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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서평

경쟁교육은 야만이다

by 이성근 2024. 4. 8.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김누리/해냄출판사/ 2024.0

김누리-통렬한 성찰로 우리 사회의 민낯을 직시하며 우리가 나아갈 길을 깊이 고민해 왔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의 세 차례 강의와, ‘2020년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등에 선정된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우리에겐 절망할 권리가 없다를 통해, 뿌리 깊은 한국형 불행의 근원을 제시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중앙대 독문과와 동 대학원 독일유럽학과 교수이다. 한국독어 독문학회 회장을 지냈다. 독일 브레멘 대학에서 독일 현대 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귄터 그라스의 문학을 연구하면서 독일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3년 중앙대 독일연구소가 도쿄대, 베이징대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독일 정부의 지원을 받는 독일유럽연구센터로 선정되었고, 현재 이 연구센터의 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우리에겐 절망할 권리가 없다』『알레고리와 역사: 귄터 그라스의 문학과 사상등을 썼고, ‘통일독일을 말한다’ 3부작(머릿속의 장벽』『변화를 통한 접근』『나의 통일 이야기)을 비롯하여통일독일의 문화변동』『독자로서의 문화철학자』『코로나 사피엔스 12』『인권, 세계를 이해하다등을 공저했다. 헤르만 헤세의황야의 이리, 게르하르트 슈뢰더의아직도 시간은 있다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들어가는 말: 불행한 우리 아이들을 살리기 위하여 

1부 교육다운 교육을 한 적 없는 나라

1장 잘못된 교육 목표 설정, 학벌계급사회

황국 신민, 산업 전사 그리고 인적 자원인간을 지배하는 자본의 언어교실에서부터 시작되는 불행한국 엘리트가 보여주는 미성숙과 오만

2장 열등감과 모멸감을 내면화하는 교실

아이들의 잠재력을 죽이다자아를 짓밟는 우열 교육컴퓨터가 채점하는 대학입학 시험자본이 원하는 소비자와 노동자

3장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학교

교실은 민주주의의 묘판이다극단적 경쟁이 초래한 폭력문화

4장 대학이 죽었다

한국 교육의 최종 목적지자본의 노예, 재벌 권력의 하수인사회 개혁 기능을 상실하다사립대학의 왕국, 살인적인 등록금

 

2부 야만의 트라이앵글_ 왜 대한민국은 붕괴하는가

1장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모든 문제의 치명적인 근원경쟁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경쟁 교육에 대한 고정관념경쟁 없는 교육이 하향 평준화를 낳는다?한국 교육이 절망이자 희망인 이유패자와 승자로 나뉘는 아이들

2능력주의는 폭군이다

노력하면 다 할 수 있다?트럼프라는 괴물이 등장한 이유혁명 대신 자살을 선택하게 하는 나라

3장 공정은 정의의 덫이다

오르고 올라도 끝이 없다자기착취를 권하는 사회촛불이 묻고 우리가 외면한 것공정, 양날의 칼불평등을 정당화하는 논리성적으로 줄 세우기 위한 도구, 시험

3부 한국 교육,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1장 독일 교육, 정답은 아니어도 해법은 될 수 있다

백만 난민의 기적대학 캠퍼스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독일, 상식이 통하는 교육 사회학생들이 자유롭게 진로를 선택하다우리가 독일 교육을 들여다보아야 하는 이유

2장 경쟁과 서열이 없는 학교

모두에게 열려 있는 독일의 대학교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거의 없다경쟁 대신 추첨, 점수 대신 대기기간성적 따라 학과를 선택하는 한국 학생들

3장 비판 교육_ 사유하는 사람을 기른다

죽은 물고기만 강물의 흐름을 따라 흐른다선다형, 단답형 문제의 무서운 진실아우슈비츠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불의에 저항하는 초등학생 데모

4장 성교육_책임감 있는 강한 자아 만들기

끊이지 않는 성범죄의 이면생물학적ㆍ윤리적 차원에 머문 한국의 성교육성교육은 자아 교육이자 정치 교육, 당연히 누려야 할 행복

5장 생태 교육_ 연대와 공생은 필수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법가성비를 넘어서는 생태적 상상력소비 포기 운동미래 생명에 대한 책임

 

4부 교육혁명,학생ㆍ교사ㆍ학부모가

주체여야 한다

1장 저항과 해방의 거대한 흐름

교육개혁이 먼저인가, 사회개혁이 먼저인가독일, 과거의 억압으로부터 해방교육을 왜곡시킨 한국의 86세대

2장 한국 교육에서 누가 가장 고통받는가

교육개혁이 아니라 교육혁명고통 공동체에서 희망의 공동체로교육혁명이 사회개혁을 이끌 수 있다

3장 잃어버린 교사의 권위를 찾아서

교육혁명의 주역은 교사한국의 교사vs독일의 교사교사는 어떻게 정치적 금치산자가 되었나선동가를 판별하는 능력을 기르다새로운 교육을 위한 새로운 교사

4장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

한국 교육의 최대 피해자억압받는 학생들의 자기해방무상 등록금, 관점을 바꾸면 보이는 것들

5장 대학, 존재 이유를 되묻다

교수, 권력 앞에서 말하는 자대학생에게 연구 보수를 지불하라제도 속으로의 행진대학의 부활을 위한 조건

 

5부 대한민국 교육 패러다임 대전환

1장 교육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사회 없는 사회교육 원리_ 능력주의에서 존엄주의로교육 목표_ ‘인적 자원에서 민주시민으로교육 방식_ 경쟁 교육에서 연대 교육으로교육 효과_ 불행감에서 행복감으로

2장 교육혁명, 세 가지를 폐지하자

첫째, 대학 입학시험을 폐지하자대입 폐지가 계층 이동의 기회를 빼앗는다?둘째, 대학 서열을 폐지하자국립대 네트워크화, 사립대 공영화셋째, 대학 등록금을 폐지하자

 

책 속으로

불행한 우리 아이들을 살리기 위하여

넬슨 만델라는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그 사회의 영혼을 더 정확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영혼은 무엇인가요. 우리 사회는 아이들 을 어떻게 대하고 있나요. 그들을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그들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있나요. 그들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요. 요컨대, 우리는 아이들을 존엄한 인간, 성숙한 시민, 개성적인 자유인으로 기르고 있나요.

우리 국민 열 명 중 여덟 명이 경쟁 교육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국가가, 아니 우리 모두가 함께 나서서 경쟁 교육을 끝내고, 학대받고 유린당하는 우리 아이들을 이 지극한 고통에서 구해내야 합니다. 불행한 아이가, 경쟁에 상처받은 아이가, 억압당한 아이가, 생각 없는 아이가 만들어갈 우리 사회의 미래가 두렵습니다. 아이들의 불행은 곧 사회의 예약된 불행입니다. 우리가 우리 아이들을 구하면 그 아이들이 대한민국을 구할 것입니다.들어가는말중에서[본문 중에서]

경쟁에서 연대로, 능력에서 존엄으로, 지식에서 사유로

한국의 교육은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를 만드는 교육입니다. 승자는 모든 것을 독식하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는 구조입니다. 그러니 교실이 전쟁터가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러한 전쟁터에서 승자는 오만함을, 패자는 열등감을 내면화합니다. 이것이 오만과 모멸의 구조로서 사회적 심리의 바탕을 이룹니다. 현재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근본적으로 전쟁터와 다름없는 우리의 교육 현실에서 배태된 것입니다.1-1 ‘잘못된 교육 목표 설정, 학벌계급사회중에서

대학이 권력 비판의 기수가 되지 못하고 권력의 노예가 된 현실은 대학 캠퍼스의 모습을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어떠한 사회적 비극이 벌어져도, 정치적 부패가 폭로되고, 국제적 참사가 벌어져도, 한국 대학에는 대자보 하나 붙지 않습니다. 한국 대학의 캠퍼스는 완전히 탈정치화되어 버렸습니다. 이것은 독일의 경우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저는 독일에 갈 때마다 주로 독일 대학에서 머뭅니다. 대학 식당인 멘자에 가면 지금도 독일 대학생들의 관심사안이 어디에 있는지를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식사를 하는 동안 학생들이 건네준 팸플릿만 해도 한 줌이 됩니다. 생태 기후변화 문제,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유럽연합 내의 국가 간 차별 문제 등 이들이 다루지 않는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대학 캠퍼스에 넘쳐나는 유인물들은 오로지 취업 정보뿐입니다.1-4 ‘대학이 죽었다중에서

우리는 공정과 정의라는 개념에 대한 감수성이 그리 예민하지 못합니다. 공정과 정의는 상당히 다른 차원의 개념입니다. 사실상 동일 선상의 가치를 가진 개념이 아닌 것이지요. 공정은 규칙이고, 정의는 원칙입니다. 공정은 상식이고, 정의는 철학입니다. 공정은 수단이고, 정의는 목적입니다. 무엇보다도 공정은 시장의 논리이고, 정의는 사회의 논리입니다.

어찌 보면 공정은 경쟁을 더 치열하게 관리하겠다는 논리입니다. 경쟁을 더 합리적으로, 더 가열하게, 더 빈틈없이, 더 숨 막히게 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선언이자, 경쟁의 패자는 더욱 죽음으로 내몰겠다는 결의입니다. 공정경쟁, 공정거래가 이 최악의 불평등 국가를 개혁할 수단이 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것은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정당화하는 방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2-3 ‘공정은 정의의 덫이다중에서

독일 대학에서도 이과 쪽에서는 우리처럼 의대가 인기가 좋습니다. 거의 모든 의대, 치의대, 수의대, 약대는 NC학과입니다. 학생들이 몰려 정원제한을 할 수밖에 없지요. 이럴 경우 대학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 내에서 학생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정의로운방법을 찾기 위해 독일에서도 많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대부분의 주에서 추첨을 선호했습니다. ‘추첨이라는 민주적 방식이 능력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경쟁시키는 방식보다 낫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당연히 추첨 방식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꼭 의대에 들어가 의사가 되고 싶은데 번번이 추첨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이들은 NC학과의 경우에는 아비투어 성적을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주에서 이런 의견을 받아들여 아비투어 성적을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일정한 범위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3-2 ‘경쟁과 서열이 없는 학교중에서

성교육은 본질적으로 자아 교육입니다. ‘내 안의 나와 대결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현실의 생물학적 나도덕적으로 이상화된 나사이의 분열을 스스로 보게 하는 것이 성교육의 핵심입니다.

독일에서는 성과 관련하여 죄의식을 갖지 않도록 가르칩니다. 독일 성교육의 목표는 강한 자아를 가진 민주주의자를 기르는 것이기 때문에, 자아를 약화시키는 죄의식을 심어주는 것이야말로 민주시민교육에 반하는 파시즘 교육이라고 봅니다. 독일의 성교육 제1원칙은 성과 관련해서 윤리적인 판단을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성은 윤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고, 일정한 나이가 되어 성적 욕망이 생기는 것은 일종의 축복이라는 거지요. 그것은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현상일 뿐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나 성과 관련하여 죄의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성과 관련하여 강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성은 생명과 인권에 관련된 영역이라고 보기 때문에 성희롱, 성폭력 등 성과 관련된 범죄에 대해서는 대단히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집니다.3-4 ‘성교육_ 책임감 있는 강한 자아 만들기중에서

교육혁명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할까요? 그것은 역사가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해방의 역사였고, 모든 해방은 자기해방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고통받는 자가 혁명의 주체가 되었던 것입니다. 흑인해방은 흑인이 주체였고, 여성해방은 여성이 주체였습니다. 타자가 대체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교육해방의 주체에 대한 문제는 한국 교육에서 누가 가장 고통받는가?”라는 물음으로 환치될 수 있습니다. 그게 누구일까요?

먼저 가장 깊은 고통을 받는 당사자는 학생입니다. 그리고 학생과 고통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학부모 또한 고통을 공유합니다. 무너진 교실에서 학생과 생활을 공유하는 교사들 또한 고통 공동체의 중요한 일원이지요. 요컨대, 학생, 학부모, 교사가 모두 한국 교육이 가하는 고통의 희생자입니다. 저는 이들이 교육혁명의 핵심적인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4-2 ‘한국 교육에서 누가 가장 고통받는가중에서

교사는 어느 나라에서나 정치적ㆍ사회적 영향력이 대단히 큰 직업 집단입니다. 독일의 경우는 베를린에 있는 연방의회에 교사가 대체로 13~15퍼센트 정도를 차지합니다. 법률가를 제외하고 두 번째로 많은 의원을 배출하는 직업이 교사입니다. OECD 국가의 평균이 10퍼센트 전후이고, 핀란드 의회의 경우는 교사가 약 20퍼센트 전후를 차지하여 가장 많은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직업군입니다. 일반적으로 보면 한 사회의 민주적 성숙도와 교사의 정치적 참여도는 대개 정비례합니다. 더 성숙한 민주국가, 더 행복한 복지국가일수록 교사의 정치 참여도가 높다는 얘기지요.4-3 ‘잃어버린 교사의 권위를 찾아서중에서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한 일이 생겼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제대로 된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으니 등록금을 돌려달라는 논리였습니다. 저는 대학생들의 문제 제기 자체는 반겼지만,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요구해야 할 것은 등록금을 반환해라가 아니라, ‘등록금을 없애라입니다. 저는 우선 학생들이 대학의 역사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이란 무엇인가, 한국 대학은 어떤 역사를 거쳐왔나를 묻고, 답을 구해야 합니다.

등록금을 반환하라는 논리는 어떤 대학관에 바탕을 두고 있나요? 그것은 기본적으로 시장주의 대학관에 기초한 주장입니다. 즉 내가 돈을 주고 고등교육 시장에서 대학 교육을 구매했는데, 그 교육상품에 하자가 생겼으니 물어내라, 보상하라는 논리이지요. 이 요구 자체는 타당한 것이지만, 이러한 주장의 기반을 이루는 대학관은 잘못되었다는 말입니다. 대학 교육을 시장에서 구매하는 상품으로 보는 대학관에서 출발한 주장이니까요. 대학생들이 이러한 주장을 펼치는 것은 이들이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자유시장경제 이데올로기에 완전히 포획되어 있다는 증거입니다.4-4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중에서

한국, 중국, 일본, 미국 4개국의 대학생 1천 명을 대상으로 '당신들에게 고등학교는 어떤 곳이었는가?'라고 물었습니다. (중략) 1. 함께하는 광장 2. 거래하는 시장 3. 사활을 건 전쟁터

이중 한국 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답은 무엇이었을까요? 무려 80.8퍼센트가 '사활을 건 전쟁터라고 대답했습니다.

(중략)

언젠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강연한 적이 있는데, 이 자리에 독일인 다니엘 린데만 씨가 패널로 나왔습니다. 저는 그에게 위의 세 가지 항목 중 자신은 어느 쪽에 속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저에게는 위의 세 가지 경우가 모두 해당되지 않습니다. 저에게 고등학교 시절은 하루하루가 파티였습니다.'저는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일반시민의 평

서평단] 서평단이지만 다둥이 워킹맘인 저는 절대 아무 책이나 받지 않습니다. 읽고 싶은 책도 읽을 시간이 없어서요.사춘기 아이들을 대치동 학원에 보내며 새벽까지 공부하는 아이들을 뒷모습을 봅니다. 교육자이자 엄마인 저는 대한민국에서 아이들을 키울 수 밖에 없어서 미안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어떻게 나아져야 할까 방향성이 궁금해서 선택한 책입니다. 교육혁명 마지막 챕터에 미래 방향성이 나와 있습니다. 부모라면 교육자라면 꼭 읽어보세요. 지금의 대한민국 교육은 학생의 인권유린이자 학대라고 말하던 이 책에 나오는 독일 기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yu******경쟁이 야만이라면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사는 삶이 문명인가요?

우리는 경쟁을 통해 자유 시장경제 속에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로 남들에게 더욱 큰 가치와 효용성을 제공하기 위해 능력을 함양하는 과정입니다. 경쟁교육 없이 과연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이런 좌파적 세계관이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하고 이웃에 대한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것이죠.

pp******두 아이를 이제 막 모두 초등학교에 보낸 엄마로써 무척 관심이 가는 주제다. 유치원까지는 건강하게 잘 자라다오 하다가도 초등학교만 보내고 나면 공부에 대한 숙제가 생기고 자신도 모르게 아이가 공부에 뒤지지 않게 공부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부모들. 나도 그 중의 하나다.

이 책은 단순히 경쟁이 싫다거나 경쟁을 줄이자는 취지의 책이 아니다. 현재 한국 사회가 사회를 이끌어가는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여기는 방식이 얼마나 우리 자신의 삶을 불행으로 끌고 가고 있는지를 여실히 짚어준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이슈와 함께 너무나도 적랄하게 우리의 현재를 직시하고 비판하고 더불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나 조차도 우리 사회의 통념, 사회의 잣대에 맞춰 살아가며 그것이 얼마나 야만적인 행태였는지 제대로 인지할 수 있었다. 모두가 살기 힘들다고, 정의로운 사회, 행복한 사회를 꿈꾸며 바꾸기를 원하지만, 정작 살아가다보면 그 사회를 거스르며 살기는 어렵다. 저자는 이러한 학벌주의, 능력주의, 불평등 사회, 불행한 사회, 이 모든 것의 변화는 교육현장에서 비롯되어야 비로소 가능하다고 말한다. 쉽지는 않겠으나, 사회를 바꾸자는 큰 출발보다 그 뿌리가 되는 우리들의 이데올로기를 변화시키기 위해 우리는 교육현장으로 눈을 돌려 낡은 통념들을 하나씩 고쳐가야겠다.

진정 내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행복한 미래는 나만 잘난 사회가 아닌, 누구에게나 행복한 미래, 다같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길 바란다.

아이들의 개성과 관심, 각자의 천재성을 끌어내고 도와주고 싶지만 사실 그것 또한 쉬운 것은 아니다. 어쩌면 공교육과 사교육에 아이를 던져두는 것보다 이 길이 더 부모로써는 고되고 힘들수도 있다. 이 길로 가면서도 저 길이 맞는 것일까 고되하게 된다.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이는 '독일의 기적'을 낳은 68혁명에서 시작된 교육개혁의 모토라고 한다. 이때부터 경쟁 교육을 지양했다고. 경쟁이라는 것이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했고, 오히려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의 것이라고 나의 뇌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서야 제대로 깨달았다. 경쟁 교육이 야만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이 책은 단지 경쟁 교육이 우리 사회를 썩게 만들고 있는지 알고 있는 내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 교육이 어떤 위장을 하고 당연시 우리 사회의 이데올로기로 자리잡고 있는지, 위장인지 조차도 모르고 있는 우리의 생각을 뒤흔들어 놓는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나는 멀미가 날 정도다, 내가 얼마나 무지상태로 우리 사회에서 눈과 귀를 덮힌 채 살아왔는지.

이미 잘 알려진대로 세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한국은 안고 있다. 이 외에도 책에서는 프랑스의 권위 있는 신문 [르몽드]"한국의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아이들"이라고 했다고.

2014년 세계가치관조사에 따르면 "소득이 보다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소득 차이가 지금보다 더 벌어져야 한다"고 답한 한국인은 59퍼센트라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갈등이 심한 나라

저출산 한국을 '집단 자살사회'로 규정

미국의 유튜버 마크 맨슨이 '나는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했다' 영상 제작

"집에서 혼자 있을 때 가장 즐겁다"는 응답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가 대한민국

안타깝지만 이 모든 한국설명에 이해가 가고 사실이고 현실이다. 저자는 이것들이 한국의 경쟁교육에서 보았고 본질적으로는 교육문제를 말한다.

한국 청소년들, 학생들의 공부로 짜여진 학창시절, 모두가 한줄 서기로 남을 짓밟고 올라서야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교육구조 때문이다. 가수 이적의 노랫말처럼, 모두가 똑같은 손을 들고 명확한 정답, 단답형이나 선다형 문제에서 오로지 하나의 정답만 존재하는 교육, 그 안에 뿌리깊게 박힌 우리의 역사와 인식을 저자는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 안에 내가 있기 때문에 그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우리에게 경쟁이란 친숙하다. 피할 수 없는 것이 경쟁인 줄 알았다. 인간이라면 남보다 더 가지려하고 남의 것을 빼앗아 내것을 채워야하는 본능이 당연한 줄 여겼다. 사실일 수도 있으나, 더더더 옛날 생존자체를 위협받는 시기에서는 맞는 말일 수 있으나 그것을 현대문명까지 정당화하기는 맞지 않았다.

더우기 경쟁은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우리 사회를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이를 부정하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능력주의는 어떠한가?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이 거머쥔 권리나 이익에 대해서는 나 또한 당연시 생각했다. 그러기에 나도 그 줄에 매달리기 위해 열심히 했고, 그 결과값이 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더 나아가 이 '능력주의'로 평등을 반대했다. 능력있는 자가 더 많이 가져야한다는 사실에 동의했고, 불평등을 평등이라 주장했다. 그럴듯한 논리에 나도 동의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Justice를 집필한 마이클 샌더 또한 하버드에 학생들의 집안조건을 인용하며 모든 학생들이 같은 출발선 상에 같은 조건으로 출발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작한 게임이다. 그 결과로 받은 자신의 능력은 시작부터 유리한 게임에서 과한 능력을 부여받은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공정은.

p.124 '공정'이라는 말은 양날의 칼과 같은 개념입니다. 불공정을 비판하면서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는 이 양날의 칼 중에서 부정적인 칼날이 훨씬 더 셉니다. 이 사회에서 공정은 차별과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핵심 논리로 쓰이고 있지요.

최근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도 요즘 젊은이들이 노인들의 무료 교통비 지원에 대해 반대하는 내용을 보고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소위 복지강화를 위한 약자 또는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은 훗날 나에 대한 지원이 될 것이고 선진국의 탄탄한 복지정책을 보며 선진국 대열에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만 생각했지 반대한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청년지원금도 없애야하는거 아닌가?

 

fi******우리나라 교육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사교육이 뜨거운 교육 현장에서 학교 공교육은 이미 그 의미를 잃은 지 오래인 것 같다. 선생님에 대한 권위가 추락하고 공교육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사교육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사교육의 비중이 커지면서 빈부의 격차를 아이들이 공부하는 교실에서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또 교육에서도 빈부의 격차는 심하다. 대한민국의 지난 100년 교육을 돌아보면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나라에서는 교육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민주정부까지 우리의 교육 목표는 교육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다른 목표가 있었다. 민주정부가 키우고자 한 건 애초에 인간이 아니다. 인간을 자원으로 변화시키고자 한 것이다. 비단 교육 문제만이 아니라 지금 한국 사회는 사실상 자본독재 사회에 진입했다. 한국 사회의 불행은 교실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교실에서 아이들을 우수한 아이와 열등한 아이로 나누고 열등한 아이들은 일상적으로 차별을 경험하게 된다. 대다수의 아이들이 아주 이른 나이에 불행을 내면화하게 된다. 한국의 교육은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를 만드는 교육이다. 승자는 모든 것을 독식하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는 구조이다.진정한 교육은 아이들 안에 있는 고유한 것을 끄집어낼 뿐만 아니라 강한 자아를 가진 인간으로 기르는 것이다. 강한 자아를 가진 인간만이 성숙한 민주시민이 될 수 있다. 한국 교육은 아이들의 강한 자아를 길러주기는커녕 아이들의 약한 자아마저도 망가뜨린다. 아이들 대부분이 학교에 들어선 이후 경쟁 교육 속에 내몰려 일상적으로 열등감과 모멸감을 내면화하고 자아는 더욱 약해지거나 소실되는 지경에 이른다. 우리 아이들은 한법에 보장된 건강권, 행복추구권, 휴식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고 이 모든 고통의 원인을 바로 경쟁 교육이다. 한국 교육의 문제가 단순히 교육 영역만의문제가 아니라 야만적인 경쟁이 만들어낸 오만한 승자와 열등감에 찌든 패자가 아니라 존엄한 인간, 성숙한 민주주의자, 개성적인 자유인을 길러내는 새로운 교육으로 한국 교육을 바꾸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독일 교육을 살펴보아야 한다. 2015년 유럽에는 정치적 격변이 몰아치는데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고 유럽으로 시리아 난민들이 모여들었다. 시리아 난민 사태는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시리아 난민 사태가 뜨거운 정치적 쟁점이 될 때 독일은 난민을 받아들이겠다고 한다. 메르켈 총리는 백만 난민을 수용하고도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다. 물론 모든 독일인들이 난민 수용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독일 사회의 주류는 찬성을 했다. 지금 독일에서 자라고 있고 살고 있는 독일인들이 ㅂ여주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높은 정치의식에 대한 자긍심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aq******피곤하다, 피곤해... 아이들이 맨날 입에 달고 사는 말이에요.어쩌다가 우리 아이들은 공부에 치이고 지친 삶을 살게 되었을까요. 그 답은 책 속에 있어요.경쟁 교육은 야만이다는 김누리 교수의 교육 로드맵을 담은 책이에요.

우리는 지금, 이 책을 왜 읽어야 할까요. 그 이유는 "불행한 우리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 (4p)예요.

현재 우리 사회는 병들어 있는데, 국내외 모든 지표와 수많은 석학들이 대한민국의 총제적 난국의 원인을 경쟁이라고 꼽았어요. 저자는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자살률, 세계 최악의 불평등, 세계 최저의 출산율 등 '지옥 같은 사회'가 된 것은 '경쟁-능력주의-공정'3각 이데올로기 체제 때문이며, 이 잘못된 3각의 이데올리기 체제를 '야만의 트라이앵글' (11p)이라고 명명했어요. 경쟁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경쟁이 있어야 발전하고 성장한다는 생각이 한국인의 의식을 지배하면서 경쟁의 결과는 능력주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정당화하고, 경쟁의 과정은 공정 이데올로기에 의해 합리화하면서 경쟁 교육의 폐쇄회로에 갇혀 저항하기는커녕 제 발로 불행의 구렁텅이로 들어간 꼴이 되었어요.

어떻게 해야 사회적 고통과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당연히 이러한 문제는 국가가 나서야 할 일이지만 현 정부는 시대에 역행하는 퇴행적 교육정책을 밀어붙여 경쟁시장 구도를 부추기며 지난 정부에서 폐지하기로 했던 자사고와 외고 등 특목고를 공식적으로 부활시켰어요. 더 나아지기는커녕 급속도로 빠르게 악화되고, 거대한 퇴행을 보여주는 현실 앞에서 저자는 원래 계획보다 서둘러 책을 출간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요.

왕따,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드라마나 영화가 많았는데, 최근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이 화제가 되면서 놀이를 가장한 집단따돌림 현상이 확산되고 있어 일부 지역 초중고교에서 학부모의 주의와 지도를 부탁한다는 가정통신문이 배포됐다는 뉴스를 봤어요.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 살인적인 경쟁 교육에 시달리다 못해 이제는 드라마를 모방한 게임으로 계급과 불평등을 학습하고 있다니 너무나 절망스럽네요. 경쟁, 우열, 지배라는 이데올로기에 따른 교육 환경에서는 성숙한 민주주의가 자랄 수 없어요. 단순히 교육의 문제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을 병들게 만든 '지배적인 잘못된 생각, 관념체계, 이데올로기'를 뜯어 고쳐야 해요. 우리 스스로 달라져야 불행한 사회를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어요. 저자는 교육혁명은 학생, 교사, 학부모가 주체여야 한다면서 세 가지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매우 공감하면서도 과연 실현가능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네요. 다시금 제목을 보며, 우리 모두가 각성해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했네요. 이제 폭군과 야만의 시대를 끝냅시다!

ze******이번에 읽은 책은 한국교육의 실태가 낱낱이 드러나는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입니다. 6, 3을 키우고 있는 저는, 교육서를 이미 많이 읽어보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책은 처음부터 너무 기대가 되더라고요.사실, 공부정서를 챙긴다던지, 수능까지 이어지는 초등 공부라던지 교육서는 공부관련 책이 압도적으로 많은데요. 우리 나라 교육이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 이라는 것에 초점을 둔 교육서는 이번에 처음 읽어보았습니다.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의 저자는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에서 강연을 여러 번 하셨던 중앙대 김누리 교수입니다. 이 책은 2019년부터 최근까지 약 4년간 했던 교육 관련 강연을 모아놓은 일종의 강연록이라고 하는데요.

책의 프롤로그부터 가히 충격적입니다. 한국에 대한 오명이 잔뜩 나와있어요.

한국의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아이들

한국의 교육은 가장 경쟁적이고 가장 고통을 주는 교육

학생에 대한 일상적인 인권 유린과 학대

세계에서 불평등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

세계에서 가장 갈등이 심한 나라

타인에 대한 관용도가 가장 낮은 나라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

저도 못들어 본 오명이 엄청나더라고요. 김누리 교수는 이 모든 것이 절대적으로 잔인한 교육시스템과 극단적 경쟁 때문에 온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게 용서되는 교실에서 12년 동안 자란 아이가 어떻게 성숙하고 기품 있는 인간이 되겠습니까.P.7

우리나라사람들이 당연시 여겼던 경쟁. 이 경쟁은 협력보다 정말 나은 것일까요? 우리에게 당연시되던 가치들을 한 번 비판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누리 교수는 이 책을 통해

1. 경쟁 교육 (능력주의) 존엄 교육 (존엄주의) / 연대 교육으로

2. 성장을 위한 교육 성숙을 위한 교육으로 (창의/자율/자유/여유 등의 가치 우선)

3. 지식 교육 사유 교육으로

바꾸고, 교육의 효과로, 불행감 대신, 행복감을 살려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사실 엄마이자, 영어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김누리 교수는 기계로 채첨하는 대학 입학시험, 대학 서열, 대학 등록음 폐지를 주장하고, 국립대 네트워크화, 사립대 공영화를 주장하는데요.

이 책을 사립대학교 관계자가 보면 극구 반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과연 이런 날이 올까 까마득하면서도.. 꼭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들은 어떤 부모와 어떤 선생을 만나느냐에 따라 가치관이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들이 조금 더 한국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한 걸음 한 걸음씩 변화 및 발전해 간다면, 한국 교육에 대한 오명을 벗고, 좀 더 건강한 교육을 하는 시간이 오지 않을까요.

 

"오만과 모멸을 벗어나는 교육법"

숨 쉴 데 없던 학창 시절의 경쟁, 성인이 되고 나서 그때를 돌아볼 때의 반응은 크게 두 분류로 갈리는 것 같다. 그 잔혹한 시절을 통과해냈다는 데에 대한 '괴로움의 훈장'같은 성취감, 혹은 십수 년이 지나도 여전히 악몽을 꿀만큼 독한 기억. 물론 둘 모두인 경우도 있다. 인생의 짧지 않은 시기를, 더군다나 자아 형성의 코어가 되는 시기를 경쟁과 압박이라는 갈고리에 갈기갈기 찢기며 보낸 이들의 마음엔 그 흔적이 오래, 진하게 남는다. 마음의 균열은 그저 흉터로 조용히 남아있지만은 않는다. 훈장 같은 성취감은 오만함으로 변질되기 쉽고, 독한 기억은 모멸감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김누리 교수는 그것이 한국 사회의 여러 심각한 문제들을 만들어냈다고 말한다.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불평등한 사회, 그럼에도 더한 불평등을 요구하는 시민들, 끝없는 자기 착취, 자살률 1...

그렇기에 이 책은 표면적으로 한국의 교육에 관해 말하는 책이지만 근본적으로 교육 너머,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할 변화에 관해 말하는 책이다. 그는 한국 교육의 비정상적인 경쟁 이데올로기를 넘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질문한다. 우리가 유일한 길이라고 여기거나 '당연하다', '자연스럽다'라고 생각하는 것들의 근거를 따져 물으며 그것이 진실이 아님을 꼬집는다. 그는 독일의 교육과 한국의 교육을 비교하며 다른 가능성을 알려주고 시야를 트이게 한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대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교육도, 사회도 이미 벼랑 끝으로 몰렸다는 감각이 엄혹하게 다가온다. 그 절망감을 동력으로 바꿀 수 있는지의 여부가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오직 희망 없는 자들을 위해 우리에게 희망이 주어져 있다."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사회과학 MD 김경영

 

경쟁·능력주의·공정 '야만의 트라이앵글' 깨야 한국의 미래가 있다"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겐 절망할 권리가 없다> 등을 통해 '한국형 불행'의 근원을 제시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김누리 중앙대 교수의 신간 제목이다.

경쟁 교육은 야만오만한 엘리트와 열등감을 내면화한 대중을 양산한다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 OECD 국가 중 꼴찌(2021), 청소년 자살율 1위 등 한국의 극심한 경쟁교육의 폐해에 대해 부정할 사람은 없겠지만 너무 과한 표현이 아니냐는 지적에 김누리 교수는 2<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했다.

"제 표현이 아니고 20세기 독일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 중 한명이라고 평가 받는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말입니다. 이는 독일 68세대가 교육 개혁을 추진할 때 가장 중요한 모토였습니다. 독일에서는 당시 히틀러의 역사, 아우슈비츠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절박함이 있었습니다.

히틀러의 파시즘적 세계관의 핵심은 첫째, 경쟁, 둘째 우열, 셋째 지배입니다. 경쟁을 통해 우월한 자가 지배를 하는 게 자연의 질서이자 인간사회의 질서라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 속에서 한국 교육을 보세요. 경쟁, 우열, 지배의 원리가 작동합니다. 12년 동안의 한국 교육을 통해 성숙한 민주 시민이 길러질 수 있을까요? 위험한 파시스트를 길러내는 것 아닐까요? 저는 이게 가장 무서운 부분이라고 봐요."

'학벌'이 새로운 신분, 계급, 특권을 만드는 한국 사회에서 아이들은 12년간의 치열하고 소모적인 학습노동에 시달리며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로 나뉜다. 미성숙하고 오만한 엘리트와 열등감과 모멸감을 내면화한 대중들을 양산하는 파시즘적 교육을 개혁하지 않고서는 민주주의는 한국 사회에 제대로 뿌리내리기 힘들 것이라고 김 교수는 단언한다.

경쟁교육은 아이들을 무능하게 만들어한국 대학은 너무 너절하게 죽었다

김 교수는 경쟁교육이 이처럼 비인간적일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간만이 할 수 있었던 고도의 능력마저 이제 기계가 대체하는 것입니다. 최근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그러면 이런 시대에 어떤 교육을 해야 하나? 너무 명확하죠. 기계로는 대체할 수 없는 능력, 그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첫째 사유하는 능력, 둘째 창조하는 능력, 셋째 비판하는 능력, 넷째 공감하는 능력이에요. 저는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4가지 능력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으로 줄 세우기를 합니다. 경쟁 교육이 우리 아이들을 비참하게 할 뿐만 아니라 무능하게 한다는 의미는 바로 이것입니다."

인공지능 시대에서 암기를 통해 등수를 매겨야 하는 이유는 대학 입시 때문이다. 그러나 살인적인 경쟁을 뚫고 들어간 대학은 과거와 달리 '비판적 지식인을 양성하는 고등 교육 기관'과는 거리가 멀다. 자본이 대학까지 소유하게 되면서 완전히 '탈정치화된 대학'의 현재 모습에 김 교수는 "대학이 죽어도 너무 너절하게 죽었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대학이 자본의 노예가 된 현실은 대학 캠퍼스의 모습을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연세대에서 청소 노동자들, 경비 노동자들이 시위를 한다고 학생들이 고발하고 민사 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이것 자체가 한국 교육이 얼마나 막장이 되었는가 보여주는 것입니다. 독일을 방문해 대학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학생들이 끊임없이 정치, 사회적 문제와 관련해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유인물을 나눠줍니다. 지금 한국 대학 캠퍼스에 넘쳐나는 유인물들은 오로지 취업 정보 뿐입니다."

경쟁, 능력주의, 공정야만의 트라이앵글

경쟁교육이 문제라는 것을 결코 모르지 않으면서도 왜 우리는 바꾸지 못할까? 김 교수는 "경쟁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테리 이글턴 옥스퍼드대 교수는 이데올로기 연구에 대해 인간이 자신의 불행에 스스로를 내던지는 일에 대한 탐구라고 했어요. 저는 이 말이 정곡을 찌른다고 봅니다. 한국인들은 지금 자신의 불행에 스스로를 내던져요. 경쟁 이데올로기 때문입니다. 경쟁의 결과는 능력주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정당화되고, 경쟁의 과정은 공정 이데올로기에 의해 합리화됩니다. 경쟁, 능력주의, 공정 이데올로기가 강고한 삼각체제를 이루고 있어 한국 사람들이 여기서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이게 바로 한국 사회를 이런 야만사회로 만들어놓은 근원적 뿌리입니다. 저는 이를 책에서 '야만의 트라이앵글'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대학 입시·서열화·등록금 폐지, 불가능하다고? 독일과 프랑스를 보라

경쟁교육을 통해 불행을 내면화한 아이들이 과연 어른이 되어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까? 이들이 타인의 행복을 위해 일할 수 있을까?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이라는 현상은 그럴 수 없다는 답변이기도 하다.

살인적인 경쟁 교육을 바로잡기 위해선 개혁으로는 부족하고 혁명이 필요하다는 김 교수는 대학 입시 폐지, 대학 서열화 폐지, 대학 등록금 폐지 등을 나아갈 방향으로 제시했다.

"한국에서 대학 입학시험을 없애자고 하면 이게 대체 가능하냐고 묻는데, 유럽에서 대학 입학 시험을 보는 나라가 어디 있나요? 독일은 '아비투어'라고 고등학교 졸업 시험만 보고, 이 시험에 90% 이상이 붙습니다. 합격하면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를 원하는 때에 갈 수 있어요. 심지어 30, 40대에 대학에 가는 사람도 많아요. 물론 의학과나 심리학과 등 학생들이 몰리는 과는 정원제한을 둡니다. 이런 경우에도 과거엔 추첨으로 선발하다가 최근엔 아비투어 성적을 제한적으로 반영하기도 합니다.

독일만이 아니라 프랑스도 '바칼로레아'라는 고등학교 졸업시험이자 대학 입학 자격시험만 봅니다. 독일처럼 대학 서열화도 없습니다. 우리처럼 대학 서열화가 있는 나라는 주로 영미권 국가들이지요.

독일, 프랑스 등 유럽 모델은 국가가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고등교육까지 그 기회를 제공하는 게 성숙한 사회라는 인식을 공유합니다. 그러니까 대학을 나왔다, 어느 대학을 나왔다가 자기 우월감이나 열등감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김 교수는 교사들의 정치 참여 금지와 같은 시대착오적인 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OECD 38개국 중에서 교사의 정치적 시민권을 완전히 박탈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어요. 지금 여의도에 교사 국회의원은 한 명도 없습니다. 과거의 교사가 두 분 있을 뿐이지요. 지난번 독일 의회는 640명 의원 중 81명이 전현직 교사였습니다. 독일 의회를 구성하는 직업군 가운데 교사는 두 번째로 많은 의원을 배출한 직업군입니다. 한국은 쿠테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이 1963년부터 교사의 정치적 시민권을 완전히 박탈한 이래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 정부에서 당연히 이걸 복원시켰어야죠."

'이미 경쟁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한 한국에서 교육 혁명이 가능한 일이냐고 묻자 김 교수는 뜻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큰 적은 유토피아를 꿈꾸지 않는 무력감입니다. 이상적인 사회에 대한 꿈이 있어야 그쪽으로 가죠. 제가 이런 이상적인 방향과 사례를 계속해서 얘기하니까, 이제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으면서도 서서히 새로운 교육을 꿈꾸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거기에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전홍기혜 기자 | 프레시안 202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