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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23년 6월

by 이성근 2023. 7. 2.

 

가로수는 한 도시의 얼굴이자 품격이다. 늘 주목하는 대상이라 국내외를 불문하고 어떤 도시를 가건 유심히 살펴 보는데, 부산이 자랑할 만한 가로수 거리는 손꼽을 정도로 드물다.

기자의 요청이 있어 실상을 제대로 보여줘야 겠다 싶어 자전거 타고 다니며 사무실 반경 1.5Km를 대상으로 가로수 지도를 작성해서 보냈는데 정작 지도는 실리지 않았다. 여전히 닭발 가로수가 문제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가로수도 시민이다. 이들만큼 헌신적인 동료가 또 어디 있는가. 왜 이들을 천덕꾸러기로 만드는가.

부산 곳곳 과도한 가지치기 '닭발 가로수' 수난시대

https://n.news.naver.com/article/082/0001215044?sid=102

6.1

 

6.3

 

환경단체에게 있어 환경의 날은 어떤 날인가. 행정은 28주년이라 하며 환경 업무 행정직에게 이런 저런 상을 주는 날인 반면 환경단체는 51주년으로 기억하고 주요 환경 이슈 해결을 촉구하거나 성토하는 장이다. 늘 그렇게 해왔다.

부산지역에서는 후쿠시만 오염수, 낙동강 보와 녹조, 신공항과 가덕 100년 숲,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 에너지 탈핵 등 5대 의제와 기후위기에 답하고 시민자산이 되는 도시재생을 위한 특별의제 3가지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으로 환경의 날을 대신했다.

좀 길다만 전문을 실어 공유한다.

 

<51주년 세계 환경의날 기념 특별의제>

기후위기에 답하고 시민자산이 되는 도시재생을 위한 특별의제 성명서

기후위기의 경고등이 요란한 가운데 지구 환경지표 8개 중 7개가 매우 심각한 지경임이 드러났다. 자연 사회과학자들의 국제모임인 지구위원회가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결과물에 따르면 개선된 대기 환경을 제외하고는 기후, 지구의 기능적 완전성, 자연 생태계, 지표수, 지하수, 질소 오염, 인 오염은 낙제점을 기록하고 있다.

 

주목할 사실은 그중에서도 대한민국의 지표는 위험등급인 붉은색으로 표현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그 측정값은 사실이다. 현재 한국의 상황은 지구적 위기타파와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으로부터 역행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로부터 생물다양성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성 대신 여전히 모순적 성장담론이 지배하고 국토의 생태 핵심 현장과 도시 대부분이 개발주의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40만 시민이 기대어 살고 있는 부산 또한 자연자산의 무궁한 가치를 외면하고, 그나마 남아있는 터전 마저 토건자본의 이윤창출 장소로 전락하고 있음이 도처에서 확인된다. 특히 엑스포 유치를 핑계로 우후죽순 내걸고 있는 각종의 개발사업은 너무도 노골적이라 민망하기 짝이 없다.

 

지금 부산이 필요한 것은 탄소중립 중심도시로의 변화와 도시내부의 생태적 건전성을 강화하여 살고 싶은 도시, 머물고 싶은 도시가 되는 일이다. 이는 공학이나 경제학을 벗어나, 인문과 사회학 그리고 역사학과 지리학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논의가 필요로 한다. 관련하여 부산지역 시민환경단체는 산업화 시대의 역할을 마친 시설들과 장소들과 일방적으로 강행했던 거대 시설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도시재생과 자연성 회복을 주제로 한 특별의제를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1. 동서고가의 존치를 통한 세계 최대 고가 녹지축 조성과 지역 활성화

동서고가는 부산의 물류교통 이동축으로 기능하고 있는 국내 최장 길이의 도심고가도로이다. 관련하여 부산시는 사상-해운대 대심도사업을 발표하며 사상에서 진양구간 7km 동서고가의 철거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동서고가는 부산 변수의 중요한 키워드로 부산의 미래 얼굴을 바꿀 수 있는 사안이나 이렇다 할 공론과 숙의없이 철거된다는 것은 부산이 가진 도시 자산의 망실이자 미래 세대에 대한 무책임한 처사이다.

 

동서고가의 존치는 도시 노후 자원의 재생과 온전한 시민공간의 창출이라는 점에서 지금껏 누려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열는 기폭제로 기능할 것이다. 연결 가능한 다양한 개발사업과 프로젝트는 연관 시너지를 가지며 효과를 증폭시킬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단절과 소음으로 피해를 강요받아온 지역이 새롭게 되살아 나는 반전을 내장하고 있다.

부산시는 동서고가에 대한 시민의 상상력이 제대로 꽃피울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 정치권은 기후정의에 입각하여 세대간 환경 형평성과 지역의 녹색복지 구현에 기여하는 행보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철거는 가장 손쉬운 선택인 반면 존치를 통한 다양한 모색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여는 열쇠라 할 수 있다.

 

2. 부산 BRT구간의 도시 녹지축 전환과 15분 도시 통로 만들기

전 세계는 2050 탄소중립 체제로 전환했다. 도시는 CO2 배출의 주요 진원지이며 수송부문의 경우 기존의 내연기관 중심의 수송체계비율은 전체 배출양의 14% 수준이다. 이를 저감하기 위해 CO2 배출 최소화와 더불어 CO2 흡수원인 자연재의 도입을 서들러야 한다. 곧 도심내부의 녹지 확대이며, 이는 시내 주요 중앙대로와 간선도로의 CO2 흡수원인 가로수의 확충과 수직벽, 가로정원 등의 확충으로 귀결된다.

국제교통개발정책연구원(ITDP)에 의하면 부산 BRT 등급은 가장 낮은 등급인 베이직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도시들이 BRT를 구축하려 했던 이유는 대중교통의 패러다임 전환이며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진화 발전하고 있다.

 

부산시는 주요 핵심 도로에 BRT를 도입함을 통해 대중교통 활성화를 기대했으나 구간이 늘어날 때마다 역설적으로 부산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꾸준히 증가 20232월 현재 150만대를 훌쩍 뛰어 넘었다. 거기다 BRT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부산지역 중앙로 가로수 등 10만 그루 이상이 제거되거나 타 지역으로 이식되었다. 자동차가 배출하는 배기가스, 미세먼저 등 유해물질의 흡착과 도시 쾌적도를 위해 추가 식재해도 부족한 터에 기존의 가로축은 왜곡되면서 대신 기계적으로 어린 이팝나무를 식재했다. 이로인해 도심 중앙대로가 휭해졌고, 여름 시기 시민들은 직사광선에 노출되고 지열의 상승은 가팔라졌다.

BRT 녹지축 전환은 도심의 핵심 가로에 대한 녹지체계를 업그래이드 시키기 위한 다층 피복 방안이자 15분 도시에 부합하기 위한 보행 및 자전거 이동통로의 연결에 더하여 BRT 정류소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이 재생에너지원에 기초한 자가발전체계를 구축함을 포함한다.

 

3. 55 보급창의 도시공원 지정 천명 및 동천의 재생

2023년 현재 동천 하구역에 위치한 55보급창은 미군의 보급창고 기능을 상실했다. 부지를 무상으로 되돌려 받아야 마땅함에도 대체부지며 이전비용을 제공해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나아가 미군이 무분별하게 사용하면서 오염시킨 토양의 오염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가시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부산시가 월드엑스포 개최 장소로 북항재개발지역과 55보급창 일원을 아우르고 있는 마당이라 귀추가 주목되는 공간이다.

중요한 것은 엑스포 이전에 부산시가 시민의 염원을 담아 공원으로 선 지정하는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엑스포 유치 여부에 따라 공원이 될 수 있고 없고가 아니라 55보급창은 아예 공원으로 못 박자는 말이다. 적어도 그런 의지의 표명이 있어야 55보급창은 시민과 부산의 미래의 진정한 자산이자 휴식처가 될 수 있다.

 

55보급창은 동서고가의 녹지 연결축으로서 또 동천의 재생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주지하디시피 동천의 문제는 역대 민선단체장의 거듭된 도전에도 불구하고 이러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동천의 복원은 수질의 회복을 넘어 북항으로부터 서면 중심을 관통하는 지역 특화 통로이다. 그러나 그 동천은 여전히 막혀있고 단절됨으로 인해 제대로 된 기능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환경단체가 수십년째 동천의 회생과 재생에 눈길을 거두지 못함은 동천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믿음 때문이고 아픈 강, 치유되지 못한 도심 하천의 존재는 도시의 자존심과 시민의 미래 이익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동천은 제대로 살아나 과거의 흐름을 복원해야 한다.

 

이상에서 볼 때 2023년은 부산의 앞날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해가 될 것이다. 목전의 월드 엑스포 유치 여하에 따라 부산의 도시상은 상상을 초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조직된 유치열기의 이면에 가려진 개발 일변의 정서와 모순적 성장론이 끼칠 폐해 또한 경계해야 한다.

그것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개발인가에 되묻고 천착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월드엑스포가 내건 명분과 목적에 부합하는 것인가 의심을 가지는 일이기도 하다.

 

실제 그간의 많은 개발 프로젝트가 시민을 위해서 혹은 부산의 발전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실제 수행된 대규모 도시개조 프로젝트 대부분은 시민과 지역의 자연자산을 팔아 정치적 이해와 자본의 이윤 창출에 앞장섰을 뿐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월드 엑스포를 팔면서 되려 기후 변화 유발 요인으로 꼽히는 난개발이 득세하는 세상 앞에 우리는 저항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2023년 환경의 날을 맞이하여 시민환경단체가 제안하는 기후위기에 답하고 시민자산이 되는 도시재생을 위한 특별의제는 다양한 이해관계로 얽히고설킨 도심에 새로운 삶으로의 전환을 도모함으로써 환경의제에도 부합하고 지역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개발의 수혜가 최종적으로 시민에게 있다는 차별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핵심은 거침없는 보행과 녹지의 확충에 있고 15분의 도시로의 진전에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부산시는 동서고가의 현명한 이용과 지혜로운 시민선택을 위해 전담부서를 마련하고 중요시책으로 설정하라

2. 부산시는 BRT 노선의 기능강화와 더불어 보행과 자전거 이동이 가능한 도심 녹지 축으로 재편하라.

3. 부산시는 55보급창을 도시공원으로 지정하고 민관협치 동천복원에 매진히라.

202265

부산환경회의, 기후위기부산시민행동. 낙동강부산네트워크

6.5

 

지난 일요일 장모 기일이라 찾았던 한림, 모시기 전까지 늘 해왔던 대로 화포천이며 낙동강 둔치 일대를 돌아 다녔다. 집을 나서는데 문득 살아 생전에 건네던 말씀이 떠 올랐다.

그랬다. 카메라에 쌍안경 걸치고 자전거를 타고 나갈라 치면 "이서방 어디 가시나 . 또 조사하러 가시나" "예 퍼뜩 갔다 오께요" 하고는 나가서 날 저물어 들어오곤 했다. 그럼에도 별 말 없이 술상을 차려주시곤 했다. 그 기억이 선명한데 계시지 않으니 허 했다.

올해는 작정하고 메타쉐퀘어가 대관절 몇 그루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올때마다 모니터를 하는데 정확히 몇 본인지 헤아려 보지는 못했다. 시점으로 잡은 화포천 촤하류 신촌마을에서 창원 대산면과 경계지점인 주천강까지 5.2km 구간 현재 잔존 메타쉐퀘어는 모두 38그루 였고 그나마 생육상태가 온전한 나무는 10그루도 채 안됐다. 집에 와서 2011년 조성 당시의 위성지도를 확대해서 확인 가능한 것만 헤아리니 970 그루였다. 실제 본수는 1500 그루 이상이다.

 

그러니까 무려 1400그루 이상의 메타세퀘어가 사라진 것이다. 그런데 누구도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고 책임지지도 않았다. 언제인가 권역에 있던 환경단체들에게 낙동강 수계 전체를 구역을 나누어 전수조사를 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지만 이 또한 허지부지 되고 말았다. 언론에서 한번 조명해주기를 희망한다. 이거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온천지가 금계국이란 것 또한 문제다. 천이과정을 쭉 지켜 보고 있는데 이번 방문에서는 이 친구들의 등장에 놀라고 말았다. 부분적 분포가 아니라 시작과 끝 전부 금계국이 뒤덮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대의 면적은 수로 빼고 1.6 쯤 된다. 여기에 수변부 억새나 갈대류 서식지 빼고 대략 추정해도 70(20만평)쯤 된다. 이 또한 아니다. 생물종다양성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관할 낙동강유역청은 뭐하나 모르겠다.

 

6.6

 

 

그 밥집이 나를 기억하는 것과 내가 남대문 그 식당을 기억하고 발품들여 찾아가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그럼에도 그 밥집 주인이 단박에 알아본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연을 확인한 하루 사업계획 면접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젠장 ᆢ김치국을 너무 빨리 마셨나 ᆢ술자리 후배의 눈물이 내 맘도 적신다

6.9

 

기후위기와 문학의 대화.. 독서 아카데미 모집 광고에 대해 생각한다. 관련 신문기사를 오래도록 보았다. 부산일보가 내 건 제목은 '지구는 신음하는데 ...우리시대 소설. 시는 유효한가?' 였다. 사실 오래전부터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일테면 지난 주초 정부, “가덕신공항 건설, 2030 엑스포 부산 유치와 관계 없이 진행할 터라는 뉴스를 접하고 느낀 어처구니 없던 마음인데 입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마치 당연한 '서순'인듯 다들 그리 될 줄 알았다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일이 이 지경에 이르도록 시인의 존재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4대강 때와는 확연히 다른 이 정서를 뭐라고 명명해야 될지도 모르겠다. 다만 기후위기가 멀리 있는 있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히 말 할 수 있다.

6.11

 

지난 주말 서울 방문에 대한 답이 왔다. 서류심사 후 보았던 면접에서 최종 선정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금액은 작지만 다른 사업도 선정되었음을 통보 받았다. 바빠질 것 같다.

사업은 숲과 나눔 그리고 사랑의 열매가 공동 주관하는 미래세대를 위한 더 나은 환경 프로젝트로서 공모했던 주제는 부산 BRT 구간 도시 선형녹지축 전환 타당성 조사와 정책제안이다.

희망하는 그림은 꾸리찌바(박용남 사진)BRT처럼 이 도시를 변화시키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6.12

 

바람의 노래 프로젝트 팀을 가덕에서 만났다.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과 예술이 가진 사회적 기능을 통해 뭔가를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인도네시아 활동가 두 사람도 동행했다.

가덕 초입부터 대항, 외양포 , 국수봉 100년 숲까지 안내했다. 하루 바짝 숼 틈 없는 일정이었지만 그럼에도 주마간산격 나들이었지만 뭔가를 만들어 낼 수만 있다면 싶어 기꺼이 나선 길이었다.

새로운 인연의 시작이다. 건투를 빈다.

6.14

 

서울 출장 흡족하게 다녀왔다. 어제 낮 서울 도곡동 강남대로 BRT 정류소와 자정 넘어 본 부산 범일동 BRT 정류소 그림이 닮은 듯 하지만 눈여겨 보면 다르다. 그나마다. 보도의 가로수 식재도 다르다. () 숲과 나눔의 <초록열매> 사업 O/T 에 참석했던 이유다.

세상을 변화 시키고 싶은 열망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전국에 넘쳐나고 있지만 제대로 발화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초록열매는 그런 사업들을 선별하여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 같아 고마움을 표한다.

열차 시간이 남아 인근에 있는 후배들과 술잔을 나눈 서울로 주변의 술집과 가로도 좋았다. 부산도 저런 가로가 되기를 희망한다.

6.16

6.17 간만에 식구들과 기장에서 외식하고 ...

수원 화성 여여제에서 일박을 한다. 오전 10시에 있을 경기국제공항 토론회 때문이다. 간만에 4 시간이 넘어 걸리는 새마을을 타고 왔다. 달리 방법이 없었지만ᆢ한편으론 2시간 짜리 KTX에 너무 길들여졌다는 그래서 늘 쫒기듯 다니면서 그걸 당연시 했다. 가끔은 느리게 갈 일이다. 그리고 귀기울일 일이다. 시방 솔부엉이가 울고 있다.

6.19

 

 

늘 스치며 한번은 가 보리라 마음먹었던 때가 한참인데 마침내 수원 화성을 간밤과 아침을 통해 3분의 1쯤 만날 수 있었다. 세계문화유산 답게 아름답고 뛰어났다. 덧붙여 큰나무들은 일일이 허리를 재 보았다. 주로 느타나무들이었다. 중에 북서포루 옆 느티니무는 흉고둘레 5m였다. 해서 북서포루 느티나무라 작명했다.

그런데 이 정도면 최소 100년은 넘었을 법 한데, 지역에서 30년을 살았다는 분이 처음 봤을 때 이렇게 크지 않았다며 구제금융시절 이 나무에 목을 매단 아픈 사연까지 전했다. 문득 천리포 수목원 김용식원장이 방문했던 일행에게 어떤 소나무 한 그루에 대해 나이가 얼마나 될 것 같냐고 했을 때가 떠올랐다. 두 아름에 가까워 평소보던 잣대로 100년 쯤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답했지만 그리 안된다고 했던 놀라움이 다시 살아 났다. 터와 생육조건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한다. 물론 통상 소나무는 2.5를 넘으면 100년에 가깝다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튼 ..

수원 방문의 목적은 초청 단체의 의도에 맞게 역할을 한듯하다. 그래서인지 발제자도 아닌데 지역신문에서는 발언에 많은 관심을 가져 기사화 하겠다고 했다. 좋을대로 하라 하고선 다시 4시간을 철길위에서 보내다 왔다. 쫌 피곤하다. 일을 쌓였는데 ...

6.20

6.21 도시숲 심의위 현장 답사
BRT범일구간 답사
6.22

 

할 말이 많은 밤이다. 결론은 배가 아프다 . 도시숲 친구들 회의 마치고 부산에 도착하니 7시가 넘었어도 밝은 저녁다비 . 지난 몇 년을 모니터 해왔던 양미역취 상태나 볼려고 갔던 북항 재개발지 ...외래침입 생태교란종 양미역취들은 여전했다.

현재 북항재개발지에 조성된 공원의 출입은 오후 5시까지이지만 인근 주민들은 개의치 않고 공원을 이용하고 있었고 열에 7곱 정도의 방문자들은 하나같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중이었다. 그런데 생각할 수록 뭔가 이거는 아니다 싶은 것이 부산역 넘어 원도심의 사람들의 존재였다.

안타깝게도 원도심 주민들은 시나브로 켜켜히 담장을 친 고층 아파트건물에 가려 갈 엄두도 못챙긴다. 그들이 마주한 북항은 너무 멀리 있고 그런 그들을 위한 배려는 안중에도 없다. 대신 협성마리나 G7 입주자를 비롯하여 향후 생겨날 롯데캐슬더메르 입주민에게 북항재개발지 수변문화공원은 집앞 정원이나 마찮가지다. 왜 이런 땅이 개발업자의 이익추구 장이 되었고 부의 상징이 되어 랜드마크처럼 자리잡고 있나.

물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개방되어 있고 그래서 더욱 부산의 주요 관광자원으로 덧입혀 지겠지만 정작 토박이나 오래된 산복도로 원주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그래서 인지 200612부산항 북항 재개발 종합계획 보고회 때 노무현 전대통령이 지적했던 '슬리퍼 신고 가서 놀 수 있는 공간'이 곱씹힌다. 거기다 필경 제주 등지에서 뿌리 뽑혀 장식물로 팔려 왔을 팽나무 거목을 보니 참담하기 까지 하다.

6.23

 

사무실 근처 재개발 현장이 많다. 가끔씩 돌아 본다. 번뜩 스치는 생각, 메모했다. 그렇다. 다 살다가는 것이다. 저 빈터에 누가 들어오라 한 주체는 없다. 알아서 들어 온 거다.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 친구들이다. 그럼에도 기약없이 뿌리 내리고 산다. 어느날이고 이 조차도 사라질 것이지만 ... 설령 저 그림이 지워지고 번드레한 고층 아파트가 대신하더라도 ,,, 100년을 갈 것인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집들이 철거된 이후 터를 정지하고 부지를 빙 둘러 칸막이로 막은 이후 어떤 세상인지 감 잡을 수 없었고 오늘도 틈새로 보았다. 많이는 아니지만 양미역취며 가시상추도 뿌리내리고 있었다. 문득 생각해본다. 저 터가 공원이 된다면 ...

6.26

 

부산에서 범어사 보다 오래됐다는 마하사, 비안개 속 황령산의 존재를 새로운 느낌, 감탄으로 받아들인 날이다. 정산주지스님은 철마다 얼굴을 달리한다며 은근 자랑이었다. 스님은 이 골짜기와 황령산이 개발에 노출되는 것을 거부한다. 내 마음이기도 하다. 서로가 우군이기로 했다. 자주 갈 것 같다.

 

6.29

 

7월부터 가덕도 일원, 특히 비행장이 들어서면 흔적없이 사라질 국수봉 일원의 터줏대감나무 이력 명패를 달기에 앞서 서사면 중심의 현장을 보러 갔다. 기준은 소나무나 참나무류의 경우 흉고둘레 2.5m 이상, 느티나 팽나무는 3.0m 이상을 대상화 하고 있다. 전체 약 40주 주에 절반 가량이다.

어처구니 없게도 사타나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이런 흔적이나 접근은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다른 분류군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저들은 다음달 기본계획 수립을 발표하고 12월에는 기본계획을 고시하고 내년말쯤에는 공사에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민주주의나 공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이 그토록 명분 삼고 목을 메던 엑스포 유치 여부와는 관계 없이 추진하겠다고 하니...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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