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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는 이야기

제6 회 12월 생 축하연 -2016 모두에게 감동을 선물하다

by 이성근 2016. 2. 1.

 

 1월 마지막 주말, 미루어 왔던 문짝 고치기에 들었다. 미닫이 샤시의 호차가 닳아 문을 열고 닫을  때 마다 소리가 나고 잘 열리지 않아서다.  그런데 교환하고자 했던 호차는 단종제품이라 철물점에서도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두번째를 사다가 달았지만 얼마 가지를 못했다.  얼마전 철거지역을 갔다가 우리집 문짝과 비슷한 샤시가 나뒹굴길래 잘됐다 싶어 호차를 빼 왔다. 그런데 막상 고칠려고 보니 셋다 제 각각이었다.  그러다 보니 세번이나 문짝을 달았다 뗏다 했지만 아귀가 맞지않아 최후로 선택한 방법은 고정된 안쪽 문짝에 달린 호차를 빼서 늘 사용하는 문짝에 달고 대신 철거지역에서 구해 온 호차를 고정문에 다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이 작업 하나로 반나절을 소비했다. 그만큼의 시간 투자 덕분인지 소음은 상당한 수준 줄였고, 여닫는 감도 훨씬 개선 됐다.  휴일 밥값을 했다.  

 오후들어 창원으로 향했다.  지난 2011년 숙모의 제안으로 시작된 12월생 생일축하연 6번째 자리를 나누기 위해서 였다.  사실 올해는 이런 저런 상황과 곧 다가올 설날 때문에 올해는 넘겼으면 하는 바램 없지 않아 있었다. 그렇지만 지난 5년간 매년 전체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집안 행사는 거의 없었다. 명절이라 해도 여동생들은 시댁으로 가다보니 좀체 다같이 모여 얼굴을 볼 수 있는 날은 아주 특별한 날, 일테면 결혼이나 초상 아니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현실적 장애를 가뿐하게 넘었던 것이 12월생 축하연이다.  12월 생 대상자는 (어머니 음 12.25), 삼촌( 음 12.22), 숙모 (음 12.21) , 사촌 동생의 처, 둘째 여동생의 딸 등 5~6명이다.  직계 가족 22명에 고모들까지 합하면  28명이다.  하지만 보통 22명이 축하연 주 멤버라 할 수 있고 이중 3명은 2012년 이후 출생한 유아들이다.    

 경남 도청 앞 메타쉐퀘어가 하늘 향해 뻗어 있다. 뒷쪽의 나무들에는 까치집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모두 13개 저 까치집에는 통털어 몇 마리의 까치가 살까.  한때 서울 출장이 잦았던 어느 시절에 경부선 기차를 타고오가며 철로변 키큰나무에 달린 까치집을 헤아려 보다 전수조사까지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까치의 개체수나 밀도가 너무 높아 한때 친근한 새였던 까치는 유해조수로 전락해버렸다. 유해조수로 지정고시된 시기는 1995년부터이며 주된 이유는 무리지어 다니며 농작물이나 과수원에 피해를 주고 지금부터 3월 사이 산란기 전신주에 집을 짓다보니 전력손실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집의 재료로 나무가지 외 이것 저것 물어다 놓다보니 금속성 물질이 곧잘섞이게 되는데 이과정에서 합선이 되는 등의 이유로 정전이 발생한다. 그래서 한전은 까치집 철거를 정기적으로 벌이기도 한다. 그 사정 이해도 되지만 딱한 노릇이다.  과학기술만능시대 까치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천년을 교감하던 길조였다.  

 올해는 바깥에서 식사만 같이 하는 것으로 설정했고 다들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래서 뷔페로 모인 것이다.   

 그런데 막걸리나 한잔하고 케이크나 나눠 먹으면 끝이 날 이날의 축하연은 삼촌집으로 이동 후 일변했다.

 동현, 성현, 나정이의 재롱에 모두가 소리내어 웃었다. 이 어린 것들의 등장이 사람들에게 주는 에너지는 엄청나다.

 팔굽혀 펴기를 하는 나정이 이제 막 첫돐이 지났다.

 삼촌이 양주를  숙모가 홍어 삼합을 안주로 내었다.  뷔페에서 먹었던 저녁이 소화도 안됐는데 ...

 이날 생일 축하 노래는 세번 불려 졌다.  어머니 삼촌 내외, 제수  

 

 

 그때마다 성현이의 촛불꺼기가 있었고 어린 것이 입을 모아 바람을 일어켜 보지만 뜻대로 안되는 모습에 또 모두가 박장대소했다.

 이날 삼촌이 낸 양주는 축하주로 모두가 한모금씩 마셨다. 독하지만  한데 어울리고 진심으로 축하를 하기에 술 제대로 못마시는 아내까지 잔을 들이켰다.

 그리고 이날의 하일라이트는 태곤네가 삼촌과 숙모에게 수여한 감사패 였다. 더러 본적이 있긴 하지만 태곤이 그런 준비를 하리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다.  모두가 감동했고, 가슴 찡하니  눈시울 적셨다.  아버지는 그런 감사패를 받는 삼촌이 부러웠던 것 같다. 참 기발한 이벤트였다.  왜 우리 형제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감사패 수여로 한껏 기분이 up 된 삼촌이 노래방을 가자고 했고 아버지도 흔쾌이 동의함으로써  가족 전체가 인근 노래방으로 갔다  

 참가자 모두가 한 곡씩

 자고 가라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산 식구들은 노래방을 끝으로 다시 돌아온 삼촌집에서 막거리 한잔을 나누고 일어 섰다.  머물면 그만큼 수고를 해야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었다.  나름 배려였다. 거기다 며칠 후면 설이기 때문에 ...

 아래 사진은 2011년 1차 12월생 축하연 후 기념사진이다.

 1차연 2011.1.23  http://blog.daum.net/bgtkfem/99

 

 2차연 2012.1.  8  http://blog.daum.net/dkfemsea/1165

 4차연 2014.1.  6 http://blog.daum.net/bgtkfem/460

 5차연 2015.1.  5 http://blog.daum.net/bgtkfem/717


집에 도착하니 자정을 앞둔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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