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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더불어 살기

무당벌레와 관음증

by 이성근 2013. 9. 11.

 

 때는 구월, 콩밭에 난리가 났다.

무당벌레들이 집단 짝짓기에 한창이다. 

 Harmonia axyridis

무당벌레의 다양한 무늬는 기후에 의한 영향이 크다고 한다. 날씨가 따뜻한 곳일수록 검은 바탕에 붉은 점 또는 흰점있는 개체가 많고 날씨가 추운 곳일수록 빨간바탕에 검은 점들이 있는 개체가 많다고 하는데 부산은 그 중간인지 두 유형이 다 있다.

 미국 뉴욕시가 진딧물 처리반으로 무당벌레를 고용했다.
뉴욕 센트럴파크 관리단은 지난 31일 ‘친환경’ 해충 퇴치를 위해 무당벌레 14만 마리를 방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일 보도했다. 공원 측은 4년째 무당벌레를 방사하고 있다. 살충제 대신 ‘생물학적 통제’를 해보자는 발상이다. 올해 무당벌레의 표적은 진딧물이다. 진딧물은 식물에 붙어 수액을 빨아먹으며 고사시킨다. 관리반의 마리아 에르난데즈는 “여전히 살충제를 사용하지만 양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당벌레 방사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존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무당벌레를 인위적으로 동면 상태에 뒀다가 방사하기 때문에, 풀어 놓으면 다른 곳으로 날아간다는 지적도 있다. 에르난데즈도 무당벌레 상당수가 날아간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일부는 공원에 남아서 진딧물을 잡아 먹고, 알을 낳고 있다. 남은 무당벌레들이 공원에서 터를 잡으면 얼마 있지 않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현재 공원에서 진딧물이 당장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뉴욕에서 폭염이 이어지면서 식물들의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딧물이 늘어날 경우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진딧물은 하루에 한 개체가 4~5마리의 후손을 남길 수 있을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미국 중서부에선 진딧물이 작물을 먹어치우면서 피해액이 해마다 수십억달러에 이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무당벌레는 영어로 ‘레이디버그’라는 고상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유럽 중세 시대에 진딧물로 피해를 입은 농부들이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를 하자 무당벌레가 나타났다는 민담이 있다. 경향신문 13. 8.2

 무당벌레는 아이들이 정원에서 처음 접하는 예쁜 곤충이다. 바가지를 뒤집어 놓은 모양의 반짝이는 주황색 등딱지가 고운데다 다양한 무늬와 점이 찍혀 있어 눈길을 붙잡는다. 무당개구리나 무당거미처럼 ‘무당’이란 접두어를 지닌 것도 이처럼 눈에 띄어 천적을 놀라게 할 요량임을 보여준다.

게다가 무당벌레는 해충을 잡아먹는 대표적 ‘익충’이라고 초등학교부터 배운다. 등딱지에 점이 28개인 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 등 5종을 빼고 우리나라에 사는 무당벌레 85종은 모두 화초나 채소의 해충을 먹어치우는 선수들이다.

농촌진흥청 조사를 보면, 다 자란 무당벌레 한 마리가 하루에 목화진딧물 257마리를 잡아먹었다. 갓 태어난 애벌레도 진딧물 33마리를 포식한다. 성충의 수명 2~3달 동안 이런 식성을 유지한다면 이론적으로 무당벌레 한 마리가 1만5000~2만3000마리의 진딧물을 처치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그만한 진딧물이 있다면 말이다.

어쨌든 이런 능력 덕분에 무당벌레는 농약을 치지 않는 유기농가나 진딧물이 많이 끼는 장미 등 화훼농가에 무척 인기가 높다. 이런 소문이 일찍이 남의 나라 생물자원에 눈독을 들이던 선진국에 들어가지 않을 리 없다.

무당벌레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가 원산이다. 약 한 세기 전부터 미국, 유럽, 러시아는 아시아 무당벌레를 생물방제용으로 들여갔다. 무당벌레는 이식과 재이식을 통해 점점 확산했고 1990년에는 아예 온실용 ‘바이오 킬러’로 상업화하기도 하면서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등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런데 2000년대 이후 이상한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자연계로 흘러나간 아시아산 무당벌레 탓에 그 나라의 토종 무당벌레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황소개구리나 블루길·배스 같은 외래종이 우리나라 생태계를 교란하는 것처럼 우리의 무당벌레가 침입종으로 돌변했다는 얘기다.

최근 독일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밝힌 논문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었다. 무당벌레를 괴롭히면 다리 관절에서 악취가 나는 노란 혈액림프액을 분비한다. 여기엔 항균 펩티드가 들어 있는데, 몸속에선 훨씬 고농도로 항균 알칼로이드가 축적돼 있다.

특히 아시아 무당벌레에는 ‘하모닌’이란 초강력 항균 펩티드가 들어 있음이 알려져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그것 말고도 미소포자충이란 곰팡이 비슷한 원생동물이 아시아 무당벌레 혈액림프 속에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원생동물은 치명적 독성을 내는데 신기하게도 아시아 무당벌레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는다.

무당벌레 애벌레는 서로 잡아먹는 습성이 있다. 그런데 유럽이나 미국의 무당벌레가 아시아 무당벌레 애벌레를 잡아먹으면 미소포자충에 감염돼 죽어 버리지만, 아시아 무당벌레가 그 나라 애벌레를 먹어도 끄떡없는 것이다.

실험 결과 미소포자충은 무당벌레의 세포 속에서 싹이 터 세포를 공격하지만, 아시아 무당벌레는 포자가 싹트는 것을 무력화시키는 면역체계가 갖춰져 있었다.

무당벌레는 다른 나라 토종 무당벌레를 위협할 뿐 아니라 놀랐을 때 분비하는 체액이 어떤 사람에게는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또 잡아먹을 진딧물이 부족하면 포도농장에 침입해 포도의 상품가치를 떨어뜨리고 포도주의 맛을 변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영국, 독일, 스위스 등 유럽에서 아시아 무당벌레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16세기 유럽인들이 신대륙으로 묻혀간 천연두, 홍역 등의 병원체는 원주민을 몰살시켰지만, 오랜 기간 병원체에 노출돼 면역능력이 생긴 유럽인은 멀쩡했다. 아시아 무당벌레는 미소포자충이란 생물무기를 지니고 똑같은 일을 유럽에서 벌이는 셈이다.  한겨레 13.5.17

 사정?의 순간, 숫컷이 진저리치듯 몸을 떨었다. 해서 촛점이 제대로 잡히지 못했다.

이런 장면을 수십컷 곤충전문 지인에게 보냈더니 우스개 소리로 "음란사진을 보냈다며, 거기다 관음증이 어떻고..."

 보통 산란 후 10일 이내에부화를 한다고 하며,  부화된 알이 어른벌레가 되기 까지는약 1개월 정도가 소요된다고

 무당벌레의 천적은 새를 비롯하여 거미, 노린재,좀벌 ,고치벌 등이 있다.

 

 

 

 

 

 

 

 

 

 

 

 

 

 

음악출처: 다음 블로그 아름다운 음악여행

 Le premier pas (첫 발자욱) / Claude Ci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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