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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서평

위장환경주의

by 이성근 2019. 6. 16.



위장환경주의 그린으로 포장한 기업의 실체 저자 카트린 하르트만|역자 이미옥|에코리브르 |2018.12.

원제 Die gruene Luege

 

저자 : 카트린 하르트만 1972년 독일 울름에서 태어나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서 예술사·철학·스칸디나비아학을 공부했다. 일간신문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FRANKFURTER RUNDSCHAU)의 뉴스 및 정치 담당 기자를 거쳐, 2006~2009년에는 월간 잡지 네온(NEON)의 기자로 일했다. 2009동화 시간의 끝(ENDE DER M?RCHENSTUNDE)을 출간했으며, 2012년에 펴낸 새로운 빈곤에 관한 책 우리는 유감스럽지만 바깥에 머물러야 한다(WIR M?SSEN LEIDER DRAUSSEN BLEIBEN)로 큰 명성을 얻었다. 2015년에는 통제된 남벌(AUS KONTROLLIERTEM RAUBBAU)을 출간했다. 현재 뮌헨에서 살고 있다.

 

이 책은 플라스틱 행성(PLASTIC PLANET)을 감독한 베르너 부테의 영화 더 그린 라이를 촬영하기 위해 출간되었으며, 카트린 하르트만은 영화에 함께 참여하고 시나리오도 같이 썼다.

 

목차

머리말

 

1 황제가 입은 녹색 옷

2 지속 가능이라는 대재난

3 더 많이 구매하면 바다를 살릴 수 있다고?

4 삼류 극장

5 국가의 그린워싱

6 고기와 피

7 정의로운 모든 것!

 

감사의 글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이 책은 세계적인 식품업체 네슬레의 캡슐 커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네슬레는 전 세계 400여 개 매장에서 다양한 커피 캡슐을 팔고 있다. 그 양은 2006년에 30억 개였지만 현재는 100억 개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원두를 1킬로그램에 2달러에 사서 캡슐 커피 1킬로그램에 80유로로 판매하는 것도 문제지만, 환경적으로 더 큰 문제는 캡슐인 알루미늄에 있다. 네스프레소에서 나온 알루미늄 캡슐은 매년 최소 8000톤에 이른다. 그런데 1톤의 알루미늄을 생산하려면 2인 가구가 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필요하고, 이로부터 이산화탄소 8톤이 배출된다. 알루미늄 생산은 전 세계 전기 소비량의 3퍼센트를 차지한다. 그나마 회수라도 제대로 되면 다행이다.

 

네스프레소 홈페이지에는 한 잔의 커피는 긍정적 영향력을 담고 있다. 네스프레소 커피 한 잔은 이를 향유하는 순간만 준비하는 게 아니라, 환경과 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우리는 확신한다고 쓰여 있다. 이처럼 네스프레소는 긍정의 컵지속성에 대한 비전이라고 이름 붙이고 있다. 네슬레는 2020년까지 알루미늄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자 하며 회수율100퍼센트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알루미늄은 재활용할 경우, 보크사이트에서 알루미늄을 생산할 때 에너지의 5퍼센트만 필요하다. 그러나 네스프레소는 처리와 수거를 오로지 고객에게 떠맡기고 있다. 다시 말해 고객에게 커피 캡슐을 노란색 자루에 넣거나, 노란색 통에 넣거나, 혹은 재활용 수거 통에 넣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면 네스프레소가 캡슐의 재활용 비용을 댄다는 것이다. 그러나 쓰레기통이 아닌 재활용 통에 들어가는 캡슐이 어느 정도인지 아무도 모를뿐더러 네스프레소가 재활용 알루미늄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역시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네스프레소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칸, 노르스크 하이드라, 리오 틴토와 손을 잡고 지속 가능한 알루미늄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도 네슬레처럼 오직 생산을 늘리는 데만 관심을 갖고 있다. 리오 틴토만 하더라도 200620141600만 톤에서 4200만 톤으로 생산량을 늘렸다. 아우디, BMW, 코카콜라, 재규어처럼 환경에 폭탄을 던질 만큼 피해를 입히는 기업은 알루미늄 생산 전() 과정의 품질을 관리하고 인증하는 알루미늄 관리 계획(Aluminium Stewardship Initiative)’ 산하에 있다. 심지어 BMW·네스프레소·리오 틴토는 이 알루미늄 관리 계획의 이사진이며, 유명한 환경 단체 세계자연기금(WWF)도 마찬가지다.

 

스위스의 NGO 솔리다르 스위스(Solidar Swiss)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는 공정하게 거래되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네스프레소는 그와 같은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이른바 지속 가능한 커피라는 프로그램을 고안해냈다. 미국 단체 열대우림연맹(Rainforest Alliance)과 함께 네스프레소 AAA 지속 가능 품질이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다. 그런데 이 열대우림연맹은 치키타, , 리들, 맥도날드처럼 문제가 많은 기업에서 생산하는 바나나, 커피, (tea), 종려유, 소고기에 안전 인증을 내주었다. 네스프레소가 개발한 지속 가능 운운하는 프로그램도 친환경적으로 재배하고 공정한 무역으로 거래하는 커피라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마치 친환경적으로 재배하고 공정하게 거래하는 것처럼 들린다.

 

만약 네스프레소를 처음부터 시장에 출시하지 않았다면, 생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정당하지 않았을까? 당연하다. 하지만 이렇듯 지속적으로 발전한 소비 사회에서는 그와 같은 질문을 아예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다. 그리하여 엄청난 쓰레기를 배출하고, 지나치게 비싼 커피 시스템이 자원을 낭비하고 소농을 착취하는 것이다. 이런 커피 시스템은 생태적 고려를 외면할 뿐 아니라, 심지어 인간과 자연 그리고 기후에 좋은 일을 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다른 기업들의 실상

네스프레소만 유일하게 기이한 행동을 하는 기업은 아니다. 구글에서 지속 가능(nachhaltig)’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라. 1600만 개가 나온다. 영어로 ‘sustainable’을 검색하면 무려 3억 개의 글이 나타난다. 그중 언론 보도, 대기업이나 NGO 혹은 윤리적 소비와 관련 있는 수많은 포털의 글을 약간만 읽어봐도 금세 알 수 있다. 한때 해롭고 비열하다고 간주했던 모든 것이 오늘날에는 세계를 구원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오징어스테이크, 엄청나게 많은 자동차, 포뮬러 원, 주식 펀드, 비행기 여행, 모피 옷, 에스파냐 남부에서 수입한 채소, 식물 연료, 종려유, 유전자 변형 대두, 석탄 화력발전소, , 북극에서 채굴한 석유 등 이 모든 것이 오늘날 지속 가능한’, ‘환경 친화적혹은 책임감 있는제품으로 제공된다.

 

석유 생산 대기업 셸은 자사를 풍력발전소로 광고하며, 코카콜라는 가난한 나라에서 모든 샘물이 마를 때까지 퍼 쓰면서 자사를 비축된 세계 지하수를 보호하는 주인공이라고 표현한다. 몬산토는 유전자를 조작한 씨앗과 독성 있는 살충제까지 판매하지만 자사를 기아와 싸우는 데 기여한다고 여긴다. 화학업계의 대기업 헨켈은 에너지업계의 거물들과 손잡고 핵발전소와 석탄 화력발전소가 유지되도록 애쓰면서도 풍력으로 움직이는 터빈에 재생 에너지에 중요한 기여를 합니다라는 스티커를 붙인다. 유럽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전기 회사 RWE는 숯가마가 생물 종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고 주장한다. 이유인즉 발전소의 냉각탑에 새가 둥지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레버의 회장 파울 폴만(Paul Polman)은 참으로 진지하게 이렇게 주장한다. “유니레버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NGO입니다.” 그런데 인스턴트 수프와 소스 가루처럼 일상에서 포기할 수 없는 것을 생산하는 이 식품 대기업은 매년 8톤이나 되는 원료(소고기, 대두, 종려유 등)를 소비하는데, 그중 절반은 전 세계에 있는 산림을 파괴해 만든 것이다. 심지어 군수업체조차 환경을 고려해가며 살상 무기를 만든다. 예를 들어 라인메탈(Rheinmetall)자연스러운 삶의 기초를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지극히 중요하다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으며, 크라우스-마파이 베그만-그룹(Krauss-Maffei Wegmann-Group: 독일의 군수업체)자체 생산 과정에서 품질과 지속 가능성에 큰 가치를 둔다고 주장한다.

 

이런 내용을 계속 접하다보면 좋은 느낌이 들기는 한다. 사람들이 의식 있는 회사의 제품만을 선택한다면, 세상을 구하는 데 동참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개인은 이렇게 하고 있지 않은가? 소비자, 산업계와 정치는 같은 목표를 추구하는 게 아닌가? 많은 행동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아닌가? 좀더 나아지지 않았나?

 

나아진 측면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환경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는 세계의 다른 편에서는 파괴가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생태 발자국 네트워크(Global Foodprint Network)에 따르면, 전 세계 시민은 마치 지구가 1.6개나 되는 것처럼 살고 있다고 한다. 만일 전 세계인이 독일 사람처럼 소비한다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지구가 3개 이상은 있어야 할 것이다. 글로벌 생태 발자국 네트워크는 매년 이른바 지구 과부하의 날(Earth Overshoot Day)’을 계산한다. 1년을 기준으로 지구 환경이 견뎌낼 수 있는 날, 요컨대 생태적·사회적으로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는 전 세계 모든 자원이 다 소모되어 더 이상 쓰레기와 온실가스를 수용하지 못하는 날을 말한다. 그런데 매년 이날이 앞당겨지고 있다. 2015년에는 813일이었지만, 1년이 지난 2016년에는 88일로 당겨졌다. 그리고 2017년에는 82일이었다. 2000년에는 108일이었다.

 

19802010년 전 세계적으로 소비한 생물, 광물 원자재 그리고 화석 연료의 양은 400억 톤에서 800억 톤으로 2배 늘어났다. 이제는 석유 생산의 정점을 일컫는 피크 오일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모든 자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의 ‘Peak Everything’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숲은 1분마다 축구장 36개만큼 파괴되고 있다. 동물은 매년 58000종이 사라지고 있으며, 비옥한 땅은 매년 240억 톤이 유실되고 있다. 굶주리는 사람의 수는 81500만 명으로 증가했다. 역사상 유례없을 만큼 많은 식품을 생산하고 있음에도 20억 명이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 가난한 사람과 부자의 간극은 기괴할 정도로 벌여졌다. 옥스팜에 따르면, 억만장자 8명의 재산이 전 세계 가난한 사람들 절반이 갖고 있는 재산과 같다고 한다. 오늘날 4600만 명이 현대적인 노예처럼 뼈 빠지게 일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매일 최소 350만 톤의 쓰레기가 나오며, 매년 13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또 전 세계가 회의를 거듭하며 기후를 살리겠다고 맹세하지만 온실가스 방출은 늘어만 가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것은 없는 걸까? 사람들은 이 모든 걸 알고 있을까? 물론 이 모든 것은 결코 비밀이 아니다. 풍요롭게 살아가는 서구 사람들의 삶이 그렇지 않은 나라들에 미치는 폐해에 대해 확실한 정보를 제공할 기회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그럼에도 대기업들은 이윤을 남기는 더러운 핵 산업을 녹색 외투 밑에 성공적으로 숨기고 있다. 이런 대기업은 자신들이 원인을 제공해 발생한 문제를 직접 해결할 것이라 약속하면서, 생산량과 법규를 통해 그들의 이윤을 제한할 수 있는 정치의 목을 죄고 있다. 이와 동시에 대기업은 고객에게 양심이라는 부가가치도 판매한다.

 

무늬만 친환경 위장환경주의

겉으로는 친환경 내세우지만 기업이나 제품 특성상 환경파괴 모순 지녀

 

지난 65, ‘세계 환경의 날이 무색하게 서울 도심의 미세먼지는 나쁨 수준을 보였다. 무심코 넘겨본 페이스북 타임라인에는 초미세먼지 시대, 그냥 맥아로도 만들 맥주였다면 지구 반대편까지 가지도 않았다는 말로 시작하는 하이트진로의 새로운 맥주 브랜드 테라의 광고가 올라왔다.

 

대만 이란현 란양강에서 큰제비갈매기 한 마리가 지난 61일 부리에 걸린 플라스틱 조각을 털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료 새들이 날아와 날개를 퍼덕이며 걱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EPA연합뉴스

 

미세먼지 자욱한 도심에서 청정지역인 호주 골든트라이앵글지역의 광활한 보리 경작지로 화면이 바뀌는 과정은 시원스럽기까지 하다. 테라는 지난 321일 출시한 이후 초기 반응이 좋다. 5월 초 기준으로 130만 상자가 팔렸다. 다른 국내 브랜드와 초기 판매 속도를 비교하면 가장 빠른 수준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감을 파고든 광고가 한몫했을 것이다.

 

청정라거시대를 열었다는 선언과 달리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이 광고에 마뜩잖은 시선을 보낸다. 최재성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정책센터장은 공기 좋은 곳에서 생산한 맥아로 만든 맥주를 먹는 것과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사회문제를 광고의 영역으로 끌고와 마케팅에 사용한 사례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전한 기업들의 녹색 거짓말

기업이 경제적 이윤을 목적으로 친환경적 특성을 허위·과장해 상품을 광고하거나 홍보하는 행위를 그린워시라고 한다. 1986년 미국의 환경론자 제이 웨스터벨드가 처음 사용한 말로 녹색세척의 합성어다. ‘위장환경주의라고도 한다.

 

캐나다 환경조사업체 테라초이스는 숨겨진 모순, 증거 부족, 모호성, 부적절한 정보 제공, 유해성의 축소 등을 그린워시의 유형으로 제시했다. 숨겨진 모순은 종이 재활용처럼 만드는 과정에서 유해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경우 친환경적이면서 동시에 환경파괴적인 모순이 존재함을 뜻한다.

 

테라가 주장하는 청정이 생산과정까지 포함한다면, 호주에서 한국까지 맥아를 해상운송하면서 발생한 미세먼지나 온실가스를 고려할 때 모순이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테라의 광고는 그린워시라기보다는 친환경의 이미지를 차용한 정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사업의 속성상 친환경을 내세울 수 없는 기업이 친환경을 내세우거나 친환경을 약속하면서도 뒤로는 기후변화 대응에 반대하는 로비활동을 하는 기업들이다. 전자의 사례로 네슬레를 들 수 있다. 이 회사의 캡슐커피 네스프레소는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재질로 이루어져 환경피해가 크다.

 

<위장환경주의>(카트린 하르트만 지음·에코리브르 펴냄)에 따르면 네슬레의 네스프레소에서 배출하는 빈 알루미늄 캡슐 쓰레기만 매년 최소 8000톤에 달한다. 알루미늄은 보크사이트라는 광석에서 얻는데 이를 얻기 위해 호주와 브라질, 인도네시아의 열대림이 사라지고 있다. 1톤의 알루미늄을 생산하는 데 2인 가구가 5년 넘게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든다.

 

네슬레의 홈페이지에는 지속가능한 품질이라는 이름 아래 한 잔의 커피는 사회와 환경에 많은 가치를 더합니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또한 책임감을 가지고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슬레는 그 연장선에서 알루미늄 캡슐 재활용률을 2020년까지 100%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거는 오로지 고객들의 몫이다. 현재 재활용한 알루미늄을 얼마나 쓰는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네슬레가 지난해 생산한 플라스틱 포장재도 170만톤으로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환경단체 브레이크프리프롬플라스틱의 조사에 따르면 네슬레는 코카콜라, 펩시코에 이어 가장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는 기업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 측은 소비재 기업들이 플라스틱을 100% 재활용 소재와 재사용 가능 용기로 바꾼다고 하지만 일회용 플라스틱을 완전히 포기하는 게 아니고 재활용과 재사용에도 한계가 많은 상황에서 마치 굉장한 걸 하는 걸로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아마존, 재고 상품 300만개 폐기

대기오염 저감장치가 있는 석탄화력발전을 깨끗한 석탄으로 홍보하는 것도 위장환경주의의 한 예이다. 그러나 그린워시의 최악의 사례를 꼽는다면 정유회사를 들 수 있다. 영국 석유 대기업인 브리티시 페트롤륨(BP)은 재생에너지와 청정에너지에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하지만, 기후변화 대응을 늦추기 위한 로비활동에만 지난해 5300만 달러(624억원)를 썼다. 기업의 로비활동을 추적하는 데이터 조사기관 인플루언스맵의 지난 3월 보고서에 따르면 BP와 로열더치셸, 엑손모빌, 쉐브론, 토털 등 상위 5개사가 쓴 로비자금을 합하면 2억 달러가 넘는다.

 

<모두를 위한 환경개념사전>(2015·한울림)의 공저자인 신지혜 박사는 자동차나 정유 등 화석연료가 기업의 주된 사업인 회사에서 개발 방식을 친환경적으로 하거나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거나 신에너지 개발에도 일정 부분을 투자하겠다고 하면서 마치 자신들이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인 것처럼 선전할 때 그린워시에 속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2030년까지 배송물량의 절반에 대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 수준으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이렇게 친환경을 내세우면서도 프랑스 아마존에서만 지난해 재고품 300만개를 파기했다. 아마존 창고에 제품을 보관하는 수수료는 26유로에서 6개월 후 500유로, 1년 후 1000유로로 급증한다. 판매자가 재고품 파기를 요청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비슷한 관행이 독일과 영국, 중국에서도 보고됐다. 멀쩡한 제품을 불태울 바에야 차라리 기부하라는 비판이 저절로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프랑스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재고와 미사용 제품의 폐기를 금지하는 법안이 준비되고 있다.

 

애플 역시 환경단체의 감시망을 벗어나지 못했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재생에너지 사용에만 공을 들일 게 아니라 수리를 용이하게 하고, 내구성을 높여 제품의 수명을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애플의 무선이어폰 에어팟이 도마에 올랐다. 전자기기 수리 용이성을 분석하는 아이픽스잇의 3월 조사결과를 보면 에어팟2는 전작과 함께 수리 용이성에서 0점을 받았다.

 

아이픽스잇은 에어팟2는 장치에 손상을 주지 않고는 내부 부품에 접근할 수 없고, 배터리 교체도 불가능해 제품을 소모품·일회용품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자가 수리가 불가능해 공인 수리업체에서 최소 59000원을 들여 수리하거나 새 제품을 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인성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전자제조사들이 재생가능에너지와 재활용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제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수리와 업그레이드로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설계해야 한다애플의 경우 재생에너지와 재활용 원료에 대해서는 선도적이지만 제품의 수리성과 관련해선 여전히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워시의 위험성은 크다. 그린워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 정말 친환경적인 실천을 하려는 기업과 소비자들의 노력이나 의지까지 의심받게 된다. 이인성 캠페이너는 기업들이 환경 비전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는 진정성을 증명하긴 어렵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모두를 위한 환경개념사전 지구를 살리는 175개의 환경 키워드 저자 ()환경교육센터, 김희경, 신지혜, 장미정|한울림 |2015.04

 

목차

1. 가이아 이론 (가이아 여신린 마굴리스제임스 러브록)

2. 개발 (다국적 농업 기업대규모 농업소규모 농업열섬 현상)

3. 공유지의 비극 (개릿 하딘공유 자원우주선 지구호인클로저 운동)

4. 공정 무역 (다국적 기업불공정 무역착한 소비)

5. 공정 여행 (관광 산업지구 마을투어리즘 컨선)

6. 국제 환경 협약 (도시 환경 협약유엔 환경 개발 회의유엔 환경 회의C40)

7. 그린워시 (딥그린워시블루워시스웨트워시환경 감시)

8. 기름 유출 사고 (미나마타 시환경 재난해양 오염)

9. 기후 변화 (온실가스온실 효과지구 온난화탄소 배출권)

10. 녹색 GNP (국민 총생산(GNP)사회적 비용시장 실패환경 계정)

11. 님비 (바나나 현상핌피환경 갈등)

12. 동물 윤리 (동물 권리동물 복지토지 윤리환경 윤리)

13. 로컬 푸드 (글로벌 푸드조제 보베탄소 발자국푸드 마일)

14. 로하스 (녹색 소비대니 서업사이클링웰빙)

15. 보존과 보전 (기포드 핀쇼시에라 클럽존 뮤어)

16. 사막화 (사헬 지역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알칼리성 토양)

17. 새집 증후군 (녹색 건축친환경 제품화학 물질 과민증휘발성 유기 화합물)

18. 생물 다양성 (람사르 협약생태계 다양성유전적 다양성종 다양성)

19. 생태 도시 (외코폴리스유엔 인간 정주 회의자립 도시전원도시)

20. 생태 발자국 (국제 생태 발자국 네트워크생태적 빚지구 마을 전등 끄기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

21. 아토피 (식품 첨가물알레르기항체)

22. 야생 동물 보호 (국제 자연 보호 연맹국제 조류 보호 회의세계 자연 보호 기금CITES 협약)

23. 유기농 (녹색 혁명제롬 어빙 로데일제초제화학 비료)

24. 유전자 조작 생명체 (슈퍼 잡초유전자 조작유전자 조작 표시제GMO 프리존 운동)

25. 이스터 섬 (나우루 공화국모아이)

26. 재생 에너지 (녹색 에너지신에너지지열 에너지해양 에너지)

27. 전자 폐기물 (바젤 협약중금속 오염환경 부정의)

28. 지구의 날 (데니스 헤이즈세계 환경의 날유엔 인간 환경 선언환경 운동 연합)

29. 지속 가능 발전 (우리 공동의 미래의제 21적정 기술)

30.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리우 선언DDT)

31. 패스트푸드 대 슬로푸드 (광우병맥도널드정크 푸드카를로 페트리니)

32. 핵 발전 (우라늄 235탈핵핵 발전소 사고핵폐기물핵폭탄)

33. 환경권 (기본권유엔 인간 환경 회의4대강 사업)

34. 환경 오염 (러브 커낼슈퍼 펀드 법오존층프레온 가스)

35. 환경 정의 (기후 정의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에너지 정의)

36. 환경 호르몬 (내분비 교란 물질다이옥신합성 계면 활성제)

37. 환경 NGO와 환경 운동 (공해병그린피스지구의 벗)

38. 황사 (고비 사막미세 먼지황사 특보제)

 

출판사 서평

개념 있는 사람, ‘개념 있는 연예인’, ‘개념 있는 발언등 요즘 우리가 자주 듣고, 쓰는 표현 중 하나가 개념 있다는 말일 것이다. 누구도 정의 내린 사람은 없지만 맥락을 따져 봤을 때 개념 있다라는 말은 생각이 바르거나, 머리로 한 번 생각하고 행동하거나, 올바른 도덕관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그런데 왜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개념이 필요한 걸까? 2007, 서해안에서 일어난 기름 유출 사고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삼성 중공업 예인선허베이 스피릿호가 충돌하여 일어난 인재(人災)인데도, 많은 사람이 태안 기름 유출 사고또는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라고 부른다. 반면 이 책에서는 그 사건을 두고 삼성-허베이 스피릿호 기름 유출 사고라고 표현한다. 이 하나의 사례에서 엿볼 수 있듯이 환경 문제를 바라볼 때 같은 사건이나 사물을 두고도 누가, 언제, 어떤 시각으로접근하는지에 따라 표현이 달라지고, 표현이 다를 때 그 사건이나 사물이 가진 본질적 개념이 자칫 흐려질 수도 있다. 따라서 환경 문제를 바라볼 때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환경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환경 문제를 인식하는 태도와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에도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아직도 환경하면 숲과 강을 떠올리는 모두를 위해

환경의 개념을 다시 쓰다!

여러분은 환경하면 맨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지? ? ? 바다? 물론 맞다. 하지만 이것은 좁은 의미의 환경 개념이며, 넓은 의미에서 보면 환경이란 인간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를 뜻한다. 자연환경은 물론이고,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뿐 아니라 가족과 이웃, 친구 등의 인간관계, 학교나 마을 같은 사회 공동체, 교육과 문화, 시대와 공간 등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곧 환경이다.

그런데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도대체 왜 개념이 필요한 걸까? 2007,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 기름 유출 사고를 예로 들어 보자. 서해안에서 일어난 그 사고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삼성 중공업 예인선허베이 스피릿호가 충돌하여 일어난 인재(人災)인데도, 많은 사람이 태안 기름 유출 사고또는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라고 부른다. 반면 이 책에서는 그 사건을 두고 삼성-허베이 스피릿호 기름 유출 사고라고 표현한다. 가해자를 명확하게 밝힌 것이다. ‘하나를 두고도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원자력’,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원자력이라고 할 때 핵이 지닌 위험성은 현저히 줄어든다.

이처럼 환경 문제를 바라볼 때 같은 사건이나 사물을 두고도 누가, 언제, 어떤 시각으로접근하는지에 따라 표현이 달라지고, 표현이 다를 때 그 사건이나 사물이 가진 본질적 개념이 자칫 흐려질 수도 있다. 따라서 환경 문제를 바라볼 때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환경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환경 문제를 인식하는 태도와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에도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행한다는 말처럼, 결국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경의 본질적인 개념을 제대로 알아야만 한다.

이렇듯 중요한 환경 개념을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알려 주기 위해 환경 전문가들이 뜻을 모았다. 모두를 위한 환경 개념 사전은 모두를 위한 환경 교육을 실천하는 환경교육센터와 환경교육에 뜻을 둔 김희경, 신지혜, 장미정 세 명의 환경 전문가가 5년에 걸쳐 기획하고 집필한 책이다. 이들이 전문적인 환경 지식을 바탕으로 다시 쓴 환경의 개념과 환경을 바라보는 관점은 개념 있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환경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명쾌한 환경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38개의 환경 개념어,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느껴라!

모두를 위한 환경 개념 사전은 단순히 환경에 대한 이론과 지식만을 전달하는 책도, 환경 문제와 해결 방안에만 초점을 맞춘 책도 아니다. ‘가이아 이론에서 황사까지, 우리나라와 전 세계적으로 쟁점이 되는 38개의 핵심 개념어가 지금의 개념으로 자리 잡기까지 어떤 변화를 겪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떤 사고방식으로 환경을 바라보았는지를 보여 주며 각각의 환경 개념을 역사적 맥락에 따라 풀어냈다. 또한 화살표를 이용하여 개념어와 개념어 사이의 연관성까지 제시하고 있어 독자들은 개념어들을 넘나들면서 환경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환경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피고, 삶의 방식을 되돌아볼 수 있어 읽을거리는 물론이고 생각거리까지 놓치지 않았다.

여기에 볼거리도 더했다. 하나의 개념어에서 확장되는 환경 키워드들을 마인드맵으로 엮고, 개념어와 관련된 숫자들을 제시함으로써 하나의 개념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여러 요소들을 시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개념을 쉽고 재미있고 의미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입부에서 개념어에 관한 역사 속의 말과 이미지, 카툰을 적절하게 활용하였다.

이처럼 모두를 위한 환경 개념 사전은 각각의 환경 개념과 역사, 현재의 의미를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여 청소년들이 환경을 넓게 보고, 깊이 알고, 가깝게 느끼는 힘을 길러 줄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175개 환경 키워드,

모두를 위한환경 이야기로 이어지다!

이 책의 38개 환경 개념어는 꼬리에 꼬리를 물며 175개 키워드로 확장된다. 이는 지구 위의 나라들과 개개인, 환경과 환경 문제들이 보이지 않는 하나의 끈으로 묶여 서로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모든 환경 문제는 단독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원인과 결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린 환경 문제의 원인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를 초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지금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삐거덕거리는 이유가 모두의 것인 환경을 의 것으로 착각한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지금의 나와 지구, 지구 마을 사람들과 무수한 생명들,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 즉 모두를 위한 일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 자연에서 소외된 사람들, 사회적인 약자들, 생태적인 약자들과 함께 하는 모두를 위한환경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책속으로

기후 변화와 기후 난민은 현재 우리가 마주한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가 소비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남태평양의 문화들은 곧 사라지지만,우리가 작은 실천들을 시작한다면 이 문제들은 극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 p.88 ‘기후 변화

 

친환경적인 삶은 불편하다고? 로하스 족은 특별한 사람들이라고?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 세대의 삶을 생각한다면 그 정도의 불편함은 즐거운 수고가 아닐까. 이제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 이른바 녹색 소비를 위해 즐거운 수고를 해 보자. 작은 컵 하나를 챙겨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친구들과 함께 식당이나 분식점에 갔을 때 일회용 컵 대신 자기 컵을 꺼내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로하스 족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 동참할 것을 당당하게 권해 보자.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 우리 모두 함께 로하스 족이 되어 보자!

미국 원주민 속담 중에 지구는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세로부터 빌려 쓰는 것이다는 말이 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생각한다면,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낭비를 줄이고,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물건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 p.142 ‘로하스

 

사막화는 당장 나에게 닥친 문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생각해 보자. 봄에 더 강한 황사가 우리나라를 덮친다면? 중국에서 발생한 모래 폭풍이 미세 먼지를 싣고 날아와 우리의 피부와 기관지를 괴롭힌다면?

이것은 당장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다. 게다가 우리가 한 번 쓰고 버린 나무젓가락과 종이컵은 중국 지역의 사막화를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 대부분의 나무젓가락과 종이컵의 재료는 중국 지역의 나무를 베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환경 문제는 돌고 돌아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따라서 우리가 맨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이와 같은 환경 문제를 지구적인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p.160 ‘사막화

 

사람들이 검은 폐수와 악취 속에서 아무런 장비 없이 전자 폐기물들의 부품을 분해하고, 아이들은 그 쓰레기 더미 위에서 놀고 있다. 이미 오염으로 생활 터전이 망가져 쓰레기 처리 말고는 생계 수단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 지역에 들어온 전자 폐기물들은 대부분 태워지거나 땅에 묻혔다. 태울 때는 다이옥신 등의 발암성 유해 물질을 내뿜고, 땅에 묻으면 각종 중금속 성분이 흙과 물속으로 흘러 들어가 주민들을 병들게 했다. 병에 걸린 사람들은 돈이 없어 제대로 치료를 못 받는 형편이지만,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이곳까지 왔기 때문에 달리 방법이 없다.

2010년 서울 환경 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 중금속 인생의 내용이다. 영화가 끝난 뒤 한 관객이 감독에게 물었다. 오염된 하천에서 목욕하는 사람들은 중금속 오염이 얼마나 해로운지 모르는 것이냐고. 그러자 그 지역 주민들과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 지냈던 감독이 이렇게 답했다.

그 사람들도 이제는 중금속 오염이 얼마나 해로운지 잘 압니다. 하지만 어차피 그곳에서 흘러 나간 물을 다른 지역 사람들도 마시고 있고, 또 그 물로 농사를 지어 생산하는 채소나 야채를 다른 동네 사람들이 먹기 때문에 결국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오염된 그 지역에 사나 다른 지역에 사나 결국 모두가 오염된 물을 먹게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감독의 대답에 할 말을 잃은 관객들. 이런 끔찍한 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p.272 ‘전자 폐기물



 

초원(He6) 1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