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의심했다. 아직 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연지동 동광로 291번길 일화아트빌라 담장 옆에 벚나무 한그루 만개한 꽃을 달고 있다. 혹시나 싶어 뉴스를 검색해보니 같은 날 뉴시스가 부산 수영구 망미동 배화학교에 핀 벚꽃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좀 이르다. 2013년 역시 예년에 비해 한 열흘 정도 일찍 피었다고 했다. 산림청의 발표에 의하면 봄 꽃이 피는 시기가 20년 사이 최대 한달 가까이 앞 당겨졌다고 했다. 개화시기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2~3월 기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도시의 경우는 그 차가 크다. 국내 10대 도시의 경우 2월 평균기온은 1980년대 1.2도에서 200년대 3.0도로 1.8도 높아졌다. 3월 또한 같은 기간 6.2도에서 7.2도로 1.0도 올랐다. 대체로 평균기온이 섭씨 1도 상승할 때 개화시기가 약5~7일 정도 빨라진다.
생물 계절성의 변화는 숲의 이산화탄소순환을 빠르게 할 뿐만 아니라 숲 하층의 초본류나 숲 바닥층의 조류(algae)나 곤충, 미생물 등의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곤충의 활동 계절성, 산란 시기, 부화 시기, 채식 시기, 천적의 발생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일부 나비류와 같은 곤충류에서 발생하는 시기가 앞당겨지고 1년 동안 발생하는 횟수도 달라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럴 경우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나타난다. 식물의 경우, 식물을 먹이로 살아가는 곤충이 변화된 식물의 생활사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곤충을 잡아먹는 새의 생활사가 또한 곤충의 생활사를 맞추지 못하면 먹이 채집의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봄철 먹이 채집시기의 어긋남은 상위 포식자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당장 겨울철 온도 상승은 해충의 통제력을 잃어버림으로써 해충에 의한 피해를 증가시킬 위험성이 높아진다. 이처럼 생산자와 소비자의 계절성이 서로 달라지면서 먹이사슬과 생물 다양성에 이상이 발생한다. 그런데 이 현상이 실은 무서운 것이다. 따라서 꽃이 필 때가 아닌데 피었다는 것은 우리 사는 세상에 던지는 지구 생태계의 심각한 경고로 해석해야 한다.
동백꽃에 누군가 다녀갔나 보다.
4월 말 개장이 예고된 부산시민공원에 핀 매화
한국 특산 미선나무도 꽃을 피웠다.
노래출처: 다음 블로그 음악과 여행
When I Fall - Lizz W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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