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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는 이야기

마음 언짢았던 크리스마스에

by 이성근 2015. 12. 26.

 

한해가 저물어 가지만 차분히 뒤돟아 볼 여유가 없다.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밤을 새고, 크리스마스 당일 새벽에 귀가했다.  처리해야 할 일 때문이었다 

 그 중 하나가 지난 2014년부터 올해12월 중순까지 조사 발굴했던 노거수를 지도로 만드는 일이었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마감해야  하다보니 늘 산만한 정리 과정이었다. 해서 지도에 지역별 종별 분포지 입히는 작업을 밤새워 했던 것이다.  1차 결과물이 아래 지도다. 편집을 하면 부산지역 최초로 지도가 총괄 노거수 지도가 선 보일 것이다. 물론 앞서 노거수 지도를 제작하기는 했지만 보호수 중심이었다.  그런 지도와 다름은 부산지역에 현존하는 수령 100년 이상의 노거수를 다 등재한 것이다. 

크리스마스 당일 부족했던 수면 채우기를 하고 눈을 뜨니 막내가 크리마스 트리가  보고 싶다며 보채고,그런 아들의 성화에 아내와 더불어 집을 나섰다.

이곳 저곳 감잡다 선택한 곳이 송정해수욕장이었다.   가는 길에 청사포 뒷쪽 해마루에 들러 부산의 서남쪽해안을 조망하기도 했다.

 달맞이가 재건축 재개발로 변하기 전의 청사포 앞 바다 상공에서 촬영된 것이다.

숲은 단조로웠다. 해마루가는 길에 테크 주변에 식재된 애기동백이 일제히 꽃을 피웠다.

간만에 해마루에서 조망하는  용호반도와 영도의 모습들

가장 가까이 동해남부선이 미포로 향해 가는 곡각지 지점 그리고 그 능선을 따라 오르다 재개발 된 구) AID아파트 단지의 모습들

청사포의 홍등대와 백등대 그리고 망부송

수평선을  보는 일도 새삼스럽다. 그곁에 곰솔이 무록무럭 키를 키운다. 그 자람이 놀라울 정도다

너머 송정 바다도 엿본다.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이 많았다.

의외로 옷길을 여미게 할 정도의  날씨

이 날씨에 슈터 하나 입고 스핑 연습하는 무리들,  뭔가에 재미를 들여 빠진다면 날씨 따위가 대수랴.  부러운 청춘들 ... 

막내가 죽도까지 혼자 놀다  오는 동안, 나는 해변 가장자리에 쪼그려 앉아 파도에 떠밀려 온 패각들을 채집했다

동남쪽 방향 쓰시마가 저녁놀에 모습을 드러냈다.

혼자서 배회하는 막내를 불러 이웃한 곳에 있는 롯데몰로 향한다.  정확한 명칭은 롯데몰 동부산점으로  송정과  당사리 일원이다.  그 존재가 썩 달갑지는 않지만 그래서 별로 갈일도 없었다만  고작 크리스마스 추리 구경한답시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물론 그 전에 바닷가에서 모래성을 쌓고 싶다던 막내아들의 바램이 전제된 후속 동선이긴 하다만, 정작 모래성 쌓기는 손이 시려워 포기했다 

흔히 몰은 shopping mall을 말한다.  그것도 주로 번화가에 입지한다.  그런데 이런  허 벌판에, 물론 그것은 동부산관광단지가  제대로 가동될 때를 전제한 것일 수도 있다만 ... 아무튼 그럼에도  일대의 주차된 차량들과 실제 들어 가 본 결과 많은 방문객들이 있어 시내 어떤 백화점 못지 않은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우리처럼 호기심에 와 본 사람도 없지 않아 있으리라. 그렇지만  그런 사람은 아주 드물어던 것 같다. 뭐라도 하나씩 구매를 했기에 쇼핑백이 하나, 둘은 기본이었다.  떡 본김에 제사 지낸다고 혹은 견물생심이라고 예정에 없던 구매를 하는 충동적 구매도 있으리라

단순히 구경 차원에서 들렸던 몰이지만 막내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다. 그래서 운동화를 하나 쯤 사주리라  그런데 신발 가격이 장난이 아니었다.  결국 마음에 드는 것은 가격대가 비싸 포기했고, 이 과정에서 아들놈의 표정이 ... 거기다 그 때 핸드폰에 들어 왔던 문자 하나가 종내 마을을 불편하게 했다.  어떤 원망과 섭섭함이 잔뜩 묻어 있는 글을 보며 착찹한 마음을 지울 길 없었다. 철이 없다고나 해야할까

 

그래서 이런 글을 보냈다. 상대에 대한 처지의 이해와 진정한 배려와 마음씀이가 어떠해야 하는지  여러 모로 생각하게 하는 글로서 법륜스님이 고향 울주군 석문암 초청법회에서 신도들을 대상으로 나누었던 대화를 풀어 쓴 글이다.

http://www.jungto.org/buddhist/budd8.html?sm=v&b_no=69763&page=2&p_no=74

 

감놔라, 배놔라 부질없는 짓 말 것

 

언니가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데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 든다는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언니가 항암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동생인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 너무 답답하고 힘이 듭니다.” 

질문자는 울먹이면서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은 이렇게 답해주었습니다.

 

동생인 자기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것이 아니고, 자식도 해줄 수 없고, 남편도 해줄 수 없고, 부모도 해줄 수가 없어요. 남의 인생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생 살이에서 두 가지 착각을 하고 있어요. 첫째, 남이 원하는 것을 내가 다 해줄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남이 원하는 것을 내가 다 해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다 해줄 수 없는 것을 다 해줄 수 있다고 착각을 하면 내가 못해준 것에 대해 자꾸 죄책감을 느끼게 돼요.

 

스님이 된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이 많아요. 스님이 되면 부모님이 자꾸 장가가라고 얘기하겠죠. 이 때 부모 마음도 하나 편안하게 해주지 못하면서 무슨 중생을 구제하느냐고 고리를 걸면서 덤빕니다. 이럴 때 대부분 속아 넘어갑니다. 법을 아는 사람은 어차피 내가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다 못해준다는 사실을 압니다. 그러니 못해 주는 것으로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인생은 늘 이것과 저것 사이에 선택을 해야될 때가 있는데 그 선택에 따른 책임만 질 줄 알면 됩니다.

제가 제자들을 두고 있으니 가끔 부모들이 절에 찾아와서 주로 하는 얘기가 절에서 나와라. 안 나오면 내가 죽겠다. 내 죽는 꼬라지 볼래?”입니다. 이렇게 걸면 대부분 넘어갑니다. 그러나 그렇게 부모가 죽겠다고 해도 출가한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설사 부모님이 돌아가신다 해도 돌아가시면 장래를 치뤄드리면 됩니다. 돌아가시는 건 그 부모의 결정이고 나는 내 길을 가야 합니다. 내가 부모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부모라 하더라도 자식의 인생을 제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것이고, 부모가 원하는 대로만 살면 그것이 어떻게 내 인생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부모의 노예이지요. 그래서 남이 원하는 요구를 못해준다고 죄책감을 갖는 것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됩니다.

 

둘째,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 이루어진다고 괴로워 하잖아요. 아이가 결혼을 안 했다고 괴로워하고, 돈 많이 못 번다고 괴로워하고, 시험에 떨어졌다고 괴로워합니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다 이루어질 수 없는데 마치 다 이루어질 수 있다고 착각을 하기 때문에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괴로워하는 겁니다. 이루어지면 다행이고 안 이루어지면 그만두면 됩니다. 그래도 아쉬우면 또 도전하면 되고요. 그래도 안 되면 그만두면 되고요. 그래도 아쉬우면 또 하면 될 뿐이지 괴로워할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기가 원하는 것이 안 이루어졌다고 괴로워하는데 이것은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또 우리가 원하는 것이 다 이루어진다고 반드시 좋을까요? 예쁜 여자 한명이 있는데 백명의 남자가 그 여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소원을 다 이루면 한 여자가 백명의 남자와 살아야 되는 일이 벌어져야 하는 겁니다. 국회의원 선거에 나온 열명의 소원이 다 이뤄져서 한 지역에 국회의원 열명이 당선되면 되겠어요? 그렇게 되면 세상은 엉망진창이 되어 버립니다. 조금만 잘 생각해 보면 우리가 원하는 일이 다 안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나마 요만큼이라도 세상이 유지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진다고 반드시 좋다고 할 수도 없고, 또한 다 이루어질 수도 없는 것입니다.

 

제가 대학생들을 지도할 때의 일입니다. 4학년 학생이 데모를 했어요. 경찰에 잡혀 가서 구치소를 가게 되었는데 그 어머니가 매일 같이 찾아와서 부처님께 제발 좀 우리 아들 빨리 나오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어요. 그런데 3개월 후에 아들이 재판을 받아서 집행유예로 나왔어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저를 붙잡고 부처님 가피를 입었다고 좋아했어요. 그런데 그 아들이 3개월 만에 교통사고가 나서 죽었어요. 그래서 다시 어머니가 저를 붙잡고 내가 아들을 죽인 것이다하면서 울었어요. 이 액난을 피할려고 감옥에 들어간 것을 억지로 끄집어 내었으니 결국 자기가 죽였다는 것이죠. 이렇게 우리는 한치 앞을 볼 줄 몰라요. 지금 벌어진 일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알 수가 없잖아요. 이것을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하죠.

 

그런데 우리는 자기 마음대로 되면 좋다고 난리를 피우고, 조금만 자기 마음대로 안 되면 괴롭다고 난리를 피웁니다. 이래서 우리 인생사는 늘 희로애락에 젖어서 괴롭습니다. 그래서 진짜 니쁜 일인지 좋은 일인지는 조금 더 두고 볼 일입니다.

 

                                                                                                                                                                                               사진출처: 정토회

시골에 노름할 때도 초장 끗발 개끗발이란 말이 있잖아요. 초장에 끗발이 오른다고 좋다고 할 수 없어요. 좀 더 길게 봐야 하는데 그걸 못하니까 우리 인생이 늘 괴로운 거예요. 그래서 남이 원하는 걸 내가 다 해줄 수도 없고 내가 원하는 것도 다 이루어질 수 없다, 이 두 가지만 안다면 바라는 대로 되면 좋고, 안 되면 그만이고, 그래도 되길 원하면 더 해보면 되고, 그래도 안 되면 그만두면 되고, 그래도 또 더해보고 싶으면 더 하면 돼요. 꼭 그만둬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또 내가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다 이루어줄 수도 없어요.

 

언니가 암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지요. 내가 원하는 게 뭐예요? 언니의 암이 낫길 바라지요? 그런데 그게 내가 원한다고 낫고, 원하지 않는다고 안 낫는 게 아니에요. 아베 총리가 일본에서 자꾸 망언하니까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다고 안 죽어요. 내가 사랑하는 부모는 오래 살면 좋겠죠? 그렇다고 오래 사는 게 아니에요. 그건 내가 원한다고 되고 안 원한다고 안 되는 게 아니에요. 그렇기에 특히 수명과 관계된 것은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닌데 첫째, 내가 자꾸 관여하려고 하는 거예요. 마치 내가 뭘 하면 어떻게 될 것 같이 생각해요. 두 번째, 남편이든 부모든 아내든 자식이든 사람이 평소에는 내 말을 잘 듣다가도 자기가 다급할 때는 남의 말을 들어요? 자기 마음대로 해요? 자기 마음대로 하죠. 인간 성질이 그래요.

 

암 치료를 받는 중이라는 것은 목숨이 달린 문제잖아요. 급한 문제라 해도 목숨이 달린 문제보다 더 급한 문제는 없겠죠. 그러니 옆에서 뭐라고 권해도 잘 안 들어요. 이런 성질을 알아야 해요. 내 말대로만 하면 잘 들을 것 같은데 왜 그러냐고 하지만 그것은 성질 자체가 원래 잘 안 듣게 되어 있어요.

 

그러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대로 언니가 약을 먹든 치료를 받든, 낫도록 하겠다는 것은 언니를 위한 것 같지만 사실은 나를 위한 거예요. 언니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자기 만족이에요. 어머니가 일하면서 자꾸 아프다고 아야 아야하니까 그게 듣기 싫어서 일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지 부모에게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일하려면 아프다 소리 하지 말아요라고 하잖아요. 이건 다 내 문제예요. 진정으로 부모를 생각한다면 부모가 일을 하려 하면 호미를 찾아드리고, 부모가 아프다 하면 주물러드리고, 그냥 그대로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고, 그게 듣기 싫으면 조용히 어디 가 버리면 돼요. ‘엄마, 나 바쁜 일이 있어요하고 어디 가버리면 되지, 이래라 저래라 하면 갈등밖에 안 일어납니다.

 

혼자 일하시는 게 좀 안쓰러우면 주말에 와서 거들어줄 수 있으면 거들어주고 못 거들어주겠으면 주말에 안 오면 돼요. 그런데 안 오려니 불효 같고, 와서 거들려니 힘들죠. 그러니 일을 안 했으면 좋겠다, 농사 안 지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거예요. 이게 다 자기 필요 때문에 생기는 문제예요. 제 말 이해하셨어요?

 

굉장히 효자 같지만 아니에요. 질문자도 언니를 굉장히 걱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니에요. 그게 다 내가 원하는 대로 언니가 이러저러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내 욕구란 뜻이에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기분 나빠요? (대중 웃음)

 

아픈 사람은 내가 아니라 언니잖아요. 언니를 생각하면 나는 첫째,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해요. 그나마 조금이라도 해줄 수 있다면 언니가 원하는 것을 해주면 돼요. 이야기나누고 싶다 하면 이야기 나누면 되고, 그저 밥 한 끼 같이 먹고 싶다면 같이 먹으면 되고, 병원비가 조금 부족하니 조금 보태줬으면 좋겠다고 하면 병원비를 보태주는데, 100만원을 부탁했는데 내 형편이 안 되면 50만원 주면 되고 50만원도 어렵다 하면 30만원만 주면 돼요. 원하는 만큼 못 줄 때는 언니야, 미안하다라고 주면서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주면서 미안할 게 뭐 있나, 내가 인사받아야지라고 생각할 게 아니에요. 언니가 원하는 만큼 못 줬으니까 아이고, 미안하다이러고 그냥 주면 돼요. 원하는 대로 다 해줄 수 없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주면 돼요.

 

오라고 해도 갈 수 있으면 가고, 못 가면 아이고, 언니야 미안하다이러고 안 가면 돼요. 갈 수 있으면 가면 되지 그걸 가지고 부담을 느낄 필요도 없고 또 내 식대로 하려 들어도 안 됩니다. 그러니 언니 하시는 대로 하세요.

 

그리고 병은 의사가 치료하지 내가 치료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치료비가 필요하다면 내가 치료비 다 대겠다고 나설 것도 없어요. 그냥 어려워 보이면 내 형편 안에서 돕고, 말벗이 없어 보이면 가서 말 좀 나눠주면 되고, 가끔 밥 한번씩 같이 먹으면 돼요.

 

밥도 내가 먹고 싶어서 사면 안 돼요. 언니가 먹고 싶을 때 사야 돼요. 이 말은 신도님들도 잘 들으셔야 해요. 봉암사 선방에 있어 보면 냉면을 좋아하는 신도는 선방에서 공부하는 스님들이 여름철에 냉면을 한번 먹어야 한다고 여러 사람을 동원해가며 야단을 떨면서 냉면 공양하러 올라옵니다. 자기가 수박을 좋아하면 수박을 한 트럭 들고 와요. 자기가 빵을 좋아하면 어디 유명한 빵집에서 빵을 사와요.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이 선물을 사갈 때 누가 좋아하는 걸 사 가요?

 

이렇게 인간 자체가 전부 자기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요. 그렇다고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자기가 밥을 먹고 싶으면 괜히 붙잡고 아픈데 밥을 챙겨 먹어야지이러면서 아픈 사람 끌고 밥 먹으러 가고, 자기가 이야기 나누고 싶으면 또 가서 이야기를 한다는 거예요. 이렇게 나를 중심으로 하는 것은 언니에게 도움이 안 돼요.

 

언니가 원하는 걸 해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고로 좋은 도움입니다. 언니가 아무것도 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해주는 게 언니를 최고로 위하는 길이란 말이에요. 우리가 남을 위한다지만 자세히 보면 다 자기 얘기일 뿐입니다. 그러니 편안히 사세요. 언니가 전화 와서 뭐라고 하면 가서 해주시고요.”

 

무거운 표정으로 질문을 시작한 여성 분은 스님의 답변을 듣고 나서 환한 표정이 되어 감사합니다하고 인사를 하면서 자리에 앉았습니다.

 

*이 글은 정토회 '스님의 하루'에 실린 것입니다.

트리의 원색적 화려함을 굽어 보는 보름달을 우연히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뜬 보름달은 1977년 12월25일 이후 38년만이다. 그래서  럭키문(lucky moon)이라고도 부른다.   어쨌든 보고싶어 했던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누군가의 도움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큰 아들을 불러 저녁을 간만에 나누었다. 딸랑 4명이지만 가족이 한 잘에 앉아 밥을 먹는 기회는 큰아들이 대학생이 된 이후 그리 많지 않다.  고마워해야 할일이다. 신발 때문에 불퉁해 있던 막내도 이때쯤 욕구불만이 풀어져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자식이란 것이 그런 것 같다.  

2016년 병신년 원숭이 해 나무가지에 매달린 원숭이들 마냥 내년에는 떨어지지 말고 잘 매달려 지냈으면 한다.  어쩌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일이 일어날지라도 ^^

 

 

A Place In The Sun-Sandy Pos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