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산책-開發중병 국립공원 1호 물에 잠길 판
이땅에서 경치 좋은 곳이 어딘엔들 없을까마는 우리의 미의식에 참으로 걸맞게 펼쳐진 곳이 바로 지리산이다. 광활하고 아름다운 산과 계곡 그리고 깨끗한 물 때문에 국립공원 1호로 지정되었다. 자라는 식물만도 총 1천2백57종에 달한다. 특히 세석평전에서 거림~곡점~덕산~진주로 이어지며 전개되는 산과 계곡의 어울림은 실경 산수 그 자체이다.
지리산의 이런 수려한 자연 경관과 자원이 되먹지 못한 관광의 흐린 눈과 개발이란 미명으로 풍전등화에 이르렀다. 노고산 정상에서 바라본 지리산 곳곳의 모습은 참담하다. 이미 개설된 성삼재 도로와 벽소령 도로는 지리산을 조각조각 냈다. 여기에 백무동, 중산리, 세석, 대원사, 피아골, 뱀사골 등이 집단취락지구개발 및 유흥업소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판국에 한전은 한술 더 떠 양수댐을 건설하겠다고 한다. 한국전력이 93년 9월에 착공, 99년에 완공을 목표로 하는 지리산 양수발전소는 산청군 시천면 반천계곡에 상부댐을, 내대리 예치마을에 하부댐을 설치할 계획이다.
양수발전소는 핵발전소 가동으로 남는 심야의 전력을 이용,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 올려 그 물을 다시 아래로 떨어뜨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한전은 전력이 부족해서 양수발전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지만 그 발전소는 남아도는 전력으로 가동된다. 한전은 이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한 야수발전소는 특성상 산꼭대기 상부댐에서 내려 보내 생산한 전력량보다 하부댐에서 상부댐으로 끌어 올리는데 필요한 전력량이 더 많이 소요된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한마다로 지리산의 숨통을 끊고 아예 수장을 시켜 버리겠다는 것에 다름아니다. 건설을 강행하기 위해 한전은 환경처가 설정한 개발 불가능한 녹지도 8등급을 7등급으로 둔갑시키는 등 시민들의 정당한 공청회 요구를 계속 묵살하고 있다.
과연 지리산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지리산은 자연으로서의 큰 산도 되지만 동시에 하나의 사회로서 큰산이고 아울러 역사를 통한 역사ㅣ 속에서의 큰산이었다. 그 산이 울 때 마다 나라는 어지러웠다. 지금 지리산이 울고 있다.
1993. 8.22 부산매일신문
가동률 급락 비효율·낭비 전형…“댐 신설 중단을”한겨레신문 2008.5.13
지리산에 자리잡은 산청 양수발전소는 지난해 337시간(14일) 동안 가동했다. 환경파괴 논란 속에 6천억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지은 이 발전소의 가동률은 완공 첫해 12.46%에서 지난해 3.84%까지 떨어졌다.
양수발전소는 원전 등 대용량 발전소가 밤에 생산하는 전기로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에 끌어올렸다가 전력수요가 클 때 발전을 해 이용률을 높인다는 목적에서 건설됐다. 그러나 애초 목적과 달리 현재 양수발전소는 비효율과 낭비의 표본으로 지목받고 있다.
녹색연합이 13일 발표한 ‘양수발전댐의 현황과 문제점’ 보고서를 보면, 전국 7개 양수발전소의 평균 가동률은 4.04%로 적정가동률 20%에 크게 못 미친다. 가동률이 2000년 이후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이는 값싼 심야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밤중에 전기가 남아돌기는커녕 값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기까지 돌려야 할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남아도는 전기가 없어지면서 휴일 등 전기소비가 떨어지는 시간에만 양수발전소를 가동하면서 이용률이 줄어든 것이다.
심야전력은 2000년 한 해 보급량이 그 이전 15년 동안의 보급량 합계를 웃돌 만큼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올 1월 생산원가의 60%에도 미치지 못해 손실분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연간 5천억원에 이르자 심야전력요금은 17.5% 인상하기로 했다.
녹색연합은 2001년까지 양수발전 이용률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는데도 이후 양양, 청송, 예천 등에 2조4390억원을 들여 양수발전댐을 지은 것은 전형적인 예산 낭비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지금도 2011년 준공을 목표로 예천 양수발전댐(사진)을 건설 중이다.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양수발전 단가도 높아졌다. 단가가 1㎾h당 190원으로 올라 유연탄(43.3원), 액화천연가스(125.55원), 중유(150.75원)보다 비싸다.
윤기돈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은 “양수발전댐이 경제적이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난 만큼 비상용 댐 한두 곳을 빼고는 수명이 다한 뒤 용도폐기해야 한다”며 “현재 50%의 공사 진척률을 보이고 있는 예천 양수발전댐 건설은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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