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창원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 남지 낙동장교에서 바라 본 저물녁, 강을 거슬러 오르면 고향의 강이 있다. 바람이 강변 모래를 일으켜 어지로운 낙동강변, 4대강 사업은 온갖 불법과 무리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오늘도 강바닥을 긁어내고, 흐름을 통제하고 있다. 대관절 이 엉망진창을 어쩌자는 것일까. 이렇게 깨어지는 것인가. 씁쓸한 풍경은 이내 차창에서 지워졌지만 마음이 불편하다. 하지만 그 불편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창원에서 열린 특별한 이벤트 때문이었다.
주말 오후 창원행은 둘째 삼촌댁에서 특별한 모임이 있어서 였다. 숙모는 총 19인분의 음식을 장만했다. 음력 12월에 생일을 맞는 어머니와 삼촌내외의 생일 때문이다. 차려놓고 보니 12월생은 얼마전 시집온 사촌 동생의 처와 둘째 여동생의 딸까지 합쳐 다섯 명이었다.
하나의 케이크에 어머니부터 시작하여 삼촌, 숙모, 제수, 조카의 나이 수대로 촛불이 켜지고, 생일 축하 합니다. 당신의 생일 이란 노래가 다섯 번 불려졌다.
이 이벤트는 대박이었다. 뭉치면 위력을 발휘한다.
이 이벤트는 삼촌이 제안했다. 늘 설 명절에 가려 생일상 한 번 거나하게 차려 본적이 없는 어머니 생신도 제대로 챙기면서 가족의 단합과 우애를 확인한 멋진 생일찬치였다.
그리고 갓 시집온 제수씨 역시 그 기쁨에 동참해서 가족의 일원으로 신고식을 한 셈이다.
끝으로 생일상의 최연소 주인공 9살 조카도 신이 났다.
그렇게 불꺼고 촛불꺼고 다시불켜고 촛불켜서 생일축가 부르기 다섯번을 마친 다음 케이크 자르기 역시 똑같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선물 공개시간, 어머니 기뻐하신다. 벌이가 좋다는 인천 둘째가 명품 가방? 을 준비했고, 삼촌 내외분께는 내의가 준비되었다. 덤으로 약간의 용돈이 생일을 맞은 모두에게 주어졌다. 모두가 기쁜 시간이었다.
건배가 다섯번 있었다
상을 치우고 윷놀이가 벌어졌다. 가위바위보를 통해 4개 팀이 만들어, 업치락 뒤치락 윷을 놀았다. 경악과 탄식, 뒤집기를 거듭하며 가족 모두가 참여할 수있는 놀이로서 윷놀이 만큼 재마난 놀이도 없다. 놀이 결과에 따라 꼴지부터 2만원, 1만5천원, 1만원의 판돈을 냈다. 어머니와 마누라, 막내 여동생이 한 조가 된 팀은 내리 세 판을 꼴지를 했다. 일등 팀은 제외되는 세 판의 윷놀이 끝에 아버지와 삼촌이 찬조금이 보탰다. 수익금은 여름 가족 나들이 비용으로 쓰기로 했다.
2부 고돌이는 를 통해 아시안 컵 한국과 이란의 축구경기가 끝나는 시간까지 이어졌다.
새벽 4시, 축구는 한국이 이란을 1:0 으로 힘겹게 이겼지만 이날 가족 모두는 승자가 되었다.
이튿날 아이(박소영, 안신애, 이준혁)들은 얼어붙은 창원천에서 얼음놀이를 즐기고
그러다 한 놈이 그만 덜 얼은 얼음을 밟아 옷과 신발을 적시고
그래도 즐겁다.
이환용과 안현준은 오락에 빠졌다.
최신 핸드폰은 아이들 세계에서 무궁무궁한 놀이의 장이다. 머리수를 헤아려 보니 다섯이다. 얼마전 결혼한 사촌동생 내외도 아이들과 오락을 즐기고 있다.
오리와 닭 백숙으로 점심을 먹고 난 다음 귀가에 앞서 가족 사진을 찍어 보았다.
찍다보니 둘째가 빠져 다시 찍고
또 내가 사진찍어 주다 보니 안들어 갔다 하여 찍고 ... 그래서 모두 3장의 가족 사진이 만들어 졌다. 나이는 70대와 60대 그리고 50대 ,40대, 30대, 10대 지역은 부산 , 창원, 인천, 수원이다. 이날의 생일잔치를 위해 그렇게 모였다.
출처: 다음 블로그 음악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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