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과 어울리기/생태환경 뉴스

7.11~7.17 ‘재앙’이 된 폭염과 신종 질병

by 이성근 2021. 7. 11.

초복, 우리가 먹는 것은 '죽음'이다

생태계까지 죽이는 북미 폭염"인간이 부른 재앙

10대가 대선후보에게 북극곰이 상상 속 동물 되지 않길 바랍니다

소나기를 막아준 소사나무 숲

뉴트리아 영국만 박멸 성공! 우리는 힘들까?

생태교란 가시상추 끈질긴 이유, 씨앗 속 \'세균 지원군

지구온난화는 인류 몸 크기를 줄일까 늘릴까?

"대저대교 대안노선 4개안 가운데 '경전철 근접안'이 최적

재앙이 된 폭염한반도 덮친 열돔의 정체는?

작물은 시들고폭염에 ··눈물 말라가는미국 농부들

전복 2291만마리 돌연 폐사기후의 역습 민물 바다

버려진 반려 금붕어성인 팔뚝만큼 커져 호수 점령

자연의 권리도 보장하는 환경 헌법

신종질병전시관에 가다

매립지 못구한 환경부, 99% 재활용 중인 건설폐기물 "더 줄여라

산속도 불야성야간골프

식물로 표현한 총체적 공간, 매력적이네!

태종대 짚와이어 사업, 시비 확보로 청신호

부산시의회 부산시민공원 토양 기름오염 전수조사해야

청년층·1인가구 사랑방된 온천천 반려동물놀이공원

가파른 암벽에 멸종위기종 석곡 군락드론 띄워 찾아내

지난해 에너지 수요 4.5% 감소했지만 재생에너지는 9.7% 성장

국가공원 1용산공원, 이렇게 탄생할 순 없다

소나무 유전자

세계는 하나의 꽃, 그러나 지금 무섭게 망가지고 있다" 녹색평론

대형산불로 10불구름치솟아160밖에서도 관측

기후활동가들은 왜 두산중공업에 녹색 페인트를 부을 수밖에 없었나

숲 지키려면? “사유림 주인에게 보상” vs “공익서비스 제공할 때 보상

왜 비닐랩으로 싸맸지?1년 만에 해충 피해 두 배-벚나무사향하늘소

초복, 우리가 먹는 것은 '죽음'이다

복날에 사람들은 몸보신을 하기 위해 여러 음식을 찾는다. 그중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찾는 음식은 닭죽이나 삼계탕이다. 학생식당이나 구내식당에서도 복날이 되면 닭죽이나 삼계탕이 특식으로 나온다.

여기에 동물이 있다비질 참여자 은석

굳이 복날이 아니어도 '11'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치킨은 인기 있는 음식이다. 2019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게는 전국에 총 215188개가 있는데 편의점(41394), 한식음식점(3927)에 이어 치킨전문점(25687) 3위를 기록했다.

 

튀김옷이 묻은 닭과 원형 보울에 담긴 닭은 어떤 삶을 살다 왔을까? 77일 동물권 운동 단체 '서울애니멀세이브'는 초복(711)을 대비해 경기도 북부의 한 도계장에서 비질(도축장 등을 방문해 목격하고 기록해 공유하는 행동)을 진행했다.

 

해당 도계장은 국내 닭고기 업체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업이 운영하는 곳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도축 실적에 따르면 20215월 말 기준, 5개월간 1500만 명()을 도축했다. 하루 평균 15만 명()이 인간이 먹는 고기가 되기 위해 죽는다. 그곳은 학살의 현장이었다.

 

도살장으로 향하는 닭들을 애도하고 진실의 증인이 되고자 하는 시민들이 비질에 참여했다. 뙤약볕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닭을 실은 차가 오지 않았다. 서 있기만 해도 얼굴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고 몸은 지쳐갔다.

 

여름철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기 때문에 생계 운송 차량은 보통 낮보다는 새벽과 이른 아침에 이동한다. 온도와 습도가 높으면 닭들이 운송 중에 많이 죽기 때문이다. 운송 차량이 뜸해 우리가 한참을 기다려야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도계장 안으로 들어가는 차를 지켜보는 시민과 활동가들비질 참여자 은석

드디어(?) 저 멀리 차가 오기 시작했다. 활동가가 피켓을 들고서 차를 세웠고 다른 활동가는 운송기사에게 잠깐의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시민들은 트럭 곁에 서서 닭장 속의 죽은 닭, 죽어가는 닭, 살아있는 닭을 보았다.

 

닭장의 닭은 무더운 날씨에도 숨을 쉬어보겠다며 고개를 내밀고 삐약삐약거렸다. 개중에는 이미 숨을 거둔 닭도 있었다. 채 자라지 않은 벼슬은 빈혈로 인해 붉은 기가 없었다. 그렇게 1~2분이 지났을까. 운송기사는 "닭들이 죽으면 책임질 거냐?"라고 외치며 경적을 울렸다. 활동가는 옆으로 비켜섰고 차량은 도살장 안으로 들어갔다.

 

 

차를 잠시 세운 활동가의 행위도, 닭의 생명을 운운했던 기사의 말도 도살장으로 들어가는 닭에게는 참으로 '인간적'인 언행이었다. 물론 닭의 생명을 이야기했던 기사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정차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노동시간도 길어지고 닭들에게 고통이 가해지는 시간도 늘어난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빽빽이 채워진 닭장에 있는 닭들이 죽어가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활동가들은 차를 세워 비질을 해야 했다. 이는 진실을 세상 밖으로 가져오려는 행위이자 저항이었다. 고통당하고 학살당하는 비인간 동물은 말이 없기 때문이다.

 

트럭에 실린 닭은 '육계'로 불리는 닭이었다. 육계는 무게에 따라 호수가 달라지는데 지육 기준 950g~1050g'10'. 보통 프랜차이즈 치킨 집에서 사용하는 닭이 10호다. 엄밀히 말하면 이 닭들은 닭이 아니다. 30일 된 병아리다. 다큐멘터리 <도미니언>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자연 상태의 닭이 동일한 크기로 성장하려면 3배 정도, 96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무더운 날씨에도 숨을 쉬어보겠다며 고개를 내밀고 삐약삐약거리는 닭비질 참여자 은강

 

그렇다면 어떻게 단시간에 닭의 크기를 키우는 걸까? 얼마 전 밤에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는 중이었다. 밤이 되어 칠흑 같이 어두운 시골이었지만 양계장은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밤중에도 양계장 불이 켜져 있는 이유는 닭이 잠들지 않도록 해, 끊임없이 사료를 먹이기 위함이다.

 

육계로 사육되는 닭이 먹는 사료에는 성장호르몬과 항생제가 함께 급여된다. 이렇게 사육된 닭은 인간이 원하는 일정한 무게가 되면 도계장으로 운송되어 도살된다. 경제성을 위해 인간들이 만들어낸 기발한 '과학적'인 사육, 운송, 도살 방식이다. 무항생제 사료를 쓰고 동물복지 인증을 받는 양계장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이같은 방식이 일반적이다.

 

복날에 유독 더 많이 도살되는 닭

우리나라의 여름엔 '복날'이 있다. 보통 7월 초부터 8월 초 정도에 초복, 중복, 말복이라는 세 개의 복날이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자료를 확인해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7월의 도살량이 급증한다. 3년 간 7월에만 매달 평균 11000만여 마리의 닭이 도살되었다.

2018-20215월 닭 도축실적(도살량)농림축산검역본부

 

2020년에는 107000여 마리의 닭이 도살되었다. 매년 인간동물을 위해 10억여 개의 비인간동물 지옥이 생기고 사라지는 것이다. 인간사회가 만든 지옥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는 닭에게만 해당하는 수치라는 점이다. 게다가 도축량에 해당하는 수치이기 때문에 사육하는 과정에서 태어나고 죽는 수많은 병아리와 닭의 수는 제외되어 있다.

 

이번 비질에서 목격한 것 중, 도계장 주변의 고약한 냄새와 잔혹한 풍경도 기억에 남지만 무엇보다 도계장 내 안전문구가 기억에 남았다. '살아 숨쉬는 위생관리, 생존하는 우리 회사', '위험을 보는 것이 안전의 시작이다'.

 

이 세상에는 어떤 존재들이 살아 숨쉬고 생존하는가. 무엇이 위험이고 안전인가. 참 아이러니한 문장에 한참 생각에 잠겼던 순간이 떠오른다. 찰나의 순간을 위해 차를 멈춰 세운 활동가들, 차를 세우는 건 불법이라고 말하는 사회, 인간들의 갈등 속에서도 정해진 운명대로 도계장으로 향하는 닭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우리가 고민하고 논쟁하는 이 순간에도 여전히 복날을 위해, 우리의 '11'을 위해 수많은 닭이 무참히 살해되고 있다.

 

'여기, 동물이 있다.‘

 

덧붙이는 글 | 비질(vigil)Animal Save Movement 단체에서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활동입니다. 비질은 이해하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꼭 한 번 참여해보길 권합니다. 20217월 기준, 비질은 서울애니멀세이브(https://linktr.ee/seoulanimalsave)에서 진행하고 동물권 활동가들의 소모임으로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질은 모든 도살장을 지켜보며 모든 착취당하는 동물의 증인이 되는 것입니다. 오마이뉴스 /이현우(lhwnr)

 

생태계까지 죽이는 북미 폭염"인간이 부른 재앙

이달 초 37.8도가 넘는 폭염을 이기지 못한 홍합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웨스트밴쿠버의 한 해안에서 집단 폐사했다. 크리스토퍼 할리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 제공

 

폭염으로 사람만 죽는 게 아니다. 생태계가 입는 피해도 심각하다. 북미의 이례적 폭염이 무더기로 죽이고 있는 홍합 등 조개류의 경우 생태계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막대하다는 게 전문가들 우려다.

 

10(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37.8도를 상회하는 폭염이 2주 넘게 이례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북미 지역에서 사람뿐 아니라 홍합 등 갯벌 생물들의 피해도 극심하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태평양과 접한 캐나다 서부 해안에서는 이달 초부터 계속되는 폭염을 견디지 못한 홍합 같은 조개류들이 입을 벌린 채 집단 폐사하고 있다. 현장을 찾은 크리스토퍼 할리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동물학 교수는 홍합 등 조개류가 썰물 때 햇빛에 노출되는 건 익숙한 일이지만 37.8도 넘는 폭염이 이어졌다는 사실이 문제라며 이번 폭염으로 최소 10억 마리의 해양생물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조개류 폐사의 영향 범위는 개별 종()의 생사 여부 차원이 아니다. 브라이언 제임스 미 노스이스턴대 해양생물학 교수는 조개류는 숲의 나무처럼 다른 종에 서식지를 제공한다생태계 구조에서 핵심적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나무가 숲에 사는 다른 생명체의 서식지가 돼 주는 것처럼 홍합도 플랑크톤 등 갯벌 미생물들의 서식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홍합이 북극과 북미 대륙 서쪽 해안을 오가는 철새 바다오리의 주요 먹이이기도 한 만큼 이번 폭염이 철새의 이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미 일간 뉴욕타임스의 전망이다.

 

미래는 더 암담하다. 비영리단체 우려하는 과학자 모임소속 기후전문가 크리스티나 달은 기후변화로 인해 이번 폭염처럼 유례없는 사건들이 앞으로는 더욱더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후분석 연구단체 세계기후특성(WWA) 소속 과학자 24명도 이번 폭염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재앙이라고 말했다./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10대가 대선후보에게 북극곰이 상상 속 동물 되지 않길 바랍니다

청소년생태행동, 동물권·기후·노동 분야 요구사항 설문조사 결과 발표

청소년생태행동이 11일 서울 종로구 누구나 스터디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후보들에게 동물 학대 처벌 강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 철회, 노동자 갑질 문제 해결 등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청소년생태행동 제공

 

저보다 어린 미래 세대의 아이들에게 북극곰이 상상 속의 동물이 되지 않게, 지금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물이 미래에도 살아갈 수 있는 지구를 만드는 게 저의 꿈입니다.” (최윤서·18)

얼마 전 300의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작고한 이선호씨를 아십니까? 이러한 일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유는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기업의 무책임함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혜원·16)

 

청소년들이 동물 학대 처벌 강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 철회, 노동자 갑질 문제 해결 등 동물권·기후·노동 분야의 요구사항을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하고, 관련 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청소년생태행동은 11일 서울 종로구 누구나 스터디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20일부터 627일까지 청소년 216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동물권·기후·노동문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세개 분야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 10개씩을 제시하고 보다 시급하고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문제를 고르도록 설계됐다.

 

조사 결과 동물권 분야에서는 동물학대범 처벌수위 강화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는 응답이 35%로 가장 많았다. 반려동물 입양절차 강화(13%), 강아지 공장 전수조사 및 처벌(12%), 동물실험 금지(10%)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현재 동물학대범에 대한 법적 처벌은 미미하다특별한 절차 없이 누구나 돈만 내면 동물을 살 수 있다 보니 동물을 존중해야 하는 생명체가 아닌 사고파는 물건이라 생각하고, 쉽게 유기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기후 분야에서는 응답자의 28%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 철회 요구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이어 쓰레기 규제 법안 마련(17%), 야생동물 터 개발금지(10%), 대기업 일회용 비닐 엄격 규제(9%) 순으로 심각하다고 청소년들은 보고 있었다. “오염수 방류는 주변국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피해를 주는 행위라며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을 철회시킬 수 있는 힘 있는 정부를 원한다고 밝혔다.

노동 분야에서는 청소년 응답자의 23%가 노동자를 향한 갑질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고 봤다. 고졸 일자리 보장(15%), 청소년노동보호법 제정·고등학교 노동인권 교육 필수 진행(14%),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 마련(14%) 등도 중요한 의제로 꼽혔다. 이들은 지난해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최희석씨가 입주민 갑질로 숨진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 사회는 이 사건에 크게 분노했지만, 아직 분노와 공감 이외의 해결책은 없다아파트 노동자에 대한 갑질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청소년생태행동은 청소년들은 모든 생명이 존중되고 공존할 수 있는 조화로운 생태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한다대선 후보들은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강조했다./김윤주 기자 kyj@hani.co.kr

 

소나기를 막아준 소사나무 숲

인천 옹진군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에 있는 '소사나무 숲'. 세찬 소나기가 쏟아져도 울창한 소사나무 숲에는 소낙비가 떨어지지 않았다.

인천 옹진군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에 있는 '소사나무 숲'. 150년의 세월을 거치며 섬 사람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인위적인 방풍림이다.

 

충남 태안반도에는 재미난 이름의 해수욕장이 셋 있다. 만리포항 인근 만리포해수욕장을 시작으로,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천리포, 백리포해수욕장이 나란히 있다. 이름이 정확한 해수욕장의 넓이를 나타내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이름순으로 규모가 크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쯤 되면 십리포해수욕장도 있을 법할 듯. 실제로 있다. 다만 태안반도는 아니고 인천 옹진군 영흥도에 있다. 더 재미있는 것은 길이는 4가량으로 만리포해수욕장보다 길다는 점이다.

 

지난 주말 조용한 바닷가를 걷고 싶어 새벽녘에 길을 나섰다. 해변에서 단란한 가족과 다정한 연인들을 보았다. 그들 중 몇몇은 모래사장에서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던져주고 있었다.

 

오랜만에 찾은 바다의 풍경도 잠시, 내 눈길은 울창한 숲으로 향했다. 푯말을 읽어보니 소사나무 숲이란다. 소사나무는 생긴 게 보잘것없으며 키가 작고 휘어진 몸통 탓에 목재로는 못 쓰고 주로 땔감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섬 사람들에게 이 나무는 여름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겨울에는 세찬 해풍을 막아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십리포 해변의 소사나무 군락지는 150년의 세월을 거치며 섬 사람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인위적인 방풍림이다.

 

오후 들어 장마의 영향으로 갑자기 세찬 소나기가 쏟아졌다. 그러나 울창한 소사나무 숲에는 소낙비가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았다. 소사나무 숲을 가꾼 섬 사람들의 지혜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인천 옹진군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에 있는 '소사나무 숲'. 150년의 세월을 거치며 섬 사람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인위적인 방풍림이다.

인천 옹진군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에 있는 '소사나무 숲'. 150년의 세월을 거치며 섬 사람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인위적인 방풍림이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뉴트리아 영국만 박멸 성공! 우리는 힘들까?

박멸은 커녕 오히려 늘고 있는 뉴트리아의 현실,전해드리고 있습니다

남미가 고향인 뉴트리아로 골치를 앓는건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닌데요. 세계 70여개나라에서 지금도 퇴치가 진행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성공한건 영국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그럼 우리도 이대로 뉴트리아 퇴치는 불가능한걸까요?

 

[기자]도심 호수에서 외래종인 배스와 블루길을 쉴새없이 건져올리는 옥수호 씨

외래생물만 포획,제거하는 전문가지만 뉴트리아는 손을 뗐습니다.

포상금 제도가 바뀌면서 돈도 안될뿐더러 박멸은 이제 어렵다고 보기때문입니다

 

{옥수호/외래종 퇴치 전문가/지금은 인위적인 방법으로는 퇴치가 아마 힘들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뉴트리아 포획을 맡고 있는 낙동강유역환경청과 대구환경청 역시 대놓고 말할 수 없을 뿐 입장은 비슷합니다.

{이성규/낙동강유역환경청 자연환경과/유지보다는 박멸이 목적인데 그게 저희 마음대로 안 되다보니까 그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대구지방환경청 담당자/없애지는 못하고요. 아시다시피 없앨 수는 없는 것 같고 우리가 아무리 하더라도, 최대한 개체수를 줄여서최후는 없애는게 목표기는 하지만}

뉴트리아가 퍼져나간 전세계 70여개나라 가운데 박멸에 성공한건 딱 하나, 영국 뿐입니다. 그외에 미국과 유럽, 중국과 일본등 대부분 나라에서 뉴트리아는 토종화됐습니다. 이미 이탈리아나 네덜란드는 개체 증가속도가 포획속도를 능가한 상황.

 

영국 역시 1960년 첫 시도때는 포획뒤 개체수가 급증하는 실패를 맛봤습니다 하지만 20년뒤, 철저한 조사를 근거로 9년동안 쉬지 않고 포획작업을 벌인 끝에 마침내 박멸할 수 있었습니다.

{이도훈/국립생태원 박사/영국의 경우에는 두가지 부분을 주목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전체에 대해서 동일한 포획압력을 연중 지속적으로 진행했습니다.

(두번째는) 전체적인 포획과 더불어 고밀도 지역에 대한 집중포획이 병행해서 이뤄졌습니다.}

 

뉴트리아는 이미 우리나라에 적응했고 약점인 겨울은 짧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식지가 제한되고 완전한 토착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지금, 박멸 가능성은 마지막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홍성원/경북대학교 야생동물생태학 교수/지금은 낙동강에 분포가 제한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퇴치할 수 있는 동물이라고 생각됩니다.

겨울에 완전히 일괄적으로 포획을 하고 계속 상시적으로 여름에 포획을 계속하던지 그런 방법의 정비가 한번은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

여기엔 환경부 중심인 지금의 포획뿐 아니라 각 지자체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 폭넓은 거버넌스 구축이 필수입니다. 박멸의 골든타임을 놓친 외래종은 셀수 없이 많습니다.뉴트리아가 또하나의 실패로 남을지,아니면 첫 성공사례가 될지 이제 마지막 갈림길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KNN 표중규입니다.

 

생태교란 가시상추 끈질긴 이유, 씨앗 속 \'세균 지원군

가뭄 저항성 높여 도로변에 번성..씨앗 타고 퍼지며 후대에 전달도

잎 뒤와 줄기에 날카로운 가시가 나 있는 외래식물 가시상추는 도로변을 따라 전국에 확산했다. 그 비결의 하나는 씨앗 속에 공생하는 가뭄 저항성 세균으로 밝혀졌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요즘 씀바귀나 고들빼기 비슷한 노란꽃을 피우지만 잎 뒤와 줄기에 날카로운 가시가 촘촘하게 달린 가시상추가 도로를 중심으로 전국에 퍼져나가고 있다.

 

생태계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외래식물인 가시상추가 도로변 등 척박하고 거친 땅에서 살아남는 까닭은 건조한 환경을 견디도록 돕는 세균이 뒷배를 보아주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세균은 가시상추의 씨앗 속에서 검출됐는데 갓털에 매달려 날아가는 민들레처럼 씨앗에 실려 널리 퍼져나간다.

국화과 식물인 가시상추의 꽃. 씨앗은 민들레처럼 갓털이 달려 있어 바람을 타고 퍼진다. 자동차가 일으키는 바람에 의해 도로를 따라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제공.

 

정서린 광주과학기술원 박사과정생 등은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가시상추 씨앗 속의 내생세균이 이 식물의 가뭄 저항성을 높여 준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광주과기원 진화생태학 연구실 김은석 교수는 외래종의 생장에 도움을 주는 미생물들이 씨앗의 내부에 존재하면서 외래종 씨앗과 함께 이동할 수 있음을 밝혔다씨앗 내생균이 외래종의 침입 능력에 영향을 끼치는 새로운 생태학적 요인임을 제시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1978년 김포공항에서 처음 발견된 가시상추는 도로를 따라 제주도를 뺀 전국으로 퍼졌다. 김은석 교수 제공.

 

사람 몸속에 사는 수많은 장내세균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처럼(사람 몸은 사람 것이 아니었네) 식물체 안에도 많은 미생물이 산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식물에서 내생균이 발견됐다이들을 이용해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능력을 높이는 연구 등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연구가 뿌리, 줄기, 잎 등 식물 조직 내부에 살면서 해를 끼치지 않는 세균에 집중됐다면 이번 연구는 씨앗 속에 사는 세균에 주목했다. 씨앗 안에 세균이 산다면 민들레처럼 씨앗과 함께 갓털에 실려 확산하고 자손으로 대를 이어 퍼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확산세를 보이는 외래식물인 가시상추의 씨앗을 조사했다. 유럽 원산의 가시상추는 1978년 김포공항에서 처음 보고된 이래 도로를 따라 제주도를 뺀 전국으로 퍼졌다.

 

주로 도로변, 방조제, 항구, 빈땅에 많이 분포하는데 건조에 잘 견디고 제초제 저항성도 강해 작물 재배지는 물론 토착 생태계에 큰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2012년 가시상추를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가시박 씨앗에서 검출한 내생세균 코사코니아 코와니이를 배양한 모습. 김은석 교수 제공.

 

연구자들은 가시상추 씨앗에서 모두 42종의 세균을 분리했는데 이 가운데 코사코니아 코와니이란 세균이 건조 저항성을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세균을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에 접종한 결과 건조 내성이 느는 것을 확인했다. 주저자인 정서린씨는 이 세균이 가시상추의 뿌리 근처에 당분의 일종을 분비해 흙 입자를 형성하는데 그 결과 토양의 빈틈이 늘어 수분을 더 잘 간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린 가시상추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씨앗 속 세균 덕분에 땡볕이 내리쬐는 도로변에서 건조 스트레스를 견디며 번성한다. 가시상추는 이밖에도 햇볕이 셀 때는 입자루를 90도 회전시켜 햇볕 받는 면적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과열을 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변에 줄지어 자란 가시상추. 건조를 견디는 능력을 바탕으로 도로와 빈땅, 제방 등으로 퍼져나간다. 김은석 교수 제공.

 

이번 연구결과는 외래종의 위험성을 평가할 때 내성균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제기한다. 김 교수는 이제까지 외래 식물의 침입성을 판단할 때 주로 식물의 특성만을 기준으로 삼았는데 앞으로는 그 식물의 씨앗 내생균도 기준에 넣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인용 논문: Scientific Reports, DOI: 10.1038/s41598-021-92706-x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지구온난화는 인류 몸 크기를 줄일까 늘릴까?

인류조상 300여 화석 자료로 동인 분석

기온 높으면 몸집 작아지고 추우면 커져

뇌 용적 변화는 기온과의 상관관계 약해

영국과 독일 연구팀이 인류 화석을 분석해 기후변화에 따라 몸집 크기가 달리 진화했음을 밝혀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제공

 

현대인류와 조상들은 기후변화에 따라 몸집 크기가 달라졌던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뇌 용적은 기후보다는 정주 여건이나 사회관계 등에 의해 달라진 것으로 추정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독일 튀빙겐대 공동연구팀은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인류(호모 속) 화석 300여개의 신체와 뇌 크기 자료를 모아, 과거 수백만년의 세계 고기후 복원자료와 비교해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인류가 생활할 당시의 기온에 따라 신체 크기가 달리 진화했음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8(현지시각)치에 실렸다.(DOI : 10.1038/s41467-021-24290-7)

 

현대인류(호모 사피엔스)3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했다. 호모 속은 이보다 훨씬 오랫동안 존재했다. 여기에는 네안데르탈인과 다른 멸종 인류인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등이 포함된다. 인류 진화 특징 가운데 하나는 몸집과 뇌 크기가 커져왔다는 점이다. 호모 하빌리스 같은 초기 종에 견줘 현대인류는 50% 더 무게가 나가고 뇌 용적은 3배 이상 커졌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일으킨 동인에 대해서는 환경적, 인구학적, 사회적, 기술적 요인과 식이양식 등이 거론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류 신체 평균 크기는 수백만년 동안 변동이 컸으며, 상대적으로 추운 지역에서 몸집이 큰 쪽으로 진화했다고 논문에서 주장했다. 표면적에 비해 몸무게가 상대적으로 더 나가면 몸이 열을 빼앗기는 비율이 줄어들기 때문에 큰 몸집이 추운 날씨에 완충 구실을 한 것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19세기 독일 생물학자 카를 게오르그 베르그만이 주창한 항온동물은 같은 종일 경우 추운 곳에 살수록 몸의 크기가 크다베르그만 법칙이 증명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논문 공저자인 앤드리어 매니커 케임브리지대 동물학과 교수는 기후 특히 기온은 과거 수백만년 동안 신체 크기 변화에 주요 동인이었다. 현존하는 인류 가운데 따뜻한 지방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작고 추운 지방 사람들은 크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고 대학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하지만 뇌는 달랐다. 연구팀은 호모 속 화석들의 뇌 용적과 환경 요소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뇌 크기와 주변 환경의 1차 생산력(식물 광합성과 미생물 화학합성으로 유기물을 생산하는 것) 및 습도의 장기변동 사이에 약한 상관관계가 나타났지만, 뇌 용적 변화를 설명하기에는 너무 미미했다.

 

뇌는 인류가 광활한 초원이나 스텝(유럽 동남부와 시베리아의 초지)처럼 초목이 부족한 지역이나 생태학적으로 안정적인 지역에 서식할 때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고고학적 자료와 비교하면 이들 지역에 살던 인류는 식량 확보를 위해 거대 동물 사냥이라는 복잡한 임무를 수행해야 해 뇌의 진화가 촉진됐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논문 제1저자인 마누엘 빌 튀빙겐대 연구원은 신체 크기와 뇌 용적을 결정하는 요인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뇌에 비해 신체가 환경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인류의 뇌 용적이 11650년 전 홀로세(충적세) 시작 이래로 줄어들고 있으며, 복잡한 업무를 컴퓨터에 맡기는 등 기술의존 증가는 수천년 뒤 우리 뇌가 작아지는 데 구실을 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매니커 교수는 미래에 신체와 뇌 크기가 어떻게 변할지 추론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많은 요인들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 수백만년 동안의 결과에 근거해 추론하는 데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대저대교 대안노선 4개안 가운데 '경전철 근접안'이 최적"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교통개선 효과 최대, 큰고니 서식 최소화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은 12일 부산광역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낙동강에 건설되는 부산 사상~식만 사이 '대저대교' 노선을 두고 논란인 가운데, 환경단체가 '무조건 반대'가 아닌 '최적안'을 제시해 관심을 끈다.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아래 '시민행동')12일 부산광역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시는 시민이 공감하는 대저대교 건설 최적안 채택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625, '겨울철새 공동조사·평가 협약'에 따라 평가위원 의견으로, 4가지 대안노선을 제시했다. 기존에 부산시가 냈던 노선은 멸종위기종 서식에 직접 영향을 끼쳐, 대안노선을 제시했던 것이다.

 

시민행동은 환경부가 제시한 4가지 대안노선을 비교분석한 결과, '경전철 근접 건설안'이 자연훼손이 가장 작으면서도 교통개선과 경제적 효과는 물론 사회적·기술적 측면에서도 최적의 대안이라고 했다.

 

'경전철 근접안'4개 노선안 가운데 가장 낙동강 하류 쪽에 위치해 있다. 시민행동은 "부산시가 이 안을 채택해 건설을 추진할 경우 협조할 수 있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경전철 근접안'에 대해, 이들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최소화"라는 것. 시민행동은 "기존의 부산-김해간 경전철 교량에 근접해 교량을 건설함으로써 서식지 파편화를 막아 큰고니 서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삼락생태공원 경관 훼손이 가장 작으면서도 교량 길이가 가장 짧다"고 했다.

 

'교통개선 효과 최대'라는 것. 이들은 "서부시외버스 터미날과 르네시떼, 홈플러스 등 서부산에서 가장 유동인구와 교통량이 많은 광장로와 바로 연결되어 시외버스 등이 감전IC로 우회하는 것을 없애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으로 연결되는 서부산낙동강교의 교통분산 효과가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에 반해 나머지 안들은 모두 부산-김해간 경전철 교량을 넘어 건설되어 강서구쪽 IC가 기형적으로 건설되어야 하고, 신호대기 과정을 거쳐 접속하기에 이용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했다.

 

또 이 안은 '경제성 최대'라고 내다봤다. 시민행동은 "다른 안과 달리 경전철 교각 위를 넘어갈 필요가 없고 강변의 둔치 등을 이용해 공항로와 바로 연결되는 IC 건설이 가능해, IC 건설을 위한 사유지 매입 필요성이 없어진다"고 했다.

 

'경전철 근접안'에 대해 이들은 "경전철 건설 등을 위해 주변 지질에 대한 조사가 이미 끝난 상태이며, 낙동강 횡단구간 직선화와 연약지반 통과구간 최소화로 시공성과 구조·기술적면에서도 가장 유리하다"고 했다. 또 이들은 이 안이 '사회적 측면 우수', '사업 추진성 우수'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환경부가 1위안으로 추천한 '수관교 인접안'은 서식지 파편화를 최소화하여 큰고니 서식지 보호 효과는 있으나 삼락생태공원과 대저생태공원을 통과하는 거리가 증가해 생태공원 훼손이 크다"고 했다. 또 이들은 "'3위안''4위안'으로 제시한 공항교차로까지 아래로 내려가는 안은 모두 서식지 파편화를 초래해 큰고니 서식을 불가능하다"고 했다.

 

시민행동은 "낙동강하구의 자연을 지키면서도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현명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구체적 모범 사례가 부산시와 박형준시장의 큰 결단에 의해 창출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오마이뉴스/ 윤성효(cjnews)

 

재앙이 된 폭염한반도 덮친 열돔의 정체는?

차 안에서 쿠키가 구워지고, 아스팔트 위 프라이팬에선 달걀 부침이 만들어질 정도의 폭염. 지난달 캐나다 남서부와 미국 북서부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러시아와 인도, 유럽에서도 기록적인 폭염이 매일 매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폭염, 해외 토픽에나 나올 얘기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올 여름 우리나라에서도 장마가 조기 퇴장하고, 폭염이 슬슬 기지개를 켜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마 '조기 퇴장', 폭염 '조기 등판'

올여름 장마가 예상보다 일찍 소강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장마가 주춤한 사이 폭염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벌써 나흘째. 전국 대부분 지역에 연일 폭염특보가 발령됐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남쪽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해있고 여기에 중국 내륙에서 발달한 티벳 고기압까지 세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대기 하층엔 덥고 습한 공기가, 대기 상층에선 건조하고 뜨거운 공기가 밀려오고 있는 건데요.

 

기상청의 장기예보에 따르면 남은 7월 중순과 하순은 평년보다 강하거나 비슷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겠습니다. 이후 8월에는 평년 수준의 더위가 예상됩니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은 "최근 중위도에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극심한 폭염이 있었던 2018년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북극 기류의 흐름을 보여주는 '북극 진동 지수'(AO) 역시 두 해 모두 '(+)의 값'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로 내려오지 못하고 극 주변에 갇혀 있다"는 의미로 중위도 폭염의 강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그널'입니다. 올 여름 '폭염'을 유심히 지켜 봐야 할 첫 번째 이유입니다.

 

'코로나19'와 보내는 '첫 더위'7월 평년보다 강한 폭염

'코로나19'도 올 여름 폭염을 주시 해야 할 또 다른 이유입니다. 올여름은 '코로나19'와 함께 보내는 사실상 첫 여름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장마가 2달 가까이 길어지면서 더위가 절정인 7, 8월에도 큰 폭염이 없었습니다.

 

무더위 속에 마스크까지 쓰게 되면 호흡기 질환자나 만성 질환자들은 숨쉬기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또 야외 노동자나 배달원들은 어떨까요.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환기를 위해 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냉방을 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은 벌써부터 냉방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의 유행을 막기 위해 경로당 등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시설이 문을 닫게 되면 더는 갈 곳이 없어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농어촌과 도심, 연령, 성별, 직업에 따른 정부의 맞춤형 대책이 필요한데요. 최근 2년간 폭염이 잠잠했기 때문에 올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이제, 올해와 유사한 특징을 띄었던 2018년을 찬찬히 되짚어봐야겠습니다.

 

2018년 극한 폭염에 국내서 48명 사망 원인은 '대기 정체'

2018. 한 달 넘는 폭염으로 우리나라에서도 48명이 온열 질환으로 사망했습니다. 폭염으로 인한 응급실 사망자 수를 처음 집계한 2011년 이후 인명 피해가 가장 컸는데요.

 

2018년 폭염의 원인은 '대기 정체'였습니다. 위 그림을 보면 2018년 한반도를 포함한 중위도 지역에 붉은색으로 표시된 '고압대'가 줄지어 늘어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반도 대기 상에 커다란 열돔이 생겼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고압대는 안정된 공기 덩어리로 당시 극심한 대기 정체로 뜨거운 고기압이 빠져나가지 않고 장시간 머물며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반면 폭염 일수가 8.6일에 불과했던 2020년을 보면 우리나라는 파란색의 선선한 공기에 둘러싸여 있고 붉은색의 고압대도 약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여름 전 세계 폭염의 원인도 바로 이 '대기 정체'입니다. 6월 초부터 미국과 캐나다 북서부에는 뜨거운 열기를 품은 공기 덩어리, 이른바 '열돔'이 머물고 있었는데요. 북미 지역의 대기 정체, 즉 블로킹 현상은 쉽게 해소되지 않은 채 도미노처럼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렇다면 왜 2018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극심한 대기 정체와 폭염이 찾아온 걸까요?

 

'극한 폭염' 부른 '온난화'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는 6월 말부터 7월 초에 있었던 북미 폭염을 분석한 논문을 소개했습니다. 학자들은 "온난화가 없었다면 발생할 가능성이 극히 낮았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북미 지역의 폭염은 지난 625일부터 71일까지 강력하게 지속 됐습니다. 미국 워싱턴 주와 캐나다 밴쿠버.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서 500명 이상 사망했습니다. 산불도 180건이나 발생해 주민들은 화염과 사투를 벌어야 했습니다.

캐나다 산불_출처: Credit: James MacDonald/Bloomberg via Getty

 

논문에 참여한 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강력한 폭염을 불러온 원인인지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기후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 19세기 말 산업화 이후 지구의 평균기온이 1.2도 상승하면서 지금 같은 극심한 폭염의 발생 가능성을 최소 150배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위기의 영향이 없었다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는 겁니다.

 

또 파리협약의 '데드라인'이나 마찬가지인, 산업화 이후 기온 상승 폭이 2(가급적 1.5도 이하)를 넘게 되면 5~10년마다 이런 수준의 폭염이 반복될 거라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지구 온난화와 평균기온, 폭염의 연결고리?

실제로 지구의 평균기온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보면 지나온 현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록적 폭염의 빈도가 200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합니다.

1880년대, 그러니까 산업혁명이 막 시작된 19세기 말만 해도 폭염 그래프가 바닥에서 안정된 상태로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1940년을 기점으로 한 번 점프가 이뤄졌고요. 2000년 이후에는 파죽지세로 상승해 19세기 말보다 폭염이 약 5배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지구의 평균기온이 올라가면 극한 수준의 폭염이 잦아지는 걸까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2012년 보고서에서 이 같은 질문에 답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보여주는 아래 그래프를 통해서였는데요. 그래프의 가로축은 지구의 기온 상승, 세로축은 기상이변의 발생 확률을 나타냅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그래프는 과거보다 오른쪽으로 이동했습니다(점선). 그 결과 붉은색으로 보이는 '더운 날'의 비중과 함께 '극단적으로 더운 날'도 많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기온이 계속 상승하게 되면 인류는 극단적인 폭염을 피해갈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폭염 사망 급증, "전례 없는 재앙 수준될 것

2003년 유럽 폭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유럽에서만 폭염으로 166,000명이 사망했습니다. 특히 2003년 장기 폭염으로 유럽에서는 70,000명이 사망하는 대재앙이 발생했는데요. 재난 대비 시스템이 잘 갖춰진 유럽도 폭염 피해를 비켜 가지 못 한 겁니다.

 

당시만 해도 폭염이 재난이라는 인식 수준이 낮았고 냉방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도심 주택에 홀로 사는 노인들의 피해가 심했습니다.

미국 워싱턴 주_출처: AFP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역시 가까운 미래에 찾아올 살인적인 폭염에 대해 언급하고 나섰습니다. 전례 없는 재앙 수준의 폭염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게 될 거라는 건데요. 특히 시멘트와 콘크리트로 덮인 도시는 열섬효과에 의해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더 달궈지기 때문에 최악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전 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높아지면, 인구의 14%가 적어도 5년에 한 번은 심각한 폭염에 노출될 것이라고 IPCC는 말했습니다. 막 태어난 아이가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평생 16번 정도는 50도에 이르는 극한 폭염을 겪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직 1.5도나 남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산업화 이후 전 세계 평균기온은 1도 이상 올랐고 우리에게 남은 온도는 '0.3' 정도에 불과합니다.

 

지구온난화, 지구온난화. 귀 따갑게 듣고 있는 이 단어, 사실 잘 체감되지 않으셨죠? 하지만 올 여름 '폭염'은 지구의 경고를 제대로 느끼게 해줄 것 같습니다. 2018년 이후 3년 만에 닥친 올해 폭염. 피해가 없도록 나와 내 주변을 세심하게 챙겨야겠습니다. 정부 역시 취약 계층에 대한 세심한 지원과 돌봄 정책을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

신방실 기자 weezer@kbs.co.kr

 

작물은 시들고폭염에 ··눈물 말라가는미국 농부들

아이다호·워싱턴주에서 백밀·체리 작물 피해

남서부 여전히 펄펄데스밸리는 비공식 56

미국 서부가 폭염으로 펄펄 끓는 가운데 11(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 한 남성이 화씨 133(섭씨 56)를 가리키는 온도계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국립기상청(NWS)이 측정한 공식 기온은 화씨 130(섭씨 54.4)였다. 이 지역에서 공식적으로 기록된 사상 최고 기온은 1913년 관측된 화씨 134(섭씨 56.7). 연합뉴스

 

북미 서부를 강타한 최악의 폭염과 가뭄이 농작물 피해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백밀과 체리 등 태평양 북서부 지역에서 주로 나는 농작물이 열기에 시들어가고 농민들은 수확량이 대폭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12(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미국 태평양 북서부의 전례 없는 폭염과 계속되는 가뭄이 백밀 등 농작물 재배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태평양 북서부 지역은 스폰지 케이크나 국수 등에 쓰이는 부드러운 백밀을 재배하는 지역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올해는 작황이 나빠지는 등 수확이 순조롭지 못할 전망이다. 가뭄으로 밀 알갱이가 쪼그라들고 단백질 수치가 높아지면서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인 백밀의 작물 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다호주 남동부에서 농사를 짓는 코델 크레스는 지역 농부들 사이 분위기는 끔찍하다. , , 눈물이 서서히 시들어가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폭염은 태평양 북서부 체리 생산도 위협하고 있다. 체리 수확철인 지난달 말은 폭염이 절정으로 치솟았던 때로, 오리건주 달레스 지역 기온은 지난달 28일 섭씨 48도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고온에 손상된 체리 일부를 과수원에 버려야 했다. 미국 북서부 체리 생산자 협회(Northweset Cherry Growers) 관계자는 작물의 약 20%를 잃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민들은 체리를 따기 위해 낮의 더위를 피해 새벽 1시께 전조등으로 무장하고 수확에 나섰다고 한다.

 

한편, 미국 남서부 지역 또한 여전히 기록적인 폭염으로 펄펄 끓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벨리 지역은 낮 한때 기온이 56도를 돌파하기도 했다. 사막인 데스밸리는 여름철 살인적인 더위에 휩싸이는 것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4시께 데스밸리 관광 안내소 앞 온도계는 섭씨 56.7도를 가리켰다고 한다. 다만 이는 비공식 기록으로 국립기상청(NWS)이 측정한 공식 기온은 전날 기준 섭씨 54.4도 수준이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전복 2291만마리 돌연 폐사기후의 역습 민물 바다

5~6일 집중호우로 강진만에 민물 다량 유입

전복 2291만마리 껍데기-몸통 분리되며 폐사

15이하 염도 노출되면 하루 만에 죽어

폭우 이후 측정한 바다 염분 농도 5~15

빗물의 대량 유입으로 집단 폐사한 강진만의 양식 전복들. 전남도청 제공

 

지난 12일 오후 전남 강진 마량면 앞바다 해상 가두리 양식장. 11년째 이곳에서 전복을 키워온 어민 이은영(49)씨가 집단 폐사해 역한 냄새를 풍기는 전복들 위에 무릎을 꿇고 두손을 모았다. 이씨는 막 배에서 내린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일행을 향해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도와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최근 남해안에 쏟아진 집중호우는 강진 곳곳에 주택·농지 침수 등 상처를 남겼다. 강진에는 5~6일 이틀 새 대구면 607를 최고로 평균 488의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인근 장흥댐과 간척지는 서둘러 수문을 열고 강진만으로 빗물을

 

이 바람에 강진만에서 전복을 키우던 어민들한테 엉뚱한 불똥이 튀었다. 마량어촌계 31어가가 추석에 내려고 키우던 1~3년생 길이 6~10전복 2291만마리(시가 400억원 추산)가 전량 폐사한 것이다. 전복들은 7일부터 시름시름 활력을 잃더니 8일부터는 무더기로 숨져 껍데기와 몸통이 분리됐다. 기중기로 가두리를 끌어올린 어민들은 집단 폐사를 확인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12일 전남 강진군 마량면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한 어민이 문성혁 해수부 장관과 김영록 전남지사 등을 향해 무릎을 꿇고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전남도청 제공

 

김성호(54) 강진전복협회장은 높은 수온과 긴 장마 탓에 20~30%가 죽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한 마리도 살아남지 못해 충격이 크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해양오염을 막기 위해 당장 폐사한 전복을 껍데기와 몸통으로 나눠 처리해야만 하는 처지에 몰렸다. 어민들은 11월 안에는 상황을 수습하고 치패(어린 조개)를 입식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종자를 얻기 어려워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강진군은 민물 유입 탓에 바닷물 염도가 15(퍼밀·천분율) 이하로 낮아진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염도가 떨어지면서 아가미 부분 조직이 손상되고, 담수에 섞인 황토가 숨구멍을 막아 호흡 곤란을 초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수산당국은 바닷물과 폐사체 등 시료를 채취해 원인을 분석 중이고, 결과는 열흘 가량 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복의 경우 생육 적정 염도는 24~32로 알려져 있으며, 15이하에 노출되면 24시간 안에 모두 숨지게 된다고 수산당국은 전했다. 7일 첫 폐사 신고를 받은 뒤 수산당국이 측정한 마량면 앞바다 염분농도는 5~15였다.

전복 피해는 인근 완도군 고금면 교성어촌계에서 30만 마리, 진도군 진도읍 청룡·산월어촌계에서 600만 마리 등이 추가로 보고됐다.

 

전남도는 완도·진도 해역에도 전복의 피해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수산피해 지원지침을 손질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자연재난 때 수산피해를 입력할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2년생 전복 한 마리의 거래가는 3000원인데 복구비는 770원에 불과하다. 전복·넙치 등 수산생물 재해복구 지원단가를 현행 25%에서 50%로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양동일 도 양식산업팀장은 피해 어가 대부분이 10억원대의 투자를 했고, 재해보험에 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당장 치패를 제때 입식할 수 있게 돕고, 단계적으로 그물망의 깊이를 3~5m로 조절해 고수온과 저염분에 대비할 수 있는 가동형 가두리 설치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버려진 반려 금붕어성인 팔뚝만큼 커져 호수 점령

미국에서 버려진 '반려 금붕어'가 사람 팔뚝만큼 커지며 호수를 점령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1(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다코타 카운티에 위치한 번즈빌시에서 커다란 금붕어가 떼로 발견돼 당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번즈빌시는 금붕어가 호수 환경을 망치고 있다는 민원을 받고 조사에 들어갔는데 이 과정에서 사람 팔뚝만 한 금붕어 떼가 발견됐습니다. 시 관계자는 사람들이 반려 금붕어를 호수에 버리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금붕어는 여러분이 생각한 것보다 크게 자라고 수질을 악화시킨다"며 반려 금붕어를 연못이나 호수에 방생하지 말라고 호소했습니다. 당국은 현지 공공수역에 금붕어를 방류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금붕어는 어항 속에선 작은 크기를 유지하지만, 하천과 호수 등 먹이가 풍부한 곳에선 빠르게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번식력도 빨라지며 다른 종의 서식지까지 파괴합니다. 평균 수명도 25년 정도로 길고, 추운 겨울 등 혹독한 기후도 잘 견뎌 미국에서 그 수가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번즈빌시 인근의 카버 카운티도 금붕어 문제로 2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올해는 금붕어 떼를 관리하고 없애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컨설팅 회사와 88,000달러(1억 원)짜리 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BurnsvilleMN’ 트위터]/김세희 기자 3hee@kbs.co.kr

 

자연의 권리도 보장하는 환경 헌법

남미의 에콰도르는 국민투표만으로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 나라다. 국회 의결을 거쳐야 국민투표에 회부되는 여느 나라와 다르다. 유권자의 의사가 헌법에 반영되기 쉬운 구조다. 그러다 보니 다소 급진적인내용이 담기기도 한다. 에콰도르가 헌법에 자연의 권리를 명문화한 첫번째 나라가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에콰도르 헌법에 자연의 권리 조항이 들어간 것은 2008년 개헌을 통해서다. 박태현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논문(에콰도르 헌법상 자연의 권리, 그 이상과 현실)을 보면, 에콰도르 헌법이 보장하는 자연의 권리는 크게 두 가지다. ‘존재 자체와 생명의 순환과 구조, 기능 및 진화 과정을 유지하고 재생을 존중받을 권리‘(훼손됐을 경우) 원상회복될 권리가 그것이다. ‘모든 개인과 공동체 등은 당국에 자연의 권리를 집행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규정도 포함돼 있다. 2011년에는 실제 소송에서 이 헌법 조항에 따라 자연의 권리가 구제된 첫 사례가 나왔다. 도로 건설 과정에서 폐기물을 하천에 버린 지방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강의 이익을 위한 소송’(보호조치 청구)에서 법원은 강과 주변 생태계를 원상회복하라고 판결했다.

 

에콰도르와 달리 헌법에 진보적인 환경 조항을 넣으려다 무위에 그친 나라도 있다. 프랑스에서는 헌법 1조에 국가는 생물 다양성과 환경 보존을 보장하고 기후변화와 싸운다는 조항을 추가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민 150명으로 구성된 기후시민회의의 제안으로 마련된 개헌안인데, 지난 3월 하원에선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으나 최근 상원에서 거부됐다. 국회에 막혀 개헌안이 국민투표에 회부되지 못한 것이다.

 

지난 6일 한국에서도 환경 헌법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헌법 1조에 대한민국은 기후 및 생물 다양성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줄 의무를 지닌다는 내용을 담자는 제안이다. 헌법학자인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등 각계 인사 29명이 제안서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에선 개헌하면 권력구조 개편을 먼저 떠올리는데, 환경권 등 기본권에 대한 논의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종규 논설위원 jklee@hani.co.kr

 

 

신종질병전시관에 가다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특별전 관람기

지구 모든 생명의 건강은 연결되어 있었다

스미스소니어 자연사박물관에서 연 특별전시전 아웃브레이크’. 원헬스 관점으로 신종질병에 접근한 전시회였다.

얼마전 워싱턴 디시에 다녀왔습니다. 워싱턴은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이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정작 미국인들에게는 세계적인 기초과학 연구 및 교육재단인 스미스소니엄 재단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박물관들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필자는 운 좋게 그 박물관들 중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아웃브레이크: 모두가 연결된 세상에서 역병의 발생이라는 특별전시전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자연사박물관에서 질병을 다루는 것은 흔치 않은데요, 전 세계적으로 신종질병이 왜 증가하고 있는지, ‘원헬스’(One health·인간, 동물과 환경, 생태계의 건강이 연결되어있다는 관점)적으로 신종 질병에 접근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왜 그래야 하는지, 일반인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다채롭게 보여주는 멋진 전시였기에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입구에 들어가면 보이는 표지판입니다. 전시회를 기획한 사람과 기관입니다. 학회, 정부 및 지자체, 엔지오 등 다양한 기관과 미생물학자, 공중 보건학자, 감염병학자, 보전생물학자, 질병생태학자 등 다양한 학계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통합적인 시각으로 신종질병에 접근하고 있음을 잘 드러내 줍니다. 그중 대표적 기여자인 조너단 엡스타인(Jonathan Epstein)은 에코헬스 연합(Ecohealth alliance·Wildlife Trust)의 부회장으로 수의사이자 야생동물 질병생태학자이며, 다니엘 루시(Daniel Lucey)는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인류학 연구부 소속 감염병 및 공중보건학자라고 합니다.

전시회 내용은 무척 촘촘했고 정보는 방대했습니다. 사스, 메르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부터 아직 우리나라에는 다소 낯선 에볼라, 니파 바이러스 등이 주요 신종질병으로 다뤄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전시회가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이 질병들에 대해 병원체, 증상, 치료법 등의 의학적 소개를 하는 데 집중하기 보다는 신종질병을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이러한 동물 유래 신종질병, 특히 사람들의 주 관심사인 인수공통감염병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발생하는지 그리고 우리 인간이 이러한 과정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그 연결고리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두 번째는 그 연장선상으로, 사람과 가축 그리고 야생동물의 건강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사고를 기저에 깔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가축과 야생동물이 건강하게 살 수 없다면, 결국 사람도 건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각 질병에 대한 소개도 아래와 같이 사람, 동물, 환경 세 가지 요인이 어떻게 결합되어 질병의 발생에 기여하고 있는지 나눠 설명합니다. 사진 속의 사례는 팜나무 수액을 먹는 방글라데시 사람들과 서식지가 파괴되어 갈 곳을 잃은 박쥐들 그리고 니파 바이러스의 발생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시회의 또 다른 한편에서는 사람이 야생동물이나 가축의 건강에 인위적으로 침입또는 개입함으로 질병이 발생하는 과정과 예시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고기 수요와 그로 인해 증가하는 대형 공장식 농장들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에 기여하는 사례였습니다. 대량의 가축을 극단적으로 인공적인 환경에서 키우는 행위는 신종질병의 빠른 전파와 진화를 일으켜 사람의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인의 육식 문화는 단시간에 변하기 힘든 사안인 만큼, 공장식 축산과 관련한 질병 발생의 위험에 대해서는 더욱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종질병의 탄생에는 공장식 축산과 관련이 깊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두 번째로는 동물을 사고파는 행위, 특히 야생동물을 사고파는 행위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프레리독에서 발생했던 원숭이 두창(천연두와 유사한 질병)을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2004년 애완동물로 키우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수입한 설치류에서 같이 팔기위해 감금해놓았던 프레리독에게 질병이 전파되고 결국 사람에게까지 퍼졌던 사례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 뒤 미국에는 아프리카 설치류 수입이 일체 금지되었지요. 하지만 이러한 질병의 유입이 아프리카 설치류를 통해서만 들어오는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되니, 더욱 선제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시에 필자는 과연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야생동물들은 얼마나 잘 관리되고 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야생동물을 자유롭게 만지고 안고 뽀뽀해서 병이 사람에게 옮으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2004년 미국에서 애완동물로 키우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수입한 설치류에서 같이 팔기위해 감금해놓았던 프레리독에게 질병이 전파되고 결국 사람에게까지 퍼졌던 사례는 잘 알려져 있다. 미국 워싱턴 디시의 국립동물원에 전시된 프레리도그.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각종 질병과 사례들을 소개한 공간을 지나면 사람이 신종질병의 탄생을 촉진한 네 가지 활동을 설명하고 있는데요, 바로 (1) 사람과 동물이 원서식지를 떠나 끊임없이 인위적으로 움직이거나 이동시키는 행위 (2) 사람들이, 때로는 동물들과 함께 엄청나게 밀집되어 살고 있는 것 (3) 인간이 자연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원서식지를 파괴하고 그 안에 살고 있던 야생동물과 병원체의 생태를 변화시키는 행위 그리고 (4) 사람들이 최근 들어 급격하게 사람과 동물의 관계를 바꾼 행위(다른 대륙에서 온 야생동물을 집안에서 키우거나 가축을 고밀도로 사육하는 행위 등) 이렇게 네 가지를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실제로 이러한 행위들로 인해 신종질병이 발생한 역사적인 사건 아홉 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동물 가축화, 농경 생활의 시작, 신대륙의 발견, 콩고의 식민지화 등이 중요한 사건들로 선택되었는데요, 20세기 들어 발생한 가장 최근의 사건 세 가지는 바로 전쟁, 공장식 축산 그리고 동물들을 전 세계적으로 사고파는 행위입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신종질병의 방아쇠들 중 아직 인류가 되돌릴 수 있는 지점이 어디일지 생각하게 됩니다.

전시회장을 나가는 출구는 다시 한 번 원헬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사람, 가축 그리고 야생동물·환경의 건강을 더 이상 떨어뜨려 논의할 수 없다, 오직 원헬스만이 있을 뿐이라는 에코헬스연합 카레쉬 박사의 말을 인용하며 생각 많은 표정이 되어버린 관람객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던 표지판으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야생동물과 병원체가 (새삼) 사람을 공격하려고 오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가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을 뿐

황주선 질병생태학자/ 한겨레 2018-06-13

 

매립지 못구한 환경부, 99% 재활용 중인 건설폐기물 "더 줄여라"

건설폐기물 대란 초읽기

2026년부터 직매립 금지에 재활용 후 매립량까지 제한

하루평균 2389t은 재활용 못해 업체 "재활용 더는 무리" 난색

주택공급 늘어 폐기물 불가피 불법투기 등 음지화 등떠밀어

정부가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를 공모했으나 지원한 지방자치단체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건설 폐기물 대란의 그림자가 덮치고 있다. 정부가 공모 실패에 따른 후속 대책으로 건설 폐기물 자체를 줄일 것을 업계에 통보했지만, 현실성은 '0'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미 건설 폐기물을 99% 재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활용률을 더 높이라며 업체들을 종용하고, 재활용한 뒤 남은 잔재물마저 매립을 무조건 줄이라는 식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수도권 재개발을 적극 장려하고 나선 상황에서 건설 쓰레기는 늘어나고 폐기 방법은 없는 '딜레마'가 예상된다.

 

13일 폐기물 처리 업계와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부는 재활용을 하고 남은 건설 폐기물의 매립 할당량을 줄이는 방안을 폐기물 처리 업체들에 통보했다. 환경부는 지난 9일 정부의 수도권 매립지 공모가 불발되자 매립량을 줄이기 위해 2026년부터 재활용이나 소각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활 폐기물과 건설 폐기물의 매립을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통상 건설 폐기물은 건설업체가 일부는 바로 매립지에 버리고, 나머지는 중간 처리 업체에 위탁 처리를 맡기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중간 처리 업체는 폐기물의 대부분을 재활용한 뒤 소각이나 매립하는 단계를 밟는데, 폐콘크리트와 폐아스팔트, 폐벽돌 등으로 순환골재를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환경부 계획대로 2026년부터 건설 폐기물의 직매립을 금지하면 중간 처리 업체로 더 많은 건설 폐기물이 몰릴 수밖에 없다. 건설 폐기물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건설 폐기물은 2011년 일평균 186417t에서 2015198260t으로 늘었다. 이후 2018206951t, 2019221102t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환경부는 2019년 기준 건설 폐기물 중 98.9%가 재활용되고 단 0.8%만 매립된다고 밝혔다. 나머지 0.3%는 소각된다. 2019년 기준 건설 폐기물 일평균 221102t 중 재활용된 양은 218713t에 달한다.

 

이런 재활용이 불가능한 건설폐기물은 일일 2389t이 발생한다. 이 중 621t은 소각이 가능하지만 1767t은 매립이 불가피하다. 이 중 1345t이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매립 불가 건설폐기물이다.

 

건설 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대형 25t 덤프트럭으로 일일 50대 이상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건설 폐기물 자체 매립을 금지하는 동시에 이런 재활용 불가 쓰레기도 무조건 줄이라는 것인데, 업계에서는 난색을 표시한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한 폐기물 업체 관계자는 "이미 건설 폐기물의 대부분을 재활용하고 있어 이보다 더 재활용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재활용률을 강제로 높이고 매립 허용량마저 줄이면 결국 폐기물을 불법 처리하려는 시도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지자체 폐기물 단속 담당자도 "폐기물 처리 업체는 t25만원을 받고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불법 처리업자들은 반도 안 되는 t10만원의 돈을 받고 이를 불법 투기해 처리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건설 폐기물 매립이 원천 차단되는 2026년부터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부는 공공재개발을 적극 추진해 2025년까지 서울에서만 32만가구의 주택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공급은 주택 인허가 승인 시점을 말하기 때문에 실제 건축이 추진되는 것은 2025년 이후다. 낡은 주택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건설 쓰레기 발생은 불가피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폐기물 처리 업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의견을 반영해 할당량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송민근 기자

 

산속도 불야성야간골프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힐스CC에 어둠이 내리자 조명탑에 불이 들어오며 골프코스가 대낮같이 밝아진다. 서쪽 하늘로 넘어가던 태양은 구름 낀 하늘을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인다. 골퍼들은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샷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18일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는 한국 골프장에 야간 골퍼가 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틈틈이 야간 라운딩을 즐긴다는 윤정락씨는 밤에는 시원해서 좋고 그린피도 저렴한 편인 데다 오가는 데 차도 막히지 않아 시간도 절약된다혼잡한 낮보다 한산한 저녁시간이 코로나19에도 안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여름철 트렌드로 자리 잡은 야간골프가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상황에서도 계속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김경빈 선임기자 kgboy@joongang.co.kr

 

식물로 표현한 총체적 공간, 매력적이네!

토분 듀가르송과 협업한 피크닉

식물로 공간 꾸민 식물성 도산

식물관 콘셉트 내세운 식물관 PH’

가드닝 열광하는 MZ세대에 어필

최정화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 피크닉. 사진 임지선 제공

 

많은 사람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서 문이 열리기만 기다리는, 소위 구매 대란으로 화제가 된 곳이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샤넬 매장이나, 최신 아이폰을 파는 애플 스토어냐고? 아니다. 서울 중구 회현역 인근에 있는 복합전시공간인 피크닉(Piknic)이 바로 그곳이다.

 

화분 사러 줄 서는 이유

이곳에서 명품 화분 듀가르송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걸 사기 위해 사람들은 줄을 선다. 화분이 뭐 별거냐고? 천만의 말씀. 국내 토분 브랜드인 듀가르송은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그야말로 명품 화분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심지어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중고 화분이 새것과 같은 시세로 또는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다. ‘토분계의 에르메스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파는 곳도 드물어 가드닝에 열광하는 많은 이들이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 토분이다. 마침 피크닉에서 6월부터 시작한 전시 가드닝’(Gardening)의 일환으로 듀가르송 팝업스토어를 최초로 진행했는데, 한정판으로 풀리는 이 토분을 구매하기 위해 길고 긴 줄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미 토분은 다 팔린 상태다.

듀가르송의 토분. 사진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화분을 갖기 위해 줄을 서고 중고거래를 한다는 것도 의아한데 이 전시의 주제 역시 흥미롭다. 정원에 대한 미학적 관점과 식물 가드닝이라는 실용적 이야기를 주제로 전시를 일구었다. 식물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관람료를 기꺼이 내고 있다. 아니 밖에 나서면 세상천지가 식물인데, 무슨 식물을 보러 가는 데 돈을 쓰냐고? 봉이 김선달이 물이 없어서 물을 판 게 아니지 않는가. 물을 사 먹는 것이 어색하게 보이던 게 불과 30년 전이다. 이제는 수많은 생수 브랜드들이 익숙하게 머리에 떠오를 만큼 사 먹는 물이 시장에 자리를 잡았고 사서 보는 식물, 사서 키우는 식물이 브랜드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식물을 먹는 대상에서 즐기는 대상으로, 나아가 식물을 매개로 취향과 삶을 향유하는 흐름이 적잖이 눈에 띈다. 나 역시도 최근에 식물 구독 서비스와 관련한 잡지 인터뷰를 진행했고, 식물과 관련된 전시 의뢰를 받기도 했다. 올 상반기만 돌아봐도 팟값 상승으로 인한 연예인의 파테크, 화분 줄서기 대란, 식물을 주제로 한 전시와 행사들이 많아지는 등 식물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 확실히 브랜드 트렌드에 있어 반려동물만큼 반려식물이 주목받고 있다. 어머니들의 전유물처럼 여겼던 베란다 화초 키우기는 이제 홈가드닝이라는 세련된 단어로 2030 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홈가드닝, #베란다가드닝으로 해시태그를 검색해보면 무려 40만개가 넘는 게시물들이 나온다. 나를 표현하고 드러내는 수단이자 취향으로 식물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식물성 도산 안에서 수경재배되고 있는 바질. 사진 임지선 제공

 

식물의 브랜드적 가치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인근에 새롭게 생긴 식물성 도산을 미리 다녀와 보니 식물이 브랜드로서 갖는 다양한 가치를 콘셉트로 잘 내세운 공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식물의, 식물에 의한, 식물을 위한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곳이다. 애그리푸드 테크 기업 엔씽(n.thing)이 선보인 식물성 도산은 스마트팜 쇼룸이자 카페다. 회색빛 깔끔하고 세련된 외관을 지나 안에 들어서면 이질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아크릴과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한 가구 디자인, 컨베이어 벨트, 인공조명 등 미래지향적인 공간 디자인 사이에 풍성하게 자라나는 식물들, 컨베이어 위로 돌아가고 있는 바질, 신선하게 담겨 포장된 로메인과 버터 헤드 등 언뜻 보면 다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다.

식물성 도산의 컨테이너 수직농장 큐브’. 사진 임지선 제공

 

지난 7일 정식으로 문을 연 식물성 도산은 지구와 화성 사이에 위치한 신선함의 별을 콘셉트로 내세운다. 엔씽의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시각화한 복합 공간으로, 매끈하게 갖춘 디자인 가구들도 눈에 들어오지만 무엇보다도 컨테이너 수직농장인 큐브가 재미있다. 매장 속 인스토어팜으로 큐브가 설치되어 있어 음료를 마시며 실시간으로 성장 중인 식물의 과정을 감상할 수 있다. 스웨덴산 완두콩으로 만든 두유 음료 식물성 화이트나 생바질을 레시피로 개발한 바질 파인 소르베를 맛보고 수경재배 키트를 둘러본 후 쇼룸에서 키워낸 다이닝 채소를 구매해 집으로 돌아가는 이 총체적인 브랜드 경험이 매력적이다.

 

식물을 주제로 한 브랜딩 디자인부터 스토리텔링, 공간의 시각적 정체성, 그리고 자연스러운 구매 연동이 아주 매끄럽게 흘러갔다. 보는 재미를 넘어서 맛보는 재미까지 가득했던 공간. 물론 이곳 외에도 식물을 매개로 하는 공간들이 많이 생겨나고 또 주목받고 있다. 서울 강남 수서동에 있는 식물관 PH’는 전시공간이자 식물원인 복합 공간이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공간을 구성하는 무수히 많은 식물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관람하는 모든 식물은 구매가 가능하다. 주기적으로 바뀌는 전시 역시 식물과 자연을 모티프로 해 그 어우러짐을 우선으로 두고 작품과 작업을 섬세하게 구성하고 있다. 식물이 브랜드 콘텐츠로서 갖는 훌륭한 다면성을 잘 엮어내고 풀어내는 것이다.

식물과 전시가 어우러지는 공간 식물관PH.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제 배경이 아닌 주연

식물은 여러모로 참 매력적인 브랜드다. 살아있는 유기체로 나와 같이 성장하고 자라나며 생의 기쁨을 나누기도 하고, 식탁 위 소중한 재료가 되어 주기도 하며, 가드닝 등 식물을 매개로 파생되는 여러 브랜드의 모체가 되기도 한다. 식물성 도산이나 식물관 PH처럼, 유기적으로 살아 숨 쉬는 공간을 구성해 독특하고 특별한 브랜드 경험을 생성하기도 한다. 그간 배경처럼 여겨지던 식물이 무대의 주연으로 막 올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생활, 기후변화로 상승하는 채솟값 등 환경적 요인도 분명 이유가 되겠지만, 내게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던 조연이 드디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차례가 왔다는 생각도 든다. 식물의 가치와 본질을 조명하고 고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공간이 자꾸만 궁금해지는 까닭이다. 누구보다 배경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는 식물이 브랜드의 주연이 되어 구성해가는 공간은 얼마나 농밀하고 섬세할지, 기대해도 좋겠다./임지선 브랜드디렉터

 

태종대 짚와이어 사업, 시비 확보로 청신호

박형준 시장 14일 태종대 방문 대신 청학동 물류센터 방문

, 짚와이어 예산 지원키로공업지역 현장 시찰로 변경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난항을 겪었던 태종대 짚와이어 복합전망타워(국제신문 지난해 1130일 자 6면 보도) 조성이 시비를 확보하면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국제신문DB

 

부산시는 14일 박형준 시장이 ‘15분 도시 부산 비전 투어일환으로 영도구 청학동 한국타이어 물류센터를 방문한다고 13일 밝혔다. 박 시장은 이곳에서 영도구 공업지역 활성화 시범사업부지 현장 시찰 및 추진 계획을 발표한다.

 

애초 박 시장은 태종대 짚와이어 복합전망타워 조성지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는 지난 12일 청학동으로 장소를 급선회했다. 시 내부적으로 짚와이어 사업을 지원하기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에 청학동 한국타이어 물류센터에서 부산 비전을 보여주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구와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교부금 형태로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시는 예산 지원에 부정적이었지만, 박 시장 취임 이후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구는 지난 6월 시 2021년 신규 투자사업 사전심사에서 짚와이어 도착 예정 부지를 구유지로 매입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받았다. 이미 국방부 소유 출발 예정지를 매입했던 구는 내년 초에 부지를 사들인다는 방침이다. 지난 61차 추가경정예산에서 공사비 42억 원을 확보한 데 이어 이달 초 관광콘텐츠시설 조성을 위한 특별교부세로 8억 원을 따내면서 사업비 확보도 순항 중이다. 구는 오는 9월 실시설계용역이 끝나는 대로 시에 관광조성계획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짚와이어 복합전망타워 조성 사업은 중리산에서 출발해 감지해변을 지나 태종대 주차장 광장으로 이어지는 640길이의 짚와이어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부산시의회 부산시민공원 토양 기름오염 전수조사해야

손용구 의원 조기 개장 위해 정화작업 졸속주장

14일 토양오염 정밀조사 결과 발표

 

부산국제아트센터 공사 중 기름 오염이 발견된 부산시민공원(국제신문 지난 55일 자 1면 등 보도)에 대해 부산시의회가 부실 정화 책임 소재를 밝히고 시민공원 일대를 전수 조사해 시민의 불안감을 덜어야 한다며 촉구하고 나섰다.

 

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는 13일 제298회 임시회를 열고 부산시 녹색환경정책실의 2021년도 하반기 주요 업무계획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손용구(부산진구3) 의원은 시민공원 북문에서 부산국제아트센터 공사 부지에서 발견된 토양오염을 언급했다.

 

손 의원은 “2009년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시민공원 216곳에서 확인됐었는데, 이후 한국환경공단이 진행한 정밀 조사에선 빠졌다. 이 과정에서 토양오염 실태조사는 하도급을 줘선 안 되는데도 원청인 SK컨소시엄이 하도급을 주는 등 위법 사안도 많았다며 시민공원의 정화 부실 징조를 짚었다. 이어 그는 예산 127억 원을 투입해 토양 정화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또 기름이 나왔다. 시민 입장에선 당시 조사를 믿을 수가 없다며 조기 개장을 이유로 시의 졸속 행정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시민공원 전체 부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아트센터 부지에서 진행 중인 토양정밀조사는 조만간 결과가 나온다. 정밀 조사를 명령한 부산진구는 그 결과를 토대로 아트센터 부지 또는 그 인근만 정화 작업을 명령한다는 방침이다.

 

손 의원은 시민이 불안에 떤다. 아이들이 그곳에서 놀고 있다. 지하수 오염 문제도 있다며 토양 조사 대상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염 또는 부실 정화의 원인자를 따진 뒤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는 아직 시민공원에 별다른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이근희 시 녹색환경정책실장은 “2011년 하야리아 부대에서 자체적으로 오염을 조사한 것을 가지고 우리가 환경공단에 위탁해 정화한 것이라며 “(또다시 오염이 발견돼) 상당히 유감이다. 그 당시 조사를 할 땐 정부 기준에 따라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또 일대 수목이 잘 정리된 상태고, 지하수 문제도 나오지 않았다. 전수 조사할 사안은 아니다고 답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는 시민공원 전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시민단체 상설연대체인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지난달 14일 시민공원 일대 토양오염 전수 조사와 감사원 감사 청구를 통한 책임자 규명 등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청년층·1인가구 사랑방된 온천천 반려동물놀이공원

부산 지지체 중 첫 조성정보 공유와 친목 공간

부산 동래구가 온천천 산책로에 조성한 반려동물놀이공원이 동물을 기르는 1인 가구와 청년층 등 사랑방 역할을 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부산 동래구 온천천에 설치된 반려동물놀이공원의 모습. 동래구 제공

지난 11일 오후 7시께 온천천 산책로에 설치된 반려동물놀이공원. 부전교회 인근 약 300공간에 어른 허리 높이 울타리가 둘려 있었다. 내부에는 나무껍질 소재로 된 깔개와 벽화, 벤치 등이 설치됐다. 오후 들어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반려견과 함께 산책 나온 시민이 하나둘씩 공원을 찾았다.

 

이들은 두부 아빠’ ‘우주 엄마등 반려견 이름을 딴 호칭으로 서로를 부르며 안부를 묻고, 병원·반려용품 정보 등을 공유했다.

 

홀로 살며 강아지를 키우는 40대 직장인 A 씨는 야외라도 눈치 보지 않고 목줄을 푼 채 강아지를 놀릴 수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모이다 보니 정보 교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 사이 교류도 활발해졌다. 최근 다른 동네로 이사했지만, 시간이 나면 강아지를 차에 태워 이곳에 들른다고 말했다.

 

반려동물공원 조성은 김우룡 구청장 공약 중 하나로, 부산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설치됐다. 구는 20197월부터 공원 조성을 시작했다. 울타리, 벽화, 벤치, 깔개, 배변시설 등이 순차적으로 설치됐다.

 

동래구 외에도 해운대·북구 등 지자체가 반려동물놀이터 건립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발과 부지 선정 등 어려움을 겪었다.

 

12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역 1255000가구 가운데 47(32.7%)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공원 등 공공장소에 반려동물 전용 공간이 설치되는 것을 반대하는 시민도 많다. 지난 2월 부산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민 가운데 다수가 반려동물과 공공장소 동반출입·이용 제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 관계자는 조성 과정에서 민원을 반영해 위치와 공원 시설물 등을 조정했다동물을 기피하는 시민이 온천천 산책로를 이용하는 데도 불편함이 없도록 공원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가파른 암벽에 멸종위기종 석곡 군락드론 띄워 찾아내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 월출산 동쪽에 80여 개체 서식 확인

암벽에 자생하는 석곡© 제공: 연합뉴스 암벽에 자생하는 석곡

 

국립공원공단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는 멸종 위기종인 석곡이 암벽에 자생하고 있는 것을 무인 멀티콥터(드론)를 통해 서식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석곡은 바위나 죽은 나무에 붙어 자라는 상록성 난초로, 과거 남해안 일대에 널리 분포했으나 무분별한 남획으로 개체 수가 감소했다.

 

환경부는 2012년부터 석곡을 멸종 위기 야생생물 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그동안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사람들의 남획으로 석곡의 자취를 찾아볼 수 없었고 암석 지대 일부만 분포할 것으로 공원은 예상했다.

 

가파른 절벽에 군락 이룬 석곡© 제공: 연합뉴스 가파른 절벽에 군락 이룬 석곡

그러나 가파른 암벽 등으로 지형이 험해 조사가 힘들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드론을 활용해 외벽을 근접 촬영하는 식으로 석곡 서식을 확인했다.

 

이번에 확인된 석곡은 80여 개체로, 군락을 이루고 있었으며 월출산 동쪽 면 일대에 신규 서식이 확인되는 등 성과가 컸다고 공원 설명했다./chogy@yna.co.kr

 

 

지난해 에너지 수요 4.5% 감소했지만 재생에너지는 9.7% 성장

영국 석유회사 BP ‘연례 세계 에너지통계 리뷰

“2020년은 세계경제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해

연례 보고서에서 밝혔다. 픽사베이 제공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 에너지 수요는 4.5% 감소했지만 재생에너지는 9.7% 증가했다고 영국 석유회사 비피(BP)가 연례 보고서에서 밝혔다. 픽사베이 제공

영국 석유회사인 브리티시 페트롤늄(BP)은 최근 발표한 <연례 세계 에너지통계 리뷰>에서 2020년은 그 어느 해와도 다른 기념비적 한 해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 70년 세계 경제사에서 극적인 순간들로 1956년 수에즈운하 위기, 1973년 석유수출금지파동, 1979년 이란혁명, 2011년 일본 후쿠시마원전사고 등을 꼽았다. 비피의 수석경제분석가인 스펜서 데일은 미국 <시엔비시>(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에너지의 대혼란을 대표하는 사건들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모두 빛을 잃는다고 표현했다.

 

13일 현재까지 세계에서 1850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400만명 넘게 사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세계 생산(GDP)3.3% 감소했다. 이런 경제 위기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해 1차 에너지 수요와 온실가스 배출이 제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성장속도는 늦춰지지 않았으며, 태양광발전은 사상 최고 성장세를 보였다.

 

비피 보고서는 세계 에너지 수요가 4.5% 감소하고, 에너지 소비로 인한 세계 탄소 배출량은 6.3% 줄었다고 분석했다. 데일은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에너지 수요와 탄소 배출량 감소는 기념비적이다. 이산화탄소가 2기가톤 감소한 것은 2011년 수준으로 회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에너지 믹스에서 탄소집약도(단위에너지당 탄소 배출량 평균)1.8% 하락한 것은 전후 가장 큰 폭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원유 소비는 하루 910만배럴(9.3%) 감소해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 석유 생산량은 660만배럴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2는 산유국인 오펙(OPEC)에서 줄어든 것이다. 국제 표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2020년 평균 41.84달러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0년 세계 에너지 수요는 감소했지만 재생에너지는 10% 가까이 성장했다. BP 제공

 

반면 수력을 제외한 재생에너지는 지난해 9.7% 증가했다. 이는 10년 평균인 13.4%보다 낮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몇년 동안 증가율과 유사한 것이다. 태양광 발전 증가율이 가장 컸지만, 재생에너지 부문의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풍력발전이다. 태양광은 지난해 127기가와트, 풍력은 111기가와트가 증가했다. 풍력은 이전 최고 연간증가량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데일은 가장 큰 동력은 세계 태양광과 풍력 증가분의 절반을 차지한 중국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국가공원 1용산공원, 이렇게 탄생할 순 없다

2020721일 서울 용산공원 부지 내 장교숙소 5단지 개방 행사가 열렸다.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와 유홍준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비 제막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년은 용산공원 조성 과정에 큰 변곡점이었다. 202012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통해 주한미군에 공여한 부지 중 일부 미군기지 반환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200412월 용산기지 이전 합의(UA/IA)가 체결됐으니, 협정 체결 뒤 16년 만에 첫 용산기지 반환이 이뤄진 것이다. 반환 부지는 주한미군 장교 숙소 5단지내 소프트볼장과 국립중앙박물관 북쪽에 접한 스포츠필드다.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시설물이 있는 곳은 아니다. 주한미군에 공여한 용산미군기지 전체에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따른 공원 조성지구인 본체 부지로 한정해보면 빙산의 일각 수준이다. 하지만 용산기지 부지 반환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이전 앞둔 건물 정치적 지형 속에 잔류 시간 결정

용산미군기지 면적은 여의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용산기지를 방문해보면, 군사지역이라는 느낌보다 미국 교외 지역의 작은 도시에 온 듯한 인상이 든다. 주거지역, 그리고 업무지역과 연결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커뮤니티 시설과 각종 기반시설이 눈에 띈다. 용산기지를 처음 출입했던 2013년에 비해 지금은 한미연합사를 제외한 주요 부대와 병력이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을 완료해 유령도시 같은 느낌마저 든다.

 

앞으로 이전을 앞둔 곳은 한미연합사령부와 드래곤힐호텔,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단지이다. 이런 시설은 한반도 안보와 전시작전권 환수 등 외교관계와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주요 시설이라 정치적 역학 속에 잔류 시간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을 비롯해 중앙정부의 관계 기관장, 정치계 인사들은 기지 내 폐쇄 시설 유지와 온전한 기지 반환이 이뤄지도록 포괄적인 사업관리와 지속적인 지원에 힘써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202012월 용산공원 정비구역 최종 면적을 300로 확정 고시했다. 2011년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는 용산공원 조성지구를 용산미군기지 본체 부지 중 헬기장, 출입·방호시설, 드래곤힐호텔 부지를 제외한 242라고 발표했다. 10년이 지나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용산가족공원, 옛 방위사업청(초대 해병대사령부군인아파트 부지까지 편입해 용산공원 조성구역을 확장했다. 용산공원 면적이 91만 평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의 대형 공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이어서 국토교통부는 2021년 상반기에 용산공원 기본설계 및 조성계획안 변경 용역을 발주했다. 용산미군기지 부지를 단계별로 부분 반환 받으며 공원을 조성해 2030년 용산공원 전체를 개방하겠다는 큰 그림 아래 진행 중이다. 2030년을 목표로 2012년 국제공모에서 당선된 ‘West8+이로재+동일기술공사팀이 제안한 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Healing: The Future)안을 2021년 상반기 국민참여단의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계획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편입된 시설 관리자들과 협력체 구성을

변경된 공원 조성지구를 대상으로 공원 계획안 작성을 착수한 지금, 설계 이전에 필요한 현장조사 결과와 대국민 의견수렴의 결실을 보기도 전에 또다시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설계 용역 발주보다 사업 주관·담당 관리자가 편입된 부지(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가족공원 등)의 시설관리 담당자와 먼저 협력체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협력체계가 어느 정도 잘 운영될 때 용산공원 조성 기본설계를 추진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확장되는 용산공원 조성 부지에 맞춰 운영 조직과 방식을 어떻게 변경할지 모색할 시간을 충분히 가져볼 법한데 대안과 시도가 없었던 것이 아쉽다.

현재 용산기지 내 시설물 조사는 전체 시설물의 절반 정도를 살펴본 상황이다. 아직 기지 반환이 진행 중이고, 폐쇄된 시설의 담당자가 모호해진 상황에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돼 시설물 조사팀도 감독자 통제를 받으며 미군기지 출입이 허용되는 실정이다. 공원 계획을 수립하는 사람들이 현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느끼는 데는 수년이 필요할 수 있다. 정확한 현장 조사 없이 막연한 목표 시간에 맞춰 국가공원 1가 탄생하도록 할 수는 없다.

 

이제 막 용산미군기지 반환이 시작됐고, 앞으로 차차 어떤 이슈가 생겨 반환 시기에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어렵다. 우리 국민이, 서울시민이 300에 이르는 드넓은 용산공원에서 마음껏 뛰고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기까지 풀어야 할 숙제를 나열해보자. 펼쳐진 사항들을 보면 국토교통부만의 과제가 아님을 금방 알 수 있다. 지역과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오염 정화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일제강점기 한반도 침탈의 심장부였던 용산 일본군 병영 시설은 어떻게 남길 것인지, 6·25전쟁 이후 동아시아 평화와 한-미 동맹의 상징인 용산기지 시설은 또 어떻게 기록하고 활용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국토교통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을 중심으로 한 협치가 필요하며,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정리하고, 공공기관과 시민사회의 신뢰를 통해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삼아야 한다. 그야말로 용산공원 조성은 건강하고 거대한 녹지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하는 과정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공원약속 실천해야

끝으로 201611,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용산공원 설계자인 네덜란드 도시조경가 아드리안 회저(West8)와 한국 건축가 승효상(종합건축사사무소 이로재)의 특별 대담회에서 두 사람이 나눈 메시지를 되새겨보자.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에 제시된 ‘2027년 공원 조성 완료등의 추진 일정을 사회적 총의와 주변 여건의 변화에 따라 최대한 유연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 ‘완성이라는 의미보다는 공원의 기본적인 틀과 토대를 마련한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내부의 내용물은 수세대에 걸쳐 계속해서 채워나가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공원을 목표로 삼겠다.”

김홍렬 도시공학박사·서울시 도시계획국 주무관/ 한겨레21

 

소나무 유전자

국립산림과학원이 제작한 소나무 전국 유전자 분포지도’. 같은 색깔로 표시된 지역은 같은 유전구역이라는 뜻이다. 검정색 점은 유전다양성을 평가한 60개 소나무 분포집단의 위치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추사 김정희는 세한도에 이 말을 인용했다. 제주 귀양살이를 하는 동안 책과 종이·먹을 보내준 제자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함이었다. 권력의 끈이 떨어지면 외면하는 게 세태다. 그런데도 제자는 그러지 않았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소나무와 잣나무는 흔히 절개를 지키는 선비의 기상을 상징한다. 바위를 뚫고 자라는 소나무를 보노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소나무 아래서 태어나고, 소나무와 함께 살다가, 소나무 그늘에서 죽는다는 말이 있다. 한국인의 삶과 뗄 수 없다는 뜻이다. 소나무는 한국의 대표 나무다. 국가산림자원조사에 따르면 소나무 숲은 전체 산림 면적의 21.2%를 차지한다. 지름 6이상 나무 70억그루 중 약 21억그루가 소나무로 추정될 만큼 많다. 소나무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나무는 목재로, 송진은 연료로, 솔방울은 술 재료로 활용된다. 국내 서식 품종은 금강송, 반송, 곰솔(해송), 백송, 리기다소나무, 금송 등이 있다. 백송, 리기다, 금송은 각각 중국, 북미, 일본에서 들어왔다.

 

국내에 서식하는 소나무는 크게 4가지 유전적 특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이 6년 동안 전국 60곳에 분포하는 소나무의 DNA를 분석한 결과다. 애국가에 나오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는 경북 울진의 금강송과 다르고, 제주의 소나무는 육지 소나무와 완전히 다르다. 반면 금강송과 충남 태안의 안면송은 비슷하다. 눈으로는 구분할 수 없지만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소나무 유전자 분석은 2014년 숭례문 복원공사용 소나무가 러시아산이라는 논란이 있었을 때 국내산임을 밝혀내는 데 활용됐다. 하지만 수종 전체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분석은 소나무가 처음이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지구온난화로부터 소나무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흔히 한국인의 기질을 소나무의 기상에 빗대곤 한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깊이 뿌리내리며 버텨온 소나무의 유전자가 삶 속에 녹아든 덕분이 아닐까. 소나무와의 공생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

 

 

세계는 하나의 꽃, 그러나 지금 무섭게 망가지고 있다"

<녹색평론>의 성취와 한계

9997월 김종철은 <간디의 물레-에콜로지와 문화에 관한 에세이>와 비평집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인간··상상력에 관한 에세이> 등 두 권의 책을 잇달아 발간했다. 앞의 책은 1991년 이후 8년간 <녹색평론>을 엮어내는 동안 틈틈이 쓰거나 말했던 기록들을 묶어낸 것으로 녹색평론사에서 출판했고, 뒤의 책은 주로 <녹색평론> 발간 직전의 강연들과 이용악, 신동엽 시인 등에 대한 평론, 그리고 1970~80년대에 썼던 문학평론을 모은 것으로 삼인에서 출판했다. 그의 저서 출간은 첫 책 <시와 역사적 상상력>(1978) 이후 20여 년 만이다.

 

199111<녹색평론> 창간 이후 대학 교수라는 본업 외에 잡지 편집자이자 운영자, 그리고 필자라는 14역을 감당했던 그가 두 권의 책을 냈다는 것은 잡지 운영이 자리를 잡았고 본인 역시 저서 발간을 감당할 정도로 여유를 갖게 됐음을 의미한다.

 

김종철은 <간디의 물레>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토로했다.

"지난 8년간 <녹색평론>을 엮어내는 일은 무엇보다 내게는 개인적인 구원이었다. 아마 그 일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미치거나 깊이 병들었을지 모른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녹색평론>의 편집에 열중하는 과정에서 나와 비슷한 당혹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나라 안팎에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그러한 사람들과 깊은 유대 또는 우정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유대감이나 우정을 통한 새로운 정치적 공동체의 형성에 새로운 삶의 희망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7)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 서문에서는 자신감마저 느껴진다.

"지금은 생태학적 관심을 중심에 두지 않는 어떠한 새로운 창조적인 사상이나 사회운동도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나는 믿는다. 세계 전역에서 뭉게구름이 사라지고, 여름이 되어도 제비를 볼 수 없게 된 지금 우리는 아무런 일이 없는 것처럼 종래의 관행을 되풀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인간의 삶과 문화는 이제 인간 자신의 존재의 궁극적 근거에 대한 뼈저린 성찰 없이는 지속불가능한 현실에 직면하였다."(5)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은 그해 11월 대산문화재단이 제정한 제7회 대산문학상 평론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어 20005<녹색평론>이 단재 신채호의 사상을 기리기 위한 단재상(한길사 제정) 학술 부문 수상자로 결정됐다. 인물이 아닌 잡지가 단재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대단이 이례적인 일이다. 리영희·김진균·이만열 등 학술상 심사위원들은 <녹색평론>이 한국의 지성계에 생태학적 인식을 드높이는 데 기여한 공로가 인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창간 10주년을 맞는 200111월에는 교보환경문화상(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 제정) 4회 대상 수상자로 <녹색평론>이 선정됐다. 말하자면, <녹색평론>은 창간 10년이 채 안 돼 생태사상을 주창하는 인문환경잡지로서 그 존재 의미를 사회적으로 공인받은 셈이다.

<간디의 물레>(김종철 지음, 녹색평론사 펴냄)<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김종철 지음, 삼인 펴냄).

 

사실 <녹색평론>은 창간 1년 만에 잡지 발행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인 열성 독자들을 확보했다. 창간 두 달 만에 정기구독자가 1000명을 돌파했고, 당초 3000부였던 발행 부수가 1년 만에 5000부가 된 것이다.

 

김종철 본인의 표현을 빌자면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저 답답한 마음을 견디다 못해 불쑥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제 이 잡지가 없어지면 적어도 서운하게 여길 사람들은 적지 않은 숫자가 되었다."(<녹색평론> 7, 머리말,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 47)

 

특히 창간 14개월만인 19933, <녹색평론> 1년간(창간호~6) 실렸던 글 중 23편을 골라 <녹색평론선집 1>을 펴냈는데, 이는 "이 잡지가 호를 거듭함에 따라 조금씩 널리 알려지면서 새로운 독자들이 꾸준히 증가하였고, 그 과정에서 창간호를 비롯하여 이미 절판이 된 지난 호들을 찾는 새 독자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녹색평론선집 1> 5~6)

 

이처럼 뜨거운 반응은 김우창이 지적한 것처럼 그동안 한국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생태'라는 새롭고 중요한 현실이 김종철과 <녹색평론>에 의해서 처음으로 선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잡지 발행 두 권 만에 정기구독자가 1000명을 넘고, 여섯 권 만에 지난 호들을 찾는 독자들이 많아진 것은 김종철의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을 수 있다. 이는 무엇보다 그가 갈망했던 '우정의 공동체' '사상의 공동체'가 만들어질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었다.

 

그는 <녹색평론> 3호 머리말에서 "이런 일의 배경에는 어떤 갈망, 새로운 사고와 새로운 감수성에 대한 실로 뜻깊은 내적 갈망이 우리 사회 내부에서 강력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내면의 근본적인 "전환을 위한 '느낌의 공동체'가 눈에 보이지 않게 형성되어가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 29)

 

6호 머리말 '생명의 그물'에서는 "개발이니 진보니 하는 것이 실상은 '위장된 테러리즘'이라는 것을 직시하고, 이른바 주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주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면서, 인간 가치를 수호하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녹색평론>을 통해 확인되기를 바란다. 실은 이러한 공통의 정신의 공동체를 발견한다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희망의 원천"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인간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위의 책, 46)

 

특히 열성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첫 1년간의 <녹색평론> 기사에서 <녹색평론선집 1>을 편집한 직후인 19931/2월호에 쓰인 <녹색평론> 머리말에서는 그의 고양된 정신 상태가 시적 경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세계는 하나의 꽃

천지만물이 모두 하나의 기()이니 틀림없이 하나의 꽃일세.

우리는 우리를 살아있게 하는 근원적인 힘이 저 산을 들어올리고, 제비꽃을 피게 하고, 강물을 흐르게 하는 기운과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정말이지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사무치게 깨닫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름 없는 한 떨기 풀잎도, 한 송이 꽃도, 한 마리의 벌레도 내 형제라는 것을 우리는 왜 못 알아차리는가? 오늘 아침 산책길에 나는 땅이 나를 떠받들어주는 것을 느꼈다. 아스팔트길에서 흙길로 들어서자마자 내 몸은 갑자기 가볍게 공중으로 뜨는 것이었는데, 알고 보니 흙 속에 살고 있는 무수한 내 형제 들, 즉 미생물들이 내 몸뚱아리를 들어올려 주었던 것이다. 내 형제들이 나에 대한 공경(恭敬)이 이러할진대 나는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이 아름다운, 그러나 지금 무섭게 망가지고 있는 산천에 살고 있는 모든 목숨붙이들이 고통스럽게 토해내는 신음소리가 너무나 큰소리로 들리기 때문에 우리가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에게 조그마한 희망의 가능성이 열릴 것인가? 오호 통재(嗚呼 痛哉)!"(<녹색평론> 919933/4월호 머리말 전문.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 57~58)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녹색평론> 창간호부터 100호까지 김종철 편집인이 <녹색평론>에 쓴 서문을 모은 책이다. 녹색평론사

 

독자들과의 끈끈한 유대

<녹색평론>이 다른 잡지들과 다른 점 중 하나는 독자들과의 유대가 끈끈하다는 점이다. 바로 지역별 독자모임이다. 최초의 독자모임 광고는 19963<녹색평론> 3/4월호(27)에 실린 대구경북지역 독자모임 광고였다. 이후 19989/10월호(42)에 전북 독자모임, 19993/4월호(45)에 부산독자모임 광고가 나갔으며 그 다음 호(46)부터 현재와 같은 형태로 각 지역 독자모임 광고가 <녹색평론> 뒷부분에 실리고 있다. 지역 독자모임은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등 최대 50여 개에 이르렀다.(바로 가기 : <녹색평론> 독자모임)

 

창간 10주년을 맞은 2001년에는 독자들의 요청으로 창간 기념호를 낸 다음인 128'녹색평론 창간 10주년 기념 모임'을 대구 가톨릭근로자회관에서 독자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가졌다. 또 창간 20주년인 2011년에는 창간 기념호의 머리기사로 전국 각지 독자 대표들의 좌담이 실렸다.(<녹색평론> 20주년 기념호 121, 201111/12월호)

 

그러나 <녹색평론>의 독자 구성은 "<사상계>처럼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잡지를 만들고 싶다"는 당초 김종철의 바람과는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녹색평론> 100호 기념 좌담에서 소설가 공선옥이 "80년대 운동권 사람들이 <녹색평론> 때문에 새로운 길을 만나 지금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다, 그러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요"라고 말한 데 대해 김종철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것이다.

 

"내 기분하고는 영 다른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군요. 지식인들은 지금까지도 별로 <녹색평론> 안 읽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몇몇 사람들은 열심이지만. <녹색평론>이 우리나라 지식인들이 생태 문제에 관심을 갖고 거기에 열렬하게 동참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중략) 내 느낌으로는 동의하기 어려운 말씀 같아요. 오히려 농민들이나 생활하는 일반 시민들이 호음을 많이 해줬죠.

 

실은 <녹색평론> 시작할 때 원래 의도가 지식인 잡지를 만들려는 것이었지요. 그게 잡지 제목에 드러나 있잖아요. 나는 본래 양심적 지식인이라면 자기의 개인적 문제에만 매달리지 않고 사회 전체의 운명에 대해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니까 제대로 된 정보에 접하기만 하면 <녹색평론>의 취지에 쉽게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제가 잘못 짚었던 거죠."(<녹색평론> 100, 20085/6월호, 8~9)

 

김종철에 따르면 <녹색평론>의 주요 독자들은 농민, 비정규직 노동자, 가정주부, 종교인들, 다양한 시민운동 내지 주민운동 조직과 활동가들이다. 교사들이나 언론이나 출판 종사자들, 대학교수나 대학생들 가운데 상당 수 독자들이 있으나 아직 소수이고, 전반적으로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이나 지식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다는 것이다. <녹색평론>이 주창하는 생태사상이 한국 지식계의 주류로 진입하지는 못했다는 냉철한 자기 분석이다.

 

이어 그는 <녹색평론>의 지향은 단순한 환경운동이 아니라 "삶의 근본 문제, 좀 더 구체적으로는 농적(農的) 생활방식의 회복"인데 "그런 관점에 공감하고 찬동하는 사람은 이 사회에서는 아직 극소수"이고 그런 점에서 "<녹색평론>은 아직도 이 사회의 변방에 있는 아주 조그만 목소리에 불과하다"고 냉정한 자기 평가를 내렸다.

김종철 프레시안(손문상)

 

<녹색평론> 필자들은 어떻게 발굴됐나

물론 김종철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동지, 우군, 필자를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예컨대 생전에 일체의 글이나 저서를 남기지 않았던 장일순 선생의 말씀을 모은 <나락 한 알 속의 우주-무위당 장일순의 이야기 모음>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녹색평론> 덕분이었다. 김종철은 1992년 가을 병중의 무위당을 만나 그 대담기록을 <녹색평론> 7호에 머리기사로 실었고, 1994522일 그의 별세에 즈음해서는 그의 강연 녹음을 정리한 글과 두 편의 추모 글을 <녹색평론> 17(19947/8월호)에 실었으며, 199753주기를 맞아 무위당의 말씀들을 모아 책으로 묶어냈다.

 

이에 앞서 199612월에는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의 산문집 <우리들의 하느님>을 펴내 그의 존재를 널리 알렸으며, 같은 해 7월에는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오래된 미래>를 번역 출간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책은 스웨덴의 언어학자 노르베리-호지가 인도 히말라야 고원의 '작은 티베트'로 불리는 라다크에 16년간 머물면서 1000년 넘게 평화롭고 건강한 생태공동체를 유지했던 이곳이 서구식 개발로 무너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 현장르포로 출간 3년도 안 돼 13쇄를 찍을 정도로 반향이 컸다.

 

김종철의 장례식장에서 알게 된 사실인데, 그가 국내 필자들을 발굴한 주요 방법 중 하나는 신문, 잡지 등 국내 간행물을 끊임없이 탐색하는 것이었다. 그날 처음 만난 건국대 윤병선 교수는 자신이 <녹색평론> 필자로 스카우트 된 것은 <프레시안>에 실린 '누가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는가?'라는 글 때문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프레시안>200611월 미국의 좌파 평론잡지인 <먼슬리 리뷰>에 실린 윤 교수의 영문 기사를 발견하고, 그에게서 한글 원고를 받아 게재한 적이 있는데 이를 본 김종철이 그에게 농업 관련 기고를 부탁했고 이후 단골 필자가 됐다는 것이었다.(바로 가기 : [먼슬리 리뷰] 초국적 농기업의 위협 (1), (2)) <녹색평론>의 주요 필자 중 하나였던 박승옥도 2004년 한국 노동운동의 문제점을 비판한 글을 <프레시안>에 기고했다가 김종철의 눈에 띄어 필자 겸 편집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19984월부터 2008년 말 <녹색평론>이 대구시대를 마감하고 서울로 거점을 옮기기까지 10년 이상 <녹색평론> 편집장을 역임한 변홍철도 한 잡지에 글을 기고했다가 김종철에게 발탁된 케이스다.(하단의 '김종철 선생님과의 첫 만남' 참조) 초대 편집장이었던 장길섭은 19933월까지 9호를 만든 다음 농사꾼으로 변신했고, 이후 편집장은 자주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 대구를 떠나기 전인 20085, <녹색평론> 100호를 맞아 <김종철 평론집-땅의 옹호> <녹색평론 서문집-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 <녹색평론선집 2> 등 세 권의 단행본이 한꺼번에 출간될 수 있었던 데는 변홍철 편집장이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김종철 선생님과의 첫 만남 / 변홍철

1997년 겨울 불교 잡지 <불광>에 짧은 글을 기고했습니다. 새해 맞는 소회를 이야기하는 특집이었는데, IMF 환란 앞에서 우리 삶을 성찰하고, 사회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회심이 필요하다, 봄이 오면 텃밭 농사든 상자 농사든 땅을 일구고 다른 삶을 살아 보고 싶다, 뭐 그런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무렵 저는 선배가 운영하는 마포의 작은 출판사에서 초보 편집자로 일하며, 서울 귀농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친구들과 <녹색평론>을 읽는 작은 독서 모임을 꾸려 가고 있었습니다. (그 모임에는 나중에 <녹색평론> 편집자문위원이 된 후배 이계삼 선생, 일리치 읽기 모임에서 활동하며 최근 김종철 선생님 1주기 모임에서 실무적으로 일한 정형철 선생 등이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그전에, 저는 1992년 초,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와 대구의 한 서점에서 처음 <녹색평론>을 우연히 접했습니다. 창간호를 서점에 서서 읽고는 번개를 맞은 듯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휴가 마치고 부대에 돌아가 정기구독 신청을 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부대로 책이 오지 않아서, 하는 수 없이 이따금 면회를 오던 지인 앞으로 구독 신청을 해 그 친구가 몇 호씩 잡지를 모아 전해 주곤 했습니다.

 

제대하고 복학해서 후배들에게 "이런 잡지가 있더라" 하고 소개하고 한두 명씩 독자를 늘리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 졸업하고 직장 생활 하면서도 가끔씩 만나 <녹색평론>에서 다룬 주제를 함께 읽고 토론하는 모임까지 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그때 교사가 되려는 친구들 중심으로 <녹색평론>에서 다루었던 작은학교와 대안교육 관련 주제들에 다들 큰 영향을 받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1998년 신년호 <불광>에 실린 그 작은 글을 김종철 선생님이 우연히 보시고, 저한테 먼저 전화를 주셨습니다. 1998년 초 봄, 마포의 썰렁한 출판사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선생님 전화를 받았던 순간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글 내용이야 유치한 수준이었을 것이 뻔한데, 글쓴이 소개에 제가 대구에서 자랐고, 지금은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하고 적은 것이 선생님 눈에 띄었던지, 아무튼 그 며칠 뒤에 서울 오실 일이 있으니 밥이나 같이 먹자 하셨습니다. 어찌나 반갑고 황송하던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며칠 뒤에 광화문 교보문고 근처에서 선생님을 처음 만나, 선생님 사 주신 우럭탕을 먹었는데, 평소 흠모하던 선생님 말씀 듣느라 밥은 어떻게 먹었는지 하나도 기억에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면서 저는 평소 늘 갖고 있던 생각, 기회가 되면 서울을 떠나 시골로 가서 살고 싶다, 서울 생활이 안 맞는 것 같다 하는 얘기도 했는데, 선생님은 대뜸 대구로 와서 <녹색평론>에서 같이 일을 해 보지 않겠느냐고 하셨습니다. 정말 꿈에도 생각해 보지 않은 일이었는데, 그런 제안을 받고 보니 비로소 제가 해야 할 일이 정해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같이 독서 모임 하던 친구들도 다들 마치 제 일처럼 좋아하고, 출판사 선배도 흔쾌히 찬성을 해 주고 해서 19984, 서울 살림을 정리하고 대구로 '귀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녹색평론> 19985~6월호부터 200811~12월호까지를 편집하고 제작하는 실무를 맡아 일했습니다.

 

선생님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지만, 무엇보다 잡지에 실린 작은 글 한 편 보시고는 그렇게 먼저 연락을 주시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시던 선생님 모습이 저한테는 가장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박인규 프레시안 편집인

 

대형산불로 10불구름치솟아160밖에서도 관측

14(현지시간) 부트레그 산불이 발생 상공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화재적운. AP=연합뉴스

 

미국 오리건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거대 불구름이 형성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7(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현재 미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잿가루가 섞인 연기 기둥인 화재적운(pyrocumulus cloud)4일 연속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불구름이라고 불리는 화재적운은 산불에서 뿜어져 나온 거대한 연기 기둥 위로 솟아오른 거대한 적운이다.

 

포틀랜드 남쪽 250마일(400) 지점에서 발생해 축구장 13만개 크기인 919를 집어삼킨 이 지역의 부트레그 산불은 현재 진행 중인 산불 중 가장 큰 규모다. 부트레그 잿가루가 섞인 이 화재적운은 기둥 높이만 10에 달하고 160까지 떨어진 곳에서도 볼 수 있다. 이는 약 서울에서 대전까지 이르는 거리다. 보통 오후 35시 사이 뜨거운 공기가 상승하면서 구름이 형성되는 원리로 기둥 꼭대기는 통상 대장간에서 쇠를 내려칠 때 쓰는 받침대인 모루처럼 납작한 형태를 띤다.

13(현지시간) 촬영된 미국 오리건주 부트레그 산불 위성 사진. AFP=연합뉴스

 

화재적운이 형성되면 기상학자들은 뇌우를 동반하는 화재적란운(pyrocumulonimbus cloud)으로 변모할 가능성을 살피기 시작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화재적란운을 불을 내뿜는 용에 비유하기도 했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지난 14일 위성사진에서 화재적란운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소 70곳에서 산불이 진행 중인 미국 서부는 고온 폭염으로 산불 진압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소방당국은 부트레그 산불 진압에 힘을 쏟고 있지만 강풍을 타고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일주일 넘게 이어진 화재로 가옥 21채가 전소됐으며, 2000채가 파손 위험에 놓여 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또 주민 2000여명이 대피한 상태다.막대한 양의 연기를 뿜어내 위성에서도 포착될 정도이며, 인근 워싱턴주와 아이다호 상공까지 뒤덮었다.

 

한편 과학계에서는 올해 미 서부와 캐나다의 폭염이 지구 온난화에서 비롯됐으며, 산불 발생 빈도와 강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3(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전역에 걸쳐 발생한 부트레그 산불. 로이터=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기후활동가들은 왜 두산중공업에 녹색 페인트를 부을 수밖에 없었나

강은빈 청년기후긴급행동 공동대표(왼쪽)와 이은호 녹색당 기후정의위원장이 지난 2월 두산중공업 본사 앞 ‘DOOSAN’ 조형물에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청년기후긴급행동 제공.

 

지난 2월 경기도 성남시의 두산중공업 본사 건물 앞에 설치된 두산(DOOSAN)’ 로고 조형물에 녹색 스프레이가 뿌려졌다. 강은빈 청년기후긴급행동 공동대표와 이은호 녹색당 기후정의위원장이 초록색으로 변한 로고를 밟고 올라가 미리 준비해 온 현수막을 펼쳤다. “최후의 석탄발전소 내가 짓는다!”라고 적힌 현수막이다.

 

이들이 뿌린 녹색 스프레이는 물청소로 모두 닦여나갔지만, 두 사람은 재물손괴와 집회및시위에관한법 위반 혐의로 지난 2일 수원지법으로부터 500만원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이씨가 300만원, 강씨가 200만원이다. 이들은 이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판부에 정식 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왜 두산중공업 앞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고 굳이 정식 재판까지 거치기로 한 것일까. 경향신문은 15일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이 기습시위를 한 배경에는 한국이 해외에 건설하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다. 한국전력은 인도네시아에 자와 9·10호기를, 베트남에는 붕앙2 라는 이름의 석탄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이 두 사업의 시공사가 두산중공업이다.

강은빈 청년기후긴급행동 공동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우리나라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라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청년기후긴급행동 제공.

 

강 대표는 지난해까지만도 정부가 해외 석탄발전소 수출을 철회할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한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이 발효되면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 지구 전체의 과제가 되는데,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사업이잖아요. 계속 물고 늘어져 문제제기를 하면, 취소될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정부는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 신규로 짓는 석탄 발전소 사업을 중단하지 않았다. 지난 4월 기후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앞으로 짓지 않겠다는 정도의 선언을 하는 데 그쳤다. “국가가 겉으로는 기후위기를 이야기하고, 기업들도 기후위기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현실에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업을 수주하고, 국가는 그것을 허용하는 부조리를 그냥 침묵하고 있을 순 없었어요라고 강 대표는 말했다.

이은호 녹색당 기후정의위원장이 청와대 앞에서 ‘(기후위기 앞에서) 뭘 하겠다는 말입니까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청년기후긴급행동 제공.

 

이 위원장은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P4G 정상회의장 앞에서 국내 및 해외 신규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며 15일 간 단식농성을 벌였다. 이 위원장 역시 정부가 겉으로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생색만 내고, 실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적극적 역할은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위원장은 산업계 전환이나 석탄 발전소의 조기 폐지, 재생에너지 전환 등 정부가 책임지고 결단해야 할 것들에 대해 뒷짐지고 현상유지를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14일은 정부가 그린뉴딜이 포함된 한국판 뉴딜계획을 발표한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 위원장은 그린뉴딜 성과에 대해 달리기 할 때 출발선에서 신발끈 매는 시늉 정도를 했다는 느낌이라며 코로나보다 기후위기가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될 텐데, 정부가 아직까지도 미래 기술같은 불확실한 영역만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강 대표는 정부의 이중적 태도가 일반 대중들에게는 우리 정부가 기후위기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실제 이 문제를 지켜보고 있는 활동가 및 전문가들과 대중들간 인식 차만 계속 커지는 것 같다는 얘기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문제에 대해 정식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의 직접행동은 세계시민으로서 인권과 기후정의를 촉구하기 위한 행동이었다정식재판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와 기업의 녹색분칠(그린워싱)’을 국내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공론화하겠다고 했다.

경향 김한솔 기자

 

숲 지키려면? “사유림 주인에게 보상” vs “공익서비스 제공할 때 보상

국회서 논의 중인 임업직불금제에 대한 두 시선

사유림 비율 높은 한국, 숲 보존하려면 보상

보상 필요하나일괄 보상은 안 돼

금강소나무 최대 군락지인 경북 울진군 북면과 금강송면의 '금강소나무숲길'은 산림청이 만든 1호 숲길이자, 국내외에서 손꼽히는 걷기 여행길이다. 국유림으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다. 연합뉴스

 

한국의 산림 중 67%는 국가가 소유하지 않고 따로 개인이 소유하는 사유림입니다. 산림청은 이러한 사유림이 마구잡이로 개발되지 않도록 산림 경영 계획을 세워 관리하고 있습니다.

 

산림청은 숲을 보존하기 위해서 임업인들을 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산림의 가치를 평가해 사유림에서 임산물 생산 등에 종사하는 임업인들이나 자신 소유의 산이 산림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는 산주들에게도 금전적 보상을 하는 임업직불제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사회가 농업의 가치를 인정해 농업인들에게 직불금을 주듯, 임업인들에게도 직불금을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서삼석·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이 논의 중입니다.

하지만 일부 사유림 산주들이 일반 시민들보다 부유한 만큼 국가가 일괄 보상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2017년 기준 산림청 조사 결과 전국 사유림 419의 소유자는 216만명으로 평균 임야 면적은 1.9였습니다. 이중에는 소득 수준이 낮은 임업인들도 있지만, 법인·종중·외국인 등도 포함돼있습니다. 임업인보다 더 소득이 낮은 일부 도시근로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일괄 보상하기보다는 공익적 가치의 생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주에게만 보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한겨레> 기후변화팀은 산림청의 벌목·벌채 논란에 이어 임업직불금제 논의를 둘러싼 다양한 시선을 전합니다.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과 윤여창 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가 각각 글을 보내왔습니다.기후변화팀 climate@hani.co.kr

 

식목은 좋지만, 내 땅이 숲이 되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

내년 5월 우리나라에서 제15차 세계산림총회가 개최된다. 세계산림총회는 각국 산림 분야 행정 고위 관료들과 학자, 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산림 분야 회의이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산림총회가 개최된다는 것은 대한민국 산림 분야의 위상이 높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산림녹화 성공 신화와 더불어 산림휴양, 치유 등 산림의 가치가 발휘되는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모범적인 산림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의 탄소중립과 연계된 산림 활동에 대한 언론 기사들을 보면서 2015년에 개최되었던 제14차 총회에서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독일의 유명한 앵커가 진행한 최고위 당국자 토론에서 앵커는 각국의 산림 분야 장·차관에게 일반인들은 나무를 심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내 땅에 숲을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말의 의미와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를 물었다. 나무 심는 것은 좋지만, 내 땅을 숲으로 만드는 것은 반대한다는 사람들의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 현상을 직설적으로 지적한 것이었다. 슬프게도, 이에 대해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세계의 산림 분야 정상은 없었다.

 

우리는 나무 심는 것을 좋은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 땅에 나무를 많이 심어서 숲으로 만드는 것, 공공재로 취급받게 되는 것은 꺼린다. 내 토지가 숲으로 변하면 용도변경이 어려워 경제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숲은 우리에게 깨끗한 물과 공기를 공급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며 쉼터와 치유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숲은 많은 생물이 어우러져 살 수 있는 곳으로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증진하여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숲은 매년 221, 국민 1인당 약 430만원에 달하는 공익적 가치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산출된 금액의 약 2/3는 우리나라 국민 개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사유림에서 산출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숲의 공공적 혜택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 공공재의 가치가 유지될 수 있도록 수혜자 부담 원칙 차원에서 비용을 부담한다면 님비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과거의 역사를 간직한 건물을 역사적 사료로 남기기 위해 변형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려면, 이를 유지하는 비용이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에 해당하는 금액을 소유주에게 보상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숲이 보존되기를 원한다면 이에 상응하는 보답이 산주에게 돌아가야 한다. , 국유림은 제외해도 사유림 소유자에게는 적절한 보상을 해주거나 목재수확 등 최소한의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숲이 주는 혜택을 우리 후손도 누릴 수 있도록 소망한다면 이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감사와 격려를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임업직불제가 그 예이며, 이번 산림부문에서 탄소중립과 관련된 언론 이슈를 계기로 숲의 공공적 혜택과 그에 따른 비용 지불에 관한 건강한 논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백년숲을 만드는 길임업직불금제에 생태계서비스 개념 도입해야

2021년 우리나라는 UN이 선진국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위 탄소중립정책의 일환으로 이뤄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산림정책은 선진국 사회에 걸맞은 정책인지 의구심이 든다. 현재 우리나라의 숲은 약 40년생의 나무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아직 성숙한 단계에 이르지 못한 청년나무들이다. 정부는 왕성하게 자라고 있는 청년 나무들을 벌채하고 새로 어린 나무를 심는 재조림사업을 보조금을 주어 촉진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세기 헐벗었던 산을 녹화하는데 성공하였다. 덕분에 어디에서나 푸른 숲을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녹화된 산림을 더욱 아름다운 숲으로 만들 수 있을까? 숲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사한다. 집을 짓는 재목, 연료로 쓸 수 있는 목재, 맛있는 산나물과 열매를 선물처럼 얻을 수 있다. 숲은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과 새, 깨끗한 공기와 물의 원천이 된다. 우리는 이러한 다양한 생태계서비스에 대하여 고마움을 느끼며, 서비스를 주는 숲을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이다.

 

아름다운 숲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린다. 동네 어귀에 자리하여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당산나무는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그 자리에 있어왔다.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백년 이상 된 나무들로 이루어진 마을숲이 보전되어 있다. 탄소중립을 위하여 우리는 마을에 있는 오래된 나무를 베어내고 새로운 나무를 심어야 할까? 아니다. 왜냐하면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주던 오래된 나무들이 마을을 더 아름답게 하고 그 곳에 사람들을 살기에 더 좋게 해주기 때문이다.

 

숲을 아름답게 만들고 보전하려면 나무가 자라도록 기다려주어야 한다. 기다림에는 숲을 가꾸는 사람들의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특히 개인의 소유인 사유림의 경우에는 숲에서 소득을 얻지 못하면 나무를 자라도록 오랫동안 기다리기 어렵다. 살아가는데 돈이 필요하기에 더 자랄 수 있는 나무를 베어내어 팔거나 토지를 다른 용도로 개발하려 할 수 있다. 그래서 아름다운 숲을 가꾸고 보전하려면 산림이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가 산주인의 소득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새로운 임업기술이나 제도의 개발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숲을 만들려면 우선 일찍 벌채하고 재조림하는 사업에 대한 재정 보조금 지급 정책을 그만두어야 한다. 동시에 공익적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는 임업활동에 대하여 보상하는 산림생태계서비스 지불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벌채를 연기하거나 인공림을 자연림으로 전환함으로써 국민에게 더 많은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는 임업인에게 생태계서비스의 가치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여야 할 것이다. 숲이 저장하는 탄소에 대하여 기업이 투자하고, 수자원함양을 많이 하는 숲을 가꾸는 산주에게 물 이용부담금 등을 이용하여 정책적으로 보상하여야 한다. 산주가 백년의 숲을 가꿀 수 있게 산림정책을 전면적으로 뜯어 고쳐야할 시점이다.

윤여창 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산림환경학 전공) 교수

 

왜 비닐랩으로 싸맸지?1년 만에 해충 피해 두 배

서울의 벚꽃 명소인 여의도 윤중로 벚나무들이 1달 넘게 비닐랩에 싸여 있습니다. 벚나무를 공격하는 해충을 막기 위해서인데, 1년 만에 피해가 2배 가까이 늘어난 만큼 적극적인 예방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기자>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나무 수백 그루가 비닐랩에 싸여 있습니다. 나무 곳곳에 구멍이 나 있고 아래쪽에는 구멍에서 나온 가루가 가득합니다. 벚나무에 서식하는 해충, 벚나무 사향하늘소의 흔적입니다. 벚나무 사향하늘소는 나무의 수분과 양분 통로를 갉아먹고 여름철 알을 낳아 번식합니다.

주로 30년 넘는 벚나무에 서식하는데 대형 벚나무를 고사시키는 주범으로 꼽힙니다.

특히 100살 넘는 벚나무가 많은 윤중로에 피해가 커지자, 자치구가 1달 넘게 나무에 비닐랩을 씌우는 극단적인 처방까지 내놓은 것입니다.

벚나무 사향하늘소 2~3마리만 있어도 한 나무에 알을 수십 개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수년 안에 나무가 고사할 수 있습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자체마다 벚나무를 늘리고 있는 데다, 고온 가뭄 등 기후 변화로 나무가 약해지면서 최근 개체 수가 늘고 있습니다. 2년 전 해충으로 지정됐는데 1년 만에 피해 면적이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정종국/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 : 한 나무에서 거의 1백 마리 정도 잡은 적도 있어요. 어린 유충까지 포함해서. 최근에 발생하는 경향을 보게 되면 이런 큰 나무들은 몇 년 이내에 많이 없어질 것 같습니다.]

 

벚나무가 많은 일본에서도 골치여서 성충 사체 10마리당 500, 우리 돈 약 5천 원의 지역 상품권을 내 거는 지자체까지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 하늘소를 막기 위해 전문 방제 인력인 '나무 의사' 투입 같은 적극적인 예방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정준호 기자 junhoj@sbs.co.kr

 

벚나무사향하늘소

학명-Aromia bungii

피해 수목-벚나무류, 복숭아나무, 살구나무, 자두나무

피해 증상-유충이 줄기 속에서 목질부를 갉아 먹어 외부에 배설물과 수지가 배출된다.

형태-성충은 몸길이가 30~38mm로 전체적으로 남색이 도는 검은색이며 앞가슴은 선홍색으로 울퉁불퉁하고 양 옆에 돌기가 있다. 노숙 유충은 몸길이가 약 35mm로 머리는 갈색이며 몸은 유백색이다.

생활사-2년에 1회 발생하고 줄기나 가지에서 유충으로 월동한다. 우화 최성기는 6~8월이지만, 발생생태가 매우 불규칙해 5~10월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방제 방법-피해 고사목은 제거하고, 우화 최성기인 6~8월에 아세타미프리드 액제 1,000배액을 줄기에 살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