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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는 이야기

비 내리고 저문 저문날 황령산에서

by 이성근 2015. 1. 29.

 

지난 연말부터 주말없이 밤 새는 일을 일과처럼 만든 2014년 사업보고를 마무리하고 제출했다. 사람이 없기에 더욱 더딘 작업이었다. 때로 그 빈자리가 남기고 간 흔적 때문에 속상하고 화도 났지만 지웠다. 다 내 부덕함이다.

 

하마 일월이 다가는 즈음이다. 황령산에 올라 흐린 저녁 바다 굽어보고 다시 사람사는 세상으로 내려오는 길, 앓던 이었을까 십수년전에 해넣었던 금니까 딸깍 빠졌다. 문득 해 넣은 이빨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생각한다. 그러고보니 지난 겨울 땜질한 어금니에도 이상이 생겼다.

 

씹을 일이 많은데 이래가 뭘 씹어 먹겠는지 ... 구름이 몰려 온다.

일은 사람이 한다.  그나마  부족하지만 같이 날 밤을 세워준 동료가 있었고,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어찌 생각하면 지긋지긋히다.  아연한 사실은 부산시가 조직개편을 하면서 기존의 공원녹지과를 두 개의 과로 분리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기존의 녹지정책과에서 지난해  환경녹지국 산하 공원녹지과로 있다가  창조도시본부 산하로 들어갔다 다시 기후 환경국으로  재편되면서 공원운영과와  산림녹지과로  분화된 것이다.   어처구니없다.  한 도시의 공원 녹지를 책임지는  행정 단위가  표류한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개정된 지방재정법이 전망을 어듭게 한다.    그런 연유로  2015년 활동 계획 잡기에 차질이 생겼다.  숫제 협박처럼  들렸다.   선택하라는 것이다. 공원이냐 녹지냐   어처구니 없었다.  물론 단위 행정의 영역과 고유업무가 있다는 것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만 그들이 그런식으로 말 한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인 것이다.  

 아무튼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생각이 깊어진다.  

황령산 봉수대에 서면 부산의 3/1 이 보인다.  참 산이 많은 도시다.  하지만 그 산의 가치를 얼마나 알까  

문현금융단지 63층 빌딩이 우뚝하다.  그렇다고 이 도시가  금융도시로 부상할 것인가 .

대남교차로

 

지나간 일들을 떠올려 보았다.  이 산자락에서 외쳤던 주장들

 

황령산살리기 시민단체 공동 성명(요지)

각종 의혹을 더하던 황령산 온천개발과 관련하여 전.현직 공무원이 경찰에 의해 입건된지 보름이 넘었다.이들 대부분이 녹지와 토지 업무를 담당한 전문직이었다고 한다. 수사 결과의 확대와 함께 중간수사발표라도 있어야 마땅함에도 웬일인지 황령산 온천개발과 관련된 경찰의 수사는 더디기만 하다. 수사를 맡은 남부서의 경우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선거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수사를 시작한지 하루만에 중단한 적이 있다. 자칭 문민시대를 내건 문민정부 하에서 이 무슨 또 해괴한 망령이란 말인가.

 

경찰의 수사에 의하면 이들은 토지사전거래허가를 면하기 위해서 건설교통부장관에게 제출한 "도시계획사업인가보고서"의 제목란을 "운동시설"로 하지 않고 "공원시설"로 허위작성했다. 또한 이들은 토지거래허가업무를 담당하면서 라이프플랜의 토지4만여평에 대한 불법사전거래를 알고도 고발조치 하지 않고 있다. 뿐 아니다. 이들은 955월들어 도시계획법상 사업시행자가 부담토록 되어 있는 조경수목으로 활용해야할 이식목에 대한 이식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부산시에 나무를 기증한다는 명목으로 부산시의 예산 7290여만원을 유용했다고 한다. 이렇듯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절차에 의해 지정된 황령산온천지구는 명백히 무효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온천지구고시는 전임 김기재시장이 퇴임을 3일 앞두고 전격적으로 승인되었으며 지구지정이 고시된지 일주일 못되어서는 내무부에서 온천법개정 예고가 있었던 바 많은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황령산온천지구는 단순계산으로 85억원에 구입한 22만평의 자연녹지가 온천개발시 호텔 등 상업용지로 분양될 경우 토지가격은 평당 3백만원에서 최대 5백만원으로 급상승,65백억원에서 11천억원 가량의 천문학적인 수치가 나오는 엄청난 개발이익이 예상된다고 한다.

 

라이프플랜은 908월부터 925월까지 4회에 걸쳐 황령산에 운동시설 설치를 건의했으나 번번이 반려되었다. 부산시가 정식으로 사업인가를 한것은 926월말이었다. 당시 부산시가 반대했던 주요 명분은 법면과다노출에 따른 자연경관의 저해와 법면유실로 인한 재해우려,교통대책미비,녹지훼손과 산지급경사지역 관리 어려움에 따른 도시경관의 저해 때문이었다. 이같은 반대 이유가 분명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연히"발견된 온천수로 인해 황령산이 온천지구로 고시됐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황령산온천은 불과 섭씨 25~27도로서 우리가 상식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온천보다는 온도가 낮아 재가열할 때만이 경제성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 지역에 온천이 들어설 수 있는 적지인가의 여부이다. 우리는 이번 황령산온천개발수사가 구태의연한 관계와 구조 속에 끝끝내 외면당하고 왜곡된다면 심각한 사항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때문에 우리는 검찰이 현재의 상황에 대한 분명한 사태인식을 해줄 것을 거듭 요청하며 다시 한번 관련자에 대한 사법적 처리와 진실규명을 강력히 촉구한다. (1996-06-21 부산일보)

그리고  이정표가  길에 서 있던 날을 떠 올리게 한다. 

전에 못보던 것이 들어서는 중이다.  황령산 전망테크다.  산을 내려 온 뒤 부산시 홈페이지를 뒤적이니 열람공고가  뜬다.  도시계획시설로서 전포동 산 50번지 일원에  조성된다. 전망데크 A=670(3개소) ·데크로드 A=471(L=228m) 인데 지난해 8월 부터 공사를 해서 12월 말에 준공할 예정이었는데 사업기간이 1년 더 연장됐음을 공시하고 있었다. 

연제구 연산동 산 180-3  44,388 ㎡, 남구 대연동 산 53-1    152,074  ,   진구 전포동 산50-1  212,102㎡  세 곳이다.  대연동 쪽 전망대만 본 것인데 ... 건고 제555(1972.12.30)호로 도시계획시설 결정되고, 부고 제196(84.11.2)호로 조성계획 수립된 도시계획시설(황령산유원지)이다.   시민편의, 관광자원 개발 등의 명분을 걸었지만 생각해 볼일이 많다. 

황령산은 도심 정 중앙의 산이다.  사유지도 많다.  유원지로 지정되긴 했어되 , 그동안 숫한 개발이 시민의 개발 반대로 무산되었다.   하나를 승인하게 되면 형평성의 문제와 우후죽순 식 도미노 개발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민의 감시가 높았던 곳이지만 그도 옛말인득하다 . 

이 도시에 불이 들기 시작했다.  불빛보다 먹구름 머금은 바다와 하늘이 눈에 든다

금련산 자락과 장산자락 사이 반송 철마 산자락 또한 새로운 맛을 더해준다

이빨새 뭔가 끼인 듯 하여  손가락으로  건드리는 중에 딸가닥  하고 빠진 웟 어금니 ...한참이나 들여다 보았다  눈도 가고 이빨도 가고     

 

작년 5월 개장한 부산시민공원의  역사관 천장에 그려진 문양이 욱일기라고 철거를 주장하는 광복회 때문에 열린 자문위원회가 수요일 있었다.  문화재위원과 근현대사 전공 교수들과 시민단체 몇 사람이 시립박물관에서 만났다. 

 

그렇게 보인다고 막무가내 없애란 소리가 터무니없는 억지처럼 와 닿았다.  공부하지 않는 노인네들 이란 소리가 입 속을 맴돌았다  

<자료번호 65> 미군주둔지 1948.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 소장  <자료번호 102> 미군주둔지 1950. 8.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 소장 항공사

Bob proctor 촬영 사진(1954년 캠프 하야리아 장교클럽)과 광복회부산지부에서 일제강점기 건물이라는 증거로 제시한 자료

공원역사관은 일본의 패망(1945)과 대한민국 정부수립(1948) 이후인 1949년 무렵 지어진 건물인데 광복회 노인들은 한사코 일제시대 지어진 것이라며 그 문양을 철거하라고 성화였다.  천장 장식은 미 8군을 상징한다. 건물도 항공사진을 통해 건립시기를 공유했건만 막무가내였다. 욱일기인가 아닌가에 대한 시민설문조사도 있었다.  시민 339명을 대상으로 물었을 때 그렇게 보인다 51명, 15%  이니다 288명 85% / 철거해야 한다 33명 10%,  보존해야 한다 306명 90% 가 답했다.

 

갑갑했다. 대관절 뭐란 말이란가.  그 자리에는  생존한 애국지사도 있었다.  정작 청산해야 할 잔재는 외면하면서 ... 자문회의르 준비하면서  듸돌아 보고 챙겨 보았던 길은 추했다.  반민특의가 그랬고  이후 이 나라의 주요 기관과 그 기괸을 관장했던 인물들의 면면을 따져 묻자니 참으로  궁색했다.   그리고 비겁하고 무식하다 여겼다.  아름답게 늙는 일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 회의였다.

 

뜬금없이 동천 자문회의가  있었다. 한 며칠 동천에 대해 언론이 씹자 부설 연구기관인 부발연에서 자문회의를 개최했고, 그 자리에서 물었다ㅣ.  도대최 이 연구의 이 자문회의의 목적과 목표가 있기는 한 것이냐 고  ?   

어쨌거나 봄은 오고 있었다.

 

후기:

환경훼손 우려 황령산 전망타워 전면 재검토 2.15 국제

, 여론조사 거쳐 6월께 결정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포스트 아시아드 사업의 하나로 추진돼 온 황령산 부산전망타워(가칭)가 전면 재검토된다. 환경훼손 논란과 과도한 사업비가 결정적 원인이 됐다.

 

부산시는 그동안 건립에 난항을 빚은 부산전망타워를 완전히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시는 황령산 정상 봉수대 인근 모 방송국 중계소 앞 1000부지에 90억 원을 들여 높이 100m, 2.5m 규모의 회전식 전망타워를 짓기로 하고 201312월부터 본격 작업에 착수했다. 전망타워는 쉼터 전망덱 케이블카와 함께 황령산 관광 인프라 확충을 위해 기획됐다.

 

그러나 환경훼손 우려로 지역 환경단체의 반발이 계속된 데다, 지난해 1월 방송3사가 회전식 타워를 세우면 전파 방해가 예상된다며 '방송3사 통합 전망타워' 건립을 제안하면서 사업 진행이 사실상 중단됐다. 방송사의 기존 방송시설과 통신장비를 이전하려면 1이상 부지가 필요하고, 100m짜리 타워 외에 50~70m 송신탑을 추가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망타워 폭도 8m로 늘려야 한다. 이렇게 되면 예산은 450억 원이 들어, 기존 90억 원보다 5배나 늘어난다.

 

여기에다 황령산 쉼터와 전망덱의 기능이 전망타워와 중복된다는 점도 사업 재검토 논리로 작용했다. ·시비 11억 원이 투입된 황령산 쉼터는 다음 달, 사업비 13억 원을 들여 100여 명 단체 관광객을 동시에 수용하는 전망덱은 오는 5월 준공한다. 시는 이에 따라 이달 부산발전연구원 현안 연구에 이어 3~5월 여론조사, 중간보고, 관련 부서 협의 등을 거친 뒤 6월께 부산전망타워 건립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부산시 김광회 문화관광국장은 "쉼터와 전망덱이 시민과 관광객 수요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지, 경제성이나 효율성이 대규모 공사에 따른 환경훼손 피해를 상쇄할 수 있는지 등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Nature Boy(1971) - Jose Felici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