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과 어울리기/서평

OROSPERITY WITHOUT GROWTH 성장없는 번영-팀잭슨

by 이성근 2013. 10. 5.

성장 없는 번영>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지난 200년간 세계는 경제성장을 위해 달려왔다. 그러나 높은 성장률은 그만큼 짙은 그늘도 드리웠다. 전 세계에 걸쳐 소득과 복지에 엄청난 격차가 발생했다. 환경은 파괴돼 지구는 생태적 위기에 봉착했다. 이 책은 경제성장률인 GDP로 대변되는 확대와 팽창 위주의 경제성장을 반성하고, 공동체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번영의 메커니즘이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팀 잭슨 지음·전광철 옮김·착한책가게·1만6000원

                                                  

책 제목인 <성장 없는 번영>은 성장을 전제로 했던 기존 ‘번영’의 개념에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는 셈이다.

책은 ‘번영’의 개념을 재정의하기 위해 ‘번영’의 다양한 시각들을 탐색한다. 특히 지은이가 주목하는 것은 1984년 아마르티아 센이 발표한 ‘생활수준’이라는 에세이다. 이 에세이에서 아마르티아 센은 ‘번영’의 세 가지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이 세 가지 개념은 물질적 척도에 근거한 기존의 ‘번영’ 개념과는 다른 함의를 품고 있다.

 

첫 번째 부유함은 물질적 만족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더 많이 가질수록 더 만족스럽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더 많은 것이 현대 소비사회에서는 불만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물질적 풍요로 인한 폭식과 냉장고에 가득 쌓아놓은 여분의 음식은 때로는 짐이 되기도 한다. 즉 ‘부유함’은 ‘많을수록 좋다’가 아니라 ‘많이 가질수록 그에 따른 만족도가 덜 증가한다’는 새로운 개념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개념인 ‘효용’은 상품들의 효용을 물질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 속성, 심리적 속성과 연결지어 판별하는 것이다. 지은이는 경제성장률인 GDP가 개인의 생활만족도 등과 같은 효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객관적인 지표로 환산할 수 없는 효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 ‘자기실현 능력’은 사람들이 주어진 상황에서 자기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가와 관련이 있다. 이는 단순히 사회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기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유로운 사회에서 임금노동에 참여할지 말지, 사회에 참여할지 말지, 건강한 삶을 살지 말지에 대해서까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로까지 확장된다.

 

지은이는 번영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찾아가면서 ‘성장 없는 번영’이라는 새로운 전망을 제시한다. ‘성장 없는 번영’은 이제껏 내달려온 성장의 신화에서 벗어나 생태계와 함께 지속가능한 새로운 번영을 지향해야 한다는 제안인 셈이다. 주간경향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음악출처: 다음블로그 아름다운 음악여행

제목: 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