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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서평

나무 신화

by 이성근 2021. 12. 26.

 

나무 신화 - 도리스 라우데르트 지음, 수류산방 펴냄 2021.11.

 

저자 : DORIS LAUDERT, 19422012년  독일의 여성 식물학자로, 생물학을 전공하고 생물 교사로 재직했다. 평생 식물을 주제로 수많은 기고와 강의를 펼치고 식물학 답사를 주관했다. 삼림 관련 공공 기관, 관광청, 시민 사회 단체 등에서 자연 생태 보호와 식물의 의미를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남긴 저서 나무 신화(MYTHOS BAUM)2004년 초판 이래 여러 차례 개정되며 이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독일어 문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역자 : 李瑄 YEE SUN1957년 논산에서 태어났다. 충남대학교 임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괴팅겐대학교와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식물 생태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 식생 및 입지학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현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조경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전통 조경 공간과 자연 유산, 식물학의 역사 등을 연구하고 있다.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궁능문화재분과)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한국 전통 조경 식재 : 우리와 함께 살아 온 나무와 꽃(수류산방, 2006), 한국의 자연 유산(수류산방, 2009), 우리 자연 유산 이야기(창비, 2012), 풍류의 류경, 공원의 평양(효형출판, 2018, 한국조경학회 우수저술상), 식물에게 배우는 네 글자(궁리, 2020, 한국전통조경학회 우수저술상), 옮긴 책으로 정원사를 위한 라틴어 수업(궁리, 2019) 등이 있다.

 

 

목차

00 나무의 삶처럼 길었던 번역 여정을 돌아보며이선 [006]

00'1 숲의 문화사 [Kulturgeschichte des Waldes] [020]

00'2 신화 속의 나무 [Der Baum im Mythos] [082]

02 개암나무 [Der Haselstrauch ; Corylus avellana] [144]

03 너도밤나무 [Der Wacholder ; Fagus sylvatica] [156]

04 노간주나무 [Die Ulme ; Juniperus communis] [182]

05 느릅나무 [Die Ulme ; Ulmus sp.] [202]

06 단풍나무 [Der Ahorn ; Acer sp.] [218]

07 딱총나무 [Der Holunder ; Sambucus sp.] [230]

08 독일가문비 [Die Fichte ; Picea abies] [242]

09 들장미 [Die Heckenrose ; Rosa canina] [260]

10 마가목 [Die Eberesche ; Sorbus aucuparia] [280]

11 무화과나무 [Die Feige ; Ficus carica] [296]

12 물푸레나무 [Die Esche ; Fraxinus excelsior] [318]

13 밤나무 [Die Edelkastanie ; Castanea sativa] [332]

14 배나무 [Der Birnbaum ; Pyrus pyraster] [346]

15 버드나무 [Die Weide ; Salix sp.] [362]

16 벚나무 [Der Kirschbaum ; Prunus avium] [384]

17 사과나무 [Der Apfelbaum ; Malus sylvestris] [398]

18 산사나무 [Der Weissdorn ; Crataegus sp.] [420]

19 서어나무 [Die Hainbuche ; Carpinus betulus] [432]

20 소나무 [Die Kiefer ; Pinus sylvestris ] [442]

21 송악 [Der Efeu ; Hedera helix] [462]

22 오리나무 [Die Erle ; Alnus sp.] [472]

23 올리브나무 [Der Olbaum ; Olea europaea] [484]

24 월계수 [Der Lorbeer ; Laurus nobilis] [508]

25 은행나무 [Der Ginkgo ; Ginkgo biloba] [518]

26 잎갈나무 [Die Larche ; Larix decidua] [532]

27 자작나무 [Die Birke ; Betula pendula] [542]

28 전나무 [Die Tanne ; Abies alba] [562]

29 주목 [Die Eibe ; Taxus baccata] [574]

30 참나무 [Die Eiche ; Quercus sp.] [594]

31 포플러 [Die Pappel ; Populus sp.] [624]

32 플라타너스 [Die Platane ; Platanus sp.] [642]

33 피나무 [Die Linde ; Tilia sp.] [652]

34 호두나무 [Der Walnussbaum ; Juglans regia] [672]

35 호랑가시나무 [Die Stechpalme ; Ilex aquifolium] [684]

추천 도서 [698]

역사적 인용문의 출처 [700]

찾아보기(인명) [703]

 

출판사 서평

유럽 나무에 관한 고전 : 독창적 시각, 읽는 즐거움”-숲과 나무는 지구와 인류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신들이 정좌하는 자리였고, 마을의 재판정이었으며, 뭇 생명들의 피난처였다. 힘과 풍요를 북돋고, 식량을 베풀며, 땔감과 서까래를 대어 주었다. 유럽에서 인간과 나무는 오랜 세월 동안 어떤 관계를 맺어 왔는가. 이 책 나무 신화(Mythos Baum)는 태초의 신화로부터 오늘날까지, 잎과 열매와 목재로, 향과 소리와 빛깔로, 예술과 과학과 민속으로, 끊임없이 존재들을 치유해 온 나무들의 이야기를 짚어 낸다. 몸의 질병을 막고, 공동체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상처받은 영혼을 거두어 들인다. 지난 시대의 공예와 만담과 민속도 나무를 통해 생기를 얻어 치유의 효능을 발휘한다. 인류가 미래에도 지참해야 할 신비한 약이 아닐까. 저자 도리스 라우데르트(Doris Laudert)는 과학적 성취를 넘어서 나무들과 교감했다. 저 끝없이 푸르게 잎을 틔우는, 저 죽어서도 영험한 나무들이야말로 하나의 신화[Mythos Baum]인 것이다. [뒷표지글]

 

- 에덴 동산의 선악과는 무슨 나무 열매일까?

- 고딕 교회는 건축으로 형상화한 정령들의 숲이다

- 감자가 들어오기 전 유럽 서민들은 무엇을 주식으로 삼았을까?

- 룬 문자가 작대기로 그은 형상인 까닭

- 크리스마스 트리야말로 참된 기독교도라면 마땅히 싫어할 풍속이지!

 

독창적 시각으로 엮어 낸 유럽 식물의 문화사

동양 사람과 서양 사람은 긴 세월 서로 다른 문화를 전개시켜 왔고, 수백 년 전과 오늘날의 인간은 전혀 다른 문명을 구가한다. 하지만 그 때도 지금도 계절의 흐름, 나무와 풀, 그리고 거대한 숲 속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울창한 숲속에서 보는 밤하늘의 별들, 바위 틈의 늙은 나무에 피는 새잎, 그런 광경을 마주쳤을 때 사람들이 느끼는 신비감과 경이로움, 경외감과 환희 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나무를 통해 지구의 대지와 대화하고 하늘과 대화하고 먼 옛사람들과도 대화한다. 옛 사람들은 신화나 전설로 그 대화의 통로를 열어 두었다. 나무에 얽힌 창조 신화와 온갖 미신과 속담과 날씨점은 아시아나 아메리카 원주민에게만 있지 않다. 서양 사람들이 동양과 달리 자연을 인간이 싸워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겼다는 것도 지나친 단순화일 수 있다. 그에 대한 합리적 대응으로서 숲과 나무의 효용을 목재의 경제성이나 산소 배출량, 기후 변화 조절 수치로 측량해 보호를 외친다면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 독일의 여성 식물학자이자 생태 운동가였던 도리스 라우데르트(Doris Laudert)나무 신화(Mythos Baum)는 이러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 나무와 숲이 의미하는 바를 조망한 독창적인 저작이다. 저자의 견해에 따르면 유럽 문명은 숲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재, 식량, 땔감, , 유리, 소금, 타르, 약재, 술 등 실생활에 필요한 거의 대부분의 것들이 숲과 나무로부터 얻어졌다. 바다에 면하지 않고 척박한 유럽 내륙에서 나무와 숲의 의미는 어쩌면 우리보다 훨씬 더 컸을 것이다. 그뿐 아니다. 마을의 나무는 재판정이거나 제대, 기도처였다. 오월주부터 크리스마스 트리까지, 사람들이 모여 즐길 때면 나무를 높이 세우는 일부터 시작했다.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후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은 땅에 뿌리박은 숲과 나무 아래에 모이고, 위로받고, 즐기고, 치유했다. 유럽에서 흔하고 친숙한 35종의 나무들을 다룬 이 책은 인류와 나무의 역사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기록한 유장한 서사시라고 해도 좋다.

 

자연 과학과 인문학, 예술을 입체적으로 직조한 35가지 나무들의 흥미로운 이야기

저자는 나무의 생물학적 특성뿐만 아니라 그에 관련된 신화와 전설, 역사와 민속 등 문화적 유전자를 발굴해 내었다. 디오스코리데스, 마티올리, 메겐베르크, 힐데가르트 폰 빙엔 등 시대별 본초서들과 다양한 근대의 민속지, 역사서의 기록을 방대하게 집대성했다. 대개 나무를 주제로 한 책들과 달리 자연 과학이나 인문학의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식물학, 역사, 민속, 문화인류학, 신화, 문학, 언어, 의학, 기술 과학, 예술 등을 망라해 다채롭게 구성했다. 각각의 분야들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직조해 낸 내용은 독특한 문양처럼 새롭고 흥미진진하다. 우선 책의 앞부분에 숲의 문화사신화 속의 나무라는 두 편의 개론이 먼저 등장하는데, 하나의 책자로 따로 엮어도 될 만큼 방대하다. 숲의 문화사는 지구에서 숲이 형성되어 온 과정과 유럽의 역사에서 물리적 경제적 측면을 중심으로 숲과 나무의 역사를 개관하며, 신화 속의 나무에서는 여러 문명의 창조 신화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 기독교, 북유럽 신화, 민간 설화와 근대의 풍속에 이르기까지 나무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개관한다. 이 개론을 바탕으로 감귤부터 호랑가시나무까지 유럽에 친숙한, 그리고 우리에게도 친숙한 35가지 나무들을 자세히 다룬다.

 

생명의 지구를 향하는 대안적 시선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자 의미는 근대 문명이 뒤덮기 전 유럽의 일반 백성, 농민과 마을 공동체를 중심에 놓고 그들의 삶 속에서 나무와 숲의 의미를 서술했다는 데 있다. 그래서 이 책에는 나무의 역사뿐만 아니라 그리스 로마 문명, 왕조 중심의 정치, 전문적인 과학사 등의 분과에서 서술한 기존의 역사서들에서 볼 수 없는 생생한 유럽 민중의 삶이 드러난다. 근대 이전 마을에서 숲(forst)과 빈터(locus neminis)의 의미는 각각 무엇이었는지, 삼포식 농법과 혼농임업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왕과 영주들이 선포한 갖가지 산림법들은 어떤 배경을 지시하는지, 독일 관습법은 어떻게 유지되어 왔는지, 알프스의 산간 마을의 한해 살이는 어떤지, 중세 미네쟁어들의 노래에 깃든 의미는 무엇인지 등등 나무와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여러 학문 용어의 어원이나 개념의 배경이 촘촘하게 얽혀 있다. 각 나무와 관련된 시와 문학 작품도 풍부하게 소개되어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상식으로도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풍성하다. 그런 일화들을 통해 결국 저자 도리스 라우데르트가 전하려 한 것은 지배 계급의 역사에서 사라진 민중의 삶이다. 기독교가 그토록 덮으려고 애썼지만 끈질기게 남은 민간 신앙과 마법의 세계다. 근대 과학과 의학의 뿌리가 닿아 있는 연금술과 약초학이며, 신성한 지모신과 원초적인 여성성의 위대한 복권이다. 도리스 라우데르트(Doris Laudert)나무 신화(Mythos Baum)는 이 분야에 관한 독일어권의 고전으로 자리잡아, 수많은 문헌과 연구가 이 책을 참조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독자들에게 들이밀지 않는다. 끊임없는 사실과 기록들의 소개일 뿐이다. 하지만 나무와 숲이 품어 준 이 모든 약자들의 이야기를 읽노라면 서양과 동양을 관통하는 문화적 원형들을 놀랍게 만난다. 지구 환경 위기의 시대에 이 거의 절멸한 신화는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섬세한 번역, 아름다운 편집

전통 조경을 연구해 온 식물 생태학자 이선은 독일 유학 시절부터 이 저작을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했다. 독일어 고어와 알프스 사투리, 농민들의 전승과 북유럽 신화까지 종횡무진하는 이 책의 번역부터 출간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되었다. 식물 전문가인 이선과 수류산방 편집부가 함께 읽으며 고치고 다듬기를 수 년간 거듭해, 원문의 흐름에 최대한 가까우면서도 번역투를 벗어나도록 했다. 한국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800개 이상의 주석을 새로 달았다. 한국은 물론이고 독일에서도 멸실된 개념이나 관습이 많아 주석을 작성하는 것은 하나의 연구 저술에 맞먹는 작업이었다. 소주제별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편집했다. 저자가 직접 구해 원서에 수록한 수많은 역사적 도판과 뛰어난 사진에 더해 식물학 삽화, 미술 작품, 근대 인쇄 매체 기록까지 더욱 보완해 서술된 내용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표지 디자인부터 본문의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지면들이 이어진다.

 

책속으로

숲이 성글어질 때마다 농부들이 목재를 남용하고 마구 써서 그렇다며 비난받았다. 그러나 낭비의 정의는 무엇보다 사회적 맥락에서 형성되며, 그 기준 또한 대단히 애매하다. 시골에서는 마차 3대 정도의 땔감으로 겨울을 버텼지만, 도시의 가정은 8대분을 배당받아 훈훈하게 났다. 목재를 아끼지 않기로는 귀족의 저택이며 성도 있었으니 한 번 지을 때마다 수천 그루 최고급 목재를 집어삼켰다. 그러나 농부들은 제 집을 수리할 목재도 힘겹게 구했다.

 

오스트리아의 황제 요제프 2(Joseph II) 재위기인 1784년에 영악한 장관 하나는 절약을 내세워 기이한 발상을 제안했는데, 바로 재활용 관(Sparsarg)’이다. 무덤에서 하관할 때 관 바닥이 열리며 시신이 구덩이 속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나면 관만 끄집어올려 다음 장례에 또 쓰는 것이었다.--- p.74

 

숲속 정령들은 오늘날 우리에게 전기톱의 굉음이라고는 들리지도 않던 어떤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이들은 기독교로 겨우 개종한 미개인의 마음을 끊임없이 사로잡았기에, 교회에서는 이들에 대한 변신을 다시금 감행해야 했고, 그렇게 해서 숲속 정령들은 가련한 망령(armen Seelen)’으로 전락했다. 교회 장로들은 숲에 귀가 있다(Aures sunt nemoris)”며 엄포를 놓았다.

 

이 때 그들이 말하는 숲이란, 평범한 숲이 아니라 신성한 숲 네무스(nemus)’였다. 숲속에 생기를 불어 넣던 정령들이 우리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사라져 버린 것은 기독교 교회의 극성맞은 선교 탓일까? 그럴 리가 없다. 왜냐하면, 암흑의 존재들을 물리침으로써 그들의 존재는 떳떳이 인정받아 왔기 때문이다. , 오로지 증명할 수 있는 사실만 받아들이려고 하는 오늘날 우리의 과도한 합리주의 사고 방식이 더 큰 원인일 것이다.--- p.88

 

게르만족 선조가 거행하던 봄의 제전은 원래 51일 저녁부터 시작했으며, 이 때 대지의 어머니가 하늘과 결혼해 풍요를 낳기를 봉축했다. 이것이 히에로스 가모스(hieros gamos, 성스러운 결혼식)’로 사제 한 쌍이 대행하던 의식이었으나, 기독교 시대에 들어가면서 야만스럽고 광란하는 발푸르기스의 밤(Walpurgisnacht)’으로 변질되었다.

 

이 결합이 내려 줄 축복의 힘, 즉 새로 소생하는 생명력을 확신하던 민중은 마을과 들에서 벌어지는 축제에 꼭 참여했다. 이렇듯 게르만족이 하루의 시작을 그 전날 밤부터로 간주했다는 사실은 [타키투스가 게르마니아에서 이해하지 못한 채 기록했듯] 오늘날에도 성대한 축제를 할 때면 흔히 전야제를 여는 까닭을 해명해 준다.--- p.112

 

게르만족은 계절의 변화를 빛과 어둠의 투쟁이라 보고, 동지는 새로운 생명을 깨우려고 태양이 겨울의 어두운 힘과 투쟁하는 시기로 여겼다. 이것이 12일이 걸리므로 이른바 십이야(Zwolften)’, 또는 라우네흐테(Rauhnachte)라고 하는데, 낮의 길이가 알아차릴 만큼 길어져서 투쟁에서 태양의 승리가 명백해질 때까지를 이른다.날은 점점 밝아지네 / 성탄까지는 수탉의 걸음만큼 / 새해까지는 사슴이 뛰는 만큼, 성촉절(22)까지는 한 시간만큼.”신들에게 바쳐진 십이야기간에는 고된 노동이나 사냥을 금했고, 어느 법정에서나 화해가 이루어졌다.

 

사람들은 신에 대한 경배의 표시로 불을 지피고 제물을 바쳤다. 그러는 사이에 신들은 천상의 거처인 발할라(Valhalla)를 나와서 세상을 돌아다니며 인간과 대지에 두루 가호를 내린다는 것이 게르만족의 믿음이었다. 이 행렬의 맨 앞에는 보탄[Wotan, 게르만족 최고의 신인 오딘(Odin)]이 그의 아내 프레야(Freya, 대지의 여신)와 나란히 섰다.--- p.116

 

13세기에 독일의 궁정 시인 하르트만 폰 데어 아우에(Hartmann von der Aue)교양 있는 기사(騎士)가 있었으니 책(Bouchen)에 쓰인 것을 읽을 줄 알고, 곧 쓸 줄 알았다.”고 썼다. 독일어에서 부헤(Buche, 너도밤나무)’부흐(Buch, )’ 사이의 유사성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어떤 이들은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 1398?~1468)가 애초에 너도밤나무 목재로 활자를 만들어 인쇄한 데서부터라고 추정한다. 그러나 실은 철자(綴字, Buchstaben)를 뜻하는 옛 고지 독일어 낱말 부오슈타프(buohstap)’와 관련이 있다. 게르만의 (Rune) 문자가 너도밤나무 막대기(Buchen-Stabe)에 새겨졌기 때문이다.--- p.164

 

어머니신이 홀레 아주머니가 되었다는 소문은 금세 퍼져 나갔고, 기독교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나무에 대한 숭배는 처벌받는다는 위협과 함께 금기시되었다. 원래 모신이었건만 이제는 수확을 망치고 십이야(十二夜) 기간 동안 밤마다 못된 짓을 일삼는 행패꾼이라는 비난을 견뎌야 했다. “홀레 아주머니는 처음에는 훌륭한 여자였지만, 나중에는 거친 껍질만 남은 속 빈 나무와 같다.”고 헤센주(Hessen)의 마녀 기록에 적혔듯이 말이다. 그러나 딱총나무의 영험은 끄떡이 없었다. 오히려 병을 가져가는 나무로 여겨졌다. --- p.239

 

대나무의 신화와 상징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85110&cid=40942&categoryId=34706

물푸레나무와 북유럽 신화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053926&cid=43116&categoryId=43116

상수리나무와 그리스 신화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053924&cid=43116&categoryId=43116

버드나무의 신화·상징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23403&cid=40942&categoryId=32175

편도나무야 나에게 신에 대해 이야기해다오 저자 김영래|도요새 |2002.07

작가 김영래-1963년 부산에서 태어나 중동고등학교를 중퇴했다. 1997동서문학신인상에 소금쟁이4편의 시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7년간의 창작과정을 거쳐 완성한 작품 숲의 왕으로 제 5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다.

 

목차

들머리 이야기. 대홍수 신화와 나무

1부 나무

1장 한 그루의 우주나무와 신화

2장 하늘로 오르는 인간과 땅으로 내려온 신

3장 생명의 나무와 깨달음의 신성한 나무

2부 숲

1장 숲으로 가는 길

2장 나무와 인간의 신비한 관계

3장 나무, , 그리고 축제

4장 황금가지를 찾아서

3부 숲길

1장 입문의 숲

2장 사랑과 이별의 나무

3장 마법의 지팡이, 악기, 그리고 열매

4장 희생, 신의 어린양들

마무리 짓는 장. 큰 슬픔 안에 잇는 작은 희망

참고문헌

나는 편도나무에게 말했노라.

편도나무야, 나에게 신에 대해 이야기해다오.

편도나무야, 나에게 신에 대해 이야기해다오.‘

그러자 편도나무가 꽃을 활짝 피웠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공황(恐慌)을 뜻하는 패닉(Panic)은 판 신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낮이나 한밤중에 수면을 방해받으면 그는 무섭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낸다고 한다. 기원전 490년의 마라톤 전쟁 때 페르시아 군대가 판 신의 고함소리에 놀라 패주했다는 기록은 그의 분노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짐작케 한다. 한낮이나 한밤중에 만약 여러분들이 숲속을 찾게 된다면, 부탁컨대 반드시 발소리를 죽이고 침묵을 지키도록 하자. 나무와 시냇물과 샘의 요정들을 좇는 꿈에 취한 판은 꿈 속의 애욕과 몽정에 몸을 떨고 있다. 그가 잠은 깬다면 사나워질 것이다 숲이 몸서리를 칠 것이다.

 

식물과 인간을 동일시했던 옛사람들의 생각은 '나무들의 결혼'이라는 의식을 통해 보다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들은 나무도 사람과 똑같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는다고 믿었다. 인도의 어던 지역에서는 나무의 결혼을 사람들의 혼례와 함께 실시하기도 했다. () 우리나라에도 나무 시집보내기, 즉 가수(嫁樹)라는 풍습이 있다. 이 행사는 정월 대보름 전날이나 단옷날에 치러지는데, 암나무의 Y자 모양으로 갈라진 아래쪽 줄기 사이에다 굵고 기인 돌(이때 돌은 남근의 상징이다)을 끼워주는 것이다. 특히, 대추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행해지는 이 풍습에는 과학적으로 타당한 근거가 있다고 식물학자들은 말한다.

 

과일나무는 줄기와 잎 속에 탄소의 양이 많고 질소가 적을 때 열매를 많이 맺는다고 한다. 그런데 줄기 중간에 돌을 끼워둠으로써 잎에서 만들어진 탄소가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막고, 뿌리에서 만들어진 질소가 위로 올라가는 것을 줄이게 된다. 그 결과 풍부한 탄소의 양으로 결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나무 간지럼 태우기'란 풍습이 전해오는데, 이 도한 나무와 인간을 동일시한 사고에서 비롯되었다. 봄철에 과일나무에 물이 오르면 기다란 장대를 들고 나가 Y자 모양의 가지를 긁어 나무의 성감대를 자극시켜 주는 것이다. 이렇게 결혼을 하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나무는 임산부와 똑같은 대접을 받는다.

 

길고 긴 나무의 삶 문학, 신화, 예술로 읽는 나무 이야기 저자 피오나 스태퍼드|역자 강경이||2019.05

원제The Long, Long Life of Trees

피오나 스태퍼드

옥스퍼드대학교 교수 겸 서머빌대학교 영문과 특별연구원 및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시와 소설, 문학사, 예술과 환경에 대한 글을 쓰고, 고전 소설을 편집하며 나무 사이를 산책한다. BBC 라디오 3[에세이The Essay]에서 자신이 쓴 나무의 의미The Meaning of Trees를 방송하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결혼하여 두 자녀를 두었고 가족과 함께 버킹엄셔에 살고 있다.

 

저서로는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영국, 시의 출발선, 경주(競走)의 결말: 밀턴에서 다윈까지 신화의 발달, 숭고한 야만: 제임스 맥퍼슨과 오시안의 시가 있다. 그 외에 제인 오스틴, 메리 셸리, 제임스 맥퍼슨, 휴 블레어, 에든버러 리뷰, 제임스 호그에 관한 논문과 18~19세기 영시에 관한 논문 등도 썼다.

 

목차

시작하며_, 나무껍질, 황금가지

 

주목

벚나무

마가목

올리브나무

사이프러스

참나무

물푸레나무

포플러

호랑가시나무

시커모어

자작나무

마로니에

느릅나무

버드나무

산사나무

소나무

사과나무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이 책에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다채로운 이야기에서 길어 올린 재미가 가득하다.

신곡》〈지옥편에는 단테가 어둡고, 무성한 나무 가운데서 가지 하나를 부러뜨리자 검붉은 피를 급류처럼 쏟아내는 장면이 있다. 주목은 놀랍도록 피와 닮은 짙은 붉은색 수액을 흘리는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죽음에 비유되는 경우가 많았다. 유령 이야기나 무덤 장면, 범죄 시리즈의 긴장감 넘치는 순간에 유독 자주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구약성경에서는 인류의 문화사에서 올리브가 등장하는 가장 유명한 장면이 등장한다. 대홍수의 물이 빠지기 시작하자 올리브 가지를 물고 온 흰 비둘기가 노아의 방주에 앉는다. 이는 평화로운 미래의 첫 징표였고, 올리브 가지 문양과 비둘기는 희망과 평화의 상징이 되었다.

 

우리 역사와 관련된 나무 이야기도 있다. 벚나무는 일본 문화를 대표하는 형상인 동시에 일본의 군사력을 상징했기 때문에, 전후 한국은 일본 점령군이 심었던 모든 벚나무를 뽑고 토착종 나무로 대체했다. 이후 식물학자들 사이에서 벚나무의 유래에 관한 논란이 일었는데, 이는 식민 지배의 잔혹한 역사와 관련 있어서인지 아직도 논란의 불씨가 남아 있다.

 

한편 자작나무는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 나무로 꼽힌다. 스웨덴 순드보른에 있는 칼 라르손의 집 양쪽에는 그의 그림에서 가족의 일상을 담은 섬세한 수채화의 배경이 되었던 은색 자작나무가 서 있다. 라르손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구스타브 클림트도 그의 그림 [자작나무 숲]에서 보여주듯, 가을 자작나무 숲의 눈부신 흰색과 금색 나무를 예찬했다고 한다.

 

마로니에는 정원의 꽃과 그늘 아래서 시간을 보내는 프랑스 귀족을 위한 나무였다. 결국 마로니에는 그 귀족들보다 오래 살아남았고, 파리에는 여전히 마로니에가 가득하다. 센 강변을 따라 자유롭게 퍼져 있거나 상젤리제 거리에 고지식하게 서 있다.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인 에펠탑 아래에도 탑이 세워지기 오래 전부터 그 자리를 지킨 대단한 마로니에가 있다.

 

나무 한 그루에서 비롯된 위대한 발견도 있다. 1665년 아이작 뉴턴은 전염병 때문에 케임브리지를 떠나 링컨셔의 가족 농장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런 그에게 무겁게 열매를 달고 서 있는 사과나무가 완전히 새롭게 보였다. 사과나무 아래에서 보내는 평화로운 시간이 계시와 혁명의 순간이이 된 것이다. 뉴턴의 나무는 아주 오래 살다가 1820년 중력에 굴복했다. 그 과수원은 사과나무의 생명력을 증명하는 기념비로 남았고, 장원의 저택에는 뉴턴이 관찰했던 원래 나무의 작은 목재 조각이 코담배갑 형태로 남아 성물처럼 전시되고 있다.

 

책속으로

지중해 요리는 올리브와 거의 같은 말이다. 지중해 어디에나 흔한, 맛 좋은 올리브유가 샐러드와 케이크, , 튀기거나 구운 요리에 고유한 맛을 더한다. 올리브 열매도 무척 여러 모로 쓰인다. 빵에 넣어 굽기도 하고, 브루스케타 위에 바르는 반죽에도 넣고, 피자에도 뿌리고, 피망 구이에 속을 채울 때도 쓰고, 칵테일에도 띄운다. 지중해의 따뜻한 태양과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한낮의 시에스타가 어떻게 장수에 도움이 되는지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중해식 생활방식하면 떠오르는 좋은 건강은 지중해 지역 곳곳에 있는 올리브나무의 직접적인 영향일지도 모른다. --- 올리브나무중에서

 

어쩌면 우리는 낮은 한숨이나 달랠 길 없는 흐느낌을 듣게 될지 모른다. 오랫동안 버드나무는 상실의 나무로 알려졌다. 포로로 끌려가던 이스라엘인들이 바빌론 강변 버드나무의 늘어진 가지에 하프를 매달았던 때부터 그러했다.

포크록이 유행하던 1970년대 해리 닐슨은 청중에게 버드나무의 울부짖음을 들으라고 호소했고, 스틸아이 스팬은 버드나무 가지를 꽂은 모자와 머나먼 곳에 있는 진정한 사랑을 읊은 노래를 잊을 수 없는 리듬으로 레코드 세대의 마음에 각인시켰다. 시편에서 70년대에 이르기까지 버림받은 연인과 실연으로 마음 아픈 이들의 애처로운 행렬이 이어진다. 오래된 민요부터 재즈 고전에 이르기까지 버드나무의 노래는 슬프다. --- 버드나무중에서

 

아이들은 이제 애플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IT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사과와 이름이 같은 전자기기의 도움으로 아이들은 카슈미르나 칠레엣 사과 따는 사람들을 볼 수 있고, 슈퍼마켓 선반에 놓인 탐스러운 여섯 개들이 사과 세트를 생산하는 데 어떤 노동이 들어가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한 개의 사과가 지구 맞은편 사람들을 직접 연결해준다. 전자제품이 아닌 애플로부터 거둘 것이 여전히 많다. 사과나무아래에서 보낸 한 시간은 농부와 정원사뿐 아니라 미래의 식물학자, 화학자, 물리학자, 화가, 작가, 경제학자, 정치가, 재계 인사가 싹틀 씨앗을 뿌리기도 한다. --- 사과나무중에서

 

나무로 읽는 삼국유사 우리가 몰랐던 삼국유사 속 나무 이야기 저자 김재웅|마인드큐브 |2019.12.15

 

저자 : 김재웅-경북 고령에서 출생하여 어린 시절 자연과 더불어 즐겁게 놀았다. 계명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계명대 한국학연구원 연구원, 인도 네루대 한국학 파견교수, 경북대 영남문화연구원 박사후연수연구원 등을 경험했다. 현재는 경북대 교양교육센터 초빙교수로 재직하면서 대구경북인문학협동조합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우리 고전과 나무인문학의 행복한 만남을 위해 생태문화적 시각에서 강의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잊혀져가는 고령 지역의 마을문화, 대구·경북 지역의 설화 연구, 강릉추월전 작품군의 종합적 이해, 김시습과 떠나는 조선시대 국토기행, 필사본 고소설의 지역별 유통양상과 향유층에 대한 실증적 연구등이 있고, 공저로 한국 고소설의 주인공론, 인문학 글쓰기, 사회과학 글쓰기, 과학기술 글쓰기, 인문학자들의 헐렁한 수다인문학, 대구를 이야기하다, 인문학자들의 헐렁한 수다인문학, 구미를 이야기 하다등이 있다.

 

 

목차

추천의 말 6

서문 : 삼국유사에 기록된 51그루 나무 이야기 여행 8

 

1장 삼국유사에는 몇 그루의 나무가 나올까? 12

 

2장 나무를 품은 신화 이야기

- 단군이 탄생한 박달나무 21

- 나정, 소나무 숲에서 박혁거세가 탄생하다 28

- 계림, 김알지가 탄생한 참느릅나무 39

- 석탈해, 아진포 해송 숲에 도래하다 50

- 구지봉, 김수로왕을 맞이하는 축제의 현장 59

- 선도산 성모와 복사나무 71

 

3장 나무를 품은 역사와 전설 이야기

- 미추왕, 신라를 지킨 신비로운 댓잎군사 80

- 연오랑·세오녀, 뽕나무로 광명을 되찾다 91

- 선덕여왕, 세 가지 사실을 예견하다 100

- 설총의 화왕계, 장미꽃을 믿지 마세요! 112

- 숲에서 김유신을 지켜준 호국신 121

- 만파식적, 대나무 피리로 세상을 평안하게 하다 135

- 충담사와 차나무 143

- 경문왕, 대나무를 베고 산수유를 심다 153

- 헌화가, 수로부인에게 철쭉꽃을 바치며 부른 노래 161

- 서동요, 버드나무로 맺어진 사랑 169

- 백제 궁궐의 회화나무가 울다 178

- 신충의 원가, 잣나무의 기상 190

 

4장 나무를 품은 불교 이야기 201

- 도리사, 한겨울에 핀 복사꽃과 자두꽃 202

- 흥륜사, 천경림에서 이차돈이 순교하다 217

- 백률사, 이차돈의 머리가 떨어진 곳 233

- 분황사와 느티나무 240

- 포산 승려에게 향나무를 바치다 253

- 낭지 스님과 보현수 264

- 동화사, 오동나무 꽃이 상스럽게 피다 273

- 운문사와 배나무, 보양 스님과 이무기의 이야기 283

- 낙산사, 신비로운 대나무와 소나무 294

- 원효대사, 밤나무 아래서 출생하다 306

- 진표의 침단목과 무덤에 자라는 소나무 315

 

5장 인각사, 일연 스님과 삼국유사의 산실 324

- 일연 스님과 삼국유사 325

 

참고문헌 340

 

출판사 서평

나무로 삼국유사(三國遺事)를 읽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나라 최고(最高)의 고전인 삼국유사에는 수많은 나무가 등장합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나무에 초점을 맞춰서 삼국유사의 생태문화를 파악한 적은 없었습니다. 저는 일연 스님이 편찬한 삼국유사에 기록된 나무의 상징과 생태문화적 상상력을 찾아내기 위해 전국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우리 고전에 갈무리된 나무와 숲은 당시의 생태문화적 상상력과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삼국유사에는 몇 그루의 나무가 나올까요? 우리 민족의 원형이 담겨 있는 삼국유사에는 무려 51종의 나무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요? 13세기에 편찬된 삼국유사가 품고 있는 51종의 나무 이야기는 우리 민족의 생태문화적 상징과 상상력의 보물창고와도 같습니다. 더욱이 대몽 항쟁을 통한 국난 극복의 염원을 담은 삼국유사에서는 나무와 숲이 매우 중요한 신비로운 상징과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고전에 들어 있는 51종 나무 이야기의 문화적 상징과 상상력을 생태적 관점으로 재해석하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

 

이 책에서는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51종의 나무 이야기와 연관된 생태문화적 상징과 상상력을 여행기로 담아내었습니다. 나무 이야기를 신화, 역사와 전설, 불교 등과 같이 세 분야로 구분하여 그 현장을 답사한 내용과 사진도 함께 넣었습니다. 나무 이야기의 현장을 답사하면서 당시의 역사와 나무의 관련성을 직접 확인하는 즐거움도 누렸습니다. 또한 우리가 미처 몰랐던 51종의 나무 이름과 상징 및 문화적 상상력을 재확인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습니다. 이러한 생태고전에 숨어 있는 나무 이야기의 현장을 산책하는 여행은 매번 설렘으로 가득했습니다.

 

이 책은 [영남일보]에 게재한 천년고도 경주의 생태문화기행김재웅의 나무로 읽는 삼국유사를 토대로 새로운 나무 이야기를 첨가하여 완성했습니다. 전자는 나무세기 회원들과 함께 경주의 나무와 숲을 생태문화적 관점에서 답사한 것이고, 후자는 대구경북인문학협동조합에서 개설한 강좌 삼국유사와 생태인문학 기행에서 진행한 내용입니다.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나무인문학의 관점에서 삼국유사에 들어 있는 나무 이야기의 현장을 2년 동안 답사하여 이 책을 완성했습니다.

 

지금은 나무세기시대입니다. ‘나무세기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나무세기는 나무의 세기(century)라는 뜻과 나무를 헤아린다(count)는 이중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구에서 만들어진 나무세기는 나무를 공부하는 모임의 이름입니다. 우리는 지난 10여 년 동안 매월 1회씩 전국의 아름다운 나무와 생태문화 유산을 답사했습니다. ‘나무세기답사를 하면서 나무로 세상을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더욱이 2018삼국유사와 생태인문학 기행을 통해서 총 10회에 걸쳐 나무 이야기의 현장을 다양하게 누볐습니다. 나무를 통한 생태적 삶을 실천하는 즐거움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삼국유사의 현장에서 확인한 나무의 생태문화와 상상력은 우리들에게 삶의 여유를 선물해주었습니다. 나무인문학 답사에 참여한 가족들이 역사적 현장에서 신화적 상징과 생태문화적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보는 색다른 여행을 즐겼습니다. 삼국유사의 현장을 거닐면서 나무의 상징적 의미를 찾아보았던 나무인문학 참가자들은 생태문화 기행이 정말 그립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나무인문학을 공부하면서 우리 삶도 조금씩 여유를 되찾은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쓰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우선 나무세기 창립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강판권(쥐똥나무) 선생님의 헌신적인 가르침을 잊을 수 없습니다. 10년 동안 나무세기 답사에 동참해준 이지용(자작나무), 변미영(물푸레나무), 이석근(소나무), 손종남(벽오동), 이지희(메타세쿼이아), 강미경(느티나무), 정혜진(갯버들) 등을 포함한 나무답사 회원들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또한 삼국유사와 생태인문학 기행에 참여해준 박은경, 예경희, 이경혜, 권혜인, 최무환 선생님과 그분들의 자녀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특히 나무로 읽는 삼국유사의 현장에 동행한 경험을 토대로 원고를 읽어주며 다양한 조언을 해준 아내 이수정에게도 고맙습니다. 아내의 배려와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서만 맴돌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이 책의 가치를 인정해준 마인드큐브 이상용 사장과 김인수 편집장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출판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고전문학 연구와 인문학 강의에 허덕이는 삶에 나무와 숲은 사색과 성찰의 여행을 선사해주는 고마운 친구입니다. 저는 나무를 만나서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나무이름은 주목(朱木)입니다.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오랫동안 살아가는 주목의 절제를 배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가끔 우주의 신비로운 생명력이 깃들여 있는 나무 한 그루를 안고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나무와 더불어 살아가겠노라고 다짐합니다.

 

책속으로

21세기 인문학의 화두는 생명을 존중하는 생태인문학적 통섭이다. 생태학은 근대적 이성에 의해 파괴된 자연생태계의 동·식물뿐만 아니라 억압된 타자의 권리를 회복하는 유기체적 사상을 내포하고 있다. 인간과 환경 및 문화의 유기적 관계를 성찰하는 생태인문학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조화를 모색할 뿐만 아니라 주체와 타자가 상호 소통하는 공생관계를 보여준다. 이러한 생태인문학은 신화, 역사와 전설, 불교 등의 세계관을 통해 한국 전통문화로 정착되었다.

'나무로 읽는 삼국유사는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생태인문학적 상상력을 탐구한다. 일연 스님이 편찬한 삼국유사에는 인문학과 식물학의 통섭뿐만 아니라 인류와 자연의 상생을 모색하는 생태인 문학적 관점을 내포하고 있다. 인류의 삶과 함께해온 나무는 문학, 역사, 철학, 예술, 문화 등의 상징물로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지만, 나무를 생명체로 인식한 생태인문학적 접근은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나무와 숲은 생명을 키워낼 수 있는 생태문화의 자궁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따라서 나무들이 숲을 이루어 생명을 품듯이 우리나라 최고의 고전인 삼국유사에는 생태인문학적 가치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 p.14

 

삼국유사에는 기이18, 흥법4, 탑상11, 의해6, 신주3, 감통2, 피은6, 효선1종 등과 같이 나무가 풍부하게 등장한다. 예컨대 박달나무, 소나무, 참느릅나무, 해송, 복사나무, 회화나무, 모란, 장미, 대나무, 이대, 잣나무, 철쭉, 배나무, 산수유, 벚나무, 차나무, 목련, 계수나무, 향나무, 침향나무(단향나무), 밤나무, 버드나무, 뽕나무, 오동나무, , 석류나무, 떡갈나무, 가래나무, 호두나무 등과 같이 무려 29종의 나무가 등장한다. 여기에 동로수, 보현수, 계림, 천경림, 문잉림 등과 같이 다양한 나무와 숲이 등장한다.

--- p.17

 

삼국유사는 우리 나무의 문화적 상징과 상상력을 이해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수행한다. 그 중에서도 나무의 생태와 상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나무는 풀에 비하여 꽃과 열매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노거수로 성장하여 우리의 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하늘과 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아름드리나무는 은유와 상징을 통해 인류의 삶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생태인문학적 관점에서 삼국유사를 읽으면 29종의 나무와

51편의 이야기 속에 숨어 있는 나무의 은유와 상징을 재발견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p.18

 

생태신화적 상상력의 관점에서 단군 신화를 살펴보면 환웅이 내려온 태백산 신단수는 하늘과 땅을 연결해주는 박달나무가 있는 제단으로 볼 수 있다.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환웅은 기존의 산악숭배 신앙과 박달나무 신앙이 결합된 신성한 제단에 신시를 열었다. 신성한 제단의 아름드리 박달나무가 인간의 소망을 하늘에 전해주는 신목(神木)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성한 박달나무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매개체일 뿐만 아니라 하늘과 인간을 소통시키는 우주목의 성격을 보여준다.--- p.24

 

소나무(Pinus densiflora)의 학명 중 덴시플로라빽빽하게 돋아나는 꽃이라는 뜻이다. 이는 소나무에 수꽃이 핀 모습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소나무는 장수를 상징하는 십장생의 하나로 오랫동안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아왔다. 소나무 껍질은 대개 위쪽은 적갈색이고 아래는 흑갈색이며 비늘 모양을 하고 있다.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는 껍질이 두껍고 거북의 등딱지와 같은 모양으로 갈라진다.--- p.31

 

계림(鷄林)은 경주를 대표하는 신성한 숲이다. 계림의 신성한 기운은 느릅나뭇과의 느티나무, 팽나무, 참느릅나무, 콩과의 회화나무, 버드나뭇과의 왕버들 등의 활엽수종이 만들어낸다. 계림의 본래 이름은 생명이 탄생하는 숲을 의미하는 시림(始林)이었다.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가 탄생한 계림은 신라 신화의 현장이다. 시림 속의 나무에 걸린 황금 궤와 닭 울음소리는 김알지의 신비로운 탄생을 전해주는 신화적 상관물이다.--- p.40

 

해송(Pinus thunbergii)은 해안가에서 잘 자란다. 늘푸른 침엽수로 높이 25m, 지름 1.5m 정도까지 자란다. 5월에 꽃이 피고 그 다음해 9월에 열매가 맺는다. 수피는 회색 또는 짙은 회색이며 거북 등껍질처럼 깊게 갈라진다. ‘해송(海松)’의 다른 이름은 곰솔이다. 해송은 군락을 이루며 억센 바닷바람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해주고 농작물이 말라버리는 것을 막아준다. 바닷가에 떼지어 자라는 해송은 강인한생명력으로 본래의 생활터전을 벗어나 내륙 깊숙이까지 들어가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내륙에 살고 있는 육송과 해안가에 살고 있는 해송은 유전적으로 아주 가깝다.--- p.52

 

목련은 나무에 핀 연꽃이라는 뜻이다. 목련과의 목련(Magnolia kobus)은 갈잎큰키나무로 3월에 꽃이 피고 9월에 열매가 익는다. 꽃은 잎보다 먼저 가지 끝에 1개씩 피는데 꽃잎은 6~9개로 향기가 강하다. 제주도 원산인 목련보다 중국 원산의 백목련이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계수나무로 만든 노는 아마도 목서(Sweet Osmanthus)를 말하는 것 같다. 물푸레나뭇과의 은목서와 금목서을 계수나무로 부르기 때문이다. 목서의 원산지는 중국이고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 자란다. 나무의 껍질과 가지는 연한 회갈색이다. 암수딴그루로 흰 꽃이 피면 은목서, 주황색 꽃이 피면 금목서라고 부른다. 목서는 10월에 꽃이 피고 다음해 5월에 열매가 열린다. 낙엽이 지는 가을에 꽃을 피우는데, 그 향기가 아주 진하다. --- p.64

 

인도민화로 떠나는 신화여행 저자 하진희|인문산책 |2019.11

 

하진희-인도 미술사학자.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과 인도 비스바바라티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마치고, A Comparative Study of Korean and Indian Buddhist Wall Paintings(한국과 인도의 불화 비교 연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도 미술의 아름다움에 홀리어 20여 년 동안 수없이 인도를 오가면서 1,500점에 이르는 인도의 다양한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그중 인도민화 작품들을 모아 제주대학교박물관, 청계천문화관, 충북대학교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인도신화전을 개최하였다.

 

현재 제주대학교 스토리텔링학과 대학원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고, 인도 관련 강의를 하고 글을 쓰며 활동하고 있다. 인도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인도박물관을 개관할 계획이다. 저서로는 천상에서 내려온 갠지스 강, 샨티니케탄, 평화를 부르는 타고르의 교육도시, 인도민화로 떠나는 신화여행, 인도 미술에 홀리다역서로는 인도의 신화등이 있다.

 

목차

저자의 말 : 인도신화와 민화의 만남

신의 계보/ 인간과 신들의 계보

 

1 신들의 이야기신은 하나이지만 다른 이름들로 불린다

 

창조의 신, 브라마빛으로 이 세상을 창조한 신

보호의 신, 비슈누인류 구원을 위해 아바타로 부활하는 신

비슈누의 화신, 마트스야최초의 인간 마누를 구한 물고기

비슈누의 화신, 바마나악마로부터 인류와 천상을 보호한 난쟁이

비슈누의 화신, 라마잔인한 운명을 이겨낸 라마 이야기

비슈누의 화신, 크리슈나가장 로맨틱한 사랑의 신

파괴의 신, 시바천민들과 어울려 다니는 신

시바의 도시, 바라나시겸손한 사람들에게만 열려 있는 도시

시바와 링검우주의 본질을 담고 있는 영원불멸의 씨앗

코끼리 머리를 가진 신, 가네샤시바와 파르바티의 아들

지혜의 신, 가네샤경주에서 이긴 지혜

 

2 여신들의 이야기신들에게는 영원한 동반자가 있다

 

교육과 문화의 여신, 사라스바티브라마의 아내가 된 사연

부와 행운의 여신, 락슈미여성미로 칭송 받는 비슈누의 아내

히말라야 산의 딸, 파르바티시타의 화신으로 태어난 시바의 아내

결코 정복할 수 없는 여인, 두르가모든 악마와 싸워 이기는 여신

죽음과 파괴의 검은 여신, 칼리세상의 모든 악을 물리친 용감한 여신

 

3 자연신 이야기신은 우주와 자연 어디에나 있다

 

태양의 신, 수리야삶의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신

불의 신, 아그니신과 인간의 매개자

비의 신, 인드라신들의 왕

 

4 자연예찬나무와 새와 마을과 사람이 어울려 살아간다

 

자연 숭배동물들의 물그릇에도 물을 비우지 않는다

자연예찬아름다움과 기쁨을 가져다주는 자연

나무와 꽃과 새에 대한 사랑베다 시대부터 내려온 자연 숭배

 

5 신과 인간의 이야기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신화의 세계

 

가네샤와 늙은 시인위대한 서사시 탄생

바람의 아들, 비마와 하누만신의 아들과 인간의 아들

크리슈나가 치른 대전쟁때로는 인간으로, 때로는 신으로

태양의 아들, 카르나어머니에게서 버려진 영웅

순례자의 여행유디슈티라의 천국

우르바시와 푸루라바스의 사랑영원한 사랑을 꿈꾼 연인들

비둘기와 독수리신과 같은 동정심을 지닌 시비 왕

 

6 왈리 이야기신과 인간이 하나 되어 살아가는 부족이야기

 

왈리 부족의 결혼식결혼을 관장한 파라가타 여신의 축복

마하락슈미 언덕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왈리 부족의 일상 풍경 속으로

수확의 계절일 년 중 가장 행복한 시간

디왈리 축제락슈미 여신을 기리는 축제

 

7 왈리의 옛날이야기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그림이야기

 

최초의 죽음을 맞이한 판두모든 생명체는 죽고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마술 항아리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른다

화가 난 신가진 것을 늘 나누는 삶이 중요하다

욕심 많은 아내신에게 봉헌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라

물소와 고아 소년착한 이들은 항상 복을 받는다

공주와 학지혜의 힘은 저주의 마법도 풀 수 있다

귀신과 농부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삶이 다시 온다

은혜 갚은 새하찮은 미물도 은혜를 기억한다

욕심 많은 호랑이지나친 욕심은 어리석음을 부른다

부자가 된 농부자비를 베푸는 것이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다

지혜로운 마을 사람들내 가족처럼 이웃을 도와야 한다

 

부록 : 인도신화 용어풀이

부록 : 왈리 민화 따라 그리기

 

출판사 서평

1. 인도신화의 가치와 인도민화의 예술성

세계 신화의 양대 산맥은 서양의 그리스로마 신화와 동양의 인도신화가 있다. 그동안 국내 독서계는 그리스로마 신화로 대표되는 서구의 가치관과 미의식에만 그 초점을 맞추어서 동양 신화의 보고인 인도신화의 가치나 예술성은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 이 책은 인도신화에 대한 재조명이자 신화를 조형언어로 표현해낸 인도민화에 대한 예술적 가치를 드높여주는 책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150점의 인도민화 작품을 통해 신들의 나라 인도의 정신세계를 새롭게 조명한 점이 눈이 띈다. 인도민화에는 신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신들의 형상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도인들의 일상의 장면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인도신화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인도에서 신화는 神話이면서 神畵이기도 하다.

 

2. 복잡한 인도신화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다

우리에게 알려진 수많은 인도의 신들은 대부분 기원전 300년에서 기원후 300년 사이 힌두교와 함께 등장하게 된 신들이다. 창조의 신 브라마, 보호의 신 비슈누, 파괴의 신 시바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또한 힌두교가 성립되기 이전, 대략 기원전 2000년에서 기원전 1500년 사이에 형성된 종교 문헌 베다에는 자연물들을 숭배하여 신격화했다. 예를 들면 불의 신 아그니, 비의 신 인드라, 태양의 신 수리야 등이 찬양되었다. 하지만 이들 신들의 이야기는 문헌에 따라, 시기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해 내려오고 있어 인도신화는 복잡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다양한 인도신화를 정리하여 주요 신들의 이야기들을 쉽고 새롭게 구성하고 계보화하여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이야기로 풀어냈다.

 

책에는 인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신인 가네샤 신이 어떻게 우스꽝스러운 코끼리 머리를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비슈누 신은 왜 10가지 화신으로 현신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참을성 없고 불같은 성격의 시바 신에게 사랑의 레퀴엠이 존재했었다는 이야기 등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다. 또한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 마하바라타의 이야기가 교훈적으로 그려져 있다. 자신의 힘을 자랑하여 교만에 빠진 비마 왕자 이야기, 피할 수 없는 전쟁의 한복판에서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대항할 수밖에 없었던 아르주나 왕자의 고뇌, 태어나자마자 버려져야만 했던 카르나 왕자의 운명과 그를 버린 쿤티 왕비의 슬픔 등 인간의 삶에서 부딪히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들을 통해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과 그 해답이 제시되어 있다.

 

이처럼 인간이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온갖 종류의 의문과 해결되지 않는 현상들이 바로 오랜 세월 동안 신화가 다뤄온 주제이며, 그 속에 인간의 삶에 필요한 지혜가 담겨 있는 것이다. 인도신화는 오랜 세월 동안 전해 내려오면서 보편적 인간의 문제를 도덕적 관점에서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 책은 동양적 가치로 평가되는 인도신화의 세계를 아름다운 민화의 세계를 통해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3. 동양적 가치관의 지평을 열어주는 인도신화의 세계

책에서 펼쳐내는 동양적 가치의 세계는 다양하다. 기원전부터 내려오는 자연물 숭배는 인도의 토착신앙으로 인도인들의 자연숭배사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욕심 많은 호랑이’, ‘은혜 갚은 새’, ‘부자가 된 농부’, ‘욕심 많은 아내등 인도 마하라슈트라 지방의 왈리 부족의 이야기는 권선징악의 가치관을 그대로 드러낸다. 또한 조상숭배사상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인식을 확장하기도 한다. 왈리 부족은 가족 중에 누가 아프거나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그들의 조상들을 떠올리며 특별한 의식을 바쳐 그들의 축복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이러한 믿음의 가치는 우리의 전통 가치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익숙한 정서이며, 이는 인도신화가 단지 인도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보편적 신화의 세계임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21세기 첨단과학문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에도 신화는 우리들 곁에서 많은 이야기를 전해준다. 책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으로 전해 내려오는 신화의 세계를 통해 인류가 쌓아온 지혜의 보고를 보여주고 있으며, 보다 넓은 가치관의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

 

책속으로

왈리 부족의 집을 잠깐 들여다보면 그들이 지니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 단순해서 놀라게 된다. 몇 가지의 부엌살림, 대나무와 나무줄기를 엮어서 만든 허름한 침대, 낡은 이불, 옷가지들이 살림의 전부이다. 마치 수도승이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최소한의 것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들은 살아가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은 생활에 익숙하다. 그들의 조형 표현 방법도 그들의 단순한 삶의 방식과 몹시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의 크기가 커서 수백 명의 사람들을 한꺼번에 그리고자 할 때, 한 작품에 수많은 사람들을 그릴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인체 표현 방식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왈리 부족은 작은 원과 두 개의 삼각형, 네 개의 선만으로 수많은 동작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다. 이들이 왜 이렇게 인체를 단순하게 표현하기 시작했는가 물으면 그들은 아주 옛날부터 그랬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그 옛날이 언제인지는 모른다. 이들이 이처럼 기하학적인 도형으로 인체를 단순화시켜 표현한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어쩌면 왈리인들에게는 그림을 그릴 때, 있는 그대로 잘 그려야 할 필요가 별로 없었을지도 모른다. 서로 의사소통만 할 수 있도록 단순하면 할수록 더 편리하고, 그래서 아예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려는 시도를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인체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보다 이처럼 단순하게 표현하는 쪽이 더 많은 것을 그려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 p.250

 

나무 스토리텔링 나무의 신화와 전설 저자 이광만|나무와문화연구소 |2018.01

이광만-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20년 동안 이와 관련된 분야에서 근무하다가 2005년 조경수 재배를 시작하여, 대구 근교에서 조경수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 경북대학교 조경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조경 관련 일과 나무와 관련된 책 집필 및 나무 스토리텔링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숲해설가, 산림치유지도사, 문화재수리기술자(조경).

저서로는 한국의 조경수(1), (2), 나뭇잎 도감(개정판), 핸드북 나무 도감, 그림으로 보는 식물용어사전, 나무 스토리텔링, 성경 속 나무 스토리텔링, 그리스신화 속 꽃 스토리텔링, 우리나라 조경수 이야기, 전원 주택 정원 만들기, 문화재수리기술자(조경), 문화재관련법령등이 있다.

 

목차

1부 과일나무

1. 감나무

이름의 유래/ 감의 용도/ 칠절과 오상/ 화정시자/ 원숭이와 게의 전쟁/ 호랑이와 곶감/ 스님과 곶감

2. 대추나무

이름의 유래/ 대추의 용도/ 대추와 관련된 속담/ 조율이시/ 벽조목/ 원숭이 엉덩이가 빨간 이유/ 과거를 잊은 왕비/ 대추씨에서 나온 아이

3. 밤나무

이름의 유래/ 원효대사와 사라수/ 밤과 제사/ 원숭이와 고양이/ 조삼모사

4. 배나무

이름의 유래/ 배의 용도/ 이강주/ 이원/ 배나무의 저주/ 배 장사와 도사

5. 복숭아나무

이름의 유래/ 귀신을 물리치는 나무/ 손오공과 반도원/ 한무제와 서왕모/무릉도원/ 유신과 원조/ 장도릉과 조승/ 도사 부부의 도술싸움

6. 사과나무

이름의 유래/ 트로이 전쟁의 발단/ 선악과/ 이둔과 젊음의 사과/ 헤라클레스의 12과업/ 뉴턴의 사과/ 화제의 5대 사과

7. 살구나무

이름의 유래/ 살구의 용도/ 동봉의 동선행림/ 이광 장군의 살구/ 공자의 행단

 

2부 주변의 나무

1. 메타세쿼이아

이름의 유래/ 메타세쿼이아의 재발견/ 수목의 왕/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겨울연가

2. 석류나무

이름의 유래/ 생명과 사랑의 나무/ 석류 문양과 문장/ 장건과 석류나무/ 지하세계의 열매/ 신의 축복을 받은 열매/ 귀자모신

3. 오동나무

이름의 유래 / 오동나무의 용도/ 동화사 오동나무/ 화투와 오동나무/ 가야금과 거문고의 재료/ 세한삼우와 오동나무

4. 은행나무

이름의 유래/ 은행의 용도/ 은행나무의 정충/ 은행나무 꽃/ 용문사 은행나무/ 청주 압각수

5. 자귀나무

이름의 유래/ 아황과 여영/ 천연 신경안정제/ 부부의 금슬이 좋아지는 나무/ 남편을 돌아오게 한 꽃/ 호접천의 전설

6. 단풍나무

이름의 유래/ 단풍의 의미/ 단풍나무의 용도/ 메이플 시럽/ 중국의 단풍/ 임진왜란과 단풍나무/ 붉은 샘의 단풍나무/ 고독의 나무/ 단풍나무 피리

7. 느릅나무

이름의 유래/ 느릅나무의 용도/ 프로테실라오스와 라오다메이아/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3부 산속의 나무

1. 개암나무

이름의 유래/ 개암나무의 용도/ 개암과 헤이즐넛/ 도깨비 방망이/ 신데렐라/ 마술과 의술의 심볼/ 소년과 개암/ 신의 손/ 천둥번개와 풍요의 나무

2. 산사나무

이름의 유래/ 산사자/ 메이플라워 호

3. 물푸레나무

이름의 유래/ 물푸레나무의 용도/ 고대의 무기/ 물푸레나무의 요정/ 인류 최초의 남자/ 세상을 지지하는 거대한 나무/ 포세이돈의 성수

4. 소나무

이름의 유래/ 소나무의 용도/ 소나무의 별명/ 우리 민족의 나무/ 세계 최장수 나무/ 정이품송과 정부인송/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불륜의 사랑/ 소나무의 정령 스몰란드

5. 참나무

이름의 유래/ 참나무의 용도/ 천둥의 신과 오크나무/ 혼례의 나무/ 필레몬과 바우키스/ 오크나무의 복수/ 오르페우스의 죽음/ 사랑을 맹세하는 나무

6. 자작나무

이름의 유래/ 자작나무의 용도/ 러시아 사람과 자작나무/ 행운을 부르는 나무/ 고대 로마의 이용법/ 홀리 이노센트 데이와 부활제/ 성요한 축제

7. 딱총나무

이름의 유래/ 딱총나무의 용도/ 여름을 알리는 사랑의 꽃/ 마성을 가진 나무/ 딱총나무 엄마

 

4부 경전속의 나무

1. 무화과나무

이름의 유래/ 무화과의 용도/ 꽃 없이 열리는 열매/ 지혜의 열매/ 역사적인 국면에 등장하는 열매/ 성스러운 나무, 부정의 나무/ 악어와 원숭이

2. 뽕나무

이름의 유래/ 뽕나무의 용도/ 상전벽해/ 양잠/ 신상구/ 마두낭과 누에고치/ 뽕나무에서 태어난 아이/ 이상한 송아지와 뽕나무 열매/ 피라모스와 티스베

3. 버드나무

이름의 유래/ 유씨 부인과 버드나무/ 유록화홍/ 개자추와 버드나무/ 양류의 신/ 버드나무를 사랑한 시인/ 아스피린과 버드나무/ 바벨론 강가의 수양버들/ 이난나의 성수/ 신성한 나무/ 나폴레옹과 수양버들

4. 보리수

이름의 유래/ 보리수의 용도/ 깨달음과 죽음의 나무/ 신이 거처하는 나무/ 케이론의 어머니 필리라

5. 포도

이름의 유래/ 포도의 용도/ 포도와 포도주/ 우리나라의 포도/ 진숙달의 포도/ 이솝 우화와 포도/ 뉴욕의 리턴매치/ 성서의 포도/ 디오니소스의 신화/ 포도를 전파한 아버지와 딸

 

5부 그 외의 나무

1. 담쟁이덩굴

이름의 유래/ 처녀 덩굴/ 아이비 리그/ 바쿠스와 디오니소스/ 피렌체의 아이비 전설/ 마지막 잎새/ 트리스탄과 이졸데/ 담쟁이덩굴이 나오는 작품

2. 포플러

이름의 유래/ 포플러의 용도/ 파에톤과 흰포플러/ 레우케의 은백양나무/ 헤라클레스의 나무/ 거짓말쟁이 나무/ 포플러가 흔들리는 이유

3. 주목

이름의 유래/ 주목의 용도/ 니셰와 데어드레이/

4. 편백

이름의 유래/ 피톤치드와 편백/ 보생수/ 키프러스와 사이프러스/ 사이프러스를 사랑한 화가/ 죽음과 영원의 나무

5. 삼나무

이름의 유래/ 야쿠시마 섬의 삼나무/ 연리삼/ 불사의 상징 레바논삼나무/ 길가메시와 훔바바

 

6부 전설의 나무

1. 부상

신단수/ 10개의 태양을 품은 나무/ 성군과 뽕나무/ 세계수/ 고서에 나오는 부상

2. 지혜수/생명수

페르시아의 성수/ 에덴 동산의 지혜수

3. 부유목

땅끝 연대기/ 부양목의 종류/ 블러드 오크/ 블러드 오크 신앙/ 하늘을 나는 배

4. 수인

식물을 관장하는 풍요의 신/ 지혜의 그린맨/ 자연신앙과 그리스도교/ 5월 축제의 변천/ 8번째 그린맨

길가메시 서사시 인류 최초의 신화 작자 미상|역자 앤드류 조지, 공경희|현대지성 |2021.10.

원제The Epic of Gilgamesh

 

역자 : 앤드류 조지 (편역)

ANDREW GEORGE, 1955~

 

1955년 영국 서리의 해슬미어에서 태어났다. 버밍엄 대학교에서 아시리아학을 공부한 후, 1983년부터 런던 대학교 산하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 칼리지에서 아카드어와 수메르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현재 이 대학교의 바빌로니아 전공 교수다. 2006년 영국 학술원 회원으로 선출되었고, 2011년에 아메리카 오리엔탈 소사이어티’(AMERICAN ORIENTAL SOCIETY)의 명예 회원이 되었다. 길가메시 설형문자 해독 및 조사를 위해 여러 차례 이라크를 방문, 바빌론을 비롯한 고대 지역을 탐사했다. 현재도 바그다드, 유럽, 북아메리카 박물관을 꾸준히 방문해 고대 이라크의 필경사들이 쓴 원() 점토판들을 연구하고 있다.

길가메시 서사시심연을 본 사람으로 불리는 판본이 가장 유명한데(이 책의 1부에 있다), 기원전 10세기에 바빌로니아와 아시리아에서 널리 읽혔다. 연구자들은 이 작품이 씬-리크-운니니(기원전 1200?~1000?, S?N-LEQI-UNNINNI)라는 우루크 학자가 수많은 관련 판본을 모아 편집한 결과물이라고 결론지었다. , 심연을 본 사람은 하나 이상의 이전 판본을 개작한 웅대한 편집본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서사시 관련 설형문자 조각은 익명의 바빌로니아 시인이 지금으로부터 3700년 전에 쓴 것이다. 바빌로니아 버전은 아카드어로 지어졌지만, 그 문학적 기원은 훨씬 오래전에 쓰인 수메르어 시 다섯 편에서 기인한다(이 책의 2부에서 세계 최초로 소개했다). 수메르어 텍스트들은 기원전 21세기에 통치했던 갈대아 우르의 슐기왕을 위한 궁정 오락에 사용되었을 것이다.

이 책은 발생 배경에 대한 특별한 지식 없이도 읽고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바빌로니아 문학 작품이다. 수메르학자 소르킬드 야콥슨은 이 서사시를 현실에 맞서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 성장에 관한 이야기로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웅의 자취를 기록하지만 젊음과 늙음, 승리와 절망, 인간과 신, 삶과 죽음을 심오하게 반추한다. 신화의 옷을 입었지만, 인간이 처한 상황과 관련된 진실을 탐구하고 있다.

 

목차

이 책을 읽기 전에

개정판 서문

초판 서문

번역과 본문 형식에 대하여

지도

 

1. 심연을 본 사람: 바빌로니아 길가메시 서사시 표준 판본

 

태블릿 I. 엔키두의 등장

태블릿 II. 엔키두 길들이기

태블릿 III. 삼나무 숲으로의 원정 준비

태블릿 IV. 삼나무 숲으로의 원정

태블릿 V. 훔바바와 벌인 싸움

태블릿 VI. 이쉬타르와 천상의 황소

태블릿 VII. 엔키두의 죽음

태블릿 VIII. 엔키두의 장례

태블릿 IX. 길가메시의 방랑

태블릿 X. 세상의 끄트머리에서

태블릿 XI. 거부당한 영생

태블릿 XII. 부록

 

2. 수메르어 길가메시 시들

 

길가메시와 아카: ‘아카의 사절단

길가메시와 후와와: ‘산 자의 산으로 가는 왕만만세!’

길가메시와 하늘의 황소: ‘전쟁 영웅

길가메시와 저승: ‘그 시절 낮에, 먼 시절의 낮에

길가메시의 죽음: ‘위대한 야생 황소가 누워 있네

 

3. 바빌로니아 길가메시 서사시의 구버전 파편들

 

프롤로그

엔키두의 창조

엔키두가 인간이 되다

길가메시가 엔키두의 꿈을 꾸다: 엔키두가 우루크에 도착하다

엔키두가 길가메시의 형제가 되다: 삼나무 숲으로의 원정 준비

삼나무 숲으로 가는 길에서 꾼 첫 번째와 두 번째 꿈

삼나무 숲으로 가는 길에서 꾼 세 번째와 네 번째 꿈

삼나무 숲에 가는 길에 꾼 다른 꿈

삼나무 숲지기를 베다

삼나무 숲에서 쓰러진 나무들

엔키두가 사냥꾼과 매춘부를 저주하다

길가메시, 세상의 끝에서

 

4. 다양한 바빌로니아 파편들

 

우가리트 태블릿들

하투사 파편들

에마르 파편들

메기도 태블릿

시랜드 태블릿

 

해제 | 앤드류 조지

연표

이미지 출처 및 해설

고유 명사 해설

참고문헌

추가 연구를 위하여

 

출판사 서평

폭군에서 지혜자로, 길가메시가 경험한 심연

길가메시 서사시는 한 마디로 망나니요 폭군에 불과했던 길가메시가 여러 과정을 거쳐 지혜자요, 신들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성장한 이야기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던 길가메시는 난생처음 자신과 필적할 상대 엔키두를 만나 사투를 벌인다. 결국, 길가메시가 승리하지만 엔키두의 존재는 그에게 인생의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따분하기 그지없었던 인생에 도전할 만한 목표가 생긴 것이다.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던 괴물 훔바바를 엔키두와 함께 물리치러 먼 길을 떠난다. 그리고 훔바바를 해치운 일로 신들의 노여움을 사서 영혼의 친구 엔키두를 잃게 되고, 이로써 길가메시는 영생의 길에 눈을 뜬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발생 배경에 대한 특별한 지식 없이도 읽고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바빌로니아 문학 작품이다. 등장인물 이름이 낯설고 장소가 기묘하지만, 서사시가 다루는 주제 중에는 평범한 인생 경험도 있어 주인공의 포부와 슬픔, 절망도 쉽게 공감할 수 있다. 길가메시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던 심연은 무엇이었을까? 망나니 왕에 불과했던 그가 신들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경험했던 심경의 변화를 보면서 인류 최초의 서사시에 담긴 지혜의 길을 발견해보자.

 

신화의 옷을 입었지만, 인간의 자립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작품 전체를 흐르는 기본 주제이지만, 서사시는 그 이상을 다룬다. 영생을 향한 인간의 열망을 살피면서, 시는 한 인간의 죽음에 맞선 영웅적인 분투, 거대한 실패에 직면한 인간의 절망, 업적을 남겨 영원한 명성을 얻는 깨달음의 길을 웅장한 서사시에 녹여낸다. 영생을 향해 그토록 발버둥쳤지만, 결국 허무하게 빼앗겨버린 과정을 보여주면서 서사시는 인간이 처한 진실을 깨닫게 한다.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길가메시가 경험했던 파란만장했던 서사는 히브리 성경에 등장하는 지혜의 왕 솔로몬이 평생의 경험을 거친 뒤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한 전도서의 주제와 무척 흡사하다. 인생의 목적 없이 헛돌던 길가메시가 영혼의 친구(soul mate)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변화되는 과정, 거기서 맞닥뜨린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 인간 한계 너머 새로운 열망을 품게 된 길가메시, 다른 세상(저승)에서의 모험 등이 박진감 넘치게 이어진다. 거기에 더해 인류 역사 초기에 신들이 인류를 멸하려고 일으킨 대홍수 이야기와 망자들의 음울한 세계에 대한 묘사도 예술적으로 엮...(하략)

 

책속으로

심연을, 나라의 근간을 본 사람,

[그는 합당한 방도를 알았고,] 매사에 현명했지!

[그는] 만방에서 []좌를 탐색했네

그리고 모든 지혜를 [알았지]

그는 비밀스러운 것을 보았고, 감추어진 것을 발견했네

그는 대홍수 이전 이야기를 안고 돌아왔네.

--- p.25, 1. 심연을 본 사람: 태블릿1 엔키두의 등장중에서

 

[훔바바가] 사는 삼나무 숲에서,

그의 거처에서 [우리가] 그를 급습하세!

엔키두가 입을 열어

길가메시에게 말하기를

고지대에서 동물 무리와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나는 그를 알았네, 친구.

그 숲은 60리그 야생인데,

누가 그 속에서 모험을 하겠나

--- p.50, 1. 심연을 본 사람: 태블릿2 엔키두 길들이기중에서

 

엔키두가 말하려고 입을 열어

[길가메시에게] 이르기를

친구여, [삼나무] 숲을 지키는 훔바바,

[그를 처치하게], 그를 베어버리게, [그의 힘을 없애게!]

존엄이신 [엔릴이] 우리 행위를 듣고

그리고 [위대한] 신들이 우리에게 화가 나 대적하기 전에

니푸르에서 엔릴, [라르사]에서 샤마쉬

무궁한 [명성을] 영원토록 세우도록

어떻게 길가메시가 [사나운] 훔바바를 베었는지!”

훔바바는 [엔키두가 그를 어떻게 험담하는지] 들었네

훔바바는 [샤마쉬 앞에서 흐느끼면서 고개를] 들었네

[햇발] 아래 [그의 눈물이 흘러내렸네.]

--- p.90, 1. 심연을 본 사람: 태블릿5 훔바바와 벌인 싸움중에서

 

마슈의 쌍둥이 산으로 그는 갔네

매일 떠오르는 [태양을] 지키는 산들,

그 꼭대기는 하늘의 구조를 [지탱하고]

그 바닥은 저승까지 내려가네.

그 문을 호위하는 전갈 인간들이 있었네

그들이 주는 공포는 극렬했네, 그들의 눈길은 죽음이었네

그들의 광휘는 두려웠고 산들을 압도했네

해돋이와 해넘이 때 그들은 태양을 호위했네.

길가메시는 그들을 보았고, 두렵고 공포스러워 얼굴을 가렸네

그러다가 지혜를 발휘해 그들의 면전에 더 다가갔네

전갈 인간이 그의 짝을 불렀네

우리에게 온 자는 몸이 신들의 육신이군.”

--- p.128, 1. 심연을 본 사람: 태블릿9 길가메시의 방랑중에서

 

하루 동안 강풍이 [불어 나라를 초토화했네]

날쌘 바람이 불었고 [그러다가 대홍수가 왔네]

전투처럼 [대변동이] 사람들 위를 지나갔네

이 사람과 저 사람이 분간되지 않았네

대파괴 속에서 사람들이 구분되지 않았네.

신들조차도 대홍수에 겁을 먹고

떠나 아누의 하늘로 올라가

노천에서 웅크린 개들처럼 엎드렸네

여신들은 산고 중의 여인처럼 울부짖고

벨레트--- p.일리의 곡소리는 너무도 달콤했지. ()

하지만 이레째 되는 날이 오자

강풍이 잦아들었네, 대홍수가 물러갔네

산고를 겪는 여인처럼 몸부림치던 바다가 잔잔해지고

돌풍이 잠잠했네, 대홍수가 물러갔네. ()

이레째가 되었네

나는 비둘기를 꺼내, 놓아주었네

비둘기는 날아갔지만 그러다가 되돌아왔네

내려앉을 곳이 없어, 내게 되돌아왔네. ()

길가메시가 그에게, 머나먼 자 우타나피쉬티에게 말하기를

우타나피쉬티여, 제가 어찌해야 하고 어디로 가야 하리까

도둑이 내 []을 가져갔나니!

침실에 죽음이 거하고

[내가] 돌아보는 곳마다 거기에도 죽음이 있나이다.” --- p.158, 1661. 심연을 본 사람: 태블릿11 거부당한 영생중에서

남방실크로드 신화여행 신화, 아주 많은 것들의 시작 저자 김선자, 김헌선, 김혜정, 홍윤희, 나상진, 권태효, 심재관, 최귀묵|아시아 |201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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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실크로드, 교역 이상의 의미

개발과 보존의 딜레마를 넘어서

2강 중국 윈난성 소수민족의 신화 세계

윈난성 신화에 대한 접근방식

다수민족과 소수민족의 대립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남방실크로드

윈난성 소수민족들의 신화

나시족 서사시와 아이누 서사시의 비교

동아시아 소수민족 벼농사 기원신화, 그 확장과 변이

더불어 같이 하는 신화 공부

3강 중국 윈난성 소수민족 먀오족의 신화 세계

우리의 <콩쥐팥쥐>이야기와 먀오족의 <오러와 오도>이야기

먀오족은 어떤 민족인가

먀오족의 창세신화

<아페이꿔본>신화의 의미

<수탉이 태양을 부르다>

먀오족의 창세신화와 우리의 창세신화

4강 중국 쓰촨성 싼싱두이 유적과 신화

남방실크로드의 기점 쓰촨성

싼싱두이 유적 발굴과 고촉 문명

고촉국 왕들의 신화

싼싱두이 유물과 신화

문명교류로 보는 황금가면

5강 중국 윈난성 소수민족 와족의 신화 세계

아와산의 원시부족, 와족

와족의 창세서사시 <쓰강리>

와족의 인류기원 신화

와족의 곡물신화

와족의 북에 대한 신앙과 '나무 북 끌기'

와족의 머리사냥과 솔발무

와족의 곡물 관련 신앙의 인문학적 의미

6강 중국 윈난성 소수민족 이족의 신화 세계

이족의 제의와 축제

이족의 신화 자료

이족 신화의 특징

7강 중국 윈난성 소수민족 바이족의 신화 세계

윈난성 다리와 바이족의 역사

바이족의 본주신앙

대표적인 본주들

대흑천신 이야기

바이족의 창세신화

8강 인도, 인도네시아의 신화 세계

: 남방실크로드와 관련하여

여행하는 신화

<라마야나>줄거리

<라마야나>의 전승

<선녀와 나무꾼>의 동남아판 <마노하라>이야기

9강 베트남 소수민족의 신화 세계

베트남이란 어떤 나라인가

베트남 소수민족의 역사와 신화 전승의 의미

에데족의 영웅서사시 <담 산>

므엉족의 창세서사시 <땅과 물의 기원>

소수민족 신화 전승의 의의

 

출판사 서평

남방실크로드, 신화로 통하는 길

남방실크로드라는 용어나 관련된 지역의 역사와 신화가 생소할 수 있겠다. ‘실크로드라고 명명된 초원과 사막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만 관심이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랜 세월 오랜 세월 육상실크로드가 대표적인 문명교류의 길로 여겨져 왔다. 반면, 해상실크로드는 훨씬 나중에 형성된 개념이다. 2013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일대일로전략을 발표했는데, ‘일대하나의 벨트는 육상실크로드를 의미하고 일로하나의 길은 해상실크로드를 의미한다.

 

해상실크로드는 육상실크로드에 비해 출현 자체가 상당히 늦었다. 1960년대, 일본 학자들이 해상실크로드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부터 활성화되었다. 이 길은 바다를 통해 도자기도 싣고 갔고,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향신료도 실어오고, 중국 남부지방에서 생산되는 차도 싣고 가고 해서, ‘도자기의 길’, ‘향료의 길’, ‘차의 길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1991년에는 유네스코 해상실크로드 탐사단이 그 옛날의 해상실크로드, 천 년 전의 해상실크로드를 유럽에서부터 거꾸로 되짚어서 중국 남부 푸젠성의 취안저우까지 온 적이 있다.

 

그렇다면, 남방실크로드는 무엇인가? 가장 오래된 교역로이자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존재하는 곳이며, 해양실크로드와 만나고 육상실크로드와도 교차하는 지역이라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편벽한 환경으로 신화를 비롯한 인류문화의 원형이 잘 보존된 곳이다. 현재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그중에서도 해상실크로드와 맞물려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보전되어야 할,남방실크로드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요소들

남방실크로드 지역은 개발에서 오랫동안 제외되었던 곳이다. 중국정부가 개혁개방을 시행한 게 1980년대인데, 당시 집중적으로 육성한 도시들은 대부분 동쪽이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이런 동쪽 해안지대 도시들. 그러다보니 경제적인 측면에서 서남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다. 더군다나 이 지역에는 2, 3천 미터가 넘는 산들이 즐비하다. 덕분에 많은 것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일찍부터 개발이 진행되었다면 많은 것들이 사라졌을 것이다. 각 민족의 독특한 문화가 잘 보존되었고, 생태환경도 잘 유지된 곳이 지금도 많다.

 

경제적, 전략적 관점에서만 이 지역의 개발을 외칠 게 아니라 이곳의 문화 환경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도록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역 소수민족들이 오랫동안...(하략)

 

 

책속으로

남방실크로드가 중국에서 특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2013년에 시진핑 주석이 일대일로전략을 발표하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대하나의 벨트이고, ‘일로하나의 길이라는 뜻이죠. ‘하나의 벨트실크로드 경제벨트를 가리키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육상실크로드 노선과 거의 일치합니다. 이미 2천여 년 전부터 동서를 이어준 길이지요. 이 아래쪽에 바다를 끼고 있는 것이 하나의 길’, ‘21세기 해상실크로드입니다. 해상실크로드는 이미 천여 년 전부터 바닷길을 통해서 무역을 했던 노선이지만, 21세기에 와서 이 길을 새롭게 확장시키겠다는 겁니다.

---1남방실크로드중에서

 

잠정적 결론이자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입니다. 중국 윈난성의 소수민족 신화를 왜 공부하는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신화를 온전하게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남의 것 잘 알자고 공부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더불어서 같이 공부하는 것이고, 그 가치를 세계 여러 나라 여러 민족의 다른 신화들과 비교해야 하는 것이죠. 제주도, 중국 윈난성, 일본의 홋카이도 아이누, 남쪽의 아마미 열도, 오키나와 등과 비교하면 세계적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제4세계, 더 나아가 제5세계까지 다 밝혀내야 우리의 임무가 완수되는 거예요.

---2중국 윈난성 소수민족의 신화 세계중에서

 

지금도 여전히 와족의 신화는 제의의 현장에서 구현되고 있습니다. 제의의 잠재된 규칙은 와족의 모든 구성원들로 하여금 와족의 신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게 합니다. 따라서 와족의 머리사냥은 그들의 창세신화인 머리를 제물로 드리는 신성한 기원과 비범한 기능이 의례와 전통으로 작동함으로써 여전히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소수민족 신화와 의례는 그 신성한 서사는 잊은 채 또 다른 문화 공연장에서 연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화가 갖고 있는 힘은 사라져 버린 것이죠. 이것이 모든 소수민족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입니다. 언젠가는 개발이 되겠죠. 점점 개발이 많이 되어가고 있으니까. 그래서 저희 같은 신화연구자들이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오래된 지혜를 찾아 답사를 다닙니다. 최근 시진핑의 국가전략인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경제벨트 일대일로가 추진되면서 남방실크로드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부 지역 개발과 동시에 남방실크로드가 내려오는 지점에 있는 많은 소수민족의 창세서사시가 마구 나오고 있어요. 새로 개편을 해서 출간이 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소수민족 창세 신화, 그리고 이와 관련된 축제들이 많이 부각되고 있어요. 여러분들도 이번 강연을 계기로 남방실크로드에 관심을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

---5강 중국 윈난성 소수민족 와족의 신화 세계중에서

 

저는 무엇을 말씀드리면 좋을까 하다가, 두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라마야나], 그리고 또 하나는 [마노하라]라고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마노하라]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이게 [마노하라] 이야기라고도 하고, [수다나] 이야기라고도 합니다. 그렇지만 여러분들께는 낯선 [수다나]보다는 우리나라 동화 속에 무엇이라고 전해지냐 하면, [선녀와 나무꾼]이라고 전해지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우리한테 있는 전래동화라든가 옛날이야기라든가 전설이라든가 신화라든가 하는 것들이 아주 오랜 시간동안 여행을 했고, 또 여행을 하는 동안 모습을 바꿔요. 다양한 지역을 거치면서 지역마다 이야기 형태를 바꾸면서 다른 모습을 가지게 되죠. 이번 시간엔 이 두 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런 사실을 확인해 보고자 합니다.

---8강 인도, 인도네시아의 신화 세계중에서

 

처음에, 베트남이 어디에 있는지 살폈습니다. 베트남의 전체 역사가 남진 과정이었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남진 과정에서 일차 타깃이 된 참파족은 동화되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너무 소수만 남아서 주요 소수민족의 순위에 들지도 않아요. 크메르족 또한 베트남 내에서는 소수민족의 지위로 전락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비엣족의 정복 역사에서도 북부 산악지대와 중부 산악지대에는 소수민족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왜 그런가? 중국과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프랑스와 미국에 맞선 전략적 요충지였으며, 베트남의 민족적 저항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래서 베트남이 호찌민이 선언한 민주주의공화국에서는 다민족국가라는 것을 정체성으로 분명히 삼게 되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어, 중부 산악지대에 있는 커피 따는 민족 에데족의 서사시 [담 산]을 살펴보았습니다. ‘모계사회 속에서 저항하는 남성의 형상또는 자연에 맞서서 저항하는 인간의 형상이 그 서사시의 요체였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사고, 경험, 상상력을 뒤집어 보는 의미가 있습니다. [땅과 물의 기원]에서는 므엉족과 비엣족의 갈라섬을 말씀드렸습니다. 원래는 하나였지만 갈라졌습니다. 비엣족은 갈라져 나오면서 신화를 잃어버리고 불교를 받아들였습니다. 다른 쪽, 므엉족은 갈라져 나오지 않고 산에 살면서 신화를 지켰습니다. 그래서 므엉족에 있어서 신화는 갈수록 중요해졌습니다. 왜냐하면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신화를 지켜야 했기 때문입니다. ---9강 베트남 소수민족의 신화 세계중에서

 

 

실크로드학의 뿌리 뽕나무, 실크로드를 푸른 바다로 만들다 저자 강판권|소통 |2021.06.

비단을 의미하는 '실크(silk)'는 단순히 옷감의 원료가 아니라 '실크로드'라는 단어 에서 보듯이 전통시대 세계 각국 간 문명 교류의 핵심이었다. 실크로드는 지금까지 인류가 만든 문명교류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길이었다. 실크로드는 전지구적인 문 명교류를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크로드는 세계의 길 중에서 유일 하게 '실크로드학'이라는 학문을 낳았다. 뽕나무는 실크로드학의 뿌리다. 그래서 뽕나무에 대한 연구는 실크로드학 연구의 출발이다.

 

본서의 연구 방법은 생태론이다. 생태는 다양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개념이 다. 본서에서 사용하는 생태는 '생명체 간의 평등한 관계성'을 의미한다. 뽕나무와 인간의 관계도 평등하다. 평등한 관계는 무엇보다도 한 존재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가능하다. 그래서 본서에서는 가장 먼저 뽕나무가 어떤 존재인지를 살폈다. 최근 중국에서 뽕나무의 게놈을 밝혔다. 그 덕분에 뽕나무가 지구상에 탄생한 이래 정확하게 몰랐던 뽕나무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목차

머리말 6

1부 뽕나무의 탄생과 성장

1. 뽕나무의 탄생 신화 1 3

2. 뽕나무의 정체성, 뽕나무 게놈 분석 2 3

3. 전통시대의 뽕나무 종류 2 9

4. 현대의 뽕나무 종류 3 7

5. 뽕나무의 뿌리와 줄기 4 5

6. 뽕잎과 상전벽해 5 1

7. 꽃과 오디, 오디 심기 5 7

 

2부 실크로드의 뽕나무 여행-한국

1. 경상북도 경주시 양산재 및 나정의 뽕나무 6 5

2. 경상북도 영천시 오룡2리의 뽕나무 7 7

3. 경상북도 상주시 은척면의 천연기념물 뽕나무 8 3

4. 대구광역시 달서구 계명대학교의 뽕나무 9 3

5. 경상남도 의령군 충익사의 뽕나무 9 9

6. 전라북도 부안군 참뽕연구소의 뽕나무 105

7. 전라남도 강진군 백운동별서정원의 뽕나무 113

8. 서울특별시 중구 창덕궁의 천연기념물 뽕나무 119

9. 경기도 과천시의 뽕나무 129

10. 강원도 원주시 고니골의 뽕나무 133

 

3부 실크로드의 뽕나무 여행-중국

1. 농상경과 산동성의 뽕나무 145

2. 마수농언과 산서성의 뽕나무 1 5 1

3. '한상성'과 하남성의 뽕나무 157

4. 광잠상설집보와 안휘성의 뽕나무 163

5. 상잠제요와 호북성의 뽕나무 167

6. 잠상집요·상지와 절강성 및 강소성의 뽕나무 1 7 1

7. 월중잠상추언과 광동성의 뽕나무 177

8. 빈풍광의와 섬서성의 뽕나무 1 8 1

9. 삼농기·잠상설·패농최요와 사천성의 뽕나무 185

 

4부 실크로드의 뽕나무 여행-서역~중앙아시아~아나톨리아 반도~지중해

1. 실크로드를 따라 걷다 199

2. 실크로드: 장안-톈산 회랑 도로망 203

3. 신장위구르자치구와 뽕나무 221

4. 우즈베키스탄과 뽕나무 247

5. 이란과 뽕나무 267

6. 터키와 뽕나무 293

7. 뽕나무, 지중해를 넘어 유럽으로!! 315

맺음말 328

참고문헌 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