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원 개장이 5월1일로 확정된 이후 진도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왁자하게 준비중이던 개장식도 세월호를 비켜가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추진단에서 시설공단으로 업무가 이관되는 즈음에 시민공원이 속을 썩인다. 참여의 숲 헌수자 명패로부터 시작해서, 관련 사업들이 죄다 뒤틀리고 문제 있는 것은 BGT로 전가되기에 성이 났다. 실제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손을 떠난 일이긴 하지만 몇 번이나 공동 대처하기를 제안 했다. 그들은 무시했다. 어쩌면 그럴 여력이 없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되자 그들은 태도를 바꾸었다. 그래서 여차하면 들이 받을... 그렇지만 일단 한발 물러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궁지에 몰리면 그런가. 일단 말을 아낀다.
시설공단 직원 교육을 마치고 경성대 이석환 교수의 부친상 빈소에 들렸다 광안리 모임에 동참했다. 지리산에서 맛난 것 박스로 가져 온 이가 있어 이를 안주 삼아 술 한잔 하는 자리였다. 영화 산복도로를 준비중인 김동현 감독도 자리를 같이 했다. 며칠 전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하였다.
날이 저물면서 방문자는 늘어났고 그만큼 술잔 기울이는 횟수도 많아 졌다. 잠시 자리에서 비켜나 담배를 피우며 오늘의 나에 대해 생각해 본다. 다음 주면 5월이다. 가족의 달 이지만 여전히 나는 궁하다. 그렇지만 상근 실무자 월급이 우선이다. 돈 때문에 활동을 고민하는 일은 없어야 하기에 속이 탄다. 일반 직장을 선택했다면 이런 마음고생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친구들이 원하는 것은 적으나마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급여가 안정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래야 매진한다. 그렇다고 이사들 누구도 이 상황을 자기일로 여기지 않는다. 극히 일부만 걱정할 뿐이다. 이런 조직문화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가.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여러모로 고민을 하고 일을 만들지만 쉽지 않다. 다시 마음을 추스린다. 진도 참사 유가족들을 떠올렸다.
밤 깊어 지리산에서 공수된 봄 기운 깃든 다양한 나물들이 다른 안주 없이도 술맛을 내게 한다. 옻나무, 엄나무, 당귀, 곰취, 취나물을 초장이며 된장 발라 한 입 가득 씹는다. 거기에 산초잎을 추가 한다.
두릅도 한가득
가장 잎이 넓은 곰취에다 두릅,엄나무 순, 옻나무순, 당귀에 취나물을 포개어 한입에 먹는다. 쌉싸름한 맛과 향이 좋았다. 정말 간만에 맛보는 귀한 봄나물 만찬이었다.
그리고 한켠에서는 제주도에서 공수된 흑돼지를 구웠다.
상찬이었다. 봄기운 봄 다하도록 누렸으면 한다.
Morning Side Of The Mountain - Donny & Marie Os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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