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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시사만평-주간 쟁점

22.6.6~6.11 아파트값 높은 동네일수록 보수 정당에 투표했다.

by 이성근 2022. 6. 6.

·조국·유시민 비판기자 희화화가 언론개혁?

5년 후 코로나시나리오 세가지최악은 민족주의 확산이다

아파트값 높은 동네일수록 보수 정당에 투표했다...아파트값 100만원당 보수정당 1.7% 더 득표

대통령 집무실 바로 옆에 새 미군 기지 들어선다

엘리트들의 세습한국·미국 닮은꼴

능력도 권한도 없는데윤 대통령 북 원점 타격무슨 수로?

지방선거 통틀어 가장 악랄한 방송이재명 편집화면 TV조선에 법정제재

손흥민 없고, 호날두 있는” ‘베스트11’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제 남편이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습니다

·조국·유시민 비판기자 희화화가 언론개혁?

사단법인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이하 서울민예총)61일부터 15일까지 광주광역시 메이홀에서 개최하는 전시회 굿바이 시즌2’가 정파성 시비에 휩싸였다.

 

전시회 작품 가운데 하나인 기자 캐리커처’(caricature)가 비판에 직면했다. 박찬우 작가가 제작한 이 작품을 보면, 100명 이상의 전·현직 언론인 및 방송인을 희화화하고 캐리커처 밑에 실명을 적어놨다.

 

등장인물 가운데에는 보수 유튜버 가로세로연구소진행자 강용석, 김세의, 김용호씨나 조국 흑서저자 서민 교수 등 보수진영 인사들이 적지 않지만 상당수는 현직 언론인이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검증했던 KBS·SBS·주요 신문사 법조 기자들이나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기자들이 상당수라는 점에서 작품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100여 명 가운데 조선일보를 필두로 한 보수매체 기자들과 그 출신 인사들이 다수이나 진보 매체 기자들도 실명 캐리커처로 희화화됐다.

서울민예총이 61일부터 15일까지 광주광역시 메이홀에서 개최하는 전시회 굿바이 시즌2’가 정파성 시비에 휩싸였다.

 

서울민예총이 주최하고 서울민예총 시각예술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전시회의 기획 의도는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진실을 왜곡하는 가짜뉴스, 허위 여론조사 퇴출을 바라는 전국 예술가들이 연대하는 자리라고 한다. “왜곡된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일부 언론사들의 행태를 풍자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그러나 언론인을 풍자 도마 위에 올리는 기준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전 정권 인사에 비판적인지 여부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른다.

 

전혁수 뉴스버스 기자는 기자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기사를 작성하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비판을 받거나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굿바이 전() 포스터에 등장하는 기자들 면면을 살펴보면, 그들이 잘못된 기사를 보도했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도리어 특정 정치세력 혹은 특정 주제에 관해 비판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을 대상으로,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폭력을 가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 기자는 정말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예술가들이라면 다양한 논조의 기사도 당연히 인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금태섭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자 캐리커처 작품을 공유하고 예전 권위주의 시절 정권에 비판적인 사람들에게 빨갱이 딱지 붙이던 짓과 뭐가 다른가라며 우리 사회에서 버젓이 이런 폭력적인 짓이 벌어지는데 자칭 진보라는 민주당에서는 한 사람도 나서서 꾸짖거나 말리는 사람이 없다. 언론의 자유를 위해 투쟁하던 기억 같은 건 다 잊은 건가라고 비판했다.

 

경제지 소속 기자는 이 작품에 대해 가짜뉴스를 비판하고, 불온한 언론인을 비판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허용된다. 예술가라고 해서 못할 이유가 없다. 표현 방식도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작품과 관련해서는 상상력 부재, 일차원적 사고, 통제 불능의 저급함, 분노의 원초적 방출, 무책임한 분열론, 보편적 인권 의식 부재 등이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헌법은 예술의 자유뿐 아니라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불온한 언론인을 구분하고 망신을 주는가라며 특히 우려되는 모습은 언론을 악마화하는 작업에 예술가들이 칼춤을 추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의 악마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작품에 박제된 한 방송사 기자는 언론인 권익을 보호하고 왜곡된 언론관 확산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는 전국언론노조,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인 단체들이 나서야 한다. 이런 행동이 부적절한 것임을 공식적으로 천명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아울러 민주언론시민연합이나 기타 진보 성향을 자처하는 여러 시민단체들이 이런 상황에 침묵해선 안 된다진보언론단체들이 침묵한다면, 단체의 존재 이유가 개혁보다는 자신들이 정파적으로 지지하는 집단의 권력 획득에 있다는 걸 방증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전시회 총괄 진행을 맡은 박성현씨는 전시에 참여한 작가 분 작품 가운데 일부라며 가짜뉴스로 확인된 기사를 기록하는 작업 중 캐리커처를 만드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오늘은 주최 측을 통해 박찬우 작가에게 작품을 둘러싼 논란을 질의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5년 후 코로나시나리오 세가지최악은 민족주의 확산이다

국제과학협의회, 학제간 토론 후 보고서 발표

계절적 유행 되풀이하는 풍토병 될 가능성 커

세계 과학자들이 5년 후의 코로나 상황에 대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scimax.org

 

5월 말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을 1회 이상 맞은 사람은 52억명에 육박한다. 전 세계 인구의 약 68%. 접종 완료자 기준으로는 62%에 이른다.

그럼에도 하루 확진자 수가 30만명 가까이 된다.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사그라드는 듯하다가 다시 올라가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가 대부분 해제됨에 따라 올 여름 이후 다시 감염자 수가 늘어나는 유행 국면이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세계보건기구 수석과학자 소미야 스와미나탄(Soumya Swaminathan) 박사 같은 이는 코로나192020년대 후반까지도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 세계 과학단체들의 통합조직 가운데 하나인 국제과학협의회(ISC)3년째에 접어든 코로나 국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5년 후 세상에 대한 세가지 시나리오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12월 구성한 학제간 패널에 참여한 공중보건, 바이러스학, 경제학, 행동과학, 윤리 및 사회학 전문가 20여명이 1년여의 토론 작업을 걸쳐 작성한 보고서다. 30개국의 전문가 167명이 이들의 자문에 참여하고 80명의 전문가가 패널 인터뷰에 응했다.

보고서는 시나리오의 초점을 미래 예측보다는 코로나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처들에 두었다.

나라별 백신 접종 완료자의 비율. 아프리카와 다른 지역 간의 백신 격차가 크다. 원자료 출처는 월드인데이터’. 그래픽은 뉴욕타임스에서 인용.

 

국가간 백신 격차로 세계 긴장 계속

첫번째 시나리오는 계절에 따라 코로나 유행이 반복되는 지금처럼’(continuity) 상황이다. 전 세계 성인의 백신 접종률이 70~80%에 머무는 경우다. 보고서는 현재의 코로나 대응 상황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는 팬데믹의 정점을 지나 종식을 향해 갈 것이지만 많은 나라에서는 효과가 좋은 백신을 접종하지 못해 코로나 위험이 여전히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백신 격차로 인해 세계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된다. 이 시나리오가 전하는 메시지는 세계화 시대에 홀로 안전한 세상을 구축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새로운 우려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새 변이는 치명률은 낮지만 전파력은 더 강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엄격한 방역 정책과 지속적인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상황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는 이 시나리오에선 팬데믹의 영향권 밖에 있는 영역은 없다. 각 나라 정부는 팬데믹에 따른 피해가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치명률이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위기가 끝난 것처럼 행동해선 안된다. 시민들에겐 고난의 시기가 계속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단기처방 위주의 정책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분야는 교육과 사회복지다. 보고서는 팬데믹이 교육에 끼친 피해는 이번 세기말까지 영향을 미쳐 팬데믹 학생 세대의 평생 소득 감소 규모가 잠재적으로 17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특히 여성과 어린이, 노인 등 취약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며 저소득 국가들은 보건 시스템의 붕괴와 식량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 변이 출현에 맞춰 코로나백신 개발도 계속돼야 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국제 협력, 위기를 삶의 질 높이는 기회로

두번째 시나리오는 세계적인 백신 협력이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성인의 비율이 전체의 80% 이상(전체 인구의 70%)으로 올라가는 경우다. 가장 낙관적인 협력 플러스’(collaboration plus) 시나리오다.

이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겠지만 코로나 관리는 훨씬 더 쉬워진다.

 

코로나 퇴치를 위한 국제 협력을 통해 세계는 기아와 영양 실조, 기후변화와 환경 오염 같은 현안에 대해 공동 대응할 필요성을 자각하게 된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코로나 불평등도 크지 않다. 코로나는 기껏해야 치명률이 낮은 국지적 풍토병으로만 남을 것이다. 공중보건 시스템이 강화돼 우려변이가 출현해도 광범위하게 확산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코로나 위기는 오히려 지역, 국가, 국제적 수준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장기적인 시스템 변화가 시작되는 기회가 된다. 팬데믹이 악화시킨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사회적 응집력도 좋아진다.

보고서는 그러나 현재 세계는 이 시나리오를 향해 가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 이유로 세계가 국제 협력보다 국가 차원의 대응에 집중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임시 무덤. ISC 보고서에서 인용.

 

보호주의와 포퓰리즘은 최악 상황 자초

세번째 시나리오는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이 확산되는 최악의 경우다.

보고서는 이 경우 정부간, 정부와 시민간의 신뢰가 더욱 악화하면서 백신 접종률이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이를 회복 상실’(missing recovery) 시나리오로 명명했다. 백신 공급의 불평등과 공급량 부족 등으로 인해 백신 접종 완료자의 비율도 전 세계 성인 인구의 70%(전체 인구의 60%)를 밑돈다.

 

이 시나리오에선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세계 각국에서 보호주의 정책이 횡행한다. 그 결과 국제 협력의 틀이 무너진다. 세계 위기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것과 정반대의 일들이 벌어지는 셈이다. 보고서는 결국 코로나19는 통제되지 않고 일부 지역에서는 심각한 재유행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재택근무, 지역봉쇄 같은 방역 정책이 다시 도입된다. 긴급 상황에서나 쓰는 조처들이 반복되면서 결국 삶의 질이 악화한다.

 

보고서가 내놓은 대안은 협력과 평등이다. 즉 의료와 과학적 관리 시스템은 협력하고 교육과 부의 불평등은 해소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기후변화와 환경파괴는 장기적으로 미래의 팬데믹 발생 가능성을 높이므로 단기적 이익을 위해 기후 목표를 낮추려는 유혹과 싸워 이길 것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유력한 2027년 시나리오는 세계적 불평등 악화라며 이는 유엔의 지속가능개발 목표를 10년쯤 뒤로 늦출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미 미즈토리 유엔 재난위험경감 사무총장은 세계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동시에 다음 위기에 대비하는 다자간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이것이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배운 교훈이라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아파트값 높은 동네일수록 보수 정당에 투표했다...아파트값 100만원당 보수정당 1.7% 더 득표

자산 규모에 따른 2020년 총선 당시 정당별 득표율. 한국정치학회보 제공.

 

2018~2021년 사이 실시된 3번의 선거에서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높은 지역일수록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득표율이 높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도권 주민들은 자산이 많을수록 보수정당에, 적을수록 민주당 계열 정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연구진이 한국정치학회보 2022년 봄호에 게재한 자산과 투표 선택:수도권 지역 유권자를 중심으로논문을 보면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국회의원 선거,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세 차례의 선거에서 당 아파트 평균매매가와 보수정당 득표율 사이에는 비례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당 아파트 매매가가 높은 동일수록 보수 정당에 투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각 선거 당시 수도권의 동별 아파트 평균 매매가 자료와 동별 투표 결과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광역의원 비례대표 득표율,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비례대표 득표율 자료를 사용했다. 유권자들이 광역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선거에서 사표 방지를 위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있고, 지역구 선거에서는 인물이 누구냐에 따라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세 선거 모두에서 아파트 당 평균 매매가와 자유한국당 득표율 간에는 양의 상관관계가, 매매가와 더불어민주당 득표율 간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은 두 변수가 비례관계라는 의미이고, 음의 상관관계란 두 변수가 반비례관계라는 뜻이다. 이 같은 경향은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순으로 점점 더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당 평균 매매가가 100만원 높아질수록 민주당 계열 정당의 득표율은 0.68%p 낮아졌고, 보수 정당의 득표율은 1.73%p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대상 지역을 서울로 국한지어서 분석한 결과와 당 평균 매매가가 1500만원 이하로, 비교적 저렴한 지역만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모두 비슷한 현상이 확인됐다.

 

연구진이 동 단위가 아닌 개인별 투표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 투표한 수도권 거주 유권자 126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는 자산 수준이 높을수록 이념적으로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보수정당에 투표할 확률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자산 수준을 5단계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당시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에 투표한 이들의 비율은 가장 자산이 많은 집단에서 가장 적었다. 반대로 자유한국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투표한 이들의 비율은 자산이 가장 많은 집단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자산이 적은 집단일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자산이 가장 적은 집단의 경우 더불어시민당에 64.4%가 투표했고, 미래한국당에 투표한 비율은 35.6%로 나타났다. 반면 자산이 가장 많은 집단은 더불어시민당에 39.53%만 투표했고, 미래한국당에는 60.47%가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경제적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적 담론이 되고 있고, 부동산 가격 상승과 그에 수반된 세금 문제가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산이 정치적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일 수 있다이 연구의 결과는 그러한 변화의 흐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경향 /김기범기자

 

대통령 집무실 바로 옆에 새 미군 기지 들어선다

2024년 착공, 202610월 완공2년 전 문재인 정부와 합의

집무실 200m 이내 기지는 미군이 주둔하는 20개국 중 유일

미국과 재협상 벌여 옮길 땐 수천억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대통령 집무실과 바로 맞닿은 곳에 미군 잔류기지가 마련된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미 정부가 2년 전 서울 용산 드래곤 힐호텔 일대 10부지에 주한미군 잔류기지를 건설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부지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 집무실로 쓰이는 기존 국방부 청사 바로 옆에 있다. 정부가 미국과 새로 협상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 집무실과 주한미군 부대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위치하는 이례적 상황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앞선 한·미 합의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집무실을 용산으로 전격 이전하면서 비롯된 일이다. 미군이 주둔하는 20개국 중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 미군부대가 주둔한 사례는 없다.

 

5일 경향신문이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한·미 정부는 용산 드래곤 힐호텔 일대 10부지에 주한미군 잔류기지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주한미군 잔류기지가 들어설 곳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과 바로 맞닿은 부지로, 전체 203에 달하는 용산공원 예정지 한가운데 위치한다.

 

용산 잔류기지는 2004년 체결한 한·미 협정 및 합의서에 근거해 추진되고 있다. 용산기지이전협정에는 유엔사·연합사·주한미군사는 대한민국 정부기관과의 연락관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 서울에 부대 일부를 유지한다’ ‘주한미군사는 용산 사우스포스트 부지에 있는 드래곤 힐 호텔(DHL, Dragon Hill Lodge)을 유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용산 주한미군 잔류부지 합의 현황.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미 양국은 20115, 201311, 20206월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미군 잔류기지를 선정해왔다. 국방부에 따르면 용산 잔류기지 부지는 2020년 한·미가 드래곤 힐호텔 일대 10로 합의한 이후 현재까지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지난 510일자로 집무실을 과거 국방부 청사 자리로 이전해 변수가 생겼다. 2020년 합의한 대로 잔류기지가 세워질 경우 대통령 집무실과 주한미군 기지가 담벼락 하나를 놓고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미군이 주둔하는 20개국 중 대통령 집무실 200m이내에 주한미군 부대가 있는 사례는 없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한국 정부가 통제할 수도 없는 외국군 기지를 바로 옆에 들이는 것은 주권을 제약하는 상징처럼도 보여질 수 있다주한미군 기지라는 완전한 치외법권 지역을 대통령 집무실, 한국의 심장이 되는 곳 바로 옆에 마련하는 것은 국격에도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만약 정부가 미국과 다시 협상을 벌여 잔류기지 부지를 서울 내 다른 곳으로 옮길 경우 수천억원의 기반시설 조성 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주한미군 잔류기지 건설은 윤석열 정부가 공약한 용산공원 조성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잔류기지를 완공한 이후에야 발암물질이 대거 검출된 용산 미군기지 부지를 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용산 미군기지 지하에 상수도, 통신, 전기 등 기반시설이 내재돼 있는 상황이라 기존에 있었던 군 관련 시설들을 모두 새로운 잔류기지로 이전하기 전까지는 땅을 파는 등 토지 오염 정화 작업에 착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용산공원 예정지의 토지 오염도를 정화하고 공원화를 완료하기까지 7년가량 소요된다고 밝혔다. ·미가 합의한 대로라면 잔류기지는 202410월 착공해 202610월 완공된다. 그로부터 7년이 경과한 2033년이 되어야 안전한 공원을 개장할 수 있다.

 

정부는 주한미군 반환부지 일부를 오는 10일부터 시범·임시개방할 예정이다. 정부는 반환부지 일대에서 공원 조성 가능치를 초과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지적에 대해 이 공원을 주 3회 하루 2시간씩 25년간 누적 이용해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경향 강연주·이홍근 기자

 

엘리트들의 세습한국·미국 닮은꼴

마코비츠 미 예일대 교수 진단

[현대판 음서제, 대입스펙]“엘리트들의 세습한국·미국 닮은꼴"

대학 입시는 사회적 지위와 자본을 대물림하는 공공연한 수단이 됐다.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이다. 계층이동의 주된 통로여야 할 교육 사다리가 일그러져 있다는 증거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저소득층 가구가 평균소득 가구로 이동하는 데 5세대(150)가 걸린다고 분석한다.

 

교육이 부와 지위의 대물림 수단이라는 비판이 나올 때마다 한국 사회가 대처하는 패턴이 있다. 대학 입시에서 수시·정시 비중을 조정하거나 수면 위로 불거진 특정 사례를 수사·기소하며 이슈로 소비하는 식이다. 모두 대증요법이다. 경향신문은 [현대판 음서제, 대입스펙] 마지막 회에서 국내외 석학들과 입시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했다.

 

능력주의의 함정대니얼 마코비츠 명문대 문턱 낮추고 문 넓혀야

<엘리트 세습>의 저자인 대니얼 마코비츠 미국 예일대 로스쿨 교수는 한국의 대입 현실이 미국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봤다. ‘능력주의의 함정’(Meritocracy Trap)이 원제인 마코비츠 교수의 책은 2019년 미국에서 출간돼 여러 논쟁을 낳았다. 실력대로 경쟁해 결과를 받아들이자는 능력주의는 언뜻 보면 더없이 공정해 보인다. 그러나 마코비츠 교수는 엘리트의 능력이 과대 측정돼 근로소득이라는 보상체계를 왜곡한다고 지적한다. 엘리트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니 자녀의 능력에도 세습의 요소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코비츠 교수는 능력주의를 회의하고 민주주의적 평등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일 오전(현지시간 1일 오후) 화상으로 만난 그는 한국도 (미국처럼) 상당히 계층화된, 대단히 경쟁적인 교육 시스템을 따르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미국의 명문대 입학 경쟁은 한국의 상황과 비슷하다. 2019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대형 입시 비리 스캔들이 터졌다.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배우 펠레시티 허프먼과 시트콤 <풀하우스>의 배우 로리 로플린 같은 할리우드 스타와 유명 CEO 등 학부모 33명이 자녀를 부정한 방법으로 명문대에 입학시켰다가 무더기로 기소됐다. 축구공 한 번 차본 적 없는 자녀를 예일대에 축구 특기자로 입학시키려고 입시 컨설턴트에게 120만 달러를 건넨 사례, 수만 달러를 주고 대리시험을 보게 한 사례 등이 드러났다.

 

2013년에는 대입 수험생 수지 리 와이스가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이 화제를 모았다. ‘나를 거절한 모든 대학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에서 와이스는 아이비리그 대학 입학을 위한 스펙 경쟁에 대해 대학들은 단지 너 자신이 되어라라고 하지만 리더십 캠프 6, 과외활동 9, 교내 스포츠팀 활동 3개를 하면서 SAT 점수도 높고 (이 모두를 도와줄) 엄마도 두 명이 있다면 쓸모 있는 충고일 수도 있겠다고 꼬집었다. 이후 뉴욕포스트 기자가 된 와이스는 2019년 대입 부정 사건을 기사로 쓰기도 했다.

지난 2일 경향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는 대니얼 마코비츠 교수. 화상 화면 캡처

 

마코비츠 교수는 입시에서 부모의 능력에 기대는 부모 찬스는 명백한 부정이라고 했다. 그는 대입 부정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2019년 미국에서 벌어진 스캔들처럼 돈으로 스펙을 위조하는 범죄 유형, 동문 자녀 우대나 기여입학 유형, 부유층이 고가의 입시컨설팅이나 사립학교를 통해 자녀를 입학시키는 능력주의유형이 그것이다. 마코비츠 교수는 한국도 대입을 위해 개인 교습을 시키고 있고 아주 고가이지만 (대입에) 효과적이라고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부정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주 복잡한 질문이라면서도 부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부패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2019년 입시 스캔들 이후 미국 사회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마코비츠 교수는 미국에서는 대학들을 중심으로 동문 자녀 우대를 줄이거나 사립학교 졸업생들을 덜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이 폭넓게 벌어졌고, 장기적으로는 입학생 (출신) 구성과 교과과정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고 소개했다. 소수자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도 그 일환이다. 마코비츠 교수는 이를 두고 옳은 방향으로의 변화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궁극적으로는 명문대가 명문성을 바탕으로 각종 자원을 독식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코비츠 교수는 한국도 미국처럼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명문대의 정원이 너무 적은데, 이 경우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다. 명문대 입학정원을 늘려 나머지 대학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하버드·프린스턴·예일대의 입학 정원은 1950년대와 큰 차이가 없다국가 규모가 성장한만큼 정원이 늘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재직 중인 예일대를 예로 들었다. “미국은 부자 대학이 극도로 소수의 학생들에게 막대한 비용을 투자합니다. 예일대 로스쿨은 학생이 600명인데 교수가 60명이에요. 방문교수까지 모두 합하면 교수 1명이 5명의 학생을 맡는 셈인데, 극도로 집적된 방식이에요. 대학이 더 열려 있어야 합니다.”

 

마코비츠 교수는 부유층이 자녀 교육에 일정 수준 이상 지출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예를 들어 독일 베를린에서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비를 내지 못하게 규제했는데, 뉴욕에서 4살 아이를 일년에 수만 달러가 드는 학교에 보내는 것과 대비된다고 했다. 이어 개방성과 평등이 아주 중요하다교육을 경쟁적으로 만들지 말고, 사람들을 배제하지 말고, 가능한 많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입 전수조사·입시비리조사팀 현실성 의문대학 입시계획 사전검증을

한국에서는 대입 전수조사가 뜨거운 이슈였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가 대입에서 부모 찬스를 쓴 사실이 알려진 뒤 고위공직자 자녀의 입시를 전수 조사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입시 전수조사주장은 지난달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인사청문 정국에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자녀의 호화 스펙쌓기 논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아빠 찬스의혹이 계기가 됐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전국 대학 교수 미성년 자녀 공저자 논문, 교수 부모가 제공한 인턴과 체험활동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수조사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교육부는 지난 4미성년 공저자 연구물 검증결과를 통해 2007~2018년 발표된 논문을 전수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지만 대부분 대학 자체 조사에 의존해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정이 확인된 연구물 저자가 해외대학에 진학한 경우에는 부정 사실을 해당 대학에 알리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입시비리 암행어사제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교육부는 입시비리조사팀을 신설해 이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실효성이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교육부가 행정안전부에 요청한 입시비리조사팀 정원은 6명 규모로 알려졌다. 이 정도 인원으로 전국 381개 대학과 2375개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고도로 발달한 입시 비리를 사후적으로 적발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명박·문재인 정부에서 정부의 교육정책을 심의·자문한 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는 입시 전수조사와 입시비리전담팀 신설 모두 사후적인 대처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5대학이 입시비리를 저지르겠다고 작정을 하면 감사관들이 나중에 가서도 절대 찾을 수가 없다입시비리는 기술적인 영역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서류상에 남아 있는 기록으로는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신 대입공정성위원회모델을 제안했다. 민주당이 지난 대선에서 공약한 모델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수시와 정시 중 어떤 것이 더 공정한지 싸워봤자 생산적이지도 않고 해답도 나오지 않는다대입 전문가들을 참여시킨 독립기구를 만들어 대입 기본계획과 각 대학 모집요강이 학생을 공정하게 선발할 수 있게 설계되었는지 검증하고, 매년 입시 이후 대입 백서를 발간하는 예방적 조처가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입시철에는 어느 대학에 어떤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돈다. 이 소문을 검증하고, 각 대학의 모집요강을 검증해 불공정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집어내고 개정을 권고하는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다대학의 자율권이 정당하게 행사되고 있는지 감시하는 국가의 눈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향 유경선·강연주 기자

 

 

 

유럽통계국(EUROSTAT)의 자료를 근거로 스푸트니크바이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장난이 아니다. 아일랜드 62.3%, 덴마크 62.3%, 루마니아 60.4%, 벨기에 52.7%, 불가리아 49.7%, 슬로바키아 49.3%, 에스토니아 48.7%, 그리스 48.1%, 스페인 45.1%, 이탈리아 44.1%, 도이칠란트 33.1%, 프랑스 27.8%가 올랐단다

 

 

능력도 권한도 없는데윤 대통령 북 원점 타격무슨 수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천안함, 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북한 목함지뢰 사건 장병과 유가족 등 20명과 점심식사를 하며 연평도 포격처럼 북한이 도발하면 원점 타격하겠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 유가족이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북한의 사과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지금 만약에 그런 일이 벌어지면 사과가 필요한 게 아니라, 군 매뉴얼대로 원점 타격을 하면 된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원점 타격은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이명박 정부가 처음 꺼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때면 원점타격을 호언 장담했지만 결국 한번도 실행하진 못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도 못한 원점타격을 윤석열 정부는 할 수 있을까.

 

원점 타격은 도발원점, 지원세력, 지휘세력까지 타격한다는 개념이다. ‘도발 원점은 한국을 공격하는 부대의 인원과 장비를 일컫고 지원세력은 탄약이나 연료 등을 지원하는 부대를 말한다. 지휘세력은 군사작전의 지휘부로, 연평도 포격전의 경우라면 황해도 해주에 있는 북한군 4군단 사령부가 된다.

 

원점 타격은 천안함 사건 이후 공식화한 적극적 억제전략에 바탕을 두고 두고 있다. 2010524일 이명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대한민국은 앞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적극적 억제 원칙을 견지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 영해·영공·영토를 무력 침범한다면 즉각 자위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뒤 이명박 정부는 북한 도발에 대한 응징 범위를 공격원점 타격에서 점차 지원세력 타격, 지휘세력 타격까지 확대했다.

 

201011월 연평도 포격전 이후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은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북한의 포격 원점은 물론 지휘부와 지원세력까지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원점 타격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려고 이명박 정부는 육상의 군사분계선(MDL)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교전수칙과 작전개념을 바꾸고 원점 타격을 할 수 있는 무기들을 대거 수입했다. 이명박 정부 때 임명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2013년 박근혜 정부 때도 유임되면서 원점 타격 기조도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 원점 타격은 없었다.

20101123일 연평도에 북한 포탄이 떨어져 연기가 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011월 연평도 포격

20101123일 오후 234분께 서해 연평도의 해병대 기지와 민간 마을에 북한 해안포와 곡사포로 추정되는 포탄 100여발이 떨어졌다. 해병대원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으며 민간인은 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원점 타격을 하려면 연평도에 배치된 대포병레이더가 북한 포탄의 궤적을 역추적해 포대 위치를 포착하고 연평해병 K-9 자주포 중대가 이를 즉시 타격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의 1차 포격 당시 우리 군의 대포병레이더는 작동하지 않았고, 북한군 포격 원점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때문에 연평해병 자주포 중대는 실제 북한군 포격 지점이 아니라 평소 훈련할 때 사격 목표점인 북한 무도 기지를 향해 포탄을 발사했다.

 

당시 미국 국방장관인 로버트 게이츠의 회고록을 보면, 연평도 포격전 때 이명박 대통령은 전투기를 동원한 보복을 계획했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말렸다. 이동관 홍보수석도 자신의 회고록에 연평도 상공까지 출격했던 F-15 전투기 2대를 활용해 보복하라는 이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군 관계자들이 미군과 협의할 사안이라며 행동을 주저했다고 썼다. 한국 전투기가 북한 황해도 군사기지를 공격해 북한이 반격할 경우 확전·전면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고, 이 경우라면 데프콘(방어준비태세) 4에서 데프콘 3으로 올려야 한다. 데프콘 3이 발령되면 한국군 작전통제권이 한미연합사사령관(미군)에게 넘어간다. 전작권이 없는 한국군 입장에선 미군과 협의할 사안이라고 주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공군 쪽은 공대공 무장을 달고 출격한 전투기에 공대지 공격을 하라는 무리한 지시를 해서 타격이 불가능했다는 반론을 내놨다.

 

#20118NLL 이남 포격

2011810일 오후 1시께 북한이 서해 용매도 기지에서 북방한계선(NLL) 남쪽 해상으로 해안포를 쏘았을 때 연평도에 배치한 대포병레이더는 작동 스위치를 끈 채 대기 중이었다. 대포병레이더는 하루 24시간 가동하면 과열이나 과부하로 고장나기 때문에 대개 하루 5~6시간 가동하고 그 외 시간에는 가동을 멈춰야 한다. 북한의 해안포 발사 시점에 레이더가 가동하지 않았으니 원점을 알 수가 없었다. 원점 타격이 불가능했던 이유다.

 

#20143NLL 이남 포격

황해도 장산곶, 강령반도 등의 북한군이 2014331일 낮 12시 포탄 500여발을 쐈고 이중 100여발이 북방한계선 남쪽 해상에 떨어졌다. 백령도 K-9 자주포는 포격 원점이 아니라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으로 300여발을 대응 사격했다. 이에 대해 보수단체 쪽에선 원점타격을 실시하지 못했으며, ‘원점 타격 방침이 조롱거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20145월 해군 초계함 포격

북한 해안포가 2014522일 서해 해군 초계함을 향해 포탄 2발을 쐈다. 포탄이 떨어진 곳은 NLL에서 20이남이었고 포탄은 함정 좌우 각 150m 지점에 떨어졌다. 이때도 대포병레이더가 멈춰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포격 위치를 확인하지 못했다. 군은 포격 원점이 아닌 북한 함정 근처 바다에 5발의 대응사격을 했다.

군 당국이 2015810일 경기도 파주 등 비무장지대 접경지역 2곳에서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20046월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대형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는 군인들. 연합뉴스

 

#20158월 연천군 야산 포격

201584일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로 부사관 2명이 중상을 입자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북한군은 2015820일 오후 352분께 14.5고사포 1발과 76.2직사포 수발을 경기도 연천군 야산 등에 포격했다. 이에 군은 케이(K)-55 자주포의 155포탄 29발로 공격 원점이 아니라 북한 임의의 지점을 포격했다. 당시 국방부는 원점 타격이 아니라 대응 타격을 했다. 아군피해가 없는 지역에 포탄이 떨어졌기 때문에 원점 타격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군 내부에서도 원점 타격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공군사관학교가 내는(현재 군사과학논집’) 2015662호에 실린 북한의 국지도발억제를 위한 공격원점 타격의 문제점과 대응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격원점 타격 개념은 주도권, 억제효과, 예방학습효과 측면에서 억제하기도 힘들 뿐더러, 도발을 당한 우리 군이 표적을 탐색할 책임과 도발 상황을 도발자의 주도에 따라 수동적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 전술개념이다. 따라서 국지도발 억제를 위한 공격원점 타격 개념으로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고 판단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평소 원점 타격을 호언 장담하다 막상 실제 상황에는 원점 타격을 주저하거나 회피했다. 전작권을 가진 미국이 확전을 우려해 원점 타격을 말리고, 한국군의 대포병 탐지능력 대응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권한과 능력도 부족한데도 말만 앞세운 것이다. 2008~2012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대외전략기획관으로 근무했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런 사정을 잘 알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지금까지 북한 도발에 강력한 대응책으로 원점 타격을 강조하고 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지방선거 통틀어 가장 악랄한 방송이재명 편집화면 TV조선에 법정제재

신통방통 무개념 보고서’, 이재명 후보 논란 행동 편집해 7분간 반복적으로 방송

이재명식 에티켓? 아이 밀치고 여성 찌르고’, ‘“개딸 사랑 받더니 자신을 아이돌이라 착각”’ 자막 내보내

이재명 공개 지지 김어준, 지방선거 기간 뉴스공장진행은 문제없음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이재명 후보 선거운동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의 영상만을 편집하여 7분간 반복적으로 방송하고, 악의적 자막을 내보냈다는 지적을 받은 TV조선 신통방통에 법정제재를 의결하고, 의견진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TV조선측의 의견진술을 들은 후 제재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

 

선방심의위는 10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518TV조선 신통방통법정제재를 결정했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나쁜 인상을 유도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편집한, ‘이번 지방선거 방송을 통틀어 가장 의도적이고 악랄한 방송이었다는 강도 높은 비판까지 나왔다. 이에 심의위원들이 법정제재가 필요하다고 의결한 사안에 대해 해당 방송사 소명을 듣는 의견진술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신통방통해당 방송분은 무개념 보고서라는 제목으로 인천 계양을 보권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의 행동이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관련 짧은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여줬다. 진행자 윤태윤씨는 이재명 후보가 유세 운동 중 한 여성의 어깨를 콕 찌르고 가는 행동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성범죄가 될 수 있는 나쁜 손이라고 지적했다. 어떻게 보는가라고 질문했고, 전희경 전 국회의원이 의도를 떠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다라고 대답하는 등 대담을 이어갔다.

TV조선 신통방통 518일 방송화면 갈무리.

 

화면 하단부에는 이재명, 유세 중 여성 어깨 콕 찌르고 도망?’, ‘, 여성 어깨 찌른 이재명에나쁜 손”’, ‘학생 밀고 벤치 테러무개념 그랜드슬램”’이라고 적힌 자막을 내보냈다. 또한, ‘, 카메라에 얼굴 안 나오자 아이 눌러?’, ‘이재명식 에티켓?아이 밀치고 여성 찌르고’, ‘“개딸 사랑 받더니 자신을 아이돌이라 착각”’이라는 내용의 자막도 반복적으로 내보냈다.

 

문제의 방송은 이재명 후보가 인천 소재 술집에서 유세 도중 술집에 앉아 휴대폰을 보고 있던 여성의 어깨를 콕 찌르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대답하며 제가 영상을 그대로 찍어서 공개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제가 어떤 여성에게 장난삼아 어깨를 친 걸 가지고 신체접촉을 해서 성추행에 준하는 행위를 했다고 공격했을 것이라며 조작·왜곡·선동으로부터 저를 보호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TV조선 신통방통 518일 방송화면 갈무리.

TV조선 신통방통 518일 방송화면 갈무리.

적용조항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121, 3항으로 선거방송은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을 과장·부각 또는 축소·은폐하는 등으로 왜곡하여 보도해서는 안되며 감정 또는 편견이 개입된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광복 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 보궐선거 통틀어서 가장 의도적이고 악랄한 방송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언경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이재명 후보가 문제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많이 알리기 위해서 반복해서 화면을 구성해서 보여줬다. ‘손가락으로 콕장면은 반복해서 17번이 나온다자막에 나온 찌르고 도망’, ‘벤치테러등의 표현들은 사실과 맞지않는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어떤 후보에 문제를 제기하려고 작정하면, 어떤 후보든 선거 과정을 따라다니면서 악의적으로 충분히 보도할 수 있다. 제작기술상 굉장히 불공정한 보도라고 비판했다.

TV조선 신통방통 518일 방송화면 갈무리.

박수택 위원(전 방송기자연협회 추천)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줌으로 인해 특정 후보자에 대해 나쁜 인상을 시청자들로부터 유도하고 있다자막은 사실, 상황, 장면을 객관적으로 전달만 하면되는데, (해당 자막은) 감정적인 표현을 계속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동순 위원(한국YWCA연합회 추천)처음에 시작할 때는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무개념 행태를 보여주는 내용으로 시작하다가, 이재명 후보에 대한 내용만 계속 보여주고 있다한 후보를 8분에 가까운 시간동안 1초도 안되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수십차례 보여주는 게 선거에 영향을 안미친다고 볼 수 없다. 구성상으로도 문제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동재 위원(국민의힘 추천)없었던 것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있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며 반복적으로 보여준다고해서 문제 삼거나, 상대편에서 볼 때 불편하다는 이유로 문제를 삼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선방심의위원 8인 중 5인이 법정제재, 이동규, 김영훈 위원이 권고, 이동재 위원이 문제없음 의견을 내 법정제재를 결정했으며, 다음 회의때 의견진술을 진행해 구체적인 제재 수위를 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공개지지 발언 김어준, 지방선거기간 뉴스공장진행은 문제없음

편향된 태도로 근거없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성남FC 후원금 수사 관련 이재명 후보를 일방적으로 옹호했다는 지적을 받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는 문제없음이 결정됐다. 지난해 1023일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이후에도 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 김어준씨가 선거기간 중 시사정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진행자 김어준씨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519일 방송 중 김어준의 생각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뉴스코너에서 대통령 취임식 다음날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 담당 서울동부지검의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평가 관련 수사기록 복사에 대해 문재인 정부 수석들과 장관 윗선 관여를 들여다보겠다는 건데, 수석과 장관 윗선은 문재인 대통령 한 사람이다. 문재인을 포토라인에 세우겠다는 거겠죠”, “타깃은 명백히 문 전 대통령이다. 포토라인에 세우고 싶어 할 거라 얘기했었는데, 한 달도 아닌 취임식 다음날 시작한 거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제2공장에서는 김어준씨와 출연자 양지열 변호사가 성남FC 후원금 수사에 대해 대담하면서, “경찰이 혐의 없다는 불송치 결정을 했는데, 검찰이 보완수사”, “경찰 수사 당시 특별한 증거가 없어서 불송치 결정”, “이 후보가 제3자뇌물죄 피의자로 적시됐고, 국민의힘은 국정농단 사건 구조와 같다고 하나, 구조가 같지 않아 보인다”, “국정농단 사건은 최순실 등 개인에 이익이 갔는데, 이번 사건에서 이런 건 없으니까 못 한 거 아닌가라고 발언했다.

김어준 뉴스공장 519일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31항은 대담·토론프로그램, 시사프로그램에서의 진행은 형평성·균형성·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213항은 방송은 특정 후보자나 정당에 대한 지지를 공표한 자 및 정당의 당원을 선거기간 중 시사정보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출연시켜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언경 위원은 발언 내용은 방송에서 토론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이었다안건의 핵심은 지난 대선 때 심의했던 것처럼 특정 후보자를 지지했던 사람이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현재 저희가 내렸던 법정제재에 대해서 TBS가 법정제재를 취소시켜달라는 행정소송과 행정처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서 행정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정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TBS는 지난 427일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처분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대 대선 선방심의위가 48일 김어준씨의 이재명 지지 호소발언으로 법정제재를 받은 TBS의 재심 청구를 기각하고 법정제재 경고처분을 확정하자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김언경 위원은 작년 10월에 했던 발언 때문에 지방 선거에서도 김어준씨가 방송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끌고갈 수 있는가에 대해 많은 사회적 논의가 이뤄졌다언제 발언한 것까지 소급해서 문제제기 할 것인가, 어디에서 말한 것까지 공개지지로 여겨 문제제기 할 것인가가 명확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데 또 다시 똑같은 기준으로 문제제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기철 위원(한국방송협회 추천)진행자와 출연자가 여러 사례를 들어가면서 정치보복이라는 아이템을 설명했는데, 정권 교체기에는 타당한 아이템이다. 다만 아이템 성격상 추측과 전망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다. 민원인이 근거없는 음모론이라고 했는데, 또 그게 앞으로 아닐거라는 단정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택 위원도 정권 교체 직후에 민감한 시기라고 볼 수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태도가 아주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 정황을 시사 프로그램에서 짚어준 것은 당연히 할 일이라고 했다.

 

이동재 위원은 “1년 전에 누구를 지지했던 사람이 2년 뒤 선거 진행도 하면 안되는 것인가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충분히 있고 문제없음에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공중파 프로그램 진행자가 자신의 개인적 성향을 지나치게 드러내며 진행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한다고 말했다. 선방심의위원 8인 전원 의견 일치로 문제없음이 결정됐다.

미디어오늘

손흥민 없고, 호날두 있는” ‘베스트11’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토트넘 손흥민. EPA 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30·토트넘)이 잇달아 선수협회가 선정한 각종 수상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현지 언론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손흥민은 10(한국시각) 온라인으로 열린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시상식 2022에서 올해의 팀에 들지 못했다. 올해의 팀은 포지션별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11명에게 주는 상으로, 일종의 베스트 11’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차지했다. 또한 위기에 빠졌던 토트넘을 이끌며 리그 4위를 기록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따냈다. 그는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각종 현지 언론과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선정한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날 선수협회 시상식에선 그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공동 득점왕을 차지한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는 올해의 남자 선수상을 받았다. 4-3-3 포메이션으로 선정한 올해의 팀은 11명 가운데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한 맨체스터 시티 선수가 3, 리그 2위 리버풀 선수가 6, 리그 3위 첼시가 1명 이름을 올렸고, 나머지 한 자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몫이었다. 호날두는 올 시즌 리그에서 18골을 넣어 23골을 넣은 손흥민보다 5골 적은 득점을 올렸고, 팀 성적도 6위로 낮았다.

 

앞서 손흥민은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가 올해의 선수 후보로 선정한 6명에서도 빠져 논란이 됐다. 그런데 여기에 협회가 뽑은 올해의 팀에서마저 탈락한 걸로 확인되자 현지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이번 시상식에 대해 보도하며 호날두는 있다. 그러나 손흥민은 없다는 제목을 달며 손흥민이 빠진 사실에 주목했다. 영국 <데일리메일>팬들은 골든 부트(득점왕)를 받은 손흥민이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 올해의 팀에서 빠진 것은 범죄적’(criminal)이라고 비판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제 남편이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습니다

이희호(1922~2019)

이희호가 남긴 말을 통해 되짚는 이희호의 삶, 다섯 장면. 2015~2016<한겨레>이희호 평전고난의 길 신념의 길'을 연재했다. 앞의 네 장면은 여기서 뽑았다.

 

일요일마다 흑인들이 사는 집에 가서 점심도 같이 먹고 저녁 예배까지 보고 왔지요. 흑인들도 존중을 받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랐지요.” 이희호는 1950년대에 미국 유학을 떠난다. 그때 여성으로 드문 일이다. 지역 흑인공동체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런 모험을 했나 생각이 들어요.” 이희호는 한국에 돌아와 강의하고 와이더블유시에이(YWCA)에서 총무를 맡았다. 1962년에 젊은 정치인 김대중과 결혼한다. 주위에서 반대했다. 이희호는 잘나가던 엘리트 신여성이었지만, 김대중은 애 둘 딸린 홀아비이자 5·16 쿠데타로 의원직을 빼앗긴 정치낭인'이었기 때문이다. 훗날에도 왜 김대중과 결혼했나 질문에 이희호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답했다. “잘생겼잖아요.”

 

여러분, 민주주의를 원하십니까? 제 남편이 만약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습니다.” 1971년 대통령 선거 때 이희호의 연설이다. 수십년 군사독재에 맞서 김대중은 야권의 지도자로 활동했다. 이희호는 민주화 투쟁 동지였다. “그때(1980) 남편이 (전두환이 이끄는) 신군부의 회유에 굴복했더라면 나는 남편을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말하는 것이 거침이 없고 자연스러웠어요. 유머 감각도 있고요. ‘저 표현력을 어떻게 지금까지 (외부 세계 모르게) 감출 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 북한에는 선거가 없지' 하고 자문자답하면서 혼자 웃음을 삼켰지요.”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과 이희호는 평양에 간다. 김대중이 세상을 떠나고 남북 관계가 좋지 않던 시절에도 이희호는 북한을 찾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

 

노벨평화상 상금과 동교동 자택은 김대중·이희호 기념사업을 위해 사용할 것.” 이희호가 세상을 떠난 날은 2019610. 동교동 자택을 어떻게 사용할지 유언을 남겼다. 아쉽게도 유언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김태권 만화가/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