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봄이다, 절기상 으로도 입춘 지난지 하마 오래고 우수 경칩이 시나브로 지나갔다,
꽃 시장에 나온 서영란과 딥불루의 화려한 빛깔은 이 봄의 유혹이다,
이렇듯 봄의 유혹은 눈길 가는 곳곳에서 경쟁하듯 성큼 다가 섰다, 부산그린트러스트에서의 일상도 봄을 닮아간다. 일하기 시작한 지 7개월 째, 과도기의 흔적을 지우는 마지막 작업인 법원 등기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사실 사무실 이전 및 임원 법원 등기 작업이 순조롭지 못했다. 업무의 장애로 작용했다. 일괄타결을 목표로 동분서주 했지만 워낙에 꼬안 것들이 많아 순조롭지 못했고 결국 이번 정기총회를 통해 해결하는 것으로 했다. 그러한 일환으로 서울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밀양으로 향한다.
자리에 앉자 말자 피곤함이 몰려 왔다. 한 고비 넘가면 또 다른 고비가 대기 중이다. 어떻게 하든 이 조직을 건사시켜 보겠다는 중압감도 작용한다. 허나 그것이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기에 늘 신경쓸 일이 많다. 그리고 활동가들의 역량도 아쉽다. 부족분에 대한 미련은 버렸다. 현실이기 때문이다. 대신 키우면서 양성시키는 방향으로 정했다. 수평적 리드쉽, 그래야 내가 편하고 더불어 승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초기 열의를 가졌던 이사들의 참여와 관심도 재고 시켜야 한다. 좀 지쳤다고나 할까. 아님 내가 등장하면서 내 알아서 하라고 떠미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 아님 그들이 좋아하는 당건을 아직 몰라서 일 수도 있고...
참으로 오랫만에 타 보는 무궁화호 열차, 기차는 예전에 늘 다니던 본래 경부선 노선이다. KTX가 개통된 이후 기차는 주노선을 울산을 경유하는 코스로 변경되었다. 부산역을 출발하여 진역과 좌천역을 거쳐 사상역도 건너 뛴다. 차창 넘어로 산동네가 스쳐 지난다. 그 사이 롯데 캐슬처럼 진짜 성채같은 고충 아파트가 많아 들어 섰다. 때문에 부산 고유의 경관은 고사하고 오래된 마을의 전 근대와 근대가 자본에 놀아 나면서 뒤엉켜 있다. 기차는 구포역에서 한 차례 정차했다, 간이역의 기능 폐쇄로 구포역으로 사람들이 몰렸다. 통학생과 직장인들이 주 이용객이다. 갑자기 차내는 소란스러워 졌다. 차창을 경계로 연인들의 짧은 이별도 보여진다. 이윽고 기차가 움직이자 이별의 아쉬움을 나누던 청년이 스마트폰으로 그 사이를 못 참고 문자를 날린다. 즉각적으로 답신이고 오고, 보내고, 받기 작업으로 한동안 카톡 신호음으로 귀가 피곤할 정도 였다. 달라진 세태의 한 컷이다.
화명, 금곡을 지나 호포교 건너 낙동강이 비로소 보인다. 하지만 예전의 낙동강이 아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으로 강변은 직강화되면서 무자비하게 짓밟혔다. 곳곳에 두ㅡㄹ어선 보는 예상했던 대로 수질의 악화를 야기했다. 총체적 부실속에 너무도 많은 것들이 사라졌다. 차창 넘어의 풍경은 고스란히 지난 시간의 흔적을 보여주었다.
강변을 따라 들어선 자전거 도로가 유난히 눈에 밟힌다. 물금을 지나며 강 건너 저무는 해는 신어산 자락과 금동산, 무척산 자락을 은폐삼아 숨박꼭질을 하고 있었다.
온전한 것은 자전거 길 하나 뿐이었다. 밀양시 남포동 밀양강변 버드나무 군락지에는 상류에서 떠내려온 온갖 비닐들이 깃발처럼 나부끼고 있었다. 얼핏보면 지저분하기 짝이 없지만 원래 강변 하중도는 그런 모습이 되풀이 되는 곳이다. 그렇게 떠내려온 온갖 잡동사니며 유기물이 퇴적이 반복되면서 천변 둔치는 뭘 심어도 잘 되는 옥답이 되는 것이다. 다만 희고 검은 색색깔의 비닐 조각은 제대로 수거되지 못한 채 방치됨으로서 빚어진 또다른 문제일 뿐이다. 그렇다 원래 강이란 것이 흐름과 퇴적 침식이 되풀이 되면서 살아 있고 심지어 이동하기 까지 하는 것인데, 4대강 살리기는 되려 4대강 죽이기로 전락했다. 한마디로 실패한 사업으로 기억될 뿐이다. 이미 감사원 감사 결과는 그것을 명징하게 보여주었다. 안타까움과 씁쓸함을 낙동강에 실어 보냈다.
밀양역 광장에 들어 선 가증스러운 자전거 주차장 건물과 관광안내도에 그려진 자전거길 ... 이 길은 경북을 넘어 강원도까지 이어 진다.
밀양 방문의 목적은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인 김동필 이사로부터 법원 등기에 필요한 임감증명서와 임감날인을 받기 위해서였다.
밀양 시내 밀양 돼지 국밥집을 찾아 소주를 기울이며 이러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산그린트러스트의 정체성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앞서 지난 5일 부산시민공원 관리운영방안 수립 최종보고회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조금이라도 관계된 사람들은 노골적우로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부산시가 시 주도로 부산시민공원을 운영키로 방침을 정했다. 5일 열린 최종용역보고회에서 공원 개장 때부터 부산시 주도의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시가 실질적으로 시민공원을 관리·운영하는 방안이 보고됐다. 이는 사실상 부산시가 처음부터 민·관 협치 운영 방식을 버리고 관 주도로 시민공원을 운영해 나가겠다는 속내로 보인다.
부산시민공원 관리·운영 주체를 빨리 정하고 운영위원회를 조례를 통해 기구화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부산시가 초기 단계(2014~2015년)의 시민공원 운영을 주도하겠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안정기에 접어들면 시가 행정지원을 하고 민간단체가 프로그램을 운영토록 하겠다고 한다. 성숙기에는 민·관협치를 실현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이러한 단계별 계획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큰 허점을 안고 있다. 무슨 일이든 초기에 그 성격과 방향이 결정되기 마련이다. 공원의 운영 방침과 이미지는 한번 정해지면 나중에 바꾸기 힘들다. 초기 운영위원회를 전문가, 시민활동가, 시의원, 관련 공무원 등으로 구성하겠다고 하지만 시가 주도하게 되면 들러리 노릇을 하기 십상이다. 더군다나 시가 실질적인 관리·운영권을 갖는다고 하니 민간의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아이디어 도입과 프로그램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처음부터 시민들이 적극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공원이 활성화될 수 있다. 그러려면 충분한 선행연구가 필요하고 시범적인 프로그램 운영도 필요한데, 부산시 주도로는 그런 실험성을 확보할 수 없다. 운영위원회를 구성할 때부터 시와 민간이 함께 논의해서 인력 주체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실질적인 공원 관리와 운영을 운영위원회 산하 별도 사무국에서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살아 숨쉬는 공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민·관 협치를 이루는 게 상책이다. 시민공원 관리·운영 방안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시가 시민단체 활동가 , 관련 전문가, 공무원 등 이른바 민관학의 체제로서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공유했던 수많은 이야기는 무엇이었든가? 시민적 불신과 이에 대한 반감이 여기저기 터져 나온다. 대관절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 나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부산그린트러스트의 입장을 정리하고자 했으나 조직내 다양한 관점의 견지로 인해 정리하지 못했다. BGT는 이 시점에서 뭘 해야 하는가 ? 소주 두병이 금방 비워졌지만 허전한 속을 달래주진 못했다.
다시 부산으로 가기 위해 밀양역으로 갔다.
무궁화호도 KTX도 연착이다.
연착을 너무 쉽게 여기는 코레일
부산역에 도착하니 느티나무들의 봄눈이 일제히 움트고 있다.
다시 주말이다. 옥상에 올라 지난 가을에 심었던 배추와 상추에 물을 준다. 어느 새 알이 찬 배추는 보기만 해도 고소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다시 싹을 틔워 올리고 있는 원추리들 , 이제 봄은 열였다.
Think Twice - Brook Benton
Think twice
before you answer
Think twice
before you say "Yes"
I'm asking you
if you love me true
'cause you're my happiness
대답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을 해봐요
"예"라고 말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거예요
난 지금 당신이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지
묻고 있는거랍니다
당신은 나의 행복 그 자체이니까요.
Take your time, think it over
Think twice, then let me know
If you don't feel that your love is real
Tell me, although you'll hurt me so
시간을 가지고서 천천히, 깊이 생각해봐요
한번 더 생각해보고 나서 내게 알려 주세요
혹시라도 당신의 사랑이 진실이 아니라고
느껴진다면 내게 말해줘요
비록 내 마음에 상처를 줄지라도 말이죠.
Funny how a word can mean everything
That's why I want you to talk to me
To hear you say my name
I'd give anything
Only you can decide
what my future will be
한마디 말로 모든걸 뜻할 수 있다는게
너무도 우습군요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주는걸 듣고 싶어서
당신이 내게 말해주기를 바라고 있는거지요
난 뭐든지 줄 수 있을것 같아요
나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오직 당신만이 결정할 수 있는거예요.
Think twice before you answer
Think twice, whatever you do
A love as strong as mine
can stand the test of time
Think twice of the one who loves you
대답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봐요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
한번 더 생각해보는거예요
나의 강한 사랑은
어떤 시련도 견뎌낼 수 있답니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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