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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생태환경 뉴스

2.10~215 파란 지구를 지키는 일, 권력이 채운 족쇄를 부수는 일

by 이성근 2020. 2. 9.

감기vs독감vs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렇게나 다르다!

울산 태화강 3회 연속 생태관광지역 지정

고래도 뺑소니 당한다..." 해양교통수단 대책 마련 시급

그레타 툰베리가 쏘아 올린 거대한 공

송정 폐선 부지마저 난개발?건축허용 추진에 주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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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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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꼽은 세계 5대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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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지구를 지키는 일, 권력이 채운 족쇄를 부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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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vs독감vs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렇게나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여러 가지 속설이 있지만 바이러스는 호흡기 또는 손을 통해 눈, , 입 등으로 우리 몸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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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감기나 독감이 유행하는 겨울철, 새로운 강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등장하면서 가벼운 기침에도 덜컥 겁먹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정확한 정보 파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감기, 독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도대체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대비해야할까.

 

 

원인 바이러스

우선 세 질환의 원인 바이러스부터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약 200여종의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어느 한 가지 특정 바이러스가 병을 일으키는 건 아니어서 예방백신이 따로 없다.

   

사실 코로나바이러스도 사람과 동물에서 흔히 나타나는 감기 바이러스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코로나바이러스는 변종이 잘 생겨 이번과 같은 우려를 낳기 쉽다   

KMI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회 신상엽 위원장(전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 감염내과 전문의)특히 박쥐와 다른 포유류와 인간이 어우러져 사는 환경에서 동물과 인간 사이의 서로 다른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전자 재조합에 의해 인간에게도 감염력을 지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되면 이번처럼 전 세계 대유행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박쥐에서 시작돼 사향고향이로부터 전파)와 메르스(박쥐에서 시작돼 낙타로부터 전파)처럼 박쥐 유래 코로나바이러스와 높은 유사성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독감은 원인 바이러스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A·B·C로 구분) 한 가지로 분명해 백신접종으로 예방을, 항바이러스제로 치료를 기대할 수 있다   감기와 독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증상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모두 다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경우 무증상 감염 사례가 확인돼 보다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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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적인 증상

증상도 조금씩 다르다. 일단 감기는 증상이 다양하고 복잡하게 나타나며 서서히 시작돼 증상이 나타난 시점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 보통 콧물이나 코막힘, 두통, 미열 등이 나타난다. 발열이나 오한, 드물게는 결막염이나 설사를 동반하기도 한다.

 

반면 독감은 어느 날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며 38도 이상의 고열과 극심한 피로감, 근육통 등의 전신증상을 동반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감염내과 이지용 과장은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약 이틀에서 보름 정도의 잠복기 후 37.5도가 넘는 발열과 기침, 가래 등의 호흡기증상이나 누런 가래, 심한 기침 등의 폐렴 증상이 나타난다하지만 최근 무증상 감염사례도 확인되면서 증상을 보다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방백신 및 치료방법

치료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최천웅 교수는 감기는 워낙 원인 바이러스 종류가 다양해 각각의 약과 예방백신을 만들 수 없을 뿐더러 독감과 달리 증상도 약한 편이어서 대증요법(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치료방법 적용)으로 치료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독감은 원인 바이러스가 분명하기 때문에 예방백신이 있으며 타미플루, 리렌자 같은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그야말로 새롭게 등장한 질병으로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환자가 보이는 증상에 따라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는 것이 현재 유일한 치료법이다. 이에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은 2015년 메르스 유행 이후 국내 신·변종 바이러스 대응연구를 해온 것을 토대로 2월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긴급 착수할 계획임을 밝혔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손씻기의 올바른 방법과 중요성을 교육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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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건강관리법

일단 독감은 초봄까지 유행한다는 점을 고려해 아직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하는 것이 좋다. 최천웅 교수는 예방접종으로 독감을 100%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예방접종을 하면 독감에 걸려도 증상이 덜 심하며 패혈증, 연조직감염, 수막염 등 치명적인 합병증 발생위험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데다 전염력과 전파속도마저 메르스보다 높다고 예상돼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다. 질병관리본부가 권고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최선의 예방법은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이다. 손은 손바닥부터 손톱, 손가락 사이, 엄지손가락, 손톱 밑 순으로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닦아야하며 장시간 외출 시에는 손 세정제를 챙기는 것이 좋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역시 환자의 침방울이 가장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마스크는 꼭 착용해야한다. 이때 일반 면 마스크가 아닌 식약처로부터 미세입자 차단성능을 인정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한다. KF80, KF94, KF99가 대표적인데 일상생활에서는 KF80 정도면 충분하다. 이와 더불어 우리 몸의 최대 방어선인 면역력에도 좀 더 신경쓰는 것이 좋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시간을 확보하고 영양분을 고루 섭취한다. 호흡기는 차갑고 건조할수록 외부 바이러스와 싸우는 힘이 떨어지기 때문에 미지근한 물과 따뜻한 차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하고 아직 건강관리에 서툰 아이들은 부모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부모가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손 씻기의 올바른 방법과 중요성을 익히게 하고 외출 시에는 목도리와 마스크를 착용했는지 확인한다.

강남 함소아한의원 김정열 대표원장은 특히 아이들은 잘 때 땀을 많이 흘려 등이 푹 젖거나 이불을 덮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등에는 호흡기와 관련된 중요한 경혈자리가 많다잘 때 수면조끼를 입혀주거나 외출 전 등 쪽을 드라이기로 따뜻하게 하면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울산 태화강 3회 연속 생태관광지역 지정

지난해 환경부 12대 생태관광지역 평가 3위 기록

2013년 생태관광지역 첫 지정 뒤 3회 연속 지정

 

울산 태화강 생태관광지역. 울산시 제공

 

울산 태화강이 환경부에 의해 3차례 연속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됐다. 울산시는 지난해 환경부 생태관광지역 운영평가 결과 태화강이 84.8(기준 70)을 받아 전국 12대 생태관광지역 중 제주 동백습지(89.1)와 창녕 우포늪(87)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9일 밝혔다. 태화강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전국 12대 생태관광지역(3년간 유효)으로 지정된 뒤 2016년 평가에서 76.1(기준 60)을 받아 재지정 됐으며, 이번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 3회 연속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됐다.

 

태화강 생태관광지역은 삼호교~명촌교 구간의 5.04규모다. 이번 평가는 환경부가 6년차 생태관광지역 12개 지역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3개 영역, 23개 항목에 대한 자료 제출과 현장 조사 순으로 진행했다. 울산시는 태화강 마스터플랜 수립, 태화강 생태관광협의회를 통한 시민 참여, 생물자원과 공존을 통한 계절별 맞춤 프로그램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에 참여한 책임연구원 강미희 박사(서울대 연구교수)태화강 생태관광지역은 삼호 철새마을 태양광 에너지, 물 순환 시스템을 비롯해 철새와 주민이 함께 공존하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울산시 환경생태과 관계자는 태화강을 비롯해 울산 전체에 대한 생태관광 기본계획을 세워 다양한 생태관광자원을 적극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고래도 뺑소니 당한다..." 해양교통수단 대책 마련 시급

 

상선에 치인 고래 (사진 Bonaire Marine Park)/뉴스펭귄

 

고래는 해양 폐기물, 남획 등 인간에 의해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생물 중 하나다. 고래가 죽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 하나는 선박과의 충돌이다. 고래와 선박 충돌이 얼마나 빈번하게 일어나는지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공개됐다. 스페인 대학교 생물학자 마리나 아레기(Marina Arregui)는 고래에게 발병한 색전증 흔적을 분석해 얼마나 많은 고래가 선박과 충돌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이 내용은 해외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마린 사이언스(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지난 3월 게재됐다.

 

동물은 심각한 부상을 입고 나면 지방이 혈류에 유입돼 색전(혈관 내부에 덩어리가 생기는 것)이 발병한다.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 폐에 색전 흔적이 남는다. 심장이 뛰어 피를 운반하는 시점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이므로 범죄 수사에서 사망 시점 전에 부상을 당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흔적을 살펴보기도 한다.

 

아레기는 이 방법을 고래의 폐 조직 분석에 활용했다. 결과적으로 선박과 충돌한 경험이 있는 16마리 고래 중 13마리 고래 폐에 색전증이 발발한 것을 발견했다.

 

연구에 참여한 영국 포트마우스 대학교 박사과정 학생 제임스 로빈스는 고래가 상선에게 치여 죽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얼마나 많은 고래들이 영향을 받았는지 증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고래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고래가 지나다니는 길을 인간이 피해 가거나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선박을 천천히 운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고래는 선박이 발산하는 음파를 감지할 수 있지만 숨을 쉬기 위해 수면으로 떠오를 때나 먹이를 먹을 때, 잠을 잘 때에는 음파를 탐지하지 못한다. 또 선박에서 나오는 음파에 호기심을 가진 고래들이 접근하다 치이는 경우도 많다.

고래와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충돌을 방지하는 기술이 개발돼 왔다. 2015, 미국 해양 대기청(NOAA)15년간 고래 추적 데이터와 바다 깊이, 바다 표면 수온, 엽록소 농도 등 여러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웨일워치(Whale Watch)' 서비스를 내놓았다. 고래와 선박의 항로가 겹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데이터 분석 서비스다.

 

미국 해양 대기청이 제공하는 웨일워치 서비스 (사진 미국 해양대기청 제공)/뉴스펭귄

 

2018, 캐나다 교통국은 북대서양에서 500여 마리만 남은 참고래와 선박 간 충돌을 줄이기 위해 AI 기술을 도입했다. 자율 드론 제조업체 플랭크(Planck) 측이 캐나다 교통국에 AI 기술을 통해 바다에서 참고래를 식별하는 기술을 개발해 제공했다. 이 기술이 제공되기 전에는 참고래가 이동하는 시기에 헬기에 탑승한 생물학자들이 직접 항로에서 참고래를 식별해 선박에 경고하는 방식을 썼다.

 

플랭크 CTO 콜린스는 컴퓨팅 하드웨어 개발 회사 엔비디아와의 인터뷰에서 "고래와의 충돌이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세계 여러 지역에 널리 이 시스템이 배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래는 선박에 치인다. 세계포경협회(IWC)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것만 해도 2007년과 2016년 사이에만 약 1200 건이다.

 

미 해안경비대 관계자는 선원들에게 경고 방송을 하고 있으나 제도적 규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난 3월 워싱턴 포스트에 말했다.

 

고래 이동경로 수집을 위해 장치를 부착하는 모습 (사진 미국 해양대기청 제공)/뉴스펭귄

 

국내에도 20074월 쾌속여객선이 고래와 충돌한 사건이 있었다. 20154월에도 부산을 떠나던 여객선이 고래와 충돌해 표류했다. 그 외에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여객선이 고래와 충돌하는 사건이 빈번하다.

 

2016년 부산지방해안수산청은 수중물체 충돌사고 예방·피해 최소화 대책 이행 여부 등을 점검했다. 점검 내용은 고래 출몰 구역 감속운항 여부와 특별경계구역 설정, 전 구간 승객 안전벨트 착용 등이다.

 

남해해양경비안전본부 관계자는 2016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현재로서는 가장 큰 위험요소인 고래 충돌을 막을 방법이나 예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국내에는 충돌한 물체를 고래로 추정할 뿐 정확한 통계는 없는 실정이다.

인간의 교통수단에 의해 죽거나 다치는 동물은 비단 고래뿐이 아니다. 조류가 비행기에 부딪히거나 엔진 속에 빨려 들어가 항공사고를 일으키는 '버드 스트라이크' 현상은 2018년 한 해 보고된 것만 16000건이 넘는다.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교통공사에 따르면 연간 2000마리 이상의 국내 야생동물이 로드킬에 희생된다. 지난 2018년 지리산에 방사된 지리산반달곰이 서식지를 떠나다 시속 100km/h로 달리던 버스에 치여 골절된 사건도 있었다.



그레타 툰베리가 쏘아 올린 거대한 공

마이클 부스의 먹는 인류

노벨평화상 후보였던 그레타 툰베리

목축업은 지구 온난화 주범이라고 주장

 

비건식 추천한 바 있는 환경운동가 툰베리

반면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 손실이라는 주장도

 

툰베리 지지하는 나도 완벽한 채식은 힘들어

강요보다 생산방식 등 다양한 선택 찾는 게 중요

 

일러스트 이민혜

 

그레타 툰베리는 2019년 가장 강력한 노벨평화상 수상 후보였으며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그해 올해의 인물이었고(최연소 기록) 아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케이 팝 걸그룹과 보이그룹 멤버들은 빼고) 16살일 것이다.

 

우리는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에너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를 안다. 툰베리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상쇄할 수 있는 조치를 세워 실질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 중립성을 강조하기 위해 20199월께 비행기 대신 태양광 요트로 대서양을 건너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참석해 화제가 됐다. 참고로 <타임>에서 선정한 최초의 올해의 인물1927년 비행기로 대서양을 횡단한 찰스 린드버그였다. 우리는 그레타 툰베리가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스웨덴 환경운동가는 삼시 세끼로 무엇을 먹을까?

툰베리는 이미 공개적으로 비건(vegan·채식주의자)식을 추천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당연히 툰베리의 아침 식탁에 우유도, 치즈도, 베이컨도 올라가지 않을 거라 확신하고 점심에 고기가 든 만두를 먹을 일도 없을 거라고 보며 저녁에 불고기는 절대(!) 먹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툰베리는 목축이야말로 인류가 일으킨 심각한 기후변화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당장 우리의 습관을 버리지 않는다면 종말이 임박할 것이라고, 이 기후변화야말로 지구상에 있었던 다섯 번 대멸종에 버금가는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엔(UN)도 툰베리와 같은 생각이다. 유엔 소속 국제기구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보고서 축산에 따른 기후변화에 태클 걸기’(Tackling Climate Change Through Livestock)에 따르면 가축을 기르는 일은 지구 온실가스 방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모든 운송 활동을 합한 것보다 비중이 높다고 한다. (목축업은 14~18%, 13.5%인 운송업에 견줘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 어린 스웨덴인은 비건식을 하면 땅, , 에너지 등 지구의 자원을 조금이라도 더 아낄 수 있고, 목축업이야말로 메탄가스를 방출해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부모를 설득해서 비건식으로 바꿨다. 이제 이 소녀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동참하라고 말하려는 참이다. 동물복지와 도축 과정에서 벌어지는 도덕적 문제에 대한 논쟁도 필요 없었다. 여러 활동을 통해 툰베리는 꽤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쳤다.

 

툰베리의 주장은 아마 일부 한국인에게는 그리 반갑지 못한 뉴스가 될 것이다. 한국인들은 고기를 어마어마하게 많이 먹는 것 같다. 올해 한국어판으로도 나올 새 책을 완성하기 위해 근년에 한국을 몇 차례 방문했는데, 전국 방방곡곡 맛집들 메뉴판에 고기가 빠진 것 보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우리가 모두 엄격한 채식주의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만만치 않은 반론도 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대학에서 최근 농경 전문가들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세계인이 갑자기 고기를 먹지 않는, 전 지구적 규모의 갑작스러운 식단 변화가 일어난다면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 대재앙에 가까운 손실을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여태까지 소를 먹이느라 문제가 되지 않았던 곡류와 풀들이 하루아침에 처리해야 할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로 둔갑해버린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말 많은 사람이 생계를 잃게 된다. 일부 영양학자들은 건강 유지 면에서 볼 때 비건식은 수많은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고 주장한다. 우유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들이 때로 영양 보충을 위해서 다소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비타민제를 먹는 일을 떠올려보자.

난 그레타 툰베리의 사생팬이자 열렬한 옹호자다. 툰베리는 최강으로 인상 깊은 청년이고, 이 세상은 그를 만나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2018년 툰베리가 스웨덴 의회에 나타나 고고하게 이 세상을 향해 외치기 시작한 때부터 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문득 나는 툰베리가 그 자신도 인정한 일부러 더 극으로 치닫는 극단주의보다는 살짝 온건한 방식을 택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대다수 사람처럼 나는 고기를 좋아한다. 아마 고기를 끊지 못할 것이다. 또 난 아주 적은 양이라도 고기를 섭취해야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기도 하다. 나아가 나는 고기도 우리 농경 시스템에서 지속가능한 통합을 이뤄낼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코펜하겐에서 열린 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지형학 전공자로서 토양 전문가인 워싱턴 대학의 데이비드 알(R). 몽고메리 교수의 강의였는데, 몽고메리 교수는 확신에 찬 어조로 지속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술 더 떴다. 방목으로 기르는 소들을 포함해 농경혼합체는 오히려 환경에 이로울 수 있다고 피력했다.

 

내가 보기에, 그 비결의 핵심은 우리 생애 전체에 걸쳐 될 수 있는 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고기를 조금 덜 먹는 것, 먹을 고기를 선택할 때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길렀는지를 확인하는 일일 것이다. 닭을 풀어 길렀는지, 닭에 곡류나 콩을 먹이지는 않았는지, 이 닭들이 다양한 채소와 식물들을 쪼아 먹고 자랐는지 등등을 말이다.

 

물론 우리는 풀때기를 좀 더 먹어야 하고 결정적으로 되도록 많은, 다양한 채소를 섭취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생선을 좀 더 섭취해야 한다. 물론 이때 먹는 생선도 지속가능한 종이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한테 갑자기 완벽한 채식주의자가 되라고 요구한다면 설득력도 떨어지는 데다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사실 나는 오히려 사람들을 반대편 극단주의자들 뒤에 숨게 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런 주장은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본다. 대신에 훨씬 적은 양만 먹어도 더 건강하고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 어떨까? 더 맛있고 더 건강해지는데, 먹고 나서 탄소 발자국이 줄어든다면? 이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지 않을까.

마이클 부스(푸드 저널리스트)/ 한겨레

 

송정 폐선 부지마저 난개발?건축허용 추진에 주민 반발

미포 ~ 옛 송정역 블루라인 사업, 일부 도시관리계획 변경 공고

주민 등 반대 의견서·집회 예고

- 사업자 부지 등록 위해 불가피

- 건폐율·용적률 등 제한해명

 

부산 해운대구가 송정해수욕장 주변의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에 건축 허용을 추진해 논란이 인다. 천혜의 해안 경관을 자랑하는 일대에 난개발이 우려되면서 주민이 반발한다.

 

해운대구는 최근 송정해수욕장 주변 폐선 부지의 도시관리계획 변경안 열람 공고문을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공고문에는 송정동 29920 일원 36481규모 부지(일반상업지역 14725, 2종 일반주거지역 21756)에 건축을 허가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폐선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자인 해운대 블루라인에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했고 구 내부 관련부서 협의를 거쳐 이에 대한 주민 의견을 듣는 절차가 진행된 것이다. 주민 의견 수렴 기간은 12일까지다. 해당 도시관리계획은 이후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가 문제없다고 판단하면 고시·공고된다.

 

해운대 블루라인은 미포에서 옛 송정역까지 이어지는 4.8폐선 부지에 풍경열차와 스카이바이크, 광장 등을 설치하는 블루라인 파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공사는 오는 8월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사업자는 송정역 인근에 풍경열차 정비고 등 건물을 짓기 위해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제안했다.

 

구의 이러한 움직임에 주민과 상인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현재는 블루라인 파크 사업을 위한 시설물만 들어선다고 하지만 만약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 사업자가 해당 부지를 매각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 경우 새 사업자가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을 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주민과 상인은 공고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아 해운대구와 시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해운대구청 앞에서 1인 시위도 진행했다. 주민 A 씨는 부산의 해안가는 빌딩 숲으로 가려져 휴양지인지 도심상업지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나마 자연경관이 남은 송정해수욕장에 무분별한 건축허가를 내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운대 블루라인관계자는 옛 송정역 부지 등 변경안에 포함된 부지 3분의 2가 문화재 보호구역이라 난개발은 어렵다. 무엇보다 정거장으로 활용될 옛 송정역사가 무허가 건물이어서 이를 정식으로 등록하려면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도 부지 내 일반상업지역과 제2종 일반주거지역은 최대 개발이 가능한 대지규모가 각각 1500·500이하로 제한돼 있다. 건폐율과 용적률도 각각 60·80% 이하로 제한된 만큼 무분별한 난개발은 애초 불가능하다공고문이 났다고 해서 변경안이 그대로 결정되는 것은 아닌 만큼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국제 김영록 기자

 

팔각정 기차역기어코 철거하겠다는 해운대구청

 

부산 해운대 중심에 위치한 옛 해운대역사. 해운대구청 제공

 

부산 해운대구가 국내 유일의 팔각정 모양 옛 해운대역사(부산일보 지난달 22일 자 4면 등 보도)를 사실상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계획은 팔각정 보존을 주장하는 부산시 도시공원위원회(이하 공원위) 자문 결과와 정반대되는 것이어서 향후 추진에 난항이 전망된다.

 

길 잇고 광장 조성하려면 불가피

허문 뒤 절반 크기 재조성 추진

보존부산시 위원회와 배치

정거장 부지 상업개발 조장 우려

 

특히 팔각정 철거는 옛 해운대역사 인근 대규모 상업 개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10일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해운대역사 철거를 전제로 하고 기존 계획대로 역사를 2분의 1 규모로 재조성하는 입장을 지켜 나가겠다. 시민 사회에서도 입장이 대립하는 만큼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해운대구는 팔각정을 허물고 4631규모의 옛 해운대역 부지를 시민광장으로 조성한다는 기존 계획을 지속해서 추진할 방침이다.

 

홍 구청장은 수십 년간 막혔던 해리단길을 구남로와 잇고, 장산~구남로~해수욕장을 연결하기 위해 해운대역사 철거가 불가피하다특히 해운대역사가 과거 한차례 재건축된 데다 현재 용도 없이 방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계획은 지난달 말 열린 부산시 공원위 자문 결과와 다르다. 실제로 지난달 말 공원위 전문위원 대부분은 철거가 아닌 보존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 중 일부 위원은 해운대역사 구조물 일부라도 건드린다면 공원조성 계획 신청을 반려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공원위 측은 해운대역사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있다. 해운대역사는 19347월 부산진~해운대 간 동해남부선이 개통되면서 건립됐다. 이후 역사는 노후화 등 문제로 1987년 신축됐으며 현재까지 해운대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80년이 넘는 세월을 간직한 시설인 만큼 도심 속에 있어야 한다는 게 공원위 측 입장이다.

 

해운대구는 앞으로 공원조성계획을 수립한 후 시 공원위 심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공원위 심의에는 팔각정 철거 반대의견을 내놓았던 위원들이 참석한다. 이들이 반대하면, 해운대구 계획은 수포가 된다.

 

여기에다 해운대역사 주변 여건도 좋지 않다. 공교롭게도 한국철도시설공단 측 특수목적법인(SPC) ()해운대역개발이 역사 뒤편 정거장 부지에 상업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해운대역사가 제거되면 결국 SPC 상업 개발에 걸림돌이 사라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산시의회 김민정 의원은 해운대구의 역사 철거 계획이 진행되면, SPC 상업 개발에 부담을 덜어주는 꼴이 된다해운대역사 철거 계획을 그대로 가지고 온다면 위원회에서 반려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해운대구의 팔각정 철거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옛 해운대역사보존 시민공원화추진연대 이지후 대표는 팔각정은 해운대 중심에 있는 하나의 역사인 만큼 온전히 보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 구청장은 극단적인 의미에서의 철거는 아니다. 현재 역사를 허물고 보다 작은 규모로 팔각정을 재조성하는 방안을 가지고 있다전국 최고 골목길로 선정된 해리단길과 구남로를 연결하고, 수백 명이 모일 수 있는 시민 광장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던 것이다. 이 방안으로 시민 사회의 긍정적인 합의를 끌어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그린피스 "기후위기로 남극서 펭귄 7만쌍 사라져"
"세계 정부가 남극 해양보호구역 지정해야"



▲ 턱끈펭귄. ⓒ그린피스 제공

남극의 턱끈펭귄(학명 Pygoscelis antarctica) 7만 쌍이 기후위기 여파로 사라졌다고 11일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밝혔다. 그린피스는 지난달부터 미국 스토니브룩 대학의 헤더 린치(Heather Lynch) 교수팀이 환경감시선 에스페란자호를 타고 턱끈펭귄 개체 수를 조사한 결과 턱끈펭귄의 주요 서식지인 남극반도 북동부 코끼리섬에서 턱끈펭귄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 조사 결과, 코끼리섬 내 서식 중인 모든 턱끈펭귄 무리에서 개체 수 감소가 확인됐다. 가장 크게 줄어든 무리의 경우, 1971년 진행한 마지막 조사 당시보다 약 77%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섬에 서식하는 전체 턱끈펭귄 중 번식 가능한 쌍은 1971년 12만2550쌍에서 현재 5만2786쌍으로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변화의 원인이 기후위기라고 결론 내렸다. 린치 교수는 "턱끈펭귄 개체 수의 현저한 감소는 남극해 생태계가 50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생태계 변화로 먹이사슬이 뒤엉키면서 턱끈펭귄 역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모든 정황이 기후변화를 근본 원인으로 지목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턱끈펭귄[ Chinstrap Penguin ] Pygoscelis antarctica
몸길이 약 68cm, 몸무게 약 6kg이다. 수컷이 암컷보다 조금 크며, 양육을 하거나 털갈이를 하는 시기에는 몸무게가 3kg 이하로 내려가기도 한다. 등과 머리, 꼬리는 검은색이고 얼굴과 배는 흰색이다. 턱을 가로지르는 검은색의 얇은 띠 무늬가 있는 특징을 따서 이름이 붙여졌다. 날개의 바깥 면은 검은색이고 가장자리는 흰색이다. 날개의 안쪽 면은 흰색이다. 부리는 짧은 편으로 검은색이다. 눈은 적갈색, 다리와 발은 분홍색이다. 방수 기능이 있는 빽빽한 깃털로 덮여 있어 찬물을 견디며 두터운 지방질이 단열재(斷熱材) 역할을 한다. 새끼 펭귄은 솜털로 덮여 있으며 등은 회색, 배는 흰색이다.

펭귄 중에서도 공격적인 성향이 두드러지는 종이다. 먹이로는 크릴새우, 새우, 생선을 먹는다. 돌을 쌓아 올려 둥근 형태의 둥지를 만든다. 천적으로는 레오퍼드바다표범이 있으며, 물떼새와 갈색도둑갈매기(Brown Skua)는 알과 새끼를 공격한다. 한번에 2개의 알을 낳으며 부화기간은 약 37일이다. 부화기간 동안 암컷과 수컷은 약 6일을 주기로 번갈아 가며 알을 품는다. 수명은 15~20년이다. 남극대륙과 사우스샌드위치제도, 사우스오크니제도, 사우스조지아섬, 부베 섬, 발레니제도에서 서식한다.


현지원 그린피스 해양 캠페이너는 "지금 펭귄들에게 필요한 건 기후변화로부터 회복력을 키우고 적응할 수 있는 보호구역 지정"이라며 "다음달 열리는 유엔 생물다양성(BBNJ) 회의에서 한국 정부를 포함한 각국 정부들이 해양 보호구역 지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약의 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스토니브룩 대학 연구팀은 미국 노스이스턴 대학 연구진과 함께 남극 로우섬(Low Island)에서도 턱끈펭귄 개체 수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곳에 10만 쌍의 턱끈펭귄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턱끈펭귄은 남극을 대표하는 펭귄의 하나로, 상대적으로 개체 수가 많은 편이다.

그린피스는 지난 7일부터 한국, 미국, 영국, 일본, 아르헨티나 등 전 세계 15개 국가에서 기후위기로부터 생물 다양성을 지키자는 목적으로 '사라지는 펭귄들(Disappearing penguins)' 퍼포먼스를 동시 진행 중이다.  / 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4대강사업 몸통은 여전히 승승장구
<삽질>, 우리 사회의 정의를 다시 묻다
1997년 나온 영화 <라이어 라이어(Liar Liar)>에서 짐 캐리는 입신양명과 승소를 위해 조작과 거짓말을 일삼는 악질 변호사로 등장했다. 다섯 살 아들의 생일 소원으로 하루 동안 거짓말 능력을 상실한 짐 캐리는 법정에서 진실만을 말해 한바탕 소동을 일으킨다. 우리나라에서도 '거짓말 능력 상실'을 다룬 영화가 개봉한다. 배우 라미란 주연의 <정직한 후보>(2020)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이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자신의 필살기를 상실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작품이다. 영화 개봉은 2020년 2월. 국회의원 선거를 두 달 앞둔 시점이라 거짓말 달인 정치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자못 궁금하다.


사실 거짓말도 필요한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창작물은 허구를 얼마나 사실감 있게 만드느냐가 그 작품의 질을 결정한다. 2009년 작, 영화 <거짓말의 발견(The Invention of Lying)>은 거짓말의 순기능, 즉 허구의 상상력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감성 돋게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준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현생 인류가 허구를 꾸며낼 수 있는 능력(인지 혁명)을 만들었기에 네안데르탈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봤다.


그러나 현실에서 거짓말은 순기능만 있는 게 아니다. 2011년 5월 <주간경향>은 거짓말을 악한 정도에 따라 다섯 등급으로 나눴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가장 낮은 5등급은 '손만 잡고 잘게'로 대표되는 '뻔한 거짓말'이다. 4등급은 '자장면 이미 출발했다'로 대표되는, '나중에 화가 조금 나는 거짓말'이다. 3등급은 '거짓말을 고백해도 화나는 거짓말'이다. 정치인의 헛공약이 여기에 해당한다. 2등급은 '본인만 아는 거짓말'이다. 거짓말의 최고봉 1등급은 '자신의 거짓말을 자신이 믿는 단계'다. '4대강사업은 생명을 재탄생시키는 사업'이라는 게 대표적이다.

1등급에 해당하는 이들은 중증 허언증, 즉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 환자라고 부를 만하다. 리플리 증후군은 고전 영화 <태양은 가득히(Plein Soleil)>(1960)에서 알랭 들롱이 맡은 '톰 리플리'에서 따왔다. 영화에서 일확천금을 꿈꾸는 리플리는 사소한 거짓말로 시작해 살인과 더 큰 거짓말로 신분을 속여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 했다.

이런 리플리 증후군이 많을수록 사회는 탁해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국가와 사회는 상식과 이성을 근거로 피해를 최대한 막아야 한다. 그게 국가와 사회의 역할이다. 만약 개인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시스템이 리플리 증후군에 걸렸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조차 쉽지 않지만, 불행히도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



▲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 스틸컷.


리플리 증후군에 걸린 국가 시스템
 영화 <삽질>은 리플리 증후군에 걸린 국가와 사회를 통렬하게 파헤치는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삽질>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2년 동안 강을 살리겠다던 국가 권력과 이에 부역한 사회의 민낯을 4대강사업 이후 변해버린 짙은 녹조에 담아 드러내고 있다.

4대강사업에 대해 우리 국민 70퍼센트는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심지어 멀리 미국과 독일 교민사회에서도 4대강사업 반대 운동이 벌어졌었다. 국제적 전문가들 또한 한결같이 비판했다. 이들은 공통으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복원이 아니며, 강을 파괴하고 혈세를 낭비할 것"이라 지적했다. 여기서 질문을 해보자. 그럼 4대강사업은 어떻게 추진될 수 있었을까? 대한민국은 국민 상당수가 반대 또는 우려한 사업을, 다시 말해 예견된 파국을 피하지 못할 만큼 후진적 시스템이었을까?


영화 <삽질>의 김병기 감독은 기자 출신으로서 2006년 MB의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이 사업을 취재해왔다. 김 감독은 "4대강사업은 절대 MB 혼자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단기간에 22.2조 원 규모의 '단군 이래 최악의 토목사업'을 강행하기 위해서는 청와대만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이 '국가의 사기'에 적극적으로 부역할 때만 가능한 일이란 지적이다.



MB정부는 4대강 비판 목소리를 탄압하기 위해 국정원과 같은 국가 사정기관을 대거 동원했다. 주류 전문가 집단 역시 4대강사업에 철저히 부역했다. 언론은 감시자로서 역할을 포기하고 권력에 부화뇌동했다. 이들은 대운하와 다를 바 없는 4대강사업에 대해 "치수는 국가 백 년의 대계"라며 "4대강 정비 사업은 반드시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4대강사업은 환경과 경제를 모두 살릴 수 있다"라는 근거 없는 MB정부 주장을 고장 난 녹음기처럼 반복했다. 4대강 비판 목소리엔 '종북세력'과 같은 색깔론으로 낙인을 찍으려고도 했다. 결국, 4대강사업은 이성과 상식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 시스템을 마비시켰기에 가능했던 사업이었다.


시계를 2007년 대선 시기로 돌려보자. 당시 MB는 '한반도 대운하'를 대선 공약으로 발표했다. 한반도대운하연구회라는 전문가 집단이 MB를 좇았다. 앞서 2006년 말 MB측은 독일 MD 운하(마인-도나우 운하) 현장을 둘러보면서 '발전하는 독일 운하 주변 항구 도시처럼 우리나라 내륙을 항구 도시로 만들겠다'도 했다. 그들은 "한반도 대운하는 물류 혁신을 일으키는 국운 융성의 길"이라며 "공사비 절반은 골재 판매로 충당하고 나머지 비용은 100퍼센트 민자 사업이기 때문에 국민 세금이 한 푼도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삽질> 카메라는 MB가 다녀간 독일 현장을 따라 검증에 나서 쇠락하고 있는 독일 운하와 그 주변 도시 모습을 담았다. 운하 때문에 발전했다는 MB측 주장과는 정반대였다. 이어 경부운하 구간에 다니는 하루 12대의 배로는 물류 혁신은커녕 세금만 낭비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때 그냥 '거짓말 3등급'인 '헛공약'으로 끝내는 게 나을 뻔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MB정부는 한반도 대운하를 4대강사업으로 위장해 강행했다. 2008년 12월 국토해양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MB는 "명칭이 4대강 정비 사업이지만, 나는 4대강 재탄생이라고 본다"라며 "환경 파괴가 아니라 오히려 환경이 살아나는 사업"이라 말했다. 이 무렵부터 정부는 4대강 정비 사업을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바꿔서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는 "4대강사업은 대운하가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라며 "갑문만 없는 대운하 1단계"라고 지적했다. 실제 당시 국토해양부 내부 문건과 국토부 장관 발언에서도 대운하를 염두에 둔 계획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2013년 7월 감사원은 "대운하를 염두에 뒀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MB정부는 당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전광석화같이 착수해 질풍노도처럼 밀어붙여 KTX 탄 것처럼 속도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4대강사업을 속도전으로 강행했다. 
깃털만 처벌, 몸통은 여전히 승승장구
2011년 10월 22일 남한강 이포보에서 '4대강 새 물결 맞이 행사'가 열렸다. 공영방송 KBS가 생중계한 자리에서 MB는 "4대강에 천지개벽이 일어났다"라며 "대한민국 4대강은 생태계를 보강하고 환경을 살리는 강으로 태어났다"라고 말했다. MB측은 "4대강사업은 성공"이라며 이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올렸다"라고 주장했다. 2015년 1월 MB는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세계 금융위기로 경제 살리기가 시급한 상황에서 계획을 세우느라 시간을 허비할 여력이 우리에겐 없었다"라며 "4대강사업을 통해 금융위기를 극복했다"라고도 주장했다.



 <삽질>은 MB측의 '1등급 거짓말'을 하나하나 짚어냈다. 4대강사업 이후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의 대규모 녹조 번무 현상이 일어났다. 또 기록적인 어류 집단 폐사와 큰빗이끼벌레 등 이전까지 강에서 쉽게 볼 수 없던 현상들이 벌어졌다. MB측은 경제를 살렸다고 하지만, 2018년 7월 감사원은 4대강사업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을 0.21(한강 0.69, 낙동강 0.08, 금강 0.17, 영산강 0.01)로 분석했다. 다시 말해 100원을 투자하면 79원이 손해나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감사원 발표 내용을 근거로 따져보면 4대강사업을 향후 50년 동안 유지하면 25.4조 원이 추가로 낭비된다.


김병기 감독은 MB정부가 대운하를 4대강사업으로 위장해 추진한 진짜 이유를 당시 관계자를 추적해 확인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 정부 불통에 대한 국민 촛불 저항이 거세지자 2008년 5월 MB는 "4대강 정비 사업으로 축소해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6월에는 "국민이 반대한다면 대운하를 포기하겠다"라고도 말했다. 이전까지 국민 반대 여론에 밀려 4대강사업으로 전환한 것처럼 알려졌다.


 <삽질>은 그게 아니라 말한다. 100퍼센트 민자 사업으로 하겠다던 게 한반도 대운하였다. 반면 4대강사업은 100퍼센트 국민 혈세가 들어갔다. 대운하 추진을 위해 대기업 건설사들은 공사 실적에 따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들은 민자 사업으로는 수익이 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라 MB정부는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재정사업으로 기초 공사를 하고 이후 갑문과 항구 건설을 민간 건설사들이 하는 것으로 구상했다. 영화 <삽질>이 밝혀낸 새로운 사실이다.

 '대국민 사기극', '국토환경에 대한 반역, 반란'으로 평가되는 4대강사업으로 법적 처벌을 받은 이들은 4대강사업 담합 건설사뿐이었다. 다시 말해 깃털뿐이다. 몸통, 즉 대운하와 4대강사업을 위해 국가 시스템과 민주주의를 마비시킨 장본인들은 멀쩡하다. 4대강사업에 철저히 부역한 전문가와 언론은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검찰은 뭐 하고 있을까? 우리 사회 정의는 살아 있을까? 영화 <삽질>은 그렇게 우리 사회에 정의를 다시 묻고 있다./ 이철재 에코큐레이터 [함께 사는 길]


만덕~센텀 ‘대심도’ 상부 만덕로에 공원 추진



부산 만덕∼센텀 대심도 고속화도로 만덕IC 조감도. 연합뉴스


부산 북구청이 만덕~센텀 내부순환 도시고속화도로(이하 대심도) 건설을 계기로 만덕대로 일부를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향후 공원화가 이뤄지면 도심 속 휴식 공간 조성과 함께 도로를 사이에 둔 주민들의 생활권을 연결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구청, 일부 구간 타당성 용역
경제성·환경성 평가 후 시행
정체 구간 소음·분진 차단 기대

부산 북구청은 지난 6일 발주한 ‘만덕대로 상부 공원화사업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수립 용역’ 입찰을 이번 주 완료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지하에 대심도가 들어서는 만덕대로 상부 구간을 공원 등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해당 용역비 5000만 원을 배정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대심도 건설로 교통량이 분산되면서 기존 만덕대로 일부를 공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원 규모나 조성 방향 등을 전반적으로 따져보기 위해 용역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북구청은 만덕대로 공원화가 이뤄지면 주변 환경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심에 녹지와 휴식 공간이 생기는 데다 도로를 사이에 둔 만덕동 주민의 생활권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만덕대로 공원 조성에는 사업비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정명희 북구청장은 “공원을 조성하려면 구비로 사업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국비와 시비를 확보해야 한다”며 “우선 공원화가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살펴, 이를 토대로 사업비를 확보하기 위해 용역을 맡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만덕~센텀 대심도는 북구 만덕동 만덕성당 앞 만덕대로에서 해운대구 재송동 수영강변대로를 잇는 9.62km 구간의 왕복 4차로 지하 도로다. 2024년 말 개통 예정이지만, 동래구 낙민동에 설치 예정인 비상탈출구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커진 상황이다. 만덕대로 공원 조성은 대심도 입·출구가 들어서는 만덕성당 앞 인근 기존 도로에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나비가 날개를 펄럭이는 이유
뜨거운 태양열 방사하면서 적절한 체온 유지
 나비의 날개에 다양한 기능이 있다.

펄럭이면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 외에 자신의 짝을 유혹하기도 하고,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위장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이 나비 날개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최근 이 날개의 온도가 매우 차가우면서 태양으로부터 가해지는 뜨거운 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비의 날개를 구성하고 있는 나노 수준의 구조물들이 빛뿐만 아니라 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몸 전체의 체온 조절을 하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 Nanfang Yu and Cheng-Chia Tsai


나비 날개는 살아있는 세포조직
11일 ‘사이언스 뉴스’에 따르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곳은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응용물리학자들이 참여한 연구팀이다. 연구에 참여한 난팡 유(Nanfang Yu) 교수는 “나비 날개가 살아있는 조직세포로 구성돼 있으며 고온에서 생존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팀이 공개한 새로운 영상에 따르면 나비 날개 안에는 무척추동물의 혈액림프가 흐르는 혈관을 비롯해 향기를 발산하는 패드(scent patch)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고온 상황에서 어떻게 열을 방사하는지 그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태양으로부터 뜨거운 열이 나비 흉부에 전해지면 나비는 날개를 펄럭이면서 열을 발산하게 된다고 밝혔다. 나비 날개가 매우 얇기 때문에 열을 손쉽게 발산할 수 있으며, 날개를 빨리 펄럭일수록 온도가 빨리 내려가게 된다는 것.


나노 수준의 영상 재현이 가능한 주사전자현미경으로 나비 날개를 확대해보면 그 안에 층층이 쌓인 나노 구조물을 볼 수 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이 나노 영상을 통해 나비 날개 속에 놀라우면서 매우 다양한 기능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기능은 환경에 따라 다채로운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런 나노구조물을 광결정(photonic crystal)이라 하고 이런 기하학적 형태를 광구조(photonic structure)라고 하는데 이 구조물이 햇빛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특수한 빛만 반사하고 다른 색의 빛은 모두 흡수하면서 각도에 따라 여러 가지 색을 표현하고 있었다.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이 나노구조물이 색상뿐만 아니라 온도 변화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날개의 움직임과 속도가 나비 흉부를 포함한 몸 전체 온도조절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논문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Physical and behavioral adaptations to prevent overheating of the living wings of butterflies’이다.



빨리 움직일수록 열 방사율 높아져
나비, 나방을 포함한 인시류(Lepidoptera)의 날개는 손톱이나 깃털처럼 죽어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세포들로 구성돼 있다. 이에 생존을 위해 적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태양으로부터 강렬한 빛이 가해질 경우 뜨거운 열을 견디지 못해 강렬한 반응을 하게 된다.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날개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들이 고온으로의 변화 과정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다양한 두께의 이 나노구조물(세포)이 열 방사 역할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냈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곤충 혈관이 이어져 있으며 다양한 향기를 발산하고 있는 이 구조물들이 온도 변화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살아있는 날개 조직들이 고온을 감지하게 되면 강하게 날개를 퍼덕이면서 열을 방사한다는 것. 연구 결과 이 과정이 세포의 정교한 기능을 통해 매우 세밀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나비의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도 밝혀냈다. 나비의 혈관과 향기를 발산하는 패드(scent patch) 위를 두터운 조직인 큐티클(cuticle)이 외골격의 형태로 감싸고 있는데 이 조직이 날개의 열방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특히 흥미로운 사실은 나비 날개의 조직세포들이 열에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열이 가해지지 않는 빛을 비추었을 경우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장시간 빛을 비추어 열이 가해졌을 때 조직들이 강하게 반응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편 연구팀은 나비의 날개가 반투명의 구조이기 때문에 열을 감지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0여 종의 나비 날개를 대상으로 초분광 촬영을 시도했으며, 상황에 따라 열을 어떻게 감지하고 있으며, 뜨거운 열을 어떻게 방사하고 있는지 분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이언스타임즈 이강봉 객원기자 


영구 동토층 해빙으로 지구온난화 빨라져
탄소 배출량 2배로 증가할 우려 있어
캐나다, 알래스카, 시베리아의 ‘영구 동토층(permafrost)’이 예상보다 빨리 대규모의 온실가스를 방출하는 방식으로 갑자기 붕괴되고 있다고 과학자들이 경고했다. 과학자들은 북극과 아북극 지역의 기후 변화가 수 천년 동안 영구 동토층에 안전하게 얼어 있던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방출할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우려해 왔다. 지금까지는 이 과정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므로, 영구 동토층 해빙에 따라 지구 온난화가 빨라지는 악순환을 방지하는 시간을 벌어줄 것으로 추측됐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른 영구 동토층의 갑작스러운 해빙은 잠재적 탄소 배출량의 이전 추정치를 두 배로 증가시킬 것이라고 과학자들이 경고했다. 콜로라도 대학 볼더 캠퍼스(CU Boulder) 북극 및 알파인 연구소(INSTAAR)의 메리트 투레츠키(Merritt Turetsky) 소장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모든 유형의 기후모델에 영구동토층을 긴급하게 포함시켜야 한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영구 동토층 지표면 아래 숨어있는 얼음 ⓒ 위키피디아


영구 동토층은 계절에 따라 녹는 지표면 아래에 있으면서 2년 이상 토양 온도가 0도 이하인 지층이다. 영구 동토층은 북반구에 있는 모든 노출된 땅의 4분의 1에 이르며, 1800만㎢의 땅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의 추정에 따르면 영구 동토층은 약 1500 페타그램의 탄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1조 5000억 톤의 탄소와 맞먹는다.


예상보다 갑작스러운 해빙 부작용 우려
이 새로운 연구는 탄소 저장에 서서히 영향을 미치는 영구 동토층의 점진적인 해빙과, 보다 갑작스러운 형태의 영구 동토층 해빙을 구별했다. 북극 지역의 약 20%는 얼음이 많은 영구 동토층이어서 갑작스럽게 해빙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영구 동토층의 해빙은 탄소를 비롯해서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 효과가 훨씬 강력한 메탄가스를 방출한다. 이는 북극 영구 동토층 지역의 5% 미만이 갑작스러운 해빙을 맞을 경우라고 해도, 그 배출량은 점진적인 해빙이 일어나는 넓은 지역과 같을 것임을 의미한다.


투레츠키 소장은 “산림은 한 달 안에 호수가 될 수 있고, 산사태는 아무런 경고 없이 발생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메탄가스 구멍은 스노모빌을 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투레츠키는 영구 동토층 해빙은 다양한 방법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항상 급격한 생태학적 변화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영구 동토층은 바위, 흙, 모래 외에도 순수한 얼음덩어리 등을 포함한다. 영구 동토층은 죽은 식물, 동물, 미생물 등 북극에서 한때 번성했던 생명의 잔해를 저장하기 때문에 대기 중에 있는 탄소의 평균 2배를 저장한다.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이 물질은 수천 년 동안 지구의 냉장고에 갇혀 있었다.


기후가 따뜻해짐에 따라 영구 동토층은 얼어붙은 채로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 북극 북쪽의 80%에 걸쳐, 온난한 기후는 수 십 년에서 수 세기에 걸쳐 나타나는 점진적인 영구 동토층 해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얼음 함량이 높은 북극의 나머지 지역에서는 몇 달 안에 갑작스러운 해빙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얼음이 풍부한 영구 동토층이 있는 곳에서는 대기와 풍경에 극단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얼음과 땅이 갑작스러운 열에 의해 녹아 침하하면서 생기는 ‘열카르스트’(thermokarst) 풍경을 만들어낸다. 투레츠키는 이 논문이 과거와 현재의 갑작스러운 해빙에 관한 광범위한 문헌을 한데 모은 최초의 논문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허셀 섬의 영구동토층이 녹은 모습. ⓒ 위키피디아


연구팀은 이 정보를 수치 모델과 함께 미래의 갑작스러운 해동 탄소 손실을 예측하기 위해 사용, 열카르스트가 항상 홍수, 침수 또는 산사태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후 온난화 예측 모델에 영구동토층 포함해야
연구팀은 갑작스러운 영구 동토층 해빙에 의한 탄소 배출과 점진적인 영구 동토층 해빙에 의한 탄소 배출을 비교하여 정량화했다. 탄소 배출에 기여하는 점진적인 해빙에 대한 일반적인 추정치가 있지만, 그들은 그중 얼마가 열가르스트에 의해 야기되는지는 알지 못했다.


현재 열카르스트를 통합한 기후 모델은 없으며 영구 동토층 해동을 고려하는 사람은 극히 적다. 지난 10년 동안 대규모 모델들이 북극의 피드백 순환과정을 더 잘 설명하려고 노력했지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최근 보고서는 미해결 지구 시스템으로 점진적인 영구 동토층 해동의 추정치만을 포함하고 있다.

“갑자기 해빙으로 인한 영향은 현존하는 어떤 글로벌 모델에서도 나타나지 않은 것이어서, 우리의 발견은 영구 동토층에서의 기후-탄소 피드백을 최대 2배 증가시킨다. 는 기후 변화를 목표 이하로 유지하기 위한 허용 배출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논문 공저자인 국립 기후 변화 센터 (NCAR)의 데이비드 로렌스(David Lawrence)는 말했다.   사이언스타임즈 심재율 객원기자


김 먹다 발견한 이물질... 미세플라스틱 아닌가요?"



A씨가 발견한 이물질 (사진 A씨 제공)/뉴스펭귄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해양오염이 심각한 가운데, 양식으로 생산돼 식품제조공정을 거쳐 소비자의 밥상에 오른 구운 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는 사례가 왕왕 발생하고 있다.

최근 환경보호 정보를 공유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도 파란색 미세플라스틱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끼어 있는 구운 김 사진이 올라왔다. 지난 9일 사진을 올린 A씨는 "잘라서 통에 담아 놓았던 김을 먹으려다 이물질을 발견하고선 매우 놀랐다"며 동영상을 게재했다.


김에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추정되는 파란 이물질이 박혀 있다. 영상에서 A씨는 파란 이물질을 손톱으로 떼내려고 하지만, 강하게 긁어도 김과 함께 눌어 붙은 듯 떨어지지 않는다. 이 김은 충남 보령의 김제조업체 B사에서 지난해 12월 17일 생산, 판매한 것이다. A씨는 "항상 먹던 제품이고 지금까지는 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B사는 이에 대해 10일 "같은 날짜에 제조한 김은 모두 판매됐고, 현재까지 이물질 있다는 민원은 없었다"며 "그날 구운 김 전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뉴스펭귄에 밝혔다. B사는 "다른 업체로부터 마른 김을 구입해 이물질을 선별하고 굽는 공정을 거쳐 포장해 판매한다"고 말했다. 구이와 포장 과정에서는 이물질이 혼입될만한 여지가 없다고 덧붙혔다.


하지만 이 업체는 "금속검출기를 이용해 이물질을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금속 이외의 물질은 분류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모든 이물질을 찾아내는) 이물질검출기라는 기계를 사용하는 업체도 간혹 있다고 들었다"며 "소상공 업체에게 검출기 가격이 고가이고 필수사항은 아니라 구비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업체는 김을 굽는 단계 중 첫 번째인 김 투입 과정에서 육안으로 이물질을 선별하고 있다.



천일염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사진 김승규 해양대학 교수 제공)/뉴스펭귄


미세플라스틱의 해양오염 문제에 대해서는 "김을 양식하고 물 김을 마른 김으로 만드는 제조 업체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과 같은 이물질이 혼입되는 상황은 바다에서 직접 김을 채취하는 경우다. 결국 채취 과정에서 이물질이 혼입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지금까지는 해양 오염으로 인한 쓰레기가 이물질로 나와 연락온 경우는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과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이물질검출기 설치를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먹거리를 위협하는 것은 비단 김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립 목포대 연구팀이 해양수산부 의뢰를 받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각종 수입 천일염과 국산 천일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또 목포해양대 연구팀은 논문에서 김 양식장 근처 갯벌의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논문은 갯벌 표면부터 심층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촘촘히 박혀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뢰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2017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바지락, 담치, 가리비, 굴에서 모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대구, 아귀, 도다리, 멸치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특히 멸치의 경우 마리당 평균 1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멸치의 경우 육수 등으로 활용, 내장까지 먹기 때문에 사람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할 확률이 높다. 바다에서 건져 말리는 공정을 거친 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김 이물질'을 검색하면 김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다는 커뮤니티 글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김은 제조 과정에서 까다로운 공정을 거치지만 모래알보다 작은 미세플라스틱은 이물질 분리시 걸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투명한 미세플라스틱의 경우 육안으로 확인하기 조차 쉽지 않다.


한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성찬 의원은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 퇴적물 관리법안'을 2017년 6월 대표 발의했으며 이 법안은 지난해 12월 3일 공포, 올해 12월 4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jenousvous@neswpenguin.com

종 차별주의 극복을 위하여

한때 '환경이 밥 먹여주냐?'며 환경보호운동을 비난하던 무지막지한 시절이 있었다. 개발만능주의가 모든 가치를 대신하던 토목과 건설, 난개발의 시대였다. 부득이하게 환경의 가치를 경제가치로 환산하여 강조하기도 했다. 지금도 별반 달라진게 없지만 그래도 환경의 소중함을 부정하거나 대놓고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생물종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무지막지한 수준이다. 토건 지상주의자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진보 진영이라 하더라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아마도 인간사회의 불평등, 불공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으니 동물권이나 생명윤리에 대한 인식의 지평이 여전히 인간중심주의에 머물러 있지않나 싶다.

 

하지만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지구 생태계의 파괴와 생물종의 멸종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호주에서 일어난 거대한 산불로 코알라가 멸종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사력을 다해 구조하고 있지만 이미 개체수의 절반이 떼죽음을 당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오늘날 오스트레일리아를 상징하는 동물인 이 코알라는 사실 인간의 생태계 파괴가 만들어낸 수혜종이기도 했다.

 

인간이 상륙하기 전 원래 호주는 울창한 덤불로 덮여있는 대륙이었다. 그곳에는 거대 유대류들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인간의 상륙 후 수백만년 동안 번성했던 거대 유대류들은 대부분 멸종했다. 호주에 상륙한 인간은 낯선 대륙을 개척하면서 곳곳에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본래의 식생이 불에 타 사라진 자리에 코알라의 먹이인 유칼립투스가 싹을 틔웠다. 그렇게 유칼립투스가 번성하고 천적들이 멸종한 호주는 수만년 동안 코알라의 천국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코알라 개체의 절반이 이번 화재로 사라졌다고 한다. 결국 인간의 인위적인 산불로 번성했던 코알라가 인간의 인위적인 산불로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된 것이다. 그래서 혹자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코알라 학살은 신이 내린 자연을 파괴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창조한 인공 생태계를 인간 스스로 파괴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영장류이고 유인원에 속한다. 영장류 중에 유인원에 속한 종은 인간 외에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 등이 있다. 이들은 다른 영장류와 달리 꼬리가 없으며 모든 생물학적 특징이 원숭이류 보다 사람에 더 가깝다.

 

유전학적 분석에 의하면 침팬지가 계통적으로 사람에 가장 가깝고 DNA98% 전후를 공유, 고릴라는 이들보다 DNA의 공유율이 약간 낮고, 오랑우탄은 사람 및 아프리카의 유인원과 DNA97% 정도를 공유한다고 한다. 사람과의 유전적 근친도를 따지면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 순인 셈이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사람과 침팬지의 유전적 근친도가 침팬지와 오랑우탄 사이의 근친도 보다 더 높다는 사실이다. 다시말해 유전적으로 사람과 침팬지가 친형제 간 수준이라면 침팬지와 오랑우탄 사이는 사촌형제쯤 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마치 인간이 뭇 생명종과 달리 매우 특별한 종인 것 처럼 생각하지만 지구촌의 여타 생물종과 그리 다르지도, 특별하지도 않음을 지각해야 한다. 또한 그들과 함께 유기적 관계망 안에서 공생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차이와 차별은 다르다'는 사실은 인간 종내의 수컷과 암컷의 관계 뿐 아니라 인간 종과 뭇 생명 종과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뭇 생명은 그 자체로 상호 의존적인 동시에 상호 수평적이며 모두 존귀한 존재다. 이것이 진리이다./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천지일보

 

우리가 지금처럼 지구를 쓴다면한국 경제손실 세계 7

WWF ‘지구의 미래보고서, 자연 파괴에 따른 인류의 경제적 손실 분석해

 

마다가스카 노시하라 해양공원의 산호초. WWF ‘지구의 미래보고서는 홍수와 폭풍, 해수면 상승의 영향으로 매년 3270억 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 Nick Riley WWF-Madagascar (세계자연기금)

 

인류가 지금처럼 지구를 쓴다면, 우리에게 돌아오는 미래는 어떨까.

국제환경단체인 세계자연기구(WWF)12일 발표한 지구의 미래보고서는 인류가 그동안 얼마나 자연이 준 혜택에 기대어 살았는지, 그리고 그것이 무너지면 어떤 타격을 받게 될 지를 쓰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기후 변화, 식물 멸종 등 자연 파괴의 기회비용을 경제학 모델을 활용해 분석한 세계 최초의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한국은 환경 위기에 따른 경제 손실 정도가 조사 대상 국가 140개국 중 7번째로 심각한 수준이다. 환경학자, 경제학자, 정책전문가 등이 2년간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한국은 환경 위기에 대비하지 않을 경우, 2050년까지 최소 100억 달러(118760억원)의 국내총생산(GDP) 손실을 볼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미국이 830억 달러로 가장 큰 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봤고, 이어 일본, 영국,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한국, 노르웨이, 스페인, 프랑스 등이 경제 피해를 볼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현재처럼 자연 자원을 남용할 경우 연간 479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들은 2050년까지 매년 홍수와 폭풍, 해수면 상승의 영향으로 3270억 달러 기후 변화에 대응할 자연의 탄소 저장력 상실로 1280억 달러 서식지를 잃은 벌을 비롯한 수분 곤충의 개체 수 감소로 150억 달러 농수 부족으로 190억 달러 등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계산했다.

 

기후 변화, 환경 오염 등 자연 생태계 파괴에 의한 타격은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자연 생태계 파괴에 대해 경고등이 켜진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4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7차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총회에서도 심각성을 우려했다. 당시 총회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매년 650만 헥타르(국내 산림 면적 전체에 해당하는 넓이)의 숲이 사라지고 있으며, 동물 8백만 종 가운데 1백만 종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생명다양성과학기구는 이처럼 생물 다양성이 감소하는 직접적인 이유로 천연림 훼손을 동반한 토지 개발, 남획, 기후 변화, 환경 오염, 침입 외래종 등을 꼽았다.


지구의 미래 보고서 또한 우리가 먹는 방식, 연료를 쓰는 방식 등이 지구 생명 유지 시스템을 파괴하고 있다. 지구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환경 위기로 인한 경제 위기가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보고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반대되는 전망도 함께했다. 보고서는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을 보전하는 쪽으로 개발 방식을 전환하면, 전 세계 GDP 4900억 달러 이상 경제적 이익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탄소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소비하는 방식 대신 지속 가능한 자원 생산과 소비로 바꾸고남획과 무분별한 토지 개발 대신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을 보존하는 쪽으로 하고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는 등의 전환이다.

 

이와 관련해 WWF코리아 홍윤희 사무총장은 자연이 인류에게 주는 혜택의 극히 일부만 경제학적으로 수치화될 수 있다는 한계 때문에 이번 보고서에 등장하는 손실액이 보수적으로 계산됐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지구의 미래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충격적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그는 자연이 감당할 수 있는 티핑포인트를 넘어서는 순간 발생하게 될 재해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파괴된 자연, 그리고 자연이 주는 삶의 풍요와 경제적 혜택을 고려하면 인류가 받게 될 피해를 숫자로 수치화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환경부 친환경 녹색일자리 1.9만개 만들겠다

정부가 2020년 역점 사업으로 녹색산업 혁신을 추진한다. 4대 주력분야를 중점으로 '녹색일자리' 2만여 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녹색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것인데, 일자리 창출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아 단순히 '숫자 불리기'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환경부는 11일 청와대에서 올해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올해 업무보고는 '더 좋은 일자리, 반등을 넘어 체감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일자리'를 공통 주제로 잡고 환경부·고용노동부·농림축산식품부가 합동으로 진행했다.

 

환경부는 올해 창출할 녹색일자리를 18610개로 전망했다. 이는 녹색산업 4개 분야에 투입되는 투자액 대비 취업유발계수로 추산한 것이다  

분야별 투자액과 예상되는 일자리 창출 개수를 살펴보면 청정대기 6691억원(5064), 스마트 물 관리 8838억원(6728), 기후·에너지 1300억원(1196), 생태서비스 산업 4649억원(5622) 등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이 차질없이 완료됐을 때를 가정해 산출한 것이기 때문에 구체성은 떨어진다. 청정대기 산업의 경우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고성능 필터, 고효율 집진장비를 생산하는 소재·부품·장비 시장을 육성하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는 식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어떤 업체에 어떤 방식으로 고용할지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아니다"라며 "어떤 업종에 얼만큼의 금액을 투자했을 때 어느 정도 일자리 고용 효과가 발생하는지 투자액과 취업유발계수를 활용해 산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녹색산업이 수년째 정체돼있고 열악한 녹색기업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일자리 개수만 내세우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18(2017년 기준) 환경산업통계조사에 따르면 국내 녹색기업은 1~4인이 종사하는 소규모 사업체가 52.3%로 대부분이다. 300인 이상의 대규모 사업체는 1.0%에 불과하다. 사업체 수는 2017년 기준 58013개로, 3년 전인 2014(57108)과 비교해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현재 전체 일자리의 1.6% 수준인 녹색일자리의 비중을 유럽연합(EU) 수준(2.1%)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금융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125000억원 규모의 녹색산업 자금을 조성하고 민관 합동 녹색산업 펀드를 운용하는 등 녹색금융 활성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회색경제에서 녹색경제로”···심상정의 그린뉴딜 경제전략’ “10년 내 탄소 절반 감축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그린뉴딜 경제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2일 이른바 그린뉴딜 경제전략을 발표했다. 성장 중심의 경제와 사회 불평등,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의 회색경제녹색경제로 바꾸는 방안이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그린뉴딜 경제전략 발표 및 토론회를 열고 한국사회는 성장의 위기, 불평등의 위기에 더해 사회시스템 전체가 흔들리는 근본적인 위기에 직면했다토건경제, 회색경제, 탄소 집약 경제와 과감히 단절해야 한다. 지금 당장 대전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색경제에서 녹색경제로 획기적인 방향 전환을 하자그 시작은 10년 안에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탄소배출을 감축하고 2050년까지 순 배출 제로에 도달하겠다고 정치적 의지를 천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혁신가형 국가로 국가의 역할이 혁신돼야 한다국가는 시장실패에 대한 소극적인 개입을 넘어서, 적극적인 시장 창출을 통해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줘야 한다고 했다. 심 대표는 또 “‘동아시아 그린동맹을 구축해야 한다한중일 탈탄소 클럽을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공통 탄소가격 설정 등 국제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밝힌 그린뉴딜 경제전략의 핵심 내용은 회색경제에서 녹색경제로 획기적인 방향전환’ ‘혁신가형 국가로 국가의 역할 혁신’ ‘동아시아 그린동맹 구축등 크게 세 가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과제로는 10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및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40%로 확대,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1000만 시대 개막, 전기차 고속 충전인프라 구축 추진,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그린 리모델링 200만호 추진, 지역 재생에너지산업·순환경제 산업 확산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국가 신규 연구개발 투자의 50% 녹색성장에 투자, 탈 탄소산업·농업 육성, 산업구조 전환에 따라 어려움에 처하는 노동자·중소기업·지역경제 지원, 매년 국내총생산(GDP) 13%의 녹색투자재원 마련, ‘그린뉴딜 추진 특별법입법화 및 국회 그린뉴딜특별위원회 구성 등이다.

정의당은 이를 새로운 10년을 위한 미래 경제전략으로 삼고, 4·15 총선 이후로도 꾸준히 장기 과제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의 방사능 오염수 저장 탱크. 연합뉴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120t을 바다에 흘려보내기로 결정했다. 12일 그린피스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 오염수 처리 대책 전문가 소위원회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 보관 중인 오염수 약 120t 해양 방류를 권고하는 최종 보고서를 지난 10일 일본 정부에 제출했다.

1원전 보관 중인 120t

그린피스 항구적 해양오염 야기

최종 결정 앞두고 국제적 반발

 

경산성은 지난달 13일 소위 회의에서도 해양 방류가 가장 합리적이라는 점을 거듭 언급했다. 2022년 저장 부지가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점, 해양 방류 기술을 잘 활용하면 육상 저장보다 방사능 감시 체제 구축이 쉽다는 점이 이유다. 최종 결론은 조만간 일본 정부가 내리겠지만 그동안 경산성과 원자력규제위 제안을 일본 정부가 모두 수용한 만큼 이번 권고도 받아들일 것이라는 게 그린피스의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최종 결정할 경우, 마지막 남는 자국 내 관문은 후쿠시마 어민 동의다.

 

환경단체는 해양 오염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카즈에 스즈키 그린피스 일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방류 기준치는 충족해도 스트론튬-90 같은 치명적 방사성 물질 총량은 변함 없다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사전 예방 원칙 등을 위배하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선 우리 정부의 신속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장마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캠페이너는 한국 정부는 국제법적 대응을 신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오염수 해양 배출과 관련해 지난해 10월 국제해사기구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문제를 제기해 국제사회의 반향을 이끌어 냈고, 9월에도 총회가 열린다국무조정실 산하 태스크포스팀에서 변화하는 상황에 부합하는 대책을 협의해 국제사회 공동 대응과 피해 최소화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

 

기후변화의 역습.. 100년 만에 바그다드 함박눈

 

기후변화의 역습100년 만에 바그다드 함박눈 - 이라크 중부 카르발라시에서 11(현지시간) 한 어린이가 눈이 온 공원을 걷고 있다. 카르발라에서 눈이 내린 공식 기록은 없지만 일부 중동 언론은 약 40년 만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수도 바그다드에도 눈이 내렸다. 바그다드의 눈은 100년 만에 두 번째다. 처음 눈이 온 2008년에는 진눈깨비였지만 이번에는 함박눈이었다. 이라크 기상청은 한랭기단이 유럽에서 유입됐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눈을 즐겼지만 기상이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라크의 중부 이남은 여름 최고 기온이 50도를 넘나들고, 2월 평균기온도 영상 6도로 강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2018년 가뭄과 2019년 홍수 등 이라크는 최근 수년간 극심한 기후변화에 시달렸다기후변화에 대응할 자금과 기반이 부족하다고 보도했다.카르발라 AFP 연합뉴스


과학자들이 꼽은 세계 5대 위험

퓨처어스 ‘2020 위험 보고서발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등 꼽아

식량 위기 빼곤 일어날 가능성 높아

위험이 위험 부르는 연쇄효과 우려

 

과학자들은 무엇을 세계적 위험이라고 생각하는지 조사한 결과가 나왔다. 퓨처어스 보고서

 

기후변화 대응 실패, 기상이변, 생물다양성 감소, 식량 위기, 그리고 물 부족이 과학자들로부터 인류 생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세계 5대 위험'으로 꼽혔다. 국제 지속가능성연구단체인 퓨처어스(Future Earth)52개국 222명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퓨처어스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세계 위험 30가지의 명단을 놓고 실시한 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최근 발표한 `퓨처어스 위험 보고서 2020'을 통해 밝혔다.

 

과학자들은 특히 5대 위험 가운데 식량 위기를 제외한 네 가지는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기후변화 대응 실패와 기상이변은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19 세계 위험 보고서'에서도 앞으로 10년간 인류를 가장 크게 위협할 요인으로 꼽힌 바 있다. 세계경제포럼 보고서는 세계 정치, 경제 분야 인사 1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과학자들의 3분의1은 특히 5대 위험 사이의 시너지효과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강조했다. 예컨대 폭염은 저장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물 부족과 식량 부족을 악화한다. 생물다양성의 감소는 자연의 수용 능력과 기상이변에 대한 농업의 대응력을 약화시키고 식량 위기를 부추긴다. 각 위험들이 세계 시스템의 위기를 계단처럼 단계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2008년 중국의 폭설에서 시작된 연쇄 효과를 사례로 들었다. 이에 따르면 폭설이 이어지자 19개성의 전기 공급이 끊기고 대중교통 수단이 멈춰섰다. 그 영향으로 식량, 석탄 등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고, 이로 인해 식품 가격은 식품 가격은 급등하고 석탄 발전소는 가동을 중단했다. 그리고 이는 다시 전력난을 심화시키는 악순환 상황이 야기됐다

 

10년 안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위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분기점을 넘었다고 생각되는 위험을 묻는 질문에는 69명만이 응답해 응답률은 저조했다. 하지만 예문을 주지 않고 자유롭게 답변하는 방식을 채택했음에도 과학자들은 놀랍게도 거의 모두 생물다양성 감소와 생태계 붕괴, 기후변화를 꼽았다.

 

30가지 위험 리스트 외에 추가적인 위기를 묻는 질문에는 173명이 응답했다. 이들은 사회적 신뢰 약화, 사회적 인프라 후퇴, 불평등 악화, 정치적 국가주의, 인구과잉, 정신건강의 약화 등을 위기로 지적했다.

 

5가지 세계적 위험에 총체적으로 대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호주 모나시대 지속가능개발연구소 앤서니 캐폰 소장은 그 한 방법으로 인간의 건강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의한 기상이변이 이미 많은 사람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점, 환경 변화에 따른 건강과 생계 영향은 실질적인 삶의 문제라는 점, 지속가능한 개발로 전환하면 건강에도 이로운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그는 과학기술매체 <컨버세이션> 기고문을 통해 "건강의 눈으로 접근하면 지속가능개발 정책으로 얻을 수 있는 `--' 효과를 조명하고 세계가 직면한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고은영 녹색당 선대본부장 정치세력 구분선에 기후위기 집어넣을 것

창당 8년 만에 첫 의원 배출 희망

미세먼지 마스크 써야 된다가 아닌

마스크 없이도 사는 세상 말해야

    


고은영 녹색당 선거대책본부장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녹색당은 오는 3월로 창당 8주년이 되지만 여전히 이색정당으로 불린다. 선거 때마다 새로운 시도로 도전했지만 아직 녹색 배지를 단 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탓이다. 준연동형비례제 도입으로 작은 정당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4·15 총선에서는 어떨까? 총선 준비에 한창인 고은영 녹색당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10<한겨레>와 만나 이제 때가 왔다며 두 눈을 반짝였다.

녹색당에게 선거제 개혁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기회가 아니다. 오랜 세월 선거제 개혁을 위해 애써온 녹색당만의 역사가 있다. 고 본부장은 녹색당은 원외 정당 가운데 선거제 개혁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총선에서 정당득표 2% 미만인 정당을 해산하는 정당법을 헌법소원으로 무효화하는 등 녹색당이 만들어온 판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녹색당이 번번이 뛰어넘지 못한 봉쇄조항 3%’의 벽은 여전하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은 분명하다. 녹색당은 지금은 시대가 전환하는 국면이라고 본다. 고 본부장은 그간 정치권이 다루지 않은 아이디어들이 터져 나오며 시민 앞에 꺼내어 보이는 과정이라며 녹색당은 기후정의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대한민국을 바라보게 하는 하나의 안경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녹색당은 지역구 후보자 없이 비례대표 후보만 낼 예정이지만 풀뿌리 정치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고 본부장은 모든 당이 지역 당협을 갖고 있지만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이걸 복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녹색당은 의원 하나 없이도 제주 제2공항, 경남 마산의 인공섬 문제 등 지역 현안에 개입하며 정치세력화를 해내고 있다그게 진짜 민생이고, 진짜 정치라고 말했다.

 

녹색당은 21대 총선에서 한국 정치에 새로운 균열을 내는 것을 꿈꾼다. 그동안 한국 정치세력을 나눠온 선이 경제와 분단뿐이었다면 여기에 기후를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고 본부장은 청년들에게 기후위기는 보수와 진보를 떠나 중요한 아젠다라며 녹색당은 기후정치라는 시선으로 남북관계, 동아시아 평화, 에너지, 산업 등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시민단체 아니냐는 말을 들어온 만큼 이번엔 녹색당의 정치를 보여주려는 의지도 강하다. 고 본부장은 시민들은 마스크를 써야 안전하다는 말이 아니라 마스크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정당을 기다리고 있다사람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정치적 의제를 발굴하는 것이 녹색당의 정치라고 말했다.

 

아래는 고은영 녹색당 선거대책본부장과의 일문일답.

-녹색당은 그동안 한 번도 국회의원을 배출해본 적이 없다. 이번에는 가능할까?

“‘과연 녹색당이 봉쇄조항 3%를 넘을 수 있을까?’ 하는 외부의 기대, 시대적 열망을 느끼고 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제주와 서울에서 녹색 바람이 불었다. 제주녹색당 정당득표율이 4.87%였다. 지방의회 봉쇄조항인 5%를 넘지는 못했지만 고작 0.13% 차이다. 때가 왔다. 녹색당이 빛을 볼 때가.”

 

-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됐지만 봉쇄조항 3%의 벽은 여전하다. 선거제 개혁이 원외정당에게 열어준 기회란 어떤 것인가?

지금은 시대가 전환하는 국면인 것 같다. 요즘 출연하는 정당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다뤄지지 않은 아이디어들이 터져 나오며 시민들에게 다 꺼내어 보여지는 과정이다. 그중에서 녹색당은 기후정의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대한민국을 바라보게 하는 하나의 안경인 셈이다.

녹색당은 원외정당 가운데 이번 선거제 개혁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 동안 녹색당이 정당정치를 가능하게 만들어온 판이 있다. 총선에서 정당득표율 2% 미만인 정당을 해산토록 했던 정당법을 헌법소원으로 무효화한 것 등이 우리의 성과다. 이제 그 과실을 인정받고 싶다.”

 

-지난 분투의 역사를 통해 녹색당이 얻은 교훈이 있다면?

지역의 중요성이다. 모든 당에 지역 당원모임이나 지역 당협은 다 있다. 하지만 소통 체계, 의사결정 등에서 지역 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가는 당은 거의 없다. 녹색당은 지역 연합정당이지만 다른 당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안일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다. 이걸 복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요즘 선거대책본부는 전국을 다니면서 지역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최근에 경남에 갔는데 마산에 대규모 토건 사업으로 건설된 인공섬에 대해서 당원들이 제기하는 문제들을 보면 제주 제2공항과 비슷하다. 비정상적인 토건 경쟁이 얼마나 시민들의 삶을 앙상하게 만드는지 지역마다 다니면서 목도하고 있다.”

 

-녹색당은 비례대표 후보만 내는데 지역 현안에 다가가기 어렵지 않나?

비례대표는 전국대표인데도 수도권 위주로만 활동해온 것이 그동안의 현실이다. 수도권만 벗어나도 비례대표가 자기를 대표한다고 생각 못 하는 시민들이 많다. 기성정당이 직능단체 줄세우기식으로 비례대표를 마케팅 도구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례대표는 전국적인 판에서 정당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다. 정당이 추구하는 바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지역 시민의 요구를 수렴하는 방식의 정치도 가능하다. 이미 녹색당은 열심히 지역 현안에 개입하고 있다. 의원 하나 없이도 시민과 소통하고 정치세력화를 해낸다. 그게 진짜 민생이고 진짜 정치다.”

 

-성토만으로는 기성 정치의 틀을 깰 수 없다. 녹색당의 전략은 무엇인가?

기성정치인이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 기후변화를 의제와 해서 더 많은 대중에게 지지를 받아야 한다. 기성정치인들은 2050년의 세계에 관심이 없다. 하지만 그때를 살아야 하는 청년들에게 기후위기는 보수와 진보를 떠나 중요한 아젠다다.

우리나라에서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정치적 균열은 경제와 분단, 둘 뿐이다. 두 가지의 균열로 사회를 바라보는 정치적 시선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본다. 녹색당은 기후정치라는 시선으로 남북관계, 동아시아 평화, 에너지, 산업 등을 이야기하고 싶다. 이건 환경이라는 단일 의제와는 다르다. 예컨대 녹색당은 평화 이슈의 다른 측면을 보고 있다. 앞으로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는 식량 부족과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우리가 아는 평야 지대는 앞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없어져 식량 자급률이 20% 밑으로 내려간다. 북한은 상하수도 인프라 자체가 부족해서 이상 기후로 슈퍼태풍 한번 맞으면 몇만 명 씩 사망한다. 우리도 북한도 생존하려면 당연히 통일이 필요하다. 이런 게 미래 세대의 감각이다.”

 

-녹색당의 총선 1호 공약은 무엇인가?

기후위기 시대에 맞서는 그린뉴딜 정책이다. 이렇게 말하면 시민들에게 얼른 와 닿지는 않는다. 기후정치라는 시선으로 사회 전반을 개편하기 위해 전선을 넓히는 거다. 도시계획, 에너지, 산업 등을 기후위기에 대응해 어떻게 재편할지 보여주는 커다란 정책 패키지다. 전체적으로 사람들이 교육과 직장을 근거리에 두고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자주 걷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는 방향이다.

최근에 민주당은 총선 공약으로 수도권 3기 신도시에 신혼부부와 청년을 위한 주택 10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한다. 그런 공약은 직장과 집의 거리가 멀어서 지옥철을 타게 하는 한계, 토건 산업의 구조적 모순을 그대로 두고 주거복지라는 양념을 뿌려서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다. 굉장히 위선적인 공약이라고 생각한다. 상상력의 부재가 나타난 결과고 기성 정치의 한계다.”

 

-녹색당 후보들은 상당수가 청년이다. 갈수록 고령화되는 국회와는 사뭇 다른데, 비결이 있나?

녹색당에는 청년 정치인을 세력화하고 발굴하는 청소년녹색당과 청년녹색당이라는 당내 중요 기구가 있다. 실제 청소년·청년들에게 의결 권한이 있고 정당 내 투쟁도 있다. 별도 사업예산이 있고 별도의 총회도 한다. 이 안에서 정당인으로서 성장해 정치인이 된다. 저부터도 2012년에 입당해 제주녹색당의 활동당원, 운영위원, 운영위원장을 거쳐 도지사 출마까지 하게 됐다. 8년 동안 녹색당과 함께 성장해온 사람이다.

지난해 출마를 위한 당내 인재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2020 여성 출마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여기에서 출마를 최종 결심한 분이 4명이다. 지금 선거캠프에서 일하는 많은 분도 이 프로젝트를 수료했다. 밖에서 청년을 데려와 선거 마케팅으로 한번 활용하고 버리는 기성 정치와는 다르다. 이번 총선은 녹색당을 통해 성장한 정치인을 세상 밖으로 꺼내 자랑하는 기회가 될 거다.”

 

-녹색당이 길러낸 후보들 소개 좀 해달라.

본격 자랑을 해보자면, 우리 후보들은 누구에게 발탁된 사람이 아니라 당내에서 검증받고 인정받은 사람들이다. 7명 가운데 5명은 지정 성별 여성이고 1명은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다. 7명 모두가 존재를 배제하지 않고 연대하는 정신을 강조하는 에코 페미니스트다.

25세로 피선거권이 막 생긴 사회복지사 김혜미 후보는 청년녹색당에서 활동해서 벌써 당내 리더십이 확고하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제를 수년째 주도적으로 쥐고 싸워온 성지수 후보도 있다. 저희가 걸어 다니는 성소수자 깃발이라고 부르는 김기홍 후보는 자신의 관점에서 새로운 선거활동을 기획하고 생산할 줄 아는 사람이다.”

 

-녹색당이 주로 이색정당으로 호명됐지만 정당의 기본에 더 가까워 보인다.

맞다. 요즘 다른 정당을 자꾸 비판적으로 꼬집다 보니 제가 정당론자가 되어있더라. 지역당을 튼튼히 하고, 내부에서 정당인을 키워내는 것이 정치의 기본인데 우리나라는 그게 잘 안 되어 있다.

예전에는 정치인의 자격을 묻는 말에 저는 평범한 사람이라 도민의 마음을 잘 안다거나 잘 듣는 사람이라 소통 능력이 좋다는 답을 했다.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지금의 총선 국면에서 보석을 고르는 방법은 진짜 정당인 찾기라는걸 유권자들께 말씀드리고 싶다.”

 

-녹색당을 보고 선명성만 강조하는 시민단체 같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해한다. 하지만 녹색당은 그걸 전략적으로 채택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탓도 있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가 일상화되어 있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써서 먼지를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마스크를 벗고 싶은 마음도 클 거다. 우린 시민들이 마스크를 써야 안전합니다가 아니라 마스크 없이도 살 수 있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정당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정치적인 입장을 발굴하는 것이 정치다. 그걸 녹색당이 하려 한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파란 지구를 지키는 일, 권력이 채운 족쇄를 부수는 일

민주주의가 기후위기 막는다

 

우리 세상은 미리 주어진 조건이 아니며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과제다

미래는 불타고 위험해 보인다고 해도 아직 그 재앙을 극복할 수 있다

더 나은 민주주의를 달성하는 것이 곧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다

 

기후위기는 비단 자연의 문제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사회가 변하면서 기후가 변했고, 이제 기후변화가 사회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요구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정치적 힘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기후위기로 변화될 세상은 민주적일까? 아니면 권위적일까?

 

배출된 온실가스가 대기 중에 축적돼가는 동안 이 세상은 부를 창출해왔다. 그래서 지난 30년 동안 기후위기 경고가 있었지만 온실가스 배출은 오히려 늘려왔다. 산업혁명 이전보다 지구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했으며, 여기에 더욱더 가속하여 이번 세기 중반에 기온이 1도 더 상승할 수도 있다. 우리 문명이 이 정도의 지구 가열을 감당할 수 있을까? 완벽한 답은 모르지만, 인류가 제어할 수 없는 파괴적인 위험은 점진적이 아니라 갑작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대규모 비선형적인 기후 사건들이 대규모 비선형적인 정치·사회 사건들을 일으킨다. 기후위기로 일어난 물 부족, 식량 부족, 생태 파괴, 해안 침수, 전염병 유행 등이 난민 발생, 인종청소, 국경 분쟁, 물 전쟁 등 정치·사회적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미 2003년 수단 다르푸르에서 일어난 인종청소는 물 부족으로 거주지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아랍계 유목민과 자신의 거주지에 들어오는 이들을 막으려는 아프리카계 농부 간의 충돌로 일어났다. 2010년 러시아 가뭄으로 식량 가격이 폭등하면서 아랍 국가에서 폭동이 일어났고 결국 시리아 내전으로 치달았다. 이때 발생한 난민이 유럽 문제가 되었고 그 난민을 막겠다는 영국 브렉시트에서 보듯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2019년 네이처 기사에 따르면 앞으로 기아에 시달릴 사람은 기온이 1.5도 상승할 때 3500만명, 2도 상승할 때 36200만명에 달하며 거주지를 떠나야 할 사람은 1.5도 상승 때 9100만명, 2도 상승 때 68000만명에 이른다. 난민 이주는 기후위기에 적응하는 방법 중 하나이므로 이 흐름이 앞으로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이 정도 기후위기가 일어나면 다르푸르 인종 학살과 시리아 난민과는 그 규모와 강도가 전혀 다른 사회 혼란이 극에 달할 것이다.

 

 

전 세계가 항시적으로 위험에 빠지는 기온 상승 1.5도를 막으려면 탄소 배출을 매년 전년 대비 15%씩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가 1998년 외환위기로 고통을 받을 당시 산업이 위축돼 탄소 배출이 14% 줄었다. 전 시민이 금 모으기 등 전시상황에 준하는 총력을 다해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서 미국과 호주의 안보 전략가들은 기후위기를 안보위기로 본다. 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평화 시기에는 전례가 없는 규모로 노동과 자원을 전 사회적으로 재배치하고 사회를 안정시킬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기후위기를 수습할 수 없으면 절망으로 빠져드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혼란에 휘말리게 된다. 인간은 불안정한 상황을 본능적으로 싫어하며 위기 상황에서는 용기보다 두려움에 삶을 맡기기도 한다. 그러니 권력이 강제하는 질서에 복종하는 것이 불안정보다 괜찮다고 여길 수도 있다. 진짜 위험은 바로 여기에 있다.

 

기후위기에서는 부족한 식량, 물과 자원을 강제적으로 분배하고 사회 혼란을 강제적으로 억압하는 권위주의 정부가 들어설 위험이 커진다. 민주 과정을 중단할 수 있는 독재까지도 받아들이는 것이다. 1차 세계대전 이후 극심한 사회 혼란기에 등장한 히틀러는 총칼로 권력을 잡지 않았다. 독일 시민이 민주적 투표를 통해 히틀러의 독재를 선택했다.

 

혼란 속에서 안전한 사회를 약속하는 정치적 선동은 결국 안전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것들에 대한 배타적 거부를 통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불안정한 사회는 없어져야 한다고 여길 수 있는 희생양과 적을 찾게 된다. 증오, 분리, 차별의 파시즘으로 내달리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집단적 증오와 차별은 내부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했다. 내부의 넘치는 증오를 밖으로 투사하여 국경, 종교, 인종 등 온갖 갈등이 불거져 국가 간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지금 여러 나라에서 기후위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이를 해결하려는 녹색당이 전진하고 있다. 한편 민족주의와 인종주의에 기반을 둔 극우정치 집단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극우정치 집단은 고립주의적이어서 기후위기를 극복하려는 국제적 연대와 협력에서 빠지려 한다. 이는 전 세계 식량 공급의 안정적 지속, 난민의 인도적 관리와 온실가스 저감을 할 수 없게 한다. 글로벌 생태발자국 네트워크(GFN)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수출입 없이 현재의 생산과 폐기에 들여야 하는 비용을 토지면적으로 환산하면 남한 면적의 8.5배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세계 평균은 지구의 1.7배 면적이 필요하므로 이미 현재과 같은 생산과 폐기는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식량과 에너지의 세계적 협력체계가 붕괴되면 우리나라가 치명적으로 취약함을 의미한다.

 

우리가 사는 이 행성이 파멸을 향해 치닫고 있는 공포 상황이다. 나오미 클라인은 책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에서 공포감이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반응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공포감은 생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공포감에 휩싸이면 달아날 힘이 생기고 높은 곳으로 뛰어오를 힘이 생기며, 때로는 초인적인 힘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디로 달려갈지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목표가 없으면 공포감에 휩싸여도 우리는 옴짝달싹조차 하지 못한다.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21세기 말에 지구 평균 기온이 2~5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전망 범위는 과학자가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기온이 얼마나 오를지 몰라서가 아니다. 앞으로 인간이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지가 불확실하기에 배출량 시나리오별로 미래 기후를 전망했기 때문이다. 결국 기후위기 대응은 과학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선택 문제다.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가장 위대한 것은 아니다. 그 자유를 무엇을 위해 사용할 것인가가 가장 위대한 것이다.

 

우리가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권력 주체들이 쳐놓은 족쇄에 매여 있기 때문이다. 이 족쇄를 부술 힘을 가지려면 우선 이 족쇄의 정체를 정확히 꿰뚫어 보아야 한다. 그러기에 기후위기 대응은 싸워 이겨야 하는 정치 영역에 있다. 기존 정치체계가 짜놓은 정치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정치적으로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기존 정치체계는 경제성장을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어 행복해진다고 주장한다. 실업이나 빈곤, 심지어 환경 등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제성장을 해야 한다고 한다. 지구가 몸부림치면서 거듭된 자연재해로 신호를 보내는 와중에도 무한 성장만을 추구한다. 하지만 과잉 소비사회에서 경제성장은 사람들이 결핍으로 불만스러울 때만 지속될 수 있다. 불행이 성장을 유지시키므로 성장은 더 이상 행복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기후위기는 결핍이 아니라 과잉때문에 일어난다. 쌓이는 쓰레기 더미를 보면서 세상 문제가 성장을 하지 못해 일어난 결핍때문이라고 어떻게 주장할 수 있는가?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는 자연 흐름을 넘어서서 이루어지는 생산과 소비가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깨우쳐 준다. 성장이 돼도 빈부격차의 심화와 부의 세습으로 우리 대부분은 언제나 결핍상태다. ‘결핍은 우리 사회가 아끼고 나누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우리가 사회를 이뤄 함께 사는 이유는 돈으로 사람의 값어치를 정하고 치열한 경쟁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행복하기 위해, 협력하고 연대하기 위해서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다.

 

인류가 공유해야 하는 지구 환경과 자원도 성장을 위한 착취 대상이 되었다. 생산된 식량의 3분의 1은 쓰레기로 버려진다. 10억명의 사람은 배고픔에 시달리는데 15억명의 사람은 비만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래도 고기를 얻으려고 생태계를 불태워 농장을 확장한다.

 

식량 소비를 줄이고 건강과 먹거리 자급률을 높이는 제철 지역 음식은 풀뿌리 민주주의에서 유리하다. 몇 억년에 걸쳐 만들어진 매장된 햇빛인 화석연료를 단 몇 백년 만에 고갈시켜 온실가스로 지구를 가득 채우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환은 중앙 집중이 아니라 분산을 지향한다. 그러므로 에너지 전환은 기후위기 대응일 뿐만 아니라 풀뿌리 민주주의의 확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화력발전과 핵발전은 부가 집중된 곳에서 멀리 벗어나 운영되어 그곳에 오염을 일으키고 위험을 축적시킨다. 그곳에서 생산된 에너지 대부분은 부가 집중된 곳으로 공급된다. 이것을 당연하다고 하면 우리 사회는 너무나 비참하다. 공동체 안에서 어딘가는 혜택을 주고 어딘가는 파괴를 하는 에너지로부터 벗어나려 애써야 정상 아닌가?

 

화석연료를 태우는 화력발전이나 위험한 물질을 쌓아두는 핵발전이 아니라 햇빛과 바람의 에너지로 전환해야만 한다. 유럽 각국이 이미 달성하고 있는 이 일을 우리가 왜 못하겠는가? 할 수 없다는 핑계를 찾을 때가 아니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우리 민주주의는 정의로워야 하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는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기후위기보다 인류에게 더 제한을 가하는 지배적인 조건은 없기 때문이다. 저렴하게 만들어 놓은 지구 환경, 자원과 노동에서나 제대로 작동하는 자본주의 착취는 온실가스, 오염먼지와 쓰레기로 가득 찬 세상에서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 뒤틀리고 짓밟힌 우리 공동체를 치유할 수 있는 계기가 있다면 그것은 기후위기다. 기후위기가 영향을 미치는 대기, , 생태는 모든 사람이 그것에 대한 권리를 가진 공공재이며 현재와 미래 모든 사람의 공유재다. 이것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내야 지켜낼 수 있다.

 

인류 역사는 모두가 같은 위기에 처했다고, 모두의 바람에 따라 위기를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알려준다. 모두의 바람을 모아 집단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정치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공포에 사로잡힌 미래와 희망으로 가고자 하는 미래 사이에 정치가 놓여 있다. 정치를 통해 희망을 연결시켜야 한다. 이는 함께 공유하는 기후위기의 인식으로부터 함께 참여하는 민주적 논의와 합의, 그리고 그것을 제도화하고 집행하는 길 위에 세워질 것이다.

 

우리 세상은 미리 주어진 조건이 아니며,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과제다. 미래는 불타고 위험해 보인다고 해도 아직 그 재앙을 극복할 수 있다. 우리 공동체를 바르게 바꾸고자 하는 의지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풀뿌리 연대가 이것을 해낼 수 있다. 더 나은 민주주의를 달성하는 것이 곧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다. <시리즈 끝>

 

부산은행, 고객에게 장미꽃 한 송이

화훼업계 지원 3만 송이 구매

영업점 150곳서 장미꽃 이벤트

 

부산은행은 14일 부산의 꽃판매업소에서 구매한 장미꽃을 고객에게 나눠준다. 사진은 부산 동구 범일동 한 꽃시장 모습. 부산은행 제공

 

은행을 찾는 고객들께 장미꽃 한 송이를 드립니다.’  

부산은행이 코로나19 사태로 힘겨워하는 화훼 종사자들을 위해 이색 이벤트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부산은행은 14일 영업점을 찾는 고객 모두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나눠 준다. 이날 장미꽃 증정 이벤트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부산은행 영업점 150곳 전체에서 이뤄진다. 이를 위해 부산은행은 부산지역 대표 꽃시장인 자유시장, 중앙시장, 양정시장, 엄궁시장 등의 꽃판매업소 106곳에서 장미꽃 32000여 송이를 구매한다. 이날 장미꽃 이벤트는 꽃 소비 감소로 울상을 짓고 있는 지역 화훼 종사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됐다. 졸업식과 입학식 등 꽃 소비 성수기를 맞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대규모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화훼 농가와 관련 상인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부산은행 측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매출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꽃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이색 이벤트를 준비했다면서 지역 화훼 농가와 소상공인들에게 조금이나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현우 기자 hooree@


남극 기온 영상 20···'이상한 1'

 

남극 북단 시모어섬의 마람비오 연구기지. 위키피디아


남극이 20?

1월 지구 기온이 전례 없이 높았다는 조사결과들이 잇달아 나오는 가운데, 남극에서 사상 처음으로 영상 20도 넘는 기온이 측정됐다. 13(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와 마주보고 있는 남극 대륙 북단 시모어섬의 마람비오 연구기지에서 지난 9일 기온이 20.75도로 관측됐다.

 

남반구는 지금이 여름이라는 점과 시모어섬이 남극의 북쪽 끝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20도 넘는 기온이 관측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달 6일 시모어섬 부근 에스페란사 연구기지에서도 기온이 8.3도까지 올라갔다. 마람비오 기지의 연구진은 엘니뇨 현상 때문에 최근 고온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기지의 브라질 과학자 카를루스 샤에페르는 이 주변에서 뭔가가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일회성 고온현상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영구동토층과 대양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남극 기온 영상 20···'이상한 1'.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이날 1월 세계 지표면과 해수면 평균온도가 141년의 관측 역사상 1월 기록으로는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지표면 평균온도는 20세기 평균 1월 온도보다 1.14도 높았다. 1월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은 역사상 12월 기온 중에 가장 높았고, 그 전 달은 역사상 11월 기온 중에 가장 높았다. 10월도, 9월도 마찬가지였다. NOAA에 따르면 월 평균 기온이 그 달의 역사상 기록 중에 가장 높은상황이 무려 421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은 따뜻했네, 역대 최고로

앞서 유럽연합(EU)도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80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지난 1월 세계가 역대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EU가 운영하는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에 따르면 특히 유럽은 다른 대륙들보다 더 따뜻했으며, 핀란드 헬싱키조차 하루도 눈이 오지 않는 이례적인 1월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 서쪽 순달쇠 지역은 1월초 기온이 19도까지 올라갔다.

 

사막엔 눈 오고, 핀란드는 파릇파릇’···세계 곳곳 이상한 겨울

러시아와 캐나다 동부 등도 지난달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5도가량 높았고, 미국 동부 보스턴은 23도까지 올라간 날도 있었다/ 구정은 기자 ttalgi21@kyunghyang.com

 

통영 앞바다 보물 '거머리말' 지키기 나선다

 

통영 선촌마을 앞바다의 거머리말. 해양수산부 제공

 

경남 통영시 선촌마을 앞바다에서는 거머리말이라는 식물이 많이 산다. 거머리말은 연안의 모래나 펄 바닥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여러해살이 바다식물 잘피의 일종이다. 선촌마을의 거머리말은 이 지역 바다에서 보물같은 존재이다. 연중 무성한 군락을 이루면서 수많은 어린 물고기의 은신처 역할을 해주고 수산생물의 서식에 도움을 주는 산소와 유기물을 연신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가 통영의 거머리말 서식지를 지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다. 해수부는 14일 거머리말의 서식지인 경남 통영시 용남면 선촌마을 앞바다 약 1.94(194)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한다고 13일 밝혔다.

해수부는 연말까지 거머리말 서식지의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위해 지역공동체 중심의 5년 단위 관리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또 지역주민과 함께 선촌마을의 해양보호구역을 생태체험 및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2017년 거머리말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통영 선촌마을 앞바다의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어업활동과 수산물 생산·가공 등이 제한될 것을 우려해 반대했다.

 

거머리말이 서식하고 있는 경남 통영 선촌마을 앞바다. 해양수산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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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해수부와 통영시는 지역주민, 어업인 등에게 거머리말 서식지 일대에 대한 해양보호구역 지정의 필요성을 알려왔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송명달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관은 이번 해양보호구역 지정은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 해양생태자원을 미래세대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생태계법에 의한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있는 거머리말은 포획·채취·훼손 및 유통판매 등이 금지돼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밀렵 쫓기던 천산갑’, 이번엔 코로나19’ 희생양?

 

비늘을 약재와 가죽 등으로 쓰려는 밀렵 탓에 멸종 위기에 몰린 인도 천산갑 모습. 이마부터 꼬리까지 비늘로 덮인 포유류인 천산갑은 8종 모두 멸종 직전의 상태에 처해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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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계 천산갑의날

비늘 덮인 개미핥기 닮은꼴

동남아·중국서 불법거래 성행

연평균 비늘 26, 약재로 사용

중 연구진 코로나19 2차 숙주

일부선 가능성만단정 일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세계 천산갑의날에 대한 글을 올려주세요. 트위터에 #WorldPangolinDay(세계 천산갑의날) 해시태그를 붙인 글을 공유하고, 페이스북 세계 천산갑의날 페이지에서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15일 세계 천산갑의날을 맞아 국제동물보호단체들이 천산갑의 멸종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손쉽게 할 수 있는 행동들을 제안한 내용의 일부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8종 모두가 멸종 직전의 위기를 맞은 천산갑의 어두운 미래를 조금이나마 바꿔보기 위해 2012년 세계 천산갑의날을 제정했다.

 

천산갑은 몸길이 50~80에 꼬리 길이 20~50정도로 이마부터 꼬리 끝까지 모두 어두운 빛깔의 비늘로 덮여 있는 동물이다. 이가 없어 개미핥기처럼 긴 혀로 먹이인 개미, 흰개미 등을 핥아먹으며 주로 밤에 활동한다.

 

언뜻 보면 파충류처럼 보이는 비늘에 덮인 몸과 길쭉한 주둥이를 지닌 천산갑은 포유류 중 유일하게 비늘을 지닌 동물이다. 이 비늘이 바로 천산갑을 멸종위기에 몰아넣는 원인이 됐다. 이를 약재와 가죽 등으로 사용하기 위한 밀렵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중국 등에서 성행했기 때문이다.

 

밀렵 쫓기던 천산갑’, 이번엔 코로나19’ 희생양?.

13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아프리카에 4, 아시아에 4종이 서식하는 천산갑은 모두 IUCN의 멸종위기종 목록인 적색목록에 포함돼 있고 현재도 모두 개체 수가 감소 중이다. IUCN2014년 천산갑의 야생 개체 수가 21년 만에 기존의 20% 이하로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8종 중 순다천산갑·필리핀천산갑·중국천산갑은 위급(CR), 인도천산갑·자이언트그라운드천산갑 등 3종은 위기(EN), 나머지 두 종은 취약(VU) 범주로 분류돼 있다. CR은 야생에서 멸종 직전 상태를 의미한다.

 

이처럼 천산갑의 수가 급감한 뒤에도 가죽을 노린 밀렵과 불법 거래는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에서는 30t 상당의 천산갑 사체가 적발된 바 있다. 무분별한 밀렵으로 인해 기존에 천산갑을 쉽게 볼 수 있었던 보르네오섬에서는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적발된 천산갑을 실제 불법 거래되는 양의 10분의 1 정도로 보고 있다.

 

천산갑의 국제 거래는 2017년부터 금지됐지만 적어도 67개국에서 밀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보내진다. 세계자연기금(WWF)2011~2013년 사이 살해당한 천산갑을 116990~233980마리로 추정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200개가 넘는 업체가 천산갑의 비늘을 포함한 약을 60여종 제조하고 있다. 연평균 26.6t의 비늘이 약재로 사용된다. 이는 천산갑 73000마리에 해당하는 양이다. 그러나 중국이 1994~2014년 수입한 천산갑 비늘은 15t에 불과해 여전히 밀렵된 천산갑이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중국 세관은 201712t 가까운 천산갑 비늘을 압수했고, 2018년에는 홍콩 세관이 7t을 압수한 바 있다. 중국으로 유입되는 천산갑 비늘은 대부분 약재로 사용되고, 고기는 별미로 소비된다. 한편 미국 등에서는 천산갑 가죽이 카우보이들의 부츠와 벨트, 지갑 등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처럼 위기에 놓인 천산갑의 이름이 최근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중국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중간숙주로 이 동물을 지목하면서부터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유행 당시 사향고양이가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옮긴 중간숙주로 알려진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 중에는 천산갑이 코로나19의 숙주일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아직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신중한 의견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중국 화난농업대 연구진은 지난 7일 천산갑을 2차 숙주로 지목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과학적 증거는 내놓지 못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광화문 전면 보행 광장서울시, 단계적으로 추진

광화문 앞 사직로는 현행 유지

세종대로 줄이는 편측광장 안

현실적 여건 고려해 추진 검토

시민 70% “전면 보행공간화

 

새로운 광화문광장 관련 전면 보행화를 상정한 예시안.

 

서울 광화문광장이 단계적으로 찻길 없는 전면 보행 광장으로 거듭난다. ‘역사광장으로 조성될 예정이던 광화문 앞 사직로는 지금의 모습으로 유지되고,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리더라도 대중교통인 버스는 다닐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광화문광장의 추진 방향13일 공개했다. 지난해 9월 새 광화문광장 설계안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다섯달 만이다. 시는 그동안 시민, 전문가 등과 61차례 소통을 하며 이 추진 방향을 완성했다. 시는 왕복 10차로인 광화문 세종대로를 6차로로 줄이고 광장을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넓히겠다는 편측광장안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행정안전부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혀 사업을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해왔다.

 

시가 내놓은 추진 방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단계적 전면 보행 광장 조성이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광화문광장 전면 보행화를 최종 목표로 시민, 전문가들과 새로운 광화문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나무 그늘을 만들어 시민들이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공원 요소가 담긴 광화문광장을 만들겠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12월 서울시 시민의식 조사 결과를 보면, 광화문광장을 전면 보행 공간으로 만드는 안에 조사 대상자 1천명 가운데 70.3%가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17.5%, 무응답이 12.2%였다. 시 관계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때 시민 의견을 수렴해 전면 보행 광장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는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서쪽 편측광장 안을 우선해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민들 의견도 당장 전면 보행 광장이 어렵다면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광장을 넓히는 서쪽 편측광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시민토론단 268명 가운데 82.9%전면 보행 공간 조성을 추진하되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고, 토론단의 64.9%는 세종문화회관 쪽 도로를 광장으로 만들고, 교보문고 쪽 도로는 남겨두는 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진 부시장은 추후 전문가들이 모여 서쪽·동쪽 편측광장, 양쪽광장, 중앙광장 등 네 가지 안을 두고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지난해 9월 서울시가 전면 재검토하기로 한 광화문광장 국제 설계공모 최종 당선작 배치도.

 

광화문 앞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사직로는 그대로 유지된다. 시는 애초 사직로를 경복궁 월대 등이 복원된 역사광장으로 꾸미고, 정부서울청사를 우회하는 유(U)자형의 우회도로를 계획했으나 보류하기로 한 것이다. 월대도 문화재청의 발굴 조사가 끝난 뒤, 논의를 거쳐 복원 시기와 방법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또한 광화문광장에서 주말에 대규모 집회가 열릴 때 인근 주민들의 발이 묶이는 것을 막기 위해 시는 경찰청과 협의해 집회 때도 광장 양쪽으로 버스가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집회와 시위에 따른 소음을 호소하는 인근 주민들을 위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도 국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자정부터 해 뜨기 전까지 옥외 집회 또는 시위를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은 안이다.

 

시는 올해 안에 북촌·서촌·사직동·종로·시청 등 광화문 일대를 포함하는 종합적 계획인 광화문 일대 종합발전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전 세계에 단 한 마리..거대 '핑크 쥐가오리' 포착

세계에서 단 한 마리밖에 발견되지 않은 거대한 핑크색 쥐가오리가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이 쥐가오리는 그 크기가 3.3m에 이르며 무게 2t의 수컷으로, 배 부위가 신비로운 핑크색을 띠고 있다. 이 핑크색 쥐가오리가 포착된 곳은 호주 퀸즈랜드 주 바다 생물의 보고이자 영화 니모의 고향이기도 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레이디 엘리엇 섬 주변이다.

 

호주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의하면 이 핑크색 쥐가오리를 카메라로 포착한 행운아는 핀란드 사진작가인 크리스티안 레인이다. 그는 세계에서 단 한 마리라는 핑크색 쥐가오리를 만나게 되어 너무 놀라웠다. 20분에서 30분 정도의 만남이었다고 설명했다.

 

레인은 가오리가 거대했고, 물론 만지지는 않았지만 거의 1m정도의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있었다며 당시의 흥분을 전했다. 그는 이어 가오리와 같은 높이에서 마주 할 때는 마치 나에게 웃음을 보내는 듯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쥐가오리는 만타(Manta ray)라고도 한다. 몸길이는 2.5m에서 최대 6m, 몸무게는 500kg에서 최대 1.5t에 달한다. 겉모양은 마름모꼴이며, 체반(가오리류에서 몸통과 머리 부분이 가슴지느러미와 합쳐져서 형성된 넓고 평평한 부위)은 넓고 평평하지만, 너비가 몸길이보다 길다.

 

2015년 호주에서 처음 발견된 이 핑크색 쥐가오리는 그 특이한 핑크색 때문에 영화 핑크 팬더의 주인공 형사의 이름을 따서 클루조라고 별명이 붙여졌다.

 

이 쥐가오리가 핑크색을 가지게 된 이유는 '적발증'(Erythrism)이라는 일종의 유전 질환 때문으로 알려졌다. 적발증은 붉은 색소를 과도하게 만들어 내거나 검은 색소를 적게 만들어내는 유전 질환이다./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Moon Love (Tchaikovsky’s “5th Symphony, 2nd Mov”)

Della Reese (1931 -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