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단의 해단식이 어제(2009.7.5) 있었습니다. 천삼백리를 흘러온 낙동강이 바다와 만나는 순간이지만 그 마지막 순간까지도 낙동강은 자유롭지 못합니다. 1987년 준공된 하구둑은 수만년의 흐름을 막아선지 22년이 넘었습니다. 태백 황지에서 발원된 물이 구문소~ 봉화~안동~상주~구미~고령~합천~창령~의령~함안~창원~밀양~김해~양산~구포~하단포~다대포까지 그 천연의 빛깔과 노래를 빼앗겼습니다.
강의 상류로부터 중류고 하류를 막론하고 강변은 성한 곳이 없습니다. 사하구가 주민을 위한다고 조성중인 산책로입니다.
강의 흐름이 단절된채 고착화되어 왜곡된 흐름을 강요하는 동안 낙동강을 찾던 수많은 생명들이 자취없이 사라지고, 그나마 겨울이면 깃들던 수변 쉼터를 저렇듯 건드리고 있습니다. 무식하고 천박한 짓입니다. 내가 구청장이라면 하고 잠시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누구도 동행하지 않는 저만의 마지막 구간이라 아이들을 데리고 강을 찾앗습니다.
이 정권이 끝나는 날, 우리 아이들은 전혀 다른 낙동강을 만날 것입니다. 통탄할 노릇입니다.
막히면 썩는다는 진리를 부정합니다. 그래서 낙동강에 무려 11개의 보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미 측량기술자들이 현장에 투입되어 열심히 주판?, 아니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하구둑 보조수문자리에 여섯개의 수문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치수대책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지류의 실개천조차 직강화시켜 큰비든 작은비든 빨대로 빨아들이듯 본류로 흐르게 만들어 놓고 본류가 위험해서 홍수니 범람을 운운 합니다. 또 거기에 빌붙어 정부측 4대강 정비를 정당화시키는 주구들의 나팔 소리에 귀를 막고 싶을 따름입니다. 물론 일부 구간 개선되어야 할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방처럼 이런 식은 아니란 것이지요
강을 따라 걸으며 수없이 보았던 저 표식들은 강을 죽이기 위한 비표에 다름아님니다.
수문을 증설하는 것이 과제가 아니라 상시개방이어야 하는 것이 하구둑 철거와 관련된 핵심입니다. 교량기능상 현실적인 어려움이 제기되니 그럼 도로기능은 살리거 수문을 상시개방하자는 것이지요
명지동 중리 어촌계 입구입니다. 수문 6개가 추가로 들어서면 일대의 환경도 급변하리라 봅니다.
다대포 아미산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이 고약해졌습니다. 낙동강이 1300리를 흘러 바다와 만나듯 아미산 산자락은 백두대간으로 부터 뻗어 나온 낙동정맥이 동해와 낙동강을 끼고 남하하면서 부산의 금정산맥에서 마무리 종주를 하는데 그 최말단에 성처럼 들어선 롯데캐슬 이란 거대한 아파트가 또아리 튼 뱀 처럼(기고 17~18 참조하세요) 버티고 있습니다. 얼런 눈을 돌려 하구의 사주와 물빛을 살핍니다.
아, 저렇게 비로소 몸을 푸나 봅니다.
남해의 파도가 강물을 포옹합니다. 슬프고 가난한 해후입니다.
그 장구한 흐름을 이곳 아이들이 보고 있습니다.
부산녹색연합에서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생명학교를 열고 있는데, 장인현선생이 인솔자였습니다. 간만에 만났는데 애들한테 얼마나 뻥을 쳐서 소개하는지 ..할 수 없이 급조, 초미니 특강을 요청받고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날 보지 말고 저 모래톱과 강물을 눈에 담아 가슴에 저장하라고....
다대포의 백사장과 몰운대가 해송 숲 사이 보이길레 마무리 삼아 한 컷 해 봅니다. 저도 이제 좀 쉬어야 겠습니다.
맛조개로 끓인 맛탕입니다. 국물이 재첩국 맛이 납니다. 정구지(부추)에 땡초,잔파를 넣어 시원합니다. 이런 해산물 요리집이 많아야 하는데... 그런 것 같습니다. 낙동강의 끝 다대포나 하단포에서는 재첩국에 밥 말아 먹고, 꼬시래기 조림이나 누치회 같은 것으로 잔을 기울여야 마땅한 법입니다. 하마 그 기억은 오래전인듯 싶습니다. 그립고 그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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