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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외부 칼럼

혹세무민 시무7조와 부화뇌동

by 이성근 2020. 9. 5.

 

 

말무덤(言塚)에서 배운 것 CIVIC뉴스 /논설주간 박창희 / 9.6

국민 다수 지지가 맞나 중앙일보 최상연 논설위원 /9.4

조국흑서가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 서울신문 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9.3

지지자였던 조은산, 그가 저격수 된 결정적 순간 중앙일보 장세정 논설위원 / 9.3

부동산 안잡히니 국민까지 감시하려는 정부 CEO스코어데일리 / 박운석 논설실장 / 9.3

기자수첩] ‘주류·끼리문화에 취한 문재인 청와대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9.2

어떤 염원 서울신문 이동구 수석논설위원 9.2

 

조선상기시킨 재정중독·市場외면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 문화일보 9.2

데스크 칼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 조동석 금융증권부장/ 브릿지경제 9.2

집권당 수석대변인의 자아성찰 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제주일보9.2

진인 조은산님께 한국농어촌방송/경남=김용희 시인·수필가 / 9.2

건설경제 사설] 거래절벽이 부동산시장 안정은 아니다 9.1

 

상소-하교에 영남 만인소까지 등장...문재인 정부는 조선시대? 펜 엔드 마이크 김종형 기자 / 9.1

시무상소(時務上訴) 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화가/ 경남도민일보 9/1

시무7조 상소, 무엇이 국민 가슴 때렸나

영남일보 사설] 민주 이낙연巨與의 나쁜 버리고 協治 펼쳐야

영남일보 사설] 민주 이낙연巨與의 나쁜 버리고 協治 펼쳐야

거여 정책·입법 독주 멈춰야 파이낸셜뉴스입력 구본영 논설위원 /8.31

대통령 지지율의 역설 중앙일보 이정민 논설위원 8.31

 

조선에도 없던 시무7은폐 논란 8.31

뉴스티앤티 사설] '이게 나라냐 vs 이건 나라냐' 8.31

충남일보 사설] 백성의 상소문 가볍게 넘겨서 안 된다

 

평양 기생 초월의 상소병정놀이 임금님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2020-08-28

 

폐하와 백성이 합쳐 망친 나라로 기록될 것에 쓴소리한 시무7조은산현화영 기자 8.28

현대판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신용한 서원대학교 교수 /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8.28

서울 경제사설]정권 꼬집은 상소문청원 급증한 까닭 새겨라 8.28

질책에 답하는 지도자 경북매일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8.27

청와대 시무7조 상소문왜 숨겼나 문화일보 이신우 논설고문 8/26

말무덤(言塚)에서 배운 것

막말, 폭언, 말폭탄이 일상화된 사회

경북 예천의 말무덤에서 자아 성찰 기회

신이 인간의 입에 마스크를 씌운 뜻은 뭘까

바이러스가 인간 세상의 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팬데믹(pandemic)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허둥대는 인간들. 코로나 마스크 너머 과속, 과밀, 과잉의 시간들이 오버랩된다. 코로나19 앞에 하늘님도, 나랏님도, 그 누구도 꼼짝 못하는 상황이 됐다. 2020년은 코로나19가 이미 삼킨 형국. 2021, 2022년은 괜찮아질까? 글쎄다. 앞날을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바이러스가 문명세계, 인간의 시간을 멈춰세울 수 있다는 불길한 생각도 든다.

 

이 와중에도, 인간들은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 할 말, 못할 말, 쓸말, 버릴 말, 말장난을 하거나 무책임한 말들이 마구 뒤섞인다.

 

지난 4일 정치권에선 패륜 공방이 벌어졌다. 경제 회생을 위한 국채 발행을 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패륜 정부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그게 왜 패륜인가, 경제회생을 외면하는 게 도리어 패륜이라고 맞받았다. 이 정도는 점잖은 말싸움이다.

 

지난해 3, 당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 도중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퍼부었다. 발언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빗발치자, 같은 당 민경욱 대변인은 되레 표현의 자유까지 훼손하나라며 나 의원을 두둔했다.

경북 예천의 말무덤 안내판과 고분을 방불케하는 말무덤(사진: 논설주간 박창희)

 

코로나19의 원인과 재확산, 의사 파업, 검찰·언론개혁 등을 둘러싼 논란과 시비가 끝간 데 없이 이어진다. 상식과 합리를 앞세운 의견보다 진영 논리와 좌우 이념에 갇힌 논쟁이 주류다. 삿되고 헛된 말들이 난무한다. 말이 비수가 되어 날아다니고, 막말 바이러스가 횡행한다. 팬데믹 상황에서 국가적·사회적 해법을 찾기보다,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는 목소리들이 매체의 확성기를 타고 더 크게 전파된다.

 

세간에 화제를 몰고온 시무(時務) 7는 말과 글의 소통과 불통의 현실을 보여준다. 자신을 먼지같은 사람진인(塵人)이라 소개한 조은산 씨는 청와대 게시판에 현 시국의 문제점에 대해 공박하고 대책을 청원했다. 이에 대해 글쟁이로 알려진 림태주 시인이 반박하고 진인이 재반박하면서 논쟁이 격화됐다.

 

진인의 글에 대해 림태주가 너의 글은 맥락을 이해 못하고 삿되고 사악하다고 반박하자, 진인은 도처에 도사린 너의 말들이 애틋한데 그럼에도 너의 글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 안의 것은 흉하다고 맞받았다.

 

주고 받은 언어는 격렬했지만, 모처럼 읽을거리·생각거리를 던져준 사회적 논쟁이라 할만 하다. 논객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논쟁에 풍류가 있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논쟁의 품격이 다소 떨어졌고, 무엇보다 끝이 찜찜했다. ‘상소(上疏)-하교(下敎)’의 형식은 그럴 듯했지만, 현란한 수사와 과도한 풍자, 삭지 않은 날것의 표현 등은 비수가 되어 독자에게 다가왔다. 이 논쟁의 뒤끝은 악성 댓글로 채워졌다. 블로그와 SNS, 언론 지상을 달구던 두 사람의 글은 이후 지독한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는 후문이다.

 

한차례 공방 후 진인은 이런 글을 남겼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글에 대한 혹평은 저 또한 그렇듯 큰 상처입니다. 정치를 놓고 글을 들어 평가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펜과 펜이 부딪혀 잉크가 낭자한 싸움에 잠시 인과 예를 잊었습니다. 또한 건네는 말을 이어받음에 경어를 쓰지 못했습니다. 제가 한참 연배가 낮습니다. 진심으로 사죄 드립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이에, 림태주 시인도 댓글을 올렸다. “조 선생의 글이 그러했듯이 내 글도 무분별한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좌든 우든 상식과 교양의 바탕에서 견해를 나누고, 품위를 잃지 않는 논쟁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면서 림 시인은 “(페이스북에 올렸던) 하교 글은 내린 게 아니라 친구보기로 돌려 놓았다. 이유는 낯선 계정에서 몰려와 하도 막말과 쌍욕으로 도배를 해서 방치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이들이 뜻하지 않게 겪었을 고뇌와 낭패는 보지 않아도 절로 짐작된다.

경북 예천 말무덤 공원에 세워진 석비(사진: 논설주간 박창희).

지난달 일행과 함께 경북 북부 영주-안동-예천으로 돌다가 말무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저런 시국 이야기 끝에 언성이 높아졌고, 누군가가 말무덤이야기를 꺼냈다. “무신 말들이 이리 많노. 씰데없는 말은 싸그리 말무덤에 갖다 묻어뿌자!”

 

말무덤? 처음엔 마총(馬塚)인줄 알았다. 실제 국내엔 전설을 베고 잠자는 말무덤이 충주, 보은, 달성, 거창 등에 산재해 있다. “()이 아니고, ()이라니까!” 같은 말이지만 발음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말. 색다른 느낌이 들어 일행은 가 보기로 말을 모았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경북 예천군 지보면 대죽리 다소 한갓진 농촌마을이었다. 마을 들머리의 도린곁에 아닌게 아니라 말무덤이라 적힌 비석과 왕릉 같은 무덤이 눈앞에 나타났다.

 

"500년 전, 예천 지보면에 한 작은 마을이 있었다. 성씨가 다른 각성바지가 모여 사는 마을이었는데, 작은 일에도 패를 이루어 자주 싸웠다. 말로 인한 싸움과 분란이 계속되던 어느날, 과객이 비책을 일러주니 그게 말무덤이었다. 이에 따라 마을 주민들이 싸움을 일으키는 거짓말, 남을 헐뜯고 상처 주는 말, 쓸데 없는 말, 안해도 될 말 등을 종이에 써서 장례를 치르듯 한데 묻었다. 그후 마을의 분쟁이 사라지고 평화로운 마을이 되었다."

 

전설에 기대어 경북 예천군은 몇 년전 이곳에 정자와 조형물을 만들고 말과 관련한 속담·경구를 적은 석비들을 세워 말무덤 공원을 조성했다. 말무덤은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하니, 스토리텔링 거리로도 제격이다.

 

말무덤이 던져주는 메시지는 초등학생이라도 금방 알아차린다. 아이들 교육현장 뿐만 아니라, 정치인들이 둘러볼 필수 코스로 홍보해도 좋을 것 같았다. 갑자기 귓전에 환청, 아니 이명 같은 아우성이 쏟아졌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는커녕 맨날 싸움박질에 여념이 없는 국회에서 쏟아지는 막말들이었다. 귀를 막았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말이 나라를 무너뜨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정파와 진영, 좌우로 나뉘어져 물어뜯고 싸우는 저 입들, 저 표독한 언사들, 끊이지 않는 막말과 말폭탄들.

 

자고로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三寸之舌)’고 했다. 사람 입에서 나온 독은 뱀독보다 무섭다고도 한다. 세상 살아가면서 짓는 죄업(罪業)은 누구나 피할 길이 없다. 몸으로 짓는 죄업이 신업(身業), 마음만으로 나쁜 뜻을 품는 것이 의업(意業), 쏟아내는 말로 남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이 구업(口業)이다. 세 가지 죄업 중 가장 안좋은 것이 구업이라고 한다. 말조심, 입조심하라는 말이다. 누군가 시 한수를 가져왔다.

 

"서로 가까이도 말며/ 말하지도 말라며/ 신은 인간에게 채찍 대신 마스크를 나눠주었다/ 사랑하지 말라는 의미였을까/ 입을 가만히 두라는 뜻이었을까(이병률의 시 <‘> 부분)"

 

말무덤을 돌아나오는 길은 적막했다. 누가 제안한 것도 아닌데 저절로 묵언수행이 이어졌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예천 말무덤 공원에 세워진 조형물. 하늘을 배경으로 입술에 손을 가리고 있다(사진: 논설주간 박창희).

 

CIVIC뉴스 /논설주간 박창희

 

강성범 TV 럭셔리칼럼 #63 조은산 선생의 시무 7조 상소문? 어디 까봅시다 2020.08.31

 

국민 다수 지지가 맞나

이제 본격적으로 굴러가는 21대 국회에선 버럭 화를 내거나 언성을 높이는 청와대와 정부 책임자들의 고압적 태도가 특히 인상적이다. 각 상임위는 예외가 없고 또 반복적이어서 말하자면 그런 줄 아시고요총출동이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야당 의원 질의를 맞받아치다 소리내 웃는 모습을 보였다. “소설 쓰시네로 혀를 차게 만든 법무장관은 사과는커녕 정말 소설 쓰는 정도란 느낌이라고 불을 더 키웠다. 외교적 언사가 직업인 외교장관까지 사과 못 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부분 얼마 전까지 국회 의석에서 정부를 상대하던 분들이다. 그때 출석 장관이 자신들처럼 막말을 하거나 호통을 쳤다면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았을 거다. 수퍼 여당의 든든한 뒷배 때문일 텐데, 문제는 그토록 우겨대는 근거와 잣대를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노 비서실장은 정부 부동산 정책을 국민 다수가 지지한다. 여론조사 다 했다고 핏대를 냈다. 하지만 그런 조사를 본 사람은 없다. ‘우리 편만 조사하면 그런 숫자가 나올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비슷한 자료라도 제시한 건 아니다.

 

한두 번도 아니다. 문 정부가 인용이나 공개하는 자료는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뿐이다. 찬반이 들쭉날쭉한 공수처 출범이 그렇고 자사고·외고 폐지가 그랬다. 탈원전이나 보() 철거 등 압도적으로 반대가 많은 불리한 결과를 국민적 판단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 왜곡이 의심되는 경우라도 유리한 결과는 콕 집어 국민의 뜻으로 포장한다. 이번엔 공공의대다. 권익위가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게 국민 생각이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조사엔 공공의대 설립 예정 지역 공무원들이 꽤 많이 참여했다고 한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여론조사뿐 아니라 정부가 인용하는 통계 수치를 믿을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문 정부 출범 후 서울 집값 상승률이 11%’란 현실 왜곡이 있고, 고용·물가·소득 통계는 나올 때마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 객관적 현실 진단 위에서 나라 정책이 수립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드물다. 당장 집값이 그렇다. 허술한 통계를 앞세워 안정이라고 고집하면 누가 믿겠나. 내 편만 조사한 뒤 국민 조사로 둔갑시키면 혹시 모를까.

 

영국 총리를 지낸 디즈레일리는 의회에서 항상 통계 수치를 인용해 답변했다고 한다. 두서 없어도 몇 개 수치를 들먹이면 사람들이 쉽게 수긍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그가 세상엔 세 종류의 거짓말이 있다. 그냥 거짓말과 빌어먹을 거짓말, 그리고 통계다란 말을 남겼다. ‘통계 자체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거짓말쟁이가 숫자를 이용할 뿐이다란 명언과 함께였다. 그래도 그는 통계 조작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국정 책임자의 괴로움은 털어놨다.

 

우린 내 편 여론만 민심이다. 네 편은 가짜뉴스다. 정부가 들이대는 숫자만 듣자면 태평성대가 따로 없다. 과연 그런가. 91일이 통계의 날이었다. 1896년 이날 호구조사 규칙이 처음 시작됐다. 숫자를 다루는 엄정함이 왕조시대만큼도 못하다고 느끼게 만든 게 바로 이 정부다. 역린(逆鱗) 통계로 경질된 통계청장까지 나왔다. 조사기관이 다르면 아예 정반대 결과를 내놓는 경우도 허다한데 내 쪽만 민심이라고 우기며 핏대 내는 정부가 신뢰를 얻긴 어렵다.

 

적어도 과거 정부는 대놓고 거짓말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불리하다 싶으면 시인도, 부인도 안 하는 식으로 대응하곤 했다. ‘부동산 불안을 다룬 보도는 가짜뉴스란 가짜뉴스, ‘국민 다수 지지를 받는다는 어깃장으론 집값을 못 잡는다. 경제도 못 살린다. 경제학자의 76%집값 급등은 정부 탓이라는데 정부는 전 정권 탓, ‘영끌탓이란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아니라 보고 싶은 대로만 본다. 그런 분들에게 시무 7조와 영남 만인소 같은 청와대 청원은 읽어볼 가치조차 없는 가짜뉴스의 끝판왕 아니겠나. 중앙일보 최상연 논설위원 /9.4

 

 

조국흑서가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

정부를 비난하거나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도는 표현의 범주로 허용해도 된다. 대통령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에 한 얘기다. 교회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이 말에 일부 참석자들의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당시 행사의 분위기로 보면 정색하고 한 말은 아닌 것 같다. 굳이 의미 부여를 한다면 대통령을 비난하는 정도는 표현의 자유영역으로 인정해 주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렇다고 앞으로는 대통령 욕을 했다고 법으로 처벌받고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한다면 그건 전적으로 별개의 문제다.

 

과거 독재 정권 시절에는 대통령 욕을 하면 곧바로 잡혀 가는 것으로 다들 알았다. 이른바 국가원수모독죄다. 그런데 원래 그런 이름의 법은 없었다. 박정희의 유신 시절인 1975년 만든 국가모독죄를 흔히 이렇게 잘못 불렀다. 국가모독죄는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외국에 사는 한국인이 정권을 비판하는 것 등을 막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위반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형을 내릴 수 있었다.

 

논란이 많았던 이 법은 19876월 민주항쟁을 거친 뒤 198812월에 폐지됐다. 국가모독죄는 없어졌지만 정권을 비판하면 경범죄처벌법 등 이런저런 다른 법으로 처벌을 받는 일은 여전하다. 문재인 정부도 다르지 않다. 지난 6월엔 단국대 천안캠퍼스에 들어가 문 대통령을 비방하는 대자보를 붙인 20대 청년이 건조물 침입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도 비슷한 일은 빈번했다.

 

욕을 해서 기분이 풀렸는지, 아니면 또 실제로 뭐가 달라졌는지는 모르지만 대통령은 언제나 일이 터지면 제일 먼저 욕을 먹는다. 임기 말로 갈수록 심해진다. ‘귀태쥐박이이메가’(2MB)니 하는 욕설도 이때쯤 나왔던 것 같다. 밑도 끝도 없는 인신공격성 욕설도 난무한다. 하지만 비난도 품격이 있어야 한다. ‘팩폭’(팩트폭력)이라야 주장에 힘이 실린다.

 

최근 화제가 된 시무(時務)7가 그렇다. 원색적인 욕설은 다 뺐다. 대신 점잖게 상소(上疏)문 형식으로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풍자와 해학으로 점철됐지만 할 말은 다한다. “다주택자는 적폐이니 집값 안정을 위해 빼앗고/1주택자는 그냥 두기 아쉬우니 공시가를 올려 빼앗고/임대사업자는 토사구팽하여 법을 소급해 빼앗고/한평생 고을을 지킨 노인은 고가주택에 기거한다 하여 빼앗으니.” “어느 대신(장관)은 집값이 11억이 오른 곳이 허다하거늘/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으며.” 구구절절이 옳은 말이라고 손을 든 사람만 40만명이 넘었다.

 

부동산 정책의 실패 말고도 문재인 정부는 이미 잇단 실정으로 넘치도록 비난을 받았다. ‘불행은 홀로 오지 않는다는 말처럼 악재가 잇따르며 최근엔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

 

반짝했던 긴급재난지원금의 약효가 떨어지면서 경기는 다시 침체 국면으로 돌아섰다. 8월 중순부터는 코로나가 재확산되며 나라 전체가 올스톱될 위기다.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이미 폐업했거나 아니면 간신히 목숨만 부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사 파업까지 맞물리면서 국민들은 하루하루를 가슴 조이며 살고 있다.

 

파업 타결이 절박한데 엊그제 대통령은 의사와 간호사를 편가르기하는 것으로 오해할 만한 글을 인터넷에 올려 비난을 자초했다.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 얼마나 힘들고 어렵겠냐. 의료진이라고 표현되었지만 대부분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간호사를 격려하는 말이지만 우회적으로 의사들을 비난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루 만에 3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대통령이 직접 쓴 글이 맞나.” “해킹당한 것 아니냐.” “간호사지만 신중하지 못한 편가르기 언행은 실망스럽다.” 진의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편 네 편가리지 않고 함께 가겠다던 3년 전 약속과는 너무 다르다.

 

애먼 국민들만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톡톡히 경험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이름으로 나온 책인 이른바 조국흑서는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고 한다. 출간된 지 일주일 만에 10쇄를 찍으며 적어도 3만권 이상이 팔렸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정반대 시각에서 쓴 조국백서와는 판매량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 왜 그럴까. 별 생각 없이 최근 몇 달 사이 나라 안에서 벌어진 일들만 되짚어 봐도 쉽게 답을 알 수 있는 일이다. 서울신문 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9.3

 

지지자였던 조은산, 그가 저격수 된 결정적 순간

서해 쪽에서 형성된 미풍이 어느새 태풍으로 돌변해 동쪽으로 몰려오더니 북악산을 삼킬 기세다. 인천에 산다는 조은산(필명)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린 '시무(時務) 7' 상소문이 장안의 화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과 인사 실패, 헌법 무시, 외교 무능 등을 절묘한 비유로 풍자해 공감을 얻고 있다.

 

자신을 진인(塵人), '먼지 같은 사람'이라 부르고 '미천한 소인'이라고 스스로 낮췄지만, 14000자에 달하는 '현인(賢人)'의 상소문 속에 담긴 의미는 크고 깊다. 조은산은 언제, , 무엇에 그토록 분노했을까. 당초 청와대가 비공개 처리했던 시무 7조 상소문이 들불처럼 빠르게 입소문을 타자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짧게 근황('조은산이 아룁니다')을 올렸다. '폐하의 대변인'처럼 갑자기 나타난 아무개 시인을 가볍게 한 방 먹이더니 다시 은둔 모드로 돌아갔다. 그래서 현묘(玄妙)한 조은산의 존재를 온전하게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다.

 

그래도 시간을 되돌려 조은산이 지금까지 쓴 4편의 상소문과 다른 글을 두루 찾아 읽어보니 하나씩 퍼즐이 맞춰졌다. 문장의 행간에 그가 어떤 인물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단서들이 숨어 있었다. 이를 토대로 그의 사유와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 봤다.

그가 "피를 토하고 뇌수를 뿜는 심정으로" 격문(檄文) 같은 상소문을 쓴 진짜 이유가 조금씩 드러났다. 조은산은 인천에 사는 39세 박봉의 월급쟁이이고, 등에 업힌 아들과 기저귀 찬 딸을 둔 아빠라고 한다.

 

"나는 다섯에서 스물의 나이에 이르기까지 난방이 되는 집에서 살아 본 적이 없으며 단칸방에서 온 가족이 몸을 맞대었고 중학교에 다닐 무렵부터 배달일을 시작해 공사판을 전전하여 살아남았다. 나는 정직한 부모님의 신념 아래 스스로 벌어먹었으며 가진 자를 탓하며 더 내놓으라 아우성치지 않았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흙수저' 출신 조은산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1차 상소문('() 치킨자 규제론')을 올린 것은 지난 714일이었다. 국토교통부가 다주택자 징벌적 과세 등을 담은 7·1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직후였다.

 

그는 1차 상소문에서 주택을 치킨에 비유해 다주택자들의 횡포를 적폐라고 비판했다. "11 치킨(1가구 1주택)으로 살아가게 해달라"면서 "취득세·양도세·종부세를 강화해 부의 대물림을 막고 평등을 이뤄달라"고 호소했다. 조속한 부동산 규제 시행을 부탁하면서 "사랑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존경합니다. 김현미 장관님"으로 글을 맺었다. 반어적 표현을 많이 사용해 그의 오묘한 문장 속의 깊은 뜻을 모두 알기는 어려워도 이때까지는 그래도 정부에 대해 감정이 격앙돼 있지는 않았다.

 

그런데 비유적 표현이었다지만, 특정 업체의 실명('호식이 두 마리 치킨')을 언급한 것이 빌미가 돼 청와대는 1차 상소문을 비공개로 돌렸다. 조은산의 고백처럼 막걸리에 취기가 오른 뒤에 상소문을 쓴 탓이었을까. 발끈한 조은산은 바로 다음 날 "폐하, 소인 상소문에 마음이 상하셨사옵니까. 그리하여 비공개하셨는지요"라며 억울해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수정된 청원, 2차 상소문('역적 김현미를 파직하시옵소서')을 올렸다.

 

2차 상소문부터 "중생들의 사다리를 걷어찬" 김현미·노영민·김의겸을 '역적'이라 혹평했다. '·돼지들의 왕'이란 노골적 표현도 등장했다. 군주론을 들어 훈계하고 경제 실정을 열거한 뒤 "폐하, 반성하시옵니까"라며 힐문했다.

"즉시 역적 김현미를 파직해 무너진 부동산 시장 질서를 회복하라"고 촉구했으나 역린을 건드린 이 상소문도 비공개 처리됐다. 조은산은 비판과 풍자의 강도를 더 높여 8123차 상소문('시무 7'), 24일에는 4차 상소문('뉴노멀')을 연거푸 올렸다.

생생한 민생 현장 목소리가 구중궁궐(九重宮闕) 담벼락의 불통에 계속 막히자 조은산은 더욱 격분했다. 4차 상소문에서 "여민관(청와대) 간신배의 농간에 찢겨버린 소인의 상소가 떠올라 망연자실해 길게 울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런데 청와대가 대통령과 정부를 저격하는 상소문을 감춘다는 비판이 때마침 제기됐다. 결국 보름 만에야 시무 7조 상소문이 빛을 보게 된다.

 

갈수록 농도가 짙어진 4편의 상소문을 관통하는 조은산의 핵심 관심사는 부동산 정책이었다. 시무 7조의 제1조가 "세금을 감하시옵소서"였다. "세율은 민심의 척도"라면서 "망가진 조세 제도를 재정비하시라"고 대안도 제시했다. 조은산의 상소문은 풍자와 해학으로 가득한 명문장이다. 권력자가 그저 웃고만 넘기기에는 구구절절이 폐부를 찌른다.

 

조은산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진보 성향이었지만, 현재는 진보·보수 어느 쪽도 아니라며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다. 조은산의 상소문은 이미 청와대 답변 요건(20만명 동의)을 훌쩍 넘겼다. 취임 선서 때부터 유달리 소통을 강조해온 '금상(今上) 폐하'가 이제 민심에 응답할 차례다. 중앙일보 장세정 논설위원 / 9.3

 

부동산 안잡히니 국민까지 감시하려는 정부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고 불법행위와 시장교란 행위를 적발하겠다며 부동산거래분석원’(가칭)이라는 새로운 부동산 상설감시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현재 국토교통부 산하 13명으로 운영되고 있는 부동산시장 불법행위 대응반을 확대 개편해서 탈세, 대출위반, 편법 증여, 명의 신탁 등 부동산 거래 전반을 통합 감시한다고 한다. 주무부처인 국토부 외에도 검찰, 경찰,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 7개 기관의 파견인력까지 합쳐 대략 100~300명 규모로 전국의 부동산 실거래 현황을 샅샅이 뒤지겠다는 것이다.

 

현재 불법행위대응반이 9억 원이 넘는 주택거래를 모니터링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서울·수도권의 웬만한 주택거래는 모두 감시권에 놓이게 된다. 조금이라도 의심사례가 발견되면 법원허가 없이도 개인금융·과세 정보 등을 조회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한다고 하니 부동산에 관한 한 최고의 감찰기구나 다름없을 듯하다.

 

취지는 공감하지만 이 시점에 꼭 이러한 방법으로 감시기구가 필요한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의 부동산대책들이 불법·편법 및 시장교란 행위 때문에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뭔가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투기를 근절해 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데 반대할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의도가 좋다고 해서 효과가 다 좋을 수 없다. 부동산정책이 특히 그러하다. 또 목적이 훌륭해도 수단이 졸렬해서는 안된다. 당장은 불법·편법 거래행위의 감시망이 촘촘해져 거래투명성이 다소 높아지고 집값 상승세를 멈출 수는 있겠지만 시장을 급격히 위축시켜 장기적으로는 집값 폭등의 원인이 될 것이 뻔하다.

 

또 거래금액이 9억 원 이상이라는 이유만으로 금융자산·과세·보험료 등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추적당하고 이를 정부기관끼리 주고받는 것을 쉽게 용납할 국민이 얼마나 있을지 그에 대한 저항은 없을 것인지 고려해봐야 한다. 제대로 된 정책이라면 부수적인 감시기구가 필요 없을 것이다.

 

정부는 최근 쏟아낸 대책들의 효과를 하루빨리 입증하고 싶을테고, 여당입장에서는 최근 이탈했던 3040 민심을 돌이켜야하니 후속조치가 절박했을 것이다. 정부와 여당의 이러한 조급증이 선의의 거래당사자들을 잠재적투기꾼으로 내몰고 있다. 그럴수록 그동안의 정책실패를 무책임하게 외부 탓으로 돌리려 한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책 주무부처 장관의 분별없는 언사(言辭)가 한몫을 하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30대 영끌', '10억 넘는 서울 아파트 몇 개 없다', ‘시무7조 본적이 없다는 등의 발언은 위로와 공감을 받고 싶어하는 많은 젊은이들을 실망시켰다.

 

그의 화법은 장관의 말과 거꾸로 하면 된다는 부동산시장의 격언이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알게 해준다. 과연 그에게 국민들과의 공감능력이 있는지 궁금했었는데 이달 22일이면 최장수 국토부 장관이 된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총 23회의 대책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시장은 그의 뜻대로 제대로 화답하지 않았거나 심지어 거꾸로 움직였다. 그럴 때마다 그는 남 탓을 했다. 집값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서 결정된다는 것이 상식인데 쥐 한 마리(鼠一匹) 잡으려고 태산(泰山)을 명동(鳴動)하려니 시장안정과는 자꾸 거리가 멀어지고, 감시와 불신의 눈만 커지고 있는 것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운석 논설실장 / pen@ceoscore.co.kr] 9.3

 

기자수첩] ‘주류·끼리문화에 취한 문재인 청와대

문재인 정부가 출범과 함께 국민청원게시판을 개설하며 내놓은 국정운영 철학 중 하나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운영철학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듯하다. 점점 부실해지는 답변에 때론 제대로 응답하기는커녕 제대로 듣지 조차 않는 행태가 속속 관찰되고 있기 때문이다.

 

8월 중순 영국의 유력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실린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남에 대한 비판은 잘하면서 자신들을 향한 비판은 받아들이지 않는다였다. 이를 두고 윤희석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귀를 열고 국민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비평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왜 현 정권을 두고 진보의 탈을 쓴 극우라고 칭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지, 적폐를 처단한 집단이라고 자부했던 현 정권을 향해 신 적폐세력이라고 지칭하는지, 스스로 경계하고 국민에게서 시선을 떼선 안 된다고 질타했다.

 

외국계 한 언론과 야권이 문재인 정권에게 억하심정이 있어서 혹은 헐뜯기 위해서 혹평을 내놓은 것일까? 취재과정에서 경험한 청와대 일원들의 행태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마치 그들만의 리그에 갇혀 나는 선이요 너는 악이란 말을 실천하는 언행을 이어왔다.

 

당장 국민과의 직접소통을 강조하며 개설한 국민청원게시판의 운용부터가 의혹투성이다. 지난달 12일 스스로를 티끌 같은 사람이란 의미의 진인(塵人)’으로 칭한 조은산이 상소문의 형태로 현실을 비판하고 대안을 담은 시무 7를 청원했지만 공개되기까지 15일이 걸렸다.

 

이마저도 본지에서 19일 기사화한 이후 수십차례의 입장청취 노력에도 응답하지 않던 청와대가 중앙언론 여러 곳을 통해 문제제기가 집중된 후인 27일에야 공개됐다. 공개 당시 공개지연에 대한 이유로는 욕설이나 특정인에 대한 비방 등 비공개 사유를 검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이 전부였다.

 

이 같은 답변 또한 청와대를 출입하는 몇몇 언론에게만 제한적으로 전달했을 뿐이다. ‘소통을 강조한 대통령의 국정철학과는 다소 동 떨어진 행태다. 심지어 최근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윤재관 당시 부대변인은 국민의 알권리까지 거론하며 답변을 요구했지만 청와대 출입 등록매체가 아니면 답을 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했다.

 

지난해에 이어 지난 4월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청원글 공개 기준 등 운영규칙을 청와대 대표번호, 공식 전자우편 나아가 국회의원들을 통해 요구했지만 5개월이 돼가는 지금까지 청와대가 응답하지 않은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답변이었다. 나아가 이코노미스트와 야권이 그렇게나 문 정권의 소통문제를 지적하고 강도 높게 비난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분명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이 참여하는 국정을 천명했다. 차별과 소외가 없는 사회, 소수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국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의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는 대통령의 의지와는 달리 흔히 주류로 통하는 혹은 목소리가 큰집단의 이야기에만 반응하는 모습이 씁쓸하다.

 

대화와 소통에도 상대의 격을 따지고 차별하는 청와대. 소수의 피해나 불만은 무시하거나 억압하는 정부. 이런 모습을 대통령이 꿈꾸고 바라며 만들어왔던 것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 몸에 좋은 약이 쓰듯 비판하고 지적하는 말들도 듣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이 지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말한 협치의 기본이고, 대통령이 약속한 나라로 나아가는 길이 아닐까.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9.2

 

어떤 염원

이웃 남자의 의지가 놀랍다. 연로한 부모님을 위해 매일 만수무강기도를 올린다고 한다. 벌써 2650여일(73개월 남짓) 됐단다. 그 덕분인지 그의 부모님은 각각 91, 89세인데 건강히 잘 지내신다고 한다. 그는 만수무강 기도를 1만번 채우겠다는 결의로 기도를 이어 가고 있다. 말이 1만번 기도이지 단순 계산으로도 27년이 넘는 긴 시간이다. 부모님이 오래도록 건강하게 곁에 머물러 주시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아닐 수 없다.

 

같은 말을 2만번 이상 반복하면 그것은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미국 인디언들 사이에 진리로 통하다시피 한 속담이라고 한다. 조선의 선비들은 옛 성현의 뜻을 이해하려면 같은 글을 1만번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운동선수들 사이에는 같은 동작을 1만번 이상 반복해야 실수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전해진다. 무엇이든 간절히 바라고 노력한다면 결국은 이뤄진다는 믿음에서 나온 경구일 것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다. 꼭 종교적인 믿음이 아니어도 부모자식의 마음에서, 백성과 신하군주의 도리로서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다 같이 한마음 한뜻으로 염원하면 하늘도 감동해 바람이 이뤄지게 한다고 믿어 왔기 때문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끝내 달라는 장문의 상소문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 화제가 됐다.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살펴 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청원은 문 대통령과 현 정부 인사들의 잘못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정부 출범 이후 빚어진 각종 현안이 풍자와 비유법으로 망라돼 있는 데다 인물들에 대한 평가도 신랄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순식간에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어서 현재는 40여만명에 가까운 국민이 관심을 보였다. 청원이 이뤄지질 바라는 마음이 그만큼 간절하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상소문의 내용은 문 대통령을 폐하로 지칭하며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국회에 모여들어 탁상공론을 거듭하며 말장난을 일삼고, 실정의 책임을 폐위된 선황에게 떠밀며 실패한 정책을 그보다 더한 우책으로 덮어 백성들을 우롱하니 그 꼴이 가히 점입가경이라고 썼다. 어느 대신은 수도 한양이 천박하니 세종으로 천도를 해야 한다는 해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고 본직이 법무장관인지 국토부장관인지 아직도 감을 못 잡은 어느 대신은 전월세 시세를 자신이 정하겠다며 여기저기 널뛰기를 하고 칼춤을 추어 미천한 백성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사온데~”라며 현 정부 인사들의 형태와 정책 실패를 꼬집었다. 문 대통령에게도 폐하의 적은 백성이 아닌, 나라를 해치는 이념의 잔재와 백성을 탐하는 과거의 유령이며, 또한 복수에 눈이 멀고 간신에게 혼을 빼앗겨 적군과 아군을 구분 못 하는 폐하 그 자신이옵니다라며 부디 일신하시어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비로소 끝내 주시옵고~”라고 호소했다. 물론 상소문에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청원글에 지지 서명이 이어지는 것은 공감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현 정부는 수많은 국민의 열망과 외침 속에 탄생했다. ‘촛불 혁명이 만든 정부라며 전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표출된 수많은 시민의 열망으로 탄생한 데 대해 강한 자부심을 보여 왔다. 하지만 대통령의 임기가 2년이 채 남지 않은 지금 과연 시민들의 열망을 제대로 담아내고 있는지 의문을 표시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대통령 지지율이 대선 득표 비율을 밑도는 일이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특히 거대 여당의 독단적인 국회 운영이나 최근 빚어진 부동산시장 불안, 정권 관련자들의 의혹사건 수사 미진, 코로나19 재확산 과정 등에서 노출된 편가르기식 국정 운영 등에 많은 사람이 실망하고 있다. 세계 57개국 266개 종교·시민 단체들의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종교의 자유를 탄압하고 교회를 희생양 삼고 있다는 항의 서한도 곱씹어 봐야 할 일이다.

 

때마침 여당의 대표가 새로 선출됐다. 적어도 상대를 비하하거나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기자에게 후레자식이라고는 하지 않을 인품으로 보인다. 덩달아 협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만번의 기도, 2만번의 외침, 수십만 명의 청원이든 시민들이 무엇을 열망하고 있는지 살피는 게 정치다. 상소문 형식의 청원글처럼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일신하길 염원해 본다. /서울신문 이동구 수석논설위원 9.2

 

 

조선상기시킨 재정중독·市場외면

요즘 진인 조은산의 시무7상소문이 회자되고 있다. 아직도 조선왕조 시대의 문화가 뿌리 깊이 남아 있음을 느낀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1일 발표된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과 2021년도 예산안에서 새삼 조선 시대가 떠오른다. 그때의 실패를 반복할까 염려된다.

 

내년 예산안과 향후 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담긴 철학은 확대재정 만병통치. 국가재정으로 코로나19 경제위기도 극복하고, 친환경 첨단산업도 키워내고, 포용적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경제위기 때 정부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은 당연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시장은 무시하고 재정중독에 빠진 듯하다. 2021년 세계 경제가 5.4% 성장하는 등 대외 여건의 호전으로 한국경제도 반등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GDP 대비 5% 후반대의 재정적자를 지속해 2020GDP39.8%인 국가채무를 202458.3%까지 늘리겠다고 한다.

 

2021년 예산안에도 확대재정 만병통치철학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고용과 복지 예산이 많이 늘었다. 10.7% 증가한 1999000억 원이다. 경제위기 때 확대 지출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고용과 복지를 재정으로만 풀려고 하는 것이다. 기업을 살리고, 위기가 기회라며 도전할 공간을 열어 주면 나랏돈 안 쓰고도 일자리가 생기고 소득이 늘어나는 길이 생긴다. 그런데 문 정부는 규제를 풀긴커녕 경제정의 실현이라며 시장을 더 옥죄기만 한다.

 

성종 4(1473) 영의정 신숙주의 진언이다. ‘원년에 흉년이 들었을 때 전라도 백성이 스스로 장문(場門; 시장)을 열었는데 이 덕분에 흉년을 넘길 수 있었습니다. 나주 목사 이영건은 장문을 인정하도록 청했지만, 호조에서 금지해 1000년에 한 번 있을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장문의 덕으로 기근을 극복했으므로 남쪽 백성들이 바라는 것은 장문입니다.’ 농민들은 농한기에 틈틈이 면포를 짜거나 수공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팔면 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경상도에 가뭄이 들어 곡식 생산이 안 되면, 면포라도 들고 시장에 가서 전라도 쌀을 사 먹으면 굶어 죽진 않았다. ‘사농공상프레임에 빠져 있던 조선은 상업을 조장하는 시장을 적대시했다. 대신 구휼을 국가가 책임져, 호당 저장 곡물량 기준으로 청나라의 5배에 이르는 환곡(구휼미)을 운용했다. 그러나 시장이 억제된 상태에서 구휼미는 늘 부족했고, 기근이 들 때마다 부호에게 곡식을 거둬 진휼에 썼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았다.

 

숙종 때 좌참판 이단하의 상소문이다. ‘각 지역에 곡물을 증식하는 부호 가구가 있었고, 백성은 관곡보다는 오히려 민간의 곡물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관리들이 민간의 대부를 막고 부호를 마치 원수 보듯이 억압하고, 부호로부터 곡물을 빼앗아 빈민구제에 사용해 버렸기 때문에 부호가 곡물을 증식시키려 하지 않아 지역에는 저장곡이 없어졌습니다.’(박광준, ‘조선왕조의 빈곤정책’)

 

문 정부 들어 부자 증세가 한창이다. ‘확대재정 만병통치때문에 생긴 텅 빈 곳간을 채워야 하고, 부자들 때문에 양극화와 부동산 투기가 발생했다며 징벌을 내린다.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 세수의 80%, 상위 1%의 기업이 법인세의 80%를 부담하고 있지만, 포상을 하긴커녕 징벌만 늘어난다. 시장을 활성화하고 도전과 성취를 인정해 주면 경제위기를 더 빨리 극복하고 저장곡도 키울 수 있을 텐데, 조선왕조 시대로 돌아간 듯한 요즘이다. 경제정책만큼은 조선 시대로 회귀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 문화일보 9.2

 

데스크 칼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

노무현은 문재인을 친구라고 했다.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린 노무현의 서거를 알린 사람은 바로 문재인이다. 그래서 두 전현 대통령을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다.

 

노무현 정권 탄생 과정은 그야말로 드라마다. YS(김영삼 전 대통령)에 발탁된 노무현은 5공 청문회 스타였다. 그러면서 YS 3당 합당의 부당함을 외친 인물이기도 하다. 한국정치에서 주군을 배신하기란 쉽지 않은데도 말이다.

 

그런 그는 바닥에서 다시 시작했다. 민주당 출신으로 영남선거에 뛰어들었다. 바보 노무현이라고 불리는 이유 중 하나다. 2002, 노무현은 당내 세력도 없고 대중 인지도마저 떨어지는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선다. 대반전이 일어난다. 당내 경선에서 광주 민심이 노무현으로 쏠리자 이후 승승장구하며 민주당 대선 후보를 거머쥔다. 노풍이 몰아쳤다.

 

그래도 여권의 이회창 대세론은 견고했다. 대선 전 노무현 지지율이 급락하자 후보 교체론이 고개를 들었다. 정몽준은 2002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노무현을 뛰어넘는 야권 후보로 우뚝 섰다. 3자 구도는 야권의 필패. 야권은 노무현과 정몽준의 단일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방식은 여론조사였다. 인지도가 낮은 노무현에게 절대 불리했다. 노무현은 본선에 진출할 수 없다는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하면서도 흔쾌히 수락했다. 결과는 승리였다.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정몽준이 선거 바로 전날 노무현 지지를 철회하며 위기를 맞았으나, 노풍은 선거 당일 거세게 불었다. 이해찬도 유인태도 훗날 이렇게 회상했다.

 

그의 청와대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으로 민심이 흉흉해진 가운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노동계와 각이 세워졌고, 한총련은 굴욕 외교를 비난하며 5·18 23돌을 맞아 광주국립묘지를 찾은 노무현의 앞길을 기습 점거했다. 검찰개혁은 수포로 돌아갔다. 노무현이 불법 대선 자금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가시밭길을 걸었다. 탄핵과 수도 이전 불발도 찾아왔다.

 

이런 노무현은 ‘FTA는 이념 문제가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라고 주장한데 이어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다. 우리 국민의 복지 청사진을 밝히면서 재원 확보는 대통령 자신도 모른다고 했다. 가야할 길이기에 국민에게 양해를 구했다. 여론을 주도했다. 이념보다 실리였다.

 

노무현이 친구라고 했던 문재인 정권은 지금 어떤가. 더욱이 그는 친노와 박근혜 탄핵을 등에 업었다. 노무현과 시작이 다르다. 그런데 실리보다 이념이다. 친구 노무현의 승부사 기질은 안보인다. 조국백서와 조국흑서, 시무7조와 백성1, 추미애와 윤석열, 다주택자·1주택자·무주택자, 북중러와 한미일, 반포와 청주, 이분법 뿐이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는 노무현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노무현과 의견이 다르면 거리로 나와 노무현을 욕했다. 하지만 문빠(문재인의 열성 팬)는 다르다. 대통령이 뭐라고 하든 우리 달님하며 떠받들지 반대할 줄 모른다(기생충 학자 서민 단국대 교수). 노무현은 사람사는 세상을 꿈꿨다. 문재인은 사람이 먼저다고 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다르게 느껴질까. 조동석 금융증권부장/ 브릿지경제 9.2

 

집권당 수석대변인의 자아성찰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을 지냈던 강훈석 의원이 지난달 30일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성의 글을 올렸다.

 

그는 우리 당의 주장이 곧 유권자의 뜻이라고 예단하고 싸운 날이 많았다고 반성하고 고백하건대 상대 당과 대척점에 있는 당의 입장에 서서 언론을 설득하려 애쓸 때 이것이 과연 다수 국민의 의사에 부합하는 것일까 번뇌했던 시간이 적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아쉬움과 반성은 남은 의정활동에서 좀 더 성숙한 언어와 정책으로 담아가겠다며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던 6개월간의 수석대변인 활동을 정리했다.

 

강 의원의 자아성찰을 마주하며 공자 말씀을 떠올려 본다.

군자는 보편의 관점에 서지 당파성을 지니지 않는다. 반면 소인은 당파성을 지니지 보편의 관점에 서지 않는다(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군자주이불비 소인비이불주).” 군자는 내 편 네 편을 가리지 않고 원칙과 상식, 공정과 정의를 중시하지만 소인은 오로지 내 편인가 아닌가를 따져 모든 것을 재단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강 의원이 자기반성처럼 소속 당의 주장이 곧 유권자의 뜻이라고 예단하고 싸우는 것은 소인의 행동이지 군자의 태도가 아니다. 반면 당의 입장에서 언론을 설득하려 애쓸 때 과연 국민의 의사에 부합하는 것일까 번뇌했던 시간이 적지 않았다는 것은 군자로서의 몸가짐을 갖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중국 송나라 최고의 시인 소동파(蘇東坡)는 중국의 명산 여산(廬山)’을 십여 일간 유람하고도 여산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제서림벽(題西林壁)’이라는 시를 남긴다.

가로로 보면 고개 세로로 보면 봉우리, 원근고저에 따라 모습이 제각각일세(橫看成嶺側成峰 遠近高低各不同·횡간성령측성봉 원근고저각부동), 여산의 참모습을 알지 못하는 건 단지 이 몸이 산 속에 있기 때문이네(不識廬山眞面目 只緣身在此山中·불식여산진면목 지연신재차산중).’ 이 시는 어떠한 대상의 진정한 가치를 알려면 좁고 편협한 관점에서 벗어나 다양하면서도 넓은 시각에서 전체적인 모습을 봐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먼지처럼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는 진인(塵人) 조은산이 올린 시무(時務) 7조 상소문이 세간의 화제다. 2일까지 41만명 이상이 동의했을 정도다.

청와대와 집권 여당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제주일보9.2

 

진인 조은산님께

그리고 네버도 네버 공정치 못한 장안 최대의 게시판이라 야유하기 시작한다면. 입맛대로 편식주의자들 이라고.

 

선왕 폐왕 해가며 폐기처분된 전 왕들에 애민이 보이듯 하지만 그 선왕폐왕에 대해서는 이런 상소문 왜 진작에 쓰지않고. 정권인줄 알았더니 이권이었다던 든든한 후원군 어느 분이 한 말씀과 구중궁궐 깊숙한 곳의 숨은 얘기 때는 왜 침묵하고 있다가 이렇게 대놓고 글 써도 되는 시절에 대한 소회는?

 

시무7세금 감해라. 명분보다는 실리를, 감성보다는 이성을. 인간욕구 인정등이 주요 내용이다. 로마가 망한 이유가 세금때문이란다. 재정 늘리려 로마시민권 확대한 것이 이유가 되어. 쥐어짜는 세금, 방만한 재정운용, 그건 집안이나 기업이나 모두 망하는 지름길이다. 잘 나가던 베네수엘라 망한 이유가 포퓰리즘 퍼주기였다. 진주같이 아름다운 나라를 차베스 독재자 한 명 수십년 정귄 유지위해 포풀리즘하다 망했다. 대부분 국민 길거리 맴돈다 노숙자. 나라를 떠난다.

 

다만 부동산세금은 좋다. 집값 오른 것에 비교하면 연변에 가면 이건 세금 축에도 못낀다. 1가구 다주택을 범죄자 취급한 건 분명 잘못됐다. 그건 자본주의 거부요 욕망부정이요 이성보다는 감성에 감상에 빠진 정책 맞다. 명분보다는 실리를 이란 주제도 북핵은 건물파괴로 돌아왔다.

 

어느 정권이나 꼬집고 야유하려면 수천 건이다. 다만 큰 주제 흐름에 대한 지적이 의미 있으리라. 근데 진보정권의 가치는 소외자를 위한 복지정책이니 어쩌랴. 욕망부정 이성보다는 감성, 이게 그 얘기다. 근데 사실 좀 과하다. 7조에 문통 자신을 돌아보라는 얘기가 그 얘기 아닌가. 왜 문 본인은 국민에게 고통을 요구하는 통령이 되지 못하고 늘 구제하라 긍휼하라 돌보라이런 거시기한 어명만 골라 쓸까. 자기 본인 재산 쓰듯 해서 나라가 니꺼냐로 힐난받는 것처럼, 직접 호소해야 한다. 대국민 향해 조금만 더 참고 버티고 아끼고 땀 흘립시다이리 말하는 대통령 든든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런데, 기득권 천년 뿌리내린 그 깊은 권위주의 뽑아내지 못하면 우리에게는 희망없겠다. 조선 오백년, 신라 천년(통일 후 270). 대국에 빌붙던 조선, 타민족과 야합해서 제민족과 국가 잘라 준 신라, 고구려 잘라 주고 고작 300년도 못갈 것을. 민주화 아직 안됐다. 정치는 진전됐다, 아니 정권은. 대놓고 누구나 맘대로 씹어도 되는 권력됐다. 너무 나가서 경찰이 뺨맞는 정부 됐다. 그것 빼고 전부 안됐다. 국회, 검찰, 사학, 직장, 기업.

 

집문제는 재산문제 아니다. 권위 능력 이용한 축재문제라 그렇다. 이런 이유라면 조국씨가 사실 가장 문제다. 은밀한 권위가 대놓고 권위보다 더 밉거든~ 국민 분노 이유다. 백서 흑서 할 것 뭐 있나, 촛불의 이유인데 권위주의 그 은밀성.

 

과오는 어느 정권이나 있다. 그보다 이런 소재 잡고 한 몫 보려는 또 그 은밀한 언론권력이 밉다. 진인이시여, 그 화려하고 명쾌한 언변 문변으로 제발 언론 좀 풍자해 주이소. 일제시대부터 살아남은 카멜레온! 군화 앞에선 침묵하고 자유 앞에서 자존하던 그들.

 

내부 친일이 문제다. 몽고가 고려침략 최씨무신들 강화도로 피신하고 육지 백성들 도륙당한 그 손해배상은 시효 지났나? 강국이 약국을 먹은 역사 한 두 개인가? 아예 지구상에 종을 없애버린 잉카도 있는데. 해서 사라진 민족 배상보상 청구 자체가 성립안된다. 존재하지 않는 자가 손해배상 어찌하리.

 

그러니까 나라 그렇게 만든 조정대신들 먼저 책임 물어야지. 일본군 동학잡아라 불러들이고 안방 내주고 장기판 입궁되어서 군대 해산당한 조선 권력, 그 권력 이어받은 그 이후의 뿌리들, 그 은밀하고 내밀하고 끈적하고 집요하고 음습하고 거대한.

진인씨 이것까지 꼬집어야 진짜 큰 글 되지 않겠소?

한국농어촌방송/경남=김용희 시인·수필가 / 9.2

 

건설경제 사설] 거래절벽이 부동산시장 안정은 아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3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참석, “청년들이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적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주택을 매수하거나 분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회의에서 “30대가 법인이 내놓은 고가 매물을 영끌로 매수해 주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조만간 부동산 대책의 효과로 집값이 안정되고 신규 공급도 늘어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수 대기자들에게 시장 안정시그널을 주겠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다. 부동산정책 주무장관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다.

 

문제는 시장이 정부의 의도와 다르게 움직인다는 점이다.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지만 여전히 서울 곳곳에서 신고가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았던 노원강북구에서 잇따라 전용 84기준 10억원을 돌파하고 있다. 도봉구도 사상 처음으로 9억원대에 진입했다. 저평가됐던 지역들의 가격이 오르면서 거래량의 40% 정도가 최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6월과 7월 각각 1만건을 훌쩍 넘어섰던 데 비해 8월엔 5분의12000여 건에 머물렀다. 최종 집계에선 더 늘어나겠지만 8월 총 매매량은 7월의 절반도 안 될 전망이다.

 

통상 거래량이 줄면 아파트 가격은 하락한다. 매수세가 꺾인 상황에서 급매물 등이 소화되면 그게 바로 실거래가로 등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최고가를 원하는 집주인과 가격 하락을 기다리는 매수인 간 눈치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매물 잠김 현상으로 매도 우위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지 않는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구입도 크게 늘고 있다. 앞으로 집값은 부동산 대책과 코로나 확산으로 하방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집값을 잡겠다며 정상적 부동산 거래마저 얼어붙게 만드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 장관에게 아직 읽지 않았다는 청와대 국민청원 시무 7의 일독을 권한다. 거래절벽이 시장 안정은 아니지 않은가.9.1

 

상소-하교에 영남 만인소까지 등장...문재인 정부는 조선시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조선시대 형식 상소문청원 글이 화제를 끌자 유사한 형식의 글이 잇달아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12일 올라와 언론 주목을 받은 진인 조은산의 시무 7조 청원 이후 상소문 형식의 많은 글이 올랐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파탄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해당 상소가 복수 언론을 통해 화제가 되자, 시인 림태주 씨는 조은산을 비판하는 하교(下敎, 윗사람의 훈계 또는 임금의 상소 응답 의미)’까지 올랐다.

 

지난달 28일 올라온 림태주의 하교는 조은산의 글을 폄하하는 내용이다. 그는 문장은 화려하나 부실하고, 충의를 흉내내나 삿되었다. 언뜻 유창했으나 혹세무민하고 있었다너의 그 백성은 어느 백성이냐. 가지고도 더 가지려고 탐욕에 눈 먼 자들을 백성이라는 이름으로 퉁 치는 것이냐. 나의 정치는 핍박받고 절망하고 노여워하는 이들을 향해 있고, 나는 밤마다 그들의 한숨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림태주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추천사를 자신의 산문집에 실었던 인사로 알려졌다. 조은산은 이에 대한 재반박도 내놨지만 정치적 입장을 배제하고 글을 평가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달 29일에는 경상도 백두(白頭) 김모(金某)’라는 청원인이 진인 조은산을 탄핵하는 영남만인소라는 글도 올라온다. 영남만인소는 고종 시절 영남 지역 유생 1만 여명이 정부의 개화정책에 반대하며 낸 상소문이다. 제목은 상소를 올린 조은산을 비판하는 내용이지만, 글 내용은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 정책을 꼬집는 것이다. 앞서 올라온 시무 7를 지적하는 듯 하면서도 부동산 차익 관련 논란에 휩싸였던 청와대 인사들을 비꼬고, 문 대통령이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고 반일정책과 친노동적 경제정책 등을 밀어붙인다는 점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잇단 상소문이 올라오면서 일각에서는 나라가 조선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는 비판을 내놓는다. 문재인 정부에선 자신들이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며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실제 백성들은 정부와 관료들을 조선시대의 그것과 유사하게 취급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상소가 잇달아 올라오고 화제가 되는 데 대해 한 페이스북 시민은 “2020년에 왕조시대 상소문이 도배되는 나라가 정상인가라며 국민들이 왕조시대와 같이 상소문을 올리는 것은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지금의 통치방식이 조선시대 당시를 떠올리기 때문 아니겠는가라 지적했다.

펜 엔드 마이크 김종형 기자 / 9.1

 

시무상소(時務上訴)

시무란 때맞추어 국사를 바로잡는 일이며 상소란 대신들이나 지도층이 왕에게 올리는 정책대안이자 솔루션이다. 고려와 근세조선의 왕권을 견제하는 중요한 수단 중에 하나이며 왕의 중요 업무 중 일부는 상소를 읽는 일이었다. 연산군은 무오사화 이후 갑자사화를 일으켜 아니 되옵니다라며 집단상소를 올리는 신하들을 무참하게 제거하다가 폐위 당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된다. 반면 세종께서는 시책에 번번이 반대한 허조와 자신의 즉위를 크게 반대하였던 황희를 늘 가까이 두고 중용했다.

 

시무 상소문이 역사에 기록되기는 통일신라의 최치원’(857~?)으로 올라간다. 그는 당대의 천재로 당나라 과거에 급제하여 승무랑 전중시어사의 벼슬을 지내다가 귀국 후, 진성여왕에게 시무책 10여 조를 올린다. 세세한 내용은 남아있지 않지만 망국적인 골품제를 폐할 것을 위시로 주창한 것으로 짐작 된다. 이미 세계적인 석학인 그는 당나라의 선진문물을 체득하였지만 중국의 일방적인 대국관에 맞서 우리 민족의 역량이 그에 못지않다는 사실을 표명하고 유, , 선은 하나라는 삼교회통의 경지를 추구했다. 쓰러져가는 국운을 재건하기 위한 자신의 상소가 받아들여 지지 않자 은거하며 학문에 전념했다. 고려 6대 성종의 명에 따른 최승로’ (927~989)시무 28가 있다. 그중에 22조가 전해지는데 국방, 외교, 내치, 종교, 정치, 경제에 두루 이르고 있다. 최승로는 최치원의 후손이라고 알려진다.

 

가장 강력한 상소는 지부상소(持斧上疏)로 일명 도끼상소가 있다. 충선왕이 숙창원비(부왕의 후궁)를 범하자 대신 우탁’(1262~1342)이 흰 옷을 입고 도끼를 가지고 짚방석을 메고 대궐에 이르러 크게 상소를 간하니 좌우가 모두 두려움에 떨고 왕이 부끄러운 기색을 지었다. ‘율곡 이이’(1537~1584)시무육조를 통해 십만양병설을 외치며 예비를 역설하였다. 첫째, 어질고 유능한 인재를 충족시킬 것. 둘째, 군민을 보양할 것. 셋째, 재용을 충족히 할 것. 넷째, 변방의 방비를 튼튼히 할 것. 다섯 째, 전마를 준비해 둘 것. 여섯 째, 교화를 밝게 할 것. 그러나 조정과 선조는 이 냉철하고도 뜨거운 상소는 뒷전으로 밀쳐내고 당파 싸움으로 날을 지 세우다가 10년 뒤 임진왜란은 맞는다. 국토는 쑥대밭이 되고 백성은 피바다 속에서 도륙된다.

 

1876년 일제의 강압으로 강화도조약이 체결되자 면암 최익현이 도끼를 메고 광화문 앞에 엎드려 개항과 조선, 일본 간의 국교체결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그 옛날 시무상소는 국록은 먹는 고위직이거나 경륜 깊은 지배층의 전유물이었다. 이제는 어찌 된 일인지 티끌 같고 먼지 같은 백성이 나라님과 대신들 안위를 걱정하여 상소를 올리고 구름 같은 백성들이 옳다고 한다. ‘조국백서가 나오더니 꿰맨 듯이 뒤따른 조국흑서로 국론은 극명하게 나뉘고 무엇보다 지엄하신 나라님과 그 나라님의 마음에 빚이 된 대신은 기생충과 병원균보다도 뭇 하다는 평을 받는다.

 

스스로 먼지와 같다는 사람이 올린 2020 시무상소는 이렇게 시작 된다.

타국의 역병이 이 땅에 창궐하였는바, 가솔들의 삶은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어 그 이전과 이후를 언감생심 기억 할 수 없고 감히 두려워 기약 할 수도 없사온데 그것은 응당 소인만의 일은 아닐 것이옵니다. 백성들은 각기 분하여 입마개로 숨을 틀어막았고 병마가 점령한 저자거리는 숨을 급히 죽였으며 도성 내 의원과 관원들은 숨을 바삐 쉬었지만 지병이 있는 자, 노약한 자는 숨을 거두었사옵니다

 

본론인 시무상소는 7조로 하나같이 적확하고도 힘찬 지적이다. 첫 번째,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두 번째,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세 번째, 명분보다는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네 번째,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옵소서. 다섯 번째,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여섯 번째, 헌법의 가치를 지키옵소서. 일곱 번째, 스스로 먼저 일신 하시옵소서.

 

백성들은 붕어, 가재, 어패류에서 개, 돼지 취급을 받더니만 이제는 먼지가 되어서 까지 상소를 그칠 수 없다. 신하들의 상소와 간언을 경청하고 받은 왕은 성군이 되었으나 주위를 온통 간신들로만 채운 왕은 참극을 당하는 것은 역사적 팩트이다.

 

이 상소는 먼지 같은 백성이 급기야 머리 풀어 제 도끼위에 올려놓고 옷고름마저 풀어 헤쳐 가슴 터지게 부르짖는 외침이 아니고 그 무엇이더냐! 즐비한 대신들과 지존의 나라님 중에 뉘라서 이들보다 더 영명하고 더 절실할까나! 그 누구의 어떤 마음이 어두워지는 폭풍의 바다 위, 백척간두에 선 이 나라의 앞길을 비추이는 횃불이 될까나!

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화가/ 경남도민일보 9/1

 

시무7조 상소, 무엇이 국민 가슴 때렸나

내각의 장관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다른 얼굴이다. 홍남기, 추미애, 김현미, 박능후, 이정옥, 조국, 정병두. ·현직 장관들의 면면이다. 이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치면서 그들이 했던 발언을 생각하면 장관들은 사실만을 말했던가. 아니면 거짓말을 더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드는가.

 

문재인정부 이전까지만 해도 국민들은 장관들의 말을 감히 거짓말이란 단어와 등치시킬 상상조차 안 했다. 김현미 장관은 지난주 "임대차법 국회 통과로 집값 안정 효과가 8월 이후 나타날 것인데 30대가 영끌해서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집을 사는 게 안타깝다"는 발언을 했다.

 

국토부의 23번째 대책의 핵심은 은마, 잠실5단지 재건축 시 공공임대 개념을 넣어 '강남 공급 확대'가 핵심이었는데 실제 추진되는가를 취재해보니 이것은 거짓말이었다.

 

건축법 위반으로 용적률 500%가 애초 성립하지 않아 은마, 잠실5단지 공공참여 재건축은 불가능했다는 게 SH공사 측의 설명이다.

 

검토조차 안 해보고 대책이라고 발표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8월이 지나면 안정될 것이란 말은 도대체 뭘 믿고 하는 소린지 참 뻔뻔스럽다. 지난 7월엔 국회에서 올해 아파트값이 11% 올랐다고 말해 '김현미 거짓말'이 실검 3위에 올랐다. 22번째 대책을 낸 후 국회에서 지금까지 4번밖에 안 냈다고 하고, "부동산 정책은 잘 작동한다"고 우겼다.

 

진인 조은산이란 사람이 "역적 김현미를 파면하소서"라는 상소문2를 올린 게 이즈음이었는데 당시 잘 안 알려졌다.

 

그런데 문()의 장관들은 헌정사 이후 처음으로 변했다. 김현미 장관은 지난주 "임대차법 국회 통과로 집값 안정 효과가 8월 이후 나타날 것인데 30대가 영끌해서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집을 사는 게 안타깝다"는 발언을 했다.

 

국토부의 23번째 대책의 핵심은 은마, 잠실5단지 재건축 시 공공임대 개념을 넣어 '강남 공급 확대'가 핵심이었는데 실제 추진되는가를 취재해보니 이것은 거짓말이었다.

 

건축법 위반으로 용적률 500%가 애초 성립하지 않아 은마, 잠실5단지 공공참여 재건축은 불가능했다는 게 SH공사 측의 설명이다.

 

검토조차 안 해보고 대책이라고 발표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8월이 지나면 안정될 것이란 말은 도대체 뭘 믿고 하는 소린지 참 뻔뻔스럽다. 지난 7월엔 국회에서 올해 아파트값이 11% 올랐다고 말해 '김현미 거짓말'이 실검 3위에 올랐다.

 

22번째 대책을 낸 후 국회에서 지금까지 4번밖에 안 냈다고 하고, "부동산 정책은 잘 작동한다"고 우겼다.

 

진인 조은산이란 사람이 "역적 김현미를 파면하소서"라는 상소문2를 올린 게 이즈음이었는데 당시 잘 안 알려졌다.

영남일보 사설] 민주 이낙연巨與의 나쁜 버리고 協治 펼쳐야

지난 29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이낙연 대세론 속에 진행된 전당대회에서 이 후보가 60.77%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 대표에 선출됐다. 당선 소감에서 코로나19 전쟁에서 승리하고 국회와 대한민국의 통합을 이루는 정치토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영남일보 사설] 민주 이낙연巨與의 나쁜 버리고 協治 펼쳐야

이 대표는 "국난을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려면 국민의 힘을 모아야 한다. 그 일에 여야와 진영이 따로 있을 수 없다""통합의 노력을 강화하는 '원칙있는 협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원칙은 지키면서 야당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겠다는 적극적 의지로 보인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실정, 독선과 폭주의 정치에 불만이 쌓여 있는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 균형과 화합의 정치를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읽혀 일단 반갑고 기대가 된다.

 

협치의 정치를 이뤄나가기 위해서는 국민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하지만 야당의 주장도 타당하다면 폭넓게 받아들이는 수용성도 보여줘야 한다. 이 대표에게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청와대와 정부에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편향되고 왜곡된 인식을 끊어버리고 국민만을 바라보는 정치를 해 달라고도 주문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조선시대 상소문 형식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간언해 수십만 명의 동의를 얻은 '시무7조 상소문'을 허투루 봐선 안 된다. 이 글을 쓴 청원인은 박봉의 월급쟁이고 현 정부를 향해 쓴소리하고 있지만, 오히려 과거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응원했다고 했다. 또 자신이 지지하는 정권의 옳고 그름을 따지며 쓴소리를 퍼부어 잘되길 바라는 게 꿈이라고도 했다. 정부나 여당에 대한 단순한 반감의 글이 아닌 것이다. 진짜 충신은 쓴소리라도 충언이라면 서슴없이 해야 한다. 그래야 "민주당을 유능하고 기민하면서도, 국민 앞에 겸손한 정당으로 개선해 가겠다"는 이 대표의 바람이 이뤄진다. 물론 이 대표와 함께 새 지도부를 이룬 김종민, 노웅래, 양향자, 신동근, 염태영 최고위원도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할 것이다.

 

거여 정책·입법 독주 멈춰야

4·15총선 압승을 동력으로 정부·여당이 독주 모드다. 임대차3법 등을 일방 처리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주춤하는가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지지율 반등 조짐이 보이자 기세를 되살리고 있다.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등 규제3법 의결이 신호탄인 듯하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센 세제를 쓸어 담은 23회의 부동산대책과 임대차3법이 빚은 진풍경을 보라. 곳곳에서 불협화음만 요란하다. 보유세·양도세·종부세 등 '3종 폭탄'을 맞은 다주택자들의 푸념은 그렇다 치자. 집값과 전세가가 동시에 치솟자 무주택자들의 좌절감이 더 커졌다. 전세 기간 연장과 월세 전환 문제로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이 속출하고 있다. 갈데없는 1주택자들도 세금에 가위 눌려 잠 못 이루는 판이다.

 

얼마 전 일방적 공공의대 신설 발표로 의료계와 대치전선이 형성됐다. 그럼에도 거여는 '나홀로 국정'을 이어갈 태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임명도 강행할 참이다. 공수처법을 우격다짐으로라도 고쳐 야당의 처장 비토권을 박탈하겠다는 것이다. '권력비리' 대신 '권력비리 수사'를 없애려는 의도가 드러났는데도 말이다. 의석수에 밀려 힘을 못 쓰는 야당과의 협치엔 연연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이에 따른 여론은 여론조사 기관별로 들쭉날쭉 하긴 한다. 한때 39%까지 떨어졌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주말 47%로 반등했다(한국갤럽). 하지만 이는 일부 종교단체 중심의 8·15 광화문집회가 코로나19 재확산의 빌미를 제공한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국정 지지율의 '추세적 하락' 징후는 그 방증이다. 실질적 성과 없는 독선적 국정으로 국민과의 불화가 알게 모르게 깊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요즘 조은산이란 민초의 청와대 청원 '시무 7'가 화제다. "경자년 여름, 정책은 난무하나 결과는 전무하여 허망하고"라는 그의 지적에 네티즌이 폭발적 반응을 보이는 까닭이 뭔가. 문재인정부 3년을 돌아보면 답은 나온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청년실업은 사상 최대치다. 최저임금 과속과 무차별적 주52시간제를 밀어붙였지만 사회적 약자들의 한숨만 깊어졌다. ()원전도 국내 산업 생태계를 초토화하면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기후악당이란 원성만 더 키우지 않았나.

 

"편견은 내가 타인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타인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 속 명대사다. 여권에 대한 지지율의 '경향적 저하' 기조는 오만의 누적과 무관치 않을 듯싶다. 임기 말에 '캠코더(선거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 같은 편 가르기가 심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편견에 사로잡혀 유능한 인물을 등용하지 못하면 '국정 무능'으로 귀결되기 마련이어서다. 현 정부가 자랑하는 K방역의 성공 비결을 곱씹어보자. 방역당국이 의료진과 진단키트 업체 등 전문가의 고언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의 협력을 이끌어냈기에 가능했다.

 

그렇다면 여권이 이제라도 정책·입법 독주를 자제해야 한다.

829일 전당대회는 176석 거함인 여당이 항로를 수정할 좋은 기회다. 이낙연 신임 대표의 '원칙 있는 협치' 다짐이 빈말이 아니길 바란다. 문재인정부의 궁극적 성공은 '답정너(답은 정해졌으니 너는 따라만 해) 국정'의 수렁에서 벗어나야만 가능할 듯싶다.

파이낸셜뉴스입력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8.31

 

대통령 지지율의 역설

39%까지 떨어졌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반등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주말 발표한 8월 넷째 주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7%. 2주 전보다 8%포인트가 올랐다. 더불어민주당(38%)과 미래 통합당(20%)의 격차(18%포인트)도 다시 벌어졌다.

 

코로나 2차 팬데믹이 가져온 반전이다. 정부는 K방역 성과에 도취해 자화자찬하며 정신줄을 놓고 있다가 바이러스의 기습을 당했다. 상처 입은 권위, 정권 안보의 위기에서 반전의 돌파구를 열어준 건 때마침 스스로 먹잇감이 돼준 8·15 광화문 집회와 이를 주도한 일부 교회의 비상식적 행동이다. 그래, 문제는 교회야!

 

분명히 해둘 건, 필자는 방역 지침을 거스르고 국민 불편과 혼란을 초래한 일부 극우 세력을 비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교회 지도자들을 불러 일부 교회의 몰상식’ ‘엄청난 피해를 주면서 종교적 자유를 주장할 순 없다고 훈계하는 장면에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용과 과학으로 풀어야 할 코로나 방역마저 일부 교회를 희생양 삼아 프레임 전쟁으로 몰아가려는 것인가. 광화문 광장에 울려 퍼진 문재인 심판구호와 대통령의 분노는 무관할 것일까.

 

코로나와의 전쟁 와중에 벌이는 의사와의 전쟁이 심상치 않아 보이는 건 그래서일 테다. 안에서 싸우다가도 밖의 공격을 받으면 집안싸움은 일단 멈추는 게 상궤다. 그런데 이 정부는 의사들에 대한 강경 대응의 수위를 되레 높이며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니 저잣거리는 국민 안전과 생명을 볼모로 의사들을 압박하고, 방역에 실패하면 의사들 파업 탓으로 돌리려는 계산이란 얘기로 흉흉하다. 특권층인 의사 대() 피해 받는 국민의 갈등 구도는 부자 대 서민구도의 판박이가 될 터다.

 

대결적 편 가르기 프레임은 이 정권 사람들 깊숙이 뿌리내린 DNA이자 위기 탈출의 만능 키다. 지난 3년여를 그렇게 허비했다.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으며 약자와 서민 편을 자처하던 조국 일가의 반칙과 불공정의 실체가 드러나자 느닷없이 통제받지 않는 정치 검찰을 이대로 둘 것이냐며 검찰개혁의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갔다. 일본과의 외교 갈등이 무역 분쟁으로 옮겨붙자 죽창가를 띄우고 일본산 불매 운동을 탈출구 삼았다.

 

비핵화 해법 없는 대북 화해정책의 문제를 비판하면 그럼 전쟁하자는 말이냐며 전쟁 대 평화의 프레임으로 역공한다.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을 지적하면 재벌 대 서민의 프레임으로 응수하는 식이다. 부자 대 서민, 친일 대 반일, 조국 대 윤석열, 임대인 대 임차인, 서울 대 지방.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국민은 갈가리 찢기고 정책은 누더기가 되고 시장 왜곡은 심화했다. 싸움이 짙은 선홍색으로 물들수록 지지율 상승이란 반사 이익이 더 커진다. 위험한 반전이다.

 

정권 사람들은 요즘 레임덕 없는 최초의 대통령이란 말을 자주 입에 올린다. 민주당 20년 집권, 100년 정당론에 토 다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높은 지지율에 도취한 것일까. 누더기가 된 초라한 성적표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하나하나 뜯어보자. 양극화 해소를 내걸었지만 소득·자산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일자리 정부를 자임했지만 실업률은 높아졌다. 정부가 업적으로 꼽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제는 어떤가. 원래 좋은 직장이었던 대기업·금융·공공 부문 근로자의 임금은 더 오르고 삶의 질이 개선됐지만, 정부가 그토록 보호하려던 저임금 노동자와 영세·중소 상공인은 직장을 잃거나 더 열악한 사각지대로 밀려났다. ‘저녁이 있는 삶을 내세웠지만 오히려 저녁 끼니가 있는 삶을 걱정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도, 국민의 서러운 눈물을 닦아주는 대통령도,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독립시키겠다는 약속도, 적재적소를 원칙으로 한 탕평 인사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50%에 육박하는 지지율과 176석의 여당 의석을 갖고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 역사는 이를 어떻게 평가할까. 신기루와도 같은, 이 지독한 지지율의 역설을 말이다.

 

청와대 청원 38만명(30일 오후 현재)을 넘긴 시무7조의 주인공 조은산은 일갈한다. “역사는 군왕의 업적을 논할 뿐 지지율을 논하지 않는다.” 재치와 통찰력이 번득이는 구절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잘못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하면 된다. 그렇게 하는데 문 대통령의 취임사만큼 좋은 교과서가 있을까. /중앙일보 이정민 논설위원 8.31

조선에도 없던 시무7은폐 논란

황희가 뇌물에 간통까지?”

14527월 세종실록 편찬 책임자인 정인지가 신료들을 소집했다. 사초를 정리하다 발견한 사관 이호문의 기록이 너무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몇 달 전 영면한 황희가 뇌물로 금을 받고 무신 박포의 아내와 간통까지 했다는 내용이었다.

 

24년간 재상을 지낸 황희는 청백리의 표상이었다. 김종서·성삼문 등은 그럴 리 없다며 펄쩍 뛰었다. 마침 허후가 이호문은 사람됨이 망령하고 단정치 못하다가짜뉴스임을 주장했다. 대선배의 불미스런 기록을 지우고 싶던 정인지도 마음이 동했다.

 

그러나 최항·정창손이 반대했다. 사초를 삭제하면 나쁜 선례를 남긴다는 이유였다. 황보인도 한명의 반대라도 있으면 삭제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 결과 황희의 뇌물·간통 기사는 세종실록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날 회의 내용 또한 단종실록에 기재됐다.

 

.역사가 사관의 기록에 따라 바뀌듯, 사실도 편집자의 의도에 따라 달라진다. 최근 논란이 된 조은산의 시무 7은폐 의혹이 그렇다. 이 글이 국민청원에 올라온 것은 지난 12일이다. 접수 직후 비공개 처리됐고 언론에서 이슈화 된 뒤 공개(27) 됐다. 하루 만에 공개된 국회선진화법 위반 한국당 의원 처벌등과 대조된다.

 

청와대는 공개 기준이 사전 동의 100명 이상이라고 하는데 시무 7는 비공개 기간인 15일간 이미 4만 명이 동의했다. 은폐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7월에도 조은산이 올린 ()치킨자 규제론등이 비공개 처리된 바 있어 의혹을 더욱 키웠다.

 

청와대 관계자는 명예훼손·욕설 등 긴 글을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지만 납득되지 않는다. 특히 그나마 해당 청원이 사회적 관심을 받으며 공개가 신속히 결정됐다는 말은 이슈화 되지 않았으면 더 오래 비공개였을 거란 뜻 아닌가. 그 말은 어쩌면 영원히 묻혔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시무 7가 공개된 날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욕해서 기분이 풀린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했다. ‘시무 7는 공개 하루만에 기준을 넘겨 공식 답변 대상이다. 이번엔 대통령 상소문인 만큼 문 대통령이 직접 답하면 어떨까.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던 취임사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아울러 같은 날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발언으로 유죄 판결 받은 변호사나 대학 게시판에 대통령 비판 대자보를 붙여 유죄를 선고받은 20대 남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혀보자. 조선시대에도 상소문은 왕이 직접 읽고 답했으니. /중앙일보 윤석만 논설위원 겸 사회에디터 8/31

 

천지일보 시론] ‘의적(義賊)’ 출몰!문재인 대통령의 총체적 실정(失政)이 낳은 산물(産物)

요즘 화제의 인물은 단연 30대 일반 직장인이라고 자신을 밝힌 조은산씨다. 또 화제작으로는 그의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국민 청원 시무 7일 것이다. 우선 놀라운 것은 요즘 30대의 젊은 가장의 생각에서 나오는 필력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예리한 필봉(筆鋒)이다. 관심이 가는 것은 그의 화려한 문장력을 넘어 그 안에 알알이 박힌 대한민국의 총체적 난맥상은 물론 방도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점인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필자 역시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 충동이 들 만큼 정치사회경제외교 등 모든 영역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예리한 관찰력과 분별력과 판단력은 물론 지도할 수 있는 능력까지 겸비했다는 데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괄목할만한 것은 여러 정황상 삶의 불만도 있을 법한데, 어디 하나 자신의 푸념과 불만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국정 전반에 걸친 실정(失政)에 대해, 강한 어조로 칼을 휘두르고 싶은 충동마저 어휘력으로 자제하며 조절하고 억누르면서도 지적하고 지도하는 듯한 조화력과 전달력은 참으로 대단하다./ 8.31

 

뉴스티앤티 사설] '이게 나라냐 vs 이건 나라냐'

201610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비롯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촛불시위가 시작된 이후 11월부터는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열렸다. ‘2016 민중총궐기대회로 명명된 촛불집회는 최순실 국정농단의 진상 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한목소리로 서울을 비롯하여 부산·광주·전주·제주·부산·울산·강원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졌다. 언론을 통해서 최순실 국정농단을 접한 많은 국민들이 이게 나라냐를 외쳤고, 촛불집회의 위세 앞에 2016129일 국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의 협조 하에 찬성 234·반대 56·무효 7·불참 1표로 가결시켰다. 그야말로 3.15 부정선거를 바로잡고자 일어난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부가 무너졌던 것처럼 박근혜 정부 역시 지속되는 촛불집회로 인해 서서히 무너져가고 있었다.

 

결국 2017310일 헌법재판소는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과 대통령의 권한남용 및 헌법 수호의지 부족을 중대한 헌법 위반으로 판단하여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켰다. 박근혜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로 불명예스럽게 파면을 당하며 5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고, 5.9 조기 대선에 의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지난 2017510일 정부 출범 초부터 지금까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이게 나라냐를 외쳤던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정권을 잡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고 외쳤고, “약속을 지키는 솔직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취임사 제목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일반 국민들에게는 그다지 좋은 의미로서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아닌 안 좋은 의미로서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이게 나라냐는 국민들의 외침이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렸다면, 지난 815일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를 향한 이건 나라냐는 외침이 등장했다.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지명하면서 들끓는 비판 여론을 기회로 보수진영을 비롯한 종교계 인사들이 광화문에 운집한 이후 코로나19의 확산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광훈 목사를 필두로 한 문재인 정부의 失政(실정)을 비판하는 인사들이 지난 8.15 광복절 집회를 열고 이건 나라냐를 외치기 시작한 것이다. 전광훈 목사를 위시한 지난 8.15 광복절 집회 주최 세력이 코로나19 재확산을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는 것과는 별개로 코로나19 감염의 위험 상황과 우천 속에서도 그 정도의 인파가 몰렸다는 것은 현 정부가 그냥 간과할 것이 아니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열흘 전쯤 가까운 선배에게 동생! 만나서 상의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8.15 광복절 집회에 다녀와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지금 자가격리 중이라 자가격리가 끝나면 나중에 다시 연락을 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 선배가 8.15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았다. 보수적 성향을 가진 선배이기는 하지만,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던 촛불집회에도 몇 차례 참석했던 적이 있는 선배이기 때문이다. 이 선배처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이제는 문재인 정부의 失政(실정)을 비판하는 집회에 참석하는 것은 그냥 예삿일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특히, 지난 2012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며 지원연설까지 나섰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나 20195.9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캠프에 참여했던 신평 변호사 그리고 진보적 성향을 견지하던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이나 기생충 박사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그리고 민변 출신의 법무법인 해미르의 권경애 변호사 등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 사태 이후부터 현 정부의 失政(실정)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지를 청와대와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심각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강양구 미디어 전문 재단 TBS 과학 전문 기자·권경애 변호사·김경율 전 집행위원장·서민 교수·진중권 전 교수 등 5명이 공동집필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일명 조국 흑서가 출판계의 불황에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불티나게 팔려 나가는 가운데,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 등 조국 백서추진위원회가 집필한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일명 조국 백서8위에 머무른 사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티끌 같은 존재 塵人(진인)’으로 표현한 인천에 거주하는 한 평범한 시민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塵人(진인) 조은산이 시무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풍자성 청원이 청원시작 4일 만인 30일 밤 10시 기준 389,491명이나 동의를 얻었다는 사실은 진영논리를 떠나 많은 국민들이 현재의 청와대와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이라도 청와대와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塵人(진인) 선생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부디 일신하시어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비로소 끝내주시옵고 백성의 일기 안에 상생하시며 역사의 기록 안에 영생하시옵소서라는 일침을 마음 속 깊이 새겨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초유의 國難(국난)에 처한 나라를 위해 日新(일신)할 것을 간곡히 촉구하는 바이다. 8.31

 

필자는 요즘 대한민국의 상황을 보며, 조선시대 사대사화(四大士禍-무오.갑자.기묘.을사)로 인해 조정은 명분논리에 휩싸였고 전국은 탐관오리가 들끓고 백성들은 도탄에 빠져 허덕이는 가운데서도 붕당(朋黨)정치로 결국은 왜()의 침략을 초래한 그때를 떠올리곤 한다.

 

지금 대한민국 위정자들은 진영의 명분논리에 갇혀 국정은 발목 잡혀 있고, 그 틈을 타서 중앙 내지 지방 관료들은 예기치 못할 앞날을 대비하기 위해 혼자만 살겠다고 탐관오리로 변해가고, 백성들은 질병과 장마와 태풍 등 재난과 재앙으로 하루 일해 하루 살아가던 기회마저 사라져 가고 있으니 이보다 더 참담한 현실이 어디 또 있겠는가.

 

그래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와 정부와 여당은 바람과 같은 지지율과 토착 지지 세력만 믿고 백성들의 아우성을 못 들은 체 애써 외면하고 있다. 왜 못 들은 체 할까. 백성들의 아우성을 들어주는 것이 야당과 반대세력에 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집과 명분은 나라를 망하게 하고 백성을 죽이는 첩경임을 왜 모른단 말인가.

 

감언이설로 백성들에게 감성팔이 장사한 지 어언 4년이 흘러간다. 그 사이 법치주의 대한민국은 자고 나면 하나씩 법이 속절없이 파괴되고 무너져 가고 있는 것이다. 표를 의식한 나머지 감성팔이를 하다 보니 즉흥적 비위맞추기식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대기 바쁜 이 정권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로 인해 나라의 근간인 법은 뿌리째 뽑혀 나가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이런 상황을 매일 목도하면서 궁금증이 들기 시작한다. 나라가 붕괴 되는 작금의 현실이 문재인 정권의 실정인가 아니면 의도된 계획인가를 말이다. 도대체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는가. 왜 어렵게 쌓아 올라온 대한민국을 부흥 발전시키지는 못할망정 모든 분야의 제도와 질서를 파괴시키고 있는가.

 

예부터 나라가 파탄지경에 이르고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게 되면 백성들은 어쩔 수 없이 장길산 임꺽정 홍길동(광해군 때 충청도 지역에서 활약한 실존 인물이면서 허균이 자기의 소설 속에 이 홍길동을 등장시켰으며, 교산 허균은 이 홍길동을 통해 부패한 시대를 청산하고 차별 없는 이상 세계 곧 율도국을 꿈꾸었음)과 같은 의적(義賊)이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기를 기대하고 또 실제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의적은 언제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만큼 그 시대 부패의 골이 깊고 부패한 권력의 벽이 높았다는 얘기가 아니겠는가. 오늘날도 거대 여당은 물론 정권을 떠받치고 있는 골리앗과 같은 위력을 보면 알만하지 않은가. 오늘날 문명시대의 의적은 다름 아닌 시대를 간파하고 허를 찌르는 예리하고 용맹스런 필봉을 지닌 조은산씨 같은 인물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부패한 권력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의적이 휘두르는 필봉에 맞설 대안책 찾기에 부심할 뿐 진실과 호소엔 눈감아 버릴 것이 불 보듯 훤하다. 그 부심하게 찾은 대안책이 무엇이겠는가. 구름과도 같은 토착지지층으로부터 무자비하게 날아오는 독화살과 같은 댓글들이 아니겠는가. 정권은 또 이를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을 것이고, 토착지지층의 노고에 치하를 보낼 것이다.

 

권력은 일장춘몽과도 같다는 이치를 왜 외면하려 하는가. 곧 인과응보(因果應報)로 닥칠 앞날을 왜 깨닫지 못하는가. 훗날 남는 것은 지지율이 아니며, 오히려 지지율에 연연해 백성들을 도탄에 빠뜨린 그 실정(失政)만이 선명하게 기록으로 남을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시무7를 올린 조은산씨, 이 글을 상소문으로 올리기까지는 쉬운 결정은 아니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냉철히 직시하고 용기 내어 이 어지러운 세상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켜 준 데 대해 필자는 상당한 신뢰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젠 비정상이 정상이 된 나라라는 것쯤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세상이 돼 버렸다. 그래도 이번만큼은 진영논리로 상소문의 본질을 감추고 왜곡하고 폄훼하고 흐리지 말고, 보통시민의 바람이며 애국 국민의 호소며 충언이며 안타까운 심정이라 여기고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주문해 본다. 한마디 한마디 속에 담긴 메시지는 많은 사람의 귓전에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아 맴돌게 될 것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이 시대에 진정한 의적이었음을 훗날 분명히 기억할 것이다. 정녕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고 대통령은 머슴일진대, 한 쪽만 바라보고 한쪽 말만 듣고, 또 다른 쪽의 애타는 간청과 호소는 끝까지 외면한 채, 보지도 듣지도 않는 대통령, 나라꼴이 이 지경이 됐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는 대통령이 지금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다.

이상면 편집인 (lemiana@newscj.com) 8.30

 

충남일보 사설] 백성의 상소문 가볍게 넘겨서 안 된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시무 7란 글이 세간에 화제다.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으로 올린 사람은 두 아이를 키우는 30대 후반의 평범한 직장인 남성이다.

 

글은 조선시대 상소문 형태의 글로 집값 폭등 등 정부 실정을 신랄하게 비판한 글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에게 세금을 감하고, 명분보다 실리 외교에 임하고, 신하를 가려 쓰라는 등 일곱 가지를 직언도 담겨 있다. ‘현미’ ‘해찬’ ‘미애등 현 정부 실세의 이름을 딴 비난 글도 살렸다. 어지간히 정성 들여 쓴 글이 아니다. 옛 상소문의 형태를 빌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20만명의 동의가 넘었기에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내놓게 됐다.

 

청원 글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겨냥해 "집값이 11억원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어느 대신은 현 시세 11%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고 하는 등 정부 정책 전반을 거세게 비난했다. 해당 청원 글은 지난 12일에 작성돼 전날 오전까지 46천여 명이 동의했으나 게시판에는 공개 처리가 돼 있지 않다가 여론이 악화 도자 청원 글은 27일 오후 다시 공개 처리됐다.

 

청와대는 청원 글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명예훼손 성격의 청원이나 중복 청원 등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내부 검토를 거쳐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조치였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비공개 처리돼 논란을 빚었던 시무 7조 상소문이 공개로 전환된 지 3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는 이번 상소문을 어떠한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연산군 때는 상소 삼사 관료까지 처벌해 그 기능을 사실상 없애기도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상소할 때 상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목을 쳐달라지부상소(持斧上疏=목을 내놓는 상소)’라는 것도 있을 정도로 대단했다.

 

또 선조 때 대표적으로 왜국 사신의 목을 베고 국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조헌의 상소가 이채로웠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선조는 결국 임진왜란 때 한양을 버리고 도망가야 했다는 역사도 있다. 때문에 지금의 상소문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왜 청원인의 글에 공감 댓글을 남기며 열광하는지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평양 기생 초월의 상소병정놀이 임금님

평양의 용천(龍川) 기생 초월(楚月)이 헌종 임금에게 상소문을 올렸다. 1846년이었다.

15살밖에 되지 않는 어린 기생초월은 자신을 누구나 꺾을 수 있는 길가의 버들이요, 담 밑의 꽃이라고 소개하면서 임금을 호되게 꾸짖고 있었다.

 

상소문 중에는 헌종 임금이 병정놀이에 빠져 있다고 질타하는 얘기도 있다.

임금께서 스스로 대장이 되고말달리고 다투는 소리가 궐문 밖까지 들리니 거리의 남녀노소가 오늘은 전하 편이 이겼다는데 병자호란이냐 임진왜란이냐하면서 숙덕거리고 있습니다고 꼬집고 있었다.

 

초월은 그 진 치는 놀이가 한 달에 대여섯 번이나 된다고 했다.

헌종 임금의 지나친 음주도 비판하고 있었다.

갑오년(1835)에 등극하신 이래임금의 자리에 않아서 밤늦게 술을 마셔 눈이 게슴츠레하고 옷고름을 매지 못할 만큼 몸을 가누지 못하며, 익선관도 벗어버리고, 왼손으로 창녀의 치맛자락을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짚고 난간에 기대서서 노래를 부르니.”

 

임금이 이 모양이니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리 없었다.

조정에는 좋은 얼굴을 한 큰 도적이 가득하여 국사를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신하가 강도가 되니, 백성은 어육(魚肉)이 되어 도탄에 빠졌습니다.”

 

괴담도 사방에서 번지고 있다고 했다. 초월은 그 괴담을 임금에게 전달하고 있었다.

일사양두월 이중일각시 일팔용구왕 시월중중심(一巳兩頭月 二中一角時 一八用口王 十月中中心)’이라는 괴담이다.

 

초월은 이를 풀이하고 있었다.

417일 신축일에 너희 나라에 근심이 있다는 것이다.

 

초월은 망국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임금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백성이 귀의해야 할 곳은 임금이옵니다. 그런데 임금이 배우기를 게을리 하고 덕을 쌓지 않고 있사옵니다. 인정(仁政)을 펴지 못하여 인심이 화합하지 못하니.”

태조께서 등극하신지 450, 3000리 강토와 361()의 창생이 임금의 대에 와서하루아침에 망하게 된다면 이 어찌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조선시대에는 이렇게 ‘15살 기생까지 나서서 임금의 실정을 비판하고 있었다.

상소의 과거사가 단절되나 했더니,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재현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時務)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글이다.

 

글을 올린 진인’, ‘먼지 같은 사람인천에서 어린 두 자녀를 키우는 30대 가장이라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글과 관련된 일은 하지 않는 박봉의 월급쟁이라고 했다. “세상 밑바닥에서 밥벌이에 몰두하는 애 아빠일 뿐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글을 게시판에서 숨겼다가 비판이 일자 공개로 전환했다고 한다. 많은 국민이 읽을 만한 예리한 글이었다. /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2020-08-28

 

폐하와 백성이 합쳐 망친 나라로 기록될 것에 쓴소리한 시무7조은산

박봉의 30대 가장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시무(時務) 7라는 상소문을 올려 화제가 된 진인(塵人) 조은산은 인천에 사는 평범한 30대 가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일보는 지난 27조은산의 정체는 인천에서 두 자녀를 키우는 30대 후반의 남성이라고 보도했다. 조은산은 실명이 아니라 필명이다.

 

이 매체에 따르면 조씨는 글과 관련된 일(작가 등)은 하지 않는 박봉의 월급쟁이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살면서) 큰 업적을 이룬 사람도, 많이 배운 사람도 아니며, 그저 세상 밑바닥에서 밥벌이에 몰두하는 애 아빠라고 했다.

 

그는 스스로를 진인(먼지 같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는데 총각시절 일용직 공사장을 전전했고, 당시 현장에 가득했던 먼지와 매연이 제 처지와 닮았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조은산이란 이름의 작가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인천에서 펜션을 운영한다는 동명의 시인이 곤혹스러워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메일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고 했다.

 

특히 그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응원했으며, 현재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라고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12진인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청원을 게시했다.

 

마치 조선시대 상소문 같은 청원글에는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을 꼬집으며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문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글에서 조씨는 다음과 같이 7가지로 나눠 문 대통령에게 주청해 올린다고 했다.

.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 스스로 먼저 일신(一新)하시옵소서

 

그는 역사는 군왕의 업적을 논할 뿐 당대의 지지율을 논하지 않는다”, “겸과 노민은 죄가 없다. 이는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욕구를 죄악시 하여 폐하(문 대통령) 본인 스스로도 지키기 힘든 것을 아랫 것들에게 강요한 폐하 스스로의 잘못”, “한날 한시에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을 기립시켜 폐하의 실정에 대한 의견을 물어달라”, “나라와 백성의 근간인 헌법이 조각나 깨어지듯 민심 또한 조각 나 깨어져 흉흉하고 온 나라가 서로 쪼개져 개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그 꼴이 참으로 처참하기 이를 데 없다”, “이 나라는 폐하와 더불어 백성들이 합쳐 망친 나라로 역사에 기록될 것등이라며 문 대통령과 현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해당 글은 비공개처리됐고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숨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청와대는 청원을 검토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이라며 27일 다시 공개 처리했고, 28일 오전 청원글은 청와대가 답변을 내놓아야 하는 기준인 20만 동의를 돌파했다.

 

청원글에 관해 조씨는 제가 가진 얕은 지식으로 현 시대를 보고 문제점을 느꼈고 그 부분을 얘기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제가 지지하지 않는 정권을 향한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지지하는 정권의 옳고 그름을 따지며 쓴소리를 퍼부어 잘되길 바라는 게 제 꿈이라고도 했다. 또 그는 묻혔던 청원이 온전히 공개돼 국민들로부터 동의 받을 수 있게 돼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알려지는 게 두렵다라며 “(앞으로) 소신을 가지고 글을 쓰기 위해 평범한 소시민의 자리를 계속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씨는 지난달 14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을 비판하는 치킨계의 다주택자 ○○이 두마리 치킨을 규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려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해당 글에서 조씨는 주택=치킨’, ‘다주택자=다치킨자로 비유해 정부 정책을 비웃었다.

 

그러나 이 때도 해당 청원은 특정 (치킨) 브랜드를 언급했다는 이유로 비공개 처리됐고, 이튿날 다치킨자 규제론을 펼친 청원인이 삼가 올리는 상소문을 다시 올려 청와대를 비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8.28

 

현대판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리바이어던(Leviathan)”. 감히 그 누구도 맞서지 못할 정도로 무서운 수중 괴물이다.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 1588~1679)는 이상적인 국가상으로 누구도 반항할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국가를 상정했다. 무시무시한 국가가 필요한 이유로 홉스는 국가가 생기기 전의 인간 모습을 들며서 자연 상태를 설명한다.

 

자연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본능적으로 경쟁자를 누를 힘이 있어야만 하고, 상대보다 더 큰 힘을 보이기 위해 싸움을 거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계속한다.

 

이런 투쟁 상황에서는 누구도 자신의 생존과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다 보니 계약을 어기는 자를 엄하게 처벌하여 사회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도록 하는 힘, 홉스는 그것을 국가라고 봤다. 강력한 국가는 리바이어던 같은 괴물이어야만 사람들의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재확산으로 국민들의 공포심도 커지고 있다. 단순히 공포심만 커지는 게 아니라 이러다 사람 잡는 코로나가 국민 갈등까지 극대화시킬 판이다. 억지로 핑계처를 찾거나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특정 집단이 매도되기 시작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코로나 초기에 이만희 총회장의 신천지라는 종교집단이 그랬다. 또한, 이슬람 중앙회의 자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열린 청주의 야외 집회에서 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SNS상에는 특정 종교를 비난하는 댓글 일색이다.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라고 자제를 권하는 댓글도 일부 있지만, 사람들의 공포심은 이미 혐오감으로 변질되어 있다.

 

이번에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가 논란의 중심이다. 기독교 단체 내에서도 종교의 자유가 다른 사람의 안전과 건강을 해칠 권리는 아니다.”라며 자중을 촉구하는 목소리부터 이단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종교 내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이에 더해 그들이 주도한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이 매도되고 있다. 이는 SNS 상의 각종 매체와 가짜뉴스 등을 타고 번지면서 상반되는 정치 진영 간의 갈등과 혐오로 변질되고 있다.

 

정치 진영 대결로 변질되고 있는 것은 또 있다. 의사 파업에 따른 정부의 전공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이 그것이다. 코로나 초기부터 구슬땀을 흘리며 온몸을 바쳐 온 의료인들에게 고마워할 때는 언제고, 하필이면 코로나 한복판 와중에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과대학 설립 논란으로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냐는 의료계 측과 그래도 국민을 위해 공공 의료인력 확충과 지역의사 양성이 필요하다고 맞서는 정부 측의 갈등이 국민을 더욱 가슴 졸이게 만들고 있다.

 

마치 종교전쟁 뒤의 혼란 상황처럼 모든 사람들이 각자 살아남기 위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하는 것과 흡사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본능에 충실한 저잣거리 민심은 진인 조은산이라는 사람의 시무7조 상소문에 열광하고 있다. 저잣거리 민심을 적나라하게 반영했다는 것이다. 반면, 반대 진영은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이 상승하자 외부의 어려움이 닥칠 때에는 대통령 위주로 국민의 힘을 결집하자.”랠리 어라운드 더 플래그(Rally around the flag)” 효과를 강조한다.

 

코로나19의 전면적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당국의 총력 대응에 많은 국민들이 협조하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단으로 특정되는 종교를 제외한다면, 그 어떤 종교가 코로나 확산을 무시하고 집회를 하겠으며, 특정 직업군이나 정치진영이 방역 총력 대응에 소홀히 임하겠는가.

 

세월이 흘러도 홉스 사상의 본질이나 현대 정치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최선의 정치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극복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말이다. 방역 당국의 고군분투에 박수를 보내고, 무시무시한 경고가 아닌 국민의 총의를 모아 사람 잡는 코로나와의 전쟁에서도 승리하고 국민 갈등도 봉합하는 슬기로운 총력전을 기대한다. / 신용한 서원대학교 교수 /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ilyo@ilyoseoul.co.kr 8.28

 

서울 경제사설]정권 꼬집은 상소문청원 급증한 까닭 새겨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으나 비공개 처리돼 논란을 빚었던 시무7조 상소문이 공개로 전환된 지 하루 만인 2830만명가량의 동의를 얻었다. 옛 상소문 형식의 이 글은 12시무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으로 게시판에 올라왔으나 한동안 공개되지 않아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차단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빚었다. 하지만 27일 공개 전환되자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내놓아야 하는 20만명을 단숨에 돌파하는 등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무(時務)란 당대에 중요하게 다뤄야 할 시급한 일을 뜻한다. 과거 왕조 시대에 민생이 도탄에 빠졌을 때 나라를 걱정하는 신하들은 시무를 올렸다.

 

자신을 진인 조은산으로 칭한 청원인은 상소문에서 집값이 11억원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어느 대신은 11%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인다” “이 나라가 폐하의 것이 아니듯 헌법은 폐하의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는 등 문재인 정부의 정책실패를 꼬집었다. 이어 세금 감면, 감성이 아닌 이성 정책, 명분보다 실리 외교, 인간의 욕구 인정, 총명한 인재 기용, 헌법가치 수호, 대통령부터 일신 등 일곱 가지를 조언했다. 청원인은 인천에서 두 자녀를 키우는 30대 직장인 남성으로 알려졌다. 오죽 답답했으면 평범한 서민이 국정운영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글을 올렸겠는가.

 

이에 많은 국민이 응원하는 것은 청원인이 지적한 내용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실정과 오기의 정치에 대한 누적된 불만과 절망의 표출이다. 국민들은 조국 사태등을 거치면서 공정과 정의·평등을 외쳐온 문재인 정부의 이중성을 목도했다. 또 독선과 폭주의 정치에 답답해하면서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이번 상소문은 가볍게 웃고 넘겨서는 안 된다. 여권은 국민들이 왜 청원인의 글에 공감 댓글을 남기며 열광하는지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당파나 개인의 이익을 떠나 다수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지금이라도 해주기 바란다는 네티즌의 말을 새겨야 할 때다. 8.28

 

질책에 답하는 지도자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언한 조선시대 상소문 형식의 청원글이 화제다. 대통령과 측근 참모들을 통렬하게 질타하는 이 글에 대한 반응 역시 찬반양론으로 나뉘었다. 원고지로 약 70매에 달하는 시무7청원은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청원인은 코로나19로 적지 않은 사람이 죽고, 이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으로 서민들의 삶이 더욱 힘겨워진 현실을 적나라하게 적시한 뒤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제 당파와 제 이익만 챙기며 폐하의 눈과 귀를 흐리고 병마와 증세로 핍박받는 백성들의 고통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다며 시무 7조를 고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글이 청와대 게시판에 제대로 노출되지 않자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일부러 비공개 처리를 한 것 아니냐는 은폐의혹도 나왔으나, 청와대는 명예훼손 성격의 청원이나 중복청원 등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돼 작년부터 100명 이상의 사전동의를 받은 글만 내부 검토를 거쳐 공개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 12일 작성된 이 글에는 27일 오후 4시 현재 9만여 명이 동의했으나 게시판에는 공개처리가 돼 있지 않다. 게시물을 보려면 연결주소(URL)를 직접 입력해야 한다. 청원인은 이 글에서 세금을 감하라를 비롯해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는 정책을 펼치라”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는 외교에 임하라”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라” “헌법의 가치를 지키라” “스스로 먼저 일신하라등을 조언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과 경제정책 전반을 조목조목 비판한 셈이다./ 경북매일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8.27

시무 7조 상소문을 보며, 러시아 혁명이 떠오른 이유 조선일보 2020.09.05

윤희숙처럼 사이다 날렸다"···이게 '시무7' 신드롬의 이유 중앙일보 2020.09.01.

"졸렬하고 억지"'시무 7' 반박, 시인 임태주 '하교' 글 화제 부산일보 2020.08.30

시무7조에 "사악, 부화뇌동" 어느 시인의 반박글 등장 조선일보 2020.08.30

 

고구마 같은 세상, 뻥 뚫어줬다" 시무 7조 신드롬 조선일보 2020.08.29.

개그맨도 정치풍자 못하는 시대, '시무7'가 정치 때렸다" 중앙일보 2020.08.29.

보통 10일인데시무 7’ 15일이나 걸린 늑장 공개 논란 중앙SUNDAY 2020.08.29.

20대가 본 시무7조 상소문"너무 비꼬았다" vs "핵심 짚어" 한국경제언론사 선정 2020.08.28.

시무 7조 상소문쓴 청원인은 노무현 지지했던 30대 가장 국민일보 2020.08.28.

'시무7' 세로로 읽으니... 김현미 이해찬 추미애 이름이 조선일보 2020.08.28.

'시무7' 조은산 "저는 평범한 39세 애아빠개인언급 않겠다" TV조선 2020.08.28.

정권 비판한 '시무 7조 상소문' "왜 숨기나" 논란, 뒤늦게 공개 조선일보 2020.08.28.

[원클릭 뉴스] 시무7조 상소문, 재공개 뒤 하루 만에 청원 20만 돌파 주간동아 2020.08.28.

 

청원 10일내 공개됐었는데'시무7' 15일에 늑장공개 논란 중앙일보 2020.08.28.

'시무7' 조은산의 마지막 쓴소리는 "오천만의 백성은 오천만의 세상" 한국일보 2020.08.28.

"폐하 일신하시옵소서" 청와대 청원 게시판서 숨겨진 상소문[전문] 더팩트 2020.08.27.

화제의 '시무 7' 쓴 조은산은 "평범한 30대 가장" 한국일보 2020.08.27.

보이지 않는 '시무7조 상소문'"청원 게시판은 친문 게시판인가" 한국경제 2020.08.27.

[13,058자 전문] 문대통령에 직언 '진인 조은산 시무7조 상소문' 아시아엔 2020.08.27.

이 나라가 폐하 것이 아니듯, 헌법은 폐하의 것이 아니옵니다" [전문] 조선일보 2020.08.26.

세금으로 빼앗고, 빼앗고" 청와대 게시판에서 숨겨진 상소문 조선일보 2020.08.26.

[전문] "조정 대신은 당파만 챙기고"온라인 달군 현대판 `시무 7` 매일경제

보통 10일인데시무 7’ 15일이나 걸린 늑장 공개 논란 중앙SUNDAY

 

청와대 시무7조 상소문왜 숨겼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 있다. 조선 시대 상소문 형식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보낸 것이다. 장문이지만 내용 하나하나가 망치로 가슴을 때리는 명문장으로 이어져 있다.

 

지금 이 땅에서는 나라 살림을 맡은 자들이 경제를 정치의 시녀로 만드는 데 저마다 앞장서고 있다. 정치권의 재정 남발은 끝이 없다. 나라 곳간은 텅 비고 채권 증서들만 쌓여간다. 청원자 역시 자신의 시무(時務) 7조 가운데 가장 먼저 세금 문제를 거론한다. 그 표현이 절절하다. “부유한 것이 죄는 아니거늘 소득의 절반을 빼앗고/부자의 자식이 부자가 되면 안 되니 다시 빼앗고/ 기업을 운영하니 재벌이라 가두어 빼앗고/ 다주택자는 적폐이니 집값 안정을 위해 빼앗고/ 일주택자는 그냥 두기 아쉬우니 공시가를 올려 빼앗고/ 임대사업자는 토사구팽하여 법을 소급해 빼앗고/ 한평생 고을 지킨 노인은 고가 주택에 기거한다 하여 빼앗으니라고 한탄한 후 이렇게 호소한다. “조세는 나라의 권한이고/ 납세는 백성의 책무이나/ 세율은 민심의 척도이옵니다.”

 

시무 2조는 나라 정사에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길 것을 간하고 있다. 대통령과 관료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스스로 벌어먹지 않고 노니는 백성이/ 스스로 벌어 토하듯 세금을 갹출한 백성의 피와 땀에 들러붙어 배를 두드리고/ 나라의 곳간을 갉아 재정적자를 초래하는 것은 감성이오/ 진정으로 나라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곳간을 열고 자비를 베풀어 구휼하며/ 재정을 알뜰히 하여 부국강병의 초석을 닦는 것은 이성이니/ 감성이 이성을 이기면 게으른 백성이 고기를 씹고/ 이성이 감성을 앞서면 게으른 백성이 고기를 얻기 위해 화살촉을 갈고.”

 

이런데도 정부는 유령 일자리에 54조 원을 쏟고 금싸라기 같은 예산에서 3분의 1을 복지 명분 삼아 공짜로 나눠주겠다고 속삭인다. 경제부총리라는 사람은 실체가 불분명한 한국판 뉴딜에 올해 48000억 원, 내년엔 무려 20조 원을 쏟아붓겠다며 용비어천가를 부른다. 상소인의 국정 비판은 계속된다. “또한 폐하께옵서 그리 씹어대고 물어뜯던/ 22조의 4대강 사업이 그 실체라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이성이 감성을 누른 까닭이라는 지적은 이번 수해로 민심이 나빠지자 갑자기 4대강을 헐뜯으면서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라고 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하긴 홍수로 몸서리친 섬진강은 4대강 사업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던 곳 아닌가.

 

헌법에 의거해 그 자리에 오르신 폐하 스스로/ 헌법의 가치를 훼손하고 적시된 조항을 무시하며/ 헌법에 내재한 백성의 가치를 짓밟고/ 헌법이 보장한 인권의 권리에 침을 뱉으사/ 헌법이 경계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무아지경으로 휘두르니라는 비판 역시 듣는 이의 심장이 얼어붙게 할 것이다.

 

과연 말 그대로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법 앞의 평등을 말하더니 지난 3년간의 실상은 법치 파괴였다. 권력기관을 정치에서 독립시키겠다면서 검찰을 장악하려 온갖 패악을 서슴지 않는다. 국민보다 정파 이익을 우선시키는 정권임을 노골화했다. 그런데도 청와대 수석보좌관 출신 정치인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권력형 비리가 사라졌다” “민주정부의 전형이자 모범이라고 자화자찬한다. 이런 와중에 사법 독립을 수호하고, 권력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대법원장은 대법원을 껴안은 채 진주성 촉석루에서 몸을 던졌으니 이런 희비극도 다시없을 것이다. “이 나라가 폐하의 것이 아니듯/ 헌법은 폐하의 것이 아니옵니다라는 상소인의 외침이 참으로 준엄하다.

 

조은산 씨 청원문의 게시 기간은 911일까지다. 그러나 교묘하게 숨김 처리돼 있다. 아마도 폐하/ 스스로 먼저 일신하시옵소서/ 폐하의 적은 백성이 아닌,/ 나라를 해치는 이념의 잔재와/ 백성을 탐하는 과거의 유령이며/ 또한 복수에 눈이 멀고 간신에게 혼을 빼앗겨/ 적군과 아군을 구분 못 하는 폐하 그 자신이옵니다라는 간언(諫言)에 간담이 서늘해졌기 때문이리라. 청와대의 치졸한 처사를 고발하는 차원에서 직접 들어갈 수 있는 주소를 공개한다. 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MYVsJv

문화일보 이신우 논설고문 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