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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생태환경 뉴스

4.26 ~4.30 1년짜리 시장이 쏘아 올린 ‘부동산 정치’

by 이성근 2021. 4. 26.

 

체르노빌 '그날' 이후 35..사람들은 고향에 돌아오지 못했다

환경단체 해외 석탄발전 공적금융 중단은 반쪽짜리 선언

가덕도 관련, 부산시 환경보고서 조작 의혹

기후변화로 사라지는 아라비카 커피, '스테노필라'가 대체하나

자본이 만드는 '청정 세상'?

부산시 미세먼지 차단숲 8곳에 나무 25만그루 심는다

희귀식물 보고 함안 대평늪, 육지화·오염 몸살

가로수 관리 이제 조금씩 달라질까

전국 초·중학생 대상고등학생 이상 시민도전 대회도 시범운영

공공성 훼손하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즉각 철회하라

4억 투입 높이 관리 기준내부 검토용 전락

멸종위기종 '고리도룡뇽' 씨 말리는 양산 사송신도시 공사 현장

세기말 남극은 잦은 가을 날씨펭귄 우산은 누가 씌워주나

탄소중립에 원전이 도움이 된다? 당신도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신가요

1년짜리 시장이 쏘아 올린 부동산 정치

후쿠시마 오염수아닌 처리수라는 한국원자력학회

서울까지 온 포식자 담비, 도시와 공존 청신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한정애 장관님 실망스럽습니다

금정산 자연생태계 양호국립공원 지정 한 걸음 더

인공림 딱정벌레 종 자연림의 3분의 1 ‘생태 기능 상실

열파 5일 노출 딱정벌레, 정자 75% 감소

여름 20일 길어지고 겨울 22일 짧아진 한반도

지구 자본주의'가 극한에 다다랐다

환경단체, '가덕도 환경보고서 조작' 진상규명 촉구

이 소리 안들린다면... 귀가 문제인가 마음이 문제인가

환경부, '고리도롱뇽' 떼죽음 양산사송지구 공사중지 요청

사라진 벚꽃 나무부산 남구, 재건축 공사장 주변 가로수 벌채

기후변화와 독성 녹조류의 역습

천연기념물 따오기멸종 42년 만에 처음으로 자연에서 태어나

이건희 전 회장 유족, 해운대구에 축구장 5개 규모임야 기부

무착륙 관광비행 탄소배출 논란목적지는 기후위기?

용두산공원 부산 제1첨단공원되나

체르노빌 '그날' 이후 35..사람들은 고향에 돌아오지 못했다

1986426일 사고 당시 촬영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모습. AP연합뉴스

 

2021426일은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 35년이 되는 날입니다. 사고는 1986426124(모스크바 기준 시간) 전원공급이 상실된 상황에서 비상발전 전원이 들어오기 전까지 터빈의 관성력으로 얼마만큼의 발전이 가능한지에 관한 실험을 진행하던 중 일어났습니다.

 

핵분열을 제어하는 기능을 상실한 발전소는 연쇄 폭발을 통해 약 50톤에 달하는 방사성 물질을 뿜어냈습니다. 지난 2006년 세계보건기구는 체르노빌 사고로 인한 암 발병 등으로 사망한 사람이 9000명을 넘을 수 있다고 밝혔고,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그보다 10배가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직도 체르노빌 핵발전소 반경 30km 이내는 출입금지구역이며 사고가 난 원자로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덮어 간신히 방사능 유출을 막고 있는 상태입니다. 35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체르노빌 주변의 자연은 황폐화되어 있고, 각종 질병과 암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체르노빌이 고향인 수십만명의 사람들 역시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출입금지구역에서 비버와 사슴 등의 동물들은 사람이 살지 못하는 곳에서 예상보다 훨씬 더 강한 방사성 내성을 보이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습니다. 체르노빌 핵참사는 인간의 편리와 이기가 결국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알려주는 대표적 비극의 사례입니다. 최근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 지역을 방문한 AP통신사 기자가 참사 35주년을 앞두고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20161222일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약 3km 떨어진 마을에서 목격된 여우.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근처 유령 마을프리피야트에 지난 15일 녹슨 채 방치된 구소련의 상징물이 보인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근처의 유령 마을 프리피야트의 공원에 지난 15일 회전 목마가 덩그러니 서 있다.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 내 숲 속의 강에서 지난 13일 발견된 비버.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 내 숲에서 발견된 지난 13일 사슴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AP 연합뉴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환경단체 해외 석탄발전 공적금융 중단은 반쪽짜리 선언

기후정상회의 문 대통령의 발언

ㆍ이미 진행 중인 사업은 해당 안돼

ㆍ정부 상대국과 신뢰 고려한 결정

탄소중립 촉구백악관 앞 가축 분뇨 쏟아붓는 환경단체 국제 환경단체인 멸종저항회원들이 지구의날22(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대한 항의로 백악관 앞에 젖소의 배설물을 쏟아붓고 있다. 이들은 202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 | 로이터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기후정상회의에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 전면 중단을 선언하면서 기존 진출 사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한국 업체들이 사업을 진행 중인 대규모 석탄발전소에는 이 중단 선언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환경단체에서는 반쪽짜리선언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앞서 한국전력과 주요 시공사·금융사들이 더 이상 해외 신규 석탄발전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이미 밝힌 바 있어 정부 차원의 좀 더 과감한 탈석탄 전략이 제시되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기후정상회의 연설을 통해 발표한 내용의 핵심은 올해 안에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상향하겠다는 것과 해외 석탄발전에 대한 금융지원 중단 선언이었다. 이 가운데 석탄발전의 경우 앞으로는 해외 신규 사업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대외적으로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석탄투자 우등생·기후악당이라는 오명으로 불리던 한국이 탈석탄 대열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지만, 계속 진행키로 한 사업에서 앞으로 배출될 온실가스 양이 상당해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혹평도 있다.

 

현재 한국전력이 진행하고 있는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 사업에는 베트남 붕앙2(1200규모)와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2000) 사업이 있다. 발전소 건설은 아니지만 한전은 호주 바이롱 석탄광산 사업에도 발을 들여놓고 있다. 대부분 한전과 삼성물산·두산중공업,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이 팀 코리아로 참여한 사업들이며, 베트남 붕앙2의 경우 불과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한전 이사회에서 승인된 안건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들 해외 사업의 지속 방침에 대해 상대국과의 신뢰관계와 사업 진행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추진 중인 사업을 중도에 중단하면 전략적 협력국인 인도네시아, 베트남과의 경제·외교적 신뢰관계가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단체들은 이 같은 정부의 계획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에너지정의행동은 23일 논평에서 앞으로 투자를 중단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이미 추진 중인 해외 석탄발전 투자는 어떻게 할 것인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국내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을 지속하면서 해외 공적 금융지원만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밝혔다.

 

기후솔루션도 논평을 통해 이미 석탄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사양화의 길을 걷고 있는 만큼 정부의 선언은 결단이 아니라 불가피한 결정에 가깝다고 혹평했다.

 

범국가적 차원의 협력과 공조가 필요한 온실가스 감축에 한국의 해외 석탄발전 사업이 해악을 끼친다는 지적도 있다. 그린피스와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한국이 투자한 해외 석탄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총량은 2025년이면 연간 17800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정부가 2030년까지 감축하겠다는 온실가스 배출량 17300t보다도 많은 양이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가덕도 관련, 부산시 환경보고서 조작 의혹

단행본과 인터넷 파일본 10곳 이상 달라

부산시 최종보고서 원본과 다른 파일 등록돼경위는 확인 불가

가덕도 국수봉에서 내려다본 대항마을. ‘가덕도 생태계가 우수하다는 평가가 담긴 보고서 내용이 국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판에선 삭제됐다. 류우종 기자

 

부산자연환경조사 최종보고서가 임의로 수정돼 부산시 누리집에 공개된 사실이 확인됐다. 신공항 예정지 가덕도가 속한 서부산권역 자연생태계 조사 보고서다. 2021419일 부산시가 누리집에 공개한 2차 부산자연환경조사 서부산권역최종보고서 피디에프(PDF) 파일(이하 파일본’)을 보면, 20165월 발간한 최종보고서 단행본(이하 단행본’)에서 가덕도 생태계 가치를 높게 평가한 부분이 최소 10곳 이상 수정·삭제됐다. 부산시는 <한겨레21>이 취재를 시작하자 다음날(420) 기존 파일을 누리집에서 삭제하고 최종보고서와 동일한 파일을 재등록했다. 누가 어떤 이유로 시 공식 보고서를 임의로 수정하도록 지시했는지 관심이 쏠린다.

 

대흥란 서식지를 가덕도에서 서부산권역으로

부산자연환경조사는 부산시가 자연보전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를 목적으로 10년마다 실시한다. 가장 최근 조사는 2013~2015년 부산연구원(옛 부산발전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겼다. 그 결과 20144월 부산 동부산권역 보고서, 20154월 부산 중부산권역 보고서, 20165월 부산 서부산권역 보고서가 나왔다. 그중 서부산권역 보고서는 201557~201656일 가덕도를 포함한 강서구, 사하구 등 자연환경을 조사한 내용이다. 3개 권역 전체 조사에 세금(연구용역비) 9억원, 서부산권역 조사에만 약 27700만원을 들였다.

 

두 최종보고서(단행본과 파일본)를 비교하면 표지부터 마지막 쪽 연구진 명단까지 목차, 형식, 내용이 거의 동일하다. 다만 단행본에서 가덕도 생태계 가치를 높게 평가한 문장, 문단, 절이 파일본에선 수정·삭제됐다. 그 내용은 크게 3가지다.

첫째,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대흥란 서식지를 가덕도 어음포골 계곡 주변에서 서부산권역으로 수정했다. 두 보고서를 비교하면 총 3곳에서 수정한 내용이 발견된다(단행본 기준 59, 61, 66). 예를 들어 또 다른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2급인 대흥란이 어음포골 계곡 주변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으며’(단행본 제3장 자연환경조사 제2절 식물상 59)또 다른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2급인 대흥란이 서부산권역에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으며’(파일본 제3장 자연환경조사 제2절 식물상 59)로 고쳤다. 단행본 같은 절 낙동강권역에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인 가시연꽃이 서식하고 있었다는 문장이 파일본에 그대로 실린 점과 대조적이다. 단행본 61가덕도 권역에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등급인 대흥란이 서식하고 있었다. () 가덕도 권역은 서부산권역에서 가장 (많은)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또한 보호종 및 희귀종도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었다는 문단은 파일본에서 아예 삭제됐다.

둘째, 상록활엽수 주요 군락지를 가덕도와 바닷가 산지에서 바닷가 산지로 수정하고 가덕도 산림식생의 우수성을 언급한 내용을 삭제했다. 4곳에서 발견된다(단행본 기준 64, 65, 66, 73). 예를 들어 서부산권역에서 상록활엽수종의 분포를 살펴보면, 가덕도와 바닷가 산지에 상록활엽수의 종류와 피도가 높은 경향을 나타내었다. 또한 서식하고 있는 상록활엽수종은 대부분 아교목이거나 관목이었으며, 교목성 수종인 후박나무, 참식나무, 생달나무 등은 대부분 가덕도에 일부 분포하고 있었다’(단행본 제3장 자연환경조사 제2절 식물상 66)서부산권역에서 상록활엽수종의 분포를 살펴보면, 바닷가 산지에 상록활엽수의 종류와 피도가 높은 경향을 나타내었다. 또한 서식하고 있는 상록활엽수종은 대부분 아교목이거나 관목이었다’(파일본 제3장 자연환경조사 제2절 식물상 64)로 수정·삭제했다. ‘(가덕도는) 서부산권역의 타 권역보다 우수한 산림식생을 보이고 있었다’(단행본 제3장 자연환경조사 제3절 식생 73)는 구절을 파일본에서 삭제했다.

 

셋째, 가덕도의 우수한 생태계를 설명한 절과 소절을 통째로 삭제했다. 3곳에서 발견된다(단행본 기준 325~339, 414~417, 430). 단행본 3장 자연환경조사 제12절 우수생태계15쪽 분량이 파일본에서 사라졌다. 해당 부분은 서부산권역 우수생태계 지역 4곳을 소개하는데, 그중 3곳이 가덕도 권역(가덕도 어음포 계곡, 가덕도 국수봉 지역, 가덕도 동백나무군락)이다. 예를 들어 가덕도 국수봉 지역에 대해 인위적 피해가 상대적으로 작아 부산 해안림의 극상을 볼 수 있는 안정적이고 양호한 식물군집 구조의 특성을 알 수 있는 곳이라고 평가한다. 단행본 5장 제1절 종합결과 12. 우수생태계와 같은 장 2절 평가 및 제언 12. 우수생태계도 파일본에선 빠졌다. 가덕도 우수생태계를 포함해 부산 전역에 있는 우수생태계를 소개하며 시사점을 종합 정리한 부분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419누리집에 등록된 보고서 파일이 최종본과 일부 문구가 다르거나 일부 내용이 누락된 점을 확인했다그 출처와 경위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당시 연구용역을 맡은 부산연구원에서 최종본 파일 원본을 다시 전달받아, 다음날인 420일 누리집에 새로 등록했다.

 

연구진 최종보고서 이후 추가 수정 하지 않아

당시 조사에 참여한 연구진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시 연구 책임을 진 부산연구원 여운상 연구위원은 부산시 누리집에 어떤 파일이 올라갔는지 모르겠지만 20165월 최종보고서 발간 이후 추가 수정 작업을 한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당시 서부산권역을 포함해 부산 전역 식생연구를 맡은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이미 출판한 보고서를 연구진에 사전 문의도 없이 임의로 고친다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자체 자연환경조사 보고서는 환경영향평가 등에 근거 자료로 인용되는데, 수정한 내용을 볼 때 다분히 의도적인 조작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위법 논란도 제기된다. 정명희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은 아직도 건설사업을 위해 공식 환경조사 결과를 맘대로 누락하고 조작하는 일이 되풀이되는 게 현실이라며 누구의 지시로 수정했는지 밝혀내고 그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장인 최재홍 변호사는 임의로 지자체 공식 보고서 파일을 조작했다면 공전자기록 위작·변작 혐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형법에선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전자기록 등 특수 매체 기록을 위작 또는 변작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지자체는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자연환경조사 계획과 결과를 환경부 장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부산시가 2014년과 2015년 각각 부산 동부산권역과 부산 중부산권역 자연환경조사 보고서를 별송(우편배송)한 기록은 있는데 (2016년 발간한) 부산 서부산권역 자연환경조사 보고서는 별송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최종보고서 원본은 환경부에 제출하지 않고, 임의로 수정한 파일본만 부산시 누리집에 공개해온 것이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2차 부산 자연환경조사(서부산권역) 원본과 조작본

페이지

원본

페이지

수정본

59

또 다른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인 대흥란이 어음포골 계곡 주변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주변의 바닷가 억새군락에서는 제주도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야고가 조사되었다. 추후 이들 식물종의 분포범위에 관한 연구와 더불어 서식지의 보전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59

또 다른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인 대흥란이 서부산권역에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주변의 바닷가 억새군락에서는 제주도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야고가 조사되었다. 추후 이들 식물종의 분포범위에 관한 연구와 더불어 서식지의 보전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가덕도 내용 글 조정으로 의미 변색)

60

<3-2-2> 권역별 보호식물종목록 현황제시

가덕도권역의 멸종위기동식물(특정종 75, 멸종위기1, 희귀식물 10)

59

<3-2-2> 권역별 보호식물종목록 내용 삭제편집

61

가덕도권역에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등급인 대흥란이 서식하고 있었다. 한국의 희귀식물목록에 포함되어 있는 6개 범주 중 위기종에는 대흥란 등 1, 취약종에는 애기등, 야고, 세뿔석위 등 3, 약관심종에는 개족도리풀, 이팝나무, 두루미천남성, 검팽나무 등 4, 자료부족종에는 토현삼, 옥녀꽃대 등 2종이 조사되었다. 가덕도권역은 서부산권역에서 가장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또한 보호종 및 희귀종도 가장 많이 서

61

글과 사진(대흥란, 두루미천남성, 야고, 참식나무) 누락

64

서부산권역에서 상록활수종의 분포를 살펴보면, 가덕도와 바닷가 산지에 상록활엽수의 종류와 피도가 높은 경향을 나타내었다. 또한 서식하고 있는 상록활엽수종은 대부분 아교목이거나 관목이었으며, 교목성 수종인 후박나무, 참식나무, 생달나무 등은 대부분 가덕도에 일부 분포하고 있었다.

63

서부산권역에서 상록활수종의 분포를 살펴보면, (누락) 바닷가 산지에 상록활엽수의 종류와 피도가 높은 경향을 나타내었다. 또한 서식하고 있는 상록활엽수종은 대부분 아교목이거나 관목이었다. (누락)

65

<그림 3-2-10> 서부산권역에서 출현하는 주요 상록활엽수종(사스레피나무, 마삭줄, 보리밥나무, 송악)의 분포도

 

<그림 3-2-10> 누락

66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인 가시연꽃은 맥도둔치 곳곳에 자생하고 있으며, 이곳 습지에는 통발, 이삭물수세미, 붕어마름 등의 침수식물, 자라풀, 마름 등의 부엽식물, 생이가래, 개구리밥 등의 부유식물, 갈대, 애기부들, 줄 등의 정수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가덕도의 어음포골 계곡 주변부에는 또 다른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인 대흥란이 서식하고 있었으며, 이 주변의 바닷가 억새 군락지에는 제주도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야고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부산권역에서 상록활엽수종의 분포를 살펴보면, 가덕도와 바닷가 산지에 상록활엽수의 종류와 피도가 높은 경향을 나타내었다. 또한 서식하고 있는 상록활엽수종은 대부분 아교목이거나 관목이었으며, 교목성 수종인 후박나무, 참식나무, 생달나무 등은 대부분 가덕도에 일부 분포하고 있었다.

64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인 가시연꽃은 맥도둔치 곳곳에 자생하고 있으며, 이곳 습에는 통발, 이삭물수세미, 붕어마름 등의 침수식물, 자라풀, 마름 등의 부엽식물, 생이가래, 개리밥 등의 부유식물, 갈대, 애기부들, 줄 등의 정수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누락) 또 다른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인 대흥란이 서부산권역에 서식하고 있었으며, 이 주변의 바닷가억새 군락지에는 제주도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야고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부산권역에서 상록활엽수종의 분포를 살펴보면, (누락)바닷가 산지에 상록활엽수의 종류와 피도가 높은 경향을 나타내었다. 또한 서식하고 있는 상록활엽수종은 대부분 아교목이거나 관목이었다. (누락)

73

동백나무, 참식나무, 후박나무 등 상록활엽수군락이 곳곳에 분포하고 있었으며, 서부산권역의 타권역 보다 우수한 산림식생을 보이고 있었다

71

동백나무, 참식나무, 후박나무 등 상록활엽수군락이 곳곳에 분포하고 있었다. (누락)

 

기후변화로 사라지는 아라비카 커피, '스테노필라'가 대체하나

코트디부아르에서 자라는 야생 커피종 '스테노필라'의 모습이다. 프랑스개발연구소 제공

 

기후변화가 커피의 맛을 점차 바꿔가고 있다. 온도가 상승하면서 주요 재배지에서 점차 좋은 커피를 키우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는 열매인 커피체리 내부의 생두를 가공해 만든다. 이때 재배 온도가 높을수록 체리가 원두보다 빨리 숙성되며 품질이 낮은 커피가 생산된다. 주 재배 품종인 아라비카는 기후변화에 더욱 취약해 생산량이 2040년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기후변화로 위험에 빠진 커피를 구할 구원투수로 잊혀졌던 커피 품종이 떠올랐다. 애런 데이비스 영국 왕립식물원 연구원팀은 프랑스개발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서아프리카에서 자라나는 야생 커피종인 스테노필라가 더 높은 온도에도 잘 자라면서도 맛은 아라비카와 비슷하다는 연구결과를 2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플랜트에 발표했다.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커피종은 대부분 아라비카와 로부스타종이다.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99%가 두 품종으로 약 64의 비율로 생산된다. 아라비카가 풍미가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돼 가격이 비싸다. 로부스타는 주로 인스턴트 커피 생산에 쓰인다. 이들 커피는 서늘한 열대 고지대에서 주로 자라는데 기후변화로 온도가 높아지며 재배지의 범위가 점차 더욱 높은 지대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아라비카는 기후변화와 질병에 더욱 취약한 점이 문제다. 로부스타는 상대적으로 기후변화에 강하지만 맛과 향이 떨어지는 점이 문제다.

 

아프리카 내 아라비카(Coffea arabica)와 로부스타(Coffea canephora), 스테노필라(Coffea stenophylla)의 분포를 표시했다. 아라비카는 아프리카 동부 에티오피아에서 주로 자생하는 반면 스테노필라는 아프리카 서부에서 자란다. 네이처 플랜트 제공

 

스테노필라는 1834년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처음 발견됐다. 커피체리가 붉은색인 아라비카와 달리 검은색인 것이 특징이다. 20세기 초까지 서부 아프리카에서 재배됐으나 더욱 생산량이 높은 로부스타로 대체되며 점차 잊혀졌다. 시에라리온과 기니, 코트디부아르에서 과거 야생종이 발견돼왔으나 삼림벌채로 대부분이 사라졌다.

 

스테노필라가 자라는 지역의 기온은 연평균 24.9도다. 로부스타보다 1.9도 높고 아라비카보다는 6.8도 더 높다. 스테노필라는 가뭄에도 잘 견뎌 아라비카보다 적은 강우량 조건에서도 성장할 수 있다. 19세기 스테노필라에 관해 식물학자들이 기록한 바에 따르면 커피잎녹병과 같은 질병에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스 연구원은 201812월 시에라리온 중부지역 열대우림에서 야생 스테노필라 군락지를 찾아내 이를 영국으로 가져왔다. 2020년 스테노필라 커피를 처음 시음할 때만 해도 기대치가 낮았지만 이를 마시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데이비스 연구원은 첫 모금은 마치 식초를 기대하던 중 샴페인을 마시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런던에서 실시한 평가에서 전문가들은 스페셜티커피협회 기준에 따라 스테노필라에 80.25점을 줬다. 커피의 최고 등급은 스페셜티로 협회 기준 80점을 넘겨야 한다.

 

연구팀은 프랑스에서 지난해 12월 열린 커피 평가회에 스테노필라 커피를 소개했다. 스타벅스와 네스프레소 등에서 온 커피 감정 전문가 15명은 고품질 아라비카에서 기대할 수 있는 단맛과 중간 정도의 산도, 과일향 및 풍부한 바디감을 갖고 있다고 보고했다. 스테노필라와 아라비카 대조군을 놓고 시행한 블라인드 시음회에서도 심사위원 중 81%는 스테노필라가 아라비카라고 답했다. 이들 중 47%는 스테노필라 커피가 새로운 독특한 맛을 낸다고 평가했다.

프랑스에서 진행된 야생 커피 블라인드 시음회다. 커피 색을 가리기 위해 붉은색 조명이 이용됐고 맛보는 사람들은 미각과 후각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프랑스개발연구소 제공

 

스테노필라 커피는 기후변화로 만들어진 따뜻한 기후에서도 우수한 맛의 커피를 재배할 수 있는 대안이 되리란 기대다. 아라비카 가격의 절반 수준인 로부스타와 비슷한 조건에서 자랄 수 있는 만큼 농부들에게 새로운 대안도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비드 연구원은 “5~7년 안에 틈새 고가 커피 시장에 진입해 더 일반적인 커피가 될 것이라며 스테노필라의 재발견으로 커피의 미래가 조금 더 밝아졌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기존에 맛보던 커피가 점차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은 이어지고 있다. 아라비카 커피의 원산지로 커피의 고향으로 알려진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는 기후변화로 일반 커피의 수확량은 증가하지만 스페셜티 커피 생산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아벨 케무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연구원팀은 1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평균 품질의 커피는 더 많이 생산될 수도 있지만 고품질 커피는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평균기온, 연간 강수량 등 19개 기후 요인이 예가체프, 시다모, 모카 하라, 네켐테, 리무 등 에티오피아에서 나는 5종의 스페셜티 커피 재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네켐테를 제외한 4종의 스페셜티 커피를 재배할 수 있는 지역이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신맛으로 세련된 맛을 자랑해 '커피의 귀부인'이라는 칭호를 받는 예가체프는 이번 세기 내로 현재 재배지 중 40%에서 더 이상 자라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자본이 만드는 '청정 세상'?

[시민정치시평] 그린 자본주의의 어두운 단면

최근 국제사회의 지구온난화 대응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간의 지지부진함을 한꺼번에 만회하려는 것일까?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올 초 취임하기가 무섭게 자국의 파리기후협약 복귀를 선언했고, 여러 선진국들은 코로나19로 경제가 침체된 와중에도 탄소세제 강화 등 탄소배출의 비용을 높이는 정책들을 앞 다퉈 발표하고 있다. 넷 제로(Net Zero), 탄소중립, RE100. 표현은 다양하지만, 지향하는 바는 같다. 탄소배출을 줄이자! 과연 이번에는 지구온난화에 제동이 걸릴까?

 

자발성에서 강제로'이번엔 다르다'!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많은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탄소배출량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왜 그럴까. 그것은 지금까지 탄소배출을 줄이자는 운동이 대체로 개인의 선의와 자발성에 기댔던 것과 무관치 않다. 탄소배출을 줄이려면 사람들로 하여금 생산과 작동 과정에서 탄소를 덜 내뿜는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거나 아예 소비 자체를 줄이게끔 유도해야 한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그것을 강제하기가 쉽지 않다. 친환경 제품은 생산에 비용이 더 들어 비싸고 사람마다 처한 사정도 다르니,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라거나 소비를 줄이라는 주장은 누군가에겐 폭력이 되기도 한다.

 

요즘엔 상황이 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탄소 배출이 경제적 비용으로, 그리고 점차 더 비싸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인식'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러 정부들이 거기에 실제로 가격을 부과하고 있고, 그 결과 기존의 반환경적으로 생산된 상품의 가격이 높아지고 있다. 이 추세대로 탄소 가격이 오르면 머지않아 반환경 상품이 친환경 상품보다 비싸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지구를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가 없는 소비자도 친환경 제품을 선택할 것이다. 뿐만 아니다. 생산과정에서 어느 한도 이상의 탄소를 배출한 상품을 아예 수입하지 않겠다는 나라들, 그리고 그런 상품을 생산한 업체를 협력업체로 받지 않겠다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요컨대 보통의 소비자들도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지 않을 수 없게끔 상황이 빠르게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 우리는 결정적인 변화의 고비를 넘지는 못했고, 이런 변화는 한 나라나 몇몇 기업의 결정으로 일어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것은 오직 범지구적인 차원에서만 가능하다. 미국의 기후협약 복귀, 글로벌 규제체계 통일을 위한 북미와 서유럽 간의 논의 재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해사기구(IMO) 등을 통한 다자간 논의 등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민간 차원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글로벌 비즈니스계와 정치계의 거물들은 매년 1월 스위스의 한 휴양지에 모여 세계의 문제점과 그 해법을 논한다. 이 다보스(Davos) 포럼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이는 주주 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기업이란 그 직접적 소유자인 주주뿐 아니라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종업원, 소비자, 하청업체, 지역사회 등속에서 그 존재의 의미를 획득한다는 생각이다. 이에 따르면 기업이 알량한 단기적 이익 때문에 생태적 균형 파괴를 자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최근 기업 경영에서 'ESG 이념'이 빠르게 퍼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이제 기업은 이윤극대화를 위해서라도 환경(E)이나 사회적 가치(S), 민주적 거버넌스(G)를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

 

요컨대 지금 변화의 추세는 다음과 같다. 이제까진 친환경적인 생산방식을 도입하는 기업이 칭송받았다면, 앞으론 그런 흐름에 동참하지 않는 기업이 멸시받게 된다. 멸시만 받는 게 아니다. 과거와 같이 탄소를 무분별하게 배출하는 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하는 단계에서부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벌써부터 몇몇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저마다 'ESG 지수'라는 것을 만들어 기업들을 평가하고 있는데, 이 지수를 낮게 받는 기업은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해 생산을 해도 판로가 마땅치 않을 것이다. 완성품이라면 선진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원료나 반제품이라면 각 분야의 글로벌 대기업들에 납품하는 것이 이미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며, 이 불가능의 영역은 앞으로 계속 넓어질 것이다. 끝으로, 어찌어찌 판로를 개척해도, 시장에서 좋은 대접을 받길 기대해선 안 될 것이다. 소비자의 인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으니 말이다.

 

자본이 만드는 청정 세상

급진적인 환경론자들과 좌파들은 정부와 대기업 주도로는 진정한 변화를 이루지 못하리라 보는 경향이 있다. 맞는 말이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앞으로도 그럴까? 오히려 지금은 '진정한 변화'가 실현되는 것을 걱정할 때다. 그게 무슨 소린가? 위에서 열거한 다방면의 움직임들이 모여 실질적으로 탄소의 배출을 줄일 수 있다면, 좋은 일 아닌가? 왜 그것을 걱정해야 하나? 이유는 간단하다. 그 변화가 인민 대중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본의 힘에 의해서, 그리고 우리 국민의 의지를 어쨌든 반영하는 우리나라 정부가 아니라 소수의 강대국 정부들의 주도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본의 논리를 따라서도 탄소배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와 유사한 사례는 많다. 자본은 세상 만물을 상품으로 둔갑시키는 능력을 가졌다. 다만 이를 위해선 대중의 가치관이나 전반적인 심성에 변화가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현대인은 일상적으로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는데, 사실 청결 유지가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은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관련 연구자들에 따르면, 오늘날 산업국 국민들이 흔히 하는 매일 샤워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1950-60년대의 '풍요로운 사회'에 와서야 확립되었는데, 이는 명백히 과학(보건의학)의 발달뿐 아니라 광고의 산물이기도 했다. 산업화가 한창이던 1840년대 잉글랜드에선 공중보건(public health) 운동가들이 주 1회 목욕을 주장한 기록도 있지만, 그 이후에도 한동안 목욕은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일, 심지어 해서는 안 되는 일로 여겨지기까지 했다. 이렇게 '자본의 시대'에는, 단기간에 대중의 가치관과 삶에 상전벽해와도 같은 변화가 일어난 사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목욕의 일상화와 일반화로 대중의 건강과 삶의 환경이 크게 개선되었을 것임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그것이 '자본의 논리'에 따라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목욕은 과도해지고 불평등해졌다. 과도해지니 새로운 건강상의 문제를 낳기도 하고, 불평등이 고착화되니 거꾸로 사람을 차별하는 기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것이 자본의 모순이다. 언제나 자본의 발달은 진보와 퇴보를 동시에 내포한다.

 

왜 저들이 원하는가국면전환의 기회

자본의 방식에서 핵심은 상품화다. 어떤 앞선 기업이 공중보건에 대한 대중의 인식 제고 분위기를 감지하고 비누나 샴푸를 새롭게 상품화해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소비자가 여기 반응해 새로운 상품들이 시장에서 빈번히 거래되고 나아가 다른 기업들도 이 대열에 동참하면, 그 상품이 담고 있는 가치가 실현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은, 시장은 결코 수요자와 공급자가 만나 자유롭게 상호작용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방치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일단 자본이 뭔가를 상품화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자본은 뭐든 동원해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킨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게 국가다.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상품화되는 것은 탄소 또는 탄소배출권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탄소배출을 문제라고 보지 않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탄소배출권을 자발적으로 돈 주고 살 사람은 많지도 않을 것이고 그 가격도 매우 낮을 것이다. 국가는 여기에 변화를 줄 수 있다. 강제로 가격을 설정하거나 세금을 매길 수 있고, 반대로 일정 조건을 만족하는 이들에겐 상금(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나아가 다른 나라들과 공동으로 보조를 맞추기도 하는데, 만약 이런 협의가 몇몇 강대국들 사이에 이루어지면 그것은 지구 전체에 강제될 수 있다.

 

여기서 남는 의문이 하나 있다. 왜 자본이 그런 변화를 원하는가? 여태까지는 원하지 않았다. 탄소배출은 특정 산업분야나 특정 나라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 자체가 신진대사의 결과 탄소를 배출하기도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생활환경 전체가 거대한 탄소배출구다. 그러니 탄소배출에 (높은) 가격을 매기는 것은 우리 자신은 물론이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상품들을 생산하는 자본에 엄청난 비용을 물릴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 비용을 무시하기로 공모해 온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본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 이유를 꼽아보자. 첫째, 기후위기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계속해서 커지기 때문이다. 이들은 각국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국제기구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본도 이젠 그것을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둘째, 현재 자본에겐 '계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계 자본주의는 2007-08년 글로벌 경제 공황 이후 침체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 늪에서 빠져나와 다시금 비상하려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 기후위기가 날조된 거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진실은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어쨌든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지구상에 발을 디딘 이후 인류가 줄곧 유지해온 생각을 바꾼다는 뜻이다. 자본에게 이것은 새로운 돈벌이 영역의 출현을 의미한다. 단순히 하나의 분야가 나타난 게 아니다. 경제의 패러다임 전체를 바꾸는 문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고, 그래서 지금까지 자본은 기존 패러다임을 고수하려 해 왔다. 이제 자본은 상당한 자기파괴까지 수반하는 그 길을 가려고 한다. 어렵고 아프기도 하지만, 그 열매도 달콤할 것이다.

 

셋째, 어차피 중요한 건 (비용의) '크기'보단 '차이'이기 때문이다. 기후위기 대응이 경제 패러다임 전체를 바꾸는 일이고 너나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얽혀있는 문제이므로, 탄소배출 비용의 인상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모두가 지불한다는 것은 아무도 지불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직 정도만이 문제인데, 사실은 자본에게 중요한 게 바로 그것이다. 어떤 비용인상 요인 때문에 모든 경쟁 자본이 100원씩 더 내는데 나만 50원 더 낸다면, 나는 50원의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 누가 그런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가? 일찌감치 친환경적인 생산공정과 생활양식을 함양하고 있는, 그리고 현재 기후위기 대응의 과정을 주도하고 있는 서구 대자본과 서구의 국민들이다. '녹색'으로의 자본주의 전환은 전후 황금기 이후 약화일로를 걷던 서구의 자본과 국민에겐 국면을 뒤집을 절호의 기회다.

 

우리의 대응충분한가?

물론 '녹색'으로의 전환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세계 자본주의가 그러한 방향을 취하고 있으며, 이번에 코로나19라는 범지구적 재앙을 겪으며 전환의 발걸음이 한층 과감해진 것만은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미 우리 정부는 지난해 '한국판 뉴딜'을 발표함으로써, 이상과 같은 범지구적 움직임을 주도하겠다고 천명한 상태다. 그러나 이 뉴딜에서 현재 자본주의 변모의 의미가 충분하게 인식되고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현재의 뉴딜 계획은 '디지털''그린'이라는 두 키워드를 중심으로 새로운 '먹거리'의 발굴, '사업'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시급한 것은 개별적인 사업꼭지를 발굴하는 게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의 체질을 바꾸는 일이다.

 

이를테면 그럴싸한 사업 아이템(전기차)을 가져오는 기업에 개별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보다는 전기차가 다닐 수 있도록 도로나 충전소 등 인프라를 마련하는 데 우리 정부는 돈을 써야 한다. 그럼으로써 전기차와 전혀 무관해 보이는 기업이나 개인조차도 그런 환경에 적응하게끔 유도해야 한다. 무작정 폐기물 분리배출을 강제할 게 아니라 우리 시민들이 자신의 삶을 저탄소 방식으로 재편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데 돈을 써야 한다. 요컨대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우리 시민과 기업 모두를 '뉴딜'에 참여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치러야 할 비용은 앞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이고, 이는 그만큼 우리 국민이 가난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와 같은 방향으로 자본주의가 재편될 때, 지구 전체적으로 생산의 지리학에도 대변동이 야기될 것이다. 이를 이 자리에서 상세히 다룰 수는 없다. 다만, 그러한 변화가 우리와 같은 제조업 수출이 중요한 경제에 매우 좋지 않게 작용하리라는 것만큼은 언급해두려 한다. 보통 제조업은 탄소를 많이 배출한다. 어느 나라든 산업화 초기엔 제조업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전통적인 선진국에서 제조업은 점차 후발국으로 밀려났는데, 그렇게 된 중요한 이유가 바로 높은 인건비와 더불어 환경 비용이었다. 하지만 이제 높은 환경기준이 글로벌 경제에 적용된다면, 제조업 생산기반을 굳이 후발국에 둘 필요가 없게 된다. 오히려 후발국의 신생 자본에게 선진국들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숨 쉬기 좋은 지구? 누군가에겐 숨 쉬기 좋은 지옥!

탄소배출이 줄어서 지금보다 더 살기 좋아진 지구의 몇 가지 단면을 살펴보았다. 누가 주도하든 현재의 기후위기 대응 움직임이 결실을 맺어간다면, 어쨌든 우리는 더 나은 환경에서 더 편하게 숨 쉬며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여기서 발생하는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세계의 어떤 국민은, 그리고 우리 중 누군가는 지금보다 더 열심히 일을 해야 할 것이고, 더 지옥 같은 삶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전혀 낯선 상황은 아니다. 나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칠까 한다. 친구의 부름으로 중앙아시아의 한 나라를 방문한 적이 있다. 해발 3천 미터 파미르고원에서 자연의 주기를 좇으며 유목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 그들과 어울리며 낮에는 꽃 보고 밤에는 별 보며 그야말로 꿈같이 열흘을 보냈다. 2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때 생각이 종종 난다. 하지만 요즘 자꾸만 떠오르는 건 그런 달달함이 아니라 현지 공항에 내렸을 때 코끝을 찌르던 매캐함이다.

 

키르기스스탄 제2의 도시 오시에는 자동차가 많았다. 대부분 일본에서 건너온 중고차였다. 오래되기도 했고 주행거리도 30만 킬로미터를 훌쩍 넘기기가 일쑤인 고물차들. 매연도 매연이지만, 포장 안 된 흙바닥이 많아 차가 한번 지나가면 앞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대체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지?' 하지만 동시에 느껴지는 익숙함. '뭐지?'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그것은 내가 어렸을 때 어딜 가든 볼 수 있던 풍경이었던 것이다. 불과 30여 년 만에, 대체 우리 삶의 환경은 얼마나 좋아진 것인가!

 

그런데 바로 그 해(2019), 우리나라에서 11만 명이 산업재해를 입었고, 산재 사망자는 2020명에 달했다. 사고사망만인율()은 노동자 1만 명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2019년 한국의 사고사망만인율()0.46. 그러니까 10만 명당 4.6명이 일하다가 죽는다는 것인데, 이는 OECD에 속한 나라들 중 최고치에 해당한다.

김공회 경상국립대학교 교수 / 프레시안

 

부산시 미세먼지 차단숲 8곳에 나무 25만그루 심는다

지난해 완공한 부산 금정구 금사공단 주변 미세먼지 차단숲.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도심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해 올해 경유차 5300여대가 내뿜는 미세먼지를 흡수할 수 있는 나무 25만그루를 심는다.

부산시는 25미세먼지 증가에 따른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생활권 미세먼지 유입을 차단해 쾌적한 녹지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올해 미세먼지 차단숲 8곳을 조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8곳은 부산 강서구 명지동 교통광장, 명지동 국제신도시 완충녹지, 경부선 철로변, 사하구 감천항, 화력발전소 주변, 기장군 정관산업단지 주변, 기장군 명례산업단지 주변, 남구 감만부두다. 부산시는 이들 810.5ha100억원을 들여 미세먼지 흡착과 흡수 기능이 높은 느티나무, 가시나무 등 25만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미세먼지 차단숲은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도시열섬 현상을 완화해준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를 보면, 나무 한그루가 흡수하는 미세먼지는 연간 35.7g으로 에스프레소 한잔 양과 같았다. 또 경유차 1대가 연간 내뿜는 미세먼지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47그루의 나무가 필요해, 부산시가 올해 25만 그루를 심으면 경유차 5319대가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차감하는 효과가 있다. 또 도시숲을 조성하면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25.6%,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평균 40.9%까지 저감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2019년부터 미세먼지 차단숲을 조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75억원을 들여 사상공단, 녹산공단, 금사공단, 화력발전소 등 87.7ha20만그루를 심었다. 부산시는 2025년까지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에 모두 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희귀식물 보고 함안 대평늪, 육지화·오염 몸살

정부 천연기념물 지정 관리, 탐방로 늘어 사람 발길 잦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늪지식물의 보고경남 함안군 대평늪(사진)이 육지화와 쓰레기 투기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25일 지역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1984년 함안군 법수면 대평늪 늪지식물을 천연기념물 제346호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가시연꽃 자라풀 줄풀 붕어마름 노랑어리연꽃 등 이곳에 자라는 희귀 식물이 늪지식물 연구에 중요한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이 자생 식물을 천연기념물로 관리하는 전국 유일의 습지이다. 지정 후 37년이 지난 지금 습지는 서서히 제 기능을 잃고 있다.

 

38160의 습지는 전체적으로 동서로 긴 타원형인데 남동쪽의 육지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송전탑을 중심으로 키 큰 버드나무와 찔레나무 등이 습지 내부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곳에는 물이 공급되지 않아 육지부가 늘어나고 있다. 덱 탐방로와 포장도로가 늘어나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진 점도 논란거리다.

 

습지부 가운데 마을 앞쪽은 10여 년 전 탐방객과 주민을 위한 덱이 설치됐다. 이어 맞은편 산 아래에는 지난해 말 농어촌공사가 길이 920, 3의 황토 포장길을 완공했다. 농어촌공사는 문화재청의 형상변경 승인을 받아 이전의 흙길을 황토 포장길로 바꿨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산과 습지를 연결하는 생태 이동통로가 훼손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딱딱한 황토 포장길은 흙길과 달리 여름철 온도가 올라가면 가마솥처럼 달궈져 지렁이 맹꽁이 등이 폐사할 우려마저 낳는다.

 

늪지 보존을 위해 육지화가 진행되는 곳에 물을 공급하고 정기적으로는 침범한 나무를 제거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덱 아래에는 페트병 농약병을 비롯해 쓰레기가 지천으로 널려 있어 경관을 망친다. 이곳은 낚시가 금지돼 있는데 통발이 발견되기도 한다.

 

한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대평늪은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인데 육지화 등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어 대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함안군 관계자는 황토 포장길은 주민 편의를 위한 지원사업으로 시행됐으며 문화재청과 충분히 협의를 거쳐 이뤄진 것으로 안다. 쓰레기 등은 치워 깨끗한 환경이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신문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가로수 관리 이제 조금씩 달라질까

종로구, 성균관대 입구 플라타너스 베지 않기로

강득구(더불어민주·안양 만안) 의원, 입법 추진

2021-04-23 11:26:16 게재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입니다. 성균관로의 플라타너스 벌목을 막아냈습니다."

종로구가 존치를 결정한 성균관로 플라타너스 가로수. 수목진단 결과 약간의 문제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건강한 상태여서 바람에 넘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이홍우 아보리스트 제공

 

지난 4월 초 종로구 성균관로에 자리한 플라타너스 가로수에 "강풍시 넘어질 우려가 있어 보행로 정비공사시 제거 예정"이란 안내문이 붙었다. 벌목 예정 시기는 410~20일이었다. 종로구청 담당 공무원과 공사업체 담당자와 통화한 결과, 바람이 불 때 넘어질 우려가 있는지 위험성에 대해 조사가 진행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4일 서울환경연합,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 이홍우 아보리스트가 이 플라타너스의 수목 진단을 진행했다. 진단 결과 서울시 가로수가 대부분 그렇듯 두절(머리자르기)과 가지터기(가지터기를 남긴 가지치기), 뿌리 손상이 조금 있었다.

 

다행히 다른 나무에 비해 건강상태가 양호한 편이었고 외관상 치명적인 결함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머리자르기로 인해 일부 썩은 부위는 복원전정이 필요한 정도로 나타났다. 바람에 쓰러질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이런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16일 종로구청에 플라타너스를 존치할 것을 요구했고 19일 종로구청으로부터 "가로수를 존치하겠다" 답변을 받았다. 서울환경연합은 "최근 가로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덕분"이라며 "합당한 이유 없이 베어질 위기에 처한 가로수를 지켜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20일 민주주의 서울 의제 선정단 회의에서도 '가로수 가지치기 문제'에 대해 시민토론 공론장 마련이 결정됐다.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대표 최진우)5월부터 4인의 소그룹을 10~20개 구성해 '가로수 가지치기 관련 제도와 조례 정비' '아파트단지 나무관리 교육 지침 제작' 등을 주제로 정책제안 의견을 만들기로 했다.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22일 강득구(더불어민주당·안양 만안) 의원을 만나 도시 나무의 공동체성을 높이기 위한 법제도 및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받기도 했다. 최진우 대표는 "6월 중 국회에서 관련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전국 초·중학생 대상고등학생 이상 시민도전 대회도 시범운영

환경부와 교육부는 기후변화주간인 이달 26일부터 614일까지 '기후행동 학교대항전(스쿨챌린지시민도전(시민챌린지)' 대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모바일 앱 '기후행동 1.5도씨()'를 통해 참여 가능하다. 이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또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검색해 내려받을 수 있다.

 

지난해 1116일부터 30일간 진행된 학교대항전엔 512개 초등학교와 초등학생(4~6학년) 3400여명이 참가했다. 올해는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대상을 초등학생 전학년과 중학생으로 확대해 운영한다. 고등학생 이상 누구나 참여 가능한 시민도전 대회도 시범 운영한다. 환경부와 교육부는 참여 실적을 평가해 우수학생과 우수학교를 대상으로 상장과 부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학생 부문에선 학교 대항전 기간 중 앱 사용 점수를 획득한 초·중학생이 자동으로 신청된다. 실천일기 평가점수 등을 기초로 상위 30명의 우수 학생에게 환경부 장관상 등을 수여한다. 학교 부문에선 참여 학생별 점수, 전교생 참여율, 전교생 참여인원, 응원점수 등을 기준으로 평가해 우수학교 14개교를 대상으로 환경부·교육부 장관상 등을 수여한다.

올해 신설한 우수 교사 부문에선 우수학교 담당 교사에게 환경부 장관상 등을 수여한다. 시민도전 대회는 기후행동을 적극 실천한 시민을 선정, 우수시민 이름으로 나무를 기부한다.

 

대회 기간 중 앱 사용 점수를 획득한 고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자동 신청된다. 환경부는 기후행동 점수가 높은 상위 100명의 우수 시민 이름으로 생태복구 숲에 나무를 기부하고, 숲에 세워지는 현판에 이름을 각인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진행된 학교대항전 우수학교 부문 대상 시상식은 오는 27일 오전 경기 고양 흥도초등학교에서 열린다. 지난해 대회엔 총 512개 초등학교가 참여했다. 각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흥도초등학교가 대상을 수상했다. 대상을 수상한 학교엔 교육부 장관상과 함께 교실 화분 등의 부상을 수여한다. 가남초등학교 등 총 12개 학교가 우수학교상을 수상했다. 이들 초등학교엔 교육부 장관상,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상과 함께 교실 화분 부상을 수여한다.

 

배연진 환경부 신기후체제대응팀장은 "이번 대항전을 통해 미래세대를 포함한 모든 국민들이 탄소중립과 기후행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Net Korea박영민 기자

 

공공성 훼손하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즉각 철회하라

부산시, 재건축·재개발 절차 완화···재개발 용적률 10% 상향

부산지역 주택보급률 2019년 기준 104.5% ··· 적정 105% 근접

26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단체들이 부산시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예진 기자

 

부산시민단체들이 부산시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을 비판하며 규제완화와용적률 상향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6일 오전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참여연대는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높이 관리 기준 외면, 규제 완화를 통한 공공성 훼손기자회견을 열고 시민기본권 침해하는 난개발 정책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부산시는 재건축·재개발 절차를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건축, 경관, 교통영향평가 위원회를 통합 개최하고 재개발 용적률도 10% 상향 하겠다는 것은 주택공급을 통한 공공성 강화보다 토건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부동산원 통계자료의 부산지역 주택보급률은 2019104.5%으로 주택건설인허가실적, 주택착공실적, 주택준공실적 등을 반영하면 주택보급률이 110%를 넘는다적정 주택보급률은 105% 정도 이므로 부산의 주택공급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규제를 완화하고 용적률을 올리겠다는 것은 시민을 위한 공공 주도의 공공주택 건설이 아니라 소수 토건 자본의 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부산시는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어 규제 완화 명목으로 난개발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지적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안정적인 주택 공급에 대해 규제를 완화하고 용적률을 올려주면서까지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활성하겠다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고싶다고 되물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박 시장이 당선되자마자 부산지역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재건축·재개발 절차와 과정을 간소화 하고 용적률까지 올려주겠다고 발표했다부산지역 주택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하며 발표하더라도 늦지 않았을뿐더러 절차를 간소화하고 용적률을 올려줄 때 발생할 문제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대안을 발표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는 코로나19로 힘든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어야한다""민간 사업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연대는 부산지역 주택문제가 공급문제인지, 배분문제인지, 지역 격차 문제인지를 파악한 후 부동산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부산시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정비 방안으로 건축, 경관, 교통영향평가 통합 심의,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 간소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운영 개선, 사전타당성 검토 심의 정례화, 재개발 용적률 완화, 소규모 재건축 건축물 수 산정 기준 개선, 재개발, 재건축 계획지역 거주민 동의 방법 개선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정예진 기자 ekak2706@leaders.kr

 

멸종위기종 '고리도룡뇽' 씨 말리는 양산 사송신도시 공사 현장

<멸종위기종 2>

경남 양산시 동면 사송신도시 조성 공사장에서 멸종위기종 2급인 고리도룡뇽 성체가 폐사된 모습.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제공

 

경남 양산시 동면 사송신도시 공사 현장에서 멸종위기종 2급인 고리도롱뇽 성체와 유생, 알집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지만 공사로 인해 고리도롱뇽 서식처가 파괴되면서 폐사 위기에 직면했다. 환경단체가 서식지 보전 등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26일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사송신도시 공사현장에서 고리도롱뇽 분포 확인을 위한 조사결과 우수관이나 집수조, 배수로 등 11곳에서 고리도롱뇽 성체와 유생, 알집 등 1000개 이상을 발견했다. 그러나 일부 성체와 유생, 알집 등의 서식처가 파괴되면서 일부 개체는 말라 죽는 등 상당수가 폐사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체·유생·알집 등 무더기 발견

서식처 파괴, 상당수 폐사 위기

긴급 구조·공사중지 요청 외면

환경단체, 낙동강환경청 규탄

 

실제로 공사장 내 한 웅덩이에선 물이 빠지면서 알집이 말라가고, 유생은 고립된 채 폐사 위기에 직면한 것을 확인했다. 또 일부 배수로에서는 물을 강제로 빼내면서 고리도롱뇽 알집이나 유생 등 일부가 말라 죽거나 폐사 위기에 놓여 있었다. 유생 수십 개체가 확인된 한 배수로 웅덩이는 준설돼 서식지가 파괴됐다. 또 다른 배수로 서식처는 주변 공사 현장에서 떨어진 바윗돌이 덮친 것으로 확인됐다.

 

고리도롱뇽은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한국 고유종으로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돼 있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에서 처음으로 발견됐고, 산림지대 계곡이나 습지, 고목 등에서 주로 관찰된다.

 

이와 관련, 김해양산환경연합 등 부산과 경남지역 환경단체들이 긴급 성명을 통해 지난달 30일 기자회견과 20일 낙동강환경유역환경청에 공문을 보내 배수로를 포함한 모든 공사장 내 물길을 보전하고, 고리도롱뇽 발견지점 주변에 공사 중지를 요구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낙동강환경청에 폐사 직전에 놓여 있는 고리도롱뇽 긴급 구조 고리도롱뇽 분포현황 조사와 서식지 보호를 위한 정밀조사 고리도롱뇽 구조활동과 서식지 보호 대책 마련 생태 복원을 위한 공사중단과 민관협의체 구성 고리도롱뇽 폐사에 이르게 한 한국토지주택공사 고발 등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 관계자는 낙동강환경청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는 사이 고리도롱뇽이 폐사하고 있다면서 사송신도시에서 벌어지는 고리도롱뇽 폐사와 서식지 파괴는 전적으로 낙동강환경청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낙동강환경청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사송신도시 공사 현장에서 고리도롱뇽이 발견됐다는 민원을 접수하고 서울대에 고리도롱뇽이 맞는지 의뢰했다사송신도시 조성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에 고리도롱뇽을 포획해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세기말 남극은 잦은 가을 날씨펭귄 우산은 누가 씌워주나

기후변화 통제 실패’ 80년 뒤 모습 예측해보니

2014년 새해 첫날 남극 동부 해안에서 한 탐사대원이 우산을 받쳐든 채 빗속을 걷고 있다. 남극은 본래 매우 건조한 지역이지만, 온난화로 강우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조지아대 제공

 

사막의 2배만큼 메마른 현재보다 연평균 강우량 3.4배 많아져

해수면도 5.2m 상승깃털 방수취약한 새끼 펭귄 건강 위협

 

야외로 통하는 건물의 출입문을 열자 온대지방 사람이라면 좀처럼 보기 힘든 생경한 광경이 눈과 귀로 빨려든다. 겨우 4~5m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센 눈발이 샤워기로 물을 뿌리듯 휘날리고, 바람은 터널에 들어선 스포츠카 엔진소리 같은 굉음을 내며 몰아친다. 몇 해 전, 남극의 한 외국 기지에서 찍어 동영상 공유 인터넷사이트에 올린 블리자드’, 즉 남극에서 부는 강한 눈보라 영상이다.

 

그런데 이런 남극 풍경이 수십년 뒤 크게 변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구온난화가 지금처럼 계속되면 이번 세기말에는 남극에서 지금보다 3.4배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것이다. 눈보라가 치는 전형적인 겨울 날씨보다 우산을 받쳐든 가을 풍경을 더 자주 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눈 대신 내릴 비는 남극 빙하를 더 빨리 녹여 해수면을 높인다. 물은 아무리 차가워도 얼음을 녹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체 방수기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새끼 펭귄들은 체온 저하에 빠지면서 집단 폐사할 수 있다. 한마디로 지금의 남극 풍경과 생태계는 80년 뒤에는 찾아보기 어려울 거라는 뜻이다.

 

세기말 남극 강우량 3.4

프랑스 소르본대 연구진 등은 이달 중순 국제학술지 미국 지구물리학 연구회보를 통해 2100년까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계속해서 현재 수준으로 방출된다면 남극 전체에 걸쳐 평균적으로 지금보다 3.4배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연구진이 기준으로 삼은 온실가스 배출량은 인류가 기후변화 통제에 실패해 세기말 기온이 현재보다 7도 오르는 상황이다.

 

과학계에선 남극을 연평균 강수량이 125이하인 곳을 뜻하는 한랭사막으로 분류한다. 모래는 없지만 매우 건조하다는 뜻이다. 저위도나 중위도에 있는 진짜 사막의 강수량 기준은 연평균 250이하다. 남극이 모래로 뒤덮인 사막보다 두 배 더 메마른 땅인 셈이다.

 

그런데 연구진에 따르면 이런 남극에서도 비가 꽤 내리는 곳이 있긴 하다. 남극 전역 10개 관측소에서 1979~2017년 수집된 결과를 분석했더니 대륙의 북서부 해안인 남극반도에선 연평균 50~93일 비가 왔다. 연구진 예측처럼 세기말에 강우량이 3.4배 많아진다면 이런 곳에선 비가 오지 않는 날보다 오는 날이 더 많아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남극에 서식하는 새끼 아델리 펭귄. 미국 국립과학재단 제공

 

해수면 오르고 펭귄은 동사

남극에서 강우량이 늘면 어떤 일이 생길까. 가장 큰 문제는 빙붕이 손상된다는 점이다.

 

빙붕은 남극 대륙의 빙하와 연결돼 야구모자의 챙처럼 바다 위로 삐죽하게 뻗어 나온 얼음덩어리다. 대륙 빙하가 바다로 흘러드는 일을 막는 담장 역할을 한다. 이런 빙붕이 손상된다면 대륙 빙하가 바다에 더 빨리, 더 많이 투입될 것이고 이는 해수면 상승과 직결된다. 과학계는 녹는 속도가 특히 빠른 남극 서부의 대륙 빙하가 전부 사라진다면 지구 평균 해수면이 5.2m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정도로 해수면이 오르면 세계 인구의 10%에 이르는 약 8억명의 주거지가 물에 잠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남극에서 비가 많이 내리면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새끼 펭귄의 서식조건 악화다. 새끼 펭귄은 깃털의 방수기능이 떨어진다. 비가 자주 내린다면 몸이 축축하게 젖는 일이 일상이 된다는 뜻이다. 찬 바람과 빗물이 만나면서 체온이 떨어져 건강이 악화하거나 목숨을 잃는 새끼 펭귄이 다수 생길 수 있다. 남극에 비가 자주 왔던 2013~2014년 남극 대륙 남동부의 아델리펭귄 서식지에선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 번식에 중요한 지장이 생겼다. 연구를 이끈 에티엔 비뇽 소르본대 연구원은 미국 지구물리학회를 통해 앞으로 비가 내리는 양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폭우가 내리는 일도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기후변화가 남극의 생태계를 망치고 지구 전체에 해수면 상승을 불러오기까지 대응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탄소중립에 원전이 도움이 된다? 당신도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신가요

체르노빌 원전 참사 35주기

탄소중립 선언한 국가들 친원전 목소리 솔솔

환경단체 원전과 재생에너지 양립 불가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 '체르노빌 핵사고 35주년 추모 기자회견'에서 탈핵시민행동 활동가 등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1986426일은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한 날이다. 35년 전 일어난 이 사고로 희생된 사람들의 정확한 숫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방사능에 노출돼 서서히 희생된 이들까지 합치면 수만명이 될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 원전이 태생적으로 지닌 위험은 2011311일 일본 후쿠시마 대지진 당시 원전 참사로도 연결된다. 두 사건의 피해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기후위기에 대항하는 탄소중립 선언을 계기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원전이 미래형 에너지이자 대안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핵분열로 에너지를 만들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저탄소 발전원이 될 수 있고, 재생에너지보다 대규모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원전이 탄소중립(탄소순배출량 ‘0’)을 위한 궁극적 해결 방안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2050년 탄소중립을 한 미국·영국·프랑스·유럽연합 등에서 원전에 대한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22~23일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2035년까지 전력 부문의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발표했다. 그 방안으로 언급한 청정에너지원 중 원자력 발전이 포함됐다. 영국도 지난해 말 원자력 발전 확대와 연구개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도 2025년까지 전체 전력 생산에서 원전 비율을 50%까지 낮추겠다고 했다가 이를 2035년으로 연기했고, 지난 2월에는 원전의 수명을 40년에서 50년으로 늘렸다. 유럽연합도 친환경 발전원인지를 따지는 '녹색산업 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시키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린피스 유럽은 지난달 유럽연합이 친원전진영의 로비를 받아들였다고 비판했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판단을 유보했다.

10년 전 후쿠시마 원전 참사 경험을 공유하는 아시아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중국은 한국 서해안과 마주보고 있는 중국 동쪽에 원전을 집중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일본도 원전은 여전히 필요한 에너지라며 원전을 재가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일본 반핵단체들의 규탄을 받고 있다. 탄소중립 선언은 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의 과제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원전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도 친원전 진영과 기술개발론자들은 탄소중립을 원전이 도약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한국원자력연구원이 주관하고 국회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과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혁신형 SMR(소형모듈원자로) 국회포럼이 출범했다. 정재학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자력은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물론 핵연료 제조·운반 과정 등에서 화석에너지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가 소량 배출될 수 있겠지만 화석연료를 연소시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에 비해 그 양이 미미하기 때문에 탄소중립에 도움이 되는 에너지원으로 볼 수 있다재생에너지가 대규모 전원을 대체해줄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사실 따져볼 것이 많다. 공학·기술자들은 현재의 기술을 개발시켜 실현가능성을 따져봐야 하고 이를 수용하는 것은 결국 사회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단체들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참사, 오염수 방류 등으로 확인한 원전의 불완전성이라는 근본적 문제를 지적할뿐 아니라 대규모 중앙집중형 발전에 최적화된 전력망 송배전 시스템에 의존하는 원전이 있는 한 소규모 분산형 전원 중심의 재생에너지 도입이 막혀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논리로 맞선다. 영국 서섹스대학교·독일 뮌헨 국제경영대학원 연구진은 지난해 12<네이처 에너지>1990~2014년까지 세계은행과 국제에너지기구 자료를 토대로 123개국 상황을 분석한 결과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양립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내용의 논문을 공개했다. 연구진은 대규모 원자력 발전을 하는 국가들의 탄소배출량이 낮다고 볼 수 없었고, 특히 저소득국가에서는 원전이 상대적으로 높은 탄소배출량과 연관성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날 오전 에너지정의행동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후위기를 핑계로 핵발전을 말하지 말라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영경 에너지정의행동 사무국장은 원전 발전량을 지금 당장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주장이 나오는데, 기후위기라는 커다란 위협을 핵 발전이라는 또다른 위협으로 막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고 미봉책에 불가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탈핵시민행동도 서울 광화문에서 체르노빌 핵사고 35주년 추모행사를 열어 체르노빌의 교훈은 안전한 핵 사고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전국에 24기의 원전이 있고 26일 기준 16기가 운영 중이다. 탈원전 정책이 실현된다고 해도 2084년까지는 원전이 운영된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10여 년 전만해도 원전을 가스복합발전으로 대체한 뒤 천천히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주장이 통했다. 그런나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기술력 증가와 경제성을 고려할 때 탄소중립 시기를 맞추려면 지금 당장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1년짜리 시장이 쏘아 올린 부동산 정치

새 서울시장이 취임하자 재건축을 노리는 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10년 만에 복귀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시절 공약대로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이 주도해 재건축·재개발의 활로를 찾겠다는 중앙정부의 방침과는 다른 접근이다. 규제를 풀고 민간사업자들에게 주도권을 넘김으로써 주택시장 가격 조정을 시장에 맡긴다는 원칙은 보수정당의 오랜 기조다. 오 시장이 과거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2006~2011년에 수많은 뉴타운·재개발단지가 지정된 바 있다.

 

하지만 10년 사이에 서울을 둘러싼 환경이 변했다. 현재 오 시장이 시도할 수 있는 정책 수단에도 한계가 있다. ‘서울 부동산 문제는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해결된다기보다는 정치적 의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 언론은 공공성을 중시하는 중앙정부민간을 중시하는 서울시라는 대립 구도로 주택정책의 충돌을 예상한다. 그러나 사실 양측의 부동산정책을 유심히 살펴보면 서울의 고밀화가 필요하다는 패러다임을 공유하고 있다. 여기서 고밀화는 특정 지역 내의 주택공급을 늘리도록 허용한다는 의미다. 마침 2021년은 정부의 주택정책이 공급 중심으로 선회하는 시점이기도 했다. 오 시장의 주택정책 기조와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면밀하게 대조해보면, 다가오는 대선과 지방선거의 전선이 어슴푸레하게 드러난다.

 

서울 집값 끌어올리는 마중물

먼저 전임 박원순 시장의 도시정책을 복기해보자. 박원순 전 시장이 재임한 9(2011~2020) 동안 서울시의 부동산정책은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기존 주택을 허물고 새 주택을 대량 공급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한 아파트 단지를 허물고 새로 지으면 재건축이고, 서로 이웃한 노후주택들을 한데 묶어 신규 주택(주로 아파트 단지)을 건설하면 재개발이다. 이런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여럿 모여서 미니 신도시급으로 조성되는 사업을 뉴타운이라고 부른다. 지금의 야권 세력의 전신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2007년 대선 및 200818대 총선을 성공적으로 경유하며 일종의 뉴타운 붐을 일으켰다. 당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의원·지자체장들이 주도한 각종 뉴타운 사업은 수많은 지역에 재건축·재개발 조합을 양산했다. 그러나 모든 조합이 새 아파트를 짓기만 하면 큰 이익을 봤던 것은 아니다. 재건축·재개발도 일종의 사업이다. 손해를 입고 실패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노후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구조안전진단을 통과한 서울 목동 5단지 아파트의 모습. 시사IN 조남진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위험)는 미분양이다. 지금은 서울 아파트에 미분양이 생긴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지만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서울시내 아파트 미분양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20141월 기준 서울시 미분양 아파트는 2905가구에 달했다.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전체 미분양도 32697가구에 이르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뒤이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원인이었다.

 

이 기간에 사업 추진이 중단된 재개발 단지가 많다. 조합들이 순조롭게 새집을 짓고 일정한 이익을 보려면 부동산 호황이 전망되어야 유리하다. 조합원들이 호황의 혜택을 기대할수록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합의에 적극적으로 호응할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부동산 경기 침체는 조합들을 곤경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결국 사업 추진이 어려운 조합들의 해산을 돕고, 도시 공간을 허물어버리기보다 재생하는 데 역점을 두는 정책이 박원순 시장 재임 초기부터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거치는 동안 서울시의 주택정책은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2010년대 들어 전례 없는 저금리 환경이 이어졌고 시장 유동성은 크게 늘었다. 심지어 박근혜 정부 때의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주도한 초이노믹스(부동산 대출 규제완화)’는 부동산을 경기부양의 도구로 삼았다. 2010년대 중반부터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2017년부터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대출 규제, 다주택자 규제, 보유세 강화, 양도세 중과 등을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재건축과 재개발은 서울 집값을 더욱 끌어올리는 마중물이라는 관점이 사실상 정부 정책의 기본 전제로 굳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안정적인 주거환경 조성에 초점을 두었다. 당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의 핵심 정책인 주택임대사업자제도를 통해 민간 임대사업자를 제도권으로 포섭하려고 시도했다. 투기 수요를 억누르기 위해 부동산 대출을 다시 조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주택임대사업자 제도가 오히려 투기 세력에게 우회로를 만들어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당수 시민들이 안정적인 임대보다 꾸준히 가격이 오르는 자가 자산을 선호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를 가능성이 있는 주택 한 채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이는 서울 고가 주택의 가격을 더욱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2020, 공급 확대라는 시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지난해 봄과 여름쯤에는 여권 일각에서도 서울 내 유휴 부지를 중심으로 한 고밀화 방안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이 무렵 박원순 시장이 사망한다.

 

시장 없는 서울시의 주택정책 기조를 새로 정립한 것은 중앙정부다. 20201229일 취임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공급 확대를 주문한다. 주택은 공급량을 단시간에 늘릴 수 있는 재화가 아니다. 그러나 신규 주택의 공급 계획은 무주택자에게 기대감을 품게 만든다. 주택 공급량이 향후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면, 실수요자들은 주택 구입 시기를 늦추는 쪽으로 선택할 수 있다. 당초 정부는 경기도 고양시 창릉, 남양주시 왕숙, 하남시 교산 등 3기 신도시를 통해 실수요자들의 이런 기대감이 작동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에서 서울 쏠림현상은 더욱 극심해졌다. 올해 들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실망한 시민들이 정치적 경보를 울리면서, ‘시장 없는 서울시의 미래는 고밀화의 길을 가게 된다. 그 결과가 바로 지난 24,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공 주도 3080+’ 정책이다.

 

여기서 공공 주도란 전문성 있는 공공기관이 공동 시행사로 참여해 재개발 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민간에서 추진되는 재개발은 주민 간 합의가 중요하다. 하지만 조합 내 갈등이나 사업성(기대이익)에 대한 견해 차이로 원활한 합의가 어렵다. 주민들 중 일부는 재개발 대신 현 상태 유지를 더 선호할 수도 있다. 영세 상인이나 월세 수입에 만족하는 이들이 대표적이다. 민간에서 이해관계 조정에 시간이 걸리다 보니 아예 공공기관이 나서서 중재를 돕고 월세 수입 의존 고령자, 영세 상인 등을 지원해 최종 합의를 빠르게 이끌어낸다는 것이 공공 주도의 장점이다. 반면 민간 재개발은 이런 공공의 도움 없이 조합을 구성해 합의를 알아서 이끌어내는 식이다. 민간 재개발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공공재개발에 비해 새 주택(아파트)의 형태나 평수, 건설사 선택 등에서 좀 더 자유롭다.

 

크지 않은 서울시장의 권한

이른바 ‘2·4 공급대책으로 불리는 이 계획은 5년 이내에 서울에 32만 가구를, 전국적으로 83만 가구를 공공 주도로 빠르게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1기 신도시(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가 공급되던 당시 전체 물량이 294000가구였다. 이보다 많은 주택을 서울 내에서 5년 이내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주택시장에 물량 쇼크를 주겠다는 의미다. 동시에 서울을 대규모 공사현장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에 가깝다. 주요 사업 대상지는 노후주택 단지, 이른바 빌라촌으로 불리는 역세권 난개발 지역이다.

 

민간에서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공공의 도움 없이 해당 지역 주민들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분담금을 결정하며, 최종적으로 아파트를 지어 올리는 데에는 평균 13년이 소요된다. 이 과정에서 공공이 주민 합의를 적극적으로 돕고, 토지 소유주에게 민간 재개발 사업보다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해 사업 시행 속도를 높인다는 게 공공재개발의 핵심 아이디어다. 여기에는 민간 재개발에 비해 용적률을 높여 공공임대주택을 추가로 짓는 것도 포함된다. 다만 공공부문이 민간사업자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방식이라 민간사업자의 시장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문제가 불거지면서 수행 주체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오세훈 시장은 민간 부문의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에 초점을 맞춘다. 오 시장은 한강변 아파트를 35층까지만 지을 수 있게 하는 규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다. 재개발구역 지정을 완화해 민간 차원에서 재건축·재개발 조합을 활발하게 결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렇게 하면 서울시 차원의 규제완화만으로도 향후 5년 동안 185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오 시장의 주장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법령에서 허용하고 있는 주거지역 용적률을 30%까지 낮게 설정했는데, 이를 허용 가능한 최대치까지 끌어올려 법적으로 허용된 최대치 공급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재건축·재개발 조합 입장에서는 공공이 인센티브도 더 많이 주고, 용적률도 확 풀어준다고 하는데 아예 사업을 공공에 맡겨볼까라고 생각하거나 서울시가 노후 주거지 정비구역 지정을 빠르게 처리해준다고 하는데, 괜히 이익을 공공과 나누지 말고 우리끼리 민간사업자를 통해 추진해볼까라고 고민하게 된다. 언뜻 보기에는 공공성을 중시하는 정부민간 이익 극대화를 외치는 서울시중 양자택일하는 문제인 것 같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건축이냐 재개발이냐에 따라 정책의 유인책이 다르다. 그런데 재건축·재개발 문제에서 서울시장의 권한은 그리 크지 않다.

 

오 시장은 재개발보다는 노후 아파트 재건축을 먼저 활성화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오 시장이 직권으로 개별 아파트에 부과할 수 있는 인센티브의 규모가 크지 않은 셈이다. 아파트 재건축에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안전진단이 중요하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란 재건축을 통해 상당한 이익이 나올 경우, 이 중 일부를 국가가 환수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분담금을 과징하는 제도다. 주택가격 상승분을 초과하는 이익 부분에서 최대 50%까지 걷는다. 실현되지 않은 이익을 미리 걷는 방식이라 재건축을 통해 최대한 많은 이익을 얻고 싶은 조합들이 반발하는 규제다. 법률로 규정된 이 제도를 서울시장 혼자서 개편할 수는 없다. 또한 재건축 여부가 결정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인 안전진단 역시 국토교통부 소관이다.

 

반면 정부는 재건축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208월 정부는 공공재건축제도를 발표하면서 공공이 개별 노후 아파트 재건축을 주도하되 종 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높이는 유인책을 주겠다고 밝혔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한국에서 은 각종 용도에 맞게 용도지역을 구분해 각종 규제가 적용된다. 도시 주거지역은 크게 네 단계(1·2·3·준주거)로 나뉘는데, 단계가 높아질수록 법이 허용하는 용적률이 달라진다. 가령 1종 일반주거지역은 최대 용적률이 200%인 반면, 준주거지역은 500%까지 높여서 지을 수 있다. 정부가 공공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재건축을 선택할 경우, 2종은 3종으로, 3종은 준주거로 올려주어(‘종 상향해서) 용적률을 늘려주겠다. 대신 추가로 짓는 가구 일부를 임대주택으로 만들라고 유도하는 셈이다.

 

고가 아파트 단지들은 공공재건축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 재건축 이익의 상당 부분을 공공이 가져가고, 임대가구가 섞이는 것이 아파트의 상품성을 낮춘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47일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 5곳을 발표했지만 각각 213~511가구인 소규모 단지에 불과했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처럼 유명 대규모 단지나 강남 지역 고가 아파트 단지는 공공재건축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 유명 재건축 후보 단지는 사업성과를 극대화하는 그들만의 민간 재건축을 요구하고 있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규제완화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표심에서 드러났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은 대치2동 제2투표구(은마아파트)에서 득표율 79.4%, 압구정동 제1투표구(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득표율 93.8%를 기록했다.

 

이들 지역의 기대감은 호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1977년에 지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는 3.3()1억원이 넘는 단지가 등장하기도 했다. 네이버 부동산 정보에 따르면, 지난 240억원에 거래되던 압구정동 현대 4차아파트(전용면적 117)의 경우에 최근 호가가 45억원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들썩이는 부동산 가격은 오세훈 시장에게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에 대한 심판론을 오 시장 당선의 배경으로 꼽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오 시장의 당선 이후 강남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이 전개될 경우 내년 선거에서 야권에 불리하게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도 후보 시절 시장 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겠다라고 말했지만, 413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1주일 내 시동 걸겠다는 말은 제 의지의 표현이었다. 일부 지역에서 거래가 과열되는 현상도 나타나서 신속하지만 신중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재건축 이슈와 달리 재개발 사업은 정부 주도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제도 발표 두 달 만에 서울시내 283개 지역에서 사업신청서를 제출한 공공재개발 사업은 414일까지 총 36개 지역이 선도사업 후보지로 지정되었다(그림 참조). 이들 후보지는 서울 도봉·영등포·은평·강북구에 몰려 있는데, 목표대로 공공재개발이 이뤄질 경우 이들 지역에만 총 38000여 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국토교통부가 매달 신규 지정 구역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에 전체 공급 가구수는 늘어날 전망이다(32만 가구 목표).

정부는 공공재개발, 서울시는 민간 재건축

공공재개발이 노후 주거지를 중심으로 지정되면서 오세훈 시장의 재건축 활성화 계획과는 지역적인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재건축 이슈는 주로 사업성이 좋은 강남, 서초, 송파(잠실), 양천(목동), 영등포(여의도) 등지에서 발생한다. 반면 공공재개발은 저밀도 지역을 새로 갈아엎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가시적인 물량 효과는 일부 단지의 재건축보다 재개발 지역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부의 대규모 공공재개발 사업과 동시에 오 시장의 규제완화에 따른 고가 아파트 재건축도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 서울이라는 도시는 민간 재건축과 공공재개발이 혼재된 대규모 공사현장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서로 주목하는 분야(공공재개발과 민간 재건축)는 다르지만, 모두 서울이라는 도시를 아파트 중심으로 고밀화하려 시도한다는 점은 같다. 도시 고밀화는 주택 공급을 빠르게, 그리고 많이 이뤄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동시에 피할 수 없는 대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혁신·선도 기업 대부분이 지식노동·정보노동 중심으로 변했고, 자연스럽게 많은 기업이 지방 생산기지 대신 수도권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런 산업생태계의 변화로 인해 서울에 거주하려는 이들도 늘고 있다. 서울이 오래된 도시를 빠르게 교체해 나갈수록, 전임 박원순 시장이 중시하던 도시재생의 흔적은 차츰 지워지게 될 터이다. 중앙정부나 오세훈 시장 모두 2010년대와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서울시를 바라보고 있다.

다만 정부와 지자체(서울시)가 엇박자를 낼 경우, 양 정책이 모두 꽉 막히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후인 48, ‘주택 공급은 행정절차상 중앙정부나 광역지방자치단체, 기초지자체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상호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2·4 주택공급 대책(공공재개발)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말이었지만, 오 시장이 주장하는 민간 중심 재건축·재개발을 견제하는 발언으로도 해석되었다. 결국 중앙정부와 지자체(서울시)의 협력이 유기적이지 않을 경우, 어떤 정책도 속도감 있게 전개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럴 경우 중앙정부와 야당 시장의 공방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뒤따를 여지가 생긴다. 오세훈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완화와 문재인 정부의 공공재개발 모두 내년 선거 전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정부도, 오세훈 시장도 모두 각자의 주택정책 시행 기간을 5년으로 상정하고 있다. 정권을 재창출해야, 시장에 재선되어야 실현시킬 수 있는 정책이다.

 

여야 모두 미완성 상태인 상대방의 정책을 비판하며 네거티브 선거전을 펼치는 것도 가능하다. 결국 내년 선거도 부동산 선거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만약 올해에도 서울시 부동산의 가격이 오를 경우, 그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는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 서울의 부동산 문제는 앞으로 1년 내내 이해득실을 따져야 하는 정치적 문제가 되고 말았다./ 시사IN 김동인 기자

 

 

 

4억 투입 높이 관리 기준내부 검토용 전락

부산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해안가 난개발 등을 막기 위해 '건축물 높이 관리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1년 반 동안 4억 원이 투입됐는데요. 그런데 KBS 취재 결과 부산시가 이 기준을 내부 검토용으로 활용하기로 해 사실상 난개발을 막는 데는 '무용지물'이 될 처지입니다.

 

[리포트]해안가마다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고층 건물들. 조망권을 해치는 데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사유화한다는 비난이 거셉니다.

 

이를 막기 위해 부산시가 전국 최초로 '건축물 높이관리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부산항전망대 등 8곳에 조망점을 지정해 기준을 넘어 조망을 해치는 건축물을 짓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이 기준을 만드는데 기간만 1년 반, 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부터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이 기준으로 건축물 허가를 심의해야 합니다.

 

그런데 부산시는 돌연, 해당 기준을 위원회 상정 전, 내부 검토 때 쓰기로 했습니다.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 등에서 심의에 대한 독립성 침해 우려가 제기돼 내부검토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높이 기준은 강제성이 없어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애초 이럴 거면 왜 예산까지 투입해 기준을 만들었느냐는 비난이 쏟아집니다.

[권태정/동아대 도시계획공학과 교수 : "좋은 말로 하면 독립성이지만 나쁜 말로 하면 작위적인 기준이 되는 거거든요. 저희가 제시한 전해드린 기준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되는 바입니다."]

부산시가 총괄건축가를 영입하는 등 도시 개발에 '공공성'을 강화한 기존 정책과도 방향성이 다릅니다. 특히 박형준 시장이 재개발, 재건축 기간 단축 등 규제 완화에 중점을 둔 건축 정책이 추진된다면 그동안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계획들이 좌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일규/부산경남미래정책 사무처장 : "건축의 공공성을 위한 여러 정책과 기조를 시장이 바뀌었다고 폐기 수순 밟는 것은 부산시 차원의 건축 정책이 무의미해지는 것으로 시의회가 감시·견제해야 합니다."]

부산시 고위 간부들이 잇따라 '재산권 침해' '독재'라는 발언까지 일삼은 건축물 높이 관리 기준. 난개발을 막기 위한 정책이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부산KBS 김영록 기자

 

후쿠시마 오염수아닌 처리수라는 한국원자력학회

26일 입장자료서 일본 정부 따라 처리수표현

방출해도 국내 방사선영향 무시할 수준주장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설치돼 있는 오염수 저장탱크들. 일본은 이 속에 저장돼 있는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한국원자력학회가 일본이 바다로 방출하려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처리수로 규정하고 정부에 방사능 위험을 과장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원자력학회가 오염수를 처리수로 표현한 것은 일본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어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산업계와 시민사회에서도 오염수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주요 해외 언론도 마찬가지다. 삼중수소를 포함한 방사성 물질이 제거되지 않은 채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학회는 원자력공학 전공자 등 5천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학술단체로 하재주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26일 오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방류에 대한 원자력학회의 입장자료를 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에 따른 방사선 영향이 매우 보수적인 가정하에서도 미미한 것으로 평가됐다는 내용이다.

 

이 단체는 학회의 평가 결과, 일본이 재정화하지 않고 현재 저장상태 그대로 전량을 1년 동안 바다로 방류해도 우리 국민이 받는 방사선 피폭선량은 3.5×10-9mSv/yr로 예측됐다. 이는 일반인에 대한 선량한도인 1mSv/yr의 약 3억분의 1로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런 평가 결과를 근거로 정부에 방사능 위험을 과장하여 탈원전 정책의 정당화 구실로 삼지 말고, 정치적·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과학적 사실을 토대로 실용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학회는 또 정치적 목적으로 조장된 방사능 공포가 우리 수산업계와 자영업자의 피해를 가중하는 자해행위가 될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가 정치적 목적으로 조장된 것이란 주장을 편 것이다. 학회는 과거 광우병과 조류 독감 사태를 과학적 사실을 외면한 정치적 선동의 사례로 들었을 뿐 오염수에 대한 우려가 정치적으로 조장된 것임을 보여주는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원자력학회는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로 인해 주변국 국민이 받게 될 심리적 고통과 물리적 피해에 대해 깊이 사과하고 주변국을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

 

서울까지 온 포식자 담비, 도시와 공존 청신호

전국 62%서 서식 확인대구, 울산, 대전, 남양주, 포천 등서 목격 잇따라

무리 지어 고라니·멧돼지도 잡는 최상위 포식자사람 직접 영향 없을 듯

백두대간의 깊은 숲 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담비가 대도시에 심심찮게 출몰하고 있다. 생태계의 건강을 상징하는 이 포식자와 도시는 공존할 준비가 돼 있을까.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담비가 서울 등 대도시에서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담비는 호랑이 표범 늑대 같은 맹수가 사라진 남한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 노릇을 하는 동물로 대도시에서 이들과 공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에서 담비가 처음 목격된 것은 23일로 서울여대 기숙사 뒤 불암산 자락에서 이 학교 재학생이 촬영한 영상을 본 전문가가 담비로 확인했다. 영상을 확인한 우동걸 국립생태원 박사는 지금이 새끼가 어미로부터 떨어져 나와 분산하는 시기여서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나선 개체 같다이 담비가 단지 이동 중에 목격된 것인지 자리를 잡았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담비가 애초 서식지인 포천 국립수목원에서 수락산을 거쳐 불암산으로 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불암산 자락의 민가에서 목격된 담비(원 안). 포천 국립수목원에서 수락산을 거쳐 이동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김주영, 연합뉴스

 

1990년대까지 지리산 등 백두대간과 비무장지대의 깊은 산 속에서만 발견되던 담비가 서식지를 넓히더니 최근엔 대도시와 인근에서도 종종 눈에 띈다. 14일에는 대구 강정고령보 인근 낙동강 변에서 산책하던 시민이 목격했고 지난해엔 경북 구미와 울산 울주에서 대낮에 무리 지어 활동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201912월에는 서울 근교인 경기도 남양주시 예봉산 자락에서 감을 따 먹던 담비가 발견된 것을 비롯해 대전 중구 보문산, 경기도 포천시 영중면 금주리 등에서 목격이 이어졌다.

 

인구밀도 높아도 서식 가능

담비는 건강한 산림생태계를 가리키는 지표동물이다. 치악산국립공원 사무소 제공

 

이처럼 담비의 서식지가 확대된 원인은 뭘까. 전문가들은 담비가 건강한 산림생태계의 지표동물이어서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개체군이 안정되자 분포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정확한 원인은 모른다. 과거 어떻게 분포했는지 제대로 조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담비의 전국조사가 처음 이뤄진 것은 2019년 국립생물자원관의 야생동물 실태조사였다.

당시 조사 총괄책임자였던 조영석 대구대 생물교육과 교수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담비가 대도시로 진출했다기보다는 담비가 도시로 들어오는 것을 막던 제약요인인 인간에 의한 직접적인 교란과 간섭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담비는 조심스러운 동물이지만 사람과 직접 맞닥뜨리지 않을 공간이 주어진다면 도심에서 사람과 공존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적인 담비 현장조사에서 울창한 산림지역은 물론이고 도심 곳곳에서 서식을 확인했다. 부산 금정산 일대, 무등산 국립공원과 맞닿은 광주와 나주의 승천보 일대, 대구의 팔공산과 비슬산 주변, 수도권 남쪽의 남한산성과 북쪽 포천과 동두천이 그런 곳이다.

담비 분포도. 짙은 회색 격자와 검은 원은 서식이 확인된 곳이다. 국립생물자원관 2019 야생동물 실태조사 보고서

 

전국을 가로 세로 101027개 격자로 나눠 조사한 결과 62%632개 격자에서 배설물을 확인하거나 무인촬영에 성공했다. 조 교수 등은 과학저널 포유류 연구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이 조사결과를 분석하면서 담비는 인구밀도가 높은 곳에서도 살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다 큰 고라니 새끼 멧돼지 협동 사냥

담비는 족제비과의 중형 포식자로서 잡식동물이다. 먹이의 절반은 동물이고 식물은 주로 다래, 버찌, 머루, 감 같은 달콤한 열매이다.

 

담비는 대형 포식자가 사라진 생태계의 빈자리를 차지해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한다. 청설모와 쥐가 주식이지만 다 자란 고라니와 어린 멧돼지도 식단에 오른다.

사냥한 고라니 성체를 먹고 있는 담비 가족.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먹이는 청설모로 20%를 차지했지만 노루나 고라니가 16% 멧돼지·비단털들쥐·하늘다람쥐가 13%로 뒤를 이었다. 큰 수컷 담비는 3정도이지만 무게 10인 성체 고라니까지 사냥하는 것으로 밝혀졌다(호랑이없는 산골짝의 왕, 여우 아니라 자그마한).

조 교수는 담비는 사회성이 있어 집단으로 사냥하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 생태계에서 거의 최상위 포식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담비가 사람을 극단적으로 피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직접 영향을 끼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담비는 중형 포식자이지만 협동 사냥을 하고 성격이 사나워 예부터 호랑이 잡는 담비로 알려졌다. 담비 무리가 사향노루를 사냥하는 그림. 코마로프,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담비가 지나치게 불어난 고라니와 멧돼지 수를 억제할 가능성은 없을까. 국립환경과학원은 3마리로 이뤄진 담비 무리가 연간 고라니 성체나 멧돼지 새끼 9마리를 사냥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조 교수는 고라니와 멧돼지를 잡아먹을 가능성은 있어도 직접적인 개체수 조절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포식자의 존재 자체가 먹이가 되는 동물에게 공포를 일으켜 서식지가 위축되는 효과가 있어 결과적으로 개체수가 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또 담비는 꿀을 좋아해 반달가슴곰처럼 양봉 농가와 마찰을 빚을 수 있지만 말벌을 많이 잡아먹어 늘어나는 말벌 피해를 줄일 가능성도 있다.

 

수달도 도시 진출

담비의 도심 진출과 관련해 흥미를 끄는 것은 같은 족제비과 포식자인 수달도 도시로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울만 해도 광진교를 비롯해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 양재천, 탄천, 성내천 등 한강과 지천 여러 곳에서 수달이 확인됐다. 울산 태화강에서는 수달과 담비가 모두 발견됐다.

2017년 서울 한강 도심구간에서 무인카메라에 촬영된 수달. 새끼 2마리를 포함해 4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강유역환경청 제공

 

국립생물자원관의 2017년 조사에서는 전국을 포괄하는 사방 10길이의 격자 1105개 가운데 84.5%934개 격자에서 수달의 서식이 확인됐다. 2011년 조사 때보다 수달이 사는 격자가 254개 늘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서울 부산 등 대도시가 수달 증가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산에선 신항 건설이 끝난 뒤 수달 개체수가 회복됐다. 직접적인 인위적 교란만 없으면 도시 환경 자체가 이들 포식자의 서식에 큰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도시의 삶에는 자동차 도로라는 복병이 도사린다. 우동걸 박사는 담비는 행동권이 넓어 도시에서 살려면 어차피 도로를 건너야 한다로드킬이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용 논문: Mammal Research, DOI: 10.1007/s13364-021-00567-6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한정애 장관님 실망스럽습니다'

[현장] 다가오는 SK·애경 2심 재판, 사참위와 진실공방 속 시험대에 오른 환경부

27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SK서린빌딩 앞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김태종씨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들은 참사의 책임인정에 소극적인 가해기업인 SK그룹을 비판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과, 시민사회 단체의 연대체인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가 함께했다.강홍구

 

"저희는 운이 나빠서 피해자가 되었지만,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국민 누구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우리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통해서야, 생활화학제품 관리가 엉터리로 이뤄지고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국가가 국민들을 지키지 못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합니다. 그런데 일본에서 온 미승인 가습기제품들이 여전히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실이, 이 또한 가해기업인 SK를 모기업으로 하는 업체에서 판매된다는 것이 개탄스럽습니다."

 

27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SK서린빌딩 앞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김태종씨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들은 참사의 책임인정에 소극적인 가해기업인 SK그룹을 비판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과 시민사회 단체의 연대체인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가 함께했다.

 

이들은 이어서 정부 서울청사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주무부처인 환경부 또한 성토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들은 환경부가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참위와 갈등 키운 환경부

27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김태종씨가 종로구 SK서린빌딩 앞에서 SK그룹과 환경부를 비판하고 있다강홍구

또한 인사청문회 당시 참사해결의 적극적인 대응을 약속했던, 한정애 장관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표시했다. 지난 연말 환경부가 사참위 연장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고, 여야의 계산이 맞물리며 참사의 진상규명 기능이 없어지는 결과를 만든 여파이다. 하지만 한 장관이, 이를 반전시킬 만한 새로운 성과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환경부는 2021년 연초부터, 사참위와 갈등을 키워왔다. 자료제출 문제 협조 등으로 시작된 문제는 기관간의 진실공방으로 이어졌고, 합리적으로 조율되지 못했다. 오히려 사참위의 조사권한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더욱 커져버리고 말았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의 시행령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환경부는 사참위의 조사권 행사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사참위가 참사의 원인규명 업무를 더 이상 할 수 없으므로, 피해구제 및 제도 개선에 대한 진상규명에 대한 조사도 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사참위는 환경부가 제시한 고발 및 수사요청, 감사요구 등은 조사활동이 아닌 결과의 처리방법에 해당하므로 지난 법개정과는 관계없는 내용이며, 범죄나 비리혐의 인지시 감사요구를 하는건 일반적인 의무사항임을 감안할 때 무리한 요구라고 비판했다.

 

"노형욱 국토부장관 후보자 우려스럽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들은 노형욱 규토교통부장관 후보자 임명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노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당시 기획재정부 사회예산 심의관으로 재직하며, 피해구제특별법의 입법을 반대한 바 있다. 이로인해 2017년 피해구제 특별법이 제정되기까지, 피해구제가 3년이나 늦어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당시 기획재정부의 주된 근거는 전례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20135월 진행되었던 입법정책협의회 당시 기재부는 서면 의견서를 제출했다. 제조물책임법에 대한 예외를 만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또한 가습기살균제 제품사용과 폐손상에 대한 인과관계가 부족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인과성은 이미 보건복지부가 20122월에 공식 확인한 바 있다.

 

노형욱 후보자는 2019년 사참위가 연 청문회에 출석해, "(당시 답변은) 최종결정이 나오기 이전에, 진행중이던 정부의 논의사항을 말씀드린 것"이었다고 답변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이런 문제있는 인사가 문재인 정부 초기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데 이어,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역대정부 임기 막바지마다 벌어지던 관료들의 잔치상이, 이번에도 재현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피해를 입은 제 아이들에게 잘못이 있다면 제 아이로 태어난 것이고, 이 나라에 나약한 국민인게 죄인겁니다. 저는 제 아이들에 대한 가해자가 된겁니다. 그런데 진짜 범인은 여전히 숨어만 있습니다. 더 이상 기다리게 하지 말아주세요. 하루하루 더 많이 아프고, 더 많이 괴롭고 분노합니다."

27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SK서린빌딩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과, 시민사회 단체의 연대체인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이어서 정부 서울청사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이어갔다.강홍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김선미씨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항소심 일정이 채 한달도 남지않는 상황이기에, 피해자들은 현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했다. SK와 애경을 비롯해 CMIT/MIT원료를 사용한 가해기업들의 항소심 일정은 518일에 재개될 예정이다.

 

피해자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해결에 앞장서야 할 환경부가 사참위 활동을 무력화해서는 안되며, 가해기업들의 책임이행을 앞당기도록 더욱 힘써야한다고 주문했다.

 

환경산업기술원이 운영하는 피해구제 포털에 따르면, 416일 기준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신청자는 7419명이고 이 중 1653명이 사망했다. 정부의 지원대상자는 4170명이다. 강홍구(rmsp)/ 오마이뉴스

 

금정산 자연생태계 양호국립공원 지정 한 걸음 더

국립공원공단 등 현지 조사

금정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할지를 판단하기 위한 생태조사가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진행됐다. 금정산 장군습지(왼쪽)와 금샘. 부산일보DB

 

국립공원화가 추진되고 있는 금정산에서 자연 생태적 가치가 거듭 확인되면서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에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관련 현지 조사를 벌였다26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국립공원공단 관계자, 환경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는 국립공원 지정 타당성 조사용역의 일환으로 금정산 장군습지, 쇠미산, 백양산, 낙동강 하구 등 국립공원 지정이 고려되고 있는 구역의 생태 환경을 점검하기 위해 시행됐다. 환경부는 지난해 3월부터 오는 7월까지 금정산 일대를 대상으로 국립공원 지정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멸종위기종 고리도롱뇽 서식

장군 습지 보존 필요성 인정

문화 이어 자연경관도 호평

농경지 제외 등 경계안 수정에

양산 동면 주민들 긍정적 반응

이번 현지 조사에서는 금정산 일대의 자연 생태 환경이 보존 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 환경전문가 등은 경남 양산 호포새동네~희망공원에 이르는 금정산 일대의 자연 생태계와 문화경관 등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또 멸종위기종 2급 생물인 고리도룡뇽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장군습지에 대해서도 자연생태계 보존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국립공원 지정 타당성 조사용역의 평가항목에는 자연생태계 자연경관 문화경관 지형보존 위치 및 이용편의가 포함되어 있다.

 

현지조사와 함께 이뤄진 지역주민 면담에서는 그동안 국립공원 지정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던 금정산 인근 일부 주민들도 찬성하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경남 양산 동면 주민들은 오랫동안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여왔던 사유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이중규제와 같은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국립공원 지정을 반대해왔다. 이에 부산시와 국립공원공단 측은 주민들과 협의를 거듭해 주거지 인근 지역을 최소화하고 농경지 등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공원경계안을 수정해왔다. 최초 200로 시작된 국립공원 검토면적은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 보호가 꼭 필요한 지역인 면적 101수준으로 추진되고 있다. 시의 제안을 들은 양산 동면 주민 일부는 부산시의 공원경계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립공원공단 문창규 차장은 모든 주민과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 공단 측이 제시하고 있는 공원경계안 등에 면담에 참여한 일부 주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했다“5월 이후부터 마을을 찾아다니며 설명회를 갖고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번 현지조사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국립공원 지정을 반대하고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화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산림생태과 관계자는 국립공원 지정에 있어 인근 주민의 의견도 중요한 요소라며 주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할 기회를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인공림 딱정벌레 종 자연림의 3분의 1 ‘생태 기능 상실

유기물 분해자와 해충 포식자 격감숲은 탄소 흡수 기계 아닌 생태계 기반

알려진 지구 생물종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딱정벌레는 유기물을 분해하고 해충을 잡아먹는 등 숲에서 핵심 기능을 한다. 자연림이 인공림으로 바뀌면 딱정벌레의 종 다양성과 조성 개체수가 모두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기후변화를 막는 자연적 해법으로 대규모 조림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렇게 조성된 산림이 과연 자연림이 하던 생태적 기능을 할 것인지에는 논란이 많다(탄소중립 위해 숲 베어낸다고? ‘늙은나무는 죄 없다). 산림생태계의 핵심 생물인 딱정벌레가 인공림에서는 자연림보다 종수는 3분의 1 개체수는 절반에 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오르그 알베르트 독일 통합 생물다양성 연구센터(iDiv) 연구원 등은 세계 전역에서 수행된 조림과 자연림의 딱정벌레 다양성 관련 연구 83건을 분석한 결과 인공림은 자연림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과학저널 산림 생태와 관리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밝혔다.

 

딱정벌레를 분석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숲에서 식물과 동물을 분해해 식물로 돌려주는 생태계의 핵심 구실을 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딱정벌레는 세계에 40만 종이 알려졌으며 지구 생물종의 25%를 차지한다.

연구자들은 조림한 숲과 오래된 숲에서 딱정벌레 다양성이 큰 차이를 나타내는 사실을 확인했다. 평균적으로 조림의 딱정벌레 종 수는 자연림의 33% 수준이었고 개체수는 47%에 그쳤다.

자연림과 인공림은 딱정벌레의 종 조성면에서도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더듬이가 독특하게 생긴 딱정벌레.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무엇보다 연구자들은 인공림과 자연림에서 딱정벌레 군집의 조성이 현저하게 다르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새로 나무를 심은 숲에서는 오래된 숲에 견줘 죽은 나뭇가지 등을 먹는 딱정벌레 종류가 눈에 띄게 적었다.

인공림에는 다른 곤충을 잡아먹는 포식 딱정벌레도 훨씬 적었다. 연구에 참여한 스티픈 캄바흐는 이는 오래된 숲에서는 인공림에서보다 해충 피해를 덜 볼 수 있음을 가리킨다고 이 연구소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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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와 아열대 지역에서는 인공림과 자연림 사이에 딱정벌레 종 다양성과 개체수, 종 조성의 차이가 더욱 두드러졌다. 자연림과 종 다양성과 개체수가 비슷한 인공림에서도 종 조성은 40%나 차이가 났다. 연구자들은 열대 자연림을 조림으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인공림보다는 나이 든 숲을 그대로 두는 편이 낫고, 인공림이라도 다양한 수종과 자생종으로 심는 쪽이 낫다. 침엽수 단일 조림지 모습.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연구에 참여한 실비아 칼레고스 독일 마틴 루터대 박사는 조림을 하더라도 단순림보다는 여러 종을 심고 외래종보다는 토종을 심는 편이 낫다고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비록 조림이 숲에 적응한 종에게 중요한 서식지를 제공하지만 그곳에 살 수 있는 종은 덜 다양하고 전혀 다른 종들로 이뤄진 집단을 이룬다오래된 숲을 생물다양성의 피난처로 보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숲의 탄소는 나무줄기에만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토양에 들어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뤄진 복잡한 숲의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탄소 저장에 유리하다. 영국 산림연구기관 제공.

 

한편, 보니 워링 유타대 교수 등은 최근 과학저널 산림과 지구변화 최전선에 실린 관점 논문에서 조림과 자연림의 탄소제거 효과를 비교하면서 자연림은 복잡한 입목 구조와 지하와 숲 바닥에 탄소를 축적하기 때문에 조림보다 훨씬 많은 탄소를 저장한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성숙한 숲은 이 밖에도 다양한 생태적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보전이 필요하다정책결정자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탄소제거 기능을 갖춘 나이 든 숲의 파괴를 촉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워링 교수는 최근 미국 온라인 매체 대화(Conversation)’에 기고한 글에서 지구 구석구석에 조림한다 해도 사람이 10년 동안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량밖에 상쇄하지 못한다그 후에는 숲의 흡수량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숲은 탄소를 흡수하는 기계가 아니라 생태계의 기반이라며 인위적 배출량을 줄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승객 한 명이 호주 멜버른에서 뉴욕까지 여객기로 왕복할 때 배출하는 탄소가 1600인데 이는 지름 50인 참나무 한 그루에 들어있는 탄소 750의 곱절에 해당한다”(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인천에서 뉴욕까지 2명이 왕복하면 아름드리 참나무 3그루에 든 탄소가 방출된다).

인용 논문: Forest Ecology and Management, DOI: 10.1016/j.foreco.2021.119201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열파 5일 노출 딱정벌레, 정자 75% 감소

기후변화 위협 실험으로 증명후대까지 영향 나타나

도시 대기오염도 곤충 생장 억제, 식물 방어물질 증가

세계적인 저장 곡물 해충인 거짓쌀도둑거저리의 짝짓기 모습. 열파에 노출된 수컷과 그 자손의 번식력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매튜 게이지, 이스트 앵글리아대 제공.

 

기후변화로 폭염 사태가 세계적으로 잦아지면서 생태계 파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생물 다양성이 낮아지고 생물량이 줄어드는지는 거의 밝혀져 있지 않다. 딱정벌레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한 가지 유력한 원인이 밝혀졌다. 열파에 노출된 수컷의 정자 수와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며, 잇따라 노출되면 번식능력이 사실상 사라진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매튜 게이지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대 교수 등 연구진은 세계적인 저장 곡물 해충인 거짓쌀도둑거저리를 폭염에 노출하는 실험을 통해 생식 행동과 정자 기능, 자식의 번식능력 등을 알아본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밝혔다.

딱정벌레의 일종인 거짓쌀도둑거저리.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따뜻한 것을 좋아하는 이 딱정벌레는 35도가 적정 온도인데, 연구자들은 그보다 5, 7도 높은 상태에서 5일 동안 지내게 하면서 조사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폭염(열파)“5일 연속 최고기온이 평년값보다 5도 이상 초과하는 경우로 정의한다.

열파 속에서도 딱정벌레의 짝짓기 행동 빈도는 별로 줄지 않았다. 그러나 짝짓기는 번식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열파에 노출된 곤충과 짝짓기한 암컷이 낳은 알은 3분의 1이 줄었다. 게다가 그 가운데 40%만 부화했다.

 

연구자들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위해 정자의 기능을 조사했다. 그랬더니 폭염에 시달린 수컷의 정자는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음이 분명했다. 적정 온도보다 7도 높은 42도를 겪은 수컷의 정자 수는 그렇지 않은 곤충보다 75%나 줄어들었다. 게다가 정자에는 손상된 정자 세포로 이뤄진 찌꺼기가 잔뜩 들러붙어 있었다. 살아있는 정자는 전체의 3분의 1에 그쳤다. 당연히 정자의 이동능력도 떨어져 암컷의 정자 저장소까지 이동한 정자는 3분의 2가 줄었다.

 

주 저자인 크리스 세일스 이 대학 연구원은 무엇보다 걱정되는 실험 결과는 열파가 후손에 끼치는 영향과 잇달아 열파에 노출된 수컷의 영향이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그는 “10일 간격으로 열파를 맞은 수컷의 번식 성공률은 1% 이내로 사실상 생식능력을 잃었다자연계에서 폭염 사태가 흔히 여러 번 벌어지는데 수컷의 생식능력이 이에 적응하지도 회복하지도 못한다면 집단의 존속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열파를 겪은 수컷의 자손은 비교 집단에 견줘 수명은 20%, 번식력은 25% 낮았다. 연구자들은 그 원인을 열파로 인해 정자의 디엔에이(DNA)가 조각나거나 돌연변이를 일으켰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풍뎅이과의 꽃무지. 딱정벌레는 지구에서 밝혀진 전체 생물종 가운데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다양하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영향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세일스는 딱정벌레는 지구의 알려진 생물 종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는 기후변화에 생물 종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미 기존 연구에서 열 충격이 온혈동물 수컷의 생식능력을 손상하고 포유류에 불임을 초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수컷 생쥐를 32도에 24시간 노출하면 생식능력이 75%까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처럼 포유류 수컷의 생식능력은 열에 민감해 포유류는 고환을 체온보다 28도 낮게 유지하도록 몸에서 떨어진 곳에 보관하는 등 적응해 왔다.

대표적인 도시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를 흡수한 나뭇잎은 더 많은 독성물질을 만들어 내고, 이를 먹은 애벌레는 성장이 느려지는 피해를 본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한편, 도시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열파에 더해 대기오염이 곤충을 위협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튜어트 캠벨 영국 셰필드대 생물학자 등은 대도시에 고농도로 나타나는 이산화질소가 식물과 곤충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실험한 결과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최근호에서 밝혔다. 이산화질소를 흡수한 식물은 스트레스에 방어하기 위해 잎에서 질소가 많이 든 독성물질을 분비하는데, 이를 먹은 곤충 애벌레의 성장이 현저히 억제되는 사실이 드러났다.

캠벨은 이산화질소는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는 오염물질이지만 곤충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곤충은 식물을 먹어 그 양분을 땅에 돌려주고 그 자신은 다시 먹이가 되는, 생태계가 건강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중요한 구성원이다.”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Kris Sales et al, Experimental heatwaves compromise sperm function and cause transgenerational damage in a model insect, Nature Communications, (2018) 9:4771, DOI: 10.1038/s41467-018-07273-z

Stuart A. Campbell & Dena M. Vallano, Plant defences mediate interactions between herbivory and the direct foliar uptake of

atmospheric reactive nitrogen, Nature Communications, (2018) 9:4743, DOI: 10.1038/s41467-018-07134-9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여름 20일 길어지고 겨울 22일 짧아진 한반도

지난 30년간 한국의 여름은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졌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 일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매우 더운 날은 늘었고, 한파일수와 결빙일수는 줄었다. 비가 내리는 일수는 줄었지만 강수 강도가 강해져 여름철 강수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기상청은 서울, 부산, 인천, 목포, 대구, 강릉 등 전국 6개 지점의 109(1912~2020)간 기상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이 이같이 변화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폭염과 열대야, 집중호우 같은 극한기후 현상이 늘면서 재해·재난에 더해 국민의 일상적인 건강도 위협받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 결과다.

109년 간 우리나라의 기온 변화. 최근 30년 간 연평균 기온은 1.6도 상승했다. 기상청 제공

 

연평균 기온 1.6도 상승전 지구 평균보다 빨라

기상청의 분석 자료를 보면 기후위기가 다른 나라나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인이 당면한 심각한 위협이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기온, 강수량 등 기후 관련 주요 지표가 한반도의 기후위기를 가리켰다.

 

무엇보다 기온이 상승이 뚜렷했다. 우리나라의 최근 30년간 연평균 기온은 과거 30년에 비해 1.6도 상승했다. 전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0.8)의 두 배 수준이다. 한국의 온난화가 지구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된 것이다.

 

일 최고기온보다 일 최저기온의 상승폭이 컸다. 일 최고기온은 1.1, 최저기온은 1.9도 올랐다. ·겨울의 기온 상승 경향이 뚜렷했다. 여름과 가을이 0.12~0.17도씩 기온이 오르는 동안 겨울과 봄 기온은 0.24~0.26도 올랐다. 최근 30년 간 여름은 20일 늘어나 평균 118(4개월)로 가장 긴 계절이었고, 가을은 69일로 가장 짧은 계절이었다.

 

해안보다는 내륙에서, 특히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곳에서 기온 상승폭이 더 컸다. 중소 해안도시인 목포의 연평균 기온이 0.8도 상승하는 동안 내륙 대도시인 대구는 2, 서울은 1.9도 상승했다. 인공 시설물과 대기오염 등에 따른 열섬현상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2019년 한국의 이산화탄소(CO2) 배출 농도는 전 지구 평균에 비해 6.5PPM 높은 417.9PPM이었다.

 

폭염, 열대야, 호우같은 극한 기후 현상늘어

 

연평균 기온은 점진적으로 천천히오르지 않고 급격하게 덥거나 추운 극한 기후 현상을 동반했다.

여름 20일 길어지고 겨울 22일 짧아진 한반도

연대별로 감소하는 한파일수. 기상청 제공

 

이는 폭염, 열대야 같은 더위 관련 지수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최근 30년 간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 일수는 9.5일에서 10.5일로 1일 증가했다. 일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기록한 열대야 일수는 3.7일에서 12.1일로 8.4일 늘었다. 반면 일 최저기온이 -12도 이하인 한파일수는 4.9, 일 최고기온이 0도 미만인 결빙일수는 7.7일 줄었다.

 

비는 단기간에 많이내렸다. 최근 30년 간 강수일수는 그 이전 30년에 비해 21.2일 감소했지만 연 강수량은 135.4늘었다. 계절별로는 여름철 강수량이 15.55늘었고, 강수일수는 전 계절에 고르게 감소했다. 단위 시간당 강수량인 강수 강도는 비가 많이 오는 여름과 가을에 증가했다. 단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호우 일수는 0.6일 증가했다. 호우 일수는 일 강수량이 80이상일 때를 기준으로 했다.

연대별 강수량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극한 기후현상이 더욱 빈번하고 강하게 나타나는 추세라며 재난, 재해 뿐 아니라 국민의 일상건강에 대한 대비도 필요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지난해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기온이 1도 증가할 때 사망위험이 5% 증가하고, 다른 시기에 비해 폭염 시기의 사망 위험이 8% 증가했다기온 증가는 75세 이상 인구집단, 만성질환자의 사망 위험을 더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식 기상청 기후변화감시과장은 올해만 해도 연초에 아주 추웠다가 더워졌다. 지구 온난화는 점진적으로 기온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극한 기후 현상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라며 이런 것을 감안해 재난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와 최근 24절기 기온 변화. 기상청 제공

 

큰 추위절기인 대한 기온도 영상

기온이 오르면서 각 계절의 시작일과 기후를 표현하는 24절기에도 변화가 생겼다. 각 절기별 기온은 전체적으로 0.3~4.1도 상승했다. 기온은 가장 추운 절기에 많이 상승해, 대한과 소한의 온도는 영상을 기록했다. 대한의 기온은 -2.1도에서 0.9도로, 소한의 기온은 -1.2도에서 0.8도로 올랐다. ‘큰 추위라는 뜻을 지닌 대한보다 작은 추위를 의미하는 소한의 기온이 더 낮았다. 기온 상승폭은 동지가 4.1도로 가장 컸다. 이어 청명 3.4, 입동 3.3, 대한 3도 순이었다. 최근 30년간 봄과 여름의 시작일은 각각 17, 11일 빨라졌고, 가을과 겨울은 각각 9일과 5일 느려졌다.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동지의 기온 상승 폭은 4.1도로 가장 컸다.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입하도 각각 13, 8일 당겨졌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지구 자본주의'가 극한에 다다랐다

다시 이념이 필요해진 시대의 이념, '생태사회주의'

서울 부산 시장 보궐선거가 끝나고 나서 문재인 정부-더불어민주당의 실정에 대해 말들이 많다. 실패의 대표적 사례로 참으로 다양한 쟁점들이 이야기된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 논란도 있고, 이른바 '공정' 문제를 둘러싼 20대의 실망감도 자주 화제에 오른다. 교착 상태에 빠진 한반도 정세도 문제이고,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대응이 점점 혼선을 빚는 것도 불안감을 낳는다.

 

그러나 몇 십 년쯤 뒤에 후세대가 문재인 정부-더불어민주당의 가장 커다란 실패가 무엇이었는지 따진다면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를 것은 지금까지 말한 쟁점들이 아닐 것이다. 기성 양대 정당 모두 부채질하지 못해 안달이 난 듯한 청년 세대의 남녀 갈등도 아니고, 심지어는 부동산 가격 폭등이나 용두사미로 끝난 북핵 협상도 아닐 것이다. 그것은 기후 위기 대응 실패일 것이다.

 

42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도로 전 세계 40여 개국 정상이 참여한 기후 위기 대응 화상회의가 열렸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다. 이날 미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 정부가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수준보다 50% 이상 낮추겠다고 선언했고, 2030년까지 1990년 수준보다 55% 이상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고 이미 합의한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들은 이를 환영했다.

 

다분히 선언적인 수준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기후 위기 대응의 세계적 분위기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임에는 틀림없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에 도달하겠다는 막연한 목표 대신 앞으로 10년 안에 탄소 배출을 급감시키겠다는 보다 절박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부상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시대 변화를 확인한 이 자리에서 대세와 동떨어져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듯한 한 나라가 있었다. 대한민국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은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추가 상향해 올해 안에 UN에 제출하겠다"고 연설했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10년간 무엇을 할지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지 못한 채 "올해 안에 마련하겠다"며 발언 시간을 채운 것이다. 누가 봐도 그저 변명이거나 미루기일 뿐이다. 이게 지금 곳곳에 "K-" 접두어를 붙이며 "글로벌 선두"를 부르짖는 나라가 인류의 생존 위기에 대처하는 모습이다.

 

기후 위기 대응 실패, 집권 리버럴 세력만의 탓인가

주요국 정부들이 30년 뒤의 '천년왕국'만을 되뇌던 수준을 벗어나 이렇게 탄소 배출 감축을 당면 과제로 바라보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기후 위기 자체의 급진전에 있다. 2020년은 코로나19 대유행의 해였을 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가 돌이킬 수 없는 국면에 들어선 것 아닌가 하는 대중적 의심을 불러일으킨 해이기도 했다. 여름철 시베리아의 이상 고온, 유럽의 기록적 폭염, 지구 곳곳의 삼림을 덮친 대화재, 미국 텍사스의 이상 한파가 모두 몇 달 사이에 몰려 왔다.

 

기후 '위기'가 아니라 이제 가시적인 기후 '재난'을 말해야 하게 된 상황에서 탄소 배출 감축 계획의 가속화를 가로막은 장애물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였다. 그러나 역사상 가장 시끄러웠던 미국 대선을 통해 이 장애물이 치워졌다. 그러자 뒤늦게나마 봇물 터지듯 각국이 기후 위기 대응의 고삐를 바짝 죄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만은 여전히 예외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집권 세력의 차이? 그렇게 보기에는 현재 주요국 정부의 이념과 노선에 큰 차이가 없다. 미국 민주당을 비롯해 거의 모든 집권당이 리버럴이나 기독교민주주의에 속한 '중도우파' 성향이다. 물론 문재인 정부-더불어민주당도 리버벌이고 중도우파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다른 중도우파 집권세력들에 비해서도 기후 위기 대응에 소극적이며, 차라리 보이콧에 가까운 태도를 보인다.

 

실은 리버럴 세력 자체가 그럴 수밖에 없는 충분한 이유를 지니고 있다. 리버럴 세력의 핵심 가치는 자본주의 질서를 지속하고 그 끊임없는 발전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물론 보다 보수 쪽에 기운 우파와는 달리 계급 타협을 중시하며 이를 위해 부분적 개혁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자본주의의 핵심 구조와 성장 방향을 지속시킨다는 전제를 넘어설 수 없다. 미국 민주당도 그렇고, 프랑스의 마크롱 정부도 그러하며, 한국의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지금 인류가 기후 위기에 진지하게 대처하지 못하게 막는 결정적인 정치적 족쇄다. 기후 위기를 비롯한 모든 생태계 위기는 자본주의의 산물이며, 따라서 자본주의에 역행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사회적 선택과 결정들을 지속하지 않고서는 결코 극복될 수 없다. 그런데 가장 반동적이거나 수구적인 우파뿐만 아니라 중도우파까지(더 나아가서는 많은 사회민주주의 정당들 같은 중도좌파도) 자본주의의 구조와 관성을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아니, 이를 지키는 데 혈안이 돼 있다. 그러니 기후 위기에 대한 과감한 대응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 수밖에 없다.

 

중도우파의 속성이 그렇다면, 기후 위기 대응 화상회의에서 보인 여러 정부의 입장 변화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여기에서 우선 주의해야 할 점은 각국 정부의 탄소 배출 감축 목표 상향이 겉으로 보기보다 그리 전향적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30"을 거론하기 시작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거대한 계획들과 그에 걸맞는 투자에 벌써 착수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 등에서는 피상적인 수준에서나 변화가 감지되는 데 반해 한국은 요지부동이다. 비슷한 리버럴 성향 정부인데도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집권세력에게 있지 않다. 집권세력이 자신들의 관성에서 조금이라도 이탈하는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다른 힘이 있다. 집권세력 바깥에서 형성된 그 힘이 기후 위기-재난을 인간의 언어로 번역해 집권세력에 커다란 압력을 넣고 있고, 그래서 중도우파 정부들도 과거와는 다른 입장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미국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대통령 선거 도전을 계기로 대중정치세력으로 성장한 민주적 사회주의자들이 '그린 뉴딜'을 주창하며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 주류를 압박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한때 노동당 당권을 쥐었던 당 내 좌파가 '녹색 산업혁명'을 내걸자 보수당 소속 보리스 존슨 총리가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상향하며 응수했다. '그린 뉴딜'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유럽연합 국가들에서는 오래 전부터 녹색당과 급진좌파가 생태 전환을 외쳐왔다.

 

이것이 최근 각국 정부의 태도 변화 이면에서 작동하는 정치 동학이다. 단지 기후 재난이 가속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인간과 사회의 언어로 옮겨 대전환을 역설하는 사회-정치 세력이 성장하고 있고 이들의 활동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기존 자본주의 원칙 및 현실과 충돌하더라도 기후 위기에 당장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는 각성이 조금씩 늘고 있다. 집권세력은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래서 422일 화상회의의 장면들이 나올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문재인 정부-더불어민주당만 비판할 일이 아니다. 한국의 리버럴이 특별히 아둔하고 무능한 리버럴이기도 하겠지만, 한국 사회의 기후 위기 대응을 정체시키는 더 중요한 요인은 자본주의 너머를 내다보며 즉각적인 생태 전환을 다그치는 사회-정치 세력의 부재다. 미국의 '그린 뉴딜' 운동이나 유럽의 녹색당-급진좌파 같은 세력의 공백이다. 마땅히 이 공백을 채워야 할 정당과 사회운동이 그 역할을 못하는 탓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어쩌면 더 큰 책임은 (애초에 기대를 걸만한 대상이 아닌 리버럴 집권자들이 아니라) '좌파'에게 있을지 모른다.

 

다시 이념이 필요해진 시대의 이념, '생태사회주의'

언제부터인가 "이념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 상식이 됐다. 현실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워낙에 그런 선전이 맹렬히 전개되기도 했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시민 대다수가 이에 동의하기도 했다.

 

이념이란 인간 사회가 늘 가던 길에서 벗어나 새 길을 만들어가야 할 절박한 이유가 있을 때에 의미가 있는 법이다. 이정표를 찾을 수 없거나 그게 더는 도움을 못 줄 때에만 밤하늘의 별은 우리의 인도자가 된다. 지난 세기의 프롤레타리아나 식민지 민중에게는 그런 별이 정말로 필요했었나 보다. 그리하여 그토록 치열하게 이념의 시대를 살아야 했었나 보다.

 

그러나 그들의 후손인 우리는 그렇지 않았다. 길은 이제 하나뿐이었다. 지구자본주의가 그 운명을 극한까지 펼쳐내는 것 외에 다른 길이란 없었다. 물론 그 길 위에서 결실을 새롭게 나누거나 규칙을 조금 고치자는 제안이나 이견은 있었다. 보다 인간적인 리버럴이나 가장 온건한 사회민주주의가 이에 해당했다. 또한 그래서 이들은 '이념'이라 불리기에는 어색한 흐름들이었다.

 

한데 지구 생태계가 갑자기 지구자본주의의 운명의 그 '극한'이 바로 지금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다들 유일하다고 철석같이 믿었던 길이 발밑에서 무너지고 있다. 인류는 갑자기 다시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봐야 할 처지가 돼버렸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과 마음을 갈고 닦았는데, 시장 아닌 다른 방식의 교류와 선택, 공동행동에도 익숙해져야만 생존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역사상 유례없이 부유층과 상위 중산층에게 부와 권한이 쌓여왔는데, 노동 대중에게 전례 없는 결정권이 주어져야만 사회 전체가 지속될 수 있게 됐다. 2008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더욱 막대한 자금이 자산시장에서 넘실대는데, 사회의 자원과 에너지를 미지의 영역에 대거 투입해야 문명의 붕괴를 막을 수 있게 됐다.

 

너무도 급박하고 급진적인 전환의 요청이다. 그렇기에 인류에게는 다시 이념이 필요하게 됐다. 지구자본주의의 궤적과는 다른 길을 가리키는 단서와 노력, 이야기들의 보따리가 필요하게 됐다. 그 이념은 자본주의에 속박되지 않으면서 이를 자유롭게 넘어서는 이성과 정서, 상상력을 북돋워 생태계 위기에 대응할 인간과 사회의 잠재력을 최대한 현실로 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이념을 간명히 부를 보편적 명칭으로 '생태사회주의' 말고 다른 무엇을 떠올리기 힘들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보수 세력과 리버럴 세력뿐만 아니라 진보좌파도 위기라고 한다. 촛불 항쟁의 위임자라며 감히 '진보'라 자처하던 리버럴 정부가 실패한 상황에서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좌파가 그런 대안을 찾기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대안의 방향은 분명하다. 단지 한국의 좌파가 이 분명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려 하지 않을 뿐이다. 그 방향이란 탈자본주의의 이상과 원칙을 다시 실천 무대에 올림으로써 지구 생태계 위기와 거대한 불평등을 동시에 극복하려는 노력, 생태사회주의다. /장석준 전환사회연구소 기획위원

 

환경단체, '가덕도 환경보고서 조작' 진상규명 촉구

산환경운동연합 등 9개 지역 환경운동연합은 28일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자연환경 조사보서 조작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제공

 

부산시가 왜곡된 자연환경조사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을 두고 환경단체들이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부산시가 신공항 유치에 유리하도록 보고서를 수정한 뒤 홈페이지에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혈안이 돼 가덕도 자연생태 현황 글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신공항을 염원한다고 해도 데이터까지 조작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에서는 업로드 과정에 다른 버전이 게시된 실수라고 발뺌하기에만 급급하다누가 어떤 목적으로, 누구의 지시로 조작했는지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자연환경조사보고서는 시 조례에 따라 시가 산하기관인 부산발전연구원에 의뢰해 10년 주기로 펴내고 있다. 문제가 된 2차 부산자연환경조사보고서2016년 제작된 것이다.

 

앞서 지난 23일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시 홈페이지에 게재된 보고서가 원본과 비교해 가덕도 생태환경 부분만 수정돼 있다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원본 비교 결과, 홈페이지에 공개됐던 보고서는 4쪽 분량의 가덕도 우수 생태계 단락이 모두 삭제돼 있었다.

 

가덕도 권역 멸종위기종 동식물(특정종 75, 멸종위기1, 희귀식물 10) 내용도 편집된 사실이 확인됐으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대흥란 서식지도 가덕도 어음포골 계곡 주변에서 서부산권역으로 지명이 바뀌어 있었다.

 

이 밖에도 가덕도 식생과 관련된 사진도 다수 삭제됐다.

부산시는 원본과 다른 보고서가 그동안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과 관련 해당 업무 담당자가 퇴사하는 등의 이유로 아직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이 소리 안들린다면... 귀가 문제인가 마음이 문제인가

[최수경의 파리로 가는 길] 슬기로운 취미생활 '탐조

호랑지빠귀 소리가 들리는 시골의 밤 창호지를 통해 들어오는 새소리는 더 명확하다. 최수경

 

들려오는 새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이 잠이 달아났다. 이리도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저 새는 과연 어떤 새일까? 새소리에 홀려 밖으로 나오니 봄비가 몰래 내리고 있다. 새 소리는 왼쪽 산과 오른쪽 산에서 번갈아 난다. 봄밤에 암수가 서로 몹시 그리운가 보다. 무려 두 시간여를 화답하고 있으니 말이다.

 

마루에 앉아 새소리가 나는 산의 윤곽들만 교차 응시하다 오싹한 기온에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 베갯잇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새소리 못 들을까 미동도 하지 않았다. 새소리에 취하니 비몽사몽간 내가 화답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휘오~

호랑지빠귀 어미와 아기들 귀신 소리를 낸다는 호랑지빠귀 한탄강자연학교 도연

 

새 소리는 새벽 네 시 경에나 그쳤다. 하도 그 경험이 특별해 어떤 새의 소리인지 수소문하니 호랑지빠귀란다. 호랑지빠귀를 귀신 새라고도 한다는데 이 녀석이 내는 소리가 귀신 소리 맞다. 그러고 보니 어릴 때 텔레비전에서 '전설의 고향'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들었던 소리였다. 까만 밤 소복을 입은 여인이 나올 때 둥근 달이 내는 소리로 기억한다.

큰소쩍새 여름철새인 큰소쩍새는 설치류를 먹는다. 암컷이 알을 품고 새끼를 돌볼 때 수컷은 쥐를 잡아다 늘어놓는다. 한탄강자연학교 도연

 

날이 5월로 향해가니 새소리가 더 다채롭다. 그간 나의 탐조 패턴이 새의 구조와 동태를 파악하는 시각적 활동에서 소리 듣기라는 청각적 활동으로 옮겨가니, 새소리를 경험하고자 숲에서 새벽을 맞이하길 자주 한다.

 

동 트려면 아직 두 시간이나 남았는데, 점차 고요를 깨고 새들의 소리가 요란해졌다. 어떤 새인지, 대체 몇 마리인지 인식할 수 없는 다양한 새들의 지저귐은 흡사 새들의 합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날 들었던 새들의 노랫소리를 녹음해 주변에 물어보니, 흰배지빠귀, 호랑지빠귀, 소쩍새, 뻐꾸기, 박새 등등의 협주곡이었다.

 

산새 소리 효과

산새 소리는 아무리 들어도 좋고 유쾌하다. 청각으로 느껴지는 소리의 진동은 심리적으로 뿐만 아니라 생리적으로도 치유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자연의 소리에 대한 청각적 선호도는 활력성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는데, 자연이 내는 단일 음 가운데 물소리, 새소리가 대표적이다. 물소리는 기분이 좋고 활기와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이미지로, 새소리는 듣기 좋고 유쾌하여 기분 좋은 소리로 인식이 된다.

야생조류에게 먹이주기 인간과 새의 물리적인 거리를 좁힘으로써 야생조류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한탄강자연학교 도연

 

새소리는 마치 음악을 듣는 것과 같이 기분을 좋아지게 한다. 오죽하면 새소리를 새들의 노래라고도 부르겠나. 노래란 가사에 곡조를 붙여 목소리로 부를 수 있게 만든 음악을 말한다. 새가 음악을 하다니 놀랍지 않은가.

 

실제 유전 차원에서 새들이 노래를 부르는 두뇌 부위는 인간의 발성 부위와 닮았다고 한다. 그런 능력을 가진 새들이 다른 새들보다 인간을 더 닮았는데, 그 두뇌 부위의 인간 유사성 측면에서는 인간 외의 영장류들도 조류를 따르지 못한다고 한다. 꾀꼬리, 앵무새, 벌새 등의 노래 학습 패턴이 인간의 언어 구성 학습 방식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여름철새인 뻐꾸기 뻐꾹뻐꾹 운다고 해서 뻐꾸기. 탁란을 하는 새로 알려져 있다. 한탄강자연학교 도연

 

일찍부터 음악가들은 새들의 울음소리를 작품에서 다루었다. 베토벤 전원교향곡 2악장에 등장하는 뻐꾸기나 하이든의 종달새처럼, 악기로는 플롯이나 피콜로가 새들의 소리를 표현했다.

 

새벽 산새들의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2악장이 생각났다. 호른이 새벽 동을 틔우고, 오보에 클라리넷 플롯 현악기 순으로 새소리를 반복하는 듯했다. 현악기도 높은 악기 한번 낮은 악기 한번, 숲의 새소리들로 가득 찬 신세계를 표현하는 듯했다.

 

앙드레 류(André Rieu)가 연주하는 '나이팅게일 세레나데'(Nightingale Serenade)를 들으면 인간이 만들어낸 찬란한 음악 예술에 단일 음인 자연의 소리가 얼마나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지 위대하기만 하다.

한탄강 겨울철새 관찰 야생조류 탐조인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철원 지역에서 사람들이 겨울철새와 두루미를 탐조하고 있다. 한탄강자연학교 도연

 

새와 가까워지자

새와 가까워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는 물리적 거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새와 가까워진다는 것은 새와 새의 서식지 보존에 관심을 두는 것이며 자연과 친해지기 쉬운 매우 건전한 문화를 조성함을 의미한다.

 

탐조가 좋은 예인데 이는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성취, 감상, 환경 보호라는 동기에서 비롯된다. 영국은 탐조 인구가 100만 명, 미국은 5천만 명, 일본은 10만 명에 달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천 명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한국에 '탐조 협회'가 필요한 이유, <한겨레> 2018.12.13).

 

다양한 새의 둥지 한탄강자연학교 도연에서는 새와 가까워지기 일환으로 재미있고 다양한 인공 새둥지를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한탄강자연학교 도연

 

최근 전문가 영역으로 여겨졌던 탐조가 국민의 환경 의식이 높아지면서 자연과 동화되는 취미 생활로, 생태 관광의 중요 자산으로 자리 잡으며 저변이 넓혀지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또한 겨울 철새 먹이 주기, 인공 새집 달기, 새들의 유리창 충돌 방지를 위한 노력, 시각적 탐조에서 소리 풍경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인공연못에 놀러 온 원앙 숲 속 물가에서 볼 수 있는 원앙을 위해 산중에 인공 연못을 조성하고 탐조객들이 원앙을 관찰하도록 했다. 한탄강자연학교 도연

 

새와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게도 물리적 거리를 둬야 한다. 오히려 거리가 가까워지면 새는 인간을 피해 날아가 버린다. 새가 인간을 피해 날아가는 거리를 '도피 거리'라고 한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회피하는 거리'와 사람의 움직임을 의식하는 거리인 '경계 거리', 비둘기처럼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행동하는 거리'가 있다.

까막딱따구리 까악~ 하고 우는 까막딱따구리. 새소리와 함께 딱따구리의 구멍 파는 소리도 선물과 같다. 한탄강자연학교 도연

 

새는 산림 지역을 은신처로 이용하기 때문에 은신처의 존재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인간에 의한 방해 요인이 많다고 해도 지역 주변에 안정적인 서식지가 존재한다면 다소 훼손된 지역이라도 조류서식지 복원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도 가능하다. 인간에 의해 방해받은 조류가 은신처로 이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서식지는 최대한 근거리에 위치하고 많은 지역이 존재할수록 이들의 생존에 유리하다.

 

나는 굳이 쌍안경으로 탐조하지 않아도 귀만 열면 가능한 청각적 탐조, 즉 새소리 듣기에 관심이 크다. 탐조는 새 도감으로 동정(생물조사에서 명칭을 정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새의 울음소리만 듣고 어떤 새인지 안다는 것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어렵다.

 

"구구구구, 까악 까악, 꼬꼬댁 꼬꼬, 꾀꼴 꾀꼴, 끼룩 끼룩, 따옥 따옥, 뜸북 뜸북, 부엉 부엉, 지지 배배, 뻐꾹 뻐꾹, 소쩍 소쩍" 이런 새 울음소리는 흉내말로 소리와 모양을 가늠하지만, 호로로로 호로록, 호호호호리오~~ 삐빅삐빅~ 이런 소리는 당최 알 수가 없다. 오죽하면 호호호혹 우는 소리에 '홀딱 벗고'라고 흉내말을 붙여 검은등뻐꾸기를 인식하게 하겠나.

인공둥지 속의 박새 아기들 초소형카메라를 설치해 박새의 육추를 기록했다. 아기새들의 울음소리는 성조의 울음소리와 다르게 복잡하고 변이가 다양하다. 한탄강자연학교 도연

 

더욱이 산새들의 번식기 울음소리는 차이가 크다. 경쟁과 번식 전략상 지속적인 번식기 울음소리와 다양한 레퍼토리가 없이는 암컷의 포란(알을 따뜻하게 하거나 보호하는 행위)과 육추(알에서 깐 새끼를 키움)를 유지할 수 없다.

 

암컷을 유혹하고 세력권을 차지하기 위해 복잡한 번식기 울음소리를 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어린새는 성조의 소리 번식기 울음소리를 듣고 학습에 의해 발달시켜 나가는데, 어린새들은 아직 완성이 안된 만큼 완벽한 성조의 소리보다 더 복잡하고 변이가 다양해서 전문가마저 가늠하기 힘들다.

새들이 파놓은 구멍을 터전으로 삼은 하늘다람쥐 굵고 오래된 다양한 수종이 섞여있는 혼합림에 서식하는 하늘다람쥐. 환경부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제 328. 한탄강자연학교 도연

 

굵고 오래된 나무를 걷어내고 어린나무를 심겠다는 산림청 정책이 화두다. 특히 태양광 전력 생산이나 아파트와 도로 건설 등으로 도심 곁 숲이 감소하고 있다. 깊은 숲, 울창한 숲처럼 서식지의 면적이 클수록, 면적이 증가함에 따라 미세 서식지의 다양성이 증가할수록, 다양한 새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까치가 점유하여 분변으로 얼룩진 도시 공원의 의자 도심 공원처럼 단편화된 서식지에서는 까치와 비둘기, 참새 소리만 들리기 쉽다. 최수경

 

그러나 새들의 서식지 면적이 줄면 새들의 서식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도심 공원처럼 단편화된 서식지에서는 까치와 비둘기, 직박구리와 참새 소리만이 새소리의 전부가 되었다.

여름철새인 후투티 외래어가 아닌 순 우리말 이름이다. ~ ~ 하고 운다고 해서 후투티다. 머리의 깃털이 수려하여 인디언 추장새라고도 부른다. 한탄강자연학교 도연

 

굳이 숲이 아니라도, 오래된 아파트 숲 혹은 공원에서 새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누가 알겠나. 여름새 후투티(인디언 추장새라고도 부른다)가 찾아와 인디언의 신호를 보내고 갈지. 꽃 이름 알려주는 앱처럼 새소리 검색 스마트폰 앱이 있다니 새에 관심을 주자. 그렇게 되면 인디언 추장이 우리 아파트 숲을 찾은 이유를 알게 되고, 새소리 감상을 통해 주변 자연환경 보호로 이어지는 환경시민의 길로 들어설지 모를 일이다.

최수경(tnrud4999)/ 오마이뉴스

 

환경부, '고리도롱뇽' 떼죽음 양산사송지구 공사중지 요청

낙동강유역환경청, 승인기관인 국토교통부에 요구... 희목물떼새 서식 확인하기도

 

금정산 자락 사송 지구 현장에서 발견된 어린 흰목물떼새.김해양산환경연합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이면서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인 '고리도롱뇽'이 떼죽음했던 금정산 자락 양산사송지구 개발 현장에 대해 공사중지 요청했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경남환경운동연합,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환경회의, ()금정산보존회는 28일 성명을 통해 사송지구에 대한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공사 현장에서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2급인 '흰목물떼새'의 어미와 새끼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고리도롱뇽이 산란을 위해 웅덩이와 배수로 등에 있다가 죽었던 것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27일 환경단체와 현장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29일 낙동강환경청은 "양산사송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부지 내 물길과 웅덩이 등에서 발견된 고리도롱뇽의 고사를 방지하고자 긴급구조, 서식환경 관리 등을 위하여 사업지구 1공구에 대한 공사중지를 승인기관인 국토교통부에 요청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낙동강환경청은 "경남·부산·양산 시민환경단체에서는 금정산 자락에 위치하는 양산사송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추진으로 주변의 멸종위기종과 사업지구 내 하천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는 대책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고 했다.

 

낙동강환경청은 지난해부터 공사중지와 두 차례 전문가 공동조사를 하도록 조치했고, 공동조사결과에 따라 '고리도롱뇽 즉시 포획·방사', '서식지 정밀조사와 중장기 보호대책 마련', '금정산과 사업지구의 경계부 통제강화' 등 멸종위기종 보전대책을 시행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낙동강환경청은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2차례에 걸쳐 협의내용 이행조치 요청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낙동강환경청은 이같은 요청사항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낙동강환경청은 "시민환경단체와 현장 이행사항을 합동조사한 결과, 사업지구로 흘러들어오는 소하천, 물길의 웅덩이, 배수로 등 7개소에서 고리도롱뇽으로 추정되는 개체가 확인돼 긴급구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이들은 "공사시 웅덩이 물 빠짐 등으로 인한 고리도롱뇽 고사가 우려돼 서식지 보전과 부지 내 확인된 흰목물떼새의 서식환경 안정화 등을 위해 두 번째 공사중지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낙동강환경청은 고리도롱뇽이 확인된 물길, 웅덩이 등을 보전과 긴급구조 조치, 서식환경 보전대책 마련, 기존 평가협의 내용 이행조치 요청사항의 조속한 이행도 함께 요청했다.

 

이호중 환경청장은 "현장 합동조사결과에 따라 양산사송 주택지구조성사업에서 고리도롱뇽 서식환경과 하천 생태계 보전을 위해 현장관리를 강화하고 대책회의 개최와 전문가 정밀조사를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성효(cjnews)/ 오마이뉴스

 

사라진 벚꽃 나무부산 남구, 재건축 공사장 주변 가로수 벌채

 

부산 남구청과 남구 A재건축 조합이 인도에 설치된 벚나무 등 가로수 10여그루를 베어내 주민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송호재 기자

 

부산의 한 지자체와 재건축 조합이 아파트 공사 현장 주변 인도에 심어 놓았던 벚나무 등 가로수를 모두 제거해 인근 주민이 민원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 남구 A재건축 공사 현장 주변 도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봄철이면 벚꽃이 만개하던 곳이지만, 올해는 나무들이 모두 사라져 황량한 분위기까지 연출됐다.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인도 바닥에는 지름이 40~50에 달하는 나무 밑동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나무를 베어내고 남은 듯한 밑동들은 인도 수십m에 걸쳐 발견됐다. 보행자 사고를 막기 위해서인 듯, 일부 나무에는 위험을 알리는 '라바콘'이 세워져 있었다.

 

확인 결과 해당 도로에 있던 가로수들은 지난해 8월 부산 남구청과 A재건축 조합 측이 모두 베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잘려 나간 가로수는 벚나무 8그루 등 모두 10그루에 달했다.

 

재건축 사업 주체인 A조합은 남구청이 재건축 사업을 허가하며 인근에 하수관로를 정비하는 공사를 함께 진행하라는 조건을 내걸었고, 이 공사를 위해 나무를 모두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부산 남구청과 남구 A재건축 조합이 인도에 설치된 벚나무 등 가로수 10여그루를 베어내 주민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CBS 송호재 기자

 

기후변화와 독성 녹조류의 역습

유명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의 20213월호 표지로 대머리수리가 바다에서 청어를 낚아채 창공을 날고 있는 사진이 게재되었다. 이 사진에 붙은 질문은 진정한 최강의 포식자는 누구인가였다.

 

시아노박테리아가 배출한 독성물질에 오염된 청어를 잡은 독수리는 그걸 먹으면 죽게 된다. 30억년 전에 광합성을 하는 생명체로서 최초로 지구에 나타났던 식물성 조류인 시아노박테리아가 최강의 포식자로 등장하고 있다는 말이다. 남아프리카 보츠와나 등에서 이 독성조류가 만들어낸 독성물질로 코끼리가 떼죽음을 하고, 독성물질에 오염된 물고기를 먹은 새들도 떼죽음을 맞고 있다. 동물들만이 아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 이지영 교수팀에 의하면 미국의 하천과 호수에서 시아노박테리아가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번성하게 되었고 그런 지역과 그 물이 흘러드는 연안지역을 따라서 비알코올성 간질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연구팀은 우리나라 4대강 사업으로 보가 들어선 하천 유역을 따라서 독성조류 번성과 비알코올성 간질환자 발생과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를 2019년 국제학술지에 발표하기도 하였다. 4대강 사업이 완성된 후인 2013년부터 클로로필-a가 많이 증가하였고, 그 영향으로 4대강 유역을 따라서 비알코올성 간질환 사망자 수도 뚜렷하게 증가하였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담수조류는 엽록소를 갖고 광합성을 하는데 규조류, 녹조류, 남조류, 기타 조류로 구분한다. 이 중에서 독성조류와 관련이 깊은 남조류는 수온이 20이상으로 높을 때에 출현한다. 마이크로시스티스, 아나배나, 오실라토리아, 아파니조메논은 역한 냄새와 독성 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에 독성조류로 분류된다. 여름철 조류 번성기에 낙동강 하류 등에서 창궐하는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간에 치명적인 해를 주는 마이크로시스틴을 생성하는데 발진이나 구토, 설사, 두통, 고열, 간 종양을 유발한다. 이들 독성물질은 오염된 물로 생산한 농산물을 통해서만 아니라 공기 중에 비산되어 코나 눈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어 문제를 일으킨다. 오염된 물에 노출되는 시간이 긴 농민들의 피해가 가장 크고, 오염된 농산물을 섭취하는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조류의 번성은 수온, 일조량, 영양염류의 농도 및 유속에 의존하므로,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고 갈수기가 길어지면 독성조류는 큰 위협으로 대두될 수 있다. 4대강 사업으로 하천이 사실상 거대 호수로 변했고 댐의 수도 많은 우리나라는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고 여름 갈수기가 길어지면 이런 독성조류에 더욱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영남일보

 

천연기념물 따오기멸종 42년 만에 처음으로 자연에서 태어나

 

이번에 부화한 따오기가 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천연기념물 제198호인 따오기가 한국에서 멸종된 지 42년 만에 자연에서 태어났다.

문화재청은 2019년부터 자연방사를 해오고 있는 따오기가 지난 26일 국내 첫 야생 부화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부화에 성공한 따오기는 2016년생 암수 한 쌍, 2019년생 암컷과 2016년생 수컷 한 쌍이다. 지난 3월 중순부터 창녕군 우포늪 일원에 둥지를 틀고 3월 말 산란을 시작했다. 먼저 부화에 성공한 따오기는 2016년생으로, 알 세 개 중 하나는 알을 품는 과정에서 깨졌지만, 나머지 두 알이 26일과 28일 각각 부화에 성공했다. 나머지 한 쌍은 4개의 알을 산란해 2개가 깨졌고, 1개는 28일 부화에 성공했다. 나머지 하나는 아직 품고 있다.

 

현재 새끼들은 부모 품에서 자라고 있으며, 오는 6월 둥지를 떠나 우포늪 하늘을 누빌 것으로 예상된다. 야생에서 태어난 따오기는 어느 정도 성장하면 유전자 검사와 성별 분석 등을 통해 관리된다.

 

야생방사 사업을 통해 2019년부터 현재까지 총 80마리의 따오기가 방사됐다. 현재 50마리(생존율 62.5%)가 야생에서 살고 있다. 따오기의 수컷 비율이 더 높기 때문에 오는 56일 세 번째 따오기 야생 방사부터는 암컷의 수를 늘려 야생 따오기의 성비를 1:1로 맞출 계획이다.

 

2008년 한중 정상회담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따오기 한 쌍을 기증하면서 복원 노력이 시작됐다. 중국에서 도입한 한 쌍으로 복원에 나선 지 10년 만인 2019년에 따오기 40마리를 처음 자연에 방사했다.

 

황새목 저어샛과인 따오기는 관련 동요가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새였다. 키는 약 7578, 날개를 펼치면 길이가 150160에 달한다. 따오기는 동북아시아 전역에 분포한다. 1860년 무렵 우리나라에 많은 따오기가 분포한다는 기록이 있었으며, 1913년에는 서울 북부 지역에서 50마리의 따오기 무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1979년 비무장지대(DMZ)에서 사진이 찍힌 뒤로 야생 따오기는 국내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이건희 전 회장 유족, 해운대구에 축구장 5개 규모임야 기부

장산(634m) 내 임야 38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해운대구 우동 산2번지 토지를 해운대구에 기부했다. 하늘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해당 토지다. 해운대구 제공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축구장 5개 크기의 면적에 해당하는 임야를 자치단체에 기부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29이 전 회장 유족이 해운대구 우동 산2번지 토지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해운대구가 기부받은 토지는 장산(634m) 내 임야 38인데 축구장 5개 크기 면적이다. 옆에 장산산림욕장과 장산계곡이 있다. 이곳은 송림이 울창하게 자라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데다 산책로와 의자 등 주민 편의시설이 다수 조성돼 있어 시민들이 많이 찾는다.

 

이 전 회장 유족은 해운대구가 장산을 구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 중인 사실을 알고 구립공원 조성을 통한 산림 보존에 힘을 보태고자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고 한다.

해운대구는 이 전 회장 유족의 뜻을 받들어 공유재산 심의 및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계획안 심의 등 기부채납이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추진했다. 해운대구의회도 기부자의 뜻에 공감해 기부채납 심의만을 위한 원 포인트 임시회를 개회해 기부안을 통과시켰다.

 

해운대구는 이번 기부를 계기로 장산 공유화운동(내셔널 트러스트)이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해운대구는 도심 속 허파 구실을 하는 장산의 임야(21)와 하천을 되살리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장산 내 사유지를 공유화하는 방안을 찾는 용역을 맡기는 등 장산 공유화 운동에 나서고 있다. 시민들이 장산 내 부지를 자발적으로 사서 위탁하면 해운대구가 공원으로 지정해 영구 보전하고 관리하는 방식이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토지를 기부해준 이건희 전 회장 유족에게 감사드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생태계와 산림 보존, 장산 구립공원 지정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무착륙 관광비행 탄소배출 논란목적지는 기후위기?

기후위기 대응 역행” vs “코로나 시대 항공업계 자구책

배출한 탄소만큼 나무심기 등 셀프 탄소중립방안도

게티이미지뱅크

 

다음달부터 목적지에 내리지 않고 하늘을 떠돌다 돌아오는 무착륙 비행이 전국으로 확대된다. 코로나19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항공업계가 소비자의 관광욕구를 읽어낸 뒤 내놓은 자구책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인천공항에서 시작한 무착륙 관광비행을 다음달부터 김포와 김해, 대구 등 지방공항으로 확대한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공항별 하루 운항 편수는 3편 수준이다. 이미 아시아나항공은 인천공항을 출발해 부산, 후쿠오카, 제주를 지나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상품을 선보였다. 제주항공도 인천·김포공항을 출발해 부산, 대마도 상공을 지난 뒤 다시 부산을 거쳐 인천·김포공항으로 돌아오는 상품을 내놓았다.

 

해외여행, 면세점에 대한 그리움이 컸던 소비자들은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을 반기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후·환경단체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비행기를 해외여행 수요가 없을 때마저 띄우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단거리 항공편을 축소하는 세계적 흐름과도 비교된다. 전 세계적으로 항공기 운항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연간 탄소 배출량의 2% 정도다.

 

이영웅 환경운동연합 사무부총장은 최근 정부 차원에서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무착륙 비행 확대를 하는 것은 엇박자로 비춰질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임을 고려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헌석 정의당 기후에너지정의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일부 해외 항공사들도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그런 선택을 한 사례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정부가 앞장서서 무착륙 비행을 추진하고 확대한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1200이동 승객 1인당 탄소배출 비행기 118, 기차 43

비행기, 기차, 자동차의 탄소배출량을 비교해봤다. 유럽환경청은 2014년 지속가능한 교통을 고민하는 단체 혁신적 도시 이동 계획’(TUMI) 자료를 인용해 88인승 비행기는 승객 1인당 1를 이동할 때 285g의 탄소를 배출한다고 분석했다. 자동차는 1.5명이 탔을 경우 같은 거리를 이동할 때 158g을 배출하고, 156명이 탄 기차는 14g을 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비행기 대신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갔다. 그해 영국이 내놓은 온실가스 자료를 보면, 승객 1명이 1를 이동할 때 발생하는 탄소는 국내선 항공기 133g, 장거리 항공기 102g, 기차 41g, 일반버스 104g, 시외버스 27g, 고속열차(유로스타) 6g, 승용차(디젤) 171g 등이었다.

 

항공기는 높은 고도를 비행할 때보다 이륙할 때 훨씬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항공기에 싣는 짐이 많아질 수록 탄소 배출량은 늘어난다. 넓고 편안한 비즈니스석 또는 일등석을 이용할 경우 1인당 탄소 배출량은 여러 승객이 다닥다닥 앉은 이코노미석에 앉아갈 때보다 3~4배 많아진다. 대체 교통수단이 애매하거나 아예 없는 장거리 비행보다 기차 등 대체수단이 있는 단거리 비행, 기착지에 내리지 않고 상공을 한바퀴 돌고 오는 무착륙 비행의 탄소 배출을 주로 문제삼는 이유다.

 

인천~후쿠오카는 편도로 562. 아시아나항공이 내놓은 인천~부산~후쿠오카~제주~인천 왕복 무착륙 비행거리는 영국 런던에서 스페인 마드리드까지 항공기로 이동(1263)하는 거리와 비슷하다. 교통수단 탄소발자국을 계산할 수 있는 에코패신저(eco passenger)로 이 관광상품의 예상 탄소량을 견줘봤다. 런던에서 마드리드까지 항공기로 이동할 경우 승객 1인당 탄소 118(탄소 외 온실가스까지 합하면 265)이 배출된다. 기차로 가면 1인당 탄소 43을 배출하는 거리다.

 

해외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기 이용을 줄이는 추세다. 지난 10일 프랑스 하원은 열차로 2시간30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의 국내선 항공 운항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오스트리아 행정부는 지난해 6350미만 항공권에 30유로의 고정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스웨덴에선 2017년부터 플뤼그스캄’(항공기 여행의 부끄러움)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비행기를 타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비행기 대신 기차 등 다른 운송수단을 이용하려는 운동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항공업계 코로나 시대 경영난 속 찾은 자구책

항공업계는 해외여행길이 막힌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항공사 매출에서 국내선보다 국제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막히다시피 하면서 찾은 자구책이라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28<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항공업계 매출에서 국제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이다. 국내선과 비교해보면 4배가량 차이가 난다. 국제선 운항이 거의 불가능해져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선택한 해법이 무착륙 비행이라고 했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7개 국적 항공사에서 8000여명의 승객이 무착륙 비행을 이용했다. 이런 수요가 관련 업계 매출 증대와 고용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항공기 조종사들이 의무 비행시간을 채워야 하는 문제도 있다. 항공안전법 시행규칙에 따라 조종사들은 90일 안에 해당 기종의 이·착륙을 각각 3회 이상 경험해야 한다. 해당 기종을 직접 운항하지 않아도 시뮬레이터(모의비행장치) 훈련으로 대체할 수 있다.

문제는 항공기 기종별 시뮬레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항공사의 경우다. 이 경우 조종사가 빈 비행기라도 띄워서 비행 경험을 충족시켜야 한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종사들은 한달에 일정 시간 비행을 해야 자격 유지가 되는데, 시뮬레이터로만 그 경험을 채우긴 어렵다. 안 그래도 항공사업이 바닥 이하로 내려가고 있는데 빈 항공기를 띄울 순 없고, 항공기를 놀리면 정비 비용이 오히려 더 든다. 그런 측면들을 고려해 승객을 태우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항공기 여행으로 내뿜은 탄소, 나무심기 후원으로 상쇄하기도

기후위기 대응과 항공기 이용 사이 절충안을 찾으려는 노력도 있다. 승객이 항공편 이용으로 배출하게 된 자신의 이산화탄소를 환경보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상쇄하는, 일종의 탄소중립 비행을 하는 것이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독일 루프트한자는 지난 19컴팬세이드’(Compensaid) 플랫폼을 통한 이산화탄소 중립 비행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컴팬세이드란 루프트한자가 구축한 디지털 이산화탄소 보상 플랫폼으로, 여행자가 항공편을 입력하면 해당 여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알려주고 상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나무 심기 등 기후보호 프로젝트’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 사용등으로 상쇄가 가능하다. 프로그램 참여 탑승객은 인증서를 발급받아 SNS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수치스러운비행이 아니라는 것을 알릴 수 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용두산공원 부산 제1첨단공원되나

문체부 첨단화 사업에 지원

선정 땐 국·시비 등 85억 투입

부산 중구 용두산공원에 조성될 가상공원 조감도. 부산시 제공

 

60년 역사의 용두산 공원이 '첨단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시민 발길이 끊겨 부산 대표 관광 명소라는 말이 무색해진 용두산 공원이 부산의 제1호 첨단 도심공원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9일 부산시는 용두산공원의 첨단화 사업 계획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국비 공모 사업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용두산공원 첨단화 사업에 대한 시비 34억 원은 이미 확정됐고, 다음 달 공모 결과에 따라 국비 48억 원 지원이 결정된다.

 

부산시는 사업 내용으로 부산 내 용두산공원이 지니는 역사성을 강조해 공모 사업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사업에 선정될 경우, 용두산 공원에는 VR부스, 대형미디어 화면, 실감형미디어아트 전시관 등이 설치된다. 관광객들이 오프라인 관광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관광을 즐기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확장된 관광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부산시는 용두산공원 첨단화 사업이 이뤄질 경우 관광객 유입과 인근 상권 활성화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가 공모한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지역 연계 첨단 CT 실증 사업이다. 지역 공공 문화 시설의 첨단화를 통해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부산시에서 해당 사업에 공모한 문화 시설은 용두산 공원이 유일하다.

 

공모 사업 선정 시 사업 기간은 올해 6월부터 202312월까지 약 3년이며, ·시비와 민간 자본 등 총 85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부산시는 3개년에 걸쳐 용두산 공원을 첨단 공원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1차년도에는 VR서비스 등 기술 개발, 2차년도에는 기술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구현 가능한 기술들을 실증 사업화할 계획이다. 마지막 3차년도에는 최종적으로 신기술을 용두산 공원에 실제로 접목해 활용한다.

 

부산시는 사업 계획이 수립된 만큼 6월 착공을 목표로 행정 절차를 준비 중이다. 부산시 관광진흥과 측은 착공에 앞서 사업 선정과 추가경정예산 반영 등 여러 행정 절차가 남아있지만 오래 준비한 만큼 사업 선정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역사가 깊은 용두산 공원을 현대화하고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사업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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