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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생태환경 뉴스

22.5.2~5.7 "숲 위기=인간의 위기"

by 이성근 2022. 5. 2.

지구 시스템이 붕괴한다', 세계를 놀라게 한 보고서

식물을 들이는 일,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일

21세기 말 대기정체, 미세먼지 나쁨일수 증가

변성완 가덕 드라이브약발 먹힐까박형준은 불리할 것 없다정중동

"숲 위기=인간의 위기" 세계 최대 산림총회 참석한 문 대통령

지구 없이는 정치도 없다, 이 시대 민주주의는 '기후민주주의'여야

반려식물이 혼자 사는 노인을 위로하는 방법

한화진 원전과 조화 이루며 온실가스 감축해야

도시, 기후위기의 가해자이자 피해자

120년 만의 더위폭염에 전쟁에 곡물이 없다

윤 정부 실천과제 도심 철도 지하화타 지역도 눈독부산 정치권 선제 대응 필요

바다 품은 시민공원 생겼다" 방문객들 감탄

테이프·노끈 부활윤석열 정부, 퇴보적인 환경정책 중단해야

낙동강 상류 퇴적물 카드뮴 농도 매우 나쁨수질은 양호

가덕도 신공항의 시작과 전망

정부 막판 속전속결...가덕도신공항 외해에 짓는다고?

가덕도에 공항 들어서면 숭어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결국 '가덕도 MJI신공항'이 탄생하는 것인가?

지구 시스템이 붕괴한다', 세계를 놀라게 한 보고서

[ESG 세상] 출간 50주년 맞은 <성장의 한계>

 

2022120일 발표된 지구종말 시계. 자정을 100초 앞둔 시계의 모습.핵과학자회보

 

연못에 수련을 키우고 있다. 그 수련은 하루에 2배씩 면적을 넓혀 나간다. 만약 수련이 자라는 것을 그대로 놔두면 30일 안에 연못을 완전히 뒤덮어 연못속의 다른 생물들은 모두 질식해 사라져 버리게 된다. 당신은 수련이 너무 작아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연못의 절반을 뒤덮었을 때 수련을 치울 생각이다. 29일째 되는 날 수련이 연못의 절반을 덮었다. 연못을 모두 덮기까지는 며칠이 남았을까? 29? 아니다. 남은 시간은 단 하루뿐이다.

 

이 수수께끼는 지속가능성 및 환경 분야의 기념비적 저서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 1972) 29페이지에 나온다. 지구촌의 종말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인류는 아직 29일이나 남은 것처럼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는 상황을 비유한 것이다.[1] 실제로 지구의 종말까지 남은 시간을 뜻하는 '지구종말 시계(Doomsday Clock)'2022120일 기준으로 자정 전 100초를 가리키고 있다.[2]

 

지구종말 시계는 맨해튼 프로젝트(원자폭탄개발계획)에 참여한 과학자들과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인류에게 핵위협을 경고하기 위해 고안한 시계로, 1947년 미국 핵과학자 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에 실린 뒤 최근까지 20여 차례 수정됐다. 시계의 자정을 인류 파멸의 날로 보고, 인류 스스로 만들어 낸 위험한 기술이 얼마나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지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인 이미지 시계이다. 핵위기 외에 기후위기까지 종말 계산에 반영된다.

 

미래 시나리오 결과 제시한 첫 연구

202232일은 <성장의 한계>가 출간된 지 50주년 되는 날이었다. 그러나 몇몇 칼럼에서 간단하게 언급하고 지나갔을 뿐 기념비적 저서의 출간 50주년은 주목받지 못하고 지나간 듯하다.

 

<성장의 한계>는 로마클럽(Club of Rome)이 발간한 보고서(원제: 성장의 한계, 인류의 위기에 관한 로마 클럽 프로젝트 보고서: The Limits to Growth, A Report for the CLUB OF ROME's Project on the Predicament of Mankind)19723월 출간 이후 3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3] 현재까지 3000만 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이다.[4]

 

<성장의 한계> 이전에 인구 폭발이 임박했음을 경고한 미국 스탠퍼드 대학 생물학자인 폴 엘리히(Paul Ehrlich)<인구폭탄>(Population Bomb, 1968)이나[5] 그보다 훨씬 앞서서 산술급수적 식량 증가와 기하급수적 인구증가로 인한 비대칭에 주목했던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1798)에서 제기된 성장의 한계라는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 위치한다.[6]

 

<성장의 한계>는 세계 최초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 중 하나인 월드3(World 3)을 사용하여 인구, 산업산출물(산업생산량), 식량, 재생불가능한 자원, 환경오염 등의 글로벌 변수에서 일어나는 주요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1972년부터 2100년까지 12개의 미래 예측 시나리오 결과를 제시한 첫 연구이다.

 

인구 증가, 인간 활동이 야기한 생태학적 발자국의 증가가 유한한 지구에 끼칠 수 있는 물리적 영향에 대해 시스템 관점에서 탐구한 책이며[7] 지속가능성(혹은 지속가능발전) 혹은 ESG(환경·사회·거버넌스)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인 환경오염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8]

 

<성장의 한계>가 출간됨에 따라 몇 달 뒤인 197265일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수렴되었고, 1987년 유엔의 <우리 공동의 미래> 보고서의 지속가능발전 논의로 확대되었다.[9]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바다pixabay

 

로마클럽

로마클럽은 이탈리아 기업가인 아우렐리오 페체이(Aurelio Peccei)OECD의 스코틀랜드 과학 책임자인 알렉산더 킹(Alexander King)19703월 설립한 민간단체로 세계 25개국의 과학자, 경제학자, 교육자, 경영자가 참여했다. 창립 이전인 19684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전 세계 10개 국의 과학자, 교육자, 경제학자, 인본주의자, 기업가, 공무원 등 36명이 모여 환경 오염에 관한 연구의 시급함을 논의하는 첫 회의를 열었다. 이 모임이 비공식적인 로마클럽의 출발이다.[10]

 

1960년대 말부터 환경 오염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19704월 미국에서 '지구의 날' 행사가 처음 열리는 등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와 그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시기였다. 로마클럽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일련의 모임을 거쳐 19703월에 출범하였다. 현재 로마클럽은 35개국의 국가협회와 100여 명의 정회원이 활동하고 주로 미래예측에 관한 연구를 한다.[11]

 

로마클럽은 창립 직후인 19708'인류가 직면한 곤경'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탐구하기 위해 야심찬 '인류의 위기에 관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빈곤, 환경 악화, 고용 불안정, 무분별한 도시 개발, 젊은이들의 소외, 전통적 가치 거부, 인플레이션과 통화 및 경제 혼란 등의 문제가 인류가 직면한 곤경에 포함됐다. [12]

 

로마클럽은 '인류의 위기에 관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국 MIT '시스템 다이내믹스 그룹'에 경제성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의뢰했다. 19708월 데니스 메도스(Dennis Meadows) 교수가 이끄는 젊은 과학자 17명으로 구성된 MIT 연구팀은 인구 증가의 물리적 한계와 그것이 야기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전 세계 수준의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13]

 

메도스 교수 팀은 이에 앞서 MIT의 컴퓨터 및 시스템 공학자인 제이 포레스터(Jay Forrester) 교수가 제안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인 월드2(World 2) 모델[14]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월드3(World 3)를 개발했다. 월드3는 연구의 핵심적 역할을 한 글로벌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로서, 1972년부터 2100년까지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산출하고 분석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15].[16]

 

<성장의 한계>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이 시나리오에서 설정한 조건에 따라 변화해 나갈 때 세계시스템은 어떤 상태에 도달할 것인가를 분석하였다. 시나리오에 따른 분석결과가 바람직하다면, 그 시나리오는 그러한 상태를 추구하기 위한 전략적, 정책적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17]

 

<성장의 한계>에서 분석한 시나리오는 중요한 동인으로 6가지-인구, 환경오염, 자원활용, 투자자본, 노동력, 식량-를 두고 총 12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18] 메도스 팀은 1971년 캐나다 오타와를 시작으로, 러시아 모스크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세 차례 회합해 연구결과를 검토했고 19723월 책으로 정식 출간했다.

성장의 한계의 표준(Standard, Business as Uusual) 시나리오의 미래 예측 그래프성장의한계

 

<성장의 한계>의 예측

그렇다면 <성장의 한계>가 제시한 모든 시나리오는 인류가 직면한 위기에 대해 어떠한 전망을 내놓았을까.

 

12개 시나리오 중 가장 표준적인 조건 즉, 1970년대 당시의 물리적, 경제적, 사회적 관계에서 큰 변화없이(BAU: Business As Usual, 1900년부터 1970년까지의 추세 대로) 성장이 이루어질 것을 가정했을 때 2100년까지의 예측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인구의 급속한 증가에 맞물려 자원이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 식량, 산업산출물은 증가하다가 인구 증가의 정점 도달 시점 이전에 하락세로 돌아서 급감한다. 환경오염 또한 급증하지만 식량과 산업산출물의 타임래그(timelag, 경제 활동에 어떤 자극이 주어졌을 때 이에 대한 반응이 나타나기까지의 시간적 지체)로 정점이 두 변수보다 늦게, 인구보다는 빠르게 도달한다.

 

모두 정점을 거친 다음엔 자원이 급속도로 소진되고 오염 또한 최저치에 도달하며, 식량과 산업산출물은 하락세를 멈추고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지만, 2100년엔 여전히 인구보다 아래이다. 식량과 의료서비스 부족으로 사망률은 U자로 올라간다.[19]

 

이 표준 시나리오는 2008년 호주 연방과학기술연구원(CSIRO)의 그레이엄 터너(Graham turner)가 실제 데이터와 비교 분석을 한 결과 당시 예측이 틀리지 않았음이 실증되었다. [20]

개선 정책을 1975년에 시행한 예측 시나리오성장의한계

 

또 다른 두 개의 시나리오는 첫 번째 시나리오와 동일 조건일 때, 개선 정책을 1975년에 실행한 시나리오와 2000년에 실행한 시나리오를 비교했다. 개선 정책은 인구 안정화 정책(출생률과 사망률을 같게 하여 인구를 100% 수준에 머물게 하는 것)과 바람직한 가족의 평균 자녀수는 2명으로 하는 것이다. 또한 경제시스템에서는 1인당 평균 산업산출물을 거의 1975년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노력하면서 넘치는 산업생산능력은 감가상각 이상의 산업자본 투자에 쓰지 말고 단순 소비재 생산을 위해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두 시나리오를 요약하면, 개선 정책이 1975년에 실행되었다고 가정하고 2100년을 예측하면 식량과 산업산출물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자원 감소세를 어느 수준으로 막아 내는 가운데 인구를 그 범위 안에서 통제하면서 환경오염을 줄여갈 수 있다. 반면 30년을 지연시켜 2000년에 개선 정책을 실행한다면 'BAU' 시나리오보다 덜 하지만 자원과 식량 산업산출물이 인구를 감당하지 못하는 형국이고 환경오염 수준 또한 여전히 높아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21]

개선 정책을 2000년에 시행한 예측 시나리오성장의한계

 

<성장의 한계>의 결론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 현재(1970)와 같은 추세로 세계인구증가, 산업화, 환경오염, 식량생산, 자원 약탈이 계속된다면 지구는 향후 100년 안에 한계에 도달할 것이며, 그 결과로 갑작스럽고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인구가 감소하고 산업 능력이 급락할 것이다.

 

두 번째, 이러한 성장의 추세를 바꾼다면 먼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생태적이고 경제적인 안정 상태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개인의 물질적 욕구와 잠재력을 실현하고 동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전 지구적 평형상태를 설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류가 앞서 말한 전지구적 평형상태를 갈망한다면 한시라도 빠른 시간 내에 개선 정책을 시작해야 하고 그렇게 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다. [22] [23]

 

<성장의 한계>에 대한 의견

<성장의 한계>1972년 출판되었을 때 당시 신문의 헤드라인에는 "컴퓨터가 미래를 내다보고 전율을 일으켰다. 2100년까지의 재앙을 내다보는 연구, 과학자들은 세계의 파국을 경고한다"라는 문구가 적혔고, 의회와 과학계에서 논쟁을 일으켰다.[24]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많은 산업가, 정치가, 3세계 옹호자들과 함께 인구증가와 물질적 소비를 의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제안에 분노했다.[25]

 

그러나 미국의 에너지산업 전문투자은행인 '시몬스 앤 컴퍼니 인터내셔널(Simmons & company int'l)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에너지 경제학자인 매튜 시몬스(Mattew R. Simmos)는 책 출간 후 30년이 지난 2000년 보고서에서 "로마클럽이 예견한 석유 고갈의 시대가 아직 다가오지 않았지만 1972년부터 30년의 2배가 되는 2030년이 되면 중요한 자원은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성장의 한계> '월드3' 모델 예측 시스템은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말했다.[26]

넘쳐나는 쓰레기pixabay

 

<성장의 한계> 월드3 모델 예측 프로젝트에 참여한 미래학자인 조엘 바커(Joel Barker)는 세계미래전문가협회(APF, The Association of Professional Futurists)2018년 특집호에서 "행동하기를 오랫동안 미루면서 우리는 우리에게 큰 영향을 줄 정말 큰 변화에 눈감았다. 지금 당장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지구용량의 한계에 다다라 붕괴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라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한계를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27]

 

우리나라도 <성장의 한계>의 영향을 받아 2012'한국판 성장의 한계' 모델을 개발한 적이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010년부터 입법 정책 수요 예측 모형 개발이라는 과제를 수행하면서 자체적으로 예측 모형을 개발해 왔고, 1975년부터 2100년까지의 우리나라 인구와 인구 부양을 위한 에너지, 주택, 식량 등의 동태적 변화 예측을 위한 모델을 2012년에 개발하였는데 <성장의 한계> 모델과 동일한 방법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미래 예측보다는 거시적 흐름을 보기 위한 수학적 모형이라고 볼 수 있다.[28]

 

<성장의 한계> 50주년, 앞으로 50년 후는?

<성장의 한계> 저자들은 2004년에 발간한 <성장의 한계: 30주년 개정판>(The Limit to Growth: 30 year updated) 발간사에서 "월드3의 시나리오가 30년이 지난 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것으로 밝혀졌다"라며 "결과적으로 1972년보다 세계의 미래가 더 암울해졌다. 지구 생태계에 도전하려고 헛된 논쟁을 하느라 30년을 낭비했다. 앞으로 우리에게는 또 다른 30년이 없다"라고 경고했다. [29] [30]

 

<성장의 한계>에서 나타난 실질적인 의미에 대해 여전히 지속적이고 뜨거운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환경과학자는 성장의 정점이 지난 이후의 한계에 대해서 끊임없이 경고하지만, 여전히 많은 정치인과 기업인, 경제학자는 기술 혁신과 자원 대체 덕분에 실질적으로 성장이 제한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31]

 

과학기술이 지구온난화를 해결한다고 믿는 에코모더니스트(Eco-modernist)"과학기술은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유일한 해결책이다"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도시화를 가속해 인간을 자연과 분리(decoupling)하고, 원자력발전을 통해 자원사용을 줄이고, 대규모 기업적 농업과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 작물 연구를 통해 농지 면적을 줄이자는 새로운 관점을 '한계'의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여기에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버턴 릭터(Burton Richter),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 등 저명한 과학자들이 관여하고 있다.[32]

 

지구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인류를 제거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가이아 이론은 반대 입장이다. 가이아 이론과 같은 맥락의 저술 혹은 영화에서는 지구의 '인류 청소'를 보여준다.

우리는 성장의 한계와 지구시스템의 붕괴가 진실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다.pixabay

 

오늘날 우리는 컴퓨터와 월드3 모델을 통해 2100년의 미래 시뮬레이션을 쉽게 실행해 볼 수 있다.[33] 사실 컴퓨터 모델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성장의 한계와 지구시스템의 붕괴가 진실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성장의 한계>가 나왔던 1972, 우리에게는 성장의 한계와 붕괴 위기에 처해 있는 지구시스템을 위해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이 지금보다 50년이 더 많았지만, 50년을 흘려보낸 지금은 그때보다 적은 시간이 남아있음이 자명하다. 앞으로 50년 후에는 인류에게 시간이 얼마 남아있을까. 어쩌면 그때 가서는 남은 시간이 없는 건 아닐까.

오마이뉴스 글: 안치용 ESG코리아 철학대표, 김민주 바람저널리스트, 이윤진 ESG연구소 연구위원

 

덧붙이는 글 | 참고자료

[1] Donella H. Meadows & others. (1972). 'THE LIMITS TO growth'. A POMOMAC ASSOCIATES BOOK. pp 29.

[2]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홈페이지. 지구의 운명의 날 시계(지구 종말 시계)는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 참여한 시카고 대학 핵 과학자 그룹이 인류에게 핵위협을 경고하기 처음으로 고안한 시계.

[3] 로마클럽 홈페이지: 성장의 한계 요약

www.clubofrome.org/wp-content/uploads/2022/02/CoR-TheMessageOfLtG.pdf

[4] Mattew R. Simmons. (2000). 'Revisiting The Limits to Growth:Could the Club of Rome have been correct, after all?'. Mud city press.(USA). Pp.68.

[5] Edward Helmore. (2021.7.25.) Yep, it's bleak, says expert who tested 1970s end-of-the-world prediction', The Guardian.

https://www.theguardian.com/environment/2021/jul/25/gaya-herrington-mit-study-the-limits-to-growth

[6] 안치용. (2019.7.7.). '지속가능발전 개념의 등장'. 지속가능저널

http://www.sjournal.kr/news/articlePrint.html?idxno=227

[7] 로마클럽 홈페이지:Understanding "The Limits to Growth";A clear warning and a message of hope

https://www.clubofrome.org/wp-content/uploads/2022/02/CoR-TheMessageOfLtG.pdf

[8] 로마클럽 홈페이지:Understanding "The Limits to Growth";A clear warning and a message of hope

https://www.clubofrome.org/wp-content/uploads/2022/02/CoR-TheMessageOfLtG.pdf

[9] '한국 시스템다이내믹스 연구'. 문태훈. (2016). '성장의 한계 논의의 전개와 지속가능발전에의 함의'. Vol. 17(2). Pp 5-32. 재인용

 

[10] 로마클럽 홈페이지, 로마클럽 연혁

https://www.clubofrome.org/about-us/timeline/

[11] - 8과 같음.

- 로마클럽 홈페이지, 성장의 한계 요약

https://www.clubofrome.org/wp-content/uploads/2022/02/CoR-LtG-ShortHistory.pdf

[12] 로마클럽 홈페이지, 성장의 한계 역사

https://www.clubofrome.org/wp-content/uploads/2022/02/CoR-LtG-ShortHistory.pdf

[13] Club of Rome homepage: History of the limits to Growth

https://www.clubofrome.org/wp-content/uploads/2022/02/CoR-LtG-ShortHistory.pdf

[14] 컴퓨터 공학자이자 시스템 과학자인 MIT의 교수인 제이 포레스터는 경제학자가 다룰 수 있는 현재의 World3보다 낮은 수준의 모델링 패러다임인 월드2 시스템 다이나믹스(System Dynamics)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월드2를 복잡한 미분방정식 대신 때로는 '요율(rates)'로 변동될 수 있는 '수준(levels)' 변수로 설명한다. 수준 변수는 축척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인구수 모델링은 수준변수를 사용할 수 있다. 2개의 요율 변수, 즉 출산율과 사망률이다. 출산율이 높아지면 인구수는 증가하고 사망률이 높아지면 인구수는 감소한다.

[15] Cellier, F.E.(2008). 'World 3 in Modelica:Creating System Dynamics Models in the Modelica Frameworkk'. Proc. 6th International Modelica Conference, Bielefeld, Germany, Vol. 2, pp.2.

[16] 로마클럽 홈페이지 : cluborfome.org/history

[17] '한국 시스템다이내믹스 연구'. 문태훈. (2016). '성장의 한계 논의의 전개와 지속가능발전에의 함의'. Vol. 17(2). Pp 11.

[18] 로마클럽 홈페이지:Understanding "The Limits to Growth";A clear warning and a message of hope

https://www.clubofrome.org/wp-content/uploads/2022/02/CoR-TheMessageOfLtG.pdf

[19] Donella H. Meadows & others. (1972). 'THE LIMITS TO growth'. A POMOMAC ASSOCIATES BOOK. pp 124.

[20] Graham Turner and Cathy Alexander. (2014.9.2). 'Limits to Growth was right. New research shows we're nearing collapse.' The Guardian..

[21] Donella H. Meadows & others. (1972). 'THE LIMITS TO growth'. A POMOMAC ASSOCIATES BOOK. pp 167-168.

[22] Donella H. Meadows & others. (1972). 'THE LIMITS TO growth'. A POMOMAC ASSOCIATES BOOK. pp 23-24

[23] '한국 시스템다이내믹스 연구'. 문태훈. (2016). '성장의 한계 논의의 전개와 지속가능발전에의 함의'. Vol. 17(2). Pp 23-24

[24] Donella Meadows & others.(1992). 'Beyond The Limits to Growth'.

 

[25] Donella Meadows & others. (2004). 'The Limit to Growth:30 year updated.' Earthscan(UK). PP.18

[26] Mattew R. Simmons. (2000). 'Revisiting The Limits to Growth:Could the Club of Rome have been correct, after all?'. Mud city press.(USA). Pp.68.

24 Joel Barker. (2018). 'The Limits to Growth'. APF. Compass special edition. Pp 2-3.

https://cdn.ymaws.com/www.apf.org/resource/collection/D414A95A-9CB5-46D5-A62E-565111D12CA9/2018-SE-APFCompassLimits-To-Growth.pdf

[28] 국회입법조사처 보도자료. (2012.6.26.) '국회입법조사처 한국판 '성장의 한계'모형을 개발하고 관련 서비스를 준비 중 '. 국회입법조사처

https://www.assembly.go.kr/flexer/view.jsp?fid=bodo2&a.bbs_num=33056&file_num=20091&fpath=Bodo

[29] Donella Meadows & others. (2004). 'The Limit to Growth:30 year updated.' Earthscan(UK). PP.16

[30] [30] Club of Rome hompage : History of the limits to Growth

https://www.clubofrome.org/wp-content/uploads/2022/02/CoR-LtG-ShortHistory.pdf

[31] World Economic Forum : Debunking the Limits fo Growth. (2020.1.21).

https://www.weforum.org/events/world-economic-forum-annual-meeting-2020/sessions/debunking-the-limits-to-growth

[32] An Ecomodernist Manifesto : 에코모더니즘 홈페이지 : http://ecomodernisom.org

[33] World 3 model simulation :

https://insightmaker.com/insight/2pCL5ePy8wWgr4SN8BQ4DD/The-World3-Model-Classic-World-Simulation

 

식물을 들이는 일,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일

문샤인이 처음 찾아온 건 2년 전의 생일이었다.안희제 제공

 

봄이 오고 있다. 빌라 단지의 나무들에서는 라일락으로 추정되는 꽃눈이 올라오고, 이따금 걷다 보면 산수유 꽃도 보인다. 사철나무는 새 잎들을 틔워내고, 이름 모를 수많은 풀들이 화단에서 솟아오르고 있다.

 

꽃보다 내게 더욱 봄처럼 느껴지는 건 한 다육식물이다. 넓고 길게 뻗는 잎을 지닌, 아주 납작한 알로에 같기도 한 산세비에리아의 한 종류, 문샤인. 처음 집에 왔을 때만 해도 가장 큰 잎이 내 손보다 짧았는데, 이제는 화분이 작아 보일 정도다.

 

특히 튼튼히 뻗는 잎 옆에서 돋아나는 새순은 봄의 기운으로 가득하다. 아주 연한 초록빛 잎에서 가장자리만 색이 꽤 진한 이 새순을 보고 엄마는 무순이 떠오른다고 했다. 연하고 얇은 잎들이 겹겹이 동그랗게 말려서 뾰족하게 올라오는, 생명력을 뿜어내는 그 모습. 꽃과 달리 시들지 않는 그 힘.

 

문샤인이 처음 찾아온 건 2년 전의 생일이었다. 3년 전 가을쯤부터 집에서 식물들과 함께 지내면서 인스타그램에 식물 사진을 종종 올렸으니, 친구는 그걸 보고 내게 문샤인 하나가 자라고 있는 화분을 선물로 준 것일 테다. 친구의 마음도 고마웠고, 도착한 문샤인의 자태를 보면서도 기뻤다.

 

하지만 이따금 문샤인의 잎은 쪼글쪼글해졌다. 작은 화분과 그 뿌리가 자리 잡은 보슬보슬한 갈색 흙, 동남향의 창문과 주변 식물들에 주는 물로 인해 변하는 습도와 같은 것들 사이의 관계를 계산하긴 쉽지 않았다. 그런 변수들을 염두에 두고 문샤인과 함께하는 방법을 몸에 익히는 과정이 필요했다.

 

작년에도 식물 하나를 선물로 받았다. 수경재배용 행운목이었다. 고마웠지만, 이 녀석을 안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걱정이 앞섰다. 이미 집에는 화분이 너무 많았고, 나는 바빠서 식물들을 충분히 돌보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아빠 덕에 식물들은 무사했지만, 그래도 그날의 선물은 내게 기쁨인 동시에 부담이었다. 지금까지 함께 지내고 있지만, 상태가 아주 좋지는 않다.

 

그때 확실해진 건, 때로 선물에는 의도치 않게 의무나 책임이 포함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그것이 살아 있는 무엇일 때. 눈이 쌓인 차의 창문에 영어로 동물은 선물이 아니라 15년의 약속/헌신이다라는 문장을 적어둔 사진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반려식물에 대해서는 의무나 책임과 같은 단어를 떠올리는 것이 아직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듯하다.

 

식물을 집에 들이는 일은

문득 둘째 큰아버지께 선물로 드린 소엽백자단이 떠오른다. 관리를 잘못해서 가장 큰 줄기에서 위의 절반을 잘라내고 다시 모양을 다듬어야 했던 그 녀석을 나와 아빠는 둘째 큰아버지의 새 일터에 선물로 두었다.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 자리를 정해두고 관리 방법을 알려드렸는데, 과연 그 녀석은 지금도 잘 있을까. 미리 상황을 묻지 않고 소엽백자단을 선물로 드린 건 누구에게 좋은 일이었을까. 우리가 그와 함께 쌓아갈 수 있었을 어떤 기억들은 섣불리 결정한 선물이라는 행동과 함께 사라진 게 아닐까.

 

식물을 집에 들이는 일은 그것을 돌본다는 책임을 안는 일이기도 하다. 동물을 들일 때 거주 형태와 자신이 집에 있는 시간 등을 고려하듯, 식물을 기를 때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깊은 관찰과 일상의 변화를 수반하는 책임을 식물과의 삶 안에서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시사인 안희제 작가

 

21세기 말 대기정체, 미세먼지 나쁨일수 증가

기상청, 동아시아 기후변화 시나리오 적용했더니

미래의 겨울봄철 대기정체 발생일이 현재(1995~2014, 26.2)와 비교했을 때 21세기 후반기(2081~2100)에 최대 58%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정체가 발생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보이는 날이 많다

 

미래 대기정체 발생은 현재 대비 21세기 전반기(2021~2040), 중반기(2041~ 2060), 후반기 각각 최대 2.3, 4.8, 15.3일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청장 박광석)은 우리나라 겨울~봄철 고농도 미세먼지현상의 큰 원인 중 하나인 대기정체에 관한 미래변화 분석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미래 대기정체 전망은 고해상도(25km) 동아시아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대기정체지수를 적용해 분석한 결과이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저탄소 시나리오(SSP1-2.6,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획기적으로 탄소 배출량 감축) 중간단계 시나리오(SSP2-4.5, 탄소 배출을 서서히 감축) 고탄소 시나리오(SSP3-7.0/SSP5-8.5, 현재와 비슷하거나 좀 더 높은 탄소 배출 지속) 등이 있다.

 

고탄소 시나리오(SSP5-8.5/SSP3-7.0)의 경우, 21세기 후반기에 대기정체는 39.541.5일 발생하며 현재보다 약 51~58%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저탄소(SSP1-2.6)와 중간단계(SSP2-4.5) 시나리오의 경우, 21세기 후반기에 대기정체는 각각 28.1, 35.3일 발생(73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정체는 공기를 이동·확산시키는 바람이 미약한 상태를 말한다. 지상과 대기 상·하층 바람 등의 기상요소를 사용한 대기정체지수로 진단할 수 있다. 20012014년 겨울~봄철(125) 서울지역에서 대기정체가 나타난 경우(대기정체지수1) 중 약 80%나쁨 이상(PM1050/)’ 수준의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발생했다.

 

대기정체가 발생하면 서풍이 강한 제트기류가 한반도 북쪽으로 이동해 상층풍이 약해지고 하층은 동고서저형 기압배치로 북풍이 약화된다. 이 때문에 한반도 전역의 공기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가 된다. 이 때 생성된 미세먼지는 흩어지지 못하고 그대로 축적되는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21세기 후반기에 대기정체가 지금보다 최대 58%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기상청]

 

대기정체의 미래 변화는 국민 건강과 직결된 고농도 미세먼지현상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대기정체를 발생시키는 기상조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이번 기후변화로 인한 대기정체 전망정보는 미래 환경오염(고농도 미세먼지, 대기오염물질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분석정보다라며기상청은 미래의 폭염, 한파 등 극한 기후정보뿐 아니라 국민 관심도가 높은 대기환경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나리오 기반의 다양한 정보를 발굴해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변성완 가덕 드라이브약발 먹힐까박형준은 불리할 것 없다정중동

, 2029년 개항 1호 공약 천명

- “국토부 사타, 박 시장에 큰 책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을 매개로 국민의힘 후보인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연일 조기 등판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시장 권한대행 시절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건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을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서 중대 이슈로 부각시키겠다는 변 전 대행의 전략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변 전 대행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을 1호 공약으로 하고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김해신공항 백지화와 가덕신공항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도 국토부의 몽니와 수도권 중심주의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저는 이를 다 돌파했고, 2029년 개항도 해낼 자신이 있다며 부산시정을 이끌면서 당시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에 앞장섰던 경력을 내세웠다. 변 전 대행은 이어 “2035년 개항이라는 국토부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온 데 가장 큰 책임은 박 시장에게 있다. 관심 의지 노력의 부족으로 인한 결과로, 지역의 운명을 바꿀 이 사업은 누가 떠먹여 주지 않는다박 시장이 직무를 유기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고 박 시장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에게 가덕신공항 정상 추진을 위한 범정파적 논의 테이블을 만들자고 요청하는가 하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2029년 개항 의지를 부산시민 앞에 명확히 밝혀달라며 거대 야당의 광역단체장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변 전 대행의 거듭된 공세에도 박 시장 측은 별다른 반응 없이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이 선거 정국에서 도드라진 현안이 되더라도 불리할 것이 없다는 게 박 시장 측의 내부 분위기다. 현 정부의 국토교통부가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의 사전타당성 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한 상황에서 박 시장이 윤 당선인으로부터 가덕신공항의 조기 개항 의지를 재확인한다면 선거 초반부터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가덕신공항 건설 추진 계획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지난달 26대한민국 건설 분야 최고 전문가들과 다각도의 기술 검토를 진행해 남부권 발전의 기폭제가 될 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최 전까지 가덕신공항이 개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지역정가에서는 박 시장이 이번 입장문을 통해 현직 부산시장의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재선에 성공해 이 사업을 끝까지 완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았다고 해석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숲 위기=인간의 위기" 세계 최대 산림총회 참석한 문 대통령

2일 서울서 열린 '15차 세계산림총회' 개회식 참석... 국제사회에 기여할 방향 제시

문재인 대통령은 2"한국은 연대와 협력을 통해 산림 회복을 이루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숲을 지키고 가꾸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단순한 재정지원을 넘어 개발도상국 국민들이 숲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기여할 방향 세 가지로 개발도상국의 산림복원을 위한 재정에 기여하고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산림자원 활용을 돕고 한국 내에서의 산림 확충에도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30분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개회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숲을 울창하게 지키고 가꾸는 것은 지구 생명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의무"라며 이같이 의지를 표명했다.

 

44년만에 한국서 열린 세계산림총회... "숲의 위기는 인간의 위기"

이날 열린 세계산림총회는 산림 분야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대표적인 국제회의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주관으로 6년마다 개최되며, 전 세계 산림 관계자들이 모여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사막화 등 산림·환경 문제를 공유하고 산림을 통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번 총회는 아시아·태평양(아태)지역에선 1978년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 후 무려 44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게 됐다.

 

우선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취동유(Qu Dongyu) 유엔식량농업기구 사무총장과 전 세계의 산림관계자들을 향해 "우리는 코로나를 겪으며 자연과의 공존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는 말로 개막 축하와 환영 인사를 시작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숲의 위기는 곧 인간의 위기다. 살아있는 온실가스 흡수원이며 물을 보존하는 숲이 줄어들면서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고, 자연재해가 급증하며, 야생동물과 인간 간의 접촉이 늘어나 코로나와 같은 신종 감염병 위험이 증가했다"면서 "숲에 의존해 살아가는 수억 명 인구의 생활기반 또한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그러면서 "숲을 울창하게 지키고 가꾸는 것은 지구 생명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의무"라며 "다음 세대를 위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 141개국 정상들은 영국 글래스고에 모여 2030년까지 산림손실을 막고 숲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제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수립하고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 산림관계들에게 익숙한 생활 습관부터 경제·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함께 보조를 맞춰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으며, "숲과 인간이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번영의 길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선진국과 개도국이 서로 다른 여건을 이해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부담을 나누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쟁으로 산림파괴 경험했던 한국... 중요성 깨달아"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은 식민 지배와 전쟁으로 인해 산림이 파괴되었던 아픔을 실제로 경험했다"면서 "황폐해진 국토를 바라보며 숲이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고, 온 국민이 함께 100억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어 산과 들을 다시 푸르게 바꾸어 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로 "유엔식량농업기구로부터 '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라는 평가도 받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그런 후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산림 보호를 위해 '숲을 지키고 가꾸기' 위한 우리의 노력 세 가지를 약속했다. 그 첫 번째로 "개도국의 산림복원을 위한 재정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2030년까지 ODA(공적개발원조) 규모를 2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며, 산림 분야 ODA도 이에 맞춰 확대해 나가겠다"면서 "지난해 '글로벌 산림 재원 서약'에 동참하며 약속했던 6천만 달러 공여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는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산림자원 활용을 돕겠다""한국은 베트남 맹그로브 숲 복원사업을 추진하면서 맹그로브 숲의 갯벌을 활용한 친환경 양식 기술을 함께 지원하고 있다"고 예로 들었다.

 

이를 통해 "되살아난 나무들은 수상 생물들이 잘 자라날 수 있는 양분을 제공하고 현지 주민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줄 것"이고, "주민들도 지속적인 소득 창출을 위해 산림보호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도 단순한 재정지원을 넘어 개도국 국민들이 숲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면서 "생태관광, 휴양림 조성, 혼농임업과 같이 다양한 협력사업 모델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설명했다.

 

세 번째로 "한국 내에서의 산림 확충에도 최선을 다하겠다""한국은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자연 기반 해법으로서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량을 2배가량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알렸다. 이어서 "유휴 토지에 나무를 심고 도시 숲을 가꾸며 산림 면적을 넓혀나갈 것"이라며 "특히 나무를 더 많이 심고 가꾸어 수확하는 산림 순환경영이 확대될 수 있도록 경제림 조성부터 인프라 확충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관 파트너십을 통한 산림 확충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국제사회와 함께 나누도록 하겠다"면서 "이미 한국의 다양한 기업들이 ESG 경영에 나서며 숲 가꾸기와 산림 분야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해외 산림 보존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개회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22.5.2연합뉴스

 

연설 마지막 부분에서 문 대통령은 경북 봉화에 있는 '종자 금고'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에서 약 200킬로미터 떨어진 경상북도 봉화에는 전 세계에 둘밖에 없는 종자 금고, 시드 볼트(Seed vault)가 있다. 자연재해, 핵폭발과 같은 지구 대재앙을 대비해 식물 유전자원을 보존하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며 "종자 금고의 지하 저장고에는 6만 종의 야생식물 씨앗들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 미래 세대를 생각하고 지구를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간직되어 있다"고 강조헀다.

 

그러면서 "나무와 나무가 어우러져 푸른 숲을 이루듯 숲과 자연을 아끼는 마음이 하나로 모인다면 우리는 지속가능한 녹색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는 새로운 시대를 향해 마음과 지혜를 더해 행동의 속도를 높여 나아가자, 15차 세계산림총회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면서 연설을 마쳤다.

 

한편, 우리나라 산림청과 FAO 주관으로 열린 이번 제15차 세계산림총회는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6일까지 5일 동안 개최된다.

 

이번 개막식에는 취동위(Qu Dongyu) FAO 사무총장, FAO 홍보대사인 바스마 빈트 알리(Basma Bint Ali) 요르단 공주, 세계산림환경대학생연합 회장 막달레나 요바노비치(Magdalena Jovanovic)가 참석했으며, 아미나 모하메드(Amina J. Mohammed) UN 사무부총장이 화상으로 안토니우 구테레쉬(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의 축사를 대신 전달했다. 이들 외에도 각국 산림 관련 장·차관, 재외공관 대사 등을 포함해 산림 유관 기관, 일반인 등 약 2천여 명이 개회식에 참석했다.

오마이뉴스 l유창재(karma50)

 

지구 없이는 정치도 없다, 이 시대 민주주의는 '기후민주주의'여야

[주장] 기후위기가 정쟁보다 중요한 이유... 한 미국 기후운동가의 희생을 기리며

기후위기비상행동 등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4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수위 인근에서 "지구의날"을 맞아 "석탄발전 이후, 핵발전(SMR)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희훈

 

최근 신구 권력의 교체기를 맞아 여론에 나타나는 이슈는 대부분 정치적 쟁점에 집중되고 있다. 그런 와중 최근 한국 언론에 거의 보도되지 않은 중요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 422일 지구의 날, 미국의 기후운동가 윈 알렌 브루스(Wynn Alan Bruce)가 미국 대법원 광장 앞에서 분신, 사망했다. 이를 보도한 몇몇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는 스스로 소중한 목숨을 던져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 상황을 경고하고자 했던 것이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기후위기를 온몸으로 증언하고자 한 그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며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

 

기후위기는 지구상 생명체의 멸종위기

실로 오늘의 기후위기 문제는 단지 기후온난화라는 기후변화의 차원을 넘어 인류를 포함하는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멸종 위기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기후온난화의 문제는 북극곰의 생존이나 빙하가 녹아내리는, 즉 상대적으로 우리와 거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차원이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 주변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고 대규모의 꿀벌들이 실종되는 사태에 이르고 있다. 어느새 바로 우리 옆, 우리 눈앞에 다가서 있는 것이다(관련 기사: 20년차 양봉 농민이 말하는 '꿀벌실종사건의 전말' http://omn.kr/1xvte).

 

미국은 민주주의를 내세우며 지속적인 패권 유지를 추구하고 있는 보이지만, 그러나 오늘날 기후위기를 회피하는 민주주의란 존재할 수 없다고 본다. 이 시대의 민주주의는 반드시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기후민주주의'여야 한다. 더구나 '자본주의 대제국'인 미국은 오늘의 기후위기를 초래한 가장 큰 책임을 피할 수 없는 국가다. 하지만 미국 내에는 기후위기 자체를 아예 부정하려는 경향성도 적지 않게 존재하고 있다.

 

윈 알렌 부르스는 이러한 무책임한 사회분위기에 경각심을 주고자, 자신의 고귀한 생명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의 기후위기 인식, 우려스럽다

다른 누구,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돌아봐야 할 일이다. 사실 한국은 '기후악당 국가'라는 오명까지 듣고 있는 나라다. 그런데도 이제까지 기후위기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도 지지부진, 그저 흉내만 내는 미봉책에 불과했다. 더욱 염려스러운 일은 곧 들어설 새 정부가, 기후위기라는 문제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어 보이며 그나마 존재했던 관련 정책과 조치도 모조리 휴지통에 넣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8일 인수위가 발표한 정책이 원전 등에만 집중돼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참으로 우려스럽다(관련 기사: 정의당 "인수위, 전력시장 민영화 추진 철회하라").

 

그러나 현재의 절박한 기후위기, 아니 멸종 위기 앞에서 어떠한 정쟁이나 갈등도 사소할 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기후위기는 그야말로 국적이나 인종을 뛰어넘는 우리 모두의 생존 그 자체의 문제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모든 국가는 반드시 이 기후위기의 문제를 가장 긴급한 과제로 삼고 실천해나가야 할 일이다.

녹조 독으로 인해 죽어가는 물고기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소준섭(namoo0011)

 

반려식물이 혼자 사는 노인을 위로하는 방법

서울 용산구 한 주택을 찾은 박상명 원예치료사(왼쪽)가 조상줄 할아버지에게 반려식물로 스파티필름을 심은 화분을 건넸다.

 

할아버지, 이건 스파티필름이라는 식물이에요. 하얀 꽃도 펴요. 화분에 손가락을 넣어서 흙이 묻어 나오면 수분이 많은 거니까 그땐 물 안 주셔도 돼요. 아무것도 안 묻으면 바짝 바른 것이니 그때 물을 주시면 제일 좋아요.”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한 주택을 찾은 박상명 원예치료사가 조상줄 할아버지(85)에게 화분을 건넸다. 집에는 창틀, 탁자,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위까지 여러 식물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부엌에는 부러진 가지 몇 개가 바나나에 꽂혀 있다. “이렇게 2주 정도 두면 뿌리가 나와서 심을 수 있어. 유튜브에서 봤지. ‘어떻게 하면 잘 클까하고 항상 연구를 하거든. 혼자 있으면 심심하잖아. 식물 키우면 재밌지.”

박상명 치료사가 꽃이 핀 화분을 보며 시클라멘이네요라고 하자 할아버지는 이름도 모르고 예뻐서 사왔어라며 이름을 되묻는다. 푯말을 꺼내 시클라멘이라고 적어 화분에 꽂았다.

 

물이 부족하면 축 늘어지면서 신호를 보낼 거예요. 물을 주면 다시 살아는 나기는 하지만, 식물에 굴곡이 생겨요. 한 번 시련을 겪은 거죠. 그렇게 되지 않게 잘 챙겨주세요.”

서울 용산구 한 주택을 찾은 박상명 원예치료사가 조상줄 할아버지가 키우는 화분에 시클라멘이라는 이름을 쓴 푯말을 달았다.

 

할아버지에게 돌봄을 부탁한 스타피필름 화분은 용산구가 지난해부터 보급을 시작한 반려식물이다. 혼자 살거나 우울증이 심한 65세 이상 저소득층 어르신 200명에게 원예치료사가 찾아가 전달한다. 복지관이나 경로당도 갈 수 없었던 고령 1인 가구나 심리적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의 시간은 고립이나 마찬가지였다. 조 할아버지가 식사 지원을 받는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은 전날부터 2년 만에 문을 열었다고 했다.

 

그래도 조 할아버지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용산복지관의 강보경 사회복지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에 우울증이나 대인기피가 심해진 분들이 많다외부인과 만나는 것도 부담이 커져서 원예치료사가 방문한다고 사실을 나중에 알고 반려식물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복지관에서 저소득층 가구를 대상으로 거주지 소독을 지원하는데, 병해충 관리 업체가 집안으로 들어와 작업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보니 낯선 사람과 마주하는 것이 힘들어 관리 자체를 완강히 거부하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실제로 보라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가족 간 교류가 줄면서 60세 이상 연령대 우울증 발병 위험은 2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우울증 병력이 전혀 없던 노인의 발병 위험은 2.4배 늘었다. 가족이 서로를 챙기기 어려워 복지사의 도움을 받는 저소득층은 더 큰 위험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용산구에서 선정한 반려식물은 공기 정화 기능이 있고 키우기도 쉬운 스파티필름과 향과 꽃이 좋은 장미다. 용산구 제공

 

사람들과 만날 수 없지만 연결을 이어가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반려식물이었다. 물리적, 경제적으로 부담이 커 반려동물은 키울 수 없어도 식물을 가꾸며 애정을 쏟는 대상과 작은 일거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반려식물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우울감을 낮추고,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대사성 만성질환자의 비만 지표인 허리둘레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용산구에서 선정한 반려식물은 공기 정화 기능이 있고 키우기도 쉬운 스파티필름과 향과 꽃이 좋은 장미다. 원예치료사는 식물을 전달한 후 한 달에 한 번 정도 식물과 어르신의 안부를 물으면서 대화를 나눈다.

 

이날 집을 나설 때쯤 할아버지가 휴대전화 번호를 원예 반장이라고 저장해 뒀다고 하자 박상명 치료사는 “‘반장이라는 명칭이 좋다며 웃었다. “식사 잘 챙기셔요. 전화드릴게요!”

 

본업인 플로리스트를 하면서 자격증을 따 원예치료사로 활동하는 그는 일할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꽃과 식물이 노인들에게 위안을 주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안부 전화를 하면 바쁘다. 다음에 다시 하라며 끊었던 어르신들이 코로나 시국에는 사람과 말할 기회가 줄어서 전화를 끊지 못하는 일이 많아 마음이 아팠다퉁명스럽던 어르신들도 목소리가 멋지시다며 대화를 이어가다면 보면 마음을 연다고 말했다.

·사진|김보미 기자

 

한화진 원전과 조화 이루며 온실가스 감축해야

온실가스 감축 방법으로 원전 확대시사

인사청문회서 “4대강 단기적 평가 아쉽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원자력발전과 조화를 이루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며 탈원전 반대 의지를 시사했다. 한 후보자는 정부가 지난해 말 공표한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엔디시) 달성 방안에 대한 여러 의원의 질의를 받고 엔디시 40%(2030년까지 2018년 대비 탄소배출량 40% 감축)는 국내 여건을 고려할 때 매우 도전적인 목표다. 국제사회에 약속한 목표인 만큼 준수하되, 실현 가능한 방안에 대해서는 지혜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원전이 녹색 에너지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해 원전은 녹색 에너지로 분류된다.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는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답했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녹색분류체계는 산업별로 친환경 여부를 분류하는 기준이다.

 

한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두고서는 “4대강 사업은 다목적 사업이다. 단기적 평가를 내린 부분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수나 치수, 수질이나 수생태 등 종합적으로 (평가가) 있어야 하는데 보의 기능에만 집중해 단기적 평가를 했다는 것이다. 한 후보자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한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환경비서관을 지낸 바 있다.

 

한 후보자는 지금까지 (정책이) 보 해체에 포커스가 맞춰졌는데 그 정책을 되바꿀 복안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보뿐만 아니라 준설이나 제방, 홍수 가뭄에 대한 대응, 보의 최적 운영 방향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새 정부 들어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주목받는 용산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서 한 후보자는 국민이 우려하는 부분들을 파악했다“(미군기지) 정화나 (이에 대한) 책임은 관계 부처와 미국 쪽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청문회에는 박동석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와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러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의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은 두 대표에게 조정안 수용을 촉구했다. 그러나 두 대표는 기업 간 피해 보상 분담 비율의 문제를 제기한 뒤, 현재 재판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청문회에서는 한 후보자의 삼성전자 사외이사 경력을 놓고 이해충돌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한 후보자는 이해충돌이 되지 않도록 규정을 잘 지키겠다고 답했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사기업 중 탄소 배출량이 두 번째로 많다. 삼성전자의 친환경 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묻자, 한 후보자는 대기업으로서 친환경 정책, 이에스지(ESG) 경영을 활발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페이스북-김대호430일 오후 4:25 ·

영국 친구들이 'BeeBlock' 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꿀벌의 개체수가 감소하면서 지구의 생물다양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데 꿀벌 종류에는 약 267종 정도가 있다고 한다. 이들중 90%'고독한 꿀벌'이라고 한다. 고독한 꿀벌이란 무리 생활을 하지 않고 '쏠플'로 생식활동을 하는 애들인데, 얘네들이 꽤나 생물다양성에 큰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근데 전세계의 도시화 현상으로 인해 얘네들이 급격히 줄고 있는데 서식지 보호뿐 아니라 도시속에서도 안전하게 기거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 건축 설계를 할때 벽돌 모양을 얘네들이 거주할수 있도록 디자인 한 것이다. 건물 지을때 한두개 정도 요걸로 대체 하자는 아이디어이다.

실험을 해봤는데 상당히 성공적이라고 한다. 솔직히 꿀벌들 때문에 우리 인간도 살수 있는 것인데, 이 정도는 충분히 내어주어도 되지 않을까?

 

이헌석  6시간 ·

주요 국가별 1인당 고기(육류, 해산물) 소비 현황.

대중 강연에서 몇 번씩 언급하는 건데, 조금 과장을 섞으면 "우리나라는 뭐든 많이 먹는다"

해산물까지 포함한 1인당 고기 소비량은 대부분의 유럽국가보다 많다. 육고기만 놓고 보면 유럽보다는 작은데, 아시아쪽을 비교하면 얘기가 다르다.

 

흔히 중국은 돼지고기를 많이 먹고, 일본은 해산물을 많이 먹는다고 하는데, 이제 옛날얘기이다. 우리나라는 중국보다 돼지고기를 많이 먹고(2017년 기준으로 중국이 37.63kg 인데, 우리나라가 37.96kg이다. 중국은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이 줄어는 추세인데, 우리는 늘어나는 추세이다.), 해산물도 일본보다 많이 먹는다.

 

반면 닭고기는 일본이 더 많이 먹는다. 하지만 벌써 5년 전 통계이니, 치맥 열풍으로 현재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채소류 소비 통계도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높다. 우리는 김치류 소비 때문에 거의 모든 가정에서 매일 채소류를 먹는 나라로 분류된다.

홍석환  6시간 ·

< 숲이 늙어간다? >

우리나라 산림의 나이 불균형은 정말 심각하다. 스위스와 비교하여 그래프를 그려보니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런데, 누구 말처럼 늙어 보이지는 않는다. 스위스의 (지속가능 목재생산을 위한) 영급구조 개선목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매우 명확해 보인다. 늙은 나무라 주장하는 것은 어린나무를 베어내기 위한 프레임일 뿐이다.

질문을 던져보자! 왜 우리 숲이 늙었다고 하는가? 왜 이토록 어린 숲을 베어내야 하는가?

#탄소중립 #모두베기 #바이오매스 #지속가능산림

 

 

도시, 기후위기의 가해자이자 피해자

도시라는 단어는 어쩌면 살면서 가장 많이 듣는 단어일지도 모르겠다.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각종 미디어에서 다양한 도시 얘기가 흘러나온다. 도시의 아파트 가격, 부동산 정책, 신도시 개발계획, 교통 체증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이슈부터 미세먼지, 온실가스, 하천오염, 생태계 파괴 등의 환경문제까지 정말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에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우리는 더 발전한다. 그리고 때로는 한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다른 도시나 국가 전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곤 한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도시에 주목해야 한다. 바로 도시가 다양한 인간 활동을 통해 기후위기를 초래한 확실한 주범일 뿐만 아니라 기후위기의 가장 큰 피해를 받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가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내가 사는 도시를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기후위기를 초래한 다양한 원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대기 중 온실가스(GHGs: Greenhouse Gases) 농도 증가다. 그리고 다양한 온실가스 중에서도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CO2: Carbon Dioxide)의 농도 증가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 지구적으로 기후변화를 유발한 이산화탄소는 과연 어디에서 많이 배출되는 것일까? 어쩌면 많은 사람들은 바로 발전소를 떠올릴 것이다. 맞다. 그러나 왜 발전소에서 이렇게 많은 배출이 일어날까를 좀 더 고민해 본다면 그 답은 달라질 수도 있다. 사실 전 세계 화석연료 기반 이산화탄소(FFCO2: Fossil fuel CO2) 배출의 70% 이상은 및 교통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으로 뿜어낸다. 도시 내에 있는 건물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나 자동차의 머플러에서 나오는 연기가 바로 이런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탄소의 직접배출’(Scope 1)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도시가 직접 배출은 하지 않지만 전기를 사용함으로써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가 있는 다른 지역의 굴뚝에서 연기를 내뿜는 것을 간접배출’(Scope 2)이라 한다. 여행이나 출장을 다녀오다 저녁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다 보면 창밖으로 한순간에 서울에 도착한 것을 인지할 수 있다. 바로 엄청난 불빛 때문이다. 이런 도시의 야간 불빛은 비행기보다 더 상층에 있는 인공위성에서까지 보일 정도로 밝다. 이렇게 도시의 밤을 대낮처럼 밝혀주는 에너지가 간접배출이다. 도시의 인구가 많고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불빛은 밝아지고 더 많은 간접배출을 유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은 어떨까? 서울은 현재 전 세계 수백개의 대도시 중 10위권 내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직간접적으로 배출하는 주목할 만한 대형 배출원이다.

 

서울은 세계 10위권의 CO2 배출원

전 지구적으로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증가하면서 전 지구 평균 기온이 올라가지만 실제 지역적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온도의 증가량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도시는 주변 시골 또는 산림 지역보다 기온의 증가 폭이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해외 과학자들이 전 세계 419개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도시가 주변 지역보다 평균적으로 1.5도 정도 높다는 것을 밝혔다. 이렇게 도시가 주변 지역보다 기온이 높은 것은 바로 도시열섬(Urban Heat Island) 때문이다. 도시는 태양에서 들어오는 에너지를 대부분 도시의 공기를 데우는 데 쓰기 때문에 기온이 높다. 반면에 식물이 많은 주변 지역은 태양에서 들어오는 에너지를 지면의 식물들이 증산작용을 통한 증발을 통해 소진하기 때문에 도시보다는 기온이 낮아지는 것이다. 한여름에 뜨거운 아스팔트에 물을 뿌리면 시원해지는 것처럼 식물들이 증발을 통해 지면의 기온을 낮추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도시는 건물 열, 실외기, 자동차 등의 다양한 인공열이 있기 때문에 기온이 주변 지역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결국 도시화라고 불리는 사회·경제적 발전은 도시의 기온을 높이는 데 일조를 했고, 그래서 도시는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영향에다 도시열섬으로 인해 주변지역보다 온도가 더 높아진다. 수학적으로는 도시의 온난화=전 지구 온난화 영향+도시열섬효과’, 이런 식으로 간단히 계산된다. 예를 들어 서울 같은 경우 195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의 연평균 기온을 살펴보면 10년당 0.30도 정도 증가했지만 전혀 도시화가 진행되지 않은 추풍령 같은 경우 10년당 0.08도 정도밖에 올라가지 않았다. 즉 서울은 도시화로 인해서 추풍령보다 4배 가까운 온난화가 진행된 것이다. 특히 1980년 이 전에는 서울과 추풍령의 기온 차이가 거의 나지 않을 정도로 유사한 연평균 기온 분포를 보였다. 그리고 1980년대 올림픽을 필두로 한 눈부신 서울의 성장은 도시의 기온을 끌어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정리하면 도시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여 전 지구적으로 기온을 증가시키고, 도시열섬효과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도시의 공기를 추가로 계속 데우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렇게 도시의 공기가 데워지면 단순히 그 지역의 온난화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도시의 기온이 상승한다는 것은 도시 지면에서의 수분 증발이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뜻해진 공기는 더욱 더 강력하게 지면의 수분을 대기 중으로 빨아들인다. 즉 온난화로 인해 땅이 말라가는 것이다. 만약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는다면, 온난화로 인한 증발은 땅을 건조하게 만들어서 결국 사막처럼 만든다. 이것이 바로 도시 사막화이다. 강력한 온난화는 단순히 공기를 데우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물 순환에까지 영향을 끼쳐 도시를 사막과 같은 극한 기후 지역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사막화 생각만 해도 끔찍

실제 1980년 이후 서울 및 수도권 여러 관측소에서 측정한 온도, 강우, 증발량 등 여러 기후 요소들의 장기 변화를 여러 방면으로 살펴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 같은 경우도 2000년대 이후 건조화가 강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타나났다. 1980년부터 2000년까지 증가하던 강수량은 2000년 이후 급격히 줄어들었고 반대로 기온은 급격히 상승하면서 온난화를 통한 증발량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즉 공기에서 땅으로 공급되는 물의 양은 줄어들고 이와 동시에 땅에서 공기로 빠져나가는 물의 양은 늘어난 것이다. 지면이 건조해지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이었다.

 

특히 서울의 건조화 경향은 주변 지역과 비교해 보았을 때 훨씬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성이 앞으로도 계속 강해진다면 도시는 정말 사막처럼 변해갈지도 모른다. 사막을 떠올려 보라,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가 사막이 된다면 이보다 더 큰 충격이 있을까? 결국 인간 활동의 중심지인 도시는 기후위기를 초래했지만, 뜻하지 않은 급격한 기온 상승, 건조화 등 기후위기에 대한 취약성이 커지는 것이 분명하다. 바로 기후변화가 우리 삶의 터전인 도시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북극곰의 집인 북극만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내 집이 있는 우리 도시도 충분히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분명히 도시는 기후위기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이다. 보통 일반적인 문제들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다르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의가 쉽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도시는 다행이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도시의 온실가스를 줄이고, 열섬효과를 낮추고, 인공열을 줄이는 과정은 도시의 기후위기를 막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도시가 기후위기를 대응해 나가는 과정은 결국 한 도시를 넘어 전 지구의 기후위기를 막아 줄 수 있는 희망의 불씨가 될 것이다. 그럼 이제 더 이상 뉴욕, 런던, 파리를 기다리지 말고 서울, 부산, 대구 등 한국의 도시, 우리의 도시들이 지구를 위한 희망의 불씨가 되어보면 좋겠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경향

 

 

120년 만의 더위폭염에 전쟁에 곡물이 없다

인도가 때 이른 폭염으로 지난 3월과 4월의 기온이 1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인도는 세계 2위의 밀 생산국이기도 하죠. 이런 극심한 폭염 때문에 밀의 수확량이 50퍼센트까지 줄어들 수 있다, 이런 전망이 나왔습니다.

 

리포트-도시 한복판에 있는 강은 공용 수영장이 됐습니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물을 첨벙이고 거침없이 또 물에 뛰어들면서 더위를 식힙니다.

 

[아스휘니 드와베디/주민]"작년 5, 6월이었던 여름 날씨가 올해는 4월에 온 것 같아요. 너무 덥습니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키스탄.

거리를 걷다 말고 뜨거워진 머리에 연신 물을 붓고, 온몸에 물을 뿌리며 몸을 식히지만 열기가 금방 내려가지 않습니다. 지난 두 달간, 인도와 파키스탄은 기상관측 121년 만에 가장 더운 봄을 보냈습니다.

 

[라훌 쿠마르/주민]"밖에 나갈 때면 스카프로 머리를 가리고, 고글을 착용합니다.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건 다해요."

[라젠드라 프라사드/자동차 정비사]"온도가 벌써 42도예요. 더위 속에서 일을 해야 하는 게 고통스러워요."

 

때 이른 폭염의 원인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봄철 강수량 부족 때문이라고 인도 기상청은 밝혔습니다. 더 큰 문제는 폭염이 불러온 식량 위기입니다. 인도는 세계 밀 생산량 2위 국가인데 밀이 일찍 익어버려서, 수확량이 최대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데빈더 샤르마/인도 농업정책 전문가]"(올해) 밀 생산량은 22백만 톤에서 25백만 톤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세계 최대 밀 생산국인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인한 타격을 입었고, 2위 생산국 인도는 기상이변에 따른 폭염으로 타격을 받았습니다. 인류의 생존을 위한 기본이 되는 먹거리가 전쟁과 지구온난화라는 악재 앞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MBC뉴스데스 김현지기자

 

 

윤 정부 실천과제 도심 철도 지하화타 지역도 눈독부산 정치권 선제 대응 필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 도심 철로 지하화가 포함됐다. 부산 동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경부선 철길. 부산일보DB

 

윤석열 정부 과제에 도심 철로 지하화가 포함되면서 부산 단절 100년을 해소할 핵심 사업인 경부선 철도 지하화 사업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다만 철도 지하화의 경우 다른 지자체에서도 추진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만큼 부산 정치권이 선제적으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 3일 국정운영의 근간으로 삼을 국정 비전과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38번 국정과제인 국토공간의 효율적 성장전략 지원아래에 기업이 스스로 투자하고, 개발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혁신을 견인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라는 실천과제가 포함됐다. 주요 내용은 지상철도시설 지하화 등을 통해 구도심을 미래형 도시공간으로 재구조화.

 

부산 외 4개 지역서도 사업 요청

국비 투입 수십조 원 달해 부담

사업지 대상 놓고 경쟁 불가피

지역 정치권 적극적 역할목소리

 

또한 오는 9일까지 전국을 돌며 국민 보고회를 열고 있는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의 지역 공약에도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부산을 비롯, 서울, 인천, 대전, 대구 등지에 있는 경부선, 경인선, 호남선의 도심구간 철도를 지하화하고 상부는 주거·상업·문화·녹지 등으로 복합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지역 숙원 사업으로 꼽혀 온 도심 철로 지하화 사업이 차기 정부 과제로 반영됐지만 지역에서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철도 지하화 사업의 경우 비용이 상당한 만큼 그동안 난색을 보여 온 기획재정부의 전향적인 입장 전환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이유에서다.

 

인수위 관계자는 무엇보다 당선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면서도 다만 기재부를 설득할 수 있는 새 논리를 개발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수위 균형발전특위 부산 외 4개 지역에서 철도 지하화 사업을 요청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나마 부산의 경우 방식에 따라 예측비용이 9318억 원에서 37883억 원에 불과하지만, 다른 지역의 경우 인천이 약 4조 원으로 가장 적었으며 대전은 10조 원가량으로 막대한 국비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비용적인 측면과 균형발전 차원에서 이점을 갖고 있는 부산이 가장 먼저 철도 지하화 사업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부선 철도 지하화 사업에 밝은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사실상 올해 경부선 지하화와 관련된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도 경부선 지하화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여야가 원팀이 돼 사업비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 균형발전특위는 오는 9일 부산을 찾아 지역 공약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경부선 지하화를 비롯,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월드엑스포) 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 이행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바다 품은 시민공원 생겼다" 방문객들 감탄

개방된 북항 친수공간 가보니

부산항 북항 재개발지역 내 친수공원이 일부 개방됐다. 부산항만공사가 북항 친수공원 19가운데 1차로 조성된 2623일부터 개방한다고 밝혔다. 전민철 기자

- 감만부두~부산항대교~영도

-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해안풍경

- 유채꽃·잔디밭에 삭막함 사라져

- 그늘막·의자 등 휴식공간 부족

- 정비공사 아직 진행 중인 곳도

 

푸른 바다와 숲을 보면서 마음껏 씽씽이 타니까 너무 기분 좋아요.”

5일 오전 부산 북항 1구역 친수공간.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박수민(8) 양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146년 만에 공개된 친수공간을 만나 본 시민들은 바다를 품은 또 하나의 시민공원이 탄생했다며 반겼다.

 

지난 4일 개방 이후 첫 휴일인 이날 오전 10시 공원 문이 열리자 도시철도를 타고 공중보행로를 건너거나, 자가용을 타고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을 이용한 가족 단위의 발길이 이어졌다. 난생처음 본 이색적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자 방문객들은 탄성을 질렀다. 1876년 개항 이후 146년간 선박만 오가던 이곳에 드넓은 공원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샛노란 유채꽃과 푸른 잔디가 시선을 사로 잡았다. 부친과 함께 온 정보경(20) 씨는 주변이 다 항만이라 삭막한 분위기가 있었는데 숲이 가꿔져서 좋고 관광객에게도 좋은 인상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는 개방을 기념해 스탬프 투어, 밸런스 바이크 레이스, 연날리기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취재진은 지난해 12월 우선 개방된 문화공원 1(26000)를 기점으로 89000랜드마크 부지, 경관수로 1.3등을 차례로 둘러봤다. 문화공원 2호 일부와 3호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문화공원 1호와 랜드마크 부지를 연결하는 다리에 오르자 감만부두, 부산항대교, 영도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해안 풍경이 눈길을 붙잡았다.

 

도로를 건너가자 유채꽃이 반겼다. 유채꽃밭에서 추억을 남기려는 방문객들은 연신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드넓은 랜드마크 부지 4분의 1 정도에 조성된 유채꽃 외에는 별다른 구경거리가 없었다. 기자가 이 코스를 느긋하게 걸어보니 1시간 정도 소요됐다.

 

휴식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가장 넓은 랜드마크 부지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가 하나도 없었다. 공개된 친수공간 일부에 의자가 설치돼 있었지만, 햇빛을 피할 수 없었다. 정작 그늘막이 설치된 곳에는 의자가 없었다. 그늘막 바닥에 앉아있던 조정식(80) 씨는 역사적인 공간이 개방돼 아름다운 풍경을 봐서 기분이 좋지만, 어린이나 노약자를 배려하는 쉴 공간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전을 위협하는 부분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주차장에서 문화공원 1호로 이어지는 보행로 곳곳에 보도블록이 깨져 있었고, 공개된 친수공간에도 방문객들 사이로 정비 공사가 이어졌다.

 

북항 1구역 개방은 오는 8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고, 9일부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될 예정이다.

김민훈 기자 minhun@kookje.co.kr

 

 

테이프·노끈 부활윤석열 정부, 퇴보적인 환경정책 중단해야

한국환경회의 활동가들이 4일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자원순환정책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윤주 기자

 

환경단체들이 환경 관련 규제를 완화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자원순환정책이 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환경회의는 4일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퇴보적인 자원순환정책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환경회의는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전국 47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연대체다. 단체들은 기후위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전 지구적으로 플라스틱 사용 저감을 위해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제는 더욱 강화된 폐기물 감량 정책이 필요하다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소비자 편의를 핑계로 오히려 규제를 완화해 기업들의 편의를 봐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인수위는 마트 자율포장대에서 테이프와 노끈을 없앤 자율포장 금지협약이 과도한 규제라며 변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앞서 지난달 재개된 카페·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에 대한 단속도 무기한 유예한 바 있 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규제 완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정음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자율포장대에서 사라졌던 테이프와 노끈을 다시 배치하는 것은 소비자의 편의를 위하는 척 퇴보적인 환경정책을 펼치는 것이라며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쓰레기는 계속 늘리면서 순환경제를 만들겠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활동가는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금지와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플라스틱 배출량도 줄일 뿐 아니라, 일회용품 생활방식을 다회용 생활방식으로 전환할 기회라며 차질없이 시행돼야 한다 고 말했다 .

 

참가자들은 또 인수위가 환경정책 관련 질의서에 답변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양희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한국환경회의가 지난달 인수위에 윤석열 정부의 자원순환 환경정책에 대한 질의서'를 전달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과연 소통 의지는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인수위가 발표한 국정과제에서도 환경 관련 내용은 미비하다고 비판했다. 김 사무처장은 발표된 환경 관련 국정과제 4개 중 자원순환정책은 1개뿐이었고, 그 또한 문재인 정부를 답습하거나 퇴보하는 수준이라며 정책이 재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최첨단 기계만 도입해 처리한다는 점이 우려된다. 폐기물 문제는 최첨단 기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생산부터 폐기 전 단계에서의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승은 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도 재활용 산업 육성에 초점이 맞춰진 재활용 만능주의가 우려된다쓰레기 문제를 다음 정부로, 다음 세대로 폭탄 돌리기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2의 쓰레기 대란이 나와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환경회의는 윤 당선자에게 대형마트 자율포장대 부활 등 퇴보적인 규제 완화 정책을 중단하고, 폐기물 감량과 처리에 있어 공공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낙동강 상류 퇴적물 카드뮴 농도 매우 나쁨수질은 양호

영풍 석포제련소~안동댐 수질·퇴적물 오염 조사

환경부 석포제련소 영향 구간에서 증가 경향

경북 봉화 석포면에 있는 영풍 석포제련소.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경북 봉화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안동댐까지 이르는 낙동강 상류 지역의 퇴적물을 조사해보니, 중금속인 카드뮴 농도가 매우 나쁨수준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5일 공개한 낙동강 상류의 수질·퇴적물 측정 결과를 보면, 해당 지역 내 카드뮴 농도는 전반적으로 매우 나쁨수준이었다. 낙동강 상류의 퇴적물 국가측정망은 봉화·도산·황지안동댐안동댐안동댐3 6곳에서 운영된다. 상류의 퇴적물이 모이는 안동댐 지점 3곳은 나쁨 등급(안동댐1)과 매우 나쁨 등급(안동댐안동댐3)으로 조사됐다. 카드뮴 농도가 6.09/을 초과하면 매우 나쁨 등급인데, 지난해 상반기 안동댐2 지점은 8.30/, 안동댐3 지점은 7.94/에 달했다. 지난해 하반기 봉화 지점은 7.20/, 도산 지점은 7.11/였다. 환경부는 퇴적물 내 카드뮴 농도는 석포제련소 영향 구간인 봉화 지점에서 증가한 뒤 하류에서 서서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카드뮴 수질농도는 2019년 하반기부터 수질환경기준(0.005/L)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석포제련소가 안동댐 상류 퇴적물의 카드뮴 오염에 미치는 기여도는 제련소 부근에서 77%95.2%, 40하류에서 67%89.8%로 추정됐다. 계절별로는 5월 갈수기에 높았다가 9월 풍수기 때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다만 환경부는 기여도는 동위원소와 관계식을 활용한 추정값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실측이 아닌 문헌자료를 인용해 석포제련소 관계자 및 일부 전문가는 연구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 제공

 

낙동강 상류 지역 퇴적물의 카드뮴 농도가 매우나쁨수준으로 조사되면서 정부는 퇴적물 관리대책을 추진 중이다. 환경부는 석포제련소부터 안동댐까지 본류 구간 내에 취수시설은 없다. 필요시 낙동강 상류지역 먹는물 관련 관계기관 회의 등을 통해 지역주민의 먹는물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류연기 환경부 물환경정책관은 지하수 오염유출 차단, 토양환경 복원, 수질·퇴적물 조사 강화 등 낙동강 상류 환경관리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충남대에 의뢰해 영풍 석포제련소부터 안동댐까지의 수질 및 퇴적물 오염현황과 퇴적물 오염원 기여율을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석포제련소 부근의 하천과 토양에서 카드뮴 오염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부가 2017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마련한 관계부처 합동 낙동강 상류 환경관리 개선대책에 따라 이뤄졌다.

 

한편, 이날 국립환경과학원은 경북 왜관수질측정센터에서 수행한 ‘2020~2021년 낙동강 미량오염물질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산업용, 의약물질, 농약류 등 낙동강에 유입될 가능성이 큰 미량오염물질 269종을 대상으로 낙동강 왜관지점에서 주 2차례, 강정·남지·물금 등 기타 조사지점에서 월 한차례 실시했다.

 

조사 결과, 왜관지점에서는 269종 가운데 196종이 검출됐다. 검출된 196종 중 국내외 기준이 있는 51종은 모두 기준치 이내로 나타났고, 국내외 기준이 없는 145종은 국외 검출농도보다 낮거나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기타 조사지점에서는 269종 중 149~170종이 검출됐다. 이 가운데 국내외 기준이 있는 47종은 모두 기준치 이내로 나타났고, 농도 수준은 왜관지점보다 낮거나 비슷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가덕도 신공항의 시작과 전망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220503.99099000702 국제신문

가덕도 신공항의 시작과 전망

가덕신공항의 첫 시작을 얘기하려면 영남권 신공항 논의가 한창 시작되던 2006년 참여정부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토 균형 발전을 명분으로 추진된 영남권 신공항을 밀양에 짓냐, 가덕도에 짓느냐를 두고 지역 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계속됐다.

 

그러자 이를 빌미로 이명박 정부는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시켰고, 박근혜 정부는 신공항 건설 대신 김해공항 확장안을 제시한다. 그렇게 사라지나 했던 가덕신공항은 문재인 정부가 다시 되살려낸다. 이번 카드뉴스는 문재인 정부에 이르러 다시 기사회생한 가덕신공항의 논의 과정을 정리해 봤다.

 

가덕신공항 특별법은 20212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됐다. 이는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의 신공항 재검토 지시 이후 김해공항 확장안이 부적합판정이 났고, 이를 계기로 가덕신공항 추진이 다시 힘을 받기 시작한데 따라 202011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가덕신공항 건설 관련 특별법을 각각 발의한데 따른 것이다.

 

다음 날인 26일 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입법적 명령으로 돌이킬 수 없는 사업이 됐다. 법안이 본 회의를 통과한 순간 가덕신공항 논의 백지화는 일어날 수 없는 얘기가 된 것. 이다음 단계부터는 언제, 어떻게, 얼마큼의 예산을 들여 공항을 지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만 남았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5월부터 연구용역을 발주해 가덕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를 진행해왔다.

 

2022426일 정부는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를 반영해 만든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계획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해당 계획안에는 가덕신공항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가덕도신공항 추진계획안에 의하면, 김해공항의 국제선만을 이전한다는 전제하에 가덕신공항의 예상 수요는 2065년 기준 여객 2336만 명, 화물 286000톤으로 예상된다. 활주로는 해상에 동서방향으로 건설하되, 최대 이륙 증량 기준의 활주로 길이인 3500미터로 정해졌다. 계획안에 의하면 가덕신공항은 2035년 개항을 목표로 총 137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가덕도신공항 추진계획은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는 가덕도신공항이 예타 면제 요건을 확실히 갖추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후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9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 등 총 5개 사업에 대한 예타 면제를 의결했다.

 

예타 면제가 확정됨에 따라 부처 간 협업이 이뤄지면 2029년 완공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전망이 나온다. 환경영향평가나 보상 등의 절차가 간소화될수록 일정 단축이 가능하며 설계와 시공을 병행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을 도입하면 2029년에는 모든 공정 마무리가 가능하기 때문.

 

다만 기재부는 국토부가 부산시 등과 함께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전 적정 사업규모와 사업비, 사업 방식 등을 검토하기 위해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는 실시한다고 못 박았다. 일각에서는 적정성 검토 진행이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조기 개항에 영향을 미칠 새로운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와 가덕신공항기술위원회 측은 오는 6월까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위한 종합 대책을 정리해 정치권에 전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는 2023년 기본 및 실시설계 착수, 2024년 설계·시공 병행 시행을 거쳐 2029년 공사 완료한다는 일정을 제시한 상태이다.

조윤화 기자 truexwa@kookje.co.kr 이민경 기자 koy1116@kookje.co.kr

 

정부 막판 속전속결...가덕도신공항 외해에 짓는다고?

 

지난 426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부산 가덕도신공항 예상조감도. photo 국토교통부

 

총사업비만 137000억원으로 추산되는 부산 가덕도신공항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지난 429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했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립한 가덕도신공항 추진계획이 지난 4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이래, 문재인 대통령 임기 종료를 불과 10여일 앞두고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데 지난해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특별법까지 제정해 추진 중인 가덕도신공항의 입지가 부산시의 당초 구상과 달리 가덕도 동쪽 외해(外海)로 결정되면서 착공까지는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특별법 제정 전까지 부산시가 띄워온 공항 입지는 가덕도 서쪽 대항항과 동쪽 새바지항 사이를 연결하는 잘록한 허리 부분의 육해상에 걸쳐 동남~서북 방향(11~29 방향) 활주로를 놓는 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 등 정치권 인사들이 신공항 조기조성을 약속하면서 드나든 곳도 가덕도 서쪽 대항항 일대였다. 그런데 정작 국토부가 5개 후보방안 중 최종 선택한 것은 가덕도 동남쪽 외해에 인공섬을 조성해 활주로 1()과 주기장 등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외해공항, 아시아서 가덕도 유일

하지만 현재 아시아에서 해상공항을 운용 중인 곳들 중 내만(內灣)이 아닌 외해(外海)에 공항을 배치한 곳은 가덕도신공항이 유일해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아시아에서 해상매립 등을 통해 인공섬 형태로 해상공항을 운용 중이거나 건설 중인 곳은 인천공항을 비롯해 모두 10. 도쿄 하네다(羽田나고야 주부(中部오사카 간사이(関西고베·기타큐슈·나가사키 등 일본이 6, 홍콩 첵랍콕·마카오 타이파·다롄 진저우만(건설 중) 등 중국 3곳이다. 이들 10개 해상공항 가운데 내만이 아닌 외해에 입지한 공항은 단 한 곳도 없다.

 

인천공항만 해도 경기만()에 있는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의 바다를 매립해 만든 공항이다. 강화도를 비롯해 무의도, 신도, 장봉도 등 주변의 수많은 섬들에 의해 보호받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도쿄 하네다공항 역시 해안가에 있는 기존 공항에 2014년 제4활주로(D활주로)를 인공섬 방식으로 추가 개설했는데, 역시 오목하게 들어간 도쿄만 안에 들어 있다. 나고야 고마키(小牧)공항을 대체해 2005년 개항한 주부공항 역시 육지를 향해 오목하게 들어간 이세(伊勢)만 안쪽에 인공섬 형태로 자리 잡았다.

 

1994년과 2006년 각각 개항한 오사카 간사이공항과 고베공항도 모두 오사카만 안의 인공섬에 터를 잡았다. 기타큐슈 고쿠라(小倉)공항을 대체할 목적으로 2006년 개항한 기타큐슈공항 역시 세도내해(瀨戶內海)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해안가에 있던 기존 오무라(大村)공항에 해상 활주로를 추가해 1975년 세계 최초 해상공항으로 개항한 나가사키공항도 호수나 다를 바 없는 오무라만의 미시마(箕島)섬을 매립해 조성했다.

 

중국도 비슷하다. 홍콩 커우룽만(九龍灣)에 있던 기존 카이탁(啓德)공항을 대체하기 위해 1998년 개항한 첵랍콕공항은 란터우섬과 신계(新界) 사이의 작은 섬인 첵랍콕섬 인근 해상을 매립해 조성했다. 마카오 타이파공항은 여객터미널은 타이파 본섬에 두고, 활주로만 인공섬에 배치한 형태다. 마카오 타이파공항 역시 중국 주강(珠江)과 이어지는 오목한 내만에 위치하고 수많은 섬들에 의해 보호받는 형태다.

 

중국 본토 최초의 해상공항으로 현재 해상매립 공사가 한창인 다롄의 진저우만(金州灣)신공항 역시 랴오둥반도와 산둥반도 안쪽의 보하이만(渤海灣) 내에 자리 잡고 있다. 보하이만 안에서도 다롄과 뤼순 사이에 오목하게 들어간 진저우만 안쪽에 위치해 있다. 여름철 태풍이 북상해도 해상공항 남쪽으로 뻗어 있는 랴오둥반도가 바람과 파도로부터 공항을 보호해주는 입지다.

 

부산시가 당초 구상한 가덕도신공항 배치도. photo 부산시

 

2030 부산엑스포 유치와 엇박자

바다와 곧장 연결된 외해는 내만에 비해 수심이 깊고, 파도가 거칠다. 국토부가 밝힌 가덕도 동쪽 해상의 수심만 최대 30m에 연약지반은 45m에 달한다. 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덕도 동쪽의 새바지항의 이름 자체가 이 일대 어민들이 샛바람으로 부르는 동풍(東風)을 받는 곳에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 2020년에는 가덕도 북쪽의 부산신항 5부두에 초속 26m의 돌풍이 불어닥쳐 컨테이너 30여개가 통째로 무너지는 사고도 있었다.

 

자연히 이에 따른 시공상의 어려움은 물론, 비용증가는 필연적이다. 국토부가 밝힌 가덕도 외해에 길이 3500m 활주로 1본을 갖춘 인공섬 공항을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은 137000억원. 이는 사전타당성 조사 때 가덕도 육해상에 활주로를 걸치는 방안(D)의 총사업비 133000억원에 비해서도 4000억원가량 많다. 부산시가 호언장담했던 75000억원에 비해서는 무려 2배 가까운 금액이다.

 

태풍이나 예기치 못한 지진해일(쓰나미) 시 강풍과 파도에 의해 공항 자체가 침수되거나 기능이 마비되는 등의 어려움도 예상된다. 인공섬 공항이 내만에 위치할 경우, 주변 지형이 어느 정도 바람과 파도를 막아줄 수 있다. 외해에 위치할 경우 방파제에 해당하는 지형지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오사카 간사이공항만 해도 오사카만 안에 있는데도 20189월 태풍 제비가 내습했을 때, 활주로와 주기장이 침수됐다. 인공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도로·철도 복합교량에 강풍에 휩쓸린 유조선이 충돌해 기능이 마비되기도 했다.

 

국토부가 제시한 조감도에 따르면, 가덕도 동쪽 외해의 인공섬에는 활주로

1본과 주기장, 탑승동이 배치되고, 여객터미널과 주차장 등 각종 지원 시설은 가덕도 남쪽 국수봉을 깎아낸 곳에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가덕도 본섬과 인공섬은 교량으로 이어진다. 한데 이 지역은 가덕도 서쪽의 부산신항과 진해신항(건설 예정), 동쪽의 부산항(북항 등)을 오고 가는 대형선박이 많아 선박안전이 특별히 주의되는 곳이다.

 

한편 국토부가 가덕도신공항 완공시점을 2035년경으로 예상하면서 부산시의 ‘2030 부산엑스포유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당초 부산시가 가덕도신공항 조기조성을 요구했던 까닭은 2030년 부산에 유치할 계획인 엑스포였다. 정작 전 세계 방문객들을 처리할 공항은 엑스포를 다 치르고 난 5년 뒤에나 완공되는 셈.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제안대로 기존 김해공항에 V자형 활주로를 한 개 더 놓는 식으로 확장하는 방법이라며 아니면 부산엑스포 유치 시점을 가덕도신공항의 예상 완공시점인 2035년에 맞춰 5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 주간조선 이동훈 기자

 

 

가덕도에 공항 들어서면 숭어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튼, 주말] 신공항에 밀린 대항마을

마지막 숭어들이어부 만나보니

개기(고기)야 어서 온나. 다 어데 가 있노.”

 

숭어 잡는 미끼는 시간이었다. 부산 가덕도 대항마을 김관일(78) 어로장은 45년을 바쳤다. 그는 산 위에 지어진 망대 위에서 수면 아래 숭어 떼를 관찰한다. 좋은 시력뿐 아니라 고기 흐름을 읽을 줄 아는 것이 어로장의 조건. 숭어가 오기까지 몇 시간, 며칠이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는 어떻게 시간을 견디냐는 질문에 심심치. 근데 우짤끼고. 그냥 속으로만 개기야 살살 온나하지라고 말했다.

 

부산의 가장 큰 섬 가덕도에 공항이 들어선다.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계획이 의결되고, 사흘 뒤 기획재정부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결정됐다. 공항이 들어서면 대항마을 주민들은 떠나야 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공항 인근 산을 깎으려면 수년 동안 대규모 발파 작업을 해야 하는데, 안전이나 정주 여건 면에서 대항마을 주민 이주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가덕도에서 190년 동안 이어진 친환경 숭어잡이 방식 숭어들이도 바다가 매립되고 공항이 들어서면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부산 가덕도 대항마을의 숭어 잡는 어부들을 지난 2<아무튼, 주말>이 만났다.

 

김관일 어로장이 망대 2층에서 레버를 당겨 바다 그물을 올리고 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물밑 고기 떼 포착하는 그의

숭어들이는 바다 위 어부와 망대 위 어로장의 협업으로 이뤄진다. 김관일 어로장은 대항항으로부터 2떨어진 산 위의 망대에 상주하며 숭어 떼를 살핀다. 그러다 그물 가까이 검은 고기 떼가 접근하면 재빨리 망대 2층으로 올라간다. 2층에는 그물과 연결된 레버 4개가 있다. 검정 레버 3개는 그물의 각 모서리와 연결돼 있고, 빨간 레버는 그물 올리는 속도를 조절한다. 최대 속도는 280마력이다. 움직임이 빠른 숭어를 잡으려면 민첩하게 그물을 올려야 하지만, 너무 빠를 경우 파도의 저항으로 그물이 찢어질 위험이 있어 섬세한 조절이 필요하다.

 

그물에 잡힌 채 떠 있는 숭어들은 이제 바다 위 어부들의 몫. 어로장은 대항어촌계 간사에게 전화해 몸 크다, 1만 마리라는 말로 출동을 명령한다. 대항항 근처에 있던 어부 12명이 단 5분 안에 그물이 쳐진 곳으로 배를 타고 이동한다. 그리고 가로 100m, 세로 96m 그물 아래로 들어가 중간 매듭을 풀어 고리태, 일명 돈주머니로 숭어가 흘러 들어가게 한다. 이런 숭어들이 작업은 2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이어진다.

 

10여 년 전만 해도 레버와 기계가 아닌 사람의 힘으로 그물을 올렸다. 숭어가 소리와 냄새에 민감한 탓에 동력 어선 대신 목선 6척으로 작업했다. 6척의 배가 직접 그물을 당긴다 해서 육소장망(六艘張網)’ 방식이라 불린다. 각 배는 위치와 역할에 따라 밖목선·안목선·밖잔등·안잔등·밖귀잡이·안귀잡이로 불렸다. 4년째 김 어로장과 함께한 구영명(55) 부어로장은 바다에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어로장의 끼니를 챙긴다. 그는 인건비 때문에 기계의 힘을 빌리게 됐지만, 어로장님 역할은 더 커졌다. 마을 어부들은 어로장님을 인간문화재, ()으로 모신다고 했다.

 

목선에 탄 어부들이 어로장 지시에 따라 그물을 당기는 모습. 과거 대항마을에서는 기계 대신 어선 6척이 직접 그물을 당기는 육소장망방식으로 숭어를 잡았다. /부산 강서구청

 

공항 들어선 자리, ‘개기설 곳 없다

숭어들이 전통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한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공항 배치는 대항마을을 지나는 ·해상 방식순수 해상 방식이 경합을 이루다 해상 방식으로 최종 결정됐다. 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 홍철 팀장은 공항을 해상에 짓더라도 인근 산지를 일정 높이 이하로 깎아야 한다. 그런데 이 산지가 암석으로 이뤄져 발파 작업이 수년간 매일 이뤄져야 하므로 주민들이 살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숭어도 마을을 떠난다. 가덕도 동쪽 해상에 지어지는 공항이 물길을 바꾸면, 서쪽의 대항마을까지 숭어가 올 수 없다. 김영석 대항어촌계장은 숭어는 대한해협부터 낙동강 하구, 가덕도 새바지항, 대항마을까지 넓게 회유하는 어종인데, 공항 건설로 가덕도 인근을 매립하면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숭어는 작은 소리에도 민감해 망대에서도 큰 소리를 내지 않는데, 수년간의 매립과 발파 공사를 숭어가 버틴다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관일 어로장이 달력에 물때를 표시한 모습. 바닷물 수위에 따라 '다나기, 다들기, 반물나기' 등으로 불린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시멘트 덮이는 70년 고향 바다

네 살 이후 평생 대항마을을 떠난 적도, 고기잡이 일을 그만둔 적도 없는 김관일 어로장.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아버지를 따라 숭어잡이 배를 탔다. 그의 눈썰미를 알아챈 아버지는 7년 뒤 김관일씨에게 바다를 지켜보는 망인(望人)이 되도록 했다. 7년간 산을 타며 연습생기간을 거쳤고, 마흔한 살에 어로장이 됐다. “평생 어부들이랑 땀 흘리고 가음(고함) 치고 살아온 땅인데, 이 마을이 없어지면 내 집, 직장, 인생도 없어지는 거지.”

 

어부 김효현(43)씨는 김관일 어로장의 조카다. 그의 아버지는 어부들을 태워 숭어 그물로 이끄는 배 선장이다. 그는 숭어는 여수, 인천 쪽에서도 잡히지만 이곳 남해에서 제일 많이 잡힌다. 어로장님은 고기가 많이 잡힐 때마다 망대 옆 수호신을 모시는 신당에 감사 인사를 드리는데, 올해만 벌써 9번 인사드렸다. 최근 5년 동안 최고로 많이 잡혔다. 그런데 이런 어장이 한순간에 없어지다니 속상하다고 말했다.

 

구영명 부어로장은 바다 위에서 죽을 뻔한 고비도, 일터를 뺏기는 충격에는 못 미친다고 한다. 그는 숭어를 잡는 봄철 외 나머지 기간에는 다른 어선을 타고 노래미, 참돔, 물메기를 잡는다. 구씨는 “10년 전 아내와 함께 나선 와중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졌다. 마음이 급하다보니 닻에 줄이 감긴 것도 모른 채 시동을 걸어서 배가 뒤집힐 뻔했다. 나처럼 배만 타던 사람이 이제 육지에서 뭘 하겠나. 사나 죽으나 바다가 낫다고 했다.

 

김정하 한국해양대 글로벌해양인문학부 교수는 대항마을이 사라지면 3가지 가치도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숭어를 두고 주민들 간 형성됐던 공동체적 가치’, 숭어가 사는 환경이 곧 인간이 사는 환경이라는 생태적 가치’, 어로장 신위를 모시는 지역 문화적 가치. 김 교수는 어로장과 같은 마을의 어른을 신으로 모시는 경우는 흔치 않다. 마을에서 숭어잡이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공항이 생기면 이런 문화가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대항마을에선 숭어가 주민들을 먹이고, 가르쳤다. 숭어를 잡는 석달간 어부 수입으로 1년을 나는 집도 있었다. 주민들은 생산·자원 공동체로 단합했고, 공동수익금으로 학교를 짓고 육성회비를 지원했다. 김관일 어로장은 말했다. “70년 고향이 없어질 판인데 당연히 반대지. 근데 200명밖에 안 되는 주민들, 그것도 다 노인들인데. 누가 말을 듣겠노. 평생 기다리고 참고 사는 데 숙달이 된 사람이라, 또 참아야지 생각은 해도.”

신지인 조선 기자

 

결국 '가덕도 MJI신공항'이 탄생하는 것인가?

2035년에나 완공될 '가덕도 프로젝트'퇴임 전 가결한

정부 때 '타당성 조사' 꼴찌정부, '예타' 면제해 부활

"위험성 높다" 지적에도 지역이기주의로 헛발질 개발 강행

국회가 온갖 꼼수를 동원해 검수완박법안 통과를 몰아가고 있는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을 불과 2주 앞둔 지난 426일 국무회의를 통해 137000억 원의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문 대통령은 2025년에 착공하여 2035년에나 완공될 가덕도신공항 프로젝트를 임기 종료 전 서둘러 의결하고나서 다음 정부의 역할이 크다. 최선을 다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뒷감당을 차기 정부에 떠넘겼다.

 

정치판이 좌지우지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계획

 

박근혜 정부는 영남권 신공항건설에 관한 타당성조사를 국토교통부와 영남권 5개 시도지사 합의 하에 국제입찰을 거쳐 20155월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맡겼다. 20166ADPi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미국연방항공청(FAA),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의 국제가이드라인에 의거해 신공항입지를 평가하여 객관적이고 전문성 높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타당성조사 용역비에만 무려 20억 원이 들어간 ADPi의 보고서는 신공항입지로 김해신공항()’을 압도적 1위로 선정했으며, 가덕도는 밀양에도 밀려 꼴찌였다. 이 보고서는 가덕도가 부산뿐만 아니라 울산과 경남 주민들의 접근성이 현저히 나쁜 것은 물론 엄청난 예산이 소요됨을 지적했다.

 

당시 국토부도 가덕도신공항이 안전성, 시공성, 운영성, 환경성, 경제성, 접근성, 항공수요 등 7개 부문에서 모두 뒤떨어진다는 입장이었고, 황교안 국무총리도 정부의 기존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공항입지 결정에 필요한 제반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 결정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가덕도 유치에 시장직까지 걸었던 서병수 당시 부산시장도 결국 승복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이와 같은 객관적 사실과 평가에도 불구하고 국회 국토위는 예타(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는 특례조항까지 포함시켜 2021219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사업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올 경우 사업 추진이 중단될 가능성을 아예 없애버린 것이다. 국가적 손실과 국민의 불편을 외면하면서 국제적 망신까지 자초한 정치적 담합이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2021225일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제부총리, 행정안전부장관, 국토교통부장관 등 핵심 인사들을 대동하고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신공항 예정지를 눈으로 보니) 가슴이 뛴다면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한 국토부에 "국토부가 역할에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사업 강행을 압박했다.

 

국회가 예비타당성조사도 면제하는 특별법까지 통과시키고 문 대통령이 새로 임명한 국토교통부장관을 앞세워 나서고 있으니,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밀어붙이기 위해 앞으로 설계, 보상, 시공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예산을 더 퍼부어야 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가덕도신공항 사업비는 당초 부산시가 7.5조 원을 책정했으나, 국토부가 2016년에 8.3조원, 2021년에 28.6조원으로 추정했다가, 이번 국무회의에서 다시 13.7조원으로 책정됐다. 이처럼 예상 사업비가 들쭉날쭉인 것은 결국 얼마의 예산을 쏟아부어야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외해(外海)에 건설될 가덕도신공항

 

바다 위에 건설된 일본의 간사이공항(오사카)과 하네다공항(도쿄), 마카오 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등 세계 주요 국제공항들은 모두 바람과 파도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내해(內海)에 건설되어 있다. 이에 반해 가덕도신공항은 바람과 파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외해(外海)에 건설된다.

 

인천공항의 경우는 평균 수심이 1m 내외였고, 홍콩 쳅락콕공항도 수심 10m에 연약지반층이 20m 정도였음에 비해 가덕도는 평균수심 17m에 연약지반층이 30~45m에 달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가덕도는 평균 87m, 최대 106m의 지반 보강과 성토(盛土) 등 천문학적 규모의 기초토목공사가 필요하다.

 

더구나 내해에 위치한 외국공항들의 활주로 높이가 수면으로부터 10m 내외임에 비해 외해에 건설될 가덕도신공항은 해일 피해에 대비해 활주로를 해수면 위 40m까지 높여야 한다. 게다가 활주로가 해상에 높게 위치하면 바람의 영향이 커져 이착륙이 불가한 상황이 많아지고 착륙사고(undershoot)의 위험이 커진다. (: ‘undershoot’이란 항공기가 활주로에 못 미친 지점에 착지하는 사고를 말함)

 

가덕도신공항은 천문학적인 예산과 안전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로 부적합 판단을 내린 해외전문기관의 검토 결과와 주무부처의 의견을 묵살하고 대통령과 국회가 특별법까지 만들어가며 정치적 목적으로 건설을 밀어붙이는 것이다. 국가의 주요 정책이나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대규모 사업들을 정치적 목적이나 지역이기주의에 따라 좌지우지하는 것은 역사의 죄를 짓는 매국적 망동이다.

 

가덕도신공항은 '동남권 관문공항'이나 '세계적 물류허브'가 될 수 없다

 

가덕도신공항이 하늘길과 바닷길·육지길이 만나 세계적 물류허브가 될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주장은 현실을 전혀 모르는 허언(虛言)일 뿐이다. 우선, 항공사들이 국제항로를 개설하려면 관련 국가간의 쌍무항공협정(bilateral air transport agreement) 체결이 우선되어야 한다.

 

항공협정에는 각 항공사의 취항도시, 운항회수 및 총공급좌석수까지 구체적으로 명시되기 때문에 해당 공항에 적정수준의 항공수요가 없는 한 취항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약 절반이 수도권에 거주하며 인천공항을 주로 이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부울경 지역 전체인구는 800만을 밑돈다. 게다가 국토 동남쪽 끝에 위치한 외진 섬에 외국항공사들이 과연 취항할지도 의문이다. 가덕도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이 되기 어려운 이유이다.

 

그리고, 아무리 최신시설을 갖춘다 하더라도 가덕도신공항처럼 악천후에 취약하고 활주로가 하나뿐인 공항은 관문공항(gateway airport)’이나 세계적 물류허브(hub)’가 될 수 없다. 싱가폴공항은 3개의 활주로를 가지고 있으며 오사카 간사이공항과 홍콩 첵랍콕공항도 제3활주로 건설을 추진 중이다. 샹하이 푸동공항은 5개의 활주로를 가지고 있다.

 

인천공항은 현재 4개의 활주로를 가지고 있으며 1개의 활주로를 추가 건설할 예정이다. 만일 향후 가덕도에 추가 활주로를 건설하게 된다면 또다시 천문학적 규모의 바다 매립 공사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만 한다.

 

우리나라는 항공운송 대상품목인 반도체, 약품, 특수화물 등 고가물품들이 수도권 인근에서 주로 생산되기 때문에 육지길로 가덕도로 실어오는 것보다 인천공항을 통해 운송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저렴하다는 점에서도 가덕도신공항의 세계적 물류허브의 꿈은 공상에 그칠 것이다.

 

'가덕도신공항'의 운명

 

가덕도는 도심으로부터의 진입거리나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신공항 후보지들 중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을 내고 폐기되었던 가덕도신공항을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하는 가덕도 특별법을 제정하며 갑자기 부활시킨 것은 2021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문이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부정적이던 국토부 등 관계 부처들에 대해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가 법을 만들면 정부는 따르는 게 당연하다는 망언까지 퍼부었다. 선거에 즈음하여 대통령과 국회가 나서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면 이 나라가 과연 법치국가인지, 이 정부가 과연 국민을 의식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원칙과 상식을 깨는 문 대통령의 조치에 대해 문 정부 법무부조차 적법성과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54%가덕도 특별법은 잘못된 것이라고 답했지만 문 대통령은 차후에 가덕도신공항 계획에 손 대지 못하도록 임기 막판에 국무회의의 힘을 빌려 가덕도에 대못을 박은 것이다.

 

정치인에겐 국가의 손익보다 표의 득실이 우선인지 모른다. 영화 보고 탈원전의 영감을 받았다는 문 대통령이 선거판 보고 가덕도신공항 영감을 받았는지 의문이다. ‘뉴욕 JFK공항이나 파리 CDG공항처럼 가덕도신공항도 가덕 MJI공항으로 명명하고 싶은 것일까? 수십조 원을 삼킬 '가덕 MJI공항'이 훗날 파리 날리는 해상 콘크리트 공원으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이다.

 

59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입김으로 혼탁해진 가덕도신공항 문제를 어떻게 다뤄나갈지 우려반 기대반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이철영 칼럼니스트 뉴데일리 2022-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