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제 해결 공원법 개정하자
6·13 지방선거를 통해 지인들이 대거 구청장에 당선됐다. 하지만 그 어떤 후보도 도시공원 일몰제 해소를 공약으로 채택하진 않았다. 최근 모 구청장을 만나 관내 대상지며 해소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기초자치단체 공무원의 경우 공원 일몰제에 대해 도무지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면서 선거 때 왜 협약을 제안하지 않았느냐고 말해 안타까웠다. 조만간 현실화될 도시공원 일몰제로부터 자유로운 행정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광역자치단체는 유원지·근린공원·녹지에 대해서, 기초 단체는 어린이공원·소공원에 대해 조성 계획을 수립하고 매입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나저나 정말 시간이 없다. 타임머신을 타고 1999년 헌법재판소 결정 시점으로 되돌아간다면 모를까 어림없는 일이다. 공원 조성을 하지 않아서 도시공원에서 해제되는 시점인 2020년 7월 1일까지 22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부산 16개 구·군에서 사라지는 공원·녹지는 무려 259개로 6개 광역시 중에서도 가장 많다. 그럼에도 기초 단체장 대부분은 손 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2개월 뒤엔 도시공원 일몰제 발효
시뿐 아니라 구청서도 관심 가져야
돈 없다고 해제 기정사실화할 땐
미래 세대에게 고통 강요하는 일
그나마 다행이라면 오거돈 부산시장이 인수위원회 활동을 통해 재임 동안 연간 시비 1000억 원씩 총 4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확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체 매입 비용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다. 부산시는 4000억 원의 집행 기준을 우선관리지역 181만㎡ 매입 비용으로 집행하게 될 것이다. 난개발 우려가 없는 3076㎡는 관리 방안을 마련해 순차적 정비를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우선관리지역에 들지 못한 도시공원은 버리는 카드인 것인가. 난개발 우려가 없다는 근거도 의심스럽다. 물론 용도지역이란 것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녹지에서 시나브로 주거지역으로 둔갑하는 개발유착 시대 용도변경의 사례를 무수히 봤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도시공원은 그 와중에 살아남은 산이고 구릉이다. 이 도시공원이 올여름 전지구적 폭염에서 부산의 그늘막 역할을 톡톡히 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도시공원이 그런 존재임에도 평가절하하고 돈이 없다는 이유로 해제를 기정사실화한다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무책임한 행위다.
지주들의 반란이나 연대도 여전히 두렵다. 여태껏 인내했다는 그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참에 한몫 보려고 날을 세우고 있다. 부르는 게 값이라고 그것을 부추기는 업자까지 있다는 소문이다. 이래저래 답답한 현실이다. 개인적으로 볼 때 이 땅의 고질적 병폐 세 가지를 꼽으라면 친일청산과 교육, 토지 문제를 들 수 있겠다. 이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국민 고통은 가중될 수밖에 없고, 양극화는 해소 불가능한 숙제로 남게 된다. 공원일몰제는 그 중심이자 본질이다. 매년 GDP의 30%가 넘는 천문학적 불로소득이 재벌과 소수 지주에게 돌아간다고 하지 않는가.
사유지의 국유·시유화를 위한 매입이 시급하다. 더 이상 매매차익과 지대상승을 통한 불로소득이 이 시대의 로망이 되어선 안 된다. 대통령의 결단과 중앙정부의 자세 교정이 절실하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공원일몰제 해결을 위한 공약을 채택한 바 있다. 유감스럽게도 그 공약이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장관은 공식 석상에서 공원일몰제를 언급한 적이 없다. 더 늦기 전에 국비 50% 지원과 국공유지 일몰 대상 제외가 국토 관리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의 미래가 달린 문제다.
현재 제주 도의회가 대정부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대책 마련 촉구 결의안을 발표하고, 충남 도의회가 준비 중이다. 2020도시공원 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은 입법 운동을 선포할 것이다.
부산 구청장·군수, 시의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감히 다시 묻는다.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8. 31 부산일보 로컬터치
Dos Gardenias(치자나무 두 그루) - Ibrahim Fer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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