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자본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해법 저자 제프리 힐|역자 이동구|여문책 |2018.01
원제 Endangered Economies
저자 : 제프리 힐 수십 년간 환경경제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해온 영국 태생의 경제학자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세계적인 선도자이자 뛰어난 정책분석가로도 명성이 높다. 현재는 미국 컬럼비아 경영대학에서 도널드 웨이트 3세DONALD C. WAITE III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며 사회적 기업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한편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미국 팀 일원으로서 2013년 보고서의 수석 저자로 참여했고, 미국 국립과학원 소속 국립연구회의의 의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으며, 기후변화에 관한 세계 협의기구 중 가장 효과적인 단체로 평가받는 열대우림국가연합CFRN의 이사회 의장, 과학에 기반을 둔 환경단체인 참여과학자모임UNION on CONCERNED SCIENTISTS의 임원진, 친환경 제품에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그린실GREEN SEAL의 자문을 맡는 등 이론을 현실에 접목하는 활동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원칙은 대가를 지불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그 하한선WHEN PRINCIPLES PAY: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AND THE BOTTOM LINE』(COLUMBIA, 2008), 『자연과 시장: 생태계 서비스의 가치 파악NATURE AND THE MARKETPLACE: CAPTURING THE VALUE OF ECOSYSTEM SERVICES』(ISLAND PRESS, 2000) 등이 있으며, 수많은 환경경제학 논문을 집필했다.
목차
서문 7
1장 환경과 경제의 공존 11
2장 시장의 실수와 외부효과가 우리를 죽이는 방법 33
3장 기후변화?인류 역사상 가장 큰 외부효과 55
4장 외부효과에 대응하는 방법 73
5장 기후문제의 해결 105
6장 모두의 소유는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 131
7장 자연자본?당연하게 여기면서 계산에는 넣지 않는…… 167
8장 자연자본의 가치평가 199
9장 자연자본의 증감요인 측정 237
10장 다음 단계로 273
옮긴이의 말 298|미주 303|찾아보기 315
출판사 서평
어떻게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경제성장을 이룰 것인가?
현재 우리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에 대단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동안 대기오염을 대부분 중국발 공해 탓으로 돌려왔지만, 실제 국내에서 발생하는 비율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것도 상식이 되었다. 서울의 대기오염 수준은 중국 베이징, 인도 뉴델리와 함께 세계 최악으로 꼽히며, 경기도는 대기오염 물질 수준 1위, 전남은 미세먼지 수준 1위, 충남은 초미세먼지 수준 1위라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 전국적으로 대기오염이 점차 심각해져가고 있다. 황사마스크와 공기청정기의 판매량 급증이 이를 잘 보여준다.
누군가의 행동이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경제학 용어로 ‘외부비용’이라고 한다. 공장이 공기를 오염시키면 오염된 공기를 마시는 모든 사람이 비용을 치르게 된다. 금전적 형태는 아니더라도 건강상의 질환, 불편, 고통 등이 야기한 생산성 저하도 비용으로 환산해야 한다. 외부비용이나 편익을 초래하는 일련의 과정을 ‘외부효과’라고 한다. 경제학자들의 언어로 말하자면 ‘공해는 외부비용을 초래하는 외부효과’인 셈이며,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외부비용을 치르며 살고 있는 것이다. 오염을 유발하는 쪽이 비용을 부담하도록 만들면 합리적이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오염자 부담 원칙’이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늘 성장과 번영에 대한 논쟁을 수반한다. 많은 사람이 환경을 보호하는 데는 일정한 불편이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고 돈까지 들기 때문에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환경파괴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또는 자연환경은 마땅히 보호해야 한다고 여기지만 당장 자기 눈앞의 이익과 결부될 때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어느 경우든 후손들에게 암울한 미래를 물려주게 된다.
환경경제학의 선도자인 제프리 힐은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를 부유하게 만들면 만들지 가난하게 만들지 않으며, 환경보호는 경제성장과 충돌하는 게 아니고 오히려 경제적 번영을 가져온다고 단언한다. 1990년대 이전에는 전 세계적으로 이런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자연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중요성을 깨닫게 된 지는 이제 겨우 15년 남짓이다. 그전까지 자연은 그냥 멋지고, 있으면 좋겠지만 없다고 아쉬울 것은 없는 그런 대상이었을 뿐이다. 이제 인류의 삶에 자연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알게 되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아직도 충분히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런 연유로 제프리 힐은 자연환경을 경제학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문제해결의 첫걸음임을 강조하고자 ‘자연자본’이라는 용어를 제시한다. 우리의 경제체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환경을 자본의 한 형태로 다루어야 하며, 자연자본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해법이라는 것과 자연환경이 인류에게 ‘필수불가결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인식은 새로운 것이다. 환경과학에서 나온 ‘생태계 서비스’라는 개념은 자연자본의 개념을 경제학적으로 풀어나가는 중요한 기반이다. 자연자본이 인류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수단이 바로 생태계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정신세계를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존재로 자연을 받아들이는 대신 필수불가결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산의 집합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자연에 대한 인식은 급진적으로 바뀐다. 자연이 만들어낸 미학적?정신적 가치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경제적 가치는 구체적인 현실이다. 따라서 자연자본을 다른 경제적 자산과 동일선상에서 인식한다면 자연은 무분별하게 파괴해버릴 수 없는, 당연히 보호하고 신중하게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 된다. 자연을 이루는 모든 것은 대부분 사치재가 아닌 필수재다. 위에서 살펴본 산소만 해도 그렇다. 따라서 환경보전이 경제적 성공과 상충되는 사치라는 보편적 인식은 거짓이다. (170쪽)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의 기반
제프리 힐은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이 결코 상충되지 않음을 입증하기 위해 현재 우리가 처한 심각한 환경문제를 먼저 살펴본다. 죽음의 바다, 수산물 남획과 산호초 파괴, 습지 개간, 항생제 내성, 오존층 파괴, 산성비 등 여섯 가지 사례를 조목조목 다루면서 인간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여러 외부효과를 점검해나간다. 흔히들 바다를 오염시키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기름유출이라고 생각하지만 놀랍게도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농업용 비료가 가장 큰 문제라는 사실에서 세계경제가 어느 정도로 서로 연관되어 있는지가 잘 드러난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공유자원 문제를 겪고 있는 분야인 어업의 경우, 어선별로 잡을 수 있는 어종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잡은 물고기의 절반가량을 버려야 하는 부수어획의 문제가 얼마나 비극적인지도 지적한다. 그런 다음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의 기반을 이루는 네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외부비용과 오염자 부담 원칙, 공유자원과 남용의 문제, 번영의 기본 요소인 자연자본, 그리고 자연자본의 변화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이다.
처음 도입되던 1970년대만 해도 환경단체조차 우호적이지 않았던 ‘총량제한 배출권거래제’는 오염자 부담 원칙이 잘 반영된 제도로서 현재 공해를 통제하는 최고의 수단으로 남아 있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시행 중인 유류세 또한 (외부효과에 대한 기본 개념을 수립한 경제학자 피구의 이름을 딴) ‘피구세’의 일종인데, 그 수익으로 소득세나 법인세를 인하하거나 사회보장에 이용하면 폭넓은 지지자를 확보할 수 있다. 나아가 ‘소비자 행동주의’도 상당히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 하버드 대학에서 행한 실험을 보면 소비자들은 공정무역 등 외부비용이 낮은 쪽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기 산업시대를 살아가면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발전시설이다. 저자에 따르면 수력발전은 시간당 1킬로와트의 전기를 만드는 데 2~5센트의 비용이 필요하지만 석탄발전은 6센트 이상, 원자력발전은 10센트 이상이 들어간다. 노르웨이에서는 99퍼센트 이상의 전기를 수력발전으로 생산하고 있고, 스웨덴 역시 노르웨이만큼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의 전기를 수력발전으로 충당한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소중한 자연자본의 뒷받침으로 깨끗한 환경과 경제적 번영을 누리고 있다. 이 역시 지구의 물 순환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어마어마한 경제적 가치의 한 측면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정말 중요한 자연자본 가운데 꿀벌 같은 가루받이 동물의 존재를 들 수 있다. 인공적으로 조성한 복합 생태계 구조물에서 2년간 여덟 명이 자급자족으로 살아나갈 수 있는지를 실험한 바이오스피어 프로젝트의 실패를 통해 그 중요성이 극적으로 입증된 가루받이 동물의 자산가치는 무려 14조 달러에 달한다. 그런가 하면 미국 정부가 추산한 탄소의 사회적 비용을 기준으로 할 때 전 세계의 숲은 2,620억 달러의 가치를 갖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온실가스 가격으로 계산하면 그 가치는 두 배 이상으로 뛴다. 이 모두는 자연자본이 경제적으로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입증한다.
다이아몬드와 물의 역설
우리 눈앞에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와 1리터짜리 물병이 있고 둘 중 하나를 가져가라면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당장 물을 마시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 다음에야 대부분은 비싼 다이아몬드를 선택할 것이다. 수백 년 동안 경제학자들은 보편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갖는 물은 공짜인데, 쓸모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다이아몬드는 왜 그리도 비싼지 곤혹스러워했다. 19세기 케임브리지 대학의 경제학자였던 앨프리드 마셜Alfred Marchall이 내린 대답은 이러하다. 물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많지만 다이아몬드는 원하는 만큼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을 더 얻기 위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없으므로 물은 공짜다. 반면 다이아몬드는 얼마든지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가치가 있다. 이것이 바로 ‘다이아몬드-물의 역설’이며, 이를 통해 경제적으로는 높은 가치를 지닌 자연자본이 상업적으로는 낮은 가치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이렇듯 자연자본이 경제적으로 가치가 있다는 것과 자연자본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경제적 가치와 상업적 가치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존이 걸린 선택이라면 당연히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겠는가.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자연자본을 희생한들 미래를 보장받을 수는 없다. 미래는 당장 우리 후손들의 생존이 걸린 사안이다. 기후변화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100년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현상이다. 20세기에는 화석연료를 대규모로 태워 눈에 띄게 성장할 수 있었지만, 그 결과 질적으로 전혀 다른 변화를 초래할 상황에 빠져 있다. 앞으로 수십 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세계는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멸종의 속도도 역사적으로 선례가 없다. 우리는 물적 자본, 금융자본, 인적 자본 등 어떠한 형태의 자본으로도 자연자본의 모든 측면을 대체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광물자원은 자산에 불과하다. 광물자원이 보유국에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서비스는 시장에서 부를 창출해주는 것이다. 알래스카, 노르웨이, 보츠와나처럼 부를 축적해 광물자원의 고갈을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숲이나 산호초 같은 생태계는 자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생태계는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할뿐더러 금융자산이나 물적 자본으로 절대 대체할 수 없다.
책속으로
좀더 친환경적인 시장경제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시민들 역시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행동해야 한다. 오염자 부담 원칙을 도입하고, 경제학 용어로 표현하자면 모든 외부비용을 내부로 끌어들여야 한다. 기업과 개인은 행위에 따르는 개별적인 비용뿐만 아니라 전체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이는 산업사회가 자연에 입히는 손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경제체제 구축의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다. 현재 우리는 오염자의 외부비용을 사회 전체에 떠넘김으로써 그들에게 보조금을 주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관습이 우리를 죽이기 전에 퇴출해야만 한다. 이 관습은 공평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 --- p.18
기후변화가 전 지구적 차원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지는 이제 몇십 년밖에 되지 않지만 사실은 오래된 아이디어였다. 기후변화에 대한 최초의 논의는 200여 년 전 프랑스혁명 당시 프랑스의 수학자 조제프 푸리에Joseph Fourier(분명히 혁명에도 참여했을 것이다)의 작품에 등장한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지구의 질량과 태양으로부터의 거리를 고려할 때 지구는 실제보다 더 추워야 했다. 푸리에는 대기가 지구를 따뜻하게 유지해주는 절연체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기가 온실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대한 첫 언급이다. 온실효과는 이제 기후에 미치는 인류의 영향을 이해하는 핵심 개념이 되었다. 온실효과에 대해 더욱 자세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19세기 스웨덴의 화학자인 스반테 아레니우스Svante Arrhenius 덕분이다. --- p.56~57
미국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정치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화석연료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는 왜 그리도 단호하게 온실가스 감축 협약에 반대했을까? 두 나라 정부는 모두 교토의정서가 과학적이고 현실적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관련한 국제정치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이기주의와 비도덕적인 폭력으로 뒤엉켜 있다. --- p.118
훌륭한 환경보호 전통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보수진영이 한시가 급한 환경문제에 그다지도 적대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보수주의의 이데올로기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보수주의자들이 기반을 두고 있는 이데올로기는 최근에 대두된 것이다. 자유시장경제를 신봉하고 정부의 개입은 옳지 않다는 믿음은 역사적으로 지배적인 이데올로기가 아니었다. 레이건 대통령은 연설 도중 정부는 해결책을 내놓기는커녕 문제만 일으킬 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보수주의의 영웅인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설교대로 규제가 해제되어 속박에서 벗어난 시장이 이상적인 상태라는 믿음이 대략 1980년대 이후 미국의 보수주의의 근간을 이루게 되었다. --- p.292
열렬한 자유시장주의자에게 환경문제는 위협적인 주제다.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외부비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순수한 시장에 대한 믿음과 논리적으로 충돌한다.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만들어낸다는 생각과 환경문제는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은 공존할 수 없다. 두 가지 생각이 모두 옳다고 생각한다면 인지부조화다. 그 결과 많은 보수주의자는 환경문제를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무시해버린다.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닉슨은 이런 모순에 빠지지 않았다. 그 당시 보수주의는 정부의 역할을 인정할 정도로 현실적이었다. --- p.293
추천평
자연과 인간의 공생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풀어나가야 할 영원한 숙제다. 이 어려운 문제는 자연의 가치를 계산에 넣지 않는 근시안적 이윤 동기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환경파괴를 가슴 아파하는 따뜻한 감성과 분노만으로도 해결할 수 없다. 차가운 이성과 더운 가슴이 동시에 요구되는 것이다. 이 책은 기후변화, 식수, 미세먼지, 재생에너지, 강 관리 등에 이르는 전 지구적 문제부터 일상생활의 문제까지 환경문제의 심각성과 해결방안을 경제학자의 시각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이 책이 더 늦기 전에 빨리, 널리 읽혔으면 한다. 특히 우리의 환경을 지켜나가야 할 젊은 친구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김진영(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인간에게 적대적인 자연환경은 경제성장이라는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별다른 비용 부담 없이 환경파괴를 일삼는 왜곡된 경제는 심각하게 적대적인 환경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좋은 정책은 튼튼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적 진보를 가져오며 연약한 생태계를 보호하고 재생시킬 수 있다.
- 니컬러스 스턴Nicholas Stern(『세계적 거래The Global Deal』의 저자)
같이 나누고 지켜야 할 환경이라는 공유가치는 협애한 경제이익 앞에 무너지기 일쑤다. 이런 경제이익이 조직화되면 경제권력이 되고, 수십 년 동안 힘들게 싸워서 이룬 정책들은 그런 경제권력의 손쉬운 희생양이 된다. 결국 경제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환경이라는 공유자산을 지키기 힘들어진다. 그 중요한 첫걸음은 경제학 자체의 변화다. 『자연자본』은 기존 경제학 틀 내에서 경제모델 전환의 길을 모색한다. 외부효과와 같은 친숙한 개념을 활용해 자연의 경제적 가치를 복원?측정하는 방법을 찾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정책을 제시한다. 간결한 분석이지만, 그 함의는 적지 않다. 환경문제와 경제학, 지구의 미래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 이상헌(국제노동기구ILO 사무차장 정책특보)
자연은 환경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자본, ‘자연자본’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이 점차 커지고 있다. 환경을 보호해야 하고,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목소리는 ‘비용’이라는 벽에 부딪히기 일쑤다. 자연과 환경을 소중하지만 이를 지키기 위해선 돈이 많이 든다는 시각이 많다. 오죽하면 개발과 환경, 발전과 자연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으로까지 인식된다. 과연 그러할까? 환경경제학을 개척해온 제프리 힐의 시각은 다르다. 그는 학계와 현장을 이끌어온 경험뿐만 아니라 녹색기업가, 환경운동가, 정부기관과 글로벌 기업의 자문 등 평생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책 ‘자연자본’에서 강조하고 있다.
자연을 단순한 외부 ‘환경’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자본’으로 인식하고 경제활동에 따른 모든 계산에 자연자본의 가치를 더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과 기후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닥치기 직전이다. 지금 우리는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인류의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우리는 환경과 경제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해야 하고, 환경과 경제를 조화롭게 이용하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둘 다 영원히 잃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행동이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경제학 용어로 ‘외부비용’이라고 한다. 공장이 공기를 오염시키면 오염된 공기를 마시는 모든 사람이 비용을 치르게 된다. 금전적 형태는 아니더라도 건강상의 질환, 불편, 고통 등이 야기한 생산성 저하도 비용으로 환산해야 한다. 외부비용이나 편익을 초래하는 일련의 과정을 ‘외부효과’라고 한다. 경제학자들의 언어로 말하자면 ‘공해는 외부비용을 초래하는 외부효과’인 셈이며,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외부비용을 치르며 살고 있는 것이다. 오염을 유발하는 쪽이 비용을 부담하도록 만들면 합리적이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오염자 부담 원칙’이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늘 성장과 번영에 대한 논쟁을 수반한다. 많은 사람이 환경을 보호하는 데는 일정한 불편이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고 돈까지 들기 때문에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환경파괴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또는 자연환경은 마땅히 보호해야 한다고 여기지만 당장 자기 눈앞의 이익과 결부될 때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어느 경우든 후손들에게 암울한 미래를 물려주게 된다.
환경경제학의 선도자인 제프리 힐은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를 부유하게 만들면 만들지 가난하게 만들지 않으며, 환경보호는 경제성장과 충돌하는 게 아니고 오히려 경제적 번영을 가져온다고 단언한다. 제프리 힐은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이 결코 상충되지 않음을 입증하기 위해 현재 우리가 처한 심각한 환경문제를 먼저 살펴본다. 죽음의 바다, 수산물 남획과 산호초 파괴, 습지 개간, 항생제 내성, 오존층 파괴, 산성비 등 여섯 가지 사례를 조목조목 다루면서 인간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여러 외부효과를 점검해나간다. 흔히들 바다를 오염시키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기름유출이라고 생각하지만 놀랍게도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농업용 비료가 가장 큰 문제라는 사실에서 세계경제가 어느 정도로 서로 연관되어 있는지가 잘 드러난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공유자원 문제를 겪고 있는 분야인 어업의 경우, 어선별로 잡을 수 있는 어종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잡은 물고기의 절반가량을 버려야 하는 부수어획의 문제가 얼마나 비극적인지도 지적한다. 그런 다음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의 기반을 이루는 네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외부비용과 오염자 부담 원칙, 공유자원과 남용의 문제, 번영의 기본 요소인 자연자본, 그리고 자연자본의 변화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자연자본을 희생한들 미래를 보장받을 수는 없다. 미래는 당장 우리 후손들의 생존이 걸린 사안이다. 기후변화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100년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현상이다. 20세기에는 화석연료를 대규모로 태워 눈에 띄게 성장할 수 있었지만, 그 결과 질적으로 전혀 다른 변화를 초래할 상황에 빠져 있다. 앞으로 수십 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세계는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멸종의 속도도 역사적으로 선례가 없다. 우리는 물적 자본, 금융자본, 인적 자본 등 어떠한 형태의 자본으로도 자연자본의 모든 측면을 대체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광물자원은 자산에 불과하다. 광물자원이 보유국에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서비스는 시장에서 부를 창출해주는 것이다. 알래스카, 노르웨이, 보츠와나처럼 부를 축적해 광물자원의 고갈을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숲이나 산호초 같은 생태계는 자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생태계는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할뿐더러 금융자산이나 물적 자본으로 절대 대체할 수 없다.
제프리 힐은 강조한다. “좀더 친환경적인 시장경제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시민들 역시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행동해야 한다. 오염자 부담 원칙을 도입하고, 경제학 용어로 표현하자면 모든 외부비용을 내부로 끌어들여야 한다. 기업과 개인은 행위에 따르는 개별적인 비용뿐만 아니라 전체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이는 산업사회가 자연에 입히는 손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경제체제 구축의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다. 현재 우리는 오염자의 외부비용을 사회 전체에 떠넘김으로써 그들에게 보조금을 주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관습이 우리를 죽이기 전에 퇴출해야만 한다. 이 관습은 공평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 ” 2.2 민중의 소리 권종술
생태민주주의 모두의 평화를 위한 정치적 상상력 저자 구도완|한티재 |2018.01
저자 구도완은 1990년대 초 환경사회학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기 시작하여 우리나라 환경운동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환경정책과 환경영향평가에 대하여 연구했고, 환경부 장관자문관,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수석연구위원으로 일했다. 한국환경사회학회 회장, 학회지 『ECO』 편집위원장직을 맡아 환경사회학의 발전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2005년부터 환경사회연구소를 만들어 소장으로 일하면서 청년들과 함께 환경사회연구회에서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을 지속하고 있다.
환경운동과 환경정책, 대안적 발전에 대해 연구해왔고 구술생애사 연구방법으로 환경운동, 생명운동, 동물보호운동, 협동운동 등 다양한 운동을 하는 운동가들의 삶을 연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 환경운동의 사회학』, 『마을에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생태사회적 발전의 현장과 이론』(공저), 『녹색당과 녹색정치』(공저)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제1장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
제2장자연과 사회, 그리고 선물
증여 ? 선물 주기
선물의 순환 ? 신뢰와 사랑의 축적과 확대
순수증여의 철회 ? 자연의 정복
현대의 생태사회위기
자연, 사회, 국가, 시장
제3장산업주의 정치담론
시장자유주의 ? “시장이 개인에게 자유와 풍요를 준다”
국가사회주의 ? “국가가 모두에게 평등과 자유를 준다”
국가자본주의 ? “국가가 국민에게 자유와 풍요를 준다”
복지국가 자본주의 ?“국가가 재분배를 통해 자유와 평등을 이룬다”
공동체주의 ? “서로 돕는 공동체를 통해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든다”
평등/불평등, 국가/개인/공동체
성장주의 ? “영원한 경제성장은 반드시 필요할 뿐만 아니라 가능하다”
제4장생태 정치담론
생태권위주의 ? “생존을 위해 자유를 억압하라”
성장의 한계?“영원한 경제성장은 불가능하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생태적 현대화 ? “경제성장과 환경보호는 모두 필요하고 가능하다”
녹색 낭만주의 ? “자연으로 돌아가자”
생태적 공동체/어소시에이션 ? “생태적 공동체와 결사들의 연합으로 자유롭고 평등하며 생태적인 세상을 만들자”
생태 정치담론 ? 현실과 유토피아 사이
제5장생태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느리고 비효율적인 민주주의?
재난과 권위주의
생태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생태민주주의는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가?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시민참여와 숙의
코스모폴리탄 생태자치연방
보론생태민주주의 관점에서 본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탈핵과 정치
숙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공론조사
숙의민주주의를 넘어 생태민주주의로
제6장생태민주주의의 현장
평등하고 정의로운 세상
미래세대의 권리와 자연
모든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시민의 참여와 토론으로 만들어가는 생태민주사회
코스모폴리탄 생태자치
제7장생태민주적 전환
어떤 국가?
생태민주적 전환의 비전
생태민주 헌법의 구상
생태민주적 세계시민
생태민주주의를 향하여
참고 문헌
출판사 서평
“지구와 자연, 인류를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를 크게 고쳐야 한다”
우리나라 환경사회학의 선구적 역할을 해 온 저자가 그동안의 연구와 활동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 사회가 처한 다양한 사회적 위기와 지구적 생태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위한 정치담론으로서 ‘생태민주주의’를 제시하고,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
근현대의 다양한 정치사상과 담론들을 ‘산업주의 정치담론’과 ‘생태 정치담론’으로 나누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설하고, ‘생태민주주의’의 이론적 좌표를 명쾌하게 설명함으로써, 생태주의 관점에서 망라한 근현대 정치사상사로서도 손색이 없다.
특히 보론으로 편집된 「생태민주주의 관점에서 본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주목받는 의제인 ‘숙의민주주의’ 문제를 ‘생태민주주의’에 입각해 비판적으로 성찰함으로써, 이 책의 논의가 우리 현실에 어떻게 유의미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실천적으로 보여준다.
연구실의 한계를 넘어 생생한 현장의 경험과 사례들 위에 씌어진 책으로서, ‘좋은 삶’과 ‘생태민주적 전환’에 대한 저자의 낙관이 행간에 흐르고 있다. 오랫동안 많은 청년들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정리하고 다듬어 온 책이라, 무거운 주제인데도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다는 점도 이 책의 미덕이다.
선물의 순환, 우정과 환대의 정치
자연과 사회에서 태어났으나 그 바탕을 허물고 있는 국가와 시장을 어떻게 다시 자연과 사회 안으로 불러들일 것인가? 저자는 생태민주주의라는 길을 통해 이런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좋은 삶, 즉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미래세대와 자연을 ‘우리’라고 생각하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생태민주주의는 울타리 안에 갇힌 우리를 확장시켜, 버려진 사람들,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 말 못 하는 생명과 자연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을 ‘우리’로 받아들이는 정치다.
자연이 주는 선물을 잘 나누면서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이 평화롭고 정의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민주주의를 생태적으로 변형하고 재구성해야 한다. 이 책은 이런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이 생각이 많은 사람들과 공명을 일으켜, 작지만 큰 꿈들이 이곳저곳에서 실현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희망이 책의 전편에 녹아 있다.
숙의민주주의와 생태민주주의
신고리 5·6호기를 둘러싼 공론조사는 생태적이고 민주적인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큰 도전을 던져주고 있다. 공론조사가 끝났다고 사회적 공론 과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원전 주변에는 위험성을 떠안은 4백만 주민이 있고,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어린이, 청소년은 물론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가 있다. 이들은 지금 공론조사에 참여한 사람들 대부분이 자연으로 돌아간 후에도 신고리 5·6호기 주변에서 핵폐기물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이들의 삶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한 번의 논의에서 시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면 왜 그랬는지 성찰하고 다시 일어나서 또 다른 공론장을 적극적으로 만들고 새롭게 설득하며 버려진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것이 생태민주주의 운동이다. 개발주의, 애국주의, 과학기술낙관론이 시민들을 사로잡고 있을 때, 다른 세상이 가능하고 그 세상이 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길이 우리 모두를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힘이 필요하다. 사회경제적 약자와 미래세대, 그리고 비인간존재의 권리와 생명을 위해 사회제도 안과 밖을 넘나들면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생태민주적 전환을 위해 힘을 모을 때다.
한계에 부딪친 민주주의, 이제는 생태민주주의다!
생태민주주의는 인간이 만든 하나의 정치 형태인 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문제를 고쳐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생각이고 실천이다. 민주주의는 귀족정, 관료주의, 능력주의, 독재, 권위주의보다 더 좋은 정치지만, 지금 이 땅에 있는 사람들만 참여할 뿐만 아니라 국민국가의 틀에 갇혀 있기 때문에 지구의 문제를 푸는 데 한계가 많다. 이 때문에 우리는 민주주의의 기반이자 우리 삶의 토대인 지구와 자연 그리고 인류를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를 크게 고쳐야만 한다.
모든 생명이 지구의 한 구성원으로서 서로 먹고 먹히면서 지구 행성의 우주 여행을 함께 해왔지만, 그 행성이 한 종의 급속한 확산 때문에 위험에 처해 있다. 생태민주주의자들은 그 위험의 원인을 인류의 탐욕이 아니라 그것을 부추기고 확산시킨 기술, 공업, 자본, 국민국가와 같은 제도라고 보고 이를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길은 매우 어렵고 먼 길이다. 그러나 생태민주주의자들은 유쾌한 마음으로 오늘을 즐기며 텃밭을 가꾸고 친구들과 놀고 이야기하며 걸어간다. 결국에는 착하고 올바른 사람들의 힘으로 모두가 평화롭고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에.
공짜의 자유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발견한 새로운 세상 저자 양쭝한(楊宗翰) 역자 김진아|새로운제안 |2018.01
저자 양쭝한(楊宗翰)은 타이완 성공대학교 환경공학과 및 자유전공학부 학사 학위 과정을 졸업했다. 일찍이 히치하이크와 카우치서핑, 숙박을 제공받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타이완과 유럽을 여행했으며, 낯선 사람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자신을 알아갔다. 크로아티아 교환학생 시절에는 무정부주의자들과 함께 빈집에서 불법거주를 하면서 무료상점을 열고 채소 시장에서 팔다 남은 채소와 빵집에서 하루 지난 빵을 회수해 먹었다. 그때 현대 사회의 심각한 낭비 실태를 직접 목격한 후, 화폐와 물건을 교환하는 방식 이외의 새로운 생활 방식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현재 블로그 ‘빈집일기’의 운영자이자 ‘카우치서퍼 수업 프로젝트’의 책임자다. 2015년부터 끊임없이 타이완 전역을 다니면서, 한편으로는 각지 학교와 학생, 그리고 외국인이 교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여러 곳에 무료상점을 여는 데 협조하면서,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나은 생활을 누릴 수 있음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역자 : 김진아
역자 김진아는 경성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번역 에이전시 (주)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좋은 습관은 배신하지 않는다》, 《도전 앞에 선 당신 힐러리로 답하다》, 《스티브잡스 광기의 승부사》, 《HUG허그》, 《왜 나는 나를 아프게 하는가》, 《사랑한다면 이렇게 말하라》, 《성공하는 아이로 키우는 하버드식 자녀교육법》, 《회사생활의 달인》, 《나만의 사무실 성공 철학성공한 직장인들의 처세술 A TO Z》, 《마음껏 행복하라》,《어머니라면 그녀들처럼》, 《성공한 사람들이 버린 7가지 습관》, 《경영 지혜: 중국 5천 년 역사에서 배우는 58가지》, 《춤추는 마술바람》, 《내가 만난 어린왕자》, 《후진타오》 등 다수가 있다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_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
서문 _ 우리의 소비는 과연 정당한가?
1장 도살장을 점령한 사람들 : 그곳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경험하다
01 지낼 곳 없는 신세가 되다
02 나를 도살장으로 이끈 당돌한 보모
03 자급자족을 시도하는 빈집 지역공동체
04 도살장에서 만난 새로운 세상
2장 문명 밖의 생활 : 사회에서 자행되는 뼈아픈 낭비의 실체를 목격하다
01 가스도 전기도 없고, 물도 안 나오는 생활에의 도전
02 한밤중의 쓰레기 속 보물찾기
03 생산적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04 라이프치히 공산 지역공동체에서의 경험
3장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 천진한 바보처럼 세상을 살아볼 용기가 있는가?
01 내가 경험한 크로아티아 사람들
02 애덤 스미스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03 사회에 만연한 불신이 초래한 대가
04 당신은 닭의 눈을 멀게 할 수 있는가?
05 비건은 식습관이 아닌 가치관의 문제
4장 프리건의 삶 : 무의미하게 버려지는 모든 것들에 분노하다
01 멀쩡한 음식들을 돼지 사료로 쓰는 게 과연 최선인가?
02 맛이 아니라 생김새로 품질을 판별하는 황당한 현실
03 당신은 감히 쓰레기를 먹을 수 있는가?
04 그가 다시 육식을 시작하게 된 가슴 아픈 이유
05 프리건은 자본주의의 기생충인가?
06 보답을 바라지 않고 기꺼이 베푼다는 것
5장 프리건을 넘어 선물경제로 :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사회를 꿈꾸며
01 선물경제란 무엇인가?
02 뭐든 공짜로 가져갈 수 있는 가게
03 현대 사회 자격증의 수상한 두 얼굴
04 누군가와 공짜로 지식을 나눈다는 것
05 돈벌이가 인생의 목적이 아닌 사람들도 있다
06 무참히 버려지는 음식들을 줄이기 위한 작은 노력
07 책은 읽는 것이지 소장하는 것이 아니다
6장 운명적인 만남 : 짧은 인연이 남긴 깊은 여운을 되새기며
01 그가 돈 없는 부자로 살아가는 법
02 무작정 떠난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1- 성흔 아저씨의 가호
03 무작정 떠난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2- 메시지를 품은 부부
04 무작정 떠난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3- 여권을 불태워버린 방랑자
7장 당연한 것들에 대한 의문 : 강요된 정답에 맞출 것인가, 새로운 답을 찾을 것인가?
01 언론은 총알보다 잔인하고 파괴적이다
02 노동의 대가는 과연 누구에게나 공정한가?
03 굶주리는 이들을 동정하기보다 그들의 굶주림에 분노하라
04 이 사회에 빈집 불법거주가 필요한 이유
05 누가 그들을 가난의 수렁에 빠뜨린 것인가?
06 더 많은 사람들이 선택의 자유를 누리는 세상을 위해
부록 돌아온 현실, “공짜의 자유”를 외치다
01 현실의 모순이 눈에 들어올 때
02 카우치서퍼 수업 프로젝트
03 무료야외식사 프로젝트
04 무료상점 프로젝트
출판사 서평
우리의 지구와 후세대를 위해 생각해볼 다양한 문제
이 책은 최대한 돈을 소비하지 않고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의 낭비 습관에서 조금이라도 돌아서기를 바란다. 빈집에 불법거주하는 ‘스?’, 쓰레기통에 버려진 음식을 뒤지는 ‘덤프스터 다이빙’, 교통비 없이 여행하는 ‘히치하이킹’, 아무 조건 없이 공짜로 필요한 물건을 가져가는 ‘무료상점’, 버려진 음식으로 식생활을 유지하는 ‘프리건’ 등 적은 자원을 소비하면서 지구와 후세대를 위해 이바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책에 소개되는 프리건들은 자본주의를 반대하는 사람도 진지한 사회 운동가도 아니며, 그저 자유를 위해 몸부림치는 젊은이들일 뿐이다. 어떤 이념 때문이 아니라, 그저 공짜를 주고받을 때 얻는 ‘자유’가 이들을 프리건의 삶으로 이끌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저자는 이들의 행위를 ‘선물경제’라고 정의하며 그 의미를 나눔에만 그치지 않고 ‘공짜의 자유’와 ‘공정한 자본주의’의 행복을 통해 휴머니즘이 넘치는 훈훈한 사회를 내다보고 있다. 나아가 지구의 자원과 환경에 이바지하는 데서 선물경제의 의미를 찾기도 한다.
카우치서핑, 무료상점, 무료야외식사 등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선물경제
저자는 크로아티아에서 경험한 ‘선물경제’를 고향인 타이완에 돌아와서도 실천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무료상점이다. 무료상점은 값진 시간과 돈을 들여 사들였지만 방치되고 있는 여분의 물건을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는 게 아니라 함께 나누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또 자원이 본연의 가치를 회복하고 불필요한 소비는 줄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음식물, 서적을 비롯해 어떤 물건이든 누구나 무료상점에 공짜로 제공하고, 무료상점을 방문하는 사람은 필요한 물건을 가져가면 된다. 물건을 가져왔다고 반드시 무언가 가져갈 필요는 없고, 물건을 가져가는 사람도 무언가 놓고 갈 필요는 없다.
‘무료상점’은 자원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다. 물건이 다시 제대로 쓰일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아무 보답도 바라지 않고 놓고 가는 곳이다. 또 누구나 무료상점에 와서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가져갈 수 있다. 대가는 필요 없다. 단지 가져간 물건을 앞으로 잘 사용하는 게 가장 좋은 보답이 된다. 무료상점은 사회적 기업이 아니며 자선단체도 아니다. 기부에 의지하거나 특정 소외계층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도 아니다.
‘카우치서핑’은 ‘스?’이라는 빈집 불법거주의 확장된 형태로 세계 각지의 카우치서퍼들에게 무료로 숙박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무료숙박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화의 사람과 친분을 쌓고 학교나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카우치서핑만의 매력이다. 저자는 타이완 윈린 현의 따피중학교 학생들을 세계 각국의 카우치서퍼들과 연결시켜 준 경험을 본문에 수록했다.
‘무료야외식사’는 한두 번 시도해보다가 남기거나 사두었지만 요리할 기회가 없었던 식재료들, 진열대에 놓아두었지만 팔리지 않은 음식, 잘 키웠지만 수확할 기회가 없었던 과일이나 채소 등이 무참히 버려지는 현실을 바꿔보려는 노력이다. 무료야외식사는 근본적으로 약자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우려는 게 아니다. 자원을 재분배하려고 날마다 무료야외식사를 열 수도 없다. 이 활동의 목적은 단지 이런 단기적이고 유희적인 활동을 통해 선물경제에 대해 실질적인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데 있다. 핵심은 이 일에 어떤 비용도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나눔을 넘는 ‘선물’로 공짜의 자유도 얻고 지구도 살린다
저자는 유럽 여행 중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차를 얻어 타는 히치하이킹을 무수히 경험했고, 거주할 공간이 없던 교환학생 시절에는 빈집에서 무료로 기거하며 덤프스터 다이빙, 무료상점과 같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온갖 다양한 이유로 약간은 별다른 채식주의자가 된 세계 각국의 프리건을 만나며 그들이 주는 공짜의 혜택을 누렸다. 저자의 그런 경험을 고스란히 녹여낸 이 책은 소비와 소유에 집착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상생의 기회를 열어주고, 자연환경 훼손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보호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책은 단순히 약자를 도와주는 ‘나눔’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버려지는 자원을 되살리고 자원 본연의 가치를 되찾아주는 ‘선물’로 나아가도록 우리의 시야를 넓혀준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연말연시, 나눔의 계절, 주변의 약자를 생각하기 이전에 자신이 무심코 자행하는 낭비 습관부터 돌아보면 어떨까?
책속으로
수많은 사람이 돈을 목숨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이유는 결코 그들이 탐욕스럽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은 그저 좀 더 나은 삶을 원하는 것뿐이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확실한 방법 중에 그들이 유일하게 알고 있는 게 바로 돈인 것이다. ( p.13)
“이 부근이 맞겠지?” 우리는 그라피티가 잔뜩 그려진 2층 건물을 발견했다. 특히 그곳에는 동그라미를 뚫고 나온 N자와 동그라미 안에 그려진 A자가 매우 명확하게 그려져 있었는데,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각각 ‘불법거주’와 ‘무정부주의’를 대표하는 듯했다. (p.25)
얼마 뒤 요란한 소리가 내 주의를 잡아끌었다. 그건 비행기 훈남이 대형 마트의 붉은색 쇼핑 카트를 끌고 오는 소리였다. 카트에 물통들을 실은 뒤에 우리는 야심한 시각, 도살장을 걸어 나갔다. 그곳은 여전히 너무나 어두웠다. 내게는 손전등이나 양초도 없어서 발밑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혹시라도 발을 헛디디거나 튀어나온 요철에 걸려 넘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내 걸음의 폭은 점점 짧아지고 속도도 점점 느려졌다. (p.42)
그러나 그곳의 분배 방식은 결코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지도 않았고, 노동량 또는 노동성과에 따라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뜻밖에도 그들은 돈을 전부 하나의 커다란 통 안에 넣어두고 필요한 사람이 알아서 가져가도록 했다. 말하자면 많이 필요한 사람은 많이 가져가고, 적게 필요한 사람은 적게 가져가는 식이었다. (p.56)
“너희도 알다시피 현재 식용 닭과 달걀은 대부분 닭장에서 사육되고 있어. 그런데 그 닭장은 너무나 작고 좁기 때문에 닭들이 패닉 상태에서 서로를 공격하고 심지어 자신의 깃털을 뽑아버리는 자해를 하기도 하지. 그러다 보니 양계업자는 닭들의 발톱과 부리를 잘라서 닭들이 서로 상처를 입히고 감염시키는 것을 막는다고 해.” (p.76)
나는 그런 비인간적인 환경에 적응하게끔 유전자를 변형해 태어날 때부터 앞이 보이지 않는 닭을 생산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했다. 그러나 그런 눈먼 닭이 정말로 생산된다면 아마도 나는 그 닭을 먹을 것이다. 왜냐하면 눈먼 닭은 비록 비극적인 삶을 살겠지만, 적어도 정상적인 닭보다는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p.82)
그 빵들은 독이 들었거나, 품질이 불량이거나, 벌레가 생겨서 먹지 못하는 상태가 절대 아니었고, 단지 팔리지 않았기 때문에 버려졌을 뿐이었다. 상미기한(賞味期限)과 유통기한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대부분의 상품들은 최적의 상미기한이 지났을지라도 부패가 시작될 수 있는 유통기한은 아직 충분히 남아있을 때 속절없이 버려지고 있다. (pp.95~96)
“예보테Jebote!” 나는 그 쓰레기를 향해 가장 통속적인 크로아티아어 욕을 내뱉었다. “어찌 된 게 죄다 음식물뿐이야!” 20여 년을 살아온 나는 ‘쓰레기통’을 생각하면 머릿속에 휴지, 비닐포장지 또는 상한 음식 등이 떠올랐다. 내 눈앞에 있는 두 개의 거대한 쓰레기통 중 한 곳에는 그야말로 음식물만 가득 차 있었다. 토마토, 오렌지, 귤, 바나나, 사과, 작은 오이 등 한 무더기의 과일과 채소가 족히 100킬로그램은 넘게 그 안을 채우고 있었다. ( p.109)
프리건이 프리건이 된 이유가 모두 음식과 관련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낮은 임금과 집값 때문인 사람도 있고, 수차례 히치하이크를 하다가 그렇게 된 사람도 있다. 오늘날의 경제를 연구하다가 그 모순점을 발견하고 프리건이 된 사람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프리건은 시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최소한 모두, 오늘날의 사회가 미친 듯이 자연 자원을 낭비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이다. ( p.119)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은 사실 남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 해. 나는 돈도 없고 차도 없고 집도 없지만, 요리를 할 수 있고 수도나 전기를 고칠 수 있어. 목공 일이나 쓰레기통 뒤지는 일도 가능하지. 난 쓰레기통에서 찾아낸 음식을 전부 다 먹을 수는 없지만, 나한테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과 차를 태워주는 사람, 아니면 그냥 먹을 것이 필요한 사람과 그런 음식을 나눌 수 있어. 다른 사람의 집에 가서 고장 난 전자제품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걸 고쳐줄 수도 있지.( p.123)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은 사실 남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 해. 나는 돈도 없고 차도 없고 집도 없지만, 요리를 할 수 있고 수도나 전기를 고칠 수 있어. 목공 일이나 쓰레기통 뒤지는 일도 가능하지. 난 쓰레기통에서 찾아낸 음식을 전부 다 먹을 수는 없지만, 나한테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과 차를 태워주는 사람, 아니면 그냥 먹을 것이 필요한 사람과 그런 음식을 나눌 수 있어. 다른 사람의 집에 가서 고장 난 전자제품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걸 고쳐줄 수도 있지. _ p.126
이처럼 엉뚱한 아이디어는 2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동안에 세계로 뻗어나갔다. 더 이상 유토피아적 실험에 머물지 않았던 것이다. 리얼 정크푸드 프로젝트는 영국의 다른 지방인 맨체스터(Manchester), 브리스틀(Bristol), 솔테어(Saltaire)까지 퍼져나갔고, 심지어 로스앤젤레스(LA), 바르샤바(Warszawa), 취리히(Zurich) 등을 포함해 110여 곳에 그 이념과 닮은 카페가 생겨났다. ( p.157)
그런데 앞쪽으로 10미터 넘게 걸어가던 그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던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손을 흔들며 내게 한마디 던졌다. “리예카(Rijeka).” 그는 그런 후에 계속해서 자기 길을 갔다. 그 순간 나는 고마워서 울 뻔했다. (p.194)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곳의 사정을 바로 이 부분부터 접하게 된다. 즉 아프리카 사람들은 불쌍하게도 먹을 것이 없어서 마음씨 좋은 각계 인사들이 일련의 자선활동을 벌이고 있다거나, 구호단체를 조직해 에티오피아에 방대한 물자를 보낸다는 등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것이다. (p.215~216)
함부로 토지의 나무를 베고, 동물을 죽이고, 원주민을 쫓아내고, 그런 후에 이해하기도 어려운 한 장의 땅문서를 들이밀면서 오래전부터 그곳에 살고 있던 원주민, 동물, 심지어 나무에게 “우리는 이 토지의 합법적 소유자다!”라고 말할 자격이 과연 누구에게 있다는 것인지 말이다.
(/p.223)
“인간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물건은 사용되기 위해 만들어졌다. 세상이 이처럼 혼란스러워진 까닭은 바로 우리가 물건을 사랑하고 사람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 본문 p.249
무료상점은 기업이 아니며, 본래부터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다. 무료상점은 사회적 기업이 아니며, 기본적으로 운송비가 들지 않는다. 무료상점은 자선단체가 아니며, 기부에 의지하거나 특정 소외계층에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_ p.251
라곰 라이프 더 적게 소유하며 더 나은 삶을 사는 법 저자 안나 브론스|역자 신예희|21세기북스 |2018.01
원제 Live Lagom: Balanced Living, the Swedish Way
저자 안나 브론스는 프리랜서 작가이자 요리 전문 웹진 〈푸디 언더그라운드〉의 설립자다. BBC, 가디언, 스프러지 등 주요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스웨덴에서 태어나 자란 예술가 어머니가 있고, 그 영향으로 일상에서 라곰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접했다. 음식과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지속 가능한 삶에 관심이 많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스웨덴식 커피 타임에 관한 책 《피카》를 통해 여유로운 삶에 관해 이야기했으며, 《안녕, 자전거(HELLO BICYCLE)》 《요리하는 사이클리스트(THE CULINARY CYCLIST)》로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에 관해 이야기했다. 직접 장을 보고,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일상을 경험하는 것을 삶의 지침이자 힘으로 여긴다.
목차
프롤로그 스웨덴 사람들에게 배우는 균형 잡힌 삶
01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당신이 원하는 딱 그만큼 행복한 삶, 라곰
누구에게나 동등한 균형의 가치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필요한 사람들
적당히 행복한 삶의 조건
02 저녁 있는 삶의 즐거움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휴식하기
진짜 일을 잘한다는 것
당신과 내가 ‘함께’하는 일의 가치
나 자신에게 관대해지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 익숙해지기
03 식탁 위에 머무는 여유
먹을 것과 마실 것에 투영된 가치
스웨덴의 커피 타임, 피카
한껏 즐겨야 할 순간
스웨덴의 식료품 창고 속 비밀
04 간소한 공간과 포근한 일상
그 도시를 보면 문화가 보인다
식탁 위 찻잔에 담긴 미학
‘공간’을 사랑한다는 것
집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몇 가지 규칙
일상을 디자인하는 방법
05 단순함 속의 작은 화려함
필요한 것은 다 있고, 필요 없는 것은 다 없는 집
삶에 활력을 더하는 예술과 공예
일상에 예술을 받아들이는 몇 가지 방법
집 안을 포근하게 만드는 작은 소품들
당신의 스타일이 곧 당신을 말한다
06 몸과 마음이 균형을 이룰 때
행복의 기본은 건강한 삶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소중한 사람들과 따로 또 같이 행복하기
하루 한 시간 산책의 힘
건강한 몸을 위한 사소한 습관
07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내려놓기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의 의미
모든 계절 느끼기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하여
더하지도 빼지도 않는 삶
행복의 균형감각
[부록] 라곰 레시피
출판사 서평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일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균형의 가치, 라곰
최근 ‘워라밸’이 화두다.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Work & Life Balance)의 줄임말로, 일과 생활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말한다. 이 워라밸이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일과 직장에 치우친 삶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워라밸이 주목받으면서 사람들이 새롭게 눈을 돌리는 가치가 있다. 바로 ‘라곰(LAGOM)’이다. 라곰은 ‘딱 좋다’ 혹은 ‘적당하다’라는 의미의 스웨덴어인데, 적절하게 일하고 알맞게 휴식한다는 라곰의 개념이 워라밸의 가치에 딱 맞기 때문이다.
라곰은 정확한 양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그 둘 사이 어디쯤에 있는 그 무엇이다. 라곰을 안다는 건 양극단 사이에서 적당한 선을 지킬 줄 안다는 뜻이다. 상황에 맞게 적절히 행동하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으며, 자신에게 맞는 양만큼 먹는 것이 바로 라곰이다. 《라곰 라이프》는 일뿐만 아니라 음식, 공간, 생활, 건강 등 라이프스타일의 모든 부분에 담긴 라곰식 삶의 자세를 소개한다.
스웨덴 사람들에게 배우는 느리게 사는 즐거움
스웨덴에는 ‘라곰 알 배스트(lagom ar bast)’라는 속담이 있다. 단어 뜻 그대로 해석하면 ‘라곰이 최고’라는 뜻인데, ‘모든 것이 적당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달콤한 디저트는 얼마큼 먹어야 좋을까? 라곰 알 배스트, 적당히 먹어야지. 직장에서 초과근무를 몇 시간이나 해야 하려나? 라곰 알 배스트, 적당히 일해야지. 인생을 살며 무엇을 하든 과하지 않게 딱 맞는 만큼만 하라는 것이다. 스웨덴에서 라곰은 일상의 모든 부분에 스며들어 있다.
이제 라곰은 스웨덴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거듭나고 있다. 스웨덴 사람뿐만 아니라 누구나 정도를 지키는 삶, 균형 있는 삶을 원하기 때문이다. 라곰 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은 극단적으로 치닫는 일이 생겼을 때 잠시 그 문제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 라곰은 모든 걸 적당히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항상 사려 깊게, 과하지 않게 균형을 추구하는 스웨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은 혼란스럽고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신선한 한 줄기 바람과 같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스웨덴 사람처럼 살자는 말이 아니다. 쳇바퀴 돌듯 피곤하고 소모적인 현대사회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보자는 의미다.
‘당신이 원하는 딱 그만큼’ 만족스러운 삶을 꾸려가는 비밀
이 책은 라곰 라이프를 소개한다. 라곰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일상생활의 다양한 부분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특히 라곰의 가치가 가장 많이 담겨 있는 곳은 식탁이다. 음식을 접시에 얼마나 담을지, 한 끼 분량은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등 모든 기준에 라곰이 담겼다. 라곰 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은 평소에는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건강한 음식을 주로 먹으며, 명절 등 친구나 동료와 함께 즐겨야 할 때에는 음식과 술이 넘쳐나는 시간을 즐긴다. 그야말로 균형을 이루는 식생활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라곰이 담긴 식문화뿐만 아니라 실제 스웨덴식 레시피를 부록으로 담아 실용성을 높였다.
《라곰 라이프》에는 일, 음식, 인테리어, 디자인, 환경 등 일상의 모든 부분에서 균형을 찾는 라곰식 해법이 담겨 있다. 저자는 하룻밤 사이에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균형 잡힌 라이프스타일을 뚝딱 만들어주는 마법은 없다고 말한다. 대신 라곰의 가치를 받아들여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 일상을 균형 있게 만드는 라곰의 가치를 알아보고, 삶 속에 라곰을 더욱 깊숙이 받아들이는 방법을 찾아보자.
가진 물건만 줄인다고 미니멀 라이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마음에도 정리가 필요하다. 후회와 분노, 좌절과 질투 같은 감정은 마음속에 큰 자리를 차지한 채 언제든 삶 속에 끼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집 안의 잡동사니들이 알아서 싹 정리되지 않듯, 우리의 마음속도 마찬가지다. 좋지 않은 감정을 없애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186쪽,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친환경 제품을 점점 더 많이 사는 게 해답이 아니다. 애초에 소비를 줄이는 게 우선이다. 물론 즐거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을 구분하고 소비 습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는 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렇게 절약한 비용과 시간으로 다양한 취미 활동도 할 수 있다.
234쪽, 더하지도 빼지도 않는 삶
우리는 무엇이든 너무 빨리 하고 너무 많이 먹으며 너무 과하게 일하고 스트레스를 넘치도록 받는다. 이 중에서 어떤 것도 지속 가능할 수 없다. 속도를 늦추고 자신을 다독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몸의 에너지와 열정을 몽땅 써버리고 금세 지칠 것이다. 건강, 일, 가족, 경제, 그리고 환경 등 우리 삶의 모든 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모든 면이 적당하다면, 즉 라곰하다면 우리는 무슨 일이든지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다.
240쪽, 행복의 균형감각
Tammy - Debbie Reyno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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