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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쉬운 詩 좋은 詩

엄마의 런닝구

by 이성근 2013. 9. 3.

 



엄마의 런닝구  

                                                    배한권 학생

 

작은 누나가 엄마보고 엄마 런닝구

다 떨어졌다 한 개 사라 한다

엄마는 옷 입으마 안 보인다고

떨어졌는 걸 그대로 입는다

 

런닝구 구멍이 콩만한게 뚫어져

있는 줄 알았는데 대지비지만하게

뚫어져 있다 아버지는 그걸 보고

런닝구를 쭉쭉 쨌다

 

엄마는 와 이카노 너무 째마

걸레도 못 한다 한다 엄마는

새걸로 갈아입고 째진 런닝구를

보시더니 한번 더 입을 껀데 한다.

 


 

울화

                                                 전영관

 

막걸리도 없는데 앞산은 무논에 엎어져 흥얼거리고

누렁이가 소죽 끓이는 가마솥 보며 눈을 굴린다

우리 농사 대신 짓는 춘식이 아저씨 돌아가고 저녁은

그제야 느릿느릿 마당으로 따라 들어왔다

하늘은 아버지 찾아왔던 그 아줌마 입술만큼 빨갛다

하지감자 껍질 벗기는 엄마 옆에서 수탉은 질겁하는 암컷 등을 짓이긴다

수탉 벼슬이 아버지 얼굴보다 빨갛다

엄마는 누렁이 불알만한 감자를 움켜쥐고 벅벅 문지르다가 와락,

그것들에게 물을 끼얹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툭툭, 누렁이가 가마솥 보며 외양간 기둥을 들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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