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첩 한고랑
-느 아부지 요즘 첩이 생겼다
김진완
첩에 홀린 아버지
새벽이슬 밟는다
전철 두 번 갈아타고
30분을 걸어 만난 첩
연초록 치마 들춘다
-히따야 요게 사는 재미!
주책이지! 침까지 흘린다
가족 소풍날, 아버지
상추 첩-첩- 겁쳐 건넨다
아비 애첩은 손이 크고 인심도 푸져서
열 네 식구 배불리 먹이고도
성에 안 차
상추 한 보따리씩 안겨준다
-요즘 느 아부지 팔자에 없는 첩 덕택으로 어깨에 힘 쫌 주니라
-하모, 내 이래 뵈도 동네 삼아웃 쌈싸무기를 책임지고 있는 싸나이라! 그라니 어깨에 힘 안 주고 배기겠나! 봐라 상추가 얼매나 싱싱한지 펄펄 날라가라칸다
희안하지?
늙은 아비 혼을 빼먹어도
본처는 시샘이 안 나
첩 이름은 한고랑
변두리 주말농장
밭 한 고랑
경남 진주 출생
1993년《창작과비평》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
동화 『아버지의 국밥』, 『마법우산과 소년』, 『첫사랑 나무』,
『난 외계인이야』, 『박치기 여왕 곱분이』
시집 『기찬 딸』『모른다』등
You Don't Have To Say You Love Me - Dusty Spring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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