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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2024년 1월 어떻게 살아 남을 것인가

by 이성근 2024. 2. 2.

20.2.1
24.1.3
24.1.4

 

출처는 잘 모르겠다. 주둔했던 미군이 찍었던 것 같은데 1950년대 지금의 부산 증산공원에서 황령산을 마주한 장면이다. 74년 전과 지금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겠다만 저 산지 주변으로 4개의 기초 지자체가 정상 봉수대를 중심으로 행정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현재 부산시와 개발업자가 황령산을 송두째 개발하려 한다.

시민들이 접하기로는 황령산 봉수전망탑 사업만 기억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무려 4개 단위 사업이 동시 다발로 추진되고 있다.

1. 케이블카 혹은 로프웨어 설치 2. 정상부 25층 높이의 봉수전망타워 3. 황령산과 어깨를 나누고 있는 금련산 자락 휴양시설 4. 스키돔 호텔 재건축사업에다 5. 광안리까지 이어 지는 케이블카 연장사업이다. 개별사업처럼 보이지만 대원플러스라는 개발업체가 몸통이다. 도심 산지 하나를 통으로 개발업자가 이익 창출 요리를 하는 것이다. 여기에 부산시는 관광 부흥을 핑게 삼아 음으로 양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 시민환경단체가 절차와 생태경관적 가치와 공공성을 문제삼아 백지화를 요구했지만 부산시와 개발업자는 무시했다. 업자는 올해 착공을 예고하고 있고 더는 안되겠다 싶어 모여서 의논하고 도모한 결과 전면전을 벌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모았다. 오는 9() 11시 황령산 봉수대에서 출범식을 가진다. 연대체의 명칭은 황령산지키기 범시민운동본부 다. 케이블카 싸움을 벌이는 전국 각지와의 네트워크도 구축할 것이다. 지지와 성원, 동참을 부탁드린다.

24·15

 

어제 올린 1950년대 황령산 모습을 오늘에 비교하기 위해 현장을 다녀 왔다. 보다시피 황령산 주변은 이렇게 변했다. 사방이 아파트와 빌딩이 에워싼 여기 산꼭대기 에 25층 높이의 전망탑이 들어서고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면 ... 참 염치없는 짓인데 그 짓을 이 도시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며 강요한다. 나는 동의한 적이 없는데 혹시 그대는 수용하시는가.

2416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지지한다. 그러면서 여러 지면을 통해 요청했던 공원일몰제에 대한 입장도 천명해주시길 희망한다. 일몰제 역시 본질은 땅, 토지의 문제다. 더욱이 도시공원은 공공재다.

겨울 저물녁 민주공원 전망대에서 해운대 쪽을 보면 고층 건물들이 노을에 물들어 흡사 불길에 휩싸인듯 보인다. 그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다. 아닌 것도 있겠지만 나는 거기가 우리 모두를 병들게 하는 탐욕의 상징 공간이라 여긴다.

마천루의 삶

지상에서 떠나

공중에 몸 눕히는 사람들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지상의 세계에 인색한 그 세계는

고소득 고학력자들이 태반이다.

몸 뉘일 자리 층수를 높여가며

발 아래 두는 것이 기쁨이었다

그들은 지상의 약탈자들이다

빼앗은 만큼 지상으로부터 멀어 졌다

천상의 식탁에는 늘 풍족함이 넘쳐났다

망원경으로 먹이감을 탐색하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때로 하이에나처럼

집단으로 달려들어 뜯어 먹었다

나름 철칙이 있었다

획득한 부와 명성을 위해

혹독하게 자식을 교육시키며

1등을 목표로 삼거나 나누었다

짝짓기도 그들 끼리만 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별종이 되었다

가끔 개천의 용이 얼쩡거렸지만

발톱을 제거하고

여의주를 상납했을 때만 가능했다.

그렇다

저물녁 해가

마천루를 붉게 물들이고

흡사 불길에 휩싸인 듯

어둠 내리는 거기

참말로 거기 불타 오른다면

지상의 장관 나 즐기며 보겠네.

-이성근 시집 (바람이 되는 이유 ) 도서출판 전망

202017

 

고욤나무 한 그루 있었다. 문현동 오거리 , 담벼락에 위태롭게 뿌리내렸지만 가을이면 자잘한 열매 수북히 달고서 건재함을 보여주었다. 아침 저녁 출퇴근길에 만나면서 정이 들었는데 얼마전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일대에 가해진 수많은 개발바람에도 불구하고, 비록 큰 가지 하나 잘려나간 아픔을 간직하긴 했지만 용하게 살아 남아 버티어 준 게 고마운 마을나무였는데 ...

슬프고 화난다.

어제는 녹산에 어떤 인간이 영업에 방해된다고 멀쩡한 왕벚나무며 느티나무 스물 그루에 제초제를 넣어 고사시켜버렸다.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이따위 일들이 무시로 벌어진다. 사람이란 것이 참으로 잔인하고 무서운 것들이다. 그러니 주위가 안보이는 것이다. , 고욤나무야   201518·

 

이상하게 가덕이나 황령산 소식은 페친들이 잘 보도 안하더라만 오늘 황령산 봉수대에서 범시민운동본부 출범식을 하기에 몇 자 적어 본다. 여러 생각이 스친다. 그리고 저 꼭대기에 25층 높이의 타워를 세워 세계 3대 야경을 운운함에 있어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쩍 많이 찾는다는 홋카이도 하코다테 산(334m) 야경을 비교하여 말해 본다.

가본 사람은 안다. 저기에는 타워 따위는 없다. 대신 쏟아져 내리는 별빛이 있고 내려다 보는 시가지에는 20층 이상 건물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 에 주목했으면 한다. 반면 황령산은 어떤가 들쭉날쭉한 고층 건물의 불빛이 만들어 내는 그 휘황찬란한 빛에 현혹되어 이 도시가 걸어 온 길을 잊게 한다.

어처구니 없다. 인공이 만들어내 야경을 내려다 보기 위해 밤하늘을 휘젖고 별들을 쫒아내는 거대한 타워가 부산의 랜드마크로 회자된다는 것

세계적으로 손 꼽는 야경 명소 , 어디에도 저 따위는 없다. 지속가능한 도시, 탄소중립도시를 입에 올리지 마라.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황령산 봉수전망대는 자연을 짓뭉개고 들어선다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데는 묵인하고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시민이 있기 때문이다. 정말 나와는 무관한 것인가

예고한 대로 황령산 지키기범시민시민운동본부가 출범식을 가졌다. 프레시안이 선언문을 잘 소개해주었다. 마하사에서 향후 일정을 논의한 뒤 혼자 다시 황령산을 올라 누비고 다녔다.

문득 느꼈던 바 날이 추울수록 길이 선명하게 보인다는 거 그리고 황령산 숲이 생각보다 어리다는 것, 이 어린 숲을 누가 짓밟는단 말인가. 진작에 하지 타박하는 친구도 없지 않아 있다만 그래 가 보는 거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동참해준 회원들과 연대체에 감사를 전한다.

https://www.bgt.kr/bbs/board.php?bo_table=notice&wr_id=1001

사진:송영경

2419

 

계속 혼자만의 넋두리가 이어진다   급기야 눈에 이상이 와서 안과에 갔더니 쉬라고 한다  하지만 그럴 형편이 안되니 주사 맞고 약 처방 받아 사무실로 향했다   막내 아들이 안 놀아 준다고 불평하길래 옆에 앉혀 놓고 책 읽히고 있다

누가 알아달라는 소리는 아니다. 좋은 파트너를 만난다는 것, 그것만큼 소중한 것도 없다. 시민단체의 저력은 거기서 출발한다  안타깝게도 BGT는 걸음마 단계다.

SGT사무처장은 그런 내게 형님 5년만 견디세요 라고 주문한다. 그는 그런 말을 뉴욕센트럴파크 컨즈번시 실무책임자로부터 들었다고 한다.

5...추락할 것인가 날개를 달것인가

날개를 선택한다. 점점 자라서 비상할 수 있는 ...2014111·

 

간만에 자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겨울숲은 거침없이 돌아다닐 수 있다숲을 배회하며 보았던 구름 몇 점에 이른 진달래 한 송이  여유를 가진 다는 것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 다는 것 새삼 중요한 일이다  건재함을 확인하고 살아 내는 힘이다

.2016111·

범어사 서지전 앞에 소나무 한 그루 있다. 갈 때 마다 담장 너머 이 양반이 궁금했다. 마침 스님 한 분이 문을 열고 들어가기에 나무를 볼 수 있게 해달라하여 만났다. 미끈하게 잘 생겼다. 흉고둘레 2,6m 나름 범어사의 역사를 간직한 나무다. 살아 남기를 희망한다. 둘러 보니 2016~2017년 조사했던 일대의 노송 두 그루가 그루터기만 남아 있었다. 그 소나무를 기억한다. 참 당당했었다. 몹쓸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 갔을 두 거인의 재현을 희망한다. 어디엔가 2세목들이 자라고 있을 것이다.   

2020111

도시공원 가장 자리 조사 보완 차원에서 수영사적공원과 부산진성 공원을 늦은 오후 찾았다 . 수영공원 북쪽 산신당 근처에 있는 곰솔 보호수의 덩치를 보고 갸우뚱 했다. 지정 시기가 1980, 당시 흉고 둘레가 2m 였다. 이 정도에 보호수 자격을 부여 했다는 것이 의외였다.

사적지라는 장소성 때문일까. 흉고 2룰 넘어 2.5m 덩치 곰솔은 널려있기 때문이다. 대관절 지정 근거가 무엇인가 ...

아무튼 얼추 40년이 경과한 지금 곰솔은 2.3m 으로 변했다. 그리고 산신당 옆 그루터기만 남은 곰솔의 나이테를 세어 보니 120살이다. 그루터기 둘레가 2.5니 흉고는 2.3 정도의 덩치였지 않나 싶은데 달리 사망 원인은 알 수 없고 재선충 피해목인것으로 추정한다.

문득 생각에 잠겼다. 시방 인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마스크 3년차를 살아내면서 재선충으로 죽어 나가는 소나무들의 운명과 무엇이 다른가 싶기 대문이다. 그런데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왜 코로나가 왔는가

훨씬 더 오래 산 푸조나무에게 물어도 답해 주지 않았다.2022111·

24.1.11 MBC 빅벙커

 

오늘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박종철 열사 33주기 추모제가 있었다. 소식 모르고 있다 이 저녁 금정산에서 보았던 동백꽃을 바친다.

영화 1987

벼루고 벼루다 영화로 돌아 온

종철이를 만났다.

누구도 지켜주지 못했던

떠나던 날의 그 참혹한 고문

남영동 대공분실에 눈물처럼 고였다

그것은 눈물이 아니었다.

난도질 당한 영혼이었다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선연한 피였다

그 피 악마들이 핥아 마시며 히히덕 거리고

남은 피 더 큰악마에게 상납하고 있었다.

그리곤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 했다

아니다. 아니다

검사, 의사, 법의학자, 기자가

아주 조심스럽게 말했던 진실

하지만 그 조차도 용기가 필요했던

불면의 밤에 선택한 작은 촛불이었다

그 양심이 고마웠다.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했던 그 길에

진실이 타오르고 비둘기가 날았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입을 닫았던 거리에

외면했던 정의가

여럿이 더불어 스크럼짜고 외쳤다

종철이를 살려내라

그 목소리 남녁에 가득했던 그해 유월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을 노래한지 30

그리운 얼굴은 눈물이 되어 흐르고

그 아픈 추억은 이정표가 되었다.

더 이상 불의 앞에 관대할 수 없는

역사가 되었다

이성근 시집 (바람이 되는 이유)

2020112·

 

부산시청 앞에서 열었던 '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부산지역 시민사회 단체 및 정당 기자회견은 예상했던 대로 ' 가덕신공항 "찬성" vs "반대" 타이틀을 달고 보도 되었다.

이번 기자회견에 부산그린트러스트는 아직까지 조직적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기에 개인자격으로 참여했다. 그래서 발언도 자제했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가덕 대항 주민은 반대하는데, 그들의 동의없는 특별법이며 조기건설이 어떤 명분과 정당성을 가지는가이다. 나아가 거기에는 우리가 미쳐 만나지 못했던 다른 생명들도 있다. 그렇게 짓밟을 권리가 대관절 어디에 있단 말인가

한마디로 야만적 침탈이며 파괴이자 시대 역행이요 모독이다.

어쩌면 부산에 유일하게 남은 원형의 땅이기도 한 가덕도는 이미 부산신항건설로 3/1이 날아가버렸다. 영화의 전당 앞 나루공원에 이식된 팽나무는 그 상실의 적나라한 증언이다. 기어코 가덕의 목을 따야하는가.2021113

아끼는 후배 모친상 갔다가 귀가 막차를 타러 가며 만났던 왕버들나무.

얼추 직경 2m3그루가 있었다. 그리고 20m 떨어진 곳의 한그루는 어두워 수피를 살폈으나 수종을 정확히 읽지 못했다.

아무튼 세 그루의 왕버들 중에 제일 큰 왕버들 기부에 사철이 뿌리내려고 있어 처음 마주한 순간, 사철잎만 보고 대박이다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더부살이였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싶었다. 검색을 해 보았으나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았던 듯 관련 자료는 찾을 수 없었다. 그래 작명한 바 남해 차산리 왕버들이라 명명한다. 남흥여객 자동차 정비소 입구 삼거리에 있다. 이정도면 준보호수로 지정해도 무방하다.

후배의 어머니가 먼길 와 줘서 고맙다고 보여주신듯 하다. 주신 음식 배불리 먹었고 선물 고맙습니다. 24113

24.1.14 멀리?  합천에서 간만에 부산 왔던 정우택과 현호를 사무실 앞 커피숍에서
24.1.15

가덕 국수봉 동남사면 동백군락지를 다녀 왔다. 22일 쯤 만개할 듯하다. 벗이 가져온 동백 막걸리를 나누어 마시고 원점회귀 할때 까지만 해도 기분이 매우 좋았다. 올해 첫 가덕 나들이었다.

헌데 눌차로 이동하면서 톡에 뜬 윤석열의 가덕신공항 기사를 보면서 마음이 몹시 상했다. 안그래도 깜깜이 사전타당성 조사에 불만이 많았는데 이 자가 부산와서 한다는 말이 기왕할거면 화끈하게 예타를 면제시키겠다는 얼토당토 않는 소리를 씨부린 것이다.

개나 소나 입만 열면 저 따위다. 제발 함부로 입 놀리지 말라

단언컨데 대항(大項-큰목)을 가로지르는 비행장이 들어선다면 그것은 분명코 목 잘린 미래가 된다는 것이다. 명심할 일이다. 대항 이란 지명이 품고 있는 예시(豫示)이다. 제발 이대로 두라 2022116·

 

예정에 없던 문경에 가서 성황당 회화나무의 오랜 이야기들 듣고 왔다. 그리고 예정에 없었던 방문이었지만 그 길에서 정작 들렸음 했던 곳은 놓치고 왔다.

하마 잊고 있었던 이름 김일해, 그의 명복을 빌며 또 한분의 이름 이밤에 새겨 본다 신영복 선생

· 2016117·

 

지리산 대성골에 있는 민박집이다. 어느 신문에서 우연히 관련 기사를 보았다. 그리고 한참 오래된 기억을 소환했다 그때 집형태는 돌담이 둘러 싸고 커 봤자 세칸 남짓한 집이었다 세월이 흘렀음을 사진이 말해준다.

암튼. 80년대 후반 여름 들 무렵 혼자서 지리산 돌아 당길 때 세석에서 내려올 때 였다. 날은 저물고 더듬더듬 긴장하며 발길 재촉할 때 캄캄한 어둠 속에 가물거리던 불빛 ...1박을 흔쾌히 받아주던 그 선한 얼굴... 주인장이 차려준 밥을 남포불 아래 게눈 감추듯 먹고는 그대로 잠들었다. 아 그분들은 아직도 계실까. 그때 쓴 시들이 새삼스럽다

2020117

24.1.18 황령산살리기 범시민운동본부 집행위
24년 1월19일 BGT임시이사회 서면 마당집

늦저녁 술 마시고 다시 사무실에 왔다. 펼쳐둔 일거리 다시 챙길려고 보니 좀 그렇다. 오늘 밤에는 이런 시를 같이 나누고싶다

손님 / 이성부

(수유리 국립 4.19 민주묘지)

어느 날 밤 내 깊은 잠의 한 가운데 뛰어 들어

아직도 깨끗한 손길로 나를 흔드는 손님이 있었다

아직도 얼굴이 하얀, 불 타는 눈의

청년이 거기 있었다

눈 비비며 내 그를 보았으나

눈부셔 눈을 감았다

우리들의 땅을 우리들의 피로 적셨을 때

우리들의 죽음이 죽음으로

다시 태어났을 때, 사랑을 되찾을 때

검정 작업복을 입었던 내 친구

밤 깊도록 머리 맞대었던 내 친구

아직도 작업복을 입고 한 손에 책을 들고

말없이 내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

아아 부끄러운 내 어깨위에

더러운 내 세월의 어깨 위에

그 깨끗한 손길로 손을 얹었다....

2017121·

 

겨우네 일몰대상 공원과 유원지를 돌아 다니며 찍었던 드론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 거의 백점에 육박하는 전시물의 규모가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의외로 시민들의 관심이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전시 전국에서 처음인 것으로 안다. 시간되면 시청 지하통로 전시장에 들려 한번 봐 주시기 바란다.2019121·

 

신임 한정애 환경부 장관에게 가덕 신공항 예정지 '생태환경 가치와 기후위기 탄소중립에 대한 토론'울 제안한다. 어제 한 장관은 인사 청문회를 통해 "물류 처리 과정에서 화물차가 내뿜는 온실가스, 미세먼지 역시 국가적 부담"이라며 건설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앞서 환경영향평가 간소화를 포함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나는 여기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심하게 보면 말장난이고 기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 김해공항 이용 국내.국제 운항 편수 총 49632편이다. (201863482) 모르긴 해도 가덕신공항은 2018년 김해공항 이용편수 보다 훨씬 높은 목표를 전제로 한다. 여기서 배출되는 것은 뭔가? (가운데 그림은 지난해 4월 봉쇄령이 발효된 유럽의 대기상황)

예컨대 다양한 운송수단에 있어 비행기는 시간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운송수단이다. 유럽 환경청에 따르면 비행기를 타고 승객 한 명이 1km를 이동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285g이다. 이는 버스(68g)의 약 4, 기차(14g)20배에 이르는 수치다. 때문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2020년 이후 국제항공운송부문의 탄소배출 동결을 목표로 하는 국제항공 탄소상쇄 감축제도(CORSIA)’ 이행을 결의한 바 있다.

한편 신공항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파괴와 손실, 조성 후 이용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그 외 여러 문제가 있다. 아무튼 청문회 전 한 장관은 “...코로나가 창궐하는 근원으로 생태계 파괴로 인한 야생동물의 서식지 훼손과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위기를 말하고 있다""기후위기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심각하고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가져올 것"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그래서 동료 의원 48명과 '기후위기 비상대응촉구 결의안'을 발의하기도 했지 않은가.

그래 다 좋다. 지금 중요한 것은 환경부의 수장이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환경부의 존재이유는 무엇인가. 환경보전과 규제다. 가덕신공항 건설은 그 가늠자가 될 것이다. 더 이상 심한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더욱이 선거를 앞두고 이전투구판처럼 아전인수식 해석과 그에 촐삭거리는 부화뇌동도 경계한다. 부디 오명의 전철을 밟지 말고 혜안을 견지하기 바란다.

2021121·

 

·

나는 이런 장면을 좋아 한다. 모퉁이를 돌면 뭔가 만날 듯한 설레임 이는 ... 그렇게 많은 모퉁이를 돌며 살아 왔다. 사는 것이 그렇지만 또 늘 바램대로 되는 것은 아니듯 아니면 아닌대로 담담히 스쳐 왔다.

오늘도 나선 걸음에 복수초나 만나 볼까하고 누릉령 갯가를 찾았는데 그 친구는 어움포까지 가야 만날 수 있음을 현장에 도착하고야 알았다. 마음이 앞 선 것이다

대신 수달 배설물을 발견했다. 헤아려 보니 12, 응봉산과 매봉 사이 작은 계류가 흘러 내리는 곳이다. 판단컨데 마음먹고 잠복한다면 그놈을 확실히 볼수 있을 것이라 .... 아무튼 나쁘지 않았다.

문득 그런 생각해보았다. 진짜 대항 새바지에 공항 건설이 시작되면 그곳의 수달들은 어디로 갈까. 졸지에 쫒겨난 새바지 수달이 올 곳은 결국 이 근처일테고, 추정컨데 기존 터 잡고 사는 수달이 봐줄리 만무하리라. 생사를 건 또 다른 싸움이 내장되고 있다. 누릉령 갯가의 평화를 기원한다.

관련하여 벗들과 加德本色 1. 을 도모하고 있다. 도무지 탈출구나 국면 전환의 상황이 보이지 않아 오는 2월 국수봉 동백군락지에서 시와 소리로 가덕의 아픔을 공유하는 시간을 만들기로 했다. 조만간 웹포스트가 준비되리라. 동참하면 힘 나겠다.

2022121

24.1.22

 

너무 나서지 않으면 좋겠다. 더러 주변 지인들 중에 건네는 염려 섞인 말이다. 몇 가지 유형이 있다. 그게 무엇이든 일단은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수용하지는 않는다. 나의 표현은 언제나 현장조사 결과를 토대를 전재로 한다. 그 현장을 개발론자들은 대부분 별 것 아닌 것으로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몰아 붙인다. 때로는 치졸하고 기만적이다. 나는 그런 것에 익숙하지 않다.

마침 얼마 전에 쓴 글이 프레시안에 소개되어 공유한다. 편집자에 의해 제목이 다소 바뀌긴 했지만 ...가덕 상황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무엇보다 이래 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24123

·

그믐날 창을 딱았다. 창틀 들어내 팔 아프도록 딱았다. 딱다 보니 티끌 하나없이 딱고 싶었다. 딱다 보니 마음 딱는 일이었다. 그렇다 더 맑아질 일이다.

헌데 마음이 구겨지는 일도 있다 본가에 갔다 찌짐 굽다 말고 갈미봉 올라 건너다 본 황령산 때문이다. 그래 설 쉬고 보자

2020124

 

한 열흘 후면 입춘이다. 일주일 후면 설날이고 어머니 생신은 음 1225일이다. 그날은 또 누군가의 생일이다. 어쩌다 보니 겹친다만 아무튼

어머니 당신 생신은 늘 대목 아래라 늘 뒷전 일 때가 많았다. 10년 전부터 자식들이 그래선 안된다고 뜻을 모아 역부로 시간을 내어 본가에 모였다. 설 명절보다 큰 행사 였다. 그랬던 것이 코로나로 인해 개별 축하로 전락했다. 올해도 코로나 방역에 충실히 협조하기 위해 점심 저녁 세팀으로 나누었다.

한 일주일 만에 뵙는데 얼굴이 심하게 부어있었다.

왠걸 아버지가 어머니 얼굴에 있는 점을 죄다 레이저 수술로 빼주신 다음의 휴유증이었다. 누구도 생각 못한 것이었다. 덕분에 간만에 아버지를 두둔하고 응원할 수 있는 날이었다. 일테면 "역시 신랑 밖에 없지요. 인자 잔소리도 그만하시고 ..." 놀리기도 했다.

퍼뜩 코로나가 지나갔으면 한다. 그래서 예전처럼 다 모여서 밥 먹기를 희망해본다2022124·

 

부산 사람인 내가 남산 곤돌라 사업이 야기하는 파급효과를 경계하는 주장을 위해 서울 출장에 나섰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중무장 차림에도 손이 시렸다. 대신 시계는 더없이 좋았다.

시종점 부산역에서 지하로 기어 들어간 열차가 금정산과 천성산 장대터널을 지나면서 그제사 바깥 세상이 보인다. 획 획 스치며 지나는 차창 밖 풍경에 신불산 자락이 잡힌다. 눈 쌓인 저 능선 어딘가에도 케이블카 건설로 소요하다. 그 언저리 영남 알프스 얼음골케이블카가 적자에 허덕이며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는데... 눈쌓인 대전을 지나 천안 평택 오산에서는 숫제 눈발까지 날렸다. 문득 눈이 펑펑 내려 케이블카며 곤돌라 사업을 죄다 묻어버렸으면 했다.

남산은 국내 최초로 케이블카가 설치된 지역이다. 반면에 1990년 외인아파트를 철거하면서 보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고선 다양한 살리기 운동이 전개되면서 도시숲으로서는 가치가 증폭되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생태경관 보전을 명분 삼아 곤돌라를 서울시가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그 자체도 문제지만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승인 사례처럼 남산 곤돌라 사업은 도심내 산지 케이블카사업을 도모하고거나 노리고 있던 지자체에 호조건을 만들어 주는 계기가 때문이다. 예컨데 남산도 하는데 이다. 제발 이제 그만하자.

24124

 

지난 밤 집 근처 얼마나 차를 사랑하는지  차가 춥다고 담요를... 그 차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는데, 신호는 안중에 없다

좌회전 신호를 두 번 정도 넘기는 과정에서 운전자들은 서로 욕설을 퍼붓고   나는 혀를 찬다

어쨌든 그런 우여곡절 끝에 부산생물종 다양성 전략 계획 수립을 위한 워크숍에 참석하여 부산시의 임하는 자세와 중앙정부 관련 기관의 경과와 국제적 추세를 듣는데문제는 지자체의 담당국이나 중앙정부의 부처가 둘 다 힘이 없다는 것이다.

딱하지만 현실이고 넘어야 할 고개다   그런데 생물종다양성에 대해 시민의 인식과 체감지수는 얼마나 될까

ICLEI 관계자는 SMART 한 전략을 희망했다. 공감한다. 도전해 볼일이다이미 올해 사업 계획 속에 그런 실천사업을 배치했다가칭 도시 생물종다양성 확충을 위한 도시숲 도토리 알박기 대회. 조만간 구체계획이 나올 것이다. 동참을 희망하는 단체는 연락을 주기 바란다  2016125·

 

우리집의 설은 새벽 다섯 시반쯤 시작한다. 어머니 제일 먼저 하시는 일 조상님과 성주신에게 떡국에 술 한잔 소반에 차려 올리는 일이다. 어머니 오직 자식 손주 집안 잘되라 두손 모아 빈다그 다음 자식으로부터 세배를 받는다.

예전 고향 있을 때 조금이라도 늦으면 불호령이 있었다. 세배드리기 위해 마루 지나 할배방 문고리 잡으면 손이 쩍쩍 달라 붙었다. 그때 주시던 세배돈 이제는 내가주는 세월이 됐다. 아마 이런 일도 조만간 사라질터. 차려상이 차려지고 있다. 다들 건강하고 복받으시라  2020125

 

살아 내기와 살아 남는다는 것은 어떤 차이를 가질까. 페친 한 분이 밀린 월세 때문에 우울하다 했다. 나는 로또를 사고 싶다고 답했다. 그래서 걸리면 뚝 떼내주고 싶었다. 나 역시 맘이 편치 못하다. 작은 시민단체들은 더 힘들다. 인건비며 월세 등 고정적 지출은 어디나 같은데 이렇다 할 지원이나 대책은 없다. 그야말로 사각지대가 따로 없다.

활동가들은 감내할 뿐이다. 그러면서 할 소리는 해야 한다. 오늘의 위기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가시 돋힌 소리를 질러야 하는 것이다. 두려운 것은 우쨌거나 살고보자며 대규모 개발이 선거판에 횡횡하는 것이다. 경계가 허물어지는 흉흉한 세월이다.

사무실을 나와 근처 자성대 공원으로 향하는 길, 가끔 가던 맥주집이 문을 닫았고 성벽에 뿌린 내린 나무들도 위태롭다. 어떤 것들은 성벽의 안전상 가차없이 베어졌다. 그리고 누군가는 또 안녕을 기원한다.2021125·

 

내일 아침 회원들에게 배달될 뉴스레터다. 보통 자정을 넘어 언론사의 판이 바뀌기 때문에 이 시간대를 이용하여 취합하여 정리한 다음 출근해서는 보낸다. 26일자 뉴스 제목들이 참 기가 막힌다. 막 쏟아 내고 막 받아쓴다. 재원은 ? 민자로 그게 공짜인가 ? 유독 가슴 아프게 와닿는 뉴스는 8: 버스터미널, 5년 동안 문 닫은 터미널 31주변 상권도 '직격탄’(JTBC) 이다. 사실 이 기사는 24일자인데 3~7 때문에 덧붙였다.

툭하면 지역소멸을 언급하면서 균형발전을 주장하고 지역회생을 명분 삼는다. 그러면서 지역의 자연자산을 간단없이 박살낸다. 정작 필요한 건 내팽개치면서 어쨌거나 틈에 한몫 볼 생각밖에 없다. GTX며 신공항, 철도지하화가 급한 게 아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정기총회 30주년 백서 가 나왔나 싶어서

그들이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창립 30주년에 부쳐

구글 인공위성 사진 속 그들이 서 있다

낙동강 더불어 백두대간 뻗어내린 정맥 따라

금정산, 백양산, 황령산, 다대포 아미산에

그리고 갯가 고리에서 구포팔대를 비롯하여 가덕도

수영강, 온천천, 동천, 평강천, 맥도강에 이르기까지

발 디딘 곳이다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존재함으로서

아름다운 그 터

더불어 사람살이의 인정 어린 땅

그 역사 지켜냈다는 안도감에

때로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책과 무력감에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30

잘 계신가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는

수많은 아픈 현장들

차마 외면할 수 없었다

아니 운명이었다.

 

위성지도 화면을 확대하면

오늘도 그들은 분주하다

보라 앞강물 뒷강물 한데 어울려

감당할 수 없는 기후위기 재앙을

조금이라도 지체시키고

자연순응의 시대로 향하는 한 무리들

 

시나브로 을숙도 은빛 갈대처럼 흰머리 나부끼지만

세월이 흘러 반전 반핵 반공해 구호가

탄소중립 생물다양성 보전으로 바뀌었지만

사실 뿌리는 하나

무엇보다 같이 살기 위해서다 그 길에

어렵사리 목소리 높이는 그들의 존재 이유다

24125

 

대전과 세종의 BRT 노선 답사를 했다 . 점수를 부여하자면 세종은 100점 만점에 90점이고 대전은 평균 이하다. 세종이 90점인 이유는 버스정류장의 쉘터 기능 때문이다. 부산처럼 진행 방향 한곳으로 이용자들이 몰리지도 않는다. 부산의 경우 정류장 길이가 긴 것은 100m 가깝고 쉘터는 두개 혹은 세개 설치되어 있다. 그동안 관찰한 바에 따르면 부산역이나 서면 등 환승지를 빼고는 쉘터 하나만 이용되는 경향이 거의 지배적이다. 그러면서 버스들은 꼬리를 물고 선 형태다. 다시 말하면 나머지 구간은 녹화해도 돤다는 뜻이다.

반면 세종의 BRT 정류소는 길지 않다. 나머지는 중앙분리대 화단으로 처리하여 대왕참나무며 화살나무 등의 관목을 식재했다. 그리고 정작 쉴터는 버스 두세대 길이로 마감했을 뿐 아니라 각 노선 주행 버스들은 정차해야 할 위치까지 구분하면서 버스가 서면 스크린 도어 처럼 문이 열리며 안전하게 승하차 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쉴터 ?

그리고 도로 양 옆으로는 안전하고도 충분한 폭의 자전거 전용도로와 보행자 전용 도로가 띠녹지와 시설녹지로 에워싸고 있었다. 90점이라고 한 이유는 컨테이너 박스같은 쉘에 태양광 패널로 자체 전력을 생산한다든지 옥상녹화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대전 BRT구간은 한마디로 낙후됐다. 쉴터도 그렇거니와 보행축도 가로수도 자전거도로도 ... 아무튼 세종은 조만간 한번 더 방문할 예정이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숲과나눔 #사랑의열매 #초록열매2#BRT 녹지축 전환조사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샘 대전오셔서 덕분에 작업실 탈출. 사라져가는 자연을 보호하시려고 애쓰시는 분. 사라질 가덕도 동백 이야기를 들으니 맘이 너무 아프다. 간다고하고선 너무 오래되어 이젠 끝을 앞두고 있다. 작가님들도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24126

 

생일들이 한꺼번에 몰려 온다. 이미 한다발은 보냈고 오늘은 어머님과 숙모님 두분의 생신이다. 원래 설 아래 집안 12월생 합동 행사가 있었는데 코로나 이후 재생이 안되고 있다. 멀리 있는 인천 여동생네, 원주 사촌 동생네 오가기 힘들다며 부산 창원만 밥 한끼 나누기로 했다. 늘 꽃은 내가 준비하는 편이다. 봉투 대신이다. 어쩌랴 이해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한 주 내 달이 밝다. 누군가는 보낸 꽃 받고 한참이나 저 달 보고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늘 그의 달이 되고 싶다.

24127

24년 1월 28일 창원 어머니 삼촌내외 생신날
24.1.28
24.1.29

2018130·

문태영 교수가 첫사랑을 언급했길래 나는 옛사랑들을 찾아가 본다. 오래 전 이야기 몇 편 올린다 ^^ 오늘은 다들 첫사랑 혹은 옛사랑을 떠올려 보시기 바란다.

오후전화

가슴에 무수히 돌 던지다가

급기야 불지르고는 저만치서

내가 뭐랬길래요 하며

태연작 구경만 하는 나의 사람아

오늘도 그대 생각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오후

약속처럼 전화가 오고

그대는 말한다

당신의 영원한 연인이라고

아 알다가도 모를 사람아

 

편 지

보이는가

사람이여

못견디게 그리워 보고싶다

편지쓰고 돌아누운 가슴

비는 부실부실

밤 안개 자욱한 산골마을

댓잎에 맺히는 바람

그대 먼 소식

들리는가

사람이여

닿을 길 없는 사연

개구리 울음만 가득하다

 

첫 눈

첫눈 올 때면 생각는 이 있어

바람결 그대 흰 소식

이맘때면 편지하듯 나지막한 하늘

그대 눈이 되어 내게 오는 날

그리운이여

코끝 부비며 뺨 간지럽히던 이여

여기가 어디라고 그 먼길 끝내

내 가슴 적시며 눈은 내리고, 내리고

지난 생각 깊고 깊어

눈 쌓인 감나무 가지가지

따다만 홍시 몇 개

다 저녁 까치 한 마리

기픔인 듯 슬픔인 듯 쪼아대고 있었다

 

별에게

그대 생각

이리뒤척 저리 뒤척

시계를 본다, 새벽 3

이미 비는 멈춘지 오래

갑갑가슴 마당에 서니

흰구름 바람에 쓸리우는 하늘

왈칵 쏟아지는 눈물처럼

문득 스치는 별 하나

그대인 듯 목이 아프도록 본다

그러나 너무 멀어 아슴한 눈빛만

가슴에 번지는 그리운 사람

아 나도 하늘에 뜬

그대 매일의 별이고 싶다

 

4

내가 사랑하는 여자

참으로 이 땅에 흔해빠진 꽃

어쩌다 바람불면 맥없이 꺽일듯

너무 많아 잘 보이지 않는 키 작은

꽃으로 치면 패랭이나 제비꽃같은

그러기에 장미나 양귀비보다 더 더욱

내가 사랑하는 여자

내 그 앞에서 속수무책 당하는

그러나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가 울면서 사랑하는 이 땅의 여자

 

기다림

버스를 기다리며

사랑을 생각했다

83번 사랑, 21번 사랑

나는 멀어져 가는 그들을

오래도록 지켜 보았다

한시도 안보면

못살 것 같더니만

인연이 아닌 탓일까

그 후로도 몇 대의 버스가

지나가고 나는 오늘

그대가 타고 갈 41번 버스를 기다린다

천천이 왔으면 좋겠다며

겨울 밤거리 팔짱끼고 선채

더는 떠나지 않는 기다림으로

우리들의 막차를 기다린다

 

싸락눈

겨울 흐려도

이미 포기한 지 오래인

이 도시의 하늘에

오늘도 하늘은 낮고 낮아

혹시나 싶어 은연중 기다림에

참말로 눈이 내린다

싸락싸락

좁쌀같은 눈이 내린다

그것도 눈이라고

거리에 이는 들뜬 분위기

이럴 줄 알았드라면

문득 그대 생각

우두커니 맞고 선 눈

2018130

 

금정산 장전공원 3차 산지노거수 조사를 다녀왔다. 지난 주말 도시공원 일몰지역 내셔널 트러스트 홍보영상물 촬영차 갔다가 눈여겨 봐두었던 나무들로서 삼밭골 아래쪽 계곡이다. 이곳 역시 산성로를 기준으로 가시권 안에 있는 노거수를 대상으로 했다. 표에서 보듯 만만치 않다. 거기 계셔주어서 고마을 따름이다.

중요한 것은 왜 조사를 하고 측정하는 가이다. 부산대의 특수학교 개발계획에 맞서 싸우고 지키기 위한 근거자료의 구축을 위해서다. 무엇보다 이곳이 뚧히면 장전공원은 물론이고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에도 큰 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2019130·

24.1.30 황령산지키기 범시민운동본부  회의
24.1.30 부산지속가능발전협 전기총회 준비위 회의

심란한 마음도 다스릴 겸 눈 내린 황령산에 올랐다. 비교적 자주 가는 산이라 고만고만하게 여겼던 산이었다 아, 그 산이 적설양 0.2cm 눈 한번으로 일변해서는 감탄사 절로 나오게 만들었다덤으로 바위에 뿌리내린 나무들 보여주니 마음이 새롭다. 흰 빛 산에 까마귀처럼 유아독존이었다. 그래 어떻게든 되겠지 2019131·

습지와 새들의 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 그이와 같이 나눈 세월도 꽤나 돤다. 좀 답답한 구석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의 신심을 나는 존중하고 사랑한다. 때로 막무가내 일때도 있다. 일테면 행사 전날 밤 전화해서는 다짜고짜 시 하나 써 발표해달라는 부탁 같은 거 다.

대저에서

순박한 시절이었다

강물을 퍼다 먹고

강물이 실어다 준 유기물로 공존하던 때였다

그 어디에서도 쫒김이 없던 새들의 비상

가난했지만 모두가 행복했다

세기말 낙동강 하구역 대저의 모습이었다.

그 강에 말뚝이 박히고

강변 갈숲이 사라지고

낮설은 거대한 구조물들이 섰다

회유하던 어족들은 길을 잃고

새들은 그 하늘 맴돌다 떠났다

절망한 강물이 하구둑을 두드리며

절규했다.

흐름이 막힌 강의 뒤척임처럼

하구의 시간은 그렇게 정지된 채

멍이 들어 가슴에 남았다

아 어느 때 이 고단한 세월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대책없이 비만해진 도시에 칼을 꽂을거나

시방 강 건너에서 또 누가

포크레인 앞세워 고니들 쫒아내려 한다

2020131

 

반가운 사람들을 만났다. 친히 부산까지 납신 통영 송언수 국장이랑 남해 문찬일 국장 더불어 바보 주막서 한잔하고 2차 갈데가 없어 서면시장통 칼국수로 마무리 했다. 코로나 전이었다면 자정까지 달리고도 부족해 필시 그 다음차까지 갔을 만남이었다.

세 사람은 길에서 만나 그 연으로 서로에게 든든한 언덕이 되고 있다. 헌데 남해 문국장의 근황은 우울했다. 새로운 터전이었던 찜닭집이 코로나 등의 이유로 버티고 버티다 폐업을 했다는 것이다. 달짝한 봉하막걸리가 쓴 맛이 났다면 오버한 것일까. 건승을 기원한다. 2021131

 

https://www.youtube.com/watch?v=eDi5QQ4Xjlk

Mon Laferte - La Democracia

즐겨 듣는 노래 중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칠레 가수 몬 라페르떼, 2019년 라틴 그래미상에서 가슴을 드러내며 칠레의 인권침해에 항의하는 등 그녀의 거침없는 표현은 일관된 사회적 양심이다.

그녀는 칠레에 대한 정의를 촉구하고 불평등을 반대하며 모든 사슬에 짓눌린 저항과 데모를 옹호한다. 소개하는 노래 '민주주의여' 또한 그 연장선이다. 가끔씩 BBC나 뉴욕타임즈에서 라페르떼 소식을 전한다. 그렇다고 라페르떼가 사랑이나 이별같은 세속적인 주제를 외면하는 것도 아니다. 절절하면서도 당당하고 시원하다고나 할까.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문득 요즘 같은 때 같이 공유하고 싶어 나눈다. 싸움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202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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