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가지 못했던 밀양 옥산리 방문이 있었다. 이번에도 막내와 같이 다녀왔다.
이번 길은 준비해오던 생태마을의 진행이 여의치 않아 치유촌으로 사업내용을 변경한데 따른 건축 고사를 겸해서이다.
밀양 IC에서 톨게이트를 지나 긴늪 사거리 옆 교동교차로에서 안인쪽으로 빠진다.
상동역에서 오는 방법도 있다.
밀양강변 빈지소유원지를 통과한다
여름이었다면 우리집 막내가 바로 물에 뛰어 들었을 구간,
옛 철길 터널이 두개 있다. 이 구간 봄날 벚나무 가로수가 빛을 발한다.
옥산교 앞에서 바라본 밀양강
옥산교를 건너자 말자 좌회전하여 옥산천을 따라 간다.
농로로 여수길과 합류한다.
옥산교에서 현장까지는 2.83km
상동역에서 걸어서 이동시 약 한시간 반 정도 걸린다. 거리는 약 5km
현장은 화악산이 남동쪽으로 흐르는 사면에 있다.
보광사와 반딧불마을 갈림길이다.
냉이케는 아짐들, 이곳은 지대가 높아 아직 봄빛이 늦다.
감나무가 많은 곳이다.
계곡은 지난 여름 호우로 쇄굴이 많이 발생했다. 연유로 정비공사가 진행중이다. 그 원인을 생각해 볼일이다.
잠시 지나온 과정을 살피자면 지난2009년 가을께 생태체험마을이 구상되고 일대의 토지매입이 있었다. 스토리텔링을 비롯한 마을만들기 구상이 있었다. 2010년 봄 무허가 축시를 헐었던 자리에 매화, 흑감, 구지뽕, 참옻, 은행나무 등 약 100주를 심고 산책길 발굴이 있었다. 이후 산간지역의 상황에 맞게 에너지자립을 위한 로켓 보일러 워크숍을 비롯 현장의 비젼에 대한 수 차례의 논의를 통해 생태체험마을 만들기는 잠정보류하고 2011년들어 자연치유마을 만들기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논의를 통해 가칭 당비촌 마을로 만들기로 2012년 12월 합의했다. 첫 입주민으로서 김태광, 이성수한의원 원장, 김주혁교수, 김창우교수, 정용수교수 등이 입주를 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11일 무사무탈을 위한 고사가 있었다. 현재 진행 중인 것은 한의원, 세미나실, 발효, 효소,기능성 장류공장을 150평 면적에 3층 건물로 짓고 편션용 및 연구실 개념 건물 3동을 31평에 두채, 39평에 1채를 지을 예정이다. 관련 업무 분장을 통해 5월말까지 준비하기로 했다.
마을구성 원칙은 현장 자재수습을 통한 최대한 친환경 건축으로 시공하고, 동북향의 건물을 동남향으로 배치하는 한편 계단을 이용 일체 건물 배치로 큰 틀을 유지하기로했다.
고사를 지낸 다음 서지
점심을 먹으며 향후 일정에 관한 논의를 가졌다.
이건 이러했고 저건 저러했다 하여 이렇게 하면 어떨까.
초기부터 막일에 투입된 멤버들
회덮밥에 돼지머리 눌린 수육으로 반주도 한잔
식후 일부는 돼지감자를 심어러 갔고 나는 주변 산책로 발굴을 위해 이진오교수와 화악산 임도와 주변 숲을 찾아 나섰다.
길이 마음에 든다. 거의 인적이 드문 임도, 적당히 휘어감는 맛도 있다. 화악산 너머는 청도군이다,
오솔길을 찾아 본다
낙엽송(잎갈나무) 조림지, 짙푸른 소나무숲과 같이 하면 금방 표가 난다. 그림에서 처럼 아주 높게 키를 뻗는 극양수로 1904년 도입되었다. 소나무 종류 중에 잎을 갈아 치운다고 해서 잎갈나무라 불리우는데 한반도의 남쪽 수종은 대부분 일본 도입종이다.
구과는 보다시피 하늘로 향한다. 실편은 50~60개 정도인데 뿌리가 약해 잘 넘어지는 단점이 있다. 반면 목재로서는 재질이 단단한 편이다.
잘룩한 곳이 한재로 넘어가는 고개다
모퉁이를 돌면 밀양의 산악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시계방향으로 운문산과 가지산, 천황산이 어깨동무하여 달린다. 그 너머에는 신불 ,간월,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산군이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모퉁이를 돌 때 마다 오동나무가 있다. 봄날 오동꽃이 풍길 향이 자욱할 듯하다.
호우로 길이 파이다 못해 절개되었다.
뭐라고 해야 하나
이곳의 날씨는 고지대 특유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차다
그렇지만 어김없이 봄은 온다.. 꽃다지 한 송이 꽃 귀한 계절에 보니 반갑다
그리고 산수유가 조만간 필 듯하다.
귀가를 위해 막내와 숨박꼭질하며 내려오는 길
갈아 엎은 논도 봅이 온다는 신호다. 객토가 이루어지는 때다. 땅 힘을 복돋울 때 땅이 산다.
구지를 돌아서면 갈림길이 나온다.
어느 댁에서 복수초를 심었든가 노란 꽃잎 역시 반갑다.
여수동 마을 골목, 군불을 지피는지 굴뚝에서 솔솔 피어오르는 연기, 따신 아랫목이 절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막내와 여수동 마을 한바퀴
돌담에 낮은 지븡, 왠지 정이가는 마을 풍경이다.
오후 4시반경 해를 등지고 걷다 아들과 함께 흔적을 남기다. 훌쩍 커버린 막내, 하지만 막내는 막내다.
이런 길 .... 문득 유년의 신작로가 생각났다.
그 시절의 냄새도 떠 올랐다. 딱히 표현할 수 없지만 지금과는 다른 냄새 였다
석유화학제품이 아직은 낯설은 그 시절 , 어디서 닝겔병 하나 구했는데, 그 투명한 병안에 들어 있던 시냇가의 치어들, 그 놈들도 먹고 살아야 한다며 밥 알 몇 개를 넣어주기도 했다. 그때 그 치어들은 어디로 갔을까
옥산교에서 밀양시내 방향으로 걷다 뒤따라 온 일행을 차를 타고 가며 다음을 기약한다.
찬바람에 노출된 까닭에 차에 오르자 말자 부산까지는 부자 모두 골아 떨어 졌다. 그리고 범어사역에서 후배 현우가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 부자를 발견하고는 운전실로 테웠다.
막내는 운전흉내도 내보고, 기대하지 않았던 용돈도 얻는 둥 즐거워 했다. 그날 밤 막내의 일기장에는 지하철을 모는 그림과 함께 나들이의 즐거움과 만족이 잔뜩 그려졌다.
Doc Watson-Summertime 올드팝매니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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