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2월은 간다/홍 수 희
그런 날이 있습니다/ 서 순 원
30 cm/ 박 지 웅
우리 앞에 몇 번의 가을이 남았을까요/ 윤 영 초
빗속의 그리움/김재덕
단풍/ 신현정
열애/ 이수익
단풍/ 박숙이
토막말/ 정양
목련 후기(後記)/ 복효근
먼 불빛/ 이태수
어떤 사랑에 대해 / 이성이
밥그릇 / 고영민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김경수
고맙다, 내 곁에 있어 줘서 /조유미
목련꽃 그늘 아래서 - 박 철
저 벚꽃의 그리움으로/ 김 영 남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정용철
일기예보/이화은
사랑/안도현
7월의 사랑/ 권말선
그렇게 2월은 간다/홍 수 희
외로움을 아는 사람은
2월을 안다
떨쳐버려야 할 그리움을 끝내 붙잡고
미적미적 서성대던 사람은
2월을 안다
어느 날 정작 돌아다보니
자리 없이 떠돌던 기억의 응어리들,
시절을 놓친 미련이었네
필요한 것은 추억의 가지치기,
떠날 것은 스스로 떠나게 하고
오는 것은 조용한 기쁨으로 맞이하여라
계절은
가고 또 오는 것
사랑은 구속이 아니었네
2월은
흐르는 물살 위에 가로 놓여진
조촐한 징검다리였을 뿐
다만 소리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이여,
그렇게 2월은 간다.
그런 날이 있습니다/ 서 순 원
눈부시도록 파란 하늘
맑은 햇살 아래서도
괜시리
가슴 시려오는 날이 있습니다
싱그런 풀 냄새
향기로운 꽃길에서도
눈물 나는 날이 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노을빛에
오히려
더욱 가슴이 아파오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의
과한 찬사에도
부러움 섞인 시선 속에서도
한없이
외로워지는 날이 있습니다
바로 그대가 몹시도 그리운
못 견디게
그대가 보고 싶은 날입니다.
30 cm/ 박 지 웅
거짓말을 할 수 없는 거리
마음을 숨길 수 없는 거리
눈빛이 흔들리면 반드시 들키는 거리
기어이 마음이 동하는 거리
눈시울을 만나는 최초의 거리
심장 소리가 전해지는 최후의 거리
눈망울마저 사라지고 눈빛만 남는 거리
눈에서 가장 빛나는 별까지의 거리
말하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거리
눈 감고 있어도 볼 수 있는 거리
숨결이 숨결을 겨우 버티는 거리
키스에서 한 걸음도 남지 않은 거리
이 거리는 어디서 왔는가
누가 30 cm 안에 들어온다면
그곳을 고스란히 내어 준다면
당신은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앞에 몇 번의 가을이 남았을까요/ 윤 영 초
우리가 함께 걷던 그 길에
서로 바라보며 웃던 그 골목길에
낙엽이 집니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낙엽을 바라보며
그리운 사람을 떠올립니다
사랑을 아직 다하지 못하였는데
지는 낙엽을 바라보고
낙엽이 뒹구는 동안
우리는 헤어짐을 슬퍼하며
또 한 해의 가을을 접겠지요
우리 앞에 몇 번의 가을이 더 남았을까요
빗속의 그리움/김재덕
수많은 영혼을 데려간 하늘이지만
빗소리는 추억을 소환합니다
그 세월의 아픔들
살아있으매 볼 수도 있는 것을
가슴 아릿한 기억과 추억의
허상일 뿐
아니 죽어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대 가슴에 빗물은 흐르는가
내 가슴처럼 요동치는가 말이다
인생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가슴 아려서
아파하는 것도 모르고
배려심 없는 불손함
옴팡지게 퍼붓듯
씁쓸한 멍울을 안겨줍니다
하염없이 주룩주룩 내리고
빗물이 젖은 추억을
데려가려 합니다
하고 싶어도 아플까 봐
참고 참았던
감정선에 머문 언어들
그 대립마저 기억에서
부숴버리라고
천둥 번개가 정곡을 찌릅니다
다 하지 못한 그리움이
내리는 날입니다.
단풍/ 신현정
저리 밝은 것인가
저리 환한 것인가
나무들이 지친 몸을 가리고 있는 저것이
저리 고운 것인가
또 어디서는 짐승이 울고 있는가
어느 짐승이 덫에 치인 생채기를 핥고 있는가
저리 뜨거운 것인가
- 시집『염소와 풀밭』(문학동네,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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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애/ 이수익
때로 사랑은 흘낏
곁눈질도 하고 싶지.
남몰래 외도(外道)도 즐기고 싶지.
어찌 그리 평생 붙박이 사랑으로
살아갈 수 있나.
마주 서 있음만으로도
그윽이 바라보는 눈길만으로도
저리 마음 들뜨고 온몸 달아올라
절로 열매 맺는
나무여, 나무여, 은행나무여.
가을부터 내년 봄 올 때까지
추운 겨울 내내
서로 눈 감고 돌아서 있을 동안
보고픈 마음일랑 어찌 하느냐고
네 노란 연애편지 같은 잎사귀들만
마구 뿌려대는
아, 지금은 가을이다.
그래, 네 눈물이다.
- 시집 『꽃나무 아래의 키스』(천년의 시작,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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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박숙이
그가 물었다
나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오랜 고심 끝에 나는 대답했다
마음에 담아본 적이 없다고
그랬더니, 며칠 만에 쓸쓸히 찾아온 그
짐승처럼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왔다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간에
어쨌든 속수무책으로 서로의 본능을 다 태웠다
아 나의 저항이 오히려
그의 태도를 확실히 불붙도록 만든 셈이 되고 말았다
그러니 대책 없이 건드린 죄여
네가 다 책임져라!
-시집『활짝』(시안, 2011)
토막말/ 정양
가을 바닷가에
누가 써놓고 간 말
썰물 진 모래밭에 한 줄로 쓴 말
글자가 모두 대문짝만씩해서
하늘에서 읽기가 더 수월할 것 같다
정순아보고자퍼죽껏다씨펄.
씨펄 근처에 도장 찍힌 발자국이 어지럽다
하늘더러 읽어달라고 이렇게 크게 썼는가
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도 없이 아름다운가
손등에 얼음 조각을 녹이며 견디던
시리디 시린 통증이 문득 몸에 감긴다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는 가을 바다
저만치서 무식한 밀물이 번득이며 온다
바다는 춥고 토막말이 몸에 저리다
얼음 조각처럼 사라질 토막말을
저녁놀이 진저리치며 새겨 읽는다
- 시집『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창작과 비평사,1997)
목련 후기(後記)/ 복효근
목련꽃 지는 모습 지저분하다고 말하지 말라
순백의 눈도 녹으면 질척거리는 것을
지는 모습까지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그대를 향한 사랑의 끝이
피는 꽃처럼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지는 동백처럼
일순간에 져버리는 순교를 바라는가,
돌아보라 사람아!
없었으면 더욱 좋았을 기억의 비듬들이
타다남은 편지처럼 날린대서
미친 사랑의 증거가 저리 남았대서
두려운가,
사랑했으므로
사랑해버렸으므로
그대를 향해 품었던 분수같은 열정이
딱지처럼 엉켜서
상처로 기억되는 그런 사랑일지라도
낫지 않고 싶어라
이대로 한 열흘만이라도 더 앓고 싶어라.
- 시집『마늘촛불』(애지, 2009)
먼 불빛/ 이태수
왜 이토록이나 떠돌고 헛돌았지
남은 거라고는 바람과 먼지
저물기 전에 또 어디로 가야 하지
등 떠미는 저 먼지와 바람
차마 못 버려서 지고 있는 이 짐과
허공의 빈 메아리
그래도 지워질 듯 지워지지는 않는
무명(無明) 속 먼 불빛 한 가닥
― 시집『회화나무 그늘』(문학과지성사.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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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랑에 대해 / 이성이
설거지를 하다 그릇끼리 끼었다
하나가 등 뒤에서 껴안은 상태인데
흔들어도 보고 세제를 발라 살살 달래 봐도
도대체 떨어지지 않는다
오롯한 집중, 자세히 보니
신기할 정도로 꽉 붙어버렸다
서로 다른 그릇이 이렇게 부둥켜안으려면
그럴 수밖에 없는 어떤 이유가
서로의 몸에 음각(陰刻)으로 새겨져 있었을 게다
오랫동안 서로를 찾았을 것이다
싱크대 모서리에 깨지지 않을 만큼 탁탁 쳐도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깊게 포개지는
불안조차 더 큰 결합으로 만들어버리는
숨찬 저들의 포옹
더 이상 그릇 구실을 못하게 된
결사적인 포옹이 눈부시다
꼭 낀 유리그릇 한참 만지작거리다가
옆에 그대로 놔둔다
때로는 사랑만이 필요할 때가 있다
(다음날인가, 둘은 저절로 떨어졌다)
- 제1회(2008년) [영주일보 신춘문예]시 당선작
밥그릇 / 고영민
밥하던 아내가
포개진 밥그릇이 빠지지 않아
나에게 들고 왔다
그릇이 그릇을 품고 있다
내 안에 있는 당신의 아픔
당최, 힘주어 당겨도 꼼짝하지 않는다
물기에 젖어 안으로 깊어진 마음
오늘은 저리 꼭 맞았나 보다
한 번쯤 나는 등 뒤에서 너를 안아보고 싶었
선반 위,
씻긴 두 개의 밥그릇이
봉분처럼 나란하다
- 시집『악어』(실천문학사, 2005)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김경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라는 영화 안의
빨간 나무 지붕이 있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극중의 한 기혼 중년여인과 한 중년 독신남자가
처음으로 사랑을 느꼈네.
그리고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헤어졌다네.
불륜의 사랑이었으므로
그러나 그것이 생(生)의 첫 번째 진정한 사랑이라는 데 문제가 있었네.
일생 중에 진정한 사랑은 단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그 남자는 늙어 죽기 전에 그 여인에게
일생 중에 진정한 첫사랑이었노라는 마지막 편지를 보내고
편지를 품에 고이 안던, 이젠 백발이 성성해진 그 여인도
죽고 나서야 남겨둔 편지로 자녀들에게 고백했다네.
아름다운 불륜을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는 진실한 사랑을 위해
죽기 전까지 가슴 깊숙이에 간직하고만 살았던 그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내가 서 있네.
일생 단 한 번의 진실한 사랑을 위해
우리 사랑을 방해하던 검은 운명과 대결하러 가네.
하지만 거대한 힘의 운명에 형편없이 매만 맞고서
내 사랑과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헤어지고
함께한 시간들만 추억하며 한없이 쪼그라드네.
그런 사랑은 끄기 위해 켜둔 촛불
밝지만 서러운 그 빛 안에서 피었다 지는 수선화였네.
사랑했던 마음들이 땅으로 추락한 여름 과육처럼 멍이 드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일생 단 한 번밖에 오지 않는
진실한 사랑을 만나기 위해 서 있네.
그러나 단지 나무라는 이유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운명 때문에
내부 깊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썩어가고 있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아프고 그 남자와 여자가 아프고
내가 아프고 내 애인이 아프고
그 사랑이 범인이고 세월이 공범이고 삶이 방관자였네.
영화 안에서나 영화 밖의 세계 속에서도
그 남자와 그 여자와 나와 내 애인과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숨겨진 투명 끈으로 연결되어 있었네.
그러나 나는 아직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가 본적이 없네.
- 시집『하얀 욕망이 눈부시다』(문학세계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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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내 곁에 있어 줘서 /조유미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바닥끝까지 무너지는 날
네가 내 곁에 있어서
괜찮다, 말할 수 있다.
나 혼자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일들이
네가 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나를 버티게 만들어 준다.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너로 인해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네가 나의 아침이고
네가 나의 저녁이다.
하루가 온통 너로 가득 차서
네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가 없다.
고맙다, 내 곁에 있어 줘서.
너 아니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 박 철
어둠을 밀어내려고, 전 생애로 쓰는 유서처럼
목련은 깨어 있는 별빛 아래서 마음을 털어놓는다
저 목련은 그래서, 떨어지기 쉬운 목을 가까스로 세우고
희디흰 몸짓으로 새벽의 정원, 어둠 속에서
아직 덜 쓴 채 남아 있는 시간의 눈을 바라본다
그 눈으로부터 헤쳐 나오는 꽃잎들이
겨울의 폭설을 견딘 것이라면, 더욱더 잔인한 편지가
될 것이니 개봉도 하기 전 너의 편지는
뚝뚝 혀들로 흥건하리라, 말이 광야를 건너고
또한 사막의 모래를 헤치며 마음이 우울로부터
용서를 구할 때 너는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며
말똥거리다 힘이 뚝 떨어지고 나면
맹인견처럼, 이상하고도 빗겨간 너의 그늘 아래에서
복부를 찌르는 자취와 앞으로 씌어질 유서를 펼쳐
네가 마지막으로 뱉어낸 말을 옮겨 적는다
저 벚꽃의 그리움으로/ 김 영 남
벚꽃 소리 없이 피어
몸이 몹시 시끄러운 이런 봄날에는
문 닫아걸고 아침도 안 먹고 누워 있겠네
한 그리움이 더 큰 그리움을 낳게 되고
그런 그리움을 누워서 낳아보고 앉아서 낳아보다가
마침내는 울어버리겠네, 소식 끊어진 H를 생각하며
그러다가 오늘의 그리움을 어제의 그리움으로 바꾸어보고
어제의 그리움을 땅이 일어나도록 꺼내겠네, 저 벚꽃처럼
아름답게 꺼낼 수 없다면
머리를 쥐어뜯어 꽃잎처럼 바람에 흩뿌리겠네
뿌리다가 창가로 보내겠네
꽃이 소리 없이 사라질까 봐
세상이 몹시 성가신 이런 봄날에는
냉장고라도 보듬고 난 그녀에게 편지를 쓰겠네
저 벚꽃의 그리움으로.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정용철
해가 뜰 때 나선 사람들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날이 어두워지는데.
봄이 올 때 피어난 순결한 꽃들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봄이 가고 있는데.
벚꽃나무 흔들어 꽃잎 흩날리자 좋아하던 바람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꽃잎은 다 졌는데
'사랑한다'며 쪽지 전할 때 떨리던 손길,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사랑은 끝났는데
'그래 같이 가자 기다릴게'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밉지 않던 친구,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머리가 하얗게 세어 가는데.
아침에 '생선 사라'고, 외치며 지나가던 작은 트럭
한 대,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날씨가 더워지는데.
바르게 살아라, 열심히 살아라 가르치시던 선생님,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아직도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는데
푸른 꿈을 싣고 바다를 건너 육지로 향하던
연락선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이제는 돌아가고 싶은데.
일기예보/이화은
보도블럭 한 페이지에
지렁이 한 마리 온 몸을 밀어 무언가 쓰고 있다.
철자법(綴字法)은 맞지 않아도
똑똑한 사람들 모두 비라고 읽는다.
한 획만으로도 충분히
천기(天機)를 누설(漏泄)하고 있다.
내일은 꿈틀꿈틀 비 오시는 날
비라고 써도 사랑이라고 읽는 사람에게
긴 긴 연애편지나 써야겠다.
이름 부르는 일/박남준
그 사람 얼굴을 떠올리네
초저녁 분꽃 향내가 문을 열고 밀려오네
그 사람 이름을 불러보네
문밖은 이내 적막강산
가만히 불러보는 이름만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뜨겁고 아플 수가 있다니
사랑/안도현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죄 짓는 일이 되지 않게 하소서
나로 하여 그이가 눈물 짓지 않게 하소서
사랑으로 하여 못 견딜 두려움으로
스스로 가슴을 쥐어뜯지 않게 하소서
사랑으로 하여 내가 쓰러져 죽는 날에도
그이를 진정 사랑했었노라 말하지 않게 하소서
내 무덤에는 그리움만
소금처럼 하얗게 남게 하소서
7월의 사랑/ 권말선
한여름 짙푸른 더위 속에
신기루처럼 스쳐가는 인연을 보았어요.
손 닿을 듯 가까운 거기에 있을 때는
그냥 장난스레 웃기만 했었지요.
이제는 볼 수 없는
멀어져 가는 낯설은 얼굴인데.
그대 알지도 못하시는 이 쓸모없는 그리움,
나조차도 부끄러운 가슴 떨리는 기다림을
햇빛 뜨거운 날 툭툭 털어 널어 두면
나 모르게 어느새 부서질 듯 말라 버릴테죠?
그래도 행여,
그대 모르실까?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커다란 바위처럼
자꾸만 그대에게로 향하는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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