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을 지킨 사람들 저자 김형민|다른 |2016.02
본명보다 필명 ‘산하’로 유명하다. 전공자도 놀라는 역사 지식에 더해 읽는 이들마다 울컥하게 만드는 글 솜씨로, 골수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글쟁이다. 6.25전쟁 당시 흥남 부두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할아버지 덕에 1970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이후 부산 양정동에서 자랐다. 당시 대한민국 최초 금메달리스트 양정모가 양정동에 살았을 거라 생각하며 그의 얼굴이 새겨진 딱지로 동네 딱지왕을 석권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데리고 간 경주 천마총에서 시작된 역사에 대한 호기심은 이후 그를 역사학도로 이끌었다. 그러나 정작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들어간 이후에는 노래패와 그 밖의 ‘엄한’ 활동에 빠져 대학 생활을 보냈다.
1995년 방송에 입문, 프로듀서로 일하며 [리얼코리아] [특명 아빠의 도전] 등 시민들의 삶과 풍경을 그리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2010년부터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간간히 올린 ‘산하의 오역’이라는 이야기에 사람들의 호응이 몰리면서, 단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올리게 되었다.
[한겨레 21]에 ‘김형민의 노 땡큐’, ‘응답하라 1990’을, 『시사인』에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를 연재하는 등 여러 매체에 칼럼을 썼다.
저서로 『마음이 배부른 식당』『썸데이 서울』『삶을 만나다』『그들이 살았던 오늘』『접속 1990』『교과서가 들려주지 않는 양심을 지킨 사람들』등이 있다.
추천사 -만끽하라, 양심이 떨리는 순간을
권석천 《정의를 부탁해》 저자
머리말 / 10
01 목숨을 버리고 정의를 지킨 궁정 관리, 검군
대기근이 들다 | 제안을 거절하다 | 검군의 선택
02 연산군을 꾸짖은 환관, 김처선
실수투성이 환관 | 일곱 번째 임금 | 연산군에 맞서다
03 백성을 위해 싸운 장군과 의병장, 황진?곽재우
엇갈린 운명 | 치열한 전투 | 짧은 승리 | 또 다른 용기
04 권력에 맞선 조선의 예술가, 김성기
조선의 천재 음악가 | 비파를 내동댕이치다
05 검사를 고발한 검사, 이준
덤비 이준 | 상관을 고발하다 | 쓰라린 실패
06 백정해방운동을 이끈 양반, 강상호
백정들의 고통스러운 삶 | 형평사의 탄생 인간은 평등하다 | 세상을 움직이다
07 만주를 누빈 조선의 여전사, 남자현
조선에서 만주로 | 만주를 누빈 여전사 | 또 손가락을 자르다
08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언론인, 장준하
독립 투쟁에 나서다 | 《사상계》의 탄생 | 대통령에 맞서다 | 역사 속의 빛이 되다
09 민중 학살 명령을 거부한 경찰, 이섭진
국민보도연맹의 정체 | 살인 명령을 받다 | 인간 존엄성을 실현하다
10 작은 목소리를 대변한 변호사, 조영래
분신자살한 젊은 노동자 | 스물다섯 정년의 여자 | 진폐증 환자
상처 받은 권양 | 작은 것의 소중함
11 혁명의 불을 지핀 사람들, 박종철 외
진실을 밝힌 사람들 | 박종철을 추모하다 | 용기와 정의
12 세상을 바꾼 양심선언자들, 이문옥?이지문?한준수
감사원의 비밀을 밝힌 이문옥 | 군의 선거 부정을 폭로한 이지문
관권 선거를 고발한 한준수 | 양심을 지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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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모난 돌이 정 맞는 세상’에서 부당한 권력에 맞서 정의를 실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국사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뿐만 아니라 청소년 독자들에게 양심의 가치를 되새겨 볼 기회를 제공한다.
진창 같은 세상에서 폭군, 압제자, 침략자, 독재자 등에 맞서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한 이들의 이야기는 한국사의 부끄러운 면과 자랑스러운 면을 동시에 들여다보게 한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일고 있는 오늘날 《양심을 지킨 사람들》은 부끄러운 역사를 정면으로 바라봐야 ‘자랑스러운 역사’의 가치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음을, 양지에 드러난 눈부신 성취만을 주목하는 것은 ‘올바른 역사 교육’이 아님을 조심스레 시사한다.
책에 실린 인물들의 사연은 다양하다. 나라의 곡식을 훔치자는 동료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독살당한 신라의 궁정 관리 검군, 연산군의 잘못을 지적하고 온몸이 잘려 죽은 환관 김처선, 백성을 위해 왜적과 싸운 장군 황진과 의병장 곽재우, 권력자의 노리개가 되기를 거부한 조선의 예술가 김성기, 검사를 고발한 검사 이준, 백정해방운동에 앞장선 양반 강상호, 만주를 누비며 독립운동을 한 조선의 여전사 남자현, 독재 정권에 저항하다 의문사한 언론인 장준하, 민중 학살 명령을 거부한 경찰 이섭진,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변호사 조영래, 6월 항쟁의 불을 지핀 박종철과 사람들, 내부 비리를 고발하고 정의를 세운 양심선언자 이문옥?이지문?한준수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양심을 지킨 사람들이 수없이 있었다 해도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결국 바뀌는 건 없지 않느냐고 한숨짓는다면 나는 고개를 저을 것이다. 세상은 아직 여기까지밖에 오지 못했지만, 그들 덕분에 여기까지라도 온 것일 테니까.” _본문 중에서
“한때 평리원에 의해 기소돼 매질을 당하기도 한 ‘전과자’ 이준 검사는 짧은 검사 생활 동안 검사가 지녀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보여 준다. 한 예로 이준이 맡았던 이재규 토지 강탈 사건을 들 수 있다. 황족인 이재규가 일본인 등과 부화뇌동하여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논밭의 문권과 증권을 위조해 자기 소유로 만들고 황족의 지위를 이용하여 토지를 빼앗은 사건인데, 이준은 이재규에게 자그마치 징역 10년을 구형하여 거만하게 앉아 있던 황족을 기겁하게 만든다.
이준 검사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906년 황태자인 순종의 재혼 가례를 맞이하여 고종 황제가 특사령을 내리는데, 이때 이준 검사는 을사늑약 반대 운동을 했거나 매국노 처단을 시도하다가 체포된 이들을 특별 사면 명단에 끼워 넣는다. 외교권을 빼앗긴 식민지의 검사가 독립운동가 사면을 요청한 것이다.” --- p.79 『5장 ‘검사를 고발한 검사, 이준’』중에서
“출신으로만 따졌을 때 강상호는 백정해방운동에 뛰어들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의 아버지 강재순은 정3품 통정대부를 지낸 사람으로 천석꾼 부자였고, 강상호는 그 집안의 장남이었다. 양반 가문에 으리으리한 부자, 한평생 유유자적하며 여유롭게 쓰고도 넉넉하게 남을 재산을 가진 사람이었다. 하지만 강상호는 스스로 유복한 삶을 버렸다. 거의 10년 동안 고향 마을 사람들의 세금을 대신 내 주기도 했던 그는 양반 신분을 버리고 부잣집 도련님으로서의 삶도 거부한 채 백정의 동지를 자처하는 힘겨운 삶을 선택한다.” --- p.94 『6장 ‘백정해방운동을 이끈 양반, 강상호’』중에서
“불과 1년 만에 보도연맹은 연맹원 30만을 헤아리는 거대 조직이 된다. 그 가운데 진짜배기 좌익은 20퍼센트도 되지 않았고, 나머지는 그야말로 순진하고도 얼뜬 농민들이었다는 것이 보도연맹원 모집을 맡았던 사람들의 진술이다. 그런데 끔찍하게도, 6.25 전쟁이 터지면서 이 보도연맹원 명단은 처형자 명부로 변해 버린다. 정부가 30만 명에 이르던 보도연맹원을 잠재적인 적으로 보고 그들을 몰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중략) 특무대에게 보도연맹원을 넘겨주라는 명령을 정면으로 어길 경우 누구의 권총에 뒤통수가 뚫릴지 모를 일이었다. 실제로 영동경찰서 증평지서장 안길룡은 보도연맹원들을 살리려다가 특무대의 손에 죽는다. 하지만 이섭진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양심을 지킨다. 그는 창고의 봉창을 널빤지로 허술하게 막고 철사를 자를 칼과 가위를 창고 안에 슬그머니 넣어 둔다.” --- pp.132~138 『9장 ‘민중 학살 명령을 거부한 경찰, 이섭진’』중에서
Solo Le Pido A Dios(하늘이시여 바라옵건대) - Mercedes Sosa & Pablo Milanes
Sólo le pido a Dios
que el dolor no me sea indiferente,
que la reseca muerte no me encuentre
vacío y solo, sin haber hecho lo suficiente.
오직 하나님께 빕니다
제가 고통에 무심해지지 않게 해주세요.
충분히 할일을 못하고,
외로움과 공허 속에 메마른 죽음을 맞지 않도록.
오직 하니님께 빕니다
내가 불의에 무관심하지 않게해주세요.
날카로운 발톱이 나의 운명을 할퀴고 나서
나의 다른 쪽 뺨마저 때리지 않도록.
오직 하나님께 빕니다
내가 전쟁에 무관심하지 않도록
그것은 하나의 거대한 괴물이예요
가난하고 정직한 모든 이들을 짓밟는답니다
오직 하나님께 빕니다
내가 배반에 무관심해지지 않게 해주세요.
만일 배신자가 보통 사람들보다 힘이 세다면
사람들이 그것을 쉽게 잊지 않도록
오직 하나님께 빕니다
내가 미래에 무관심하지 않도록
희망을 빼앗긴 이들은,
결국 다른 문명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께 빕니다.
내가 전쟁에 무관심하지 않도록
그것은 하나의 거대한 괴물이예요
가난하고 정직한 모든 이들을 짓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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