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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는 이야기

통영 욕지 무인섬 봉도에서(11.7.3)

by 이성근 2013. 6. 9.

 

 

봉도는 통영시 욕지면 동항리에 있는 약 4만평 정도의 무인섬이다.  3년전부터  이 섬을 관리하는 관리자 한 명이 상주하고 있다.   욕지도 북쪽 5.5km 지점에 있고 삼덕항에서 15.5km 뱃길로는 약 30분 걸린다.  정기항로가 없어 낚시배를 대절했다.  십수년 전 이 섬을 매입한 지인의 부탁으로 동행하게 됐다.  원량초등학교 봉도분교가 있었지만 1993년 폐교가 된 이후 거주하던 2~3가구의 주민들은 인근 섬이나 육지로 이주한 상태였다.  쑥이 많이 자생하여 쑥도라고도 불리는데  맨 먼저 터잡고 살았던 사람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예컨데 추도주민 주당, 송순백이 일가족(2남2녀)을 데리고 술 없는 곳을 찾아 도착한 곳이 봉도라고 한다.  봉도와 여를사이에 두고 소봉도가 있다. 섬은 장축(남북)560m, 단축(동서) 200m로 최고봉은 95m에 불과한 섬이나 지형이  ㄱ 자 형인데다 물이 나서 거주가 가능한 곳이다. 파식을 받아 형성된 대규모 해식곡과 만입, 두각지 등이 있고 북쪽으로여가 발달 해 있다.      

해식애는 수직 수평 절리가 발달해 있고 경사도는 45도 높이 10m 정도이다.

 

 아침 7시 영도를 출발해 9시 다 되어갈 무렵 삼덕항에 도착했다.  해무가 짙었다.  

 욕지를 비롯하여 주변 섬으로 가는 낚시꾼이 대부분의 탐방객이었다.  통영은 섬이 많은 고장이다. 전라남도 신도에 이어 두 번째다.  욕지도 주변은 그 핵심이다.

 곤리도 옆 무인섬을 스친다. 왜가리와 백로서식처다.

바다는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해무가 지욱한데 낚시배는 GPS에 의지하여 쾌속으로 달렸다.  얼마를 달렸을까   시야가 트이기 시작했다.

모두 14명, 하지만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은  봉도의 주인이자 초청자  박은주씨 외 그와 함께 일하는 사무국장 뿐이었고, 다들 초면이었다.  아니 앞면이 있는 사람도 몇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이번 봉도 탐방은 섬 주인의 부탁으로 식생을 조사하는 것이었다. 

제일 먼저 섬의 관리자에게 그가 이곳에서 지내면서 보았음직한 동물상에 대해 알아 보았다. 특이한 동물은 없었다. 다만 귀가 번쩍 놀라움과 호기심을 가지게 된 사연은 있었다.  그것은 섬의 방문자를 위해 고기와 문어를 가져온 노대도 어민을 통해서 였다.  혹시 뱀은 본적이 있냐는 물음에 정작 관리인은 없다 했는데 그 어민은 살무사로 부터 시작해 능구렁이에 더하여 먹구렁이와 황구렁이를 보았다는 것이다.  그것도 흔하게 보았다니 득실거리는 수준이 아니가. 직접 보지 못해 참고로 하긴 했지만 그 때문에 숲에 들어가는 것이 꺼림칙 했다.  하지만  배은 거의 보지 못했다. 다만 수풀 사이로 뱀 같은 것이 지나는 것을 느꼈을 뿐이다.

섬의 서남쪽 해안에서 바라본 건축물 현황 단층 건물 세 동에 태양광이 설치되어 있다.  앞에 붉은 벽돌집이 관리인이 거주하는 집이다.  그 사이 물이 빠져 작은 역빈이 형성되었다.

섬의 식생은 곰솔이 군락을 이루는 가운데 참느릅나무와 ,천선과나무, 까마귀쪽나무, 돈나무,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예덕나무, 사철나무, 동백나무, 사스레피가 관목층을 이루고 있다.

 

점씸때가 되자 해무가 걷히고 주변이 선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푸짐한 점심이 차려졌다.  자리돔에다 뽈락, 문어, 장어구이가 등장했다. 뭍에서 가져갔던 삼겹살은 아예 열어 보지도 않았다.

 

점심을 먹으며 수인사가 있었고,  봉도에 대한 개발이야기가 나왔다.  접근성, 정기항로의 유뮤를 전제로 또섬의 면적이 가지는 수용력 등을 고려한 최소한의 개발이 대세를 이루었다.  또 어떤이는 이 정도에서 만족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참가자 대부분이 부산지역 CEO로서 바람직한 의견이었다.  

일행 중에는 원주민들이 당산나무라고 신성시한 나무에 가서 막걸리를 따르고 예를 올린 사람도 있었다. 

그 나무 아래 데크가 설치되어 쉬기에는 그만이다.

봉도는그런 곳이다.  너무 오래 있으면 할 일이 없어 심심해지는 곳이다.  와서 조용히 관조하고쉬어 가는 곳이기를 희망한다.

작은텃밭이 있어 상추와 고추, 파 등이 심구어 져 있다.

예덕나무의 꽃이 활짝 피었다.

사이도 뒷편 노대도의 깃대봉이 희미하게 솟아 있다.

예전에 사람이 살던 터, 구조는 옛 초가형식에 슬레트 지붕을  얹었다.  황구렁이를 생각했다. 가능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적도 뒷편 우도의 산자락이 호기심을 불러 일어킨다.

봉도는 쑥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쑥이 많다.  돼지풀과 개망초, 주홍서어나물 등 귀화식물도 등장한다.이중 주홍서나물이 가장 많다.

엉겅퀴도 곧잘 소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적도는 섬을 이어주는 역빈이 다리역할을 하고 있어 거너가 구경을 하고싶은 마음이 들었다.  저 섬에는 뭐가 있을까 ?

야생동.식물보호법의 규정에 따라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애기등'( Milletia japonica  )이 군락은 아니지만 곳곳에서 자라고 있었다. 볼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을 했는데 바램대로 만났다.

줄기는 가늘고 연약하며 길이가 3m에 달하고 어린 가지에 털이 있다. 잎은 마주나고 9∼13개의 작은잎으로 구성된 깃꼴겹잎이며, 작은잎은 길이 3∼6cm의 달걀 모양 또는 달걀 모양의 바소꼴이며 끝이 뾰족하고 밑 부분이 둥글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잎 양면에 털이 없고, 턱잎은 바늘 모양이며 작다.  꽃은 초여름에 노란색으로 피고 잎겨드랑이에 길이 10∼20cm의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포는 바늘 모양이고, 꽃받침조각은 잔털이 있으며 길이가 4mm이다. 기판(旗瓣:콩과 식물 꽃의 화관을 구성하는 다섯 개의 꽃잎 중 가장 바깥쪽에 있는 가장 큰 꽃잎) 밑 부분에 부속체가 없고, 씨방에 털이 없다.

열매는 협과이고 길이 8∼10cm의 거꾸로 세운 바소꼴이며 10월에 익고 털이 없으며 6∼7개의 종자가 있다. 한국(전남·경남등 남부지역)·일본에 분포한다.

꽃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초본층은 마식줄과 , 도깨비고비, 고사리, 청미래덩굴, 단풍마 , 큰천남성, 구절초, 계요등, 억새 등 약 80여 종이 있었고 그 속에 두릅나무, 팥배나무 보리밥나무 산딸기나무 등의 관목이 보였다.

섬의 동남쪽 사면 동백이 군릭을 이루고 있다.  그 아래 마삭줄 같은 지피식물이 바닥을 채우고 있다.

섬의 북동쪽 예전에 밭이었던 곳 같다. 

 

 

목을 축이러 들어 왔다 일행과 어울려 잠시 이바구를 나누다.  명함을 건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나 아직까지도 환경연합의 회원이라고한 분은  그 아이들이 한창 컬 때 내가 진행했던 진우도 생태학교를 참가하기도 했고, 그 영향은 지금껏 남아 있다고 했다.  반갑고도 고마운 일이었다. 더욱이 그녀의 생활 자체가 철저한 환경주의자임을 알게 되었다.  가장 매력적인 분이었다.   

갯가로 내려와 조간대를 어슬렁 거렸다.  물이 상당히 많이 빠졌고 일부는 내려와 고등이며 톳을 끊느라 한참 재미있어 했다.

 

조간대 부착 조류들은 모란갈파래, 톳,지충이,  참풀가사리, 풀등불가사리 등이 널려 있다.

미역도 가끔 보인다

연체동물로는 군부, 배말 등과 함께 구멍밤고등, 바다방석고둥,팽이고둥, 타래고둥 등이 많다.

어처구니 없는 일은 1박2일에서 거북손을 맛있는 해산물의 하나로 선전했다는 것인데 ...

뱀조개 안에 집을 마련한 베도라치  지느러미를펼친 모습이 이쁘고 멋지다.

해안가 갯기름나물이 일제히꽃을 피웠다

갯까치수영도

각시원추리도 만개했다.  

그리고 하마 갯메꽃은 열매를 달고 있다.

풀어 놓고 키우는 닭들  우측 상단의 수닭이 무리를 이끌고 있다.

이분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부산일보가 주최하는 부일 CEO아카데미 3기 출신들인데 그중  등산모임이라고 했다.  중소기업 사장들이 주류다.

 

선착장은 2002년 태풍 루사때  뜯겨져 나갔다.  루사의 위력을 실감한다. 

배를 기다리며 바위게 한 마리를 유심히 본다.  참 이곳에는 도둑게도 있었다.  개체수는 그렇게 많지 읺은 듯 했다.   

다시 해무가 일고

관리인과 같이 산다는  개 한 마리 멀어지는 배안의 사람들을 향해 짓다 말고 돌아 선다.

Sailing - Joan Bae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