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e-메일] 국제회의 유치, 이제는 환경이다 04.3.3.부산일보
APEC 부산유치를 향한 시민의 열기가 뜨겁다. 그 열기는 출근길 마을 입구에 붙어 있는 관변단체 명의의 유치 동참 현수막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국제회의 부산 유치를 마다할 필요는 없다.
다만 유치를 통해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나아가 어떤 도시로 변화하기 위한 '계기'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입장이 있다고 본다. 달리 말해 국제경기대회나 회의가 '만병통치약'으로 다루어지거나 포장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국제회의 유치를 통해 세계적 도시로 일취월장 하겠다는 부산시의 꿈을 탓할 수는 없지만 그 과정이나 계획은 보다 진솔하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 부산시는 아시안게임이나 ICCA총회 등을 통해 부산발전을 도모해 왔다. 경제적으로 위축된 지역의 현실은 이같은 국제행사나 회의가 지역발전의 호재로서 작용하여 일자리의 창출과 생산유발 효과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고 말해 왔다. 나아가 침체된 도시성장을 새롭게 도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선전해 왔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각종 국제행사나 국제회의 개최 이후 부산시가 선전한대로 가시적 효과를 거뒀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눈에 띄는 변화는 그것이 시늉이든 점진적이든 도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로의 정비와 도시하천에 대한 관심, 녹지의 확산 등이 그것인데 문제는 이러한 것이 꼭 국제행사와 결부될 때만이 추동력을 가진다는 사실이다.
그러면서 보다 근본적인 것에 대한 투자나 시민의 요구는 수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데 APEC 개최 예정지인 해운대 수영만 일원만 보더라도 난개발로 인한 경관의 파괴와 수변의 특정계층에 의한 독점은 시민의 뜻과는 위배된 일임에도 부산시는 거의 함구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지금까지 최대한 보전을 천명하던 동백섬이 국제회의 때문에 그것도 한번의 정상회담 때문에 별안간 쉽사리 회의장으로 개발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시드니 올림픽이나 외국의 국제회의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한번의 회의, 한번의 행사를 위해 근간을 망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같은 국제회의나 행사가 궁극적으로 지역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귀결됐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2005년 APEC 유치와 개최는 일방적 성장론의 유포가 아닌 시민의 생활과 환경이 일취월장하는 계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l Jinete - Pasion V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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