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이 피어나는 네덜란드 튤립 데이
2020년대 세계 위협 요인…‘톱5’ 모두 환경 문제
작년 한 해, 사라져간 동물들수천종은 ‘멸종 기록’조차 없다
“인간DNA 메틸화’서 수명시계 모델 개발
도로 위 빗물 핥는 코알라… 호주의 비극은 진행 중
제주 집단 폐사 원앙 원인은 총알 아닌 통신줄
농약 남아 있는 농산물, 국산은 줄고 수입산은 늘었다
늑대 안에 개 있다? 가르치지 않은 ‘공 가져와’에 반응하는 아기 늑대
응답하라! ‘삼한사온’…2014년 이후 사라져
시신을 거름으로 만드는 ‘인간 퇴비화 장례’ 논란
황령산에 전망대 '제2 남산타워’로 동서 관광 장벽 허물까
장항습지 숨결 되찾자, 떠났던 재두루미가 돌아왔다
반려동물 '내 맘대로 키우기' 안된다
낙동강 횡단대교 건설 모두 차질
어족자원 고갈 ‘상심의 전남 바다’
환경단체가 대놓고 공개한 '한국 고래류 감금시설' 리스트
추위가 실종된 겨울은 '지구온난화'의 극단적 결과물
코카콜라, 일회용 페트병 “계속 사용한다”
따뜻함이 피어나는 네덜란드 튤립 데이
한겨울 네덜란드 암스테르람 광장이 18일(현지시간) 형형색색의 튤립꽃으로 물들었다.
'네셔널 튤립 데이' 행사가1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광장 임시 정원에서 열렸다.[EPA=연합뉴스]
.'내셔널 튤립 데이'를 맞아 20만 송이의 튤립이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장에서 나왔다. 튤립 데이는 매년 1월 첫째 주 토요일 시작하지만, 올해는 이날 열렸다.
.튤립꽃으로 꾸며진 정원을 찾은 방문객들은 꽃을 자유롭게 선택해 만들어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무료 튤립은 행사장에서 나눠주는 봉투에 최대 20송이까지다. 개방 시간은 오후 1시부터 4:30분까지 열린다. 더 화려하고 싱싱한 꽃을 차지하려는 사람들은 오전부터 줄을 서야 한다.
'내셔널 튤립 데이' 행사장을 찾은 한 관광객이 무료로 가져갈 튤립을 고른 뒤 미소를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암스테르담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각자 자신들이 좋아하는 튤립꽃 송이를 한가득 손에 들고 미소를 지었다. 네덜란드 정부는 자국에서 생산된 튤립을 홍보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무료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튤립은 이번 튤립 데이를 전후로 세계 시장으로 나간다. 암스테르담 근교 키켄호프( Keukenhof) 에서는 매년 3월부터 5월까지 튤립 축제가 열린다. 김상선 기자
2020년대 세계 위협 요인…‘톱5’ 모두 환경 문제
기후변화서 생물다양성까지 모두 환경 문제
세계경제포럼, 2020 세계위험 보고서 발표
환경 문제가 향후 10년 세계를 위협할 요인 ‘톱5’를 휩쓸었다. 픽사베이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들이 2020년대에 인류가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은 세계 위험 요인 `톱5'를 휩쓸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1~24일 열리는 다보스포럼을 앞두고 발표한 `2020 세계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산업계 지도자들과 엔지오, 학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20년대에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위협으로 이상이변이 꼽혔다. 이들은 이어 기후변화 대응 실패, 자연재해, 생물다양성 손실, 인간 유발 환경 재난을 2~5위로 꼽았다.
2006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5번째 발표된 `세계 위험 보고서'에서 환경 문제들이 톱5를 독차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포럼에 참가하는 젊은 지도자들(글로벌 셰이퍼)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환경 위험이 상위 1~5위를 싹쓸이했다. 다만 젊은층은 생물다양성 문제를 기상이변에 이어 두번째로 꼽았다.
6~10위는 데이터 사기 및 절도, 사이버공격, 물 부족 위기, 거버넌스 실패, 자산 거품이 차지했다. 그러나 다보스포럼 참석 인사들의 상당수는 교통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개인 비행기를 타고 회의 장소에 오는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설문 조사 결과를 머쓱하게 한다.
올해의 위협 요인에 대해선 설문 응답층별로 견해가 갈렸다. 지도층 인사들은 국가간 무역 마찰(78.5%)과 국내 정치 양극화 현상(78.4%)을 첫손에 꼽았다. 이어 폭염(77.1%), 생태계 파괴(76.2%), 사이버공격(76.1%) 차례였다. 반면 젊은층은 폭염(88.8%), 생태계 파괴(87.9%), 오염 건강(87.0%)를 꼽았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작년 한 해, 사라져간 동물들수천종은 ‘멸종 기록’조차 없다
환경오염·기후변화 등 멸종 가속
최종 확인까지 평균 수십년 걸려
특정 지역서 없어진 개체도 많아
하와이나무달팽이 ‘외로운 조지’. 하와이주 토지천연자원부 제공
하와이나무달팽이, 주걱철갑상어, 양쯔강큰자라….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지난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동물이란 것이다. 인간의 개발행위와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으로 동물 멸종속도가 점점 가속화되면서 매년 수천종의 동물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멸종 기록이 남겨진 종들이기도 하다.
멸종위기 동물, 생물다양성 등을 전문으로 다루는 해외 온라인뉴스 사이트인 ‘더 레벨레이터(The Revelator)’에 따르면 지난해 멸종해 지구상에서 사라진 것으로 확인된 동물은 20여종이다. 달팽이 1종과 조류 3종, 개구리 2종, 상어 1종, 담수어 중 최대 크기로 알려진 주걱철갑상어 등이 포함돼 있다. 실제로 지난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종은 이보다 훨씬 많은 수천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과학자들이 멸종 여부를 확인한 것은 20여종에 불과하다. 특정 동물이 서식지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멸종했음을 확인하기까지는 대체로 수십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양쯔강큰자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팀 매코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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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멸종 동물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외로운 조지’라는 이름이 붙은 하와이나무달팽이다. 지구상에 단 한 개체만 남아있었기 때문에 이 같은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1월1일 14세 나이로 사망했다. ‘외로운 조지’란 이름은 2012년 자손을 남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멸종한 갈라파고스 핀타섬의 마지막 코끼리거북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기도 하다. 하와이나무달팽이에 대한 첫 기록은 1787년 영국인 조지 딕슨 선장이 하와이 오아후에 정박해 원주민들로부터 이 달팽이 껍데기로 만든 선물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당시만 해도 오아후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달팽이였지만 1997년 단 10개체만 살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와이주립대 연구진이 이들을 보호하면서 번식시키려 애를 썼지만 ‘외로운 조지’를 제외한 다른 개체들은 모두 죽었다.
지난해 마지막으로 멸종 사실이 확인된 동물은 중국 양쯔강에서 서식해온 주걱철갑상어다. 중국과 영국 연구진은 이 물고기를 찾기 위해 여러 차례 양쯔강 유역을 조사했지만 결국 찾아내지 못했고 완전히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지난달 23일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빠르면 2005년, 늦어도 2010년쯤 이 물고기가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수생생물박물관의 주걱철갑상어 박제.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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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가 최대 7m에 이르는 주걱철갑상어는 약 2억년 전 중생대 쥐라기 때부터 지구상에 존재해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렸다. 과거에는 중국의 큰 강에 두루 서식했지만 1950년대 이후에는 양쯔강에서만 확인됐다. 주걱철갑상어의 멸종 원인은 양쯔강에서 자행된 남획과 댐 건설로 인한 서식지 파편화 등으로 추정된다. 양쯔강에 서식했던 동물 중 양쯔강큰자라 역시 지난해 4월 마지막 암컷이 죽음으로써 멸종했다. 이 밖에 아프리카에 서식했던 ‘미스왈드론의 레드콜럼버스 원숭이’ ‘시에라드오모아 강개구리’, 조류인 ‘푸울리’ 등이 지난해 사라진 동물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말레이시아 수마트라코뿔소 암컷 ‘이만’. 보르네오코뿔소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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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전체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특정 지역의 개체군이 완전히 사라진 동물도 여럿 존재한다. 동남아시아 라오스에서 사라진 인도차이나호랑이가 대표적 사례다. 과거 동남아의 광범위한 지역에 서식했지만 베트남, 캄보디아에서는 이미 자취를 감췄고, 라오스에서도 호랑이가 절멸되면서 태국과 미얀마 정도에만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서식하던 수마트라코뿔소 역시 지역 절멸의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11월23일 말레이시아에서는 마지막 수마트라코뿔소 ‘이만’이 사망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인간DNA 메틸화’서 수명시계 모델 개발
침팬지-네안데르탈인-현생인류 비슷
수명 급증은 생활양식 변화·의학 덕분
장수동물인 북극고래는 노화질병 등으로 자연수명을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생명체는 나이가 들면 생물학적 기능이 약해진다. 그러다 결국엔 그 기능이 정지되고 만다. 수명이라고 불리는 이 기간은 생물 종마다 천양지차다. 척추동물의 경우 망둥이과 작은 물고기인 피그미망둥이는 8주밖에 살지 못하지만, 북극 심해에 사는 그린란드상어는 400년 이상 산다. 포유동물에선 숲땃쥐가 2.1년으로 가장 짧은 동물에 속하고, 북극고래는 200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생명체의 설계도인 디엔에이(DNA)를 들여다보면 수명 차이의 비밀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마침 디엔에이에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화학구조가 바뀐다. 그 가운데 하나로 디엔에이 메틸화라는 현상이 있다. 메틸화란 디엔에이에 메틸기가 달라붙는다는 뜻이다. 메틸기는 후성유전물질 가운데 하나다. 염기서열 부위에 달라붙어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구실을 한다. 후성유전물질이란 염기서열을 바꾸지 않은 채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물질을 말한다. 이 메틸기가 잘 달라붙는 곳이 염기 시토신과 구아닌이 짝을 이뤄 결합하는 부위(CpG site)다. 이곳에서 시토신이 메틸화해 5메틸시토신이 된다. 얼마전 이 메틸화 현상을 분석해 개와 사람 나이를 비교 환산하는 방법이 발표(온라인 논문집 `바이오알카이브'(bioRxiv) 11월4일치)된 데 이어, 이번엔 사람을 포함한 포유동물의 자연수명(최대수명=질병 등의 변수를 배제하고 노화율에 기초한 수명)을 계산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DNA 메틸화로 계산한 포유동물들의 자연수명. CSIRO 제공
오스트레일리아 연방과학원(CSIRO)의 분자생물학자 벤저민 메인(Benjamin Mayne)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연구진은 포유동물들의 디엔에이를 분석한 결과, 메틸화가 진행되는 시피지(CpG) 부위의 밀도가 수명과 일정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우선 온라인에 공개돼 있는 척추동물 252종의 게놈 정보를 확보했다. 그리곤 이를 동물의 수명, 촉진유전자(프로모터 유전자=DNA에서 RNA를 합성하는 전사가 시작되는 부위의 유전자) 관련 데이터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촉진유전자 내의 시피지 밀도를 근거로 척추동물의 자연수명을 정확하게 예측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42개의 촉진유전자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 가운데 12개는 부정적, 22개는 긍정적으로 수명에 작용했다. 나머지 8개는 특별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지 않았다. 연구진은 극히 소수의 유전자만으로 수명을 예측하는 이 수명시계 모델은 모든 척추동물뿐 아니라, 우리가 잘 모르거나 멸종된 종의 수명을 예측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멸종된 털매머드의 자연수명은 60년으로 분석됐다. 캐나다 왕립브리티시컬럼비아박물관에 있는 털매머드 모형. 위키미디어 코먼스
연구진은 이 수명시계 모델을 적용해 멸종된 코끼리과 동물 2종의 수명을 예측했다. 수명이 65년으로 알려진 아프리카 코끼리의 게놈을 토대로 털매머드와 팔라에오록소돈 안티쿠스(일직선상아코끼리)의 수명을 추정한 결과, 둘 다 60.0년이 나왔다. 1914년 멸종된 여행비둘기의 수명은 28년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이 모델을 인간의 수명에도 적용했다. 38년이란 답이 나왔다. 이는 초기 인류의 수명을 40년으로 추정해온 그동안의 인류학 연구들과 거의 일치한다. 유인원인 침팬지, 인류의 사촌격인 데니소바인, 네안데르탈인과 얼마나 차이가 날까? 침팬지의 수명은 39.7년, 데니소바인과 네안데르탈인의 수명은 37.8년이었다. 멸종된 인류의 사촌들과 초기 현생인류의 수명은 비슷했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의학기술의 발달과 생활양식의 변화가 지난 200년 동안 인간의 평균 수명을 2배 이상 늘렸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반대 결과를 보여주는 장수 동물도 있다. 최장 211살까지 확인됐던 북극고래의 자연수명은 268년으로 나왔다. 자연수명보다 57년이나 적게 산 셈이다. 죽을 때의 나이가 100살을 약간 웃돌았을 것으로 추정된 핀타섬거북의 최대 수명은 120년이었다. 이는 장수 동물들의 경우는 나이가 들면서 노화관련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12월12일치에 실렸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도로 위 빗물 핥는 코알라… 호주의 비극은 진행 중
16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모리 마을에서 코알라가 도로 위의 빗물을 마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7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파충류공원에서 직원이 양손에 코알라 두 마리를 안고 물이 넘치는 통행로를 건너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4일 호주 캥거루 섬에서 산불이 지나간 후 살아남은 코알라 한 마리가 검게 탄 나무들 사이에 앉아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서머스비에 위치한 파충류공원에서 폭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한 가운데 비에 흠뻑 젖은 직원이 코알라 두 마리를 양손으로 안아 구조하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이다. 이 공원 책임자 팀 폴크너는 “15년 이상 이와 같은 홍수는 보지 못했다”며 “산불위기에 이은 갑작스런 홍수로 인해 현저히 상반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코알라는 수개월째 지속된 산불로 인해 유난히 희생이 컸다. 유독 동작이 느린 특성 때문인데 이번에 많은 비가 내리자 산불에서 살아남은 코알라가 차도에 떨어진 빗물을 핥는 장면이 지역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16일 뉴사우스웨일스 주 모리마을에서 포착된 사진 속에서 크로파 크릭로드에서 쪼그려 앉아 빗물을 혀로 핥는 코알라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이날 코알라를 발견한 파멜라 슈람씨는 “처음에 길 위에 가만히 있기에 부상을 입었나 보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길 위에 고인 빗물을 마시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형 산불로 인해 호주에서는 코알라를 포함해 10억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목숨을 잃었다. 며칠 전 내린 폭우가 불길을 잡는데 도움이 되긴 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강풍과 번개를 동반한 큰비가 내리면서 산불에 이은 홍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제주 집단 폐사 원앙 원인은 총알 아닌 통신줄
최근 서귀포시 강정천에서 잇따라 죽은 채 발견된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이 통신줄에 부딪혀 죽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ㅜ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에 의뢰해 현장에서 수거한 원앙 6마리에 대해 부검을 했다고 오늘(17일)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는 지난 11일 강정천 중상류 부근에서 원앙 사체 6구와 날개가 부러진 1마리를 수거했습니다. 협회는 현장에 심하게 훼손된 다른 사체들도 있었던 것을 볼 때 모두 13마리가 죽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부검 결과, 통신줄에 부딪혀 목과 가슴 등이 부러져 죽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통신줄은 2016년 설치됐습니다. 경찰은 인근에서 한라봉 농사를 짓는 주민에게 "원앙이 통신줄에 부딪혀 죽는 걸 봤다"는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사체 1구 몸 안에 있던 산탄 총알 1개는 수개월 전 총알에 맞고도 살아남은 뒤 계속해서 몸에 지니고 다녔던 총알로, 산탄 총알이 원앙 몸을 관통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수십 개의 총알이 총구에서 발사되면서 흩어지는 산탄총의 특성상 다량의 총알이 현장에서 발견돼야 하지만 발견되지 않았다"며 "또 총소리를 들은 주민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농약 남아 있는 농산물, 국산은 줄고 수입산은 늘었다
식약처, 지난해 검출 횟수 조사… 동남아산 허브 부적합 잦아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지난해 농산물에서 농약이 검출된 횟수를 조사한 결과, 국산은 전년보다 줄어든 반면, 수입산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농약 관리기준이 대폭 강화된 점을 고려하면 국내 유통 농산물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농산물 잔류농약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농산물 부적합 판정을 받은 건수가 1,193건으로 전년(1,363건)보다 감소했다고 19일 밝혔다. 부적합 판정 비율은 1.4%에서 1.3%로 낮아졌다. 다만 같은 기간 부적합 판정비율은 생산단계에선 1.7%에서 1.8%로 높아졌고 유통단계에선 1.2%에서 1.0%로 줄었다. 반면 수입 농산물은 부적합 판정 건수가 92건에서 101건으로 늘었고 판정 비율 역시 0.6%에서 0.9%로 높아졌다.
국내 및 수입 농산물을 함께 따진 지난해 부적합 판정비율은 1.3%로 전년과 같았다.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농약 잔류 허용기준을 강화한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가 전면 시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농산물 안전성은 오히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PLS는 농산물별로 국내외에 등록된 농약에 대해 잔류 허용기준을 설정해 관리하고, 그러한 기준이 없는 농약은 불검출 수준의 기준(0.01mg/kg)을 적용하는 제도다. 2016년 견과종실류, 열대과일류를 대상으로 먼저 도입됐고 지난해 1월 1일부터는 모든 농산물을 대상으로 적용됐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기준 농약 출하량이 1만5,745톤으로 전년(1만7,229톤)보다 8.6% 감소했다고 밝히고 그 이유를 농가들이 등록된 농약을 안전한 사용기준에 맞게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입 농산물의 경우, 동남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허브 등 소규모 재배 농산물이 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늑대 안에 개 있다? 가르치지 않은 ‘공 가져와’에 반응하는 아기 늑대
일부 늑대 사람과 소통 능력 보유…이런 늑대 골라 가축화 됐을 수도
낯선 사람이 던져준 공을 가지고 돌아오는 놀이를 하는 2달짜리 어린 늑대 ‘스팅’. 개 가축화의 기원을 풀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크리스티나 한센 휘트 제공.
1만5000년 전 구석기 마을, 사냥 갔던 어른들이 새끼 늑대를 여러 마리 데려왔다. 아이들이 늑대 새끼와 놀았다. 한 아이가 장난삼아 막대기를 던지고 “가져와”라고 소리쳤다. 대부분 들은 척도 안 했지만, 한 늑대가 막대기를 물어왔다. 이 늑대가 나중에 개의 조상이 됐을까?
이것은 가상의 상황이다. 개의 가축화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누구도 모르고 논란은 계속된다. 그러나 이 가상의 일화에서처럼, 늑대 속에 애초 개가 될 형질이 숨어있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실험 결과가 나왔다.
공을 가져오는 놀이가 개의 진화에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다. 이제까지는 늑대가 가축화를 거쳐 개로 바뀐 다음에야 사람과 협동할 수 있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늑대에서도 그런 형질이 발견됐다는 의미이다.
크리스티나 한센 휘트와 한스 템린 등 스웨덴 스톡홀름대 생물학자들은 늑대의 행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일부 늑대 새끼가 던져준 공을 가져오는 행동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과학저널 ‘아이 사이언스’ 16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사전에 훈련받지 않은 늑대 새끼 13마리 가운데 3마리의 8주 된 새끼 늑대가 던져준 공에 관심을 보였고, 낯선 사람인데도 가져오라는 북돋는 소리를 듣고 공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개뿐 아니라 늑대도 사회적 소통 단서를 통해 사람과 놀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하는 실험 결과”라며 “이제까지 이런 능력은 늑대가 개로 진화한 뒤 새로 획득한 형질로 알려져 있었다”고 논문에 적었다.
개의 가축화 과정을 둘러싼 핵심 논란의 하나는 늑대가 가축화 과정에서 돌연변이를 통해 새로운 형질이 나타나 개가 된 것인지, 아니면 애초 늑대 속에 개가 될 형질이 들어있었고 그런 늑대를 선택하면서 개가 됐느냐는 것이다. 이번 실험은 후자의 논리를 뒷받침한다.
크리스티나 한센 휘트 박사는 “늑대 새끼가 던져준 공을 가지고 돌아왔을 때 그야말로 소름이 돋았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그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곧 이것이 뭘 뜻하는지 알게 됐다. 늑대 가운데 사람을 향한 놀이 행동을 하는 변이가 있다면, 아마도 이런 형질을 지닌 늑대는 가축화하는 과정에서 집중적인 선택의 표적이 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이 있는 늑대가 이후 가축화 과정에서 개가 될 유력한 후보라는 얘기다.
옛 늑대 집단에서 돌연변이로 개가 진화한 것이 아니라, 개의 형질이 들어있던 늑대를 사람이 선택해 개가 출현했다는 연구 내용을 보여주는 그림. 크리스티나 한센 휘트 외 (2020) iScience 제공.
개는 다양한 품종으로 개발될 때 새로운 돌연변이가 중요한 구실을 했다. 검둥이, 짧은 다리, 짧은 주둥이 등은 모두 그런 변이의 결과이다.
늑대에서 개로 진화하면서 녹말 분해효소를 분비하는 능력을 획득한 것도, 육식에서 사람의 음식 찌꺼기를 먹을 수 있도록 돌연변이가 일어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최근 더 많은 늑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녹말을 분해하는 변이가 애초 늑대 사이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는 손가락 끝이 아니라 손가락이 가리키는 물건에 주목하는 데서 보듯이 사람이 주는 단서를 알아듣는 독특한 재능이 있다. 연구자들은 “개의 이런 능력이 가축화 이후 획득한 형질이라고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서 그런 능력이 늑대에게도 부분적으로 있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인용 저널: iScience, DOI: 10.1016/j.isci.2019.100811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응답하라! ‘삼한사온’…2014년 이후 사라져
최근 40년 겨울기온 두차례 변동
1980년대 중반 이후 따뜻해졌다
2010년 이후엔 평균기온 낮아져
근래 들어 7일 변동 주기 실종
‘대한이 울고 간다’는 소한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 인근에서 한강 유람선이 유유히 물길을 가르며 지나고 있다.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6.6도까지 올랐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이번 겨울은 따뜻해도 너무 따뜻하다. 기상청이 과학적 통계 시점으로 삼는 1973년 이래 주요 13개 도시의 12월~다음해 1월 한파일수(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인 날 수) 평균을 비교해보면, 1979년이 9.7일로 가장 많고 2019년이 0.1일로 가장 적다. 하지만 최근 겨울철 평균기온의 추이로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한양대와 국립기상과학원 등 공동연구팀은 21개 주요 기상관측소의 1979년부터 2018년까지 40년에 걸친 겨울의 일평균기온을 분석해 기상 분야 국내 저널인 <대기>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겨울철 평균 기온 경향이 크게 두번 바뀌었다고 밝혔다. 우선 1986년을 기점으로 이전 시기에 비해 80년대 중반 이후 2.1도가 상승했다. 이에 대해 다른 연구팀은 북반구 대기 순환이 시베리아 고기압과 알류산 저기압에서 북극진동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또 한 번의 전환은 2010년께 일어났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겨울철 평균기온이 0.7도 하락했다. 연구팀은 “2010~2012년과 2017년 겨울이 상대적으로 추워 기온 하강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이런 양상이 추세적인 것인지 일시적인지 더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평균 기온 변동과 더불어 한반도 겨울철 기온을 상징하는 ‘삼한사온’ 주기에도 변화가 생겼다. 연구팀 분석 결과, 우리나라 겨울철에는 7~8일의 단주기와 13~14일의 장주기 변동이 나타나는데 8일 이상의 장주기 변동성은 2000년 이후 좀더 뚜렷하고 강도도 강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2010년 이후에는 5일 이하 주기가 더 강하게 자주 출현하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2014년 이후에는 5일 이상의 유의한 주기가 크게 줄어들었고 특히 삼한사온의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7일 근처의 주기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겨울철 기온 주기성의 변화가 지구 온난화에 기인한 것인지 또는 자연적 변동성에 기인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시신을 거름으로 만드는 ‘인간 퇴비화 장례’ 논란
美 워싱턴주 5월 시행에 거센 논쟁
시신을 미생물로 분해해 거름으로
토양오염 방지… 토지 부족 해소도
종교단체 “인간 존엄성 훼손” 반발
▲ 미국에서 시신을 묻거나 태우는 대신 땅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시신 퇴비화’가 5월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한 여성이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된 남편의 묘비 옆에 앉아 있다. 미국에서는 남북전쟁 당시 전사한 군인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방부 처리를 시작했는데, 환경론자들은 “이 방식이 여러 가지 문제를 낳고 있다”고 비판한다.UPI 연합뉴스
‘모든 것은 흙에서 나서 나중에 또한 흙으로 돌아간다’고 그리스 철학자 크세노파네스가 말했다. 즉, 인간은 죽으면 땅에 묻히거나 화석연료의 도움을 받아 다시 땅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인류의 오래된 장례 문화인 매장과 화장은 최근 들어 환경오염과 토지 부족의 원인이라는 비판을 거세게 받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선 오는 5월부터 시신을 묻거나 태우지 않고 땅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시신 퇴비화’가 본격 시행된다. 장례업계는 매장과 화장이 주를 이루는 미국의 장례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천주교 등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는 반발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신을 ‘천연 유기 환원’과 ‘가수분해’ 프로세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이후 시신 퇴비화를 가장 발 빠르게 도입한 곳이 워싱턴주다. 여기에 발맞춰 시신 퇴비화 장례(이하 퇴비장) 서비스를 최초로 제공하는 회사 ‘리컴포즈’가 2021년 퇴비장 시설을 개장할 계획이다.
시신 퇴비화는 시신을 나무조각으로 가득 찬 용기 안에서 약 30일간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재구성’ 과정을 거쳐 정원 화단이나 텃밭에 쓰이는 거름으로 만드는 것이다. 치아와 뼈 등을 포함한 모든 육체는 퇴비화된다. 해로운 미생물 등 병원체도 분해가 가능해 질병으로 죽은 사람도 퇴비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전염성이 높은 괴질의 일종인 에볼라 바이러스나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등으로 사망한 사람 등은 퇴비장에서 제외될 방침이다.
퇴비장의 장점은 저렴하고 친환경적이며 대도시의 토지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 등이다. 리컴포즈 관계자는 “관과 묘지가 필요하지 않고 화학물질이 생성되지 않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이라며 “매장과 화장으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이 온전히 흙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리컴포즈에 따르면 시신 한 구에서 얻어지는 퇴비는 약 0.76㎥(760ℓ) 정도이며, 수목장과는 달리 퇴비를 유족이 가져가거나 기부할 수 있다. 퇴비장 비용은 5500달러(약 637만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의 표준 장례비용은 수목장 6000달러(약 695만원), 화장 7000~1만 달러(약 811만~1150만원), 매장 8000달러(약 927만원) 선으로 다른 장례 방식보다 저렴하다.
특히 토양오염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미국에선 시신의 방부 처리가 땅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알려졌다. 남북전쟁 당시 전사한 군인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시작된 방부 처리가 미국의 장례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땅에 남은 방부 약품 때문에 미국의 공동묘지 주변 토양이 황폐화될 뿐 아니라 각종 유해 박테리아, 심지어 발암물질까지 검출되기도 한다. 따라서 인간 퇴비화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종교계를 중심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란 반발도 만만치 않다. 워싱턴주의 천주교계는 ‘인간을 존중하지 않는 행위’라는 편지를 주 상원에 보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천주교계 한 관계자는 “죽은 인간도 존엄성을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시신을 일부러 부패시켜 거름으로 쓴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황령산에 전망대 '제2 남산타워’로 동서 관광 장벽 허물까
황령산 정상에 전망타워와 첫 관광 교통형 케이블카를 설치해 황령산을 재생공간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황령산 봉수대에서 바라본 서면 전경. 강선배 기자 ksun@
부산의 대표적인 도심 명산인 황령산 정상에 랜드마크 전망타워가 조성되면 관광 인프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산 관광에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대규모 개발에 따르는 환경 훼손 논란과 함께 비슷한 방식으로 민자 개발을 추진했다가 장기간 ‘흉물’로 방치돼 있는 ‘스노우캐슬 트라우마’를 어떻게 불식시키느냐가 사업의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혜 입지에도 ‘동서 장벽’ 전락
민자 사업으로 전망대 조성이 추진되는 황령산은 부산의 중심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부산의 도심 야경과 아름다운 해안선을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입지를 갖췄다. 부산 관광의 양대 거점인 원도심, 서면과 광안리, 해운대 등 동-서부산 관광축을 잇는 중심에 위치해 양 방면으로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도심 조망 천혜 입지 갖췄지만
연간 방문객 수 88만 명 그쳐
입지 비슷한 서울 남산 10% 수준
부산관광 새로운 먹거리 ‘기대감’
환경훼손 논란·교통난 해소 관건
이에 부산시도 황령산을 자원관광화하겠다는 방침 아래 황령산타워 건립 계획을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시는 부산 아시안게임 개최 후 포스트아시아드 사업의 하나로 2004년 ‘아시아드 타워 개발’을 발표했다. 또 2012년에는 황령산 정상에 대규모 케이블카와 전망타워를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황령산 종합관광개발계획’을 마련해 민자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환경 훼손을 우려한 환경단체 등의 반발과 함께 자금력을 갖춘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2015년 시 주도로 소규모 전망덱(deck)과 쉼터 등을 설치하는 데 그쳤고, 현재는 사업이 장기 표류 상태다.
부산 도심의 핵심 관광 거점으로서 잠재력을 갖춘 황령산은 연간 방문객 수가 88만 명에 불과할 만큼, 부산을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낮은 실정이다. 반면 비슷한 입지를 갖춘 서울 남산의 경우 서울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타워전망대와 케이블카 등 관광자원과 연계해 한해 1052만 명의 내·외국인이 찾는 한국의 대표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산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부산 관광의 가장 큰 맹점은 남산타워와 같은 ‘관광 허브’가 없다 보니 곳곳에 산재해 있는 관광명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는 부산 관광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할 황령산이 현재는 오히려 동-서부산 관광축을 단절시키는 장벽이 되고 있기 때문인데, 황령산이 관광명소로 탈바꿈하면 세계 유명 관광도시들이 주력하고 있는 다양한 테마의 관광루트 개발도 용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시는 문화체육부가 관광객의 수도권 편중 해소를 위해 국·시비 등 1000억 원을 투자하는 ‘지역 국제관광거점도시’ 사업 선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 국가사업으로 지정된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머물러 즐길 수 있는 관광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황령산 정상에 추진되는 전망대 투시도. 대원플러스건설 제공
■환경 파괴 논란 불식시킬까
민간 사업자인 대원플러스건설에 따르면 이번 황령산 관광자원 개발 사업은 황령산 정상 일원에 부산 관광의 새 랜드마크가 될 전망대를 세우고, 황령산레포츠공원에서 상부 관광센터를 잇는 국내 최초 관광교통형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황령산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으로 꼽히는 송신탑 인근에 건립되는 전망대는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의 하부 전망시설과 82m 높이의 봉수대(전망타워)로 구성된다. 하부시설을 더한 전체 건축물 높이는 105m로, 황령산의 해발고도를 합하면 타워 정상의 해발고도는 493.6m에 달해 남산타워(479.7m)보다 높다. 상부 전망타워는 황령산 봉수대의 역사문화유산으로서의 상징성을 부각시켜 360도 파노라마 조망이 가능한 전망대로서의 역할과 함께 부산 도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하부 시설은 테라스와 마이스 시설, 다목적 복합문화전시공간, 체험관, 갤러리, 카페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망대 설계에는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건축가로 꼽히는 승효상 씨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면 방면의 황령산레포츠공원에서 전망대를 잇는 국내 최초 관광교통형 케이블카도 도입될 예정이다. 전체 구간 길이는 539m로, 총 길이 1.62km에 이르는 송도해상케이블카에 비하면 다소 짧고, 남산케이블카(605m)와 비슷한 규모다. 동·서부산과 황령산 전망대를 하나의 연결축으로 형성하는 교통수단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사업자 측은 도시관광유산인 독일의 에렌브라이트슈타인 요새나 브라질의 슈거로퍼산 케이블카에 버금가는 관광자원으로 특화시켜 전포동 산복도로와 물만골, 황령산 터널 인근의 도시재생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관건은 개발에 따르는 환경 훼손 논란과 관광객 유입에 따른 교통문제를 어떻게 불식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사업 부지가 현재는 ‘황령산유원지’에 포함돼 있어 도시계획 변경 절차 없이 사업에 착수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는 7월이면 공원일몰제 적용을 받아 기존 도시계획이 풀리기 때문에 새로 도시관리계획을 검토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대원플러스건설 관계자는 “재생을 테마로 한 건축과 황령산 숲에 순응하는 조경으로 식생 교란을 최소화하고,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는 친환경 케이블카 설치로 환경 훼손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장항습지 숨결 되찾자, 떠났던 재두루미가 돌아왔다
육지화로 ‘황무지’ 다름없던 곳
고양시 등 민관군 700여명 투입
유해식물·쓰레기 치우며 살아나
환경부 등 람사르습지 등록 추진
붉은발말똥게 등 개체 수 늘고
2천여마리 야생조류 들판 메워
‘퇴적지 육지화’ 난제는 풀어야
지난 17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장항습지에 재두루미와 기러기 등 겨울철새 수천마리가 찾아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지난 17일 찾은 한강하구 장항습지는 1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었다. 습지의 절반가량을 뒤덮고 있던 가시박, 환삼덩굴, 단풍잎돼지풀 등 생태계 교란 식물과 갯골 곳곳에 가득 차 있던 생활쓰레기들도 말끔히 치워져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대신 멸종위기종인 재두루미와 흰꼬리수리, 큰기러기를 비롯한 2천여마리의 야생조류가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날 장항습지 무논에서 잠을 잔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 17마리는 오전 9시30분께 먹이활동을 위해 강 너머 김포 홍도평야 쪽으로 날아갔다. 동행한 박평수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고양지부장은 “며칠 전까지 장항습지 안 잠자리 2곳에서 재두루미 51마리가 확인됐다. 작년보다 4마리가 늘었는데 오늘은 강추위로 무논이 얼어 일부가 김포에서 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평수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고양지부장이 지난 17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습지에서 가시박 제거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황무지’나 다름없었던 장항습지가 다시 ‘생태계의 보고’란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있는 것은 지난해 1월7일치 <한겨레> 보도(‘장항습지’가 ‘장항육지’ 됐다) 이후 고양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이 예산 4천만원을 긴급 투입하고 연인원 700여명의 민관군이 힘을 모은 결과다.
지난해 1월 찾은 장항습지의 모습. 바닷물과 강물이 넘나들며 버드나무 군락을 적셔줘야 할 갯골에 각종 생활쓰레기가 가득 차 있다. 박 지부장은 “갯골 일부에 물길을 내자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붉은발말똥게(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의 개체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조금만 더 방치했더라면 장항습지의 깃대종인 선버들 군락지도 망가졌을 텐데 고사 위기를 넘겨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식환경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생태계 보전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활동, 종합관리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쓰레기가 말끔하게 치워진 뒤 물에 잠긴 고양 장항습지의 갯골.
고양시는 올해도 관련 예산 6천만원을 편성해 습지 보전에 나섰다. 또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장항습지에 대한 람사르습지 등록을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 15일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지역주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람사르습지 등록 추진 설명회를 열었다. 환경부는 주민 의견 수렴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올해 상반기 안에 람사르협약 사무국에 장항습지의 람사르습지 등록을 신청할 방침이다. 람사르협약은 습지의 보호와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1975년 발효된 국제습지보호조약으로, 우리나라는 23곳(199㎢)이 등재돼 있다.
지난 17일 재두루미들이 얼음이 꽁꽁 언 고양 장항습지의 무논 위를 걷고 있다.
총면적 7.5㎢(육지 2.7㎢, 수면 4.8㎢) 규모의 장항습지는 대륙 간 이동 물새의 서식처이자 중간 기착지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20여종을 비롯해 3만여마리의 물새가 찾는 생태계의 보고로 꼽힌다. 2006년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고, 지난해 5월 철새보호 국제기구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파트너십’(EAAFP)에 등재됐다.
하지만 육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염형철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대표는 “2010년 이후 전국적으로 큰 홍수가 없고 댐·보가 많아지면서 하천에 새들이 먹이활동을 할 수 있는 갯벌과 모래가 줄어든데다, 퇴적지에 갈대밭이 조성되는 등 육화 진행이 심각하다”며 “하천 생태계 회복을 위해 팔당댐을 일시에 열어 물을 방류하는 등 인공홍수에 대한 연구·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반려동물 '내 맘대로 키우기' 안된다
소유자 의무 강화
보유세도 검토
동물 구입 때 의무교육
최근 각종 미디어에서 반려동물 이야기가 급증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잘 다루는 사람의 인기는 폭발적이어서 정치권 영입까지 거론될 정도다. 농림축산식품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4집 중 1집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자료를 보면 국내 가구 중 26.4%가 반려동물을 키운다. 반려동물 산업도 2018년 2조7000억원에서 올해 3조4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성장 속도만큼 부작용도 있다.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와 관리제도가 미흡한데서 오는 문제점들이다. 반려동물 문제는 소유자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유기와 학대 등은 전적으로 소유자의 결정이다. 유기·유실 발생건수는 2017년 10만2000마리에서 2018년 12만1000마리로 증가했다. 소방청 집계를 보면 개물림 사고도 2016년 2111명에서 2018년 2368명으로 늘었다.
바이오산업 발전으로 동물실험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것도 눈에 띈다. 비교적 고통이 심한 실험이 대다수인데 2017년 기준 고통등급 D(고통과 억압을 동반하지만 마취 등으로 고통을 경감시키는 실험), E(고통 경감없이 고통과 억압을 동반하는 실험)에 해당하는 비중이 66%에 달했다. 그만큼 소유자들이 동물복지에는 눈을 감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유자에 대한 의무가 강화된다. 반려동물 소유자들은 내년부터 각종 의무사항이 변경되는데 주의깊게 들여다봐야 한다.
정부는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2024년까지 로드맵을 14일 발표했다. 반려동물 소유자에 대한 의무를 강화하고 동물학대를 처벌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고 반려동물 산업을 장려하는 내용이다.
2022년부터는 반려동물을 사려면 특정 교육을 받아야한다. 또 위험한 개(개 물림사고를 일으켰거나 다른 사람 등을 위협)의 기질(공격성)을 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행동교정 안락사 명령 등 의무를 부과하는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맹견 소유자는 내년부터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학대의 범위도 좀 더 명확해진다. 우선 사육관리 의무를 구체화할 예정인데, 집안에서 짧은 목줄 등으로 묶어 사육해 동물의 행동을 심하게 제약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또 채광이 차단된 어두운 공간에 감금해 사육하는 것도 처벌 대상이다.
반려동물을 잃어버렸거나 유기했을 때 출처를 찾아낼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어진다. 우선 인식표 방식의 등록은 2021년에 폐지된다. 바이오인식을 활용한 동물등록방식을 개발해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등록대상동물을 단계적으로 모든 개로 확대하고, 고양이 등록제도 시범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반려동물 보유세 부담을 검토하고 있다. 소유주에게 부담금을 매기는 것인데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반려동물 보유세나 부담금, 동물 복지 기금 도입 등을 도입해 지자체 동물보호센터가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낙동강 횡단대교 건설 모두 차질
대저대교 환경평가 잡음, 장낙대교는 철새 보호, 엄궁대교는 유찰로 지연
- “서부산 개발 핵심 인프라”
- 2024년 교통대란 우려
서부산권 일대 교통난을 해소하고자 부산시가 추진 중인 3개의 낙동강 횡단 교량 건설사업이 모두 삐걱댄다. 2023년 완공 예정이었던 3개 교량 건설이 차질을 빚으면서 에코델타시티 기반 시설이 완공되는 2024년 서부산권에 교통대란이 예고된다.
21일 부산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에코델타시티 등 서부산권 개발에 대비해 추진 중인 식만~사상 도로(대저대교), 엄궁대교(대저동~엄궁동), 장낙대교(녹산동~대저동) 건설사업 모두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엄궁대교는 지난해 기본계획용역을 거쳐 11월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사업자 입찰공고를 냈으나 1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시는 더 많은 사업자가 입찰하도록 재입찰 시점을 오는 3월 이후로 미뤘다. 또 전액 국·시비로 건설되는 사업 중에선 이례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빨라도 올해 연말은 돼야 사업자가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낙대교는 문화재청 현상변경허가에 발목이 잡혔다. 기본 및 실시설계에 필요한 지반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사업 대상지에 지름 15㎝, 깊이 수십 미터의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문화재청이 “철새영향성 검토부터 하라”며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이다. 장낙대교 일대는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여 공사 전 문화재청의 허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2018년 7월 시작된 설계 용역은 결국 같은 해 11월 중단됐다가 철새영향성 조사 이후인 지난해 5월이 돼서야 재개됐다.
대저대교는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놓고 환경단체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갈등을 빚는다. 애초 시는 지난해 8, 9월께 실시설계 완료 후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이후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사업이 ‘일시 중지’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다음 달 중 2차 거짓부실검토위원회를 열 계획인데, 여기서 큰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나도 오는 6월 이후에나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완공도 1년가량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낙동강 대교 건설이 모두 차질을 빚으면서 이 일대 교통난이 우려된다. 특히 장낙대교와 엄궁대교는 에코델타시티 교통망의 핵심축임에도 신도시 기반시설이 완공되는 2023년까지 준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완공시점이 2024년 12월로 1년 넘게 지연된 2024년 완공 예정인 대저대교 역시 남해고속도로 등 기존 교통 기반시설의 통행량 분산을 위해 추진된 만큼 사업이 지연되면 교통체증 기간도 늘어난다. 부산시 관계자는 “서부산권 개발에 맞춰 완공해야 하는데 예상치 못한 이유로 늦어지고 있다”며 “환경단체와 충분히 대화하고, 철저히 준비해서 빨리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어족자원 고갈 ‘상심의 전남 바다’
참조기·멸치 등 대표어종 어획량 감소 심각
앞으론 참조기, 멸치 등 전남 해역에서 가장 많이 잡혔던 대표 어종을 함부로 잡지 못한다. 심각한 어족자원 감소에 따라 어종별로 연간 상한선을 정해 어획하는 ‘총허용어획량'(TAC) 대상 어종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전남도는 연근해어업 생산량 감소도 심각해짐에 따라 2030년까지 총 어획량의 80%까지 TAC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1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어획량 감소가 심각한 전남 대표어종인 참조기와 멸치가 TAC 대상어종으로 확대된다. 참조기는 지난해부터 시범도입 운영 중이며, 멸치는 올해 도입된다.
전남 대표어종 중에는 참홍어가 어획량 감소로 인해 지난 2009년 첫 TAC 대상어종이 된 바 있다. 전남 대표어종은 최근 10년 새 자원감소로 심각한 고갈위기에 놓여있다. 전남도의 ‘2019년도 수산자원관리 시행계획’에 따르면 어획량이 많은 전남 대표어종 9개 가운데 6개 어종이 자원감소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을 대표하는 참조기는 지난 2010년 어획량이 2만534톤에서 2018년에는 1만3715톤으로 급감했다. 2010년 대비 33%(6819톤) 줄었다.젓새우도 2010년 1만5860톤에 달했던 어획량이 2018년 1만664톤에 그치면서 32%(5196톤) 감소했다. 멸치는 2010년 4만3475톤에서 2018년 3만448톤으로 30%(1만3027톤) 줄었다. 민어 역시 2010년 2203톤에서 2018년 1537톤으로 감소했다. 참문어도 2010년 4871톤에서 2018년 3224톤으로 34% 줄었다. 꽃게는 2010년 2630톤에 달하던 어획량이 2018년 2248톤으로 15%(382톤) 줄었다.
전남 연근해 연간 어업 생산량도 큰폭으로 줄고 있다. 1990년 29만7000톤, 2000년 18만톤, 2010년 17만톤 등 해를 거듭할수록 생산량이 감소했다. 2018년엔 15만6000톤에 그쳤다.
전남도는 연근해어업 생산량 17만톤 회복을 목표로 오는 2030년까지 전남도내 총 어획량의 80%까지 TAC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수산자원이 감소하고 있어 지금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수산식량 생산, 공급이라는 어업의 역할 축소와 정체성 상실이 우려된다”면서 “지속가능한 어업발전을 위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수산자원 관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성수 기자 sskim@jnilbo.com
환경단체가 대놓고 공개한 '한국 고래류 감금시설' 리스트
지난 1월 13일 제주도교육청 앞 '핫핑크돌핀스' 기자회견(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뉴스펭귄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한국 고래류 감금시설 현황을 공개하며 학교의 동물공연시설 체험학습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핫핑크돌핀스가 22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국내 수족관 사육 고래류 현황'에 따르면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제주 퍼시픽랜드, 제주 마린파크,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 거제 씨월드, 서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등 총 7곳에 돌고래 36마리가 사육 중이다.
핫핑크돌핀스가 22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한국 고래류 감금시설 현황'(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뉴스펭귄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21일 교육부와 전국 17개 교육청에 '반생명적인 동물 공연‧전시‧체험시설 방문 중단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국회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에서 2019년 사이 한국내 동물원‧수족관에서 폐사한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동물은 무려 3080마리에 달한다. 신고하지 않고 무단 폐기된 동물들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7월 퍼시픽랜드에서 사이테스(CITES) II급 멸종위기종 원숭이가 폐사했으며, 9월에는 거제씨월드에서 큰돌고래가 폐사했다. 이어 10월에는 울산 장생포에서 새끼 큰돌고래가 폐사하는 등 최근에도 동물원 및 수족관 시설에서 멸종위기종 동물의 폐사가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2019년 한해 환경부에 접수된 멸종위기종 동물 폐사 신고건수만 400건이 넘는다.
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사막여우, 철갑상어, 벵골호랑이, 반달가슴곰, 금강앵무, 일본원숭이, 다람쥐원숭이, 칠레홍학, 초록나무비단뱀, 레오파드육지거북, 팬서카멜레온 등이 하루에 한 마리 이상 죽어나가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렇게 많은 동물들이 동물 전시 및 공연 시설에서 죽어나가고 있는데도, 업체들은 동물들을 가까이서 보고 만지는 행위가 '정서발달'과 '교육'에 좋다는 거짓말로 학생들을 동물 포획‧감금‧착취‧학대 행위에 가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물 포획‧감금‧착취 시설은 방문은 그 자체로 동물학대"라며 "2020년부터는 전국의 각급 교육기관에서 동물 공연‧전시‧체험시설에 현장체험학습, 테마학습이라는 이름으로 방문하는 일이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생들이 받아야 할 교육의 소중한 가치는 생명존중과 환경보호"라고 강조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오는 30일 제주도교육청 장학사를 직접 만나 동물 공연‧전시‧체험시설의 문제점을 알리고, 제주도 내 교육기관의 동물학대 시설 방문 중단을 다시 한번 촉구할 예정이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도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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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실종된 겨울은 '지구온난화'의 극단적 결과물
제트기류는 지구를 동서로 최대 시속 400km의 빠른 속도로 도는 바람이다.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하게 막는다. 하지만 미국항공우주국이 2014년 공개한 이 사진처럼 때로 제트기류가 남북으로 요동치면 가뭄이나 한파(겨울), 열파(여름)가 올 수 있다. NASA 제공.
지구 온난화로 여름 폭염, 겨울 한파가 번갈아 한반도를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올 겨울은 ‘추위가 실종됐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이달 초 발표한 국내 기상현상 분석에서 12월 전국의 평균 기온은 2.8도로 같은 달 전반과 말에 세 차례 한파 특보가 발표되는 추위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따뜻한 남서기류가 자주 유입되며 평년 (1~2도)보다 기온이 높은 날이 많았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포근한 겨울의 원인으로 12월 중순 이후 시베리아 부근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북쪽 찬 공기를 몰고 오는 시베리아 고기압의 강도가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도 내외로 높아 한반도 남동쪽에 따뜻하고 습한 고기압이 강도를 유지하며 북쪽 찬 공기가 한반도로 깊숙이 내려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했다.
21일 기상청 한파 특보를 살펴보면 작년 겨울과 비교해 볼 때 올 겨울 한파 특보는 거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한파 특보란 한랭한 공기가 유입돼 특정 지역에서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은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하강해 3도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또는 아침 최저기온이 –12도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한파 주의보를 발령한다.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5도 이상 하강해 3도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도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또는 아침 최저기온이 –15도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는 한파 경보가 발령된다.
기상청 데이터에 따르면 서울과 인천, 경기도 기준 2018년 12월 1일부터 2019년 1월 31일까지 한파 특보는 총 10차례 발령됐다. 특히 2018년 12월 26일에는 경기도 동부와 북부에 한파 경보가, 인천·서울·경기도 서남권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돼 이듬해인 2019년 1월 1일까지 지속됐다.
2019년 12월 전국 평균기온 추세. 기상청 제공.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내려진 한파 특보는 5차례에 불과했다. 12월 초인 4일 22시 기준 경기도 양주·포천·연천에 한파주의보가, 12월 5일 22시 기준 경기도 가평·양평·파주·동두천 일대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12월 11일 23시와 12월 30일 22시로 두 차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올 겨울 이례적인 고온 현상에 대해 지구 온난화에 따른 거시적인 관점에서 분석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단순히 지구 온도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전지구 기후 변동성이 확대돼 양 극단의 양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 겨울 한반도의 경우 최근 몇 년과는 달리 한반도 추위에 지배적인 영향을 주는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이 약화됐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발생했던 북극 고온 현상이 올해 사라졌기 때문이다.
북극의 온도가 올라가면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가 약해진다. 북극의 찬 공기와 중위도 지역의 따뜻한 공기 사이에 부는 바람인 ‘온도풍’을 흔히 제트기류라 하는데 제트기류는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 온도차가 커질수록 세진다.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면 온도 차이가 줄어 제트기류가 약해지며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해 동아시아 지역에 한파를 몰고 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의 한반도 한파는 북극 고온 현상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속되면서 발생했다면 올해는 북극 고온 현상이 실종돼 북극 한기가 갇힌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인도양과 서태평양 해수 온도가 올라가며 북극 한기가 갇히며 세력이 약해진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이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극단적인 기후 현상은 적도 지역이 더 빨리 가열되느냐, 북극이 더 빨리 가열되느냐에 따라 양상이 극단적으로 달라진다”며 “올해의 경우 적도 지역이 지구 온난화로 인해 굉장히 고온화하면서 한반도 겨울이 포근해졌다”고 설명했다. 적도 지역 수온이 올라가며 세력을 확대하자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돼서 한반도로 내려온다고 해도 힘을 못쓴다는 얘기다.
폭설이 내린 최근 몇년간 도로 사정은 최악이 됐다. 픽사베이 제공.
예년과 달리 강설이 적은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기상청은 올해 눈이 적은 원인에 대해 “한반도 주변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으며 특히 약한 시베리아고기압으로 인해 서해상에서 해수면과 대기의 온도차로 생기는 눈구름 발달이 약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19년 12월 한달동안 전국 13개 지점의 최심신적설은 0.3cm로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적었다. 최심신적설은 24시간 동안 새로 내려 쌓인 눈의 깊이 중 가장 많이 쌓인 깊이를 뜻한다. 2019년 12월을 제외하고 12월 최심신적설이 최소였던 해는 1998년으로 0.6cm였다. 특히 서울의 경우 2019년 12월 최심신적설은 0.0cm로 눈이 내리지 않았던 2004년 12월 이후 최소였다. 최심신적설 0.0cm는 실제 눈이 쌓이지 않았거나 기록되지 않을 정도로 적더라도 눈이 관측장소나 주위 지면을 반 이상을 덮었을 때를 의미한다.
김민수 기자reborn@donga.com
코카콜라, 일회용 페트병 “계속 사용한다”
다보스포럼서 “소비자가 아직 원해”
코카콜라, 1분에 20만개 페트병 생산
세계 최대의 일회용 플라스틱병 유발 업체인 코카콜라가 플라스틱병(페트병) 사용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비아 페레즈 코카콜라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페트병은 개폐가 편리하고 가벼워 소비자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코카콜라로서는 페트병 사용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코카콜라는 1년에 300만톤의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코카콜라가 세계적으로 1분에 20만개의 페트병을 생산하는 양이다. 이 때문에 코카콜라는 지난해 환경단체들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소비하는 최악의 오염 유발 회사로 지목된 바 있다.
페레즈는 일부 환경운동가들의 요구처럼 페트병 사용을 전면적으로 포기하면 소비자들을 멀어지게 하고 판매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알루미늄캔이나 유리병을 사용할 수도 있으나, 이는 온실가스인 탄소 발생을 올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페레즈는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플라스틱 빨대, 스티로폼 등의 금지를 끌어낸 젊은 환경운동가들의 이상을 존중한다면서도 “소비자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기업은 기업일 수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편리를 외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세계 최대의 플라스틱 사용 업체 중의 하나인 코카콜라는 오는 2030년까지는 용기의 50% 이상을 재활용 물질로 사용하는 한편, 전 세계 환경단체들과 협력해 페트병 수거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환경운동가들은 페트병이 여전히 수거되지 않고 땅에 묻히고 있다고 주장한다./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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