달러, 태양광의 그것은 40달러"다. 우리는 원전 원료를 캐내고, 운반하는 데 드는 화석 에너지 비용, 원전 폐기물을 수백년간 보관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애써 무시하며 원전을 값싼 대체 에너지라고 멋대로 정한다. 바로 옆 일본에서 일어난 대참사는 마치 잊은 듯 위험성을 무시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모습이다.
재생에너지는 이미 우리 사회의 기본 인프라에서 화석 에너지를 대체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SAP은 2014년부터 이미 100퍼센트 재생에너지로 가동돼 왔다. 구글은 2017년 자사 데이터 센터를 100퍼센트 재생에너지로 가동했다. 현재 구글은 재생에너지 인프라에 총 35억 달러를 투자해 20개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애플은 2018년 4월부로 자사의 모든 데이터센터가 재생에너지로 가동된다고 발표했다.
리프킨은 에너지 전환과 더불어 부동산 전환, 인프라 전환 등에서도 우리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한다. 이 변화를 가장 앞에서 이끄는 두 축은 (당연하게도) 유럽연합(EU)과 (놀랍게도) 중국이다.
2017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재생 에너지 총투자의 45퍼센트 이상을 책임졌다. 이미 중국은 세계 최대의 태양광 박막 생산국이다. 2017년 기준, 중국의 단 6개 도시가 전 세계 전기 자동차의 21퍼센트를 소비했다. 중국은 2025년 기준 전 세계 전기 자동차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전기 자동차가 보조금 없이 내연 자동차와 경쟁하는 티핑 포인트를 2024년으로 예상했다. 그 사이 번스타인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경제는 배럴당 150달러 수준의 오일쇼크"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있다.
대전환은 사회 구성원에게 상처를 입힌다. 밀려나는 산업에 종사하던 많은 이가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 그린 뉴딜은 석탄 발전 관계자를 역사의 뒤안길로 쫓아낼 것이다. 하지만, 자가 발전 시스템을 갖춘 집을 새로 짓고, IcT 인프라를 새로 건설하며, 전기 자동차를 위한 각종 시스템을 새로 배치하며, 친환경 주택 단지를 만드는 대전환은 또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조하게 된다.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특임교수가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강조했듯, 이 같은 대전환은 전시 체제와 같은 국가 주도의 변화와 함께 일어나기 마련이다(리프킨 역시 이 책에서 같은 목소리를 낸다).
한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오히려 석탄 화력 발전소를 보란 듯 더 짓고 있는 지금의 태도는 그야말로 한치 앞도 볼 줄 모르는 잘못된 선택이 아니냐고 책은 묻는다. 기후위기에 관심 있는 이나 환경운동가는 물론, 특히 정책 결정자들이 읽어봐야 할 책이다.
프레시안 이대희 기자
환경을 해치는 미신 25가지 환경을 보호하지 못하는 환경주의자들의 어떤 믿음 저자 대니얼 B. 보트킨|역자 박경선|개마고원 |2020.02
저자 : 대니얼 B. 보트킨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생태학자로,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의 가능성을 최초로 연구한 학자 중 한 명이며, 기후변화가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환경과 생태에 대해 45년간 연구해왔다. 생태계 변화를 예측하는 최초의 컴퓨터 모델을 만들기도 했으며, 이 모델은 현재까지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현재는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캠퍼스의 생태ㆍ진화ㆍ해양생물학부의 명예 교수로 있으며, 예일대학교 산림환경대학원과 조지메이슨대학교 전지구적 변화 연구 프로그램에서도 교수직을 맡고 있다.
환경에 대한 오랜 연구 과정에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믿음을 거듭 접하면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환경과 자연에 대한 보다 온전하고 올바른 이해가 환경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저서로 『ENVIRONMENTAL SCIENCE』 『POWERING THE FUTURE』 『DISCORDANT HARMONIES』 『OUR NATURAL HISTORY』 『BEYOND THE STONY MOUNTAINS』 등이 있다.
목차
여는글: 과학, 종교, 풍속
미신 1: 우리는 전지구적 환경에 영향을 미친 유일한 종이다
미신 2: 생명은 연약하고, 특정한 조건을 필요로 하며,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미신 3: 멸종은 부자연스럽고 나쁜 것이지만, 쉽게 일어난다
미신 4: 자연에는 균형이 존재하며, 이 균형은 모든 생명과 환경을 지배한다
미신 5: 자연의 균형은 모든 생명에게 유일한 최선의 조건이다
미신 6: 자연의 아름다움은 인간에게 조금도 방해받지 않는 곳에만 있다
미신 7: 생태계는 일종의 집단이며, 생물학적 생태계는 생물종들로 구성된 고정된 집단이다
미신 8: 인간은 자연의 바깥에 있다
미신 9: 자연을 보전해야 할 유일한 이유: 모든 생물종에겐 존재할 도덕적 권리가 있다
미신 10: 인간이 환경을 변화시키게 된 것은 산업?과학 시대 이후다
미신 11: 인간의 개입만 없다면 지구의 기후는 안정적이다
미신 12: 인간은 지구의 기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미신 13: 기후변화가 수많은 멸종을 야기할 것이다
미신 14: 최근의 날씨는 장기적 기후변화의 증거다
미신 15: 합의된 내용은 곧 과학이다
미신 16: 컴퓨터 모델은 참이다
미신 17: 모든 개체군은 항상 환경의 지탱 능력을 초과할 만큼 빠른 속도로 증가해 멸종하게 돼 있다. 이는 인류가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될 것이다
미신 18: 피식자 개체군 크기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포식자가 반드시 필요하다280
미신 19: 어류를 비롯한 모든 야생 자원은 최대지속적생산이 가능하다
미신 20: 환경적 위험?동네 강의 범람 같은 작은 위험에서부터 허리케인 같은 큰 위험에 이르기까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미신 21: 오직 당신만이 산불을 예방할 수 있다
미신 22: 숲은 장기적인 탄소저장에 중요한 장소다
미신 23: 태양에너지 및 풍력에너지는 엄청난 면적이 필요하다
미신 24: 대규모 태양에너지 프로젝트는 아주 더운 기후에서만 가능하다
미신 25: 기후변화에 비하면 다른 모든 환경문제는 사소하다
닫는글: 미신에서 과학으로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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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기후위기’의 공포,
미신 아닌 과학의 손에 맡겨야!
다음 문항에서 그 내용이 맞다면 O표, 틀렸다면 ×표 해보시오.
① 산불은 생태계를 해친다. ( )
② 자연은 균형적인데, 그 균형을 인간이 깨뜨리고 있다. ( )
③ 인간의 개입만 없다면 지구의 기후는 안정적일 것이다. ( )
④ 기후변화가 수많은 멸종을 야기할 것이다. ( )
⑤ 기후위기에 비하면 다른 모든 환경문제는 사소하다. ( )
대충 다 맞는 얘기들인데 뭘 따져보나 의아했겠지만, 놀랍게도 위 문항들은 전부 다 ×표다.
기후변화 연구의 선구자는 왜 기후변화 회의론에 섰을까
오늘날 환경주의에는 다수의 강력한 지지로 뒷받침되기는 하지만 비과학적인 믿음들이 존재하며, 그것은 때로 합리적·과학적 검증의 여지를 막아 이데올로기·도그마화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다수가 합의한다고 그게 곧 진실이 되는 건 아니다. 게다가
과학계 동료 97%가 인간에 의한 지구온난화를 믿는다고 결론 내렸던 과학자들은 해리스폴Harris Poll의 여론조사 방식 같은 전통적인 조사를 한 것도 아니었다. 관련된 분야 전반에서 무작위로 과학자들을 선택하지도 않았고, 불필요한 편견을 솎아내도록 설계된 일련의 질문들을 던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상당히 비과학적이고 통계적으로 신뢰도가 떨어지는 방법을 썼다. 소수의 제한된 과학자집단이 작성한 (심지어 게재된 전문도 아닌) 초록에서 찾은 특정한 문구들에 자신들 나름의 의미를 덧붙였던 것이다. 여기서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이 있다면, 이것이 과학적인 연구가 아니었다는 것뿐이다. -234쪽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과도해지면서 환경을 지나치게 연약한 것으로 간주하는 관점이 생기고, 인간의 환경 파괴에 대한 반성이 커지면서 ‘모든’ 자연재해를 ‘인간 탓’으로 돌리는 식의 근거 없는 죄의식도 생겨났다. 이런 강박적 사고는 자연스레 우리를 환경문제에 대한 미신의 덫에 빠지게 한다. 저자가 이런 미신들을 점검하고 공박하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사고는 물론 환경 관련 정책과 법제도의 바탕이 되면서 환경문제 해결에 도리어 방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대니얼 보트킨은 환경과학자로, 기후변화 연구의 선구자 중 한 명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인간에 의한 기후온난화에 동의하지 않았던 1960년대부터 이에 관한 연구를 시작해 그동안 여러 논문과 대중적 글로 기후변화를 경고해왔다. 그런 그가 세계의 중요 화두로 기후변화가 대두된 지금은 오히려 한발 물러서서, 기후변화에 대한 지나친 과민반응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람들의 우려와 두려움이 과학보다는 미신에 좌우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2014년 미 하원 우주·과학·기술위원회에 출석해서도 이에 대해 증언했으며, 2017년 출간된 이 책에서는 “기후 및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 연구를 계속해온 사람으로서 신뢰할 만한 데이터라 결론내린 것들”을 소개하고 있다. 무엇이 신뢰할 만한 과학적 사실이고, 무엇이 근거 없는 미신일까.
기후변화 자체는 자연적이며, 이산화탄소의 영향은 생각보다 적다
환경에 불변하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늘 다양한 규모와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기후가 일정한 패턴 속에서 안정적으로 변하는 게 정상이라 여기지만, 사실 기후는 인간의 입장에서 극단의 변화일망정 그것도 포함하고 있는 게 오히려 정상이다. 오늘날 뜨거워진 지구에 대한 경고를 듣다보면 지금의 지구 온도가 최고로 높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 10~13세기의 중세 온난기에는 지금보다 기온이 더 높았다.(그전에는 그보다 더 더운 시기도 있었다.) 반대로 15~17세기의 소빙하기 때는 지금보다 훨씬 추워서 중국 남부에서 서리가 내리고, 알프스에서는 빙하가 확장돼 마을을 덮치기도 했다. 저자는 기후란 “변동 자체가 기본 원칙이며, 온도는 늘 변화하고 있어서 고정된 적도, 일정하게 유지된 적도 없음을 알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인간의 개입 유무와 상관없이 말이다.
저자는 태양-지구 주기, 해류 순환, 수증기, 화산폭발 등 이산화탄소 외 기후변화의 요인들을 자세히 설명한다.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0)로 만든다고 해도, 지구의 기온은 계속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물론 반대로, 다른 요인들이 기온의 하강을 이끈다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금대로라고 해도 기온이 내려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온갖 기상이변 역시 계속 발생할 것이다.
미 국립해양대기청의 마틴 호링은 최근 『뉴사이언티스트』 기고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기후변화 모델들은 21세기 말에 가뭄과 집중호우의 지속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최근의 가뭄 사례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수많은 극단적 조건은 기후의 자연스러운 변동이다. 극단적 현상도, 폭염도, 폭우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185쪽
기후변화의 영향이 그렇게 파멸적일까?
많은 언론과 환경주의자, 그리고 때론 과학자들도 지구 기온의 상승이 엄청난 재앙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런 시나리오는 거의 종말론처럼 들리며, 섬뜩할 정도다. ‘기후변화가 수많은 멸종을 야기할 것이다’(미신 13)는 사람들의 그런 공포를 보여주지만, 이 역시 근거는 빈약하다. 그동안의 기후변화에도(중세 온난기와 소빙하기에도) 생물종은 거의 멸종하지 않았다. 저자에 따르면, “지난 250만 년 동안 기후변화의 정도는 오늘날 및 향후 수십 년에 대한 예측과 거의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변화로 인해 멸종된 생물은 놀라울 정도로 극소수다.” 마지막 빙하기 동안 북미에서는 식물 1종만이 멸종했다고 알려져 있다. 오히려 생물종의 존속을 위협하는 것은 기후변화보다 외래종의 침입과 서식지 파괴 같은 일들이다.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환경을 변화시키고, 각종 서식지를 파괴하며, 상업적 가치가 있는 생물종들을 과도하게 포획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 인간이 여러 종의 절멸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 기후변화 외에 다른 원인들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208쪽
우리 인류 역시 더 더운 지구에서도, 더 추운 지구에서도 살아왔다. 인간을 비롯한 많은 생물들은 기후변화로 절멸하지 않고 그와 더불어 살아온 것이다. 생명이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은 상상 이상이다.
파괴와 교란이 때론 자연환경에 필요하다
사람들이 기후에 대해 가진 관점(미신)은 환경 전반에 대해서 비슷하게 존재한다. 즉 “인간이 망가뜨리지만 않는다면 자연은 고정된 영속적 상태에 도달하며, 자연 스스로가 이 상태를 쭉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이런 관점 아래서는 멸종도, 생태계 파괴도 자연적으로는 발생하지 않으며, 인간의 개입은 환경을 망치기만 할 뿐이다. ‘자연에는 균형이 존재하며, 이 균형은 모든 생명과 환경을 지배한다’(미신 4) ‘자연의 균형은 모든 생명에게 유일한 최선의 조건이다’(미신 5) ‘자연의 아름다움은 인간에게 조금도 방해받지 않는 곳에만 있다’(미신 6) ‘인간은 자연의 바깥에 있다’(미신 8) 등이 그런 경향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는 실제와 전혀 다른 그림이다. 태풍, 해일, 자연산불, 지진, 산사태, 화산폭발, 유행병, 빙하기와 같은 자연적인 요인으로 인해 생태계는 수없이 교란된다.(가장 극단적인 경우로 소행성 및 혜성 충돌도 있다.) 그리고 그런 교란은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생물종의 진화를 이끌어, 궁극적으로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킨다.
산불도 자연에 긍정적일 수 있다
산불과 숲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만약 산불이 나지 않는다면 모든 숲은 나이든 나무만 가득한 상태가 될 것이고, 어린 나무를 더 선호하는 곤충이나 조류는 서식지를 잃게 된다. 예컨대 동부임금딱새는 노숙림(老熟林)보다 어린 숲에서 22배나 더 많이 서식한다.
오늘날 보전주의자들과 숲전문가들은 모두 마찬가지로 다양한 조건-(산불, 폭풍우, 빈틈없는 벌목 등으로) 완전히 밀어버린 상태, 노숙림(즉 오래도록 사람의 개입이 전혀 없는 상태), 그 중간 어디쯤에 해당하는 개발이 이뤄진 각 단계의 숲-이 생태학적으로 최상의 경관을 만들어내며, 희귀종을 포함한 생물다양성에 가장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101~102쪽
심지어 산불에 적응한 종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인 자이언트세쿼이아는 200℃나 되는 온도에서만 씨앗을 내놓는데, 그러려면 산불이 반드시 나야만 한다. 자연의 급격한 변동을 ‘재난’으로 보는 것은 지극히 인간 위주의 관점이며, 자연에는 꼭 필요한 과정일 수 있다. 심지어 멸종조차도 말이다.
멸종은 자연스러우며, 우리는 모든 종을 구할 수 없다
생명의 역사는 멸종의 역사이기도 하다. 멸종은 인간과 상관없는 이유로도 일어나며, 우리가 모든 종을 멸종에서 구할 수도 없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환경주의 담론은 곧잘 모든 멸종에 대해 우리 인간의 도덕적 책임을 묻는 식으로 작동한다. ‘멸종은 부자연스럽고 나쁜 것이지만, 쉽게 일어난다’(미신 3) ‘자연을 보전해야 할 유일한 이유: 모든 생물종에겐 존재할 도덕적 권리가 있다’(미신 9)며 말이다.
저자는 멸종 문제에 대해 실용적으로 접근하고자 제안한다. 생물종을 “①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절멸할 종들 ②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인간 및 환경의 다양한 영향을 감안해봤을 때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존속할 종들 ③ 우리 인간의 도움이 있어야만 존속할 가능성이 있는 종”으로 나누어 가장 취약한 종에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이다. “도울 수 있는 종을 우리가 판별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만”이라는 비난도 있겠지만, “우리가 전세계의 모든 생물종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이야말로 오만”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과 시간은 유한하다, 관심 역시도
환경주의의 미신들이 문제가 되는 건 우리의 한정된 시간·자원·관심을 그릇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생물종은 존재할 권리가 있다’ ‘자연환경을 손상 없이 후대에 물려줘야 한다’는 주장들은 아름답게 들린다. 하지만 현실적이지 않을뿐더러, 과학적으로도 무의미한 주장이다. 우리는 환경에 대한 도그마적 태도에서 벗어나 과학적·합리적 태도로 환경문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바로 지구온난화에서부터 한 생물종의 절멸 위험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환경적 위험을 바라볼 때에도 취해야 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그 일이 일어난다면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인가? 무엇보다도 우리가 상황을 해결하고 피해를 막아낼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보험에 해당하는 정책의 비용은 얼마나 될 것이고, 그에 반해 피해 발생시 복구에 들 비용은 얼마인가? -317쪽
이런 주장이 ‘비윤리적’이거나 ‘불경’하게 들린다면, 그건 환경에 대한 어떤 미신에 빠져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우리에겐 ‘기후변화’ 말고도 해결해야 할 환경문제가 충분히 많다
환경 관련 주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기후변화를 논의하는 자리에서는 어김없이 청중 가운데 누군가(대개는 기자)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한다고 해서 해가 될 게 뭐가 있나요? 만일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지 않다 해도, 어디에도 해 될 건 없잖아요.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 우리가 잘 대처하고 있는 게 될 테고요.” 이런 말의 전제는 환경 관련 모든 주제에 들일 시간·노력·관심·돈이 무한히 있다는 가정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런 요인들은 제한돼 있고, 특히 대중의 관심은 대개 당시의 한두 가지 사안에만 집중된다. -385~386쪽
환경주의의 미신을 비판한다고 저자가 반환경주의자라 의심할지도 모르겠지만, 저자는 적극적으로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입장에 서 있다. 예컨대 ‘태양에너지 및 풍력에너지는 엄청난 면적이 필요하다’(미신 23)거나 ‘대규모 태양에너지 프로젝트는 아주 더운 기후에서만 가능하다’(미신 24)가 오해임을 지적하며, 저자는 대체에너지로의 전환이 익히 가능하고 또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의 이유가 아니더라도, 화석연료 사용은 환경에 여러모로 해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후변화에 비하면 다른 모든 환경문제는 사소하다’(미신 25)며 올인할 게 아니라, “에너지, 서식지 파괴, 침입종, 멸종위기종, 숲, 어장, 담수, 독성 오염물질, 인(燐) 등 기타 필수 광물” 등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급한 환경문제에도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각종 행동, 프로그램, 국제정치적 합의(조약 등)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건 엄청난 수준의 행동·노력·비용을 들이겠다는 데 동의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굵직한 문제들을 포함한 수많은 다른 중요 환경문제들은 무시되고 필요자금도 마련하지 못해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게 될 것이다. -207쪽
Time-1971 김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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