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공격'에 혈안인 극우의 광기…노벨상도 폄훼
월간조선 편집장과 대표이사를 지낸 조갑제닷컴 조갑제 대표가 10일 유튜브 조갑제TV에서 한강 작가의 역사관을 비난하는 방송을 하고 있다. 조갑제TV 화면 갈무리.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국민 대다수가 기뻐하며 서점가에도 한강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수구보수 진영에서는 작가를 비난하고 노벨상 자체를 폄훼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극우 논객으로 꼽히는 이들이 총출동하다시피 하면서 색깔론을 펼쳐 국민적 축제 분위기에 어떻게든 찬물을 끼얹으려는 양상이다. 이는 윤석열 정권에서 소위 뉴라이트 인사들이 곳곳에서 준동하는 흐름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월간조선 편집장과 대표이사를 지낸 조갑제닷컴 조갑제 대표는 자신의 매체에 <한국전을 대리전이라고 인식하는 소설가는 위험하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어 유튜브 조갑제TV에서는 "노벨상을 받았다고 하면 무조건 찬사를 보내야 하나. 국민 작가도 아닌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았으니 당연히 비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김규나 작가가 노벨상은 중국이 받아야 했고 한강 작가는 역사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는데 언론은 한강을 비판하면 막말꾼이라고 핍박한다. 벌써 한강 작가를 우상 숭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태우 정부 때 안기부 출신인 이동복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작가 한강의 젖내 나는 NYT 기고문을 반박한다>는 제목의 과거 글을 다시 올렸다. 그는 "한강은 한반도에는 '대리전쟁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살고 있다'고 했다. 이 주장은 종북적 사고"라면서 "대다수의 한국 국민은 북한의 핵 도박을 기필코 저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전쟁도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기자, KBS 이사, 미디어펜 주필 등을 지낸 조우석 평론가는 유튜브 전광훈TV에 출연해 <노벨상 수상하다! "작가 한강은 좌파"! 맹비난 쏟아지는 이유!>라는 제목의 방송을 진행했다. 여기서 그는 "한강의 작품은 스웨던 한림원이 뭐라고 얘기하든 간에 광주 5·18과 제주 4·3을 민주화 운동이라고, 국가 폭력의 희생자라고 주장하는 주사파적인 시각에 철두철미 동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동조할 수가 없다"며 "좌빨 정서, 좌파 정서를 문학의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칼럼니스트인 김규나 소설가는 언론 보도를 통해 이미 많은 비판을 받았음에도 13일 또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언론이) 내 글을 그토록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대중을 광분시킨 건 내 글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작가와 그 작품의 실체를 알려버린 것이 내 죄"라면서 "노벨문학상을 기점으로 오십팔과 사삼 미화를 완성하고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 했는데 내가 그 위에 재를, 고추가루를 팍, 뿌려버린 것"이라고 오히려 한술 더 떴다. 5·18을 '오쉿팔'로 표현했던 그는 "여기서는 정중하게 오십팔로 써주겠다"며 "지성이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 듯, 오십팔은 명단도 공개할 수 없는 수많은 유공자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의 무장반란을 우리 젊은 군인들이 목숨 바쳐 진압해 국가와 국민을 지킨 사건"이라고 전형적인 '일베'적 시각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한강 작가 모습. 2024.10.10.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들이 한강 작가와 노벨 문학상까지 동시에 비난한 이유는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아예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구보수 진영에서 제주 4·3 사건을 '폭동'이라고 규정해 제주 도민을 분노하게 만든 것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여기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은 해외 순방 등을 이유로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2년째 불참했다. 심지어 윤석열 정부는 제주 4·3 유족들의 국가 손해배상 청구 권리와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앞서 한강 작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온다>를 집필한 이유로 박근혜 정부 때 블랙리스트에 오른 바 있다. 한강 작가는 블랙리스트로 인해 ▲2014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세종도서(옛 문화부 우수도서) 선정 과정에서 탈락했고 ▲<소년이 온다>는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지원하는 해외 문화교류 행사 지원 배제 대상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강 작가가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영국의 세계적 문학상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을 때 축전을 거부하기도 했다.
2022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한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고등부 금상을 금상을 수상한 작품 '윤석열차'. 윤석열 정부의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작품에 엄중 경고를 내렸고 다음해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 대한 후원을 중단했다.
문화계 인사들이 '박근혜 정부와 닮은꼴'이라고 부르는 윤석열 정부에서도 블랙리스트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은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로 지정하고 학교 도서관에서 폐기하라고 권고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을 일으켰다. 경기도교육청이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실에 제출한 '경기도 학교도서관 성교육 도서 폐기 현황'에는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이상문학상을 받은 최진영의 <구의 증명>,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등이 포함됐다.
5·18 민주화운동 의미를 축소하려는 움직임 역시 계속됐다. 지난해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란 용어를 일제히 삭제하려 시도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인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약속했고 여당인 국민의힘도 수차례 실행을 다짐했지만 지금껏 아무 진척이 없는 상태다.
시민언론 민들레 김민주기자
한강·피단협 노벨상 수상과 조선일보 '밥벌이의 고단함'
5.18, 4.3 항쟁 왜곡·폄훼했던 조선일보
한강 소설에 ‘쾌거’‘축하’…자아분열인가?
노벨상 선정사유 5.18, 4.3 가치엔 침묵
노벨평화상엔 핵폐기 운동 일본단체 선정
한국 핵 무장 주장해온 조선, 또 자기부정?
지난주 스웨덴 한림원으로부터 날아온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놀라움과 기쁨으로 탄성을 질렀다. 거의 모든 언론이 11일 이 소식을 긴급히 전하고 크게 보도했다. 이튿날에도 대부분의 신문들이 1면과 주요면을 털어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 노벨위원회의 선정 사유, 문단과 국민들의 반응 등을 상세히 기사화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그만큼 놀랍고 축하할 일이며 전 국민에게 큰 영향을 끼친 일대 사건이다.
그러나 수상 소식 직후 일부 극우 인사와 일베 세력들이 한강 작가는 물론 노벨위원회까지 폄하하고 비아냥대는 발언을 하며 소동을 일으켰다. 조선일보에 칼럼을 쓴다는 한 작가는 유치한 질투심을 극우 사상으로 포장해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오히려 많은 시민들로부터 질책과 조롱을 받았다. 몇몇 극우 인사들도 유튜브에서 한강 작가를 ‘좌파’니 ‘종북’이니 하며 색깔론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 수상의 축하마당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극우·일베 집단의 어이없는 폄하·비아냥·막말에 상식을 가진 국민들이 동의할 리 없다.
주류 언론 가운데에도 극우·일베와 비슷한 매체가 있다. 한강 작가에게 ‘좌파’ ‘종북’ 색깔을 입힌 극우·일베 집단처럼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으로, 제주 4.3항쟁을 공산주의자의 소요로 매도해온 매체들이다. 그 가운데 조선일보는 주류 언론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여론을 흔드는 대표적인 극우매체다. 툭하면 ‘좌파’ ‘종북’ 몰이로 민주진보 진영을 매도하고 국민 이간질을 해온 신문이다. 그런데 5.18을 다룬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 등의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에게 축하 사설까지 쓰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어찌된 일인가?
조선일보는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이틀 동안 1면 톱과 주요면에서 한강 작가 노벨상 수상 소식을 다뤘다. 11일에는 “소설가 한강, 한국 첫 노벨 문학상”(1면 톱) “아버지·오빠도 작가…시로 등단해 소설로 방향 틀어”(2면 톱) “스웨덴 한림원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3면 톱), “한강 노벨문학상, 한국 문화의 새 역사”(사설) 등의 기사와 사설을 실었다. 12일에도 “한강 신드롬 대한민국이 종일 웃었다”(1면 톱), “한강 문학이 세계 시민의 언어 될 수 있음을 보여줘”(2면 톱), “한강, 5.18과 4.3 배경으로 인간 탐구…역사성·문학성 인정받아”(3면 톱) 등으로 지면을 가득 채웠다.
조선일보는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어느 언론 못지 않게 크게 보도했을 뿐 아니라 “한강 노벨문학상, 한국 문화의 새역사” 제하 사설(11일자)에서 “한 씨의 수상은 한국 문학의 높은 수준을 세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통해 인정받았다” “국가적 쾌거”라고 칭송하고 “한강의 노벨문학 수상을 거듭 축하한다”고도 했다.
조선일보 애독자들은 아마 의아한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극우·일베 집단으로부터 ‘좌파’ ‘종북’으로 비난받고 있는 한강 작가를 이토록 칭송하다니? 광주 5.18을 ‘오쉿팔’이라고 모욕하고 ‘북한군 개입’ ‘불순분자 폭동’이라고 보는 극우·일베 집단도 조선일보의 이런 보도가 의문이었을 것이다. 조선일보는 잠시나마 변절한 것일까?
이런 의문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조선일보는 그동안 민주진영에 대한 극우세력의 ‘좌파몰이’ ‘종북몰이’의 원천이자 선두였다. 광주 5.18에 대한 폄훼와 모욕을 가장 자주, 극렬히 벌여온 언론이다. 1980년 광주항쟁 당시 조선일보의 1면 기사 제목은 “광주 일원 소요사태” “고정간첩 침투 선동” “총 들고 서성대는 과격파들”이었다. 5월28일자 사설에서는 “신중을 거듭했던 군의 노고를 우리는 잊지 않는다. 계엄군은 일반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극소화한 희생만으로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계엄군 작전을 ‘성공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광주학살의 원흉 전두환에게 가장 크게 찬송가를 불렀던 언론이 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는 과거 이런 보도에 대해 단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다. 최근까지도 광주 5.18 북한 개입설을 퍼뜨리고(TV조선), 이런 내용을 담은 극우단체 광고를 여러 차례 게재하기도 했다. 2019년 지금의 국민의힘 계열 국회의원이 국회 공청회에서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해 여론의 뭇매를 맞을 때도 침묵한 신문이 조선일보였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노벨위원회가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1980년 군의 학살로 수백 명의 학생과 비무장 민간인이 학살당한 광주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정치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며 상을 수여한 한강 작가에게 ‘쾌거’ ‘역사성·문학성 인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축하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작에는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도 포함돼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 선정 사유에서 “이 이야기는 1940년대 후반 수만 명이 살던 제주도에서 일어난 대학살의 그늘에서 전개된다. 수만 명의 사람들, 그 중 어린이와 노인들이 공동 부역자로 의심되어 총에 맞았다...한강은 현재에 대한 과거의 힘을 전달할 뿐 아니라 집단적 망각에 빠진 것을 밝히고 그들의 트라우마를 공동 예술 프로젝트로 바꾸려는 친구들의 시도를 추적하여…”라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과거 제주 4.3항쟁을 어떻게 바라보았나? 이 극우신문은 수만 명의 민간인이 학살당한 4.3의 진실을 밝히고 알리려는 노력은커녕 ‘남로당이 정부를 전복시켜른 반란’이라는 주장을 전파하고 민주당 정부가 과거사 조사를 할 때마다 이를 훼방놓는 사설을 쓴 매체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4.3 추념식에 불참하자 이날 행사가 ‘격이 낮은 국가기념일’이라고 하고 서북청년단 등 극우단체의 행사장 난동에도 입을 닫았다. 4.3항쟁에 대한 극우단체의 역사적 왜곡을 옹호하기도 했다. 이랬던 조선일보가 5.18과 4.3의 아픔을 그린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축하했을까? 그렇다면 이는 조선일보의 정신분열, 자아분열일 것이다.
노벨문학상 발표 다음날 조선일보가 또다시 ‘멘붕’ 빠질 소식이 전해졌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일본 원폭 피폭자 시민단체(‘피단협’ 혹은 ‘히단쿄’)가 선정된 것이다. 이 단체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 떨어진 원폭 피폭자들이 만들었는데 60년 넘게 핵무기 피해를 알리고 핵폐기를 주장해온 시민단체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국내 주류 언론 중에 유일하고도 가장 열심히 한국 핵무기 존치를 주장해왔다. 기사를 통해 한국의 핵 보유론자의 주장을 상세히 전달하고 사설과 칼럼을 통해서도 “미국이 한국에 핵을 제공해야”(양상훈 칼럼), “우리가 핵을 갖겠다고 하는 것은...”(김대중 칼럼), “주한미군, 한국이 핵무장하면 필요없다”(사설)이라며 핵 보유 필요성을 주장해왔던 것이다. 조선일보는 핵 무기 폐기를 주장해온 단체의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노벨위원회의 발표를 보도하긴 했지만 역시 자아분열이 아니라면 기사화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조선일보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핵 폐기 운동단체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보도한 것을 보면 그것이 자아분열이나 변절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짐작할 수도 있다. 교묘한 왜곡보도로 ‘1등 신문’인 이 극우매체는 한강 작가에 대한 노벨위원회의 수상자 선정 사유 일부를 생략해 보도했다. 소설 ‘소년이 온다’ 선정 사유 “1980년 군의 학살로 수백 명의 학생과 비무장 민간인이 학살당한 광주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정치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내용 중 앞부분을 빼고 그저 “역사적 사건을 정치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만 쓴 것이다.
또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선정 사유에서도 “1940년대 후반 한국 제주도에서 벌어진 대학살...수만 명의 사람들, 그 중 어린이와 노인들이 공동 부역자로 의심되어 총에 맞았다”는 “1940년 후반 한국 제주도에서 벌어진 학살사건”으로 적었다. 조선일보가 광주 5.18이나 제주 4.3의 비극을 말하는 것은 자아분열이 아니고는 어려웠을 것이다.
조선일보의 열렬한 애독자인 극우세력의 한강 작가 폄훼·조롱에도 불구하고 이를 축하해야 하는 조선일보 기자들의 정신적 고통은 심했을 것이다. 조선일보의 정신적 지주 격인 김대중 대기자가 그토록 역설하던 핵 보유에 반대한 시민단체의 노벨평화상 수상도 떨떠름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광주 5.18항쟁, 제주 4.3항쟁, 핵 확산 금지(핵 폐기) 운동이 품고 있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세계적 권위의 노벨위원회가 인정한 것을 조선일보가 어쩌겠는가.
그렇다고 조선일보에게 ‘그 입 다물라’고 하기도 어렵다. 온 국민이 기뻐하는 뉴스에 조회수를 올려 돈도 벌어야 하니 기사를 쓰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자아분열, 자기부정까지 인내하면서 부끄러움 없이 일하고 있는 조선일보 기자들의 ‘밥벌이의 고단함’에 애처로움이 느껴진다/시민언론 민들레 김성재 에디터
극우 산케이보다 더 악질인 조선일보 일본어판
"노벨상 가치 잃었다"며 한강 노벨상에 찬물
중국인들 부정적 반응 인용한 기사 전면배치
일본 극우 혐한입맛에 맞춰 클릭장사 하는 듯
문학의 힘은 한국과 일본의 경계를 뛰어넘어 인간과 인간을 만나게 하는 보편적인 힘이 있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일본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수년간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상을 기대했지만 올해도 수상하지 못한 아쉬움을 말하면서도 한국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공영방송 NHK TV는 물론 아사히신문(朝日新聞) 도쿄신문(東京新聞) 요미우리신문(読売新聞) 마이니치신문(毎日新聞) 등 일본의 주요 언론 매체들과 수많은 매체들이 수상 소식을 축하하는 보도를 했다. 심지어 일본의 극우 신문인 산케이신문(産経新聞)도 평소 한국을 대하는 보도에서 동원했던 혐한증(嫌韓症)에 기대지 않고 사실 취재 보도를 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일부 중국인의 부정적 반응 위주로 전한 조선일보 일본어판 12일자 기사 제목.
그런데 유독 별난 악독(惡毒) 신문이 있다. 일본 언론 매체가 아니다. 일본 극우매체 산게이신문보다 한편으로는 더 '더러운', 한국에서 발행하는 '악질'(惡質)의 조선일보 일본어판이다. 일본 언론 매체들의 축하 반응과는 다르게 일본 최대 포털 ‘야후 일본(야후 재팬, Yahoo Japan)'에 올라온 조선일보 일본어판 기사는 일본 극우주의자들의 한국인 한국 혐오증 환자들에게 호응받기를 원하는지 그들 입맛에 딱 들어맞는 기사를 냈다. 친일본 우익 극우익 민족반역 군사반란 정치검사 국가반란 지지 동조 민주주의 파괴 선동 조선일보답다.
조선일보 일본어판의 기사 제목은 이렇다.
“노벨상은 가치를 잃었다. 중국인 작가·잔설씨(中国人作家・残雪氏ではな)가 아닌 한국인 작가·한강씨의 수상에 중국 넷(Net)에 원한절(ネット恨み節)“
중국 매체들의 대체적인 평가가 “아시아 최초의 여성 작가 수상을 환영한다“라는 분위기인데도 극우신문 조선일보는 부정적인 기사를 중국 네티즌 반응이라고 소개하면서 한국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깎아내리려는 일본 우익 혐한 극우익자들에게 맞장구라도 치겠다면서 '클릭 장사'를 의도한다.
조선일보는 기사 내내 한국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비난하고 심지어 한국어(韓國語)를 폄하하는 중국 넷 유저의 말도 소개하고 기사 끝에 가서야 겨우 “한편으로, “한강씨는 노벨 문학상 수상 전에도 많은 국제상을 이미 수상하고 있다”고, 그 실적을 높이 평가하는 중국의 넷 유저도 있었다”라고 썼다.
조선일보 일본어판 기사 본문은 아래와 같다.
한국인 소설가 한강씨가 유력한 수상 후보자였던 중국인 작가 잔설 씨를 억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중국의 네티즌들은 "노벨상은 가치를 잃었다” “납득할 수 없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에서는 뉴스 전달 서비스 웹사이트를 비롯해 광명일보 등 여러 미디어가 10일(현지시간) 한강 씨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보도했다. 이는 중국의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아 교류사이트(SNS)상에서도 ‘#노벨상’이라는 해시태그가 급증해 다양한 의견이 난무하고 있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자국 작가 잔설 씨의 수상이 불발로 끝난 것에 불만을 품고 있다.
이들은 “한국어로도 문학작품을 쓸 수 있을까” “노벨상을 받은 작가에게 앞으로 남아 있는 것은 비판과 비난을 받는 것뿐이다" 등의 코멘트를 전하고 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노벨상은 상품화되어 노벨상은 벌써 그 가치를 잃고 있다' 등 노벨상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의 넷 유저가 노벨상 그 자체에 대해 반감을 안고 있는 것은 악연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2010년 중국의 반체제 인권활동가 류샤오보(刘晓波)에게 노벨평화상이 주어진 것이 중국과 노르웨이 관계에서 흥미로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2008년 중국의 삼권분립을 주장하는 서명을 주도한 것 등의 이유로 국가전복 선동죄로 11년 형을 선고받은 류샤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이 주어지면서 중국은 노벨상위원회가 있는 노르웨이에 '제재'(외교 경제 제재)를 추가하는 등의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그 한편으로, “한강씨는 노벨 문학상 수상 전에도 많은 국제상을 이미 수상하고 있다”고, 그 실적을 높이 평가하는 중국의 넷 유저도 있었다. 또 아시아 여성 작가로 처음 수상한 점에 대해서도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사진 - 노벨 문학상이 발표되어 한국의 한강씨의 수상을 알게 된 기이쿠니야 서점 신주쿠 본점(紀伊國屋書店新宿本店)의 사람들 = 10일 오후, 도쿄도 신주쿠구. 산케이신문
한국의 친일본 극우신문 조선일보와 달리 일본의 극우신문 산케이신문은 이번 한국 작가의 노벨상 수상에 대하여 혐한론이나 혐한증에 기댄 기사가 아닌, 도쿄 시내 최대 서점인 신주쿠구 기노쿠니야 본점(紀伊国屋書店新宿本店) 현장 취재에서 노벨상 발표 노르웨이 생중계를 보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도했다.
<노벨문학상 한강씨, 서점에 일찍 특설 부스, 일본인 수상은 '내년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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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 문학상에 한국 여성 작가 한강 씨(53)가 정해진 것이 알려지자 도쿄 신주쿠구 기노쿠니야 서점 본점에서는 10일 밤 특설 부스가 설치되었다. '이별을 고하지 않는다'나 '채식주의자' 등의 작품이 진열대에 놓이자 방문객들이 잇달아 손에 들고 있었다.
한강씨는 유력 후보로 이름이 오르고 있었기 때문에, 이 가게에서는 '한강(한국)'이라는 부스를 내고 사전에 특집행사 준비를 시작했다. 수상이 정해지자 “축! 노벨문학상 한강 수상!”이라고 게시를 발표했다.
이 서점에서의 노벨상 발표 순간을 지켜보며 수상자가 정해지자 박수와 한숨이 서로 교차했다. 도쿄도 나카노구의 직장인 타나베 타츠노스케씨(35)는 “무라카미 하루키 씨 등 일본인의 수상을 기대했지만 유감입니다. 또 내년이네요"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본 중요 언론 매체들의 보도다.
NHK는 수상이 확정되자 도쿄 신보초(東京・神保町) 서점을 취재했다.
서점 주인은 ”가게에서는 원래 한강씨의 일본어 번역서를 다루고 있었습니다만, 11일부터 특설 코너를 준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방문한 사람들이 잇달아 손에 들고, 매진되는 책도 있었다. 가게에 의하면, 온라인 숍에는 11일 오전까지 200건 이상의 주문이 들어왔다고 한다.
또한 한국어 원서를 구입하는 한국문학 팬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11일 서점에 제일 먼저 달려왔다는 여성은 “한국어를 공부해 왔기 때문에, 굉장히 기쁘고 감개무량입니다. 역시 한국어로 읽고 싶다고 지금 주문했습니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일본의 유력지 아사히 신문은, "한국 작가 한강씨가 노벨문학상 아시아 여성에서 첫 수상"이란 제목으로 런던발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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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아카데미는 시상 이유에 대해 "작품 속에서 과거의 트라우마와 눈에 보이지 않는 일련의 묶음과 마주보고 인간 생명을 부각시켰다"고 설명. "그녀는 육체와 정신의 연결,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자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자가 되었다"고 칭찬했다.
スウェーデン・アカデミーは授賞の理由について、「作品のなかで、過去のトラウマや、目には見えない一連の縛りと向き合い、人間の命のもろさを浮き彫りにした」と説明。「彼女は肉体と精神のつながり、生ける者と死者のつながりに対して独特の意識を持っており、詩的かつ実験的な文体で、現代の散文における革新者となった」とたたえた。
"2014년에는, 군이 시민을 무력 탄압한 광주 사건을 소재로 한 장편 「소년이 온다」를 발표. 21년 '이별을 고하지 않는다'는 제주도의 4·3 사건을 바탕으로 한 소설을 발표했다"
14年には、軍が市民を武力弾圧した光州事件を題材にした長編「少年が来る」を発表。21年の「別れを告げない」は、済州島の4・3事件をもとにした小説を発表していた。
아사히신문은 또 서울발로 “한강씨,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주문 쇄도 한국에서 축하 분위기” ハン・ガンさん、ノーベル文学賞受賞で注文殺到 韓国で祝賀ムード
라고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아래와 같이 전했다.
[스톡홀름 공동] 스웨덴 아카데미는 10일 2024년 노벨 문학상을 한국 여성 작가 한강 씨(53)에게 수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여성 문학상 수상은 통산 18번째로, 아시아인 여성으로서는 처음이다.
【ストックホルム共同】スウェーデン・アカデミーは10日、2024年のノーベル文学賞を韓国の女性作家、ハン・ガン(韓江)さん(53)に授与すると発表した。
한국에서 1987년 민주화 후 문단을 선도하는 '차세대 깃발'. 대표작 ‘채식주의자’는 일본과 구미에서도 번역되어 세계적인 지지를 모았다.
韓国で1987年の民主化後の文壇をリードする「次世代の旗手」。代表作「菜食主義者」は日本や欧米でも翻訳され、世界的な支持を集めた。
요미우리신문의 보도는 다음과 같다.
"노벨 문학상은 아시아인 여성으로 첫 한국 작가 한강씨에게… '채식주의자' 등 일본에서도 많은 작품이 번역"
ノーベル文学賞はアジア人女性で初、韓国の作家・韓江氏に…「菜食主義者」など日本でも多くの作品を翻訳
계엄령 아래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과 시민과 군이 충돌한 1980년 ‘광주사건’을 둘러싸고 그 후를 살아온 사람들의 심정을 이어가는 ‘소년이 온다’를 집필했다. 2016년에는 육식을 피하는 여성을 통해 한국의 사회와 가족, 역사의 문제에 육박하는 ‘채식주의자’로 아시아인으로서 처음으로 영국의 부커 국제상을 수상. 한씨의 작품으로 처음으로 일본어 번역됐다.
戒厳令のもと、民主化を求める学生や市民と軍が衝突した80年の「光州事件」を巡り、その後を生きた人々の心情をつづる「少年が来る」を執筆した。2016年には、肉食を避ける女性を通して韓国の社会や家族、歴史の問題に迫る「菜食主義者」で、アジア人として初めて英国のブッカー国際賞を受賞。韓さんの作品として初めて邦訳された。
대표작 '채식주의자'(키무후나 번역) 외에 올 봄에는 장편 소설 '이별을 고하지 않는다'의 일본어판(사이토 마리코 번역)이 간행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제주도에서 일어난 '4·3사건'을 다루며 환상적이면서 무거운 역사에 다가섰다고 일본 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代表作「菜食主義者」(きむふな訳)のほか、今年春には、長編小説「別れを告げない」の日本語版(斎藤真理子訳)が刊行された。第2次世界大戦後の済州島で起きた「四・三事件」を扱い、幻想的でありながら、重い歴史に迫ったと、日本国内でも高く評価されていた。
올해 여름에 본지의 메일 인터뷰에 답해 “제주도의 날씨를 실제로 느끼면서 많이 걸은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바람과 비와 눈 속을”라고 썼다. “완성의 기쁨을 맛보면서(원고의 데이터가 들어간) USB 메모리를 바지의 포켓에 넣어 계속 걸었습니다”라고 되돌아 보았다.
한국문학 번역서를 주로 간행하는 출판사인 쿠온의 김승복 사장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는 약 2만부가 간행되고 있다. "약한 사람으로부터 눈을 돌리지 않고 깊은 슬픔을 그리는 작품은 훌륭하고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점점 읽히는 것이 기대됩니다"라고 말했다.
今年夏に本紙のメールインタビューに答えて、「済州島の天候を実際に感じながらたくさん歩いたことが、役に立ちました。風と雨と雪の中を」と書いた。「完成の喜びを味わいながら(原稿のデータが入った)USBメモリーをズボンのポケットに入れてずっと歩きました」と振り返った。
韓国文学の翻訳書を主に刊行する出版社、クオンの金承福社長によると、「菜食主義者」は約2万部が刊行されている。「弱い人から目を背けず、深い悲しみを描く作品はすばらしく、これから多くの人にますます読まれるのが楽しみです」と語った。
마이니치 신문도 서울발로 교보문고를 스케치 취재한 기사를 냈다.
“노벨상·한강씨의 책, 한국에서 전날의 2000배 팔렸다”
ノーベル賞・韓江さんの本、韓国で前日の2000倍売れる
김상수 작가 시민언론 민들레
부동산에 몰린 돈 3000조…대한민국이 말라간다
부동산 몰빵에 기업가 정신도, 내수회복도 기대난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10년새 2배…GDP의 115%
줄어들던 가계대출 비중 다시 50% 수준으로 꿈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최근 10년 동안 2배 가까이 증가해 2900조 원에 육박해 명목 GDP의 115%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익스포저 중 가계 여신 비중도 다시 늘어 50% 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부동산에 미쳐 몰빵하고 있는 나라에서 기업가 정신을 기대하는 것도, 내수 진작을 희망하는 것도, 혁신을 꿈꾸는 것도 모두 무망하다.
모든 돈이 부동산으로만 모인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총 2881조 9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총액(2837조 6000억 원)보다 44조 3000억 원 증가한 수준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무려 115.9%로 집계됐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부동산담보 대출 등 가계 여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 기업 여신, 부동산 펀드나 리츠 등 금융투자상품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아래 표가 잘 보여주듯 이 익스포저는 지난 2015년 말 1443조 5000억 원을 기록한 이후 올해 상반기 말까지 매년 늘어 햇수로 10년간 2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2019년 말 2047조 5000억 원으로 2000조 원을 돌파했고, 2020년 말 2265조 9000억 원, 2021년 말 2540조 8000억 원, 2022년 말 2736조 1000억 원 등으로 지속해서 늘었다. 특히 주목할 지점은 명목GDP대비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비중인데 2015년에 82.9%이던 것이 해마다 증가해 2019년에 100%를 돌파했고 급기야 최근 115.9%를 찍었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추이
가계대출 비중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의 50%에 육박해
민간소비를 제약하는 가장 큰 이유가 부동산 대출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사실이 차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자료로 확인된다.
가계 여신은 올해 들어 상반기 말까지 20조 7000억 원이 증가한 1424조 7000억 원으로,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중 49.4%를 차지했다. 지난 2015년 말 55.3%에 달했던 이 비중은 2016년 말 54.7%, 2017년 말 53.4%, 2018년 말 53.0%, 2019년 말 52.6%, 2020년 말 51.5%, 2021년 말 49.9%, 2022년 말 48.2% 등으로 매년 내렸다. 그러나 지난해 말 49.0%로 소폭 반등한 뒤 올해 상반기 말 더 높아졌다.
가계 여신 중 부동산담보 대출 비중 역시 지난 2015년 말 71.4%에서 올해 1분기 말 50.6%까지 내리 줄었으나, 상반기 말 50.7%로 소폭 반등했다. 올해 하반기 중 주택 거래가 증가하고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이 비중은 더욱 확대됐을 가능성이 있다.
형태별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추이
부동산에 미쳐 혁신도, 내수진작도 기대하기 힘든 대한민국
10년 동안 부동산금융 익스포저가 두배로 늘어났다는 사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의 비중이 명목GDP의 115%가 넘는다는 사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규모가 3000조 원에 육박한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자명하다. 대한민국의 돈이 온통 부동산으로 쏠리고 있으며 가계와 기업이 모두 부동산에 몰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게시된 아파트 매물 정보. 2024.8.11 연합뉴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비대해지면 부동산 가격이 대내외적 변수로 인해 급락할 때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의 상당부분이 부실화되고 이 부실이 금융기관을 거쳐 실물부문까지 전이될 위험성이 커진다.
더 심각한 것은 가계와 기업이 한사코 부동산만 쳐다보면서 자원을 전부 부동산에 쏟아붓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지하다시피 부동산은 부가가치를 생산하지 않고 수출할 수도 없다. 가계와 기업이 부동산에 몰빵하는 나라에서 기업가 정신이 왕성할 수도 없고, 혁신이 일어나기도 어려우며, 민간소비가 살아날 길도 없고, 저출산 문제가 해소될 수도 없다. 농지개혁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이 부동산 때문에 급속히 쇠락해가는 걸 하릴 없이 지켜만 보는 심정은 무참하다.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시민언론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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